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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르영 님의 서재입니다.

다차원 코인 전쟁

웹소설 > 작가연재 > 퓨전, 현대판타지

미르영
작품등록일 :
2018.01.07 14:34
최근연재일 :
2020.12.28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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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7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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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차원 코인전쟁-064

모든 것이 연결될 때




DUMMY

집을 나서 도로를 따라 달리기를 시작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감시의 눈길이 있음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집 안은 감시하지 못하니 사람을 붙인 모양이군.’


한적한 곳이라 직접 따라붙을 수 없었는지 차에서 감시하고 있었지만, 유준우의 감각을 피할 수는 없었다.


일정한 속도를 유지한 채 도로를 따라 한참을 달렸다.

감시자들이 타고 있는 차량이 멀리서 뒤를 쫓아오고 있다는 것을 알았지만 내색하지 않고 무심하게 달렸다.


유준우를 따르는 차량에는 2명의 사나이가 타고 있었다.

호송팀과는 달리 조직에 정식으로 소속된 요원들이었다.

원래 그들의 임무는 유준우가 안가로 이송되는 동안 호송 팀의 뒤에서 감시하는 것이 다였다.

본래의 임무가 끝났음에도 이렇게 뒤를 따르는 것은 본부로 귀환하는 도중에 감시를 할 수 없다는 무전 때문이었다.

사정상 특별 감시조 투입이 어려워진 까닭에 당분간은 자신들이 목표를 감시해야 했기에 안가로 와야 했던 것이었다.


다시 돌아와 감시를 시작했지만 잠이라도 자는지 집에서 꼼짝도 하지 않는 터라 내내 차에만 있었다.

그런데 난데없이 안가에서 나와 달리기 시작했기에 할 수 없이 뒤를 따르고 있었던 것이었다.

잠깐 몸을 풀고 말 것이라는 예상과는 다르게 달리는 시간이 점점 늘어나고 있었다.


“젠장! 도대체 어디까지 달리는 거야?”


차를 타고 뒤를 쫓는 자 중 하나가 2시간 넘게 달리는 모습이 지겨웠던지 불만을 터트렸다.

오랜만에 집에 돌아갈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예정에 없던 임무로 인해 모든 게 틀어져 화가 났던 것이었다.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몸을 푸는 정도로 끝낼 테니 얼마 걸리지 않을 거다.”


운전하고 있는 요원도 불만은 있었지만 목표의 특성상 어쩔 수 없는 일이라는 것을 알기에 동료를 다독였다.


“오늘은 좀 쉬나 했는데 이 모양이라니······.”

“정말 위험한 자라서 그러는 것 같으니 좀 참아라.”

“저놈이 뭐라도 되는 거냐? 고작 대북 임무 몇 번 처리한 게 고작인 것 같던데 말이야.”

“몇 번이 아니라 서른 번이다.”

“뭐라고?”

“절대 쉬운 자가 아니다. 도착하자마자 안가 안에 설치된 감시 장치를 전부 제거한 모양이더라.”

“어떻게 그걸?”

“여기 도착한 후 네가 소변보러 갔을 때 다시 무전이 왔었다. 그자가 안가 안에 있는 CCTV와 도청장치를 전부 제거했다는 연락이었다.”

“그게 쉽지 않은 일인데 어떻게 감시 장치를 전부 찾아낸 건지 모르겠다. 너는 어떻게 찾아낸 것 같냐?”

“그건 나도 나도 모르겠다. 그냥 한 번 훑어보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모니터가 꺼졌다고 하더라. 내부를 감시할 수 있어야 하는 데 걱정이다.”

“그게 무슨 걱정이냐? 기술팀이 다시 설치하면 될 텐데.”

“그게 말이다. 안가에 기술팀을 투입하는 일은 없을 거라고 하더라.”

“뭐라고? 그럼 어떻게 감시하라는 거냐? 특별 감시조가 투입되려면 아직 먼 것 같던데 말이야.”

“아무리 빨라도 두 주일은 걸린다고 하니 그동안은 우리가 감시해야겠지. 그것도 그거지만 우리도 절대 집 안으로는 들어가지 말라고 하더라.”

“아니 왜?”

“나도 그렇게 물었더니 들어갔다가는 절대 목숨을 보장하지 못한다고 하더라.”

“저자가 집에 부비트랩이라도 설치해 놨다는 거냐?”

“그런 것 같더라.”

“진짜 대단한 새끼네. 부비트랩까지 설치하고 말이야. 그래도 부비트랩 같은 건 해체하면 되잖아.”

“그게 좀 어려운 것 같더라.”

“그게 무슨 말이냐?”

