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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령 님의 서재입니다.

얼음의 아리시아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을령
작품등록일 :
2015.03.16 00:00
최근연재일 :
2019.04.08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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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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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3,9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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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4.02 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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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쪽

제10장 - 당신이 사라 시헤리드로군요(7)

DUMMY

이른 아침, 부지런히 거리를 오가는 사람들 틈에 두 여인, 아니 남장을 한 리아나와 그녀의 시종인 미리가 섞여 어딘가로 급히 발길을 옮기고 있었다. 리아나의 빠른 걸음을 따르며 미리는 예의 그 끊임없는 수다를 늘어놓고 있는 중이었다.


“오늘 검술대회가 있을 거라네요?”


미리가 슬쩍 떠보지만, 리아나는 듣지 못한 사람처럼 걸음을 재촉했다.


“참가해 보실래요? 크레이트님께 부탁드리면 가능 할 것도 같은데요?”


“......”


“예전에 아리시아님이 타지아에서 마법대결을 펼치셨잖아요? 그런 거랑 비슷한 건가 봐요.”


“..........”


“그리고, 나름 실력별로 등급을 나누어 두었더라구요. 아무래도 오러를 다루는 검사들과 그렇지 못한 검사들 차이가 나서 그렇겠죠? 그러니까 아가씨께서는 견습기사 그룹에 참가하시면 되요. 마침 채도얀가문의 견습기사신분이기도 하고요. 뭔가 딱딱 들어맞는 것 같지 않아요?”


“..........”


“처음에는 다섯 명이 한 번에 싸운대요. 처음, 예선에서요. 거기서 일 등한 한사람만 올라가고, 그 다음부터는 일대일, 토너먼트 형식이란 거죠.”


“..........”


“아! 그리고 진검도 아니고 연습검을 사용한대요. 뭐라더라? 견습기사 부문에서는 꽤 그럴듯한 명검을 상품으로........”


“아, 미리!”


결국 걸음을 멈춘 리아나가 미리를 쏘아보다 고개를 저었다.


“별로...., 솔직히 지금 내 실력을 평가받는 것도 우습고.”


“그러면 구경은 가실 거예요?”


“참 내.”


기가 막힌다는 듯, 짜증스러움이 담긴 얼굴로 자신을 빤히 올려다보고 있지만, 그녀를 지켜본 세월이 16년.

미리가 다시 한 마디를 툭, 던졌다.


“구경 정도는 해도 되지 않을까요? 리아센의 기사들 실력도 제대로 한 번 보고요?”


“글세....”


말끝이 흐려지기 시작했다. 미리의 눈가는 가늘어졌다.


“아리시아님 오시면 한 번 여쭤 봐요.”


“스승님은 하루라도 빨리 출발하자고 하실 걸?”


“마리엔님의 치료가 그리 쉽게 되려구요? 며 칠 더 머물러야 할 수도 있는 것이니까요.”


그제야 그럴까? 하고 작게 속삭이는 라이나를 바라보며 미리가 흐뭇하게 웃었다. 그런 미리의 시선이 부끄러워, 몸을 돌린 리아나가 다시 앞으로 나아갔다.


“빨리 가자.”


“그래요.”


휘파람을 불며 자신을 따라오는 미리를 향해, 들릴 듯 말 듯, 리아나가 말했다.


“미리, 고마워.”


뜬금없는 감사인사에 이번 에는 미리가 걸음을 멈췄다.


“뭐가요?”


리아나가 여전히 미리를 바라보지 못한 채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그냥, 이것저것.”


멋쩍게 웃는 그녀가 사랑스러워, 미리가 달려가 그녀를 꼭 안았다.


“전 리아나님이 이럴 때가 너무 좋아요. 제가 더 고마워하고 있다고요.”


헤헤, 하고 웃으며 미리를 바라보는데 미리의 얼굴 가득 행복한 미소가 가득 차있었다. 이런 미리를 무서워했다니, 이게 연극이라고? 진짜모습은 무서운 미리라고? 리아나가 미리를 다시 한 번 껴안았다.


‘미리를 믿어.’


미리가 그런 리아나의 등을 토닥여 주는데, 갑자기 그녀의 품에서 빠져나간 리아나가 어딘가를 향해 뛰기 시작했다.


“어! 리..., 아니, 르마스님!”


그녀가 말릴 틈도 없이 달려 나간 리아나가 바닥을 박차고 공중으로 붕, 몸을 날아올랐다.

