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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르영 님의 서재입니다.

다차원 코인 전쟁

웹소설 > 작가연재 > 퓨전, 현대판타지

미르영
작품등록일 :
2018.01.07 14:34
최근연재일 :
2020.12.28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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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6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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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차원 코인전쟁-054

모든 것이 연결될 때




DUMMY

전자기파 때문에 서버를 찾는 것은 그다지 어렵지 않았다.


‘전자잠금장치구나.’


서버가 있는 사무실 문은 보기 드문 전자 잠금장치가 달려 있었는데 컴퓨터나 마찬가지라 여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워낙 구조가 간단한 것이라 내부 회로를 간섭하는 것만으로도 잠금장치가 금방 열 수 있었다.

안으로 들어간 민준은 전자기파를 다룰 수 있는 능력을 발휘해 머릿속에 만들어 둔 프로그램을 서버에 심었다.

일을 마치고 곧장 밖으로 나와 입구로 가니 민준을 불렀던 청원경찰이 보이지 않아 다행이라 여기며 건물을 나섰다.


‘여기도 이런 데 한국통신도 쉽지 않겠다. 시간이 너무 늦었으니 오늘은 이만 집으로 돌아가서 살펴보자.”


외주 용역 업체인데도 출입을 관리하는 것을 보면서 민준은 한국통신에서의 작업이 쉽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네트워크 기간망을 관리하는 한국통신인 만큼 들어가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계획을 일부 변경했다.


건물로 들어가기 전까지 몇 가지 방안을 생각했고, 서버에 프로그램을 심으면서 기존에 구상한 특별한 코드를 심었다.

다른 방법으로 기간망을 장악하기 위해서였다.


주민등록 전산망은 한국통신망과 연결이 되어있다.

직접 연결이 되어있기에 심어둔 코드들이 활동을 시작하게 되면 자신이 원하는 효과를 발휘하게 될 것이다.

심어둔 프로그램을 복사한 후 조각조각 나누어 한국통신 서버로 전송할 테니 장악할 수 있을 터였다.

이럴 때를 대비해서 코드를 만들고, 인터넷과 전화망에 깔아 둔 것이 없었다면 어려운 일이었을 것이었다.


’할머니가 걱정하시겠다.’


민준은 서둘러 도로로 나와 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갔다.

집에 오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렸는데 밤이 늦은 시간이라 할머니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민준은 맞았다.


“왜 이렇게 늦은 게냐?”

“도서관에서 책을 보다가 시간 가는 줄 몰랐어요. 두 분은 오늘도 못 들어오시는 거예요?”

“그런가 보더라. 그런데 밥은 먹은 게냐?”

“아직 못 먹었어요.”

“아니 밥도 안 먹고 뭐 했어?”

“책에 정신이 팔려서, 죄송해요. 할머니.”

“얼른 차려 줄 테니 씻고 나와라.”

“예. 할머니.”


씻고 나오니 우정이 주방에서 식탁을 차리고 있었다.


“찌개만 조금 더 끓으면 된다.”

“하하하! 김치찌개 냄새가 좋네요.”


찌개는 금방 끓었고, 할머니가 식탁에 올려놓았다.


“잘 먹겠습니다.”

“천천히 꼭꼭 씹어서 먹어라.”


틈틈이 배를 채우기는 했지만 제대로 먹은 것이 없는 터라 할머니가 차려주신 음식이 너무 맛있었다.


“요새 무슨 공부를 하는 게냐?”

“그냥 이것저것 공부하고 있어요.”

“너무 무리하면 안 된다.”

“걱정하지 마세요. 할머니. 설거지는 제가 할 테니 할머니는 들어가서 쉬세요.”

“그래. 알았다.”


이미 잘 시간이 지나서 그런지 유정은 방으로 들어갔다.

설거지를 끝내고 양치를 한 뒤 민준도 방으로 갔다.

민준은 비밀리에 설치한 터미널을 벽장에서 꺼냈다.

그리고 주민등록 전산망에 심어둔 프로그램이 활성화되었는지 확인했다.


“후우우! 무사히 안착했구나. 그동안 정말 힘이 들었는데 이제 끝나가는구나.”


정부의 행정망을 장악했다는 사실에 감회가 새로웠다.

유정에게 알고 있는 정보를 주는 것만으로 IMF를 대처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

핫머니로 일컬어지는 하이에나들의 상황을 파악하는 게 쉽지 않아 변수가 발생할 때 대처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컴퓨터 네트워크가 활성화되었다면 정보를 얻는 것이 쉬었겠지만 그럴 수 없는 현실에 민준은 대안을 찾았다.

