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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고천 님의 서재입니다.

격투기 유망주가 되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스포츠, 현대판타지

소고천
그림/삽화
소고천
작품등록일 :
2022.05.11 10:07
최근연재일 :
2022.07.19 23:58
연재수 :
61 회
조회수 :
50,794
추천수 :
1,557
글자수 :
372,227

작성
22.05.11 10:22
조회
2,3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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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
글자
9쪽

프롤로그 - 새로운 시작

DUMMY

본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 제품 및 단체는 실제와 무관한 것으로 허구임을 밝힙니다.


해설진들의 목청이 터져 나가고, 관객들의 함성이 경기장을 가득 메운다.


[UFC 250! 메인이벤트에서 데이비드 선수가 서브미션 승으로 한 번 더 챔피언 벨트를 지켜냅니다!]


-데이비드!! 여기도 좀 봐주세요!!!

-역시 데이비드! 절대 못 이긴다니까?!

-밀지 마! 내가 앞줄이잖아!


UFC 웰터급 챔피언 방어전. 대략 18,000석의 관중석을 가득 채운 열기는 팔각형의 케이지를 향한다.


인터뷰하기 위해 저마다 다른 방송국의 로고가 붙은 수십 개의 마이크가 쇄도한다.


땀에 젖어 축 늘어졌지만, 빛이 나는 듯한 금발에 신비스러운 분위기를 풍기는 가진 남자. 그는 익숙하다는 듯 주저 없이 한 방송사의 마이크를 하나 골라 집었다.


“젠장~ 또 저 동양인 놈이야?”

“유튜브가 언제부터 생방송도 신경 썼다고!”


마이크에는 ‘YOUTUBE’ 로고가 붙어있었는데, 이를 본 다른 기자들이 투덜거렸다.


이어 젖은 금색 머리칼을 쓸어 넘기며 반갑다는 듯 웃으며 말한다.


“와우, 주원. 엊그제 네 개인 방송에서 인터뷰 한 거 같은데 여기서 또 본다? 내가 말했잖아 이길 거 같다고.


“데이비드 제발 닥쳐 지금 생방송이잖아”


"크흠! 미안."


“대답이나 하라고, 오늘 경기로 챔피언 벨트를 11번째 지켜냈습니다. 오늘 경기는 꽤 고전하신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음··· 전체적으로 어렵지 않은 경기였어요. 저스틴의 연속적인 로우킥이 거슬리긴 했는데, 뭐 저한테··· 상대가···그라운드 위에······


마이크를 건네받은 남자는 여유롭게 챔피언 벨트를 어깨 위에 걸치고는 인터뷰어의 경기에 대한 질문에 대답했다.


데이비드의 입술이 닫히고 한참이 지났을까?


‘부럽다. 데이비드의 여유로운 태도도, 그가 UFC 챔피언이라는 점도, 심지어 그에게 패배한 선수도···.”


자신을 멀뚱멀뚱 쳐다보기만 하는 동양인 인터뷰어를 보며 데이비드는 고개를 갸우뚱했다.


‘경기에 패배하고 주먹을 움켜쥐고 숨을 헐떡이며 분해하며 다음을 기약할 수 있다는 점까지 그들이 너무 부럽다.’


속으로 중얼거리고 있는 그는 격투기 전문 유튜버. 종합 격투기 선수들을 전문적으로 인터뷰하고 경기전 선수들의 전력을 분석하거나 승패 결과를 예측하기도 하는,


남는 시간에는 집에서 제일 가까운 유도 도장이나 복싱장에 달려가는 것을 인생에서 가장 큰 재미라고 생각하는 남자이기도 하다.


그것으로도 모자라 집에 도착해서는 인터넷에서 주문한 실제 사람 크기의 더미 인형을 상대로 유도와 주짓수를 연습하는 격투기 덕후였다.


어려서부터 사실 그는 유튜버가 되고 싶던 적은 없었다. 당장이라도 경기장 위에서 피와 땀을 흘리고 싶었고 관객들에게도 사랑받고 싶었다.


