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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르영 님의 서재입니다.

다차원 코인 전쟁

웹소설 > 작가연재 > 퓨전, 현대판타지

미르영
작품등록일 :
2018.01.07 14:34
최근연재일 :
2020.12.28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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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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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22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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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차원 코인전쟁-069

모든 것이 연결될 때




DUMMY

유준우의 공격이 점차 빨라지고 있는 가운데 민준이 기세를 읽는 속도도 빨라지고 있었기에 공방이 길게 이어졌다.


‘확실히 천재적이다.’


상대를 인식하는 것부터 간격을 재는 것까지 점점 나아지는 민준을 보면서 유준우는 마음이 흡족했다.

민준 또한 마찬가지였다.

칼라리파야투를 배울 때 관장과 실전과 같은 대련을 하면서도 느끼지 못한 감각에 흥분이 되었다.


‘형이 알려주려는 감각이 이런 것이구나. 흥분하지 말고 이 감각을 계속 유지해야 한다.’


유준우가 진심으로 움직이면 피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이미 깨닫고 있었던 민준은 집중해서 감각을 유지했다.

유준우가 알려주려는 것을 전부 흡수해야 했기 때문이다.

집중이 고조된 상태에서 어느 정도 여유를 되찾은 민준은 새로운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자신이 움직이는 형태에 따라 유준우가 상황에 알맞게 공격하는 것이라는 것을 알아차린 것이다.


‘어쩌면 기회일지도 모르니 그것도 시도해보자.’


민준은 오랫동안 고민해 오던 것을 실행해 보기로 했다.

뇌를 분화하는 수련을 이번 기회에 해보기로 한 것이다.

우선 의식을 나누어 밀려드는 감각에 집중했다.



제4장. 둘만의 실전 같은 수련.


민준은 나누어진 의식을 통해 유준우가 어떤 식으로 공격을 이어갈지 생각하며 반격에 나섰다.


퍼퍽!

퍼퍼퍼퍽!


엄청난 속도로 두 사람의 손과 발이 연신 부딪치면 둔탁한 타격음이 장내를 맴돌았다.

실전에 가까운 두 사람의 공방은 웬만한 무인들도 따라가지 못할 정도의 속도로 길게 이어졌다.


‘기세를 실었는데도 전혀 위축되지 않는구나.’


공방이 한참 동안 이어지는 가운데 자신의 기세를 흘리며 당당하게 맞서는 모습에 유준우는 감탄을 거듭하고 있었다.

흘러내린 땀방울로 인해 옴 몸이 젖고, 호흡이 가팔라 답답한 가운데도 끝까지 이어가는 모습이 대견하기까지 했다.


퍼퍽!

파파팟!


제법 묵직한 자신의 공격을 막아내는 모습을 보며 유준우는 뒤로 물러나 민준을 바라보았다.


“하아! 하아!”

“살기에 가까운 기세를 이기고 상대하는 것이 어려웠을 텐데 공방의 순서를 생각하며 반격하다니 정말 대단하다.”


민준이 지금 어떤 마음가짐으로 대련에 임했는지 알고 있었기에 유준우는 칭찬했다.


“후우우! 아직 멀었어요. 형!”

“그래, 그런 마음가짐은 좋다. 끝까지 계속할 수 있다면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을 테니 내일도 최선을 다해라.”

“그럴게요.”


지쳤을 텐데도 눈을 반짝이며 자신을 바라보는 민준의 모습에 유준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아직 호흡이 많이 남았구나. 머지않아 따라잡겠다.’


태연한 표정으로 바라보는 것과는 달리 유준우는 놀란 마음을 진정시키고 있었다.

민준의 호흡이 빠르게 진정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허점을 지적해주던 지난 대련과는 달리 이번에는 자신이 가진 역량의 반 정도를 발휘했다.

살의에 가까운 기세를 실었음에도 헤매지 않고 막거나 회피하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던 까닭이다.


‘그것도 그렇지만 도무지 믿을 수 없는 것뿐이구나. 기세를 감춘 마지막 공격에도 반응하니 말이야.’


대련하며 대부분 공세에 기세를 실었지만, 중간 중간에 섞은 몇 수는 암중에 움직인 것이었다.

그런데도 공격을 피하며 반격까지 하는 것을 민준을 보면서 경악하지 않을 수 없었다.

어느 정도 실력이 있는 진짜 무인이라 할지라도 막을 수 없는 것들이었기 때문이다.


‘진짜 감각적으로 암수를 느낄 수 있다면 확실히 실전 위주로 가야 한다. 감각을 벼릴수록 실력이 늘어날 테니까.’


처음 대련했을 때와는 완전히 달라진 움직임으로 볼 때 민준이는 실전에 강한 타입이었다.

