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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령 님의 서재입니다.

얼음의 아리시아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을령
작품등록일 :
2015.03.16 00:00
최근연재일 :
2019.04.08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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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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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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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3,9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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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4.02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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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7쪽

제5장 - 제게 검술을 가르쳐 주실 수 없나요?(4)

DUMMY

말러의 뒤를 쫓아 들어가던 아리시아가 걸음을 멈추고서, 술잔을 들어 올리고 있는 검은 머리의 여인에게로 고개를 돌렸다. 자신을 향해 겨누어진 시선을 느낀 여인이 입으로 가져가던 술잔을 순간, 멈추고서 고개를 들었다. 그녀의 주홍빛 눈동자에 아리시아의 붉은 로브가 들어찼다.


"뭐 내게 무슨 볼 일이라도 있나?"


여인의 목소리는 왠지 몽롱하면서도 도도했다. 아리시아에게 쏘아지는 눈빛마저도 또한 곱지 않았는데 그 여인에게서 흘러나오는 모든 것이 너무나 자연스러워 기분이 상하거나 이상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하룬족이십니까?"


"그렇다면?"


거기에서 대화가 끊긴 두 사람의 대치상태가 한 동안 계속되었다. 그때 두 사람 사이로 불쑥 르마스가 끼어들어왔다.


"죄송합니다. 여검사님. 저희 마법사님께서 누군가와 착각을 하신 것 같습니다. 아리시아님 이분은 찾던 분이 아니신 것 같은데요?"


자연스럽게 두 사람의 시선이 르마스에게로 옮겨갔다. 두 여인의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으면서도 정작 르마스는, 그녀들을 향해 태연히 미소를 지어 보일 뿐이었다. 아리시아는 다시 한 번, 검은머리의 여인에게로 고개를 돌려 그녀의 검은 머리카락을 잠시 바라보다가 등을 돌렸다.


"잠깐, 그대로 사과도 없이 가는 건가?"


그러나 일은 그대로 마무리되지 못했다. 머리를 긁적거리고 있는 르마스의 시선이 아리시아에게로 향했다. 잠시 검은머리여인의 주홍색 눈을 바라보던 아리시아가 왼손에 들고 있던 센틀러의 관을 바닥에 내려놓았다. 그리고는 머리를 덮고 있던 후드를 뒤로 넘겼다. 이윽고 드러난 아리시아의 얼굴을 바라보며, 자리에 앉아있던 검은 머리의 여인은 물론이고 주위에서 두 사람의 실랑이를 지켜보고 있던 모든 이들의 눈이 조금 커졌다.


"보시다 시피, 저 역시 검은 머리카락을 지녔습니다. 하지만 그대와 같은 하룬족이 아니예요. 그래서 조금 흥미가 생긴 것뿐입니다. 불쾌하셨다면 사과드리겠습니다."


고개를 숙이거나 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검은 머리의 여인은 더 이상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런 그녀에게서 고개를 돌린 아리시아는 내려놓은 센틀러의 관을 집어 들고서 계단을 밟고 위로 올라갔다. 르마스는 잠시 그런 아리시아를 바라보고 있다가 검은머리의 여검사에게 시선을 돌려 약간의 고갯짓으로 대신 사과를 전하고는 빠른 걸음으로 아리시아의 곁으로 다가갔다. 르마스와 아리사아가 이층에 난 복도의 끝으로 사라질 때까지, 검은 머리카락의 여인의 주홍빛눈동자가 그녀의 뒤를 쫓았다.




“당분간 호칭을 정리해야겠구나.”


말러가 한쪽 벽에 붙어있는 작은 침대 끝에 걸터앉으며 말했다. 맞은편에 붙은 침대에 앉아 말러를 바라보던 리아나의 얼굴에 잠시 그늘이 드리워졌다.


"아버지, 갑옷도 일단은 벗으세요. 내일, 옷 사다 드릴 께요."


