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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르영 님의 서재입니다.

다차원 코인 전쟁

웹소설 > 작가연재 > 퓨전, 현대판타지

미르영
작품등록일 :
2018.01.07 14:34
최근연재일 :
2020.12.28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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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26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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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차원 코인전쟁-073

모든 것이 연결될 때




DUMMY

“이런! 가게로 나가실 시간이구나.”


민준은 밖에서 들리는 소리에 거실로 나갔다.

부엌에서 유정이 식구들이 먹을 아침을 준비하고 있었다.


“안녕히 주무셨어요?”

“오냐. 그런데 왜 이렇게 일찍 일어난 게냐?”

“오늘부터는 운동하는 시간을 조금 늘리려고요.”

“그렇게 해도 괜찮은 게냐?”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거예요. 할머니.”

“그래. 아범한테는 내가 말을 할 테니 운동하고 오너라.”

“예. 다녀올게요.”


걱정스러운 빛이 역력한 할머니를 뒤로하고 집을 나섰다.

등산로를 따라 올라가 공터에 도착한 민준은 유준우와의 대련을 생각하며 수련을 해나갔다.

유준우의 움직임과 자신의 움직임을 되새기고 대련 상황을 복기하는 수련이라 쉽지는 않았다.

1시간 정도 격하게 움직였더니 숨이 차올랐다.


“후우우! 확실히 전력을 다하지 않았구나. 어느 정도인지 몰라도 준우 형만큼 되려면 아직 멀었다.”


민준은 상황을 복기하면서 유준우가 자신과 대련을 하면서 전력을 다하지 않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유준우를 넘어 자신이 원하는 수준만큼 되려면 아직도 갈 길이 먼 것 같아 마음이 착잡했다.


“꾸준하게 하는 수밖에 없다. 이제는 다른 걸 해보자.”


언제 완성할지 모르겠지만 최대한 성취를 높여야 했다.

민준은 내력을 늘리는 것이 먼저라는 생각에 천환무의 초식을 수련하며 운기를 해보기로 했다.

심상으로 그리는 것과 같은 동작을 취하며 운기를 하면 정확하게 어떤 상황이 되는지 살펴보기 위해서였다.


의식을 나눈 민준은 초식을 수련하며 운기를 했다.

움직이며 호흡을 이어나가는 데 생각보다 효과가 좋았다.

거의 반 호흡을 줄여 형을 마칠 수 있었고, 가부좌를 틀고 할 때처럼 진득한 기운이 몸에 안착하는 것이 느껴졌다.


“내력을 축적하는 양에는 큰 차이도 없는 것 같으니 이런 식의 수련이 났겠다. 완전히 숙달된다면 적과 싸우면서도 내력을 모을 수 있을 테니까.”


동공의 새로운 관점을 깨달은 민준은 좌공보다는 동공에 주력하기로 결심을 굳혔다.

운기를 위한 심상 속의 움직임처럼 호흡을 따라 두 번 정도 초식 수련을 이어나간 민준은 산에서 내려왔다.

대문을 열고 집에 들어가니 어머니는 식사를 준비하고 계셨고, 아버지는 식탁에 앉아 신문을 보고 있었다.


“다녀왔습니다.”

“오늘도 혼자 갔다 왔구나. 다음부터는 같이 가자.”


민준은 아버지가 예전 보다 일찍 일어나서 혼자 운동하러 가는 것을 걱정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한 시간 정도 시간을 앞당겨서 깨우지 않았어요. 힘들지도 모르는데 괜찮으시겠어요?”

“매일은 힘들어도 일주일에 서너 번은 할 수 있을 것 같다. 월, 수, 금에 같이 나가는 것으로 하자. 일찍 일어나는 사람이 깨운 것으로 하고.”

“그래요. 아빠.”


할머니 때문에 그냥 지켜보기만 한다는 것을 알기에 민준은 아버지의 뜻을 따르기로 했다.


“어서 씻고 와라.”

“알았어요.”


화장실에 가서 씻고 나온 뒤 식탁에 앉았는데 오랜만에 어머니가 하신 반찬이 식탁 위에 있었다.


“오늘은 엄마가 계란말이를 했는데 어떠니?”

“하하하! 최고죠.”


계란말이는 어머니가 제일 잘하시는 반찬 중 하나라 민준은 엄지손가락을 들어 보였다.


“으음, 어디!”


아버지가 젓가락을 들어 맛을 보는 것을 보며 민준도 젓가락으로 계란말이 하나 집어 들고 먹었다.


“맛있네요.”


간도 딱 맞고 부드러워 아침에 먹기에 부담스럽지 않았다.

세 사람은 여러 가지 잡다한 이야기를 하며 밥을 먹었다.

맛있게 아침 식사를 끝낸 세 사람은 함께 집을 나섰다.