조금씩 강도를 높이며 경험을 쌓게 한다면 제 한 몸은 충분히 지킬 수 있을 것이 분명했다.

나름대로 심혈을 기울여 정련한데다가 감각마저 자신의 예상을 훨씬 뛰어넘은 터라 유준우는 마음이 흡족했다.


‘이제 더 살펴볼 것도 없다. 이대로 가자.’


“오늘은 이만하도록 하고 내일 같은 시간에 나오도록 해라. 내일부터 강도를 더욱 높일 테니 각오하고!”

“알았어요.”

“이만 들어가서 쉬어라.”

“형도 조심해서 가세요.”

“그렇게 하마. 너 먼저 내려가라.”

“예.”


파파팟!


깊은 어둠이 드리운 등산로를 날다람쥐처럼 뛰어 내려가는 모습을 보면서 유준우는 역시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속도가 빠른데도 불구하고 자신과 맞먹을 만큼 은밀함을 유지하는 것을 보면 타고난 것 같았다.


‘내가 꾸고 있는 꿈의 끝이 어디일지 정말 궁금하구나.’


싸우면서 순식간에 자신의 단점을 없애는 민준의 모습은 정말이지 경이적일 정도였다.

미래를 예언하듯 다가오는 자신의 꿈이 무엇을 향한 것인지 기대가 매우 커졌다.

경악할 정도의 자질을 지닌 천재와 인연을 잇게 된 것이 보통 일이 아니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가보자.’


유준우는 빠르게 산자락을 타고 넘었다.

은밀함을 유지하며 안가 근처로 간 유준우는 어제와 같은 방법으로 감시자들의 시선을 피해 안으로 들어갔다.

어제와는 달리 1층까지 내려가 침입자의 흔적을 살핀 후 아무도 들어오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하고는 침실로 갔다.

침실에 들어온 후 블라인드를 들쳐 감시자들을 확인했다.


‘침입한 흔적은 없고, 주변에 다른 감시자들도 없는 것을 보면 아직은 증원이 되지 않은 모양이군. 그렇지만 저 두 사람만으로 감시하기는 벅찰 것이다. 내 실력을 짐작하고 있을 테니 내일 정도면 감시 인원을 늘리겠구나.’


내부에 설치한 CCTV와 도청기가 사라진 이상 저렇게 비상식적인 감시체계를 유지하는 것도 길지 않을 터였다.

차 안에 있는 자들이 베테랑이기는 하지만 이 정도의 감시체계만 유지할 자들이 아니었다.


‘새로운 감시자들이 충원되면 눈길을 피하는 게 그리 쉽지 않을지도 모르겠지만 그렇다고 나를 찾아낼 수는 없을 거다. 일단 임무가 떨어질 때까지는 시간을 낼 수 있을 거다.’


비밀 조직에서는 자신이 무인이라는 사실을 모르고 있다.

전략적으로 중요한 자원인 무인을 감시 인원으로 보내지는 않을 테니 민준을 가르칠 시간은 충분히 있었다.


‘일단 한숨 자고 난 뒤 생각하자.’


대련은 하지만 민준을 다치게 할 수는 없기에 생각보다 많은 힘과 정신 쏟은 탓인지 피곤함이 느껴졌다.

DMZ를 넘어 무수한 임무를 수행했을 때도 별로 느껴보지않았던 피로감이지만 기분은 좋았다.

그만큼 민준의 성취 속도가 빠르다는 증거였기 때문이다.

침대에 누운 유준우는 그대로 잠에 빠져들었다.


* * *


유준우가 안가로 도착했을 무렵 집으로 돌아온 민준은 바닥에 가부좌를 틀고 한참 운기를 하고 있었다.

의식 속에서 천환무를 펼치고 동작에 맞춰 호흡하는 것이라 그다지 어려운 것이 없는 터라 깊이 빠질 수 있었다.

민준은 한 차례 운기를 행한 후 눈을 떴다.

비록 한 번만 운행하는 것이지만 거의 3시간 정도 시간이 걸리는 일이라 창가에는 벌써 날이 밝아오고 있었다.


‘아직 완벽하게 각인이 된 것이 아니라 전신으로 느끼지는 못하지만 완성하게 되면 큰 힘이 될 거다. 그나저나 준우 형이 나를 찾아온 것을 보면 새로운 꿈 때문인 것 같은데 어떤 꿈을 꾼 걸까?’


자신에게 쓸데없는 것을 가르치지는 않았을 테니 기를 각인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될 것은 분명했다.

내력과 기세를 실은 무인의 공세를 막을 정도로 성과가 있었지만, 민준은 그것보다도 유준우의 꿈이 더 궁금했다.

운기법을 전하고 대련을 해주는 것을 보면 꿈 때문인 것이 분명하지만 그게 다가 아닌 것 같아서였다.


