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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고천 님의 서재입니다.

격투기 유망주가 되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스포츠, 현대판타지

소고천
그림/삽화
소고천
작품등록일 :
2022.05.11 10:07
최근연재일 :
2022.07.19 23:58
연재수 :
61 회
조회수 :
50,779
추천수 :
1,557
글자수 :
372,227

작성
22.05.11 10:37
조회
1,821
추천
56
글자
14쪽

1. MMA 백과사전(01)

DUMMY

굿모닝~~! 따르릉!!! 굿모닝~~! 따르릉!!!.......‘이 소린···?’


-철컥!


‘이놈의 자명종은 몇 년 전에 내가 분명히 갖다 버렸던 것 같은데···.’


시끄럽게 울리는 자명종을 더듬어 끈 최주원은 몸을 일으켰다. 게슴츠레 눈을 떠 주위를 살펴본 주원은 얼떨떨하게 중얼거린다.


“내가 어제 본가에서 잤던가..?”


알 수 없는 위화감을 느낀 주원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이불을 걷어내며 핸드폰을 찾으려 침대를 더듬었다.


묵직한 그립감. 스마트와는 거리가 있는 듯한 그립감이다.


‘갤러쉬S4?’


대학생 때 잃어버렸던 핸드폰이 왜 여기서 튀어나온단 말인가. 계속되는 위화감에 최주원은 방문을 열며 부모님 방 방향으로 소리쳤다.


“어머니~ 제 핸드폰으로 전화 좀 걸어주세요!!


“···”


“어머니~!?”


-덜컥!


“야 원이 너! 아침에 시끄럽게 하지 말라고 했지! 네 동생 고3인 거 몰라?”


“뭔 소리예요? 걔 재수했잖아요. 그것보다 내 핸드폰에 전화 좀 걸어 달라니까?”


-짜악!-


“악! 어린애도 아닌데 무슨 등짝을”


“이게 하나뿐인 동생한테 못 하는 말이 없어? 재수는 무슨 재수야!!”


경쾌한 타격음 그리고 이어지는 효과음


-···띠링!

[기예 없는 단순 타격-숙련도: 0%]


순간 푸른 빛이 최주원의 눈동자에 일렁였고, 글자의 형상을 띄기 시작했다.


“어머니··· 아니 엄마, 내가 드디어 미쳤나 봐.”


“아침부터 뭐라는 거야 이게! 그리고 네 핸드폰, 네 손에 있잖니. 얘가 잠이 덜 깼나?”


주원의 손에 들린 갤러쉬S4, 이 고물이 왜 자신의 핸드폰이란 말인가.


이제야 보이는 유난히 주름이 적고 젊어 보이는 어머니의 얼굴, 그리고 그녀의 말로는 그의 동생이 고등학교 3학년이라 한다.


“엄마, 오늘이 몇 월 며칠이야...? 아니지, 몇 년도야??”


“얘가 잠이 덜 깼나? 2013년이잖아, 그리고 너 오늘부터 개강이라면서 정신을 어디에다 두고 다니는 거야?”


‘2013···. 2013···. 2013년이면 10년 전···. 뭐 10년 전?’


최주원의 전신이 순간 오싹해지며, ‘10년 전’이라는 단어가 뇌리에 깊게 박혔다. 기이하게도 이 영문 모를 상황이 그가 어젯밤에 읽었던 데이비드의 책과 소름 돋을 정도로 일치하지 않는가?


미친놈 쳐다보듯 보는 엄마를 뒤로하고 서둘러 방으로 뛰어 돌아간 최주원은 느릿느릿 켜지는 컴퓨터 재촉하며 그 앞에 앉아 키보드를 두드리기 시작한다.


[데이비드 ··· 격투기 선수······. 검색 결과 없음]


[한빈, 구나영 열애설]

[2014 브라질 월드컵을 대비하여···. 외국인 감독?]


‘10년 전이랑 똑같긴 한데···.”


분명 주원의 옛 기억에 따르면 그는 이미 데뷔전을 치렀을 날짜일 터인데···.


혹시나 하는 마음에 연예계 뉴스와 스포츠 뉴스를 확인해 보아도 ‘데이비드’라는 사람이 없다는 사실을 제외하면 과거의 기억과 일치했다.


‘저... 정확히 10년 전이다.’


최주원은 자기 팔을 꼬집어도 보고 재차 뺨을 때려보기도 했다. 그리고는 그 얼얼한 감각을 느끼고는 중얼거린다.


“분명 꿈은 아닌데···.”


주원은 자신의 상황을 되짚으며 손톱을 물어뜯으며 생각했다.