상점 문 안으로 들어가려던 금빛 로브의 여인이 고개를 돌리고, 그런 그녀의 로브를 향해 리아나가 손을 뻗었다.


“당신!”


하지만, 여인의 로브를 잡아채려는 순간, 누군가의 손이 먼저 리아나의 손목을 낚아챘다. 거대한 손에 잡힌 리아나가 공중에 대롱대롱 매달린 채 발버둥을 쳤다.


“이거 놔!”


리아나가 소리쳐 보지만, 거대한 남자는 오히려, 더 높이 그녀를 들어 올려 자신과 눈을 맞췄다. 검은 피부의 중년 남자는 리아나를 빤히 바라보다 조금 전, 금빛 로브의 여인에게로 고개를 돌렸다.


“이 버르장머리는 뭡니까?”


“놔! 이 사기꾼!”


“사기꾼?”


남자가 리아나의 말을 따라하고는 다시 여인을 향해 고개를 갸웃거렸다.


“어디서 사기치고 다니셨습니까?”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리아나를 살펴보던 여인이 리아나의 얼굴을 바라보다 손뼉을 딱, 마주쳤다.


"오! 어떻게 네가 여기에 있는 거지?"


“사기꾼 주제에!”


화가 잔뜩 나 소리치는 리아나를 바라보며 유쾌한 웃음을 짓는 여인의 뒤로 누군가가 달려와 소리친다.


“무엄하다.”


뒤따라 온 여인이 남자의 손에서 발버둥치고 있는 리아나를 동그랗게 뜬 눈으로 바라보며 소리치듯 물었다.


“너는 채도얀 가문의 견습기사라던 아이 아니냐?”


자신의 가짜신분을 듣고 놀란 리아나가 발버둥을 멈추고 고개를 돌렸다.


“헤리온 자작부인!”


“맞구나? 무례하게 이게 무슨 짓이냐?”


“그게 문제가 아닙니다. 자작부인, 저 여자 사기꾼입니다. 예전에 저에게 사기를 친 여자입니다.”


그때, 금빛 후드를 벗은 여인이 리아나의 얼굴에 바짝 얼굴을 붙이고는 키득키득 웃으며 말했다.


“네가 채도얀 가문의 견습기사라고?”


리아나가 당황하며 머뭇거리고 있자 그녀가 다시 입을 열었다.


“이봐, 너도 체도얀가문의 수습기사는 아니잖아? 니가 사기꾼같은데?”


분한 마음에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지만, 리아나로써는 딱히 할 수 있는 말이 없었다. 가짜 사라를 향해 뜨거운 콧김만 내 뿜으며 노려보고 있는 리아나에게 헤리온 자작부인이 다가와 끼어들었다.


“사라님 제가 처리하겠습니다. 두카경 아이를 제가 데려가겠습니다.”


두카가 리아나를 땅에 내려놓자, 레이시에게 달려 간 리아나가 멈추지 않고 소리쳤다.


“헤리온 자작부인. 부인께서 속고 계신 거예요. 저자는 사라님이 아니예요. 가짜라고요.”


잠시 멍해진 얼굴로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는 헤리온 자작부인, 레이시를 향해 리아나는 계속해서 저 사기꾼, 나쁜 년! 하며 사라의 욕을 퍼부었다.


“내가 사라가 아니라는데?”


마치 남 얘기 하듯, 손가락으로 자신을 가리키며 입술을 삐쭉거리는 사라를 바라보며 정신이 든 레이시가 결국 화를 참지 못하고 소리쳤다.


“무엄하다! 사라님께 어찌 그런 불경한 소릴!”


높이 올라간 레이시의 손이 분노를 담아 리아나의 얼굴로 향했다. 억울한 마음에 입술을 깨물며 눈을 감았다.

짝!

리아나의 몸이 뒤로 밀리며 풍선이 터지는 것 같은 타격음이 울렸다. 그러나 아픔은 조금도 느껴지지 않았다. 천천히 감았던 눈을 뜨고 바라보니 자신의 앞을 미리가 막고 서 있었다. 뺨을 맞아 옆으로 돌아갔던 머리의 고개가 천천히 움직이며 레이시에게로 향했다.


“오해가 있으신 것 같습니다.”


말을 마친 미리가 바닥에 부복해 엎드리고서 고개를 조아렸다.


“분명 예전에 저의 주인께서 비슷한 분께, 사기를 당한 적이 있었습니다. 비슷한 분과 착각을 하신 것 같습니다. 제발 용서해 주시길.”


