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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르영 님의 서재입니다.

다차원 코인 전쟁

웹소설 > 작가연재 > 퓨전, 현대판타지

미르영
작품등록일 :
2018.01.07 14:34
최근연재일 :
2020.12.28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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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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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9,9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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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384,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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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8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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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다차원 코인전쟁-056

모든 것이 연결될 때




DUMMY

‘이제야 활기가 도는군.’


이철희의 지시 때문인지 다들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보고서를 공유하는 것은 물론 프로그램들이 내놓는 산출을 종합한 정보를 상황실 요원들에게 제공한 덕분이었다.

결과가 나오려면 기다려야겠지만 최소한의 자금은 마련될 것이란 확신이 생겼기에 실장의 얼굴도 밝아졌다.


프로그램이 내놓은 산출물에 따른 새로운 투자계획은 놀라울 정도로 정확하게 맞아떨어졌다.

문제가 있다면 파악하지 못한 전주들보다 타이밍이 조금 늦는 다는 것이었지만 어느 정도 예상한 일이기도 했다.

그렇게 변수를 상정하고 투자를 진행한 결과, 분석팀장이 보고한 대로 어느 정도 결실을 얻을 수 있었다.

그동안의 결과가 선명하게 나타난 상황판을 훑어본 실장은 급한 불을 껐다는 생각에 담배를 꺼내 들어 불을 붙였다.


‘문제는 없겠군.’


예측한 것보다 저조하기는 했어도 투입된 자금의 300%가 넘는 수익을 올렸고, 배당을 끝낸 후에도 자신이 준비하고 있는 계획을 실행하기 위한 자금은 충분해 다행이었다.


‘이 정도면 계획을 진행하는 데 충분하다.’


정윤호는 그동안 추진해 왔던 자신만의 계획을 다시 한번 머릿속으로 그려보았다.

계획에는 이상이 없었다.

처음 계획과는 달리 프로그램이 산출한 정보로 반 이상을 장기투자로 돌려놓아 추가 수익도 기대할 수 있었다.

앞으로 있을 투쟁을 위한 소중한 재원이 마련된 이상 이제부터는 본격적으로 일을 진행할 차례였다.


“후우우!”


정윤호는 담배 연기를 깊게 빨아들였다가 천천히 뱉었다.

계획은 예정대로 진행하면 될 테지만 그 이후가 문제였다.

아직 풀지 못한 문제가 남았기 때문이었다.


‘아직도 전주가 누구인지 밝혀내지 못한 건 뒤에 상당한 배후가 있다는 뜻인데······.’


계획을 어그러트린 자들을 찾아봤는데 결과는 실패였다.

자신이 동원할 수 있는 인력은 전부 투입하고, 내키지 않은 일임에도 집안에도 도움을 요청했는데도 알 수 없었다.

정치인과 은행권을 비롯해 여러 루트로 투자사를 압박해 봤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투자를 진행하는 투자사의 투자 계획이나 프로그램 매물 정보는 아예 접근조차 할 수 없었다.

그것은 자신들 못지않은 거대 조직이 뒤를 받쳐주지 않는 한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


‘어쩌면 무가가 개입한 것일지도 모른다.’


자신조차 파고들 수 없는 자들이라면 예상할 수 있는 세력은 무가 쪽 밖에는 없는 터라 곤혹스럽기 그지없었다.


‘혼천의 쟁투가 늦어져서 이쪽으로 신경을 쓰지 않을 것 같았는데 누군가가 알아차린 것이라면?’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을 누군가도 알고 있다면 이야기가 달라지기에 정윤호는 고민이 깊어지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럴 리는 없다. 이걸 알게 된 건 정말 우연이었으니까.’


광휘를 뿌리고 있는 유물들은 허상이고, 진짜 신물은 다르게 나타난다는 사실을 무가들은 모르고 있었다.

심지어는 자신이 속한 조직에서도 모르고 있었다.

누군가 알고 있을지 모르는 일이지만 자신이 알게 된 경위를 보면 과한 생각이었다.


‘내부에서 움직인 것일 수도 있지만 그건 아닐 거다.’


조직의 수장이 위태롭다고는 하지만 지파들이 세력을 빠르게 확장하는 중이라 방어에 집중하는 상황이다.

자신들의 지역을 사수하느라 정신이 없는 상태라 여력이 없는 터에 이런 일을 벌일 정신도 없을 것이다.