‘10년 전으로 돌아온 내 두 번째 인생···.’


무엇이든지 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왜 아니겠는가. 곧 있으면 열릴 브라질 월드컵의 경기들에 돈을 걸어도 성공을 할 것이다


혹은 여기저기에서 들어 왔던 승승장구하는 회사들의 주식에 투자해도 성공함이 보장되는 것 아니겠는가.


하지만 그것이 최주원의 길일까? 이렇게 과거로 돌아온 데에는 분명히 이유가 존재하지 않겠는가?


‘아니 그건 아닐 거야···. 분명 하늘이 나에게 새롭게 기회를 준 이유가 있을 거야’


-10년 동안 저를 향해 이를 갈아 오던 다른 사람에게 기회를 주고 싶네요···.


순간 데이비드와의 기묘한 인터뷰가 떠오른다. 그의 말대로 주원이 10년 동안 데이비드를 향한 부러움에 얼마나 이를 갈았던가···.


그때부터 이어진 이상한 위화감, 인터뷰 대본에 있던 처음 보는 질문, 모든 상황이 맞물리며 주원은 자신의 추측을 확신했다.


“하하하...! 흐흐, 하하하!!!”


그제야 위화감을 떨쳐낸 최주원은 말 그대로 기뻐 미칠 것 같았다. 너무 강하게 쥐어 하얘진 양손을 들어 올리고, 그의 입꼬리는 귀에 걸린 듯 해죽거리기 시작했다.


“아 오빠!! 조용히 좀 하라니까! 나 고삼이잖아!!!”


날카로운 목소리의 주인공은 주원의 여동생 최주영이었다. 방문을 거세게 열어젖힌 그녀는 붉은색 교복 재킷에 스스로 줄인 듯 치마 끝이 삐뚤삐뚤한 치마를 입고 유행이라는 뿔테 안경을 쓰고 있었다.


10년 후와는 다르게 그녀의 얼굴에는 아직 어린 티가 흘렀다. 마치 밤새워 공부했다는 것을 자랑하는 것처럼 한 손에는 커피 우유를 들고 있다.


“참나, 주영아 너 공부하는 척하면서 남자친구랑 연락하는 거 다 알거든?”


“뭐? 뭐... 뭔 개소리야?! 없거든?”


“걔 이름이 아마··· 하지혁이었나? 그랬지?


“야! 야! 야! 조용안해?”


이미 다 알고 있다는 듯 그녀의 비밀을 큰 소리로 말하는 최주원이였다. 최주영은 어떻게 알았냐는 듯 눈이 휘둥그레져 다급하게 주원의 입을 막으며 어느새 그녀의 뒤에서 눈을 부라리는 엄마 눈치를 봤다.


“야!!! 최주영! 너 그거 진짜야?”


“어... 엄마 그게 아니라”


“야 이 기지배야! 너희 아빤 새벽부터 출근하시는데!”


“아... 아니라니까! 오빠!! 뭐라 말 좀 해봐”


주원은 자기 일이 아니라는 듯 이미 황폐해진 가정을 뒤로하고 현관문을 열며 말했다.


“나 조깅할 겸 좀 뛰고 올 게~!”

“최주원 개새-!!!”

-짜악!!!


[기예 없는 단순 타격 - 숙련도 0%]


푸르스름하게 떠오른 알 수 없는 글자들은 뒤로한 채


***


최주원은 천천히 달리기 시작하면서, 조금 전에 컴퓨터 앞에서 하던 생각을 이어갔다. 동시에 주원은 침착하게 현재 자신이 처한 상황을 차근차근 되짚어갔다.


넘어야만 하는 커다란 걸림돌이 하나 있긴 하다.


‘군대’


“일단 군대는 몇 년 뒤면 분명···...”이번 생도 회귀 전과 똑같이 흘러갈 가능성이 높긴 하니 주원의 머릿속에 합법적인 군대 도피 방법은 있었다.


‘절때... 절대 두 번 갈 수는 없어. 일단 이건 당장 급한 건 아니니까’


현재 나이 20살. 국제 나이로는 18살.


원래 그의 인생대로라면 대학교 생활 2년을 보낸 뒤 입대. 2년 후에 전역하여 토익, 토플, 아이엘츠 같은 어학 시험을 친 뒤 유학을 하러 간다.


‘공부해야 할 게 많긴 했지만, 틈틈이 유도랑 복싱 체육관은 다녔었지’


그리고 지금으로부터 4년 후에 유튜브 전성기가 열린다.