그도 그럴 것이 고등학생 시절의 그는 유도 선수 유망주였고, 종합 격투기 선수의 꿈을 꾸고 있었다.


하지만 부모님의 반대를 꺾을 수는 없었고, 설상가상 그의 코치조차 그에게 재능이 없다며 유도를 그만두기를 권유하였다.


이제는 미련을 버리겠다 마음먹은 적이 셀 수 없이 많았지만 차마 그럴 수 없었던 것이 UFC나 다른 격투기 대회를 볼 때 심장이 쿵쾅거렸다.


-웅성웅성

-주원! 뭐 하는 거야 인터뷰 안 해??!

-암튼 저 유튜브 놈들은 말이야!

-야 이제 내려와 이 얼빠진 놈아!!


“야 주원아 괜찮냐?”


데이비드는 이상하다는 듯 의문에 찬 표정으로 동양인 인터뷰어를 바라보며 물었다.


‘이런 미친, 생방송 중에 아마추어처럼 이런 실수를’


그는 얼굴을 붉게 밝히면서 헛기침을 몇 번 한 뒤에 멋쩍은 듯 다시 대본에 적힌 다른 질문을 읽었다.


“아, 죄송합니다. 인터뷰 계속하겠습니다. 데이비드, 오늘로써 데뷔 10년 차입니다. 그런데 만약 10년 전으로 돌아간다고 해도 당신은 격투기 선수를 꿈꾸었을까요?


‘응? 난 이런 질문 올려둔 기억이 없는데?’


어딘가 얼떨떨한 목소리로 묻는 인터뷰어의 질문에 데이비드는 왠지 흥미에 찬 얼굴로 그의 검은 눈동자 응시한다. 그리고 천천히 입을 열었다.


“음... 아니요?”

“네? 하지만 당신은 세계 최고잖아요! 네 경기 하나하나가 역사에 쓰일 텐데?”


의외의 대답에 당황한 나머지 주원의 어투가 기이하게 갈라졌지만, 데이비드는 웃으면서 대답했다.


“하하, 그래도 전 싫어요. 이상하게 들릴지는 몰라도 만약 그런 일이 생기면-


순간 그의 푸른 눈동자가 검은 눈동자를 꿰뚫을 듯 빛났다. 이내 그는 말을 이어간다.


“10년 동안 저를 향해 이를 갈아 오던 다른 사람에게 기회를 주고 싶네요. 제가 또 워낙 오래 해 먹었잖아요? 하하.”

“아 그렇군요. 제가 데이비드라면 10년 더 해 먹을 것 같습니다. 말씀 잘 들었어요.”

“잠깐! 그전에.”


몇 년째 챔피언 자리를 지키고 있으면서 그렇게도 신이 날까 그게 아니라면 무엇일까. 얼굴이 알 수 없는 흥미로 가득 찬 데이비드는 입을 열었다.


“주원, 격투기 선수 해볼 생각 없어?”

“뭐?”

“과거로 돌아간다고 해도?”

“미친놈아 우리 생방송 중이라고···.”

"전에 말했던 너보고 재능 없다고한 그 망할 코치 이름이 뭐야? 주원, 내가 볼 땐 걔는 코치 라이센스 반납해야해."


마이크를 돌려 받은 그는 망했다는 듯 이마를 짚으며 카메라를 향해 손을 휘적였다.


이때까지만 해도 최주원은 어딘가 기묘한 이 인터뷰를 깊이 생각하지 않았다.



***



-♪ ♫ I've been dancing on top of cars and stumbli ♪ ♫-



“네 에디터님, 최주원입니다”

-네 주원 씨, 엊그제 생방송 분 있죠? 그거 편집 끝났고 업로드할게요?

“네네, 그렇게 해주세요. 한국 시간 17시 30분에 올리면 딱 맞을 듯 해요. 자막 처리 완벽하게 해주시고요”

-네~ 그건 그렇고 주원 씨 정말 MMA 해볼 생각 없어요? 콘텐츠 때문이 아니라 주원 씨 옛날에 잘 나갔다면서요!


최주원은 지끈거려오는 관자놀이를 눌렀다.