말러는 말없이 고개만 끄덕였다. 스말턴으로부터 물려받은 유일한 유품이 이 갑옷과 검<녹색독사카니>였다. 그렇지 않아도 이렇게 험하게 다룰만한 물건은 아니었다. 말러의 고개가 미리에게로 향했다.


"미리야, 이제부터 넌, 그냥 내 이름만 부르거라."


"네."


따뜻한 차와 쿠키를, 한 편에 놓인 간이 테이블 위에 올려놓던 미리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그 때 방문을 열고서 아리시아와 르마스가 들어왔다.


"아리시아님 이쪽에 앉으세요."


리아나가 자신이 앉아있는 침대의 옆을 가리키자 리아나의 곁으로 다가온 아리시아가 손을 뻗어 침대의 매트를 한 번 지그시 눌러 보고는 그대로 르마스를 따라 창가로 가, 센틀러의 관과 함께 벽에 기대어 섰다. 그런 그녀를 바라보던 말러가 모두의 얼굴을 한 번씩 휘둘러 본 후에 입을 열었다.


"이제 어디로 갈까?"


화가 치민 나머지 제대로 된 계획 하나 세우지 않고 무작정 마차에 오른 터였다. 아니, 사실 목적지는 정하고 말 것도 없었다. 일단 영지전에 패한 귀족은 수도의 왕궁으로 들어가서 그간의 경위를 설명하고 보호를 요청해야만 했다. 그렇게 되면 적어도 그 이상의 험한 꼴은 면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곳에서 왕궁의 행정관에게 영지전에 대한 판결을 받는다. 하지만 일단 영지전이 벌어진 이상 패한 영주가 자신의 영지로 다시 복귀하는 일은 거의 없었다. 더군다나 카니치트가문에 누가 편을 들어주겠는가.


말러가 생각에 잠겨있는 사이, 작은 지도 한 장을 모두가 볼 수 있도록 비스듬하게 세워놓은 르마스가 설명을 이어나가기 시작했다.


"일단 이곳에서, 마차로 세 시간정도 이동하면, 코넬이 나옵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수도로 가는 두 갈래의 길이 있는데, 하나는 세브론으로 가는 길이고, 다른 하나는 나반으로 가는 길입니다. 지도에는 나타나있지 않지만, 세브론은 그나마 평지가 많은 길로 마차가 다니기 좋고, 나반은 험한 산지를 지나는 길이라 마차보다는 도보로 움직여야만합니다. 다만 좁은 협곡을 지나야 하는데, 간혹 세리콥과 하치같은 마물이 출몰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마물의 수는 버려진 땅보다 현저하게 적지만, 일단 계곡으로 들어서면 도주로가 변변치 않아서 위험에 빠졌을 경우에 도피하기가 수월하지 않아 간혹 큰 사고가 나기도 하는 곳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벨로프 남작이 추격대를 보낼까?”


르마스가 말을 마치자 마자 말러가 르마스를 바라보며 물었다. 르마스는 또한, 지체 없이 대답했다.


“보낼 겁니다. 그들은 왠지 자작님의 목숨을 노리고 있는 것처럼 보였으니까요.”


고개를 끄덕인 말러가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가 고개를 들고 말했다.


"마차는 팔고, 도보로 간다. 그리고 가급적이면 도시는 지나치고, 노숙을 하며 수도로 바로 가는 것도 생각해 봐야겠어."


말을 마친 말러가 리아나와 미리를 바라보았다. 리아나가 입가에 미소를 지어보이며 고개를 끄덕였고, 그런 리아나를 바라보며 잠시 생각에 잠겨있던 미리도 조금은 새침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리아나와 미리에게서 고개를 돌린 말러가 잠깐 창가에 서 있던 아리시아를 바라보았지만, 그녀에게서는 별다른 반응이 없었다. 그녀는 원래부터 혼자 걸어가겠다고 그리 떼를 썼으니. 그러나 뜻밖에도 아리시아가 입을 열었다.


"이동마법진을 이용할 수 있는 도시는 없습니까?"


모두의 시선이 아리시아에게로 향했다.