부모님과 함께 가게로 가서 할머니에게 인사를 하고는 성찬이 모는 차를 타고 등교를 했다.

민준은 학교에 도착해 차에서 내려 부모님께 인사를 했다.


“저는 들어갈테니 조심해서 가세요.”

“오냐.”

“오늘도 열심히 하고.”

“예, 엄마.”

“우린 간다.”

“저도 잘 다녀 다녀올게요.”


차가 가는 것을 지켜보다가 시선을 돌린 민준은 도현이 정문에서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 보였다.


‘오늘도 같구나. 참 지독한 녀석이다. 매일 같이 저러고 있으니 말이야. 좋은 녀석인 것은 확실하지만 아무리 저렇게 해봐야 친구가 될 생각은 전혀 없는데······.’


고개를 저은 민준은 도로를 건너 학교 정문으로 갔다.


“민준아, 좋은 아침이다.”

“······.”


인사를 하는데도 민준은 대답하지 않고 교실로 갔다.

집을 나올 때부터 의식을 나누어 운기를 하고 있어서 실랑이할 여유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인사를 받지 않자 머쓱한 표정으로 뒤를 따라 교실로 들어온 도현은 눈치를 봤다.


‘무슨 일이라도 있나? 어쩔 수 없나? 언젠가 넘어오겠지.’


다가오면 밀어내긴 하지만 그동안 대답 정도는 해주었는데 오늘은 본척만척하니 이상했다.

보통의 경우라면 포기할 일이지만 도현은 처음 봤을 때부터 민준이 마음에 들었었다.

더군다나 어렸을 때부터 친구가 없으니 도와주라는 아버지의 부탁을 받았던 도준은 다음 기회를 보기로 했다.

민준이 자리에 앉는 모습을 민준이 물끄러미 봤다.


‘도현아! 미안한 일이지만 어쩔 수가 없다. 아귀지옥을 살아가는 자들의 마수가 너에게 닿을 수도 있으니 말이다.’


아무 조건 없이 순수하게 자신과 친해지려는 도현에게 게 상처를 주는 것 같지만 이게 최선이었다.

자신과 엮이면 무슨 일을 당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민준은 좋은 친구라는 것을 알기에 도현을 위험에 빠트리고 싶지 않았다.


‘확실히 밝혀내야 하는데······.’


그동안 부모님과 할머니를 죽음으로 이끈 자들이 누구인지 꾸준하게 조사를 해왔다.

검찰청 컴퓨터를 해킹해서 부모님이 담당했던 사건들을 전부 확인해 봤었던 민준이었다.

아직 전산화된 데이터가 많지 않아 자료가 부족해 누가 부모님을 노리고 있는지 특정하기가 쉽지 않았다.

원한 관계나 사건 당사자일 확률이 높았지만 조사해야 할 상대를 모르니 답답할 뿐이었다.

다방면으로 알아보고 있지만 앞으로 일어날 사건에 영향을 미치지 않기 위해 소극적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었다.


자금을 만들기 위해서라고는 하지만 사실 민준이 유정의 투자를 도왔던 것도 정말 어렵게 결정한 일이었다.

유정이 자신의 정체를 감추고 투자를 할 수 없었다면 민준은 다른 방법으로 자금을 마련했을 터였다.

투자가 시작된 후 지금까지 신문을 확인하거나 해킹을 통해 미래의 기억과 틀어지는 점이 없는지 계속 살펴왔다.

다행스럽게도 큰 변동사항이 없어 어느 정도 안심하고 있지만, 그것도 어떻게 될지 모르는 일이었다.


민준이 유정의 일을 도운 건 가족에게 큰 문제가 없을 거라는 판단이 들었기 때문이지만 부모님 일은 달랐다.

섣불리 움직이다가는 모든 것이 틀어질 확률이 높았다.

능력자를 동원해 현직 검사 2명을 사고사로 위장해 죽일 정도의 힘과 배후를 자들이라 무조건 조심해야 했다.


‘후우, 도현이 때문에 생각이 번잡스러워졌다. 잡생각은 이제 그만하자. 시간을 빼앗기면 나만 손해다.’


앞으로의 난관을 헤쳐나가기 위해서는 무공은 필수라 운기로 내력을 끌어올려만 하는 시간이었다.

신체에 각인시킬 수 있는 기의 양을 늘려야 제대로 된 위력을 낼 수가 있고 능력자를 상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민준은 수업을 들으며 계속 운기를 했다.

한시도 쉬지를 않고 운기를 한 덕분이라 그런지 점심때쯤 호흡이 약간 줄어든 것 같아 기분이 무척 좋았다.


‘이런 속도면 훨씬 빨리 끝낼 수 있겠다. 점심시간이니 도시락을 먹고 다시 하자.’


서둘러 점심을 먹은 민준은 다시 운기를 했다.

학교 수업은 대충 흘러가는 대로 놔두면서 운기에 집중하며 시간을 보내다 보니 어느새 하교할 시간이 되었다.