바로 전화망을 감청하는 것이었다.

자신이 가진 능력으로 전전자 교환기를 해킹해 심어둔 프로그램이 전화망을 장악한 상태였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전화망을 통해 주요 투자사와 핫머니를 움직이는 자들의 본거지에 대한 대대적인 감청으로 정보를 수집했다.

그리고 지하에 병렬로 연결을 시켜 둔 컴퓨터들을 활용해 감청자료를 분석해 실시간으로 대처 방안을 만들어냈다.

기억 속에 있는 정보와 비교한 후 할머니가 투자하신 골든리버와 미래투자에 설치된 프로그램으로 정보를 전달했다.


“정보를 분석하면서 정말 미치는 줄 알았지.”


핫머니의 움직임이 시작된 이후부터 지금까지 민준은 그야말로 초 단위로 생각을 해야 했다.

시차를 고려해서 정보를 제공해야 했기에 거의 잠을 자지 못했던 터라 견뎌내는 게 쉽지 않았지만 결국 해냈다.

미리 준비한 프로그램들이 뒤를 받치고, 멀티태스킹으로 조율하며 모든 상황을 감당해낸 것이다.

뇌가 분화되지 않았다면 정말 힘들었을 일이었다.


민준이 무리를 한 건 투자를 성공적으로 끝내야 하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다른 이유도 있었다.

통신 내용을 실시간으로 해석하면서 기반 시스템과 연동할수록 전자기파와 관련된 능력이 늘어났기 때문이었다.


“주민등록 전산망을 장악하면서 코드를 심어둔 것이 신의 한 수가 될 거다.”


전산망에 심어둔 코드가 활성화되었으니 한국통신으로 넘어간 뒤 폭발적으로 분화해 퍼져나갈 것이 분명했다.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인터넷 네트워크를 장악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것이다.


“정보량이 감당하지 못할 만큼 많아질 텐데 걱정이군.”


아직은 기반 시스템의 수준이 높지 않았다.

인터넷에서 수집된 정보를 완벽하게 처리하지는 못하고 있어서 핵심 키워드가 들어있는 정보만 가공해 골든리버와 미래투자에 제공하는 중이었다.

전화망만으로 정보를 취득할 때보다 많아질 터라 시스템을 확장하는 편이 좋을 것 같았다.


“시스템 확장은 금방 될 거다.”


이미 부품을 주문해 놓은 터라 며칠 후면 새로 들어올 정보를 처리하는 수준까지는 확장하는 것이 가능했다.


“흔적이 남으면 문제가 될 수도 있으니 이제부터 네트워크나 살펴보자.”


민준은 기반 시스템을 연 후 그동안의 움직임을 전부 훑어보며 흔적을 찾으며 하나하나 지워나갔다.

머릿속으로 생각을 하기만 하면 그대로 되는 터라 그리 많은 시간은 걸리지 않았다.


“이 정도면 이제 마음을 놔도 되겠다.”


할머니의 자금은 미국과 유럽의 투기자본으로 세탁된 후 비밀리에 국내로 투입되었다.

투자정보 또한 세계에 산재 되어있는 전화망으로 송신되었고, IP가 전부 달라 추적은 절대 불가능했다.

더군다나 골든리버와 미래투자의 보안프로그램은 현재 수준의 기술로는 절대 뚫을 수 없었다.


“핫머니로 위장하기도 했고, 웬만한 것들을 전부 처리해 두었으니 어디서 시작이 됐는지 추적할 수 없을 거다.”


구축해 놓은 보안시스템이라면 이제는 굳이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될 것 같아 민준은 안심이 되었다.

확인 작업을 모두 끝낸 민준은 터미널을 열어 지금까지 올린 수익을 확인했다.


“대단하다. 아무리 할머니가 믿을 수 있는 사람들이라고는 했지만 내가 원하는 대로 하나도 틀리지 않고 투자를 진행하는 게 쉽지 않은 일이었을 텐데 말이야.”


지금까지 보안 문제를 해결하는 것과 정보를 제공하는 것 이외는 투자에 대해서 간섭하지 않았다.

골든리버와 미래투자를 이끄는 이들이 이런 전쟁 같은 상황에서는 훨씬 뛰어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예상보다 훨씬 많은 수익을 올린 것을 보면 자신이 생각이 틀리지 않은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허락했다고는 하지만 자신들이 가진 모든 것을 건 걸 보면 더욱 대단해 보였다.