회의 수장이 머지않아 세상을 뜬다는 정보가 흘러나갔다고 해도 모험을 걸만한 여력이 없었기에 고민이 깊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국내 조직의 힘으로는 이 정도 수준까지 뒤를 받칠 정도는 아니다. 설마 일본 쪽인가? 아니야. 거품이 꺼진 일본도 이번 위기로 타격이 컸어. 건설사들과 금융기관들이 파산과 합병을 진행 중이기까지 하니 말이야. 그런 자들이 자충수를 둘 이유는 없지. 벌어들일 수 있는 이익보다 손해가 더 크니까.’


경제 거품이 꺼진 후 침체일로에 있는 일본도 자기 살기에 급급한 상황이라 제외하고 나니 남는 것이 없었다.


‘움직일 수 없는 자들부터 하나씩 소거해 보자.’


정윤호는 생각을 달리해 이번 일에 관여할 수 없는 국가나 조직을 하나하나 지웠다.

냉철하게 하나하나 지우고 나니 대략 윤곽이 잡혔다.


‘역시 그들인가? 아무리 생각을 해봐도 새로운 세력이 아니라 이번 사태를 벌인 쪽에서 또 누가 나선 것이 확실하다. 정말 대한민국의 뿌리를 뽑을 셈인 건가?’


지우고 남은 것들은 불가사리 같이 닥치는 대로 먹어 치우는 최상위 포식자들뿐이다.

그동안 아무 정보를 얻지 못한 것을 보면 이번 사태를 배후에서 조장한 자들이 나선 것이 분명했다.


‘그들이 직접 나선 것이 아닐 테니 대리인들이 나선 것이 분명하다. 지랄 같은 일이군.’


자신이 파악하고 있는 자들이 아니라면 다른 대리인이 나선 것이 분명하기에 상황실장은 인상을 찌푸렸다.

골치 아픈 변수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이번 일을 기획한 것은 세계를 좌지우지하는 존재들이다.

잘못 건드렸다가는 회의 존재가 세상에서 사라질지도 모르는 일 발생할 테니 어떻게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어떤 조직과 연결이 되어있는지 확실히 밝혀내지 못한 이상 섣불리 움직일 수는 없다. 그들의 대리인이라면 조사를 시작하는 것만으로도 사달이 날 수 있으니 이만 덮는 것이 났겠다. 언젠가는 본때를 보여 줄 수 있을 테니까.’


대한민국을 양털 깎기하고 있는 배후는 세계를 무대로 움직이는 조직들이라 지금은 상대할 방법이 없었다.

자신이 준비하고 있는 계획대로 된다면 10년 정도가 지나서야 한 번 본격적으로 상대할 수 있을 터였다.

아직은 이들과 맞붙을 상황이 아니라는 것을 알기에 정윤호는 이쯤에서 추적을 중단하기로 했다.

지금 상황을 보면 더는 움직일 것 같지는 않아서였다.


‘그나저나 이제 결정을 내리자. 이대로 그냥 놔두었다가는 문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테니까 말이야.’


이제는 이번 작전을 마무리할 순서였다.

다른 것은 문제가 없지만 한 가지 걸리는 것이 있었다.

작전을 시작한 후 자신들의 움직임을 쫓고 있는 검사였다.


‘아직은 우리의 존재를 모르니 떨거지들이 잘려 나가는 것은 문제가 없다. 어차피 제거할 자들이 대부분이니까 말이야. 그렇다면 이 기회를 이용해서 끄노내는 것이 좋겠군.’


충분하지는 않지만 필요한 자금은 이미 확보한 상태다.

검사가 조직의 정체를 모르는 이상 자신에게 업혀 움직이는 자들이 걸려들게 하는 것은 문제가 없었다.

향후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큰 자들을 검사를 이용해 정리하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었다.


‘좋은 방법이기는 하지만 그 검사가 어디까지 알고 있느냐가 제일 문제니 제대로 조사를 해봐야겠군.’


검찰에서도 유능하기로 소문이 난 검사였다.

만약 검사가 조직의 흔적을 발견하기라도 한다면 상부에서 어떻게 움직일지는 확실했다.

작전에 참여한 자들은 물론이고, 자신까지 지워버릴 것이 분명하기에 신중하게 처리해야 했다.


‘위험하기는 하지만 섣불리 처리해서도 안 된다. 아직 선을 넘은 것이 아니니까 말이야.’


검사라는 존재는 쉽게 처리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었다.

더군다나 조직의 다른 세력이 알아차리지 못하게 은밀하게 제거하려면 수고는 몇 배로 들 것이다.