정말 몰라서 묻는 말인 것인가?

이동마법진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일단 그 절차가 무척 복잡했고, 무엇보다 그 비용이 만만치가 않았다. 한 사람이 움직이는데 만도, 거리에 따라서 사,오십 골드의 금액이 필요했다. 거기다 어지간한 지위에 놓여있지 않은 사람이라면 이동마법진이 열리기까지 짧게는 일주일에서 길게는 두 달이 넘는 시간을 대기하고 있어야만했다.

므로도스가의 이름을 빌리면 어느 정도 시간을 단축할 수는 있겠지만, 그녀는 직계가족도 아닌 그저 단순한 평민제자에 불과했다. 거기다가 그녀의 이름은 아직 알려지지도 않은 상태였다. 물론 소문대로의 실력자라면 금방 명성을 얻게 되겠지만.


"지금 말씀드린 세브론이나 나반을 지나면, 여기 보이는 소튜강이 나옵니다. 이곳을 건너면 마법도시 타지아로 통하는데 이동마법진이 있는 마탑이 이곳에 있습니다. 하지만, 아시다시피 우리를 위해 열어줄 지는 장담 할 수 없습니다."


르마스의 말을 말러가 끊었다.


"비용문제 때문에라도 그건 어려울 것 같습니다."


그때 리아나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추격대가 오지 않을 수도 있잖아요?"


모두에게 던지는 질문이었지만, 실상 르마스에게 건네는 질문이었다. 르마스가 진지한 표정으로 모두를 둘러보며 말했다.


“분명히 꽤 많은 위험이 있을 겁니다. 어쩌면 왕궁에 간다고 해도 안전하다고 확신을 할 수 없습니다.”


“어째서요?”


리아나가 눈썹을 일자로 눕히며 걱정스럽게 물었다. 르마스가 다시 한 번, 모두의 눈을 한 번씩 마주쳐 바라보고는 마지막으로 아리시아게로 고개를 돌렸다.


“생각하는 것, 그 이상으로 카니치트가 사라지길 바라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이유는 차차 밝혀지겠지만요.”


말러도, 그의 말을 듣고 있던 다른 사람들 모두 무언가 알 수 없는 두려움에 휩싸였다.


“아리시아님, 함께 가실거죠?”


리아나가 다시 조심스럽게 물었다. 모두의 시선이 이번에는 아리시아에게로 모아졌다.

사실 그녀가 마음먹고 이틀만 계속 달리면 바로 리비안으로 갈 수도 있었다. 그것은 이제 그녀뿐만이 아니라 일행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아리시아가 말러와 리아나를 번갈아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미리를 지나 르마스에게서 시선을 멈추었다. 그녀가 떠나기를 주저하게 만드는 많은 이유가 존재했다. 그리고 그중에 맨 위에 있는 르마스. 자신을 향해 의미를 알 수 없는 미소를 짓고 있는 르마스를 바라보며 아리시아는 낮의 일을 떠올렸다.





“여덟 명의 기사가 심한 부상을 당했지만, 응급조치만 제대로 취하면 생명에는 지장이 없을 거야.”


불과 삼백여미터 떨어진 거리에서 부산스럽게 움직이고 있는 은빛 갑옷의 기사들을 바라보고 있는 아리시아의 등 뒤로 르마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리시아가 고개를 돌렸다.


“죽진 않을 거라고.”


두 손에 커다란 가방 두개를 들고서 느린 걸음으로 다가온 르마스가 가방을 바닥에 내려 놓고는 이마에 흐르고 있는 땀을 닦았다. 그런 르마스를 잠시 바라보고 있던 아리시아가 입을 열었다.


“르마스는 말러님을 돕고 있던 거 아니었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바닥에 내려 놓은 가방 하나를 집어 든 르마스가 가방을 흔들어대며 동그랗게 뜬 눈으로 아리시아를 바라봤다.


“돕고 있잖아.”


아리시아가 낮게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저었다.