“당신이 사라 시헤리드.... 님이라고요?”


리아나가 여전히 불신이 가득담긴 눈으로 여인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어찌 계속 불경한 소리를 지껼이느냐? 제국의 마스터이신 사라 시헤리드님을, 그것도 채도얀 가문의 견습기사라는 아이가 모르다니?”


“진짜라고?”


사라 시헤리드를 향해 황망한 눈빛을 보내며 할 말을 잃고 서 있는 리아나에게 레이시가 결국 다시 한 마디 경고를 던지려는데, 그런 그녀를 사라가 저지하고 나섰다.


“잠깐, 레이시.”


“사라님!”


더 말을 이으려는 레이시를 물리고서 다시 리아나의 곁으로 다가간 사라가 속삭이듯 말했다.


“너희들의 사정이야 내가 잘 알고 있으니, 뭐, 비밀은 지켜주도록 하마. 하지만 댓가가 없는 호의는 없는 법, 한 가지 조건이 있다.”


사라가 리아나에게 더욱 바짝 다가가 귀에 대고 속삭였다.


“너희 일행 중에 설원의 마검사도 같이 있었지? 너희가 어떻게 새로운 신분을 얻었는지는 모르겠다만, 한 가지 해줄 일이 있다. 설원의 마검사를 내 앞에 데려와. 그러면 너희는 무사할 수 있어.”


미리와 리아나가 ‘이거 미친 거 아냐?’ 하는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었지만, 고개를 쳐들고서 유쾌한 웃음을 터트리느라, 사라는 그녀들의 안쓰러운 눈빛을, 안타깝게도 보지 못했다.




“이렇게 빨리 만나게 될 줄이야. 반가워, 사라 시헤리드라고 해. 사람들은 리아센의 폭풍이라고 부르지. 아직은 설원의 마검사 보다 내가 조금 더 유명할 거야.”


영주성 접대실에 앉아 아리시아를 기다리던 사라 시헤리드는 아리시아를 데려온 시녀가 문을 닫고 나가자마자 몸을 벌떡 일으켜 아리시아를 향해 달려와서는 수다를 쏟아냈다.


“이런, 서있지 말고 여기 좀 앉아.”


아리시아를 자리에 앉히고서 탁자에 놓인 와인 병을 들어 흔들어 보이면서 그녀가 물었다.


“술 좋아해?”


그대로 서서 계속 와인병을 흔들고 있는 사라에게 아리시아는 아니요, 하고 짧게 대답한 후에 입을 닫았다. 머슥해진 사라가 헛기침을 내 뱉으며 병을 내려놓았다. 눈썹을 몇 번, 들썩여 움직이고는 칫, 재미없어. 하며 자리로 가 앉은 사라가 자신의 빈 잔에 와인을 따르며 다시 입을 열었다.


“그나저나...., 자기소개 안 해?”


잠시 그녀를 바라보던 아리시아의 입이 열렸다.


“아리시아라고 합니다.”


“그게 다야? 과묵하네.”


와인을 들어 마시는 사라를 바라보며 아리시아는 아리시아대로 그녀에 대해 생각했다. 바이올 대사제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반마족을 소탕하려는 무리의 일원이며, 어쩌면 수장에 속한 자일 수도 있는 여인. 물론 세리안이나 반마족을 비호해줄 마음 따위는 없었다.


“저를 보자고 하신 이유를 물어봐도 될까요?”


“질문도 할 줄은 아네.”


그제야 입을 삐쭉 거리며 웃음을 보인 사라가 장난기를 거둔 얼굴로 말했다.


“우선, 하나만 물어보지. 그대는 반마인가?”


“아닙니다.”


“좋아.”


사라가 고개를 끄덕이고는 다시 물었다.


“그대의 소문을 들었다. 후에야, 타지아에서 그대와 마주쳤던 일이 떠올랐지, 긴가민가 했지만, 그때 그대의 모습이 오랫동안 잊혀지지 않더니, 그런데 역시 그대가 설원의 마검사였군.”


뭔가 뿌듯한 듯, 사라가 입가의 미소를 지은 채로 와인을 한 모금 마시고서 잔을 내려놓았다.


“원래 그렇게 말이 없나?”


여전히 돌아오는 대답이 없자 그녀가 혼자 다시 말했다.


“나는 마스터가 된 후부터 사람들 앞에서 근엄한 척, 되도 않는 연기를 하며 살아야했는데, 그거 곤역이거든? 그런데 그쪽은 굳이 그렇게 근엄할 필요 없잖아? 아니면, 그쪽도 내가 모르는 사회적 지휘나 체면 같은 게 있나?”