“저자가 전에 설치한 부비트랩 때문에 중대 정도의 북한군 전력이 몰살을 당했다면서 절대로 들어가지 말라고 신신당부하더라.”

“집에 폭탄이라도 설치했다는 거냐?”

“폭탄은 아니라고 하는 것 같더라.”

“폭탄이 아니라고? 그럼 뭔데?”

“어떤 부비트랩인지는 모르지만 걸리면 몰살을 당한다고 했다. 그런데 워낙 위험해서 북한 애들은 아직도 저 자가 머물던 비트 근처로는 가지 않는단다.”

“미치겠네.”

“어쩔 수 없다. 감시팀이 본격적으로 투입되기 전에는 이렇게 지내는 수밖에 없을 것 같다.”

“내일이 결혼기념일인데 일 났군.”

“내일이 결혼기념일이었냐?”

“그래, 인마.”

“어쩔 수 없는 일이니 핑계나 잘 대라.”

“후유, 이제 핑계 댈 것도 없다.”

“외국에 갑작스럽게 출장을 갔다고 해라.”

“그것도 몇 번 써먹어서 안 통할 거다.”

“그냥 하니까 안 통하지.”

“그럼 어떻게 하라고?”


자신보다 먼저 결혼한 터라 방법이 있는 모양이었다.


“명품 하나 사서 선물로 주면 통할 거다.”

“너는 그렇게 하는 거냐?”

“어쩔 수 있냐? 하지만 직방으로 통하니까 그렇게 해라. 그렇다고 너무 비싼 것으로 사지 말고. 그렇게 했다가는 제수씨가 몇 날 며칠 바가지를 긁을 테니까.”

“고맙다. 그 방법이라면 해결될 것 같다.”

“그나저나 돌아갈 모양이다.”


일상적인 대화를 나누면서도 시선을 떼지 않고 있었던 두 사람은 유준우가 방향을

돌려 집으로 향하는 것을 봤다.


“그러게. 지나쳤다가 다시 돌아와야겠다.”

“들키지 않게 속도를 좀 올려라.”

“알았다.”


핸들을 잡고 있던 요원이 빠르게 차의 속도를 올린 후 유준우를 지나쳤다가 어느 정도 달린 후 멀리서 차를 돌려 다시 뒤를 쫓기 시작했다.

유준우는 차의 속도를 빠르게 올리고 가까이 지나칠 때 고개를 돌려 얼굴이 노출되지 않도록 한 것을 볼 수 있었다.

멀리서 차를 돌려 자신의 뒤를 쫓아오고 있는 감시자들이 베테랑이라는 사실에 유준우는 인상을 찌푸렸다.


‘안가를 빠져나가는 게 어렵지는 않지만 노련한 자들이니 조심스럽게 움직여야겠다. 민준이 집이 여기서 그리 멀지 않은 곳이니까 시간은 충분할 거다.’


감시자들이 만만하지 않았지만 그다지 염려할 건 없었다.

정보계통에서 오래 굴러먹은 자들이 분명하지만, 무인의 기척을 느낄 만한 수준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안가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이 민준의 집이다.

산을 가로지르면 5km도 되지 않은 거리라 언제든 기회를 만들 수 있었기에 꾸었던 꿈대로 만나야 큰 문제는 없었다.


‘무인들이 아니니 내가 이곳을 빠져나가는 건 알아차리지 못할 테지만 최대한 조심스럽게 움직여야 한다. 민준이의 존재가 드러나면 문제가 커질지도 모르니 말이야.’


기이한 꿈을 꾸기 시작하면서 이어지게 된 인연이다.

그 끝에 무엇이 있을지 모르는 마당이라 비밀 조직에 민준을 노출 시킬 수 없었기에 조심스럽게 움직이기로 했다.

움직일 동선을 확인하며 달리기를 마친 후 안가로 돌아온 유준우는 몸을 씻은 후 일단 침실로 가서 잠을 청했다.


침대에 눕자마자 곧바로 잠이 들었던 유준우가 눈을 뜨고 일어난 시간은 새벽 2시가 넘어갈 무렵이었다.

자명종이 없어도 언제든지 자신이 원하는 시간에 일어날 수 있었는데 특수부대에 들어가면서 체득하게 능력이었다.

유준우는 비밀 공간을 열어 침투용 검은색 특수복을 찾아 입은 후 창으로 다가가 블라인드가 들춰 밖을 확인했다.


‘앞쪽만 감시하는 것 같으니 뒤로 가면 문제 없겠군.’


감시자들이 있는 위치를 확인한 유준우는 내부 계단을 이용해 옥상으로 올라갔다.

옥상 난간이 높아 허리를 숙인 후 감시하는 차량이 있는 곳과는 반대편으로 움직였다.


스르르르!