여느 때처럼 참새처럼 재잘거리는 편집자 목소리에 질려 핸드폰을 멀찍이 떨어뜨린 채 입을 열었다.


“아···. 그게···.”


-지금도 운동하러 체육관 갈 거잖아요 그죠?


“··· 암튼 내일 스튜디오에서 봐요”



***



집에 도착한 최주원은 텔레비전에 유튜브를 연결해 어제 있었던 데이비드의 경기를 틀었다.


[이렇게 경기가 끝납니다!]


아나운서의 진행에 이어 들리는 데이비드와 자신의 목소리


[와우, 주원. 엊그제 네 개인 방송에서 인터뷰 한 거 같은데 여기서 또 본···.]


[데이비드 제발 닥쳐 지금 생방송이···]


[···하지만 당신은 세계 최고잖아요! 네 경기 하나하나가 역사에 쓰일 텐데?]


화면 속의 최주원의 표정 속에는 부러움이 가득했다.


‘표정 관리도 못 했네···.’


실시간으로 오르는 조회수. 늘어나는 구독자. 그 수는 100만이 넘고 UFC와 정식 계약까지 따낸 프로 유튜버인 주원이었지만 얼굴에서 만족감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다.


텔레비전을 몽롱하게 바라보는 최주원의 머릿속에는 이미 경기들로 가득 찼다. 주먹이 오가고 한 차례 뒤엉켜 싸우는 선수들. 데이비드의 경기를 머릿속에 담는다.


‘아, 짐 정리해야 하는구나.’


머릿속의 경기가 점차 흐려지자 지친 몸을 일으킨 주원은 캐리어를 정리하다가 낯선 책 한 권을 발견했다.


‘응? 난 이런 책 샀던 기억이 없는데?’


-저자 데이비드 우스만


시간의 흐름이라곤 느껴지지 않는, 기이할 정도로 깨끗한 표지의 책 한 권이 주원의 손에 들렸다.


'데이비드가 자서전도 썼던가? 그랬다면 내가 못 들어봤을 리가···?'


속으로 중얼거린 주원이 푸른 빛으로 반짝 거리는 표지를 넘겼다.


'MMA 종합 백과사전···.’


-스륵 스륵


[나에게는 격투기 선수로써 성공할 수 있었던 계기가 있었다. 유망주로서의 삶을 헛되게 보낸 나의 지난날을 비통해하고 곱씹는 것.]


[그리고 만약 내가 10년 전으로 돌아가게 된다면 다시는 후회를 남기지 않겠다는 다짐···.]


'이게 무슨 소리야? 무슨 소설 팬픽 같은 건가?'


허무맹랑한 소설 같은 이야기라고 넘어가기에는 왠지 자신의 삶과 이 이야기가 너무나 닮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 한참 동안 책장을 넘기던 최주원은 눈꺼풀이 무거워지는 것을 느끼며 서서히 눈을 감았다.


-촤륵···. 촤르륵.


분명 책장을 넘기던 주원의 양손은 책에서 벗어나 있는데, 어째서인지 책장을 넘기는 속도는 점점 빨라져 갔다.


-촤르르르르륵


바람에 휘날리듯 빠르게 책장이 넘어간다.


비어있던 마지막 페이지에 한 줄의 문장이 새겨지며 빛나기 시작했다.


[MMA 종합 백과사전- 저자 최주원]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 작성자
    Lv.54 남해검객
    작성일
    22.06.11 01:25
    No. 1

    살짝 들어와봅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붉은앙마
    작성일
    22.06.26 05:55
    No. 2

    회귀자들이 판치는 세계인건가.
    데이비드도 회귀로 성공 쥔공도 성공..
    차라리 데이비드가 회귀했는데도 실패해서 쥔공한테 기회를 넘긴거라면 어땠을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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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5. 실력 좋은 복서와 한판 (01) +1 22.05.12 1,318 30 13쪽
5 4. MMA 백과사전(04) +2 22.05.12 1,385 34 14쪽
4 3. MMA 백과사전(03) +4 22.05.11 1,448 49 13쪽
3 2. MMA 백과사전(02) +2 22.05.11 1,548 45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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