“아니 돕는 것처럼 보이지 않아. 르마스의 힘이면 애초에 저들이 영지를 쫓겨날 이유도 없었고.”


두 손을 아래로 늘어뜨린 르마스가 쓰게 웃으며 고개를 돌렸다. 저 멀리서 몸을 잔뜩 웅크리고 앉아서, 마치 개펄에서 조개를 줍고 있는 아낙네들처럼 오리걸음을 하고 있는 두 부녀가 눈에 들어왔다.


"빨리 줍지 못해?"


"열심히 줍고 있어요. 아버지."


"너는 어떻게 된 애가 그렇게 돈의 가치를 모르냐. 사람이 살아가는데 제일 중요한게 이 돈이다."


"알았어요. 아버지 제발 그만 하세요. 미리! 자루 좀 이리로 가져와 봐."


몸을 비틀며 일어선 미리가 주먹으로 허리를 두어 번 두드리고는, 쪼그리고 앉아서 손을 흔들고 있는 리아나에게로 달려간다.

그 모습에 시선을 고정한 채로 르마스가 입을 열었다.


"난, 인간이어야만 하니까."


"어둠의 사제는 인간이 아닌가?“


르마스의 얼굴에 그답지 않은 진지한 기운이 감돌았다. 아리시아는 깊은 고민에 빠진 르마스를 가만히 바라보고 있었다. 곧, 결심했다는 듯이 고개를 든 르마스가 어렵게 입을 열었다.


"어둠의 사제는 인간이 맞지. 하지만 어둠의 사제인 난 인간이 아니야."


알 수 없는 대답에 아리시아가 잠시 고개를 갸웃하고서 그를 바라보았다.


“<마족>이라고 들어봤어?”


르마스의 물음이 다시 이어졌다. 아리시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센틀러의 연구실에서 읽은 책에는 마족을 이렇게 정의 했다.


“신계의 하나인 마계에 살고 있다고 전해지는 미지의 종족.”


“그래, 그들은 마계라 부르는, 행성 바르아에 속해있지만 대륙 유프레시아와는 겹쳐있지 않은 세계에 살고 있어. 그들은 인간보다 그 수가 많지 않지만, 그 혼의 무게가 무겁기 때문에 오래살고, 훨씬 강한 존재이지.”


“혼의 무게?”


지금까지 들어보지 못한 이야기여서 아리시아는 다시 되물었다.


“그래, 혼의 무게. 아리시아는 얼음의 힘을 어떻게 쓰지?”


어떻게 쓰냐고?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초능력이란……, 그랬다. 현대과학으로도 원인을 찾을 수 없는 힘이었다.

근원이 밝혀지지 않은 힘.

그래서 그녀는 수십 년의 세월동안 그 힘을 제어할 수 있는 훈련을 받았지, 그 힘을 사용하는 방법은 사실 배운 바가 없었다. 사용하려고 하면 그냥 사용할 수 있었으니까.

대답없이 생각에 잠겨있는 아리시아에게 르마스의 설명이 이어졌다.


“모든 생명체에게는 혼이 존재해. 하지만 그 혼의 크기는 모두 다르지. 흔히 그것을 혼이 무겁다고 표현해. 예를 들자면, 인간의 혼은 가벼워. 그래서 육체가 죽으면 혼은 바로 소멸해. 하지만 육체가 죽더라도 혼이 소멸하지 않고 남아서 다시 살아나는 자들이 이 세상에는 존재해. 그들은 모두 무거운 혼을 가졌어. 그리고 그 혼의 무게가 더 무거울수록 강하고 오래 살아. 그리고 그런 것들 중에 마족이 있지.”


아리시아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르마스는 마족인가?”


잠시 생각에 잠겨있던 르마스가 고개를 저었다.