여론을 비롯해 BH의 움직임까지, 많은 것을 고려해야 하는 상황인 만큼 신중할 수밖에 없었다.


‘일단 걸림돌이 될 자들을 그 검사의 손을 빌려 처리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고 방법을 마련해 보자. 주변을 완벽하게 파악한 후에 실행하면 깔끔하게 마무리를 할 수 있을 거다.’


상황실장은 검사의 주변을 조사하면서 지켜보기로 했다.

IMF를 이용해 투기하는 세력을 잡으려 들고는 있지만, 조직에 대해서는 아직 모르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어디까지 조사가 됐는지 한 번 확인 해보자.”


정윤호는 휴대전화를 열어 버튼을 눌렀다.


-찾으셨습니까?

“그자가 조사하고 있는 건 어떤 상태인가?”

-보고서를 살펴봐도 조직에 대해 언급된 건 없었습니다.

‘역시 그랬군.’


작전이 아직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라 신경을 돌리기 어려운 일이었는데 아직은 괜찮아 다행이었다.


‘시간은 충분하겠다. 하지만 그냥 둘 수는 없는 노릇이지.’


조직이 노출되지 않아 괜찮은 상황이라고는 하지만 위험한 것을 내버려 부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검사에 의해 조직이 언급되는 순간 자신도 위험에 처할 수 있기에 조치해야 했다.


그자를 “말소할 준비는 어떻게 됐나?”

-동원할 인원은 준비가 끝난 상태입니다. 언제든지 지시를 내리시기만 하면 됩니다.

“지시가 하달되면 곧바로 시행할 수 있게 대기해라.”

-알겠습니다.

“그리고 다른 쪽은 어떻게 됐나?”

-사흘 후면 작업이 끝날 것 같습니다.

“잘 됐군. 그 임무가 가장 우선해야 한다. 그리고 정보가 흘러나가지 않도록 보안에 주의해라.”

-명심하겠습니다.


통화를 끝낸 정윤호는 휴대전화를 닫았다.


‘이제 실행만 하면 말끔하게 끝난다.’


뒤를 쫓는 검사를 처리하는 것은 준비가 끝났고, 세력 다툼에 대한 준비도 어느 정도 완성된 것 같아 마음이 놓였다.


‘어느 정도 준비가 되었으니 보고를 하자.’


정윤호는 휴대전화를 끊은 후 곧장 사무실을 떠났다.

자신의 직속상관에게 현재까지의 경과를 보고하고, 최종 승인을 받아야 했기 때문이었다.

상황실은 나선 그는 곧장 상관이 있는 호텔로 향했다.

자신이 목표한 자금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상관이 원하던 만큼은 달성했기에 발걸음은 그다지 무겁지 않았다.


상관을 만난 정윤호는 최종 보고를 했다.

느슨한 보고나 미진한 것을 극도로 싫어하는 상관이었던 터라 간략하게 핵심만 알렸다.


“그 작전은 잠시 유보해라.”

“그게 무슨 말씀입니까?”

“말하면 입만 아프니까 이 파일을 가지고 가서 살펴봐라. 그러면 내 말뜻을 알 수 있을 테니까.”

“으음, 알겠습니다.”


더는 말하기 싫다는 뜻이라는 것을 알기에 정윤호는 상관이 주는 파일을 받아 호텔을 나왔다.

주차장으로 내려와 차에 올라탄 후 파일을 살폈다.


검사를 제거하는 데 필요한 작전을 승인받을 수 있다고 판단했는데 그것은 그의 오산이었다.

자신의 직속상관이 준 파일에서 미처 알지 못했던 새로운 사실을 알 수 있었기 때문이다.


“후우우! 이대로라면 골치 아프군.”


상관에게 올 때까지는 가벼웠던 마음이 무거워졌다.

파일의 내용을 보면 검찰 내에 특별한 비밀 조직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 확실하기 때문이었다.


“검찰 내부에 비밀 조직이 총장도 모르게 만들어진 것이라면 전임 대통령이 승인한 게 분명하다. 설마 조직이 노출된 건가? 아니야, 절대 그럴 리가 없지. 그랬다면 내가 이렇게 숨을 쉬고 있을 리가 없을 테니까. 작전을 유보하라는 것을 보면 정황을 알아보라는 것 같은데······.”


조직이 발각됐다면 직속상관은 자신의 보신을 위해서라도 이번 일에 관련된 휘하 조직을 단번에 말살할 자였다.

가만히 있는 것을 보면 아직 드러나지 않은 건 분명했다.




새로운 세상이 찾아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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