유준우는 거미처럼 벽을 타고 밑으로 내려갔다.

감시자가 있는 곳은 도로지만 건물 뒤쪽은 청계산 자락이 맞닿아 있었던 터라 소리 없이 숲으로 숨어들 수 있었다.

어둠이 스며들 듯 숲을 헤쳐나간 유준우는 감시하는 차량이 보이지 않는 지점에서 도로로 나갔다.

그리고는 빠르게 달리기 시작했다.

도로로만 가게 되면 빙 돌아가야 하는 터라 가는 도중에 산을 타기 시작했다.

산자락만 넘으면 바로 민준의 집이 있는 곳이었다.


‘저기로구나.’


산등성이를 넘어오자 집들이 보였다.

도로 쪽에는 주로 음식점들이 있었고 뒤쪽으로 조금 떨어진 곳에는 주택들이 있었다.

아래쪽으로 시선을 돌리자 민준에게 이야기를 들었던 국밥집 간판을 볼 수 있었다.


‘뒤쪽에 있는 큰 집이라고 했었는데, 저기로군.’


가게를 돌아 길을 따라가서 민준의 집을 찾을 수 있었다.

유준우는 빠르게 산자락을 타고 내려갔다.


‘여기구나.’


군산에서 자신에게 말한 대로 대추나무가 많아 민준의 집임을 바로 알아볼 수 있었다.


‘약속 장소와 시간을 정하자.’


비밀스러운 만남이 되어야 하기에 시간은 지금으로 하고, 만날 장소는 자신이 타고 내려온 등산로 쪽으로 잡았다.

유준우는 문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는 곳에 민준이 알아볼 수 있도록 자신만의 표식을 남겼다.

꿈을 꾸게 되면 자신이 찾아올 것이고, 그때 남기게 될 표식을 사전에 민준과 약속해 놓았던 것이었다.


‘똑똑한 녀석이니 잘 찾아오겠지.’


표식이 민준에게 알려준 대호 정확하게 만들어졌는지 다시 한번 확인한 유준우는 곧장 자리를 떠났다.


* * *


일찍 일어나 거실로 나가보니 식탁이 차려져 있었다.

할머니가 가게로 나가시기 전에 어머니가 편하도록 찌개만 데워서 먹으면 될 정도로 차려 놓으신 거다.


“어머니가 일을 편하게 하실 수 있도록 항상 그러셨다고 하니 며느리 사랑이 정말 유별나시구나. 아직 주무시나?”


조용한 것을 보니 부모님은 아직 주무시는 중인 것 같다.


“피곤하신 모양이니 오늘은 혼자 하자.”


아버지하고 같이 산을 타고 싶었지만, 며칠 동안 사건 조사하느라 피곤하신 것 같아 민준은 그냥 혼자 하기로 했다.

조용히 화장실로 간 민준은 간단하게 세수를 하고 나왔다.


아직 해가 뜨지 않아 사방이 아직은 어두웠다.

일출이 머지않은 여명이라 슬슬 밝아질 것이기에 산자락을 타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 같았다.

대문을 나선 민준은 빠르게 달리기 시작했다.

그렇게 달리다 보니 해가 뜨는지 서서히 여명이 깃들었다.


‘이러다 늦겠다. 얼른 올라가자.’


일출을 보고 싶어 빠르게 산자락을 타고 올라가던 민준은 중턱쯤에서 해가 뜨는 것을 느끼고는 잠시 멈춰 섰다.

남한산성이 있는 방향에서 해가 솟는 것이 보였다.


‘언제 봐도 장관이구나.’


오늘은 날이 맑아서 어제보다 태양이 선명한 것 같았다.

본격적으로 준비를 시작한 후라 조금 긴장하고 있었는데 좋은 기운을 받은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사람들이 올라오기 전에 빨리 가자.’


등산객을 피해 만들어 놓은 공터가 근처에 있기에 빠르게 달려간 민준은 잠깐 스트레칭을 한 후 수련을 시작했다.


파파파파팟!!


자신이 할 수 있는 최대의 속도로 움직이자 공기를 가르는 소리가 내 주변에서 연이어 터져 나왔다.

할머니에게 가문의 유산을 얻은 이후로 수련을 쉬지 않았던 민준은 기운의 수발이 자유로워졌음을 깨달았다.


‘확실히 달라졌다. 그렇지만 준우 형이 보여 준 것을 완벽하게 내 것으로 만들려면 이것만으로는 곤란하다.’


수련하면서 알게 된 것이지만 유준우는 자신에게 보여주기 위해서 무공을 천천히 펼쳤었다.

자신에게 보여주기 위해서 천천히 움직인 것이었다.




새로운 세상이 찾아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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