“그냥, 성격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래? 신기하네. 재미는 없어.”


고개를 저으며 자리에서 일어난 그녀가 말했다.


“술맛은 떨어졌고, 그럼. 그대가 반마가 아니란 것은 확인 해 봐야겠지?”


“왜 그래야만 하죠?”


“여기 리아센이야. 내말을 거역할 수 있는 사람 많지 않아. 세일루니아에서 도망쳐 온 범죄자들은 더욱 더.”


말없이 자리에서 일어서는 아리시아를 바라보며 장난기가 묻어있는 웃음을 지어보인 사라가 아리시아의 등을 두드리며 말했다.


“그대도 마스터는 처음이지?”


그리고 보니.

아리시아의 눈가에도 작은 호기심이 깃들기 시작했는데 사라는 제대로 보지 못했다.




“여기 연무장을 하루 빌렸으니까 걱정하지 말고 끝까지 싸워보자.”


말을 마친 사라가 천천히 검을 들어올렸다. 철봉의 끝을 잡고 사라를 향해 검도의 자세를 취하고 있는 아리시아를 바라보며 사라가 들었던 검을 내려놓고 말했다.


“얘기는 들었는데, 희한한 무기를 사용하네? 마법..., 그 철봉, 마법유물이야?”


뭐가 그리 좋은지, 히죽이죽 웃어대는 사라였지만, 정작 마주선 아리시아는 별 감흥이 없었다. 딱히 해줄 말도 없었고. 다시 말이 없어진 아리시아를 향해 또 한 번, 입술을 삐쭉 내밀어 본, 사라가 검을 들어 올리며 자세를 취하다가 또 다시 검을 내려놓으며 입을 열었다.


“아! 그전에 우리 내기하나 하자.”


그제야 아리시아도 검도의 자세를 풀었다.


“우리 결과에 따라 지는 사람이 승자의 소원을 하나 들어주기로.”


아리시아가 뭐라 대답하기도 전에 검을 들어 올린 사라가 간다! 하고 소리치며 땅을 박찼다.

순식간에 아리시아의 앞으로 다가온 사라의 검이 아리시아의 왼쪽 어깨를 베어왔다. 사라가 그랬던 것처럼 아리시아의 신형도 빠르게 옆으로 이동하며 이번에는 그녀의 봉이 사라의 허리를 향해 날아갔다. 기다란 철봉의 범위에 인상을 구긴 사라가 몸을 공중으로 띄웠다. 그녀의 신형이 두 바퀴쯤 돌아 멀리 날아가서는 자리를 잡고 섰다.


“역시! 빠른걸, 봉술도 정말 훌륭해. 이런 체술은 태어나서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그런대도 네가 반마가 아니라고?”


“나는 반마족이 아니예요.”


“알아!”


소리치듯 외친 그녀가 빠르게 날아와 이번에는 아리시아의 가슴을 향해 검을 뻗었다. 그녀의 검에 하얀 기류가 흘렀다.

얇은 얼음으로 덮인 아리시아의 철봉이 그녀의 검을 쳐내고는 곧바로 그녀의 턱을 향해 날아갔다.

검으로 막을 시간이.....

칫, 하고 혀를 차며 어쩔 수없이 손목을 가져다 대는데, 손목에 닿은 촉감이 없었다. 몸을 뒤로 빼내며 만져보니 멍도 들지 않았다. 자신의 손목을 비비며 사라가 말했다.


“지금, 나 봐 준 거야? 나 그런 거 별로 안 좋아 하는데?”


그러나 역시 돌아오는 대답은 없었다.

흥, 하고 콧바람을 내뿜고서 다시 달려든 사라의 검이 아리시아의 정수리로 날아들었다. 더욱 빨라진 속도였지만, 마치 알고 있었다는 듯이 아리시아의 철봉이 이미 그녀의 정수리 위를 가로막고 있었다.


쳇, 하고 혀를 차며 발로 아리시아 턱을 차는데, 오른 손으로 사라의 발목을 낚아 채 잡은 아리시아가 그대로 사라를 집어던졌다. 사라의 몸이 볼품사납게 바닥을 구르며 그대로 멀리 날아갔다.

십 여 미터쯤을 굴러 겨우 착지한 사라가 몸을 일으키며 미간을 구겼다.


“생각보다.....”


말을 이으려다 혀에 느껴지는 비릿한 느낌에 침을 뱉어보니 피가 고여 나왔다.