“<하르테론의 대재앙> 이후, 그 마계와 대륙 유프레시아의 자연계 사이에 틈이 벌어졌어. 그때 수많은 마족과 마물들이 마계에서 이곳으로 넘어왔어. 그 당시 상당히 많은 마족과 마물들이 처리되었지만 그 중에 일부가 이 자연계에 숨어들어 모습을 감추어 버렸어. 그리고 그 와중에 나와 같은 자들이 무수히 태어났지. 이른바 반마족이라고 불러. 인간과 마족 사이에서 태어 난, 일종의 혼혈이야.”


아리시아는 얼마 전 보았던 르마스의 힘의 근원을 조금 이해 할 수 있었다. 작게 고개를 끄덕이고 있는 아리시아를 바라보며 르마스가 이야기를 계속 이어나갔다.


“<하르테론의 대재앙>이후 그 전까지 대립하고 있던 어둠의 사제와 빛의 사제들은 하나가 되어 이곳 유프레시아 대륙에 남아있는 마족과 마물, 또 반마족들을 찾아내 죽이거나, 혹은 마계로 돌려보내는 일을 하고 있어. 그것은 일반 사람들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극비 사항이고, 나 역시 어둠의 사제로, 그들을 돕고 있는 중이야. 그리고 그러던 중에 저들을 만나고 말았지.”


르마스의 고개가 다시 말러와 리아나에게로 향했다.


“저들……, 생각보다 위험한 상태야. 인간들뿐만이 아니라 대륙의 어딘가에 숨어서 인간들을 조종하며 살아가는 마족들이 저들을 노리고 있지. 난, 아리시아가 저들을 도와주길 바래.”


의문에 찬 눈으로 르마스를 바라보던 아리시아가 고개를 숙이고 생각에 잠겼다. 자신과 상관없는 일에 또 다시 휘말려 버린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얼음의 정령은 대륙 어딘가에 숨어있는 마족의 소행이라고 생각해.”


뜻밖의 말에 깜짝 놀란 아리시아가 고개를 들었다. 하지만 그 순간, 저 멀리서 말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야! 르마스 너 농땡이 칠 꺼야?"


자신을 향해 소리치는 말러를 바라보며, 양손에 들고 있던 가방을 높이 치켜 든 르마스가 마주 소리치며 달려갔다.


"가방 주워 왔습니다. 자작님."


"아! 그랬어? 수고 했다."


어느새 다가온 르마스의 등을 토닥여준 말러가 아리시아를 흘끔 쳐다보고는 낮은 소리로 말했다.


"아리시아님도 좀 도와주면 좋은데 말이지?"


"그러게나 말입니다. 혼자만 저기서 뭐 하시는지, 폼만 잡고 서서…… 어쩔 때 보면 좀, 그렇죠?"


"우리가 참자, 그 아이스볼 너도 봤잖아, 난, 그거 막을 자신, 솔직히 없다. 그러니 너라도 빨리빨리 돈 주워"


"네."


짧게 대답을 마치고서 그들의 곁에 쪼그리고 앉아 동전을 줍기 시작하는 르마스를 한참동안 그대로 서서 바라보고 있던 아리시아는 그동안 알 수 없었던 르마스에 대한 의문점을 조금 풀어낼 수 있었다. 물론 많은 의문이 아직 남아있었지만.

같은 부류.

기계의 힘을 빌려 살고 있었으면서 끝까지 인간이라고 말했던 자신의 동료들이 떠올랐다.

르마스는 그들과 닮아있었다. 그동안 그녀를 붙잡고 있었던 것은 그 원인 모를 익숙함이었다.

생각에 잠겨 있던 아리시아의 눈에 반쯤 흙에 파묻힌 금빛 동전이 들어왔다. 햇빛을 받아 반짝이는 동전을 향해 손을 뻗으면서 아리시아는 생각했다.