교과서를 챙겨서 가방을 싸니 도현이 풀 죽은 표정으로 앉아 있는 것이 보였다.


‘에휴! 오늘 계속 울상이구나.’


쉬는 시간마다 틈틈이 말을 붙여 보는 도현이를 무시하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으니 저럴 만도 했다.

‘정말 마음이 편하지 않구나.’

워낙 밝은 성격이라 인기도 좋고, 같은 반 친구들을 휘어잡을 정도로 리더 기질을 발휘하는 도현이었다.

우거지상으로 있는 것을 보니 마음이 언짢았다.


‘얼른 가자.’


마음을 다잡고 자리에서 일어서려니 도현이 손을 잡았다.


“지, 집에 갈 거냐?”

“왜?”

“내가 너한테 잘못한 게 있나 해서······.”

“아니! 없어. 집에 가야 하니까 이것 좀 놔 줄래?”

“아, 알았다. 미안하다.”

‘애고, 그냥 그렇다고 할걸.’


당황스러워하면서도 안도하는 같은 눈빛을 보니 귀찮게 하는 것이 싫다고 말할 걸 그랬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 녀석이 무슨 죄냐. 다 나 때문인걸.’


도현을 뒤로하고 교실을 나선 민준은 집으로 향했다.

정거장에서 내린 후 가게로 가서 유정에게 인사를 하고 집으로 돌아와 지하에 있는 작업장으로 내려갔다.

지하에서 작업을 마칠 때까지 운기를 계속했는데 학교에서와는 달리 뇌를 분화시키는 수련을 함께 했다.

세 개의 의식을 활성화한 상태라 다른 것도 하고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범문을 외우는 것이었다.


‘훨씬 났구나.’


운기를 마친 민준은 수련 과정을 짚어봤다.

두 가지를 함께 수련하는 동안 범문 덕분인지 기의 흐름이 안정적이었고 발작은 일어나지 않았다.

세 개의 의식이 전보다 안정적이었다.


“확실히 의식을 분화시켜도 안정감을 주는구나. 어쩌면 준우 형이 범문과 운기 하는 법을 가르쳐 준 것이 나에게는 행운일 지도 모른다. 이 정도 안정감이면 뇌 분화가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것이 쉬워질 수도 있을 것 같으니 말이야.”


몸의 떨림이나 감정이 고조되는 일이 거의 일어나지 않는 것을 보면 계속 수련해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았다.

발작 때문에 부모님에게 들킬까 봐 수련하는 속도를 늦추고 있었는데 정말 희소식이 아닐 수 없었다.

각인 속도를 높이고 분화된 뇌의 안정을 돕는다면 수련 속도를 훨씬 빠르게 가져갈 수 있을 것 같아서였다.


철컹!


대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아무래도 부모님인 오신 것 같았다.


‘으음, 가게가 한 참 바쁠 시간이니 할머니는 아닐 테고 벌써 퇴근하고 오신 건가? 7시도 아직 안 됐는데······.’


얼른 자리에서 일어나 거실로 나갔다.

부모님이 현관문을 열고 들어오는 모습이 보였다.


‘큰일 날 뻔했다.’


뇌를 분화시키는 수련을 하게 되면 신경계통에 과부하가 걸려 신체가 떨리는 현상이 발생하게 된다.

범문을 외우면서 전보다는 덜 하지만 여전히 떨리는데 모르는 사람이 보기에 발작이 일어난 것처럼 보인다.

저녁 먹을 시간이 되어 수련을 멈추지 않았다면 들키고도 남았을 텐데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다녀오셨어요? 일찍 오셨네요. 그런데 무슨 날이에요?”

“호호호! 그동안 일이 바쁘다는 핑계로 너하고 너무 시간을 보내지 않은 것 같아서 오늘은 마음먹고 일찍 온 거야.”

“전 괜찮은데······.”

“내가 안 괜찮네요. 오늘은 같이 밖에서 저녁 먹고 함께 영화를 보러 갈 건데 넌 어떠니?”

“영화요?”

“그래. 이미 표도 예매해 두었단다.”

“저야 좋지요. 그런데······.”

“호호호! 녀석도! 할머니는 걱정하지 마라. 영화표를 예매해 주신 게 할머니시니까 말이야.”

“죄송해서 그러죠.”

“호호호! 역시 우리 아들이네.”

“녀석도! 할머니 쉬시는 날에 우리도 연가 내고 같이 영화 보러 가기로 했으니까 걱정하지 말고 나갈 준비나 해라.”

“알았어요. 아빠!”


정말 오랜만에 영화를 보러 가는 것 같았다.

할머니가 쉬시는 날에 가끔 같이 영화를 보러 갔지만, 부모님과 함께 가는 것은 거의 3년 만이었다.




새로운 세상이 찾아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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