얼마 만에 보는 피인지.

다시 한 번, 퉤, 하고 붉은 침을 뱉어내고서 검을 들어 올린 그녀가 다시 땅을 박차며 내달렸다.


“이제 전력으로 간다.”


그녀의 신형이 또 다시 두 배쯤 빨라진 속도로 아리시아를 향해 쇄도 했다. 검을 휘두르는 속도도 놀라울 정도로 높아져, 아리시아의 몸 이곳저곳을 노리며 날아들었다. 정신없이 사방으로 날아드는 검을, 그러나 아리시아는 아리시아대로 사라의 속도에 맞춰 방어하고 있었다. 순식간에 50번쯤의 칼질이 오고 갔다. 얼핏 마구잡이로 휘두르는 듯 보이는, 그러나 결코 범인의 눈으로는 보고 피할 수도 없을 만큼 빠른, 움직임이었다.

고작 오 분 정도의 시간이 흐르고 다시 거리를 둔 두 사람이 서로를 바라보며 섰다. 그러나 두 사람의 행색은 너무나 상반되게 달랐는데, 거친 숨을 몰아쉬고 있는 사라와는 다르게 아리시아의 모습은 너무나 평온했다.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약이 바짝, 오르기 시작했다.


“너 반마족이지?”


아리시아가 철봉 끝으로 툭, 하고 바닥을 내리쳤다. 그와 함께 철봉에서 떨어져 나온 얼음 조각들이 바람에 녹아 휘날려갔다.


“전 반마족이 아니에요.”


“알아, 안다고.”


괜히 심술을 담아 소리치고는 거칠게 검집에 검을 꽂으며 말했다.


“비긴 걸로 해. 참고로 나는 오러블레이드를 사용하지 않았어!”


승패에는 별 관심이 없었으므로, 아리시아는 가만히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그런 아리시아의 모습에 더 약이 오른 사라가 빽 소리를 지르며 물었다.


“너? 어떻게 되먹은 인간이야?”


아리시아가 그녀를 바라봤다. 아리시아와 눈이 마주치자 그녀가 더욱 열이나 소리쳤다.


“그래 니가 반마족이 아니라고 치자. 그럼 뭐야? 내가 나이 50이 넘어 마스터가 되었다. 그것도 대단한 천재야 나! 그런데 넌! 근데 너 몇 살이야?”


그녀의 외모만 보면, 이십대, 이곳의 나이라고 해도, 삼십대를 넘지는 않으리라, 그런 자신이 마스터를 이겼으니, 인간이라 한들 자신도 믿지 못할 테다. 하지만 사이보그에 대한 것도, 정령에 대한 것도 설명하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 아리시아가 잠시 고민에 빠져 있는 사이, 조금은 평온해진 얼굴의 사라가 말했다.


“소원은 들어주지.”


아리시아가 그제야 흥미를 보이며 말했다. 그녀의 입가에 오랜만에 밝은 미소거 그려졌다.


“리아나에게 검술을 가르쳐 주세요.”


“리아나? 아! 채도얀 가문의 견습기사라는 아이 말이지?”

의아한 얼굴로 사라가 물었다.


“왜? 제자라고 하지 않았어?”


작가의말

하루 늦었으니, 조금 길게 올려요. 대결 장면이 영 마음에 안드네요. 고쳐야 할텐데 지금은 봐도 더 나오지 않겠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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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 제9장 - 어둠의 신전으로 모시겠습니다.(2) +1 15.05.05 427 4 20쪽
57 제9장 - 어둠의 신전으로 모시겠습니다.(1) +1 15.05.04 484 6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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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제6장 - 므로도스가의 마법사이십니까?(1) +1 15.04.07 626 12 17쪽
29 제5장 - 제게 검술을 가르쳐 주실 수 없나요?(8) +1 15.04.06 562 9 18쪽
28 제5장 - 제게 검술을 가르쳐 주실 수 없나요?(7) 15.04.05 503 13 18쪽
27 제5장 - 제게 검술을 가르쳐 주실 수 없나요?(6) +1 15.04.04 449 11 14쪽
26 제5장 - 제게 검술을 가르쳐 주실 수 없나요?(5) +1 15.04.03 421 12 17쪽
25 제5장 - 제게 검술을 가르쳐 주실 수 없나요?(4) +2 15.04.02 550 14 17쪽
24 제5장 - 제게 검술을 가르쳐 주실 수 없나요?(3) +1 15.04.01 463 15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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