‘어느 정도 수준에 오르면 말해 줄 테니 기다려 보자.’


민준은 이부자리를 정리하고 밖으로 나갔다.

성찬이 식탁에 앉아 차를 마시고 있었다.


‘체육복을 입으신 걸 보면 등산을 하실 생각이구나.’


일찍 일어나게 되면 자신을 따라 등산로 중턱까지 올라갔다 오는 것으로 운동하는 아버지였다.

집에 있으려고 했는데 그럴 수가 없을 것 같았다.


“일어났구나.”

“아빠, 같이 가시게요?”

“그러려고 하는데.”

“좋네요. 그렇게 하세요.”

“나가자.”


두 사람은 함께 집을 나선 후 청계산 자락까지 걸어갔다.

민준은 보조를 맞춰 천천히 걸었다.


“민준아, 요사이 아픈 데는 없지?”

“하하하! 그럼요. 정말 건강해요.”

“다행이구나. 운동을 열심히 하는 것은 좋지만 절대 무리하지는 말아라.”

“걱정하지 마세요. 아빠.”

‘죄송해요.’


민준은 미안한 마음이 컸다.

뇌 분화로 인해 갑작스러운 발작이 몇 번 있었고, 대놓고 묻지는 않지만 걱정하는 것을 아는 까닭이다.

수련 성취가 높아져서 신경계통이 성장하느라 그런 것이지 몸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다.

사실대로 말씀드리지 못하는 것이 죄송스럽지만 지금은 부모님께 발작을 들키지 않는 게 최선이었다.


“그래. 조금 빨리 걸을까?”

“그래요.”


조금 빠른 걸음걸이로 산 중턱까지 올라갔다.


“후우! 후우!”

성찬도 꽤 열심히 운동하시는 편이라 남들보다 체력이 좋은 편이신데도 민준의 속도를 맞추느라 호흡이 가팔랐다.

산 중턱에 있는 공터까지 보통 사람이 1시간 정도 걸리는 거리를 30분에 올라온 터라 조금 힘들어 보였다.


“괜찮으세요?”

“후우우! 힘들구나. 넌 괜찮은 거냐?”

“매일 이렇게 해서 그런지 아무렇지 않아요.”

“체력에는 자신이 있는데 이제 너한테는 못 당하겠다.”

“아버지도 대단하신 거예요. 우리랑 비슷하게 오르신 분들은 지금 반 정도 올라왔을걸요.”

“그렇기까지야 하겠냐? 이제 수련할 거지?”

“그러려고요.”

“난 스트레칭을 하고 있을 테니까 너는 수련해라. 대신 무리하지 않아야 한다는 건 알지?”

“알고 있어요. 아빠.”


성찬이 호흡을 가다듬으며 스트레칭을 하는 것을 보며 민준은 공터 중앙으로 가서 자세를 잡았다.

민준은 무공을 수련하는 것을 들키지 않기 위해 칼라리파야투를 펼쳤고 성찬은 몸을 움직이며 구경했다.

민준은 순서에 맞춰 칼라리파야투를 이어나갔다.

시간이 조금 흐른 후 민준은 그냥 하는 것보다는 나을 것 같아 유준우가 알려준 방법대로 운기를 하며 호흡을 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무공을 펼치기 시작했다.

힘과 기세가 살아있는 민준의 움직임에 스트레칭을 하던 성찬은 어느 사이인가 넋을 놓고 쳐다보기 시작했다.


‘수련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도 훨씬 편하구나.’


보통 다섯 번의 호흡을 해야 했는데 오늘은 좀 달라졌다.

호흡하는 수는 변함이 없는 상태지만 숨을 쉬는 길이가 어제보다 조금이나마 늘어나 있었다.


‘운기를 하고 기가 신체에 각인이 되기 시작하면 호흡수가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난다고 하더니······.’


길이가 늘어나면 자연적으로 호흡하는 수가 줄어드는 결과로 나타나는 것을 알기에 민준은 기뻤다.

수련 성취가 높아진 것을 상징하는 의미였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어떻게 이렇게 빠를 수가 있지?’


호흡수가 줄어든 것이 아주 적기는 하지만 그것이 얼마나 놀라운 일인지 잘 알고 있기에 민준은 원인을 찾았다.


‘절대 운기만으로 줄어든 것이 아닌 것은 확실하다. 아무래도 준우 형과 실전에 가깝게 대련한 게 도움이 된 것이 분명하다. 그렇다면 대련에 더욱 집중해야겠다. 다음부터는 준우 형이 어떤 식으로 움직이는지 더 자세하게 살펴보자.’


멀티태스킹이 원활해진 터라 민준은 대련하면서 유준우의 움직임을 자세하게 살펴보기로 했다.

민준은 천천히 수련을 멈췄다.




새로운 세상이 찾아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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