괜찮은 영어 실력과 뛰어난 분석력을 앞세워 취미로 시작한 유튜브가 본업이 된다. 실제로 UFC 선수와 인터뷰를 한 날


가끔 명경기를 본 날이면, 그날 밤에는 MMA 훈련 더미를 껴안고 부러움에 눈물을 흘리며 잠이 들었던 기억이 났다.


‘와···. 나도 진짜 미친놈이었네’


오늘부터는 다르다. 최주원은 10년 동안 동경과 후회를 뼈저리게 느끼며 확신한 한 가지는 자신은 MMA를 너무나도 사랑한다는 것이다.


‘그래 데이비드의 말처럼···. 이건 내 기회야. 이번에야말로 종합 격투기 선수가 되겠다.’


마음속으로 다짐한 최주원은 누군가 있을 것만 같은 하늘을 쳐다보며 눈을 빛내고, 미소를 지었다.


‘일단은···.’


산책로 벤치에 물통을 내려놓고는 손목, 발목, 어깨를 순서대로 천천히 돌려 풀고는, 어릴 적에 보리밥-쌀밥놀이를 하던 것처럼 튕기듯 주먹을 뻗었다.


-쉭! 쉭!


주원의 주먹은 10년 후의 그처럼 몸이 단단하고 완성된 육체가 아니기에 무거움은 없었지만, 유연하고 날렵했다. 그리고 이내 들려오는 기계음.


-띠링...!

[MMA 종합 백과사전이 실행됩니다.]

[아웃복싱 기반 / 잽-숙련도: 41%]


‘아까 본 게 헛것이 아녔구나···. 그나저나 무슨 게임하는 것도 아니고···.’


‘그럼 이 글씨들이 백과사전이란 말이지···?’


푸른 글씨로 쓰인 글자들을 바라보던 주원은 어이가 없어 뒷머리를 긁적이며 중얼거렸다.


이번에는 자신이 배워왔던 스텝을 밟으며 왼발을 소리 없이 구르고 비틂과 동시에 지면에서 받은 반탄력으로 골반, 가슴 그리고 어깨와 팔의 순서로 주먹을 내질렀다.


-쐐애액


바람을 시원하게 가르는 소리가 나는 듯 그리고 그 소리에 감복한 듯 아까보다는 높은 점수가 매겨졌다.


[아웃복싱 기반 / 스트레이트-숙련도 49%]


‘뭐야···. 고작 49%? 그냥 잽보다는 좀 더 높긴 한대’‘’


‘아까 엄마한테 맞았을 때도 점수가 있었지? 그런데 소설처럼 신체 능력 강화 뭐 이런 건 안되나?'


속으로 강화나 상점 따위를 외쳐본 주원의 기대감을 배신하듯 묵묵부답이다.


***


집에 돌아오니 시간이 지난 듯 시곗바늘이 1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엄마는 네가 왜 아직도 집에 있냐는 듯 고개를 갸웃거리다 이내 소리쳤다.


“야!! 너 학교는 어쩌고 지금 여깄어? 오늘 개강이라며!!! 첫날부터 교수님한테 찍힐래?”



“엄마, 교수님은 나한테 관심없어요.."


“이게! 헛소리 그만하고 얼른 학교가! 남들은 못 가서 안달인 한국대를 말이야"

‘엄마 나 어차피 자퇴할 거야’


라는 말은 할 수 없었다. 가정에 불화를 불러오고 싶지도 않았고, 허무맹랑한 꿈처럼 들릴 게 뻔하기에 아직은 말할 말할 수가 없었다‘그리고 부모님은 예전부터···.’


“최주원! 빨리 안 가?"


복잡한 머릿속을 뒤로한 채 샤워를 끝낸 주원은 대충 청바지에 흰 티셔츠를 입고는 머리를 말리며 거울을 보았다.


옆머리가 시원하게 드러난 모히칸 머리 스타일, 진한 눈썹에 눈매는 살짝 위로 향했고 꽤나 꽤로워 보이는 턱. 배우처럼 멋 들어졌다기보다 어머님 속 썩이는 쾌남아의 얼굴에 가까웠다.


“다녀올게요.”


집을 나선 최주원은 학교가 아닌 집 근처의 대형마트로 발걸음을 옮겼다.


주원은 카트를 뽑고서 식자재 판매대로 걸음을 옮겼다. 그리고는 무엇을 살지 이미 정해 놓은 듯이 발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유튜브 인터뷰하면서 선수들이 어떤 식단 굴리는 지 수십 번은 들은 것 같네···.’


'내 키랑 몸무게가 181cm에 70kg이니까···. 근육량 생각하면 무슨 체급이든 평균 체중을 15킬로는 더 올려야 한다.’