이번 환란에 유정의 자금만 동원된 것이 아니라 투자사들이 보유한 자금도 모두 동원되었다.

유정이 말하는 걸 보면 자신들의 개인재산도 이번 투자에 투입한 것이 분명했다.

가지고 있는 모든 걸 한 방에 잃을 수도 있는데도 거리낌없이 과감하고 완벽하게 처리했다.

투자 계획이 확실하기는 하지만 할머니와 특별한 관계라도 그러기 쉽지 않은 일인데 정말 대단해 보였다.


“한 번도 보지 못한 사람들이지만 할머니가 정말 잘 선택한 것 같다. 내가 설치한 프로그램들도 있고, 이 정도 감각이면 내가 직접 관여하지 않아도 잘 관리하시겠지.”


부모님과 할머니를 지킬 준비를 해야 하기에 이제는 직접 관여하는 것이 어려운 상황이었다.

본격적인 준비를 하기 위해서는 완전히 발을 빼야 하지만 염려할 것은 없어 보였다.

할머니는 이제 금융 전문가가 다 되었다.

널려 있는 것들을 추수하는 것만 남았으니 이제부터는 정확한 정보만 제공해도 될 것이 분명했다.

실력 있는 이들이 보유하고 있는 탄탄한 투자회사들이라면 별다른 문제 없이 할머니를 보좌해 줄 것이 분명했다.


“그나저나 걱정이 많으신 것 같은데······.”


IMF가 터진 이후 지금까지 투자에 관한 이야기만 나오면 표정이 좋지 않았던 할머니 때문에 민준은 마음이 쓰였다.

나라가 위기에 빠진 것을 기회로 돈을 벌어 미래를 대비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걱정되시는 모양이었다.


“내가 알고 있는 것과는 달리 이번 사태가 조금만 더 길어졌다면 문제가 많아졌을 테지만 적당한 시기에 마무리가 되는 것 같으니 다행이다. 이제 뒤처리만 잘하면 할머니도 걱정하지 않을 거다.”


일류 국민이 버티고 있는 대한민국은 그 어떤 국가보다 빠르게 IMF의 위기에서 벗어나고 있었다.

더군다나 골든리버와 미래투자의 운영이 안정권에 접어들었고, 국외로 빠져나갈 수밖에 없는 대한민국의 국부를 지키는 작업에 착수한 상태였다.

슬슬 성과가 나올 시기고, 나중에 국민에게 되돌려줄 수 있어 마음이 편해질 것이라 민준은 걱정을 접었다.


“나도 움직일 수 있는 기초 자금을 마련했으니 본격적으로 준비해 보자.”


유정의 도움으로 예정보다 빨리 자금을 마련한 민준은 가족을 구할 준비를 서두르기로 했다.


* * *



거대하기 그지없는 상황실!

40여 명에 달하는 이들이 모니터를 앞에 두고 요동치는 주가에 맞춰 급박하게 주식을 매매하고 있었다.

그리고 한 쪽에서는 다른 이들이 매물로 나온 부동산을 점검하고 어떻게 사들일지 의논에 여념이 없었다.

다들 바삐 업무를 처리하는 가운데 다른 이들과는 달리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는 사람이 있었다.

삼엄한 눈초리로 지켜보고 있는 그는 상황실이라는 공간과 사람들을 총괄 지휘하고 있는 정윤호였다.


“으음, 예상한 것보다 확실히 저조하다.”


정보를 받은 후 1년간 검토하고 여러 차례 시뮬레이션을 통해 최적의 투자 계획을 세우고 진행을 했다.

그러나 예상했던 것과는 달리 결과가 시원치 않았다.

자신이 목표했던 최대수익률에 10%도 미치지 못했다.

이번 사태를 조장한 외국 세력의 움직임도 사전에 예상하고 변수에 가정했음에도 불구하고 너무 저조한 실적이었다.


그 이유는 그도 예상치 못한 변수가 발생했기 때문이었다.

자신보다 한발 앞서서 신속하고 정확하게 먼저 움직이고 있는 자들이 있는 것이 원인이었다.


이런 상황이 된 원인은 어느 정도 파악을 한 상태다.

점찍어 놓았던 종목들을 선점하는 것은 물론이고, 검토되었던 부동산들이 며칠 먼저 누군가에게 팔려나갔다.

누군가 자신들보다 빠르게 움직이는 탓에 원하던 매매계약이 허사가 되는 것이 문제였던 것이었다.




새로운 세상이 찾아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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