나는 인간이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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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 제10장 - 당신이 사라 시헤리드로군요(9) 19.04.06 52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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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 제10장 - 당신이 사라 시헤리드로군요(4) 19.03.25 106 1 13쪽
65 제10장 - 당신이 사라 시헤리드로군요(3) +1 15.06.09 410 4 18쪽
64 제10장 - 당신이 사라 시헤리드로군요(2) +1 15.06.02 372 7 12쪽
63 제10장 - 당신이 사라 시헤리드로군요(1) 15.05.26 483 9 15쪽
62 제9장 - 어둠의 신전으로 모시겠습니다.(6) +1 15.05.18 402 7 16쪽
61 제9장 - 어둠의 신전으로 모시겠습니다.(5) +1 15.05.15 401 7 17쪽
60 제9장 - 어둠의 신전으로 모시겠습니다.(4) 15.05.13 476 10 20쪽
59 제9장 - 어둠의 신전으로 모시겠습니다.(3) 15.05.12 352 8 24쪽
58 제9장 - 어둠의 신전으로 모시겠습니다.(2) +1 15.05.05 427 4 20쪽
57 제9장 - 어둠의 신전으로 모시겠습니다.(1) +1 15.05.04 483 6 18쪽
56 제8장 - 모두 제국으로 가는 건가요?(10) +2 15.05.03 463 11 22쪽
55 제8장 - 모두 제국으로 가는 건가요?(9) +1 15.05.02 386 5 19쪽
54 제8장 - 모두 제국으로 가는 건가요?(8) 15.05.01 449 9 15쪽
53 제8장 - 모두 제국으로 가는 건가요?(7) +2 15.04.30 380 6 19쪽
52 제8장 - 모두 제국으로 가는 건가요?(6) +1 15.04.29 335 7 23쪽
51 제8장 - 모두 제국으로 가는 건가요?(5) +2 15.04.28 461 10 17쪽
50 제8장 - 모두 제국으로 가는 건가요?(4) +2 15.04.27 436 9 22쪽
49 제8장 - 모두 제국으로 가는 건가요?(3) 15.04.26 416 10 21쪽
48 제8장 - 모두 제국으로 가는 건가요?(2) 15.04.25 495 9 19쪽
47 제8장 - 모두 제국으로 가는 건가요?(1) +2 15.04.24 477 7 20쪽
46 제7장 - 이렇게 쉽게 끝날리가 없지(8) +2 15.04.23 503 15 19쪽
45 제7장 - 이렇게 쉽게 끝날리가 없지(7) +2 15.04.22 378 9 21쪽
44 제7장 - 이렇게 쉽게 끝날리가 없지(6) +2 15.04.21 548 11 23쪽
43 제7장 - 이렇게 쉽게 끝날리가 없지(5) 15.04.20 458 10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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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제7장 - 이렇게 쉽게 끝날리가 없지(3) 15.04.18 534 15 20쪽
40 제7장 - 이렇게 쉽게 끝날리가 없지(2) +3 15.04.17 511 14 17쪽
39 제7장 - 이렇게 쉽게 끝날리가 없지(1) 15.04.16 398 10 19쪽
38 제6장 - 므로도스가의 마법사이십니까?(9) +2 15.04.15 565 11 22쪽
37 제6장 - 므로도스가의 마법사이십니까?(8) +2 15.04.14 347 14 20쪽
36 제6장 - 므로도스가의 마법사이십니까?(7) 15.04.13 424 14 27쪽
35 제6장 - 므로도스가의 마법사이십니까?(6) 15.04.12 532 12 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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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제6장 - 므로도스가의 마법사이십니까?(4) 15.04.10 463 13 16쪽
32 제6장 - 므로도스가의 마법사이십니까?(3) +1 15.04.09 590 11 15쪽
31 제6장 - 므로도스가의 마법사이십니까?(2) +3 15.04.08 407 1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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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제5장 - 제게 검술을 가르쳐 주실 수 없나요?(8) +1 15.04.06 562 9 18쪽
28 제5장 - 제게 검술을 가르쳐 주실 수 없나요?(7) 15.04.05 503 13 18쪽
27 제5장 - 제게 검술을 가르쳐 주실 수 없나요?(6) +1 15.04.04 449 11 14쪽
26 제5장 - 제게 검술을 가르쳐 주실 수 없나요?(5) +1 15.04.03 421 12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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