보통 종합격투기 선수들의 경우 근육량을 증가시키거나 유지하기 위해서 자신의 체급보다 15~ 20kg 정도 높은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정확히 스물. 맨몸운동과 적당한 웨이트를 해왔기에 나쁜 몸은 아니었지만, 지금의 근육은 격투기에 특화되지도 않았고 근육량 또한 뛰어난 것은 아니기에 꾸준한 식단과 운동으로 체질을 바꿔 나가야만 한다.


공원에서 이리저리 움직여 본 주원이 깨달은 것은 회귀 전 틈틈이 운동해왔던 감각은 존재하나 근육량이 부족하다.



‘오늘부터는 진지하게 임해야 해···. 식단이든 운동이든··· 더 이상 시간 낭비하지 않겠다.’


마트에서 시간을 보내던 주원은 카트를 반납하고는 배달 서비스 창구에 주소와 이름을 쓰고는 오늘 샀던 식재료를 박스에 담아 건네준 뒤 대로로 나왔다.


‘식재료를 좀 많이 사긴 했는지 지출이 심하다, 그리고 앞으로도 심해질 텐데···.’


-♫~ I gotta go go~♫


10분 정도 집으로 가는 길을 걷던 주원은 주머니 속 핸드폰의 벨 소리를 듣고서 전화를 받았다.


‘김기홍?’


김기홍이라면 10년 후에도 연락을 이어가던 거의 유일한 친구 아니었는가? 게다가 중고등학교는 물론 대학교 학과까지 같던 주원의 단짝이기도 했다.


[여보세요? 야 최주원! 너 어디야]


“어 기홍아, 네 목소리 오랜만에 듣네 잘 지냈냐?”


[뭐? 뭔 소리야 어제도 같이 술 처먹은 놈이]


‘참···. 이제 2013년이지’


“아니다, 내가 깜빡했네. 무슨 일인데?


[너 오늘 첫날부터 학교 쨌잖아! 신입생 환영회 있다고 알려주려고. 낙성대역 주막집으로 6시까지 와야 해. 늦지 마라]


“나 조만간 자퇴할 거야 너희끼리 놀아”


[뭐? 아직 학교도 안 가본 놈이 갑자기 무슨 자퇴야?-


“···음 그게”


-그리고 너 나랑 환영회 같이 가기로 약속했잖아. 넌 하나뿐인 친구가 학교에서 아싸처럼 화장실에서 단무지 뺀 김밥 먹는 꼴 보고 싶어?]


최주원은 속으로 한숨을 쉬었다. 진지하게 학교는 어떻게 해야 할까. 한국 대학교는 자퇴 시 부모님 동의서가 필요하다. 마땅히 떠오르는 답이 없었기에 주원은 일단 대답한다.


“알아서 간다, 가. 근데 나 8시되면 뺄 거다”


[히히, 알겠어. 그건 내가 알아서 할 테니까 늦지 마라!!!]


‘학교···. 앞으로 있을 계획에 큰 차질은 없긴 한데···.’


작게 한숨을 쉰 주원은 전화를 끊고는 시간을 확인한 뒤 집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신입생 환영회라면 대학, 동아리, 그리고 직장까지 경험해봤던 주원은 흥미가 없었지만, 그가 기억하기로 기홍은 대학 시절 꿀 아르바이트를 잘 찾아내는 것으로 학교에서 유명했기에 만나서 물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무엇보다 이제부터는 돈이 많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내 집에 도착한 주원은 시계를 한 번 더 쳐다보고는 중얼거렸다.


“바로 출발해야겠네”


얼굴만 대충 씻은 최주원은 옷장에서 유도복을 운동 가방에 넣고 집을 나섰다.


***


약속 장소에 도착한 최주원은 기홍이 앉아있는 테이블을 찾아 좌우를 둘러보았다. 척 봐도 새내기처럼 보이는 학생들.


기홍은 그 사이에 똥 마려운 강아지처럼 불안한 듯 고개를 아래위로 흔들며 핸드폰과 술집 입구를 번갈아 확인했다. 이내 주원을 보고서는 살았다는 듯 웃으며 외친다.


“최주원! 학교도 안 오더니 여기도 늦으면 어떻게 해!”


“뭐래, 2분 늦었다 이 자식아”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내심 주원도 반가워 미소 지으면서 대답했다.


“아무튼 그래 잘 왔다. 빨리 자기 소개해, 여기 애들은 너 빼고 이제 구면이야.”


“알았어, 알았어.”


김기홍의 말에 최주원은 잠시 뜸을 들이고 자신을 바라보는 선배들과 동기들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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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5. 실력 좋은 복서와 한판 (01) +1 22.05.12 1,317 3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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