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대마왕k님의 서재입니다.

리어스(Re Earth)

웹소설 > 일반연재 > SF, 판타지

대마왕k
작품등록일 :
2014.01.14 00:13
최근연재일 :
2021.06.12 14:54
연재수 :
380 회
조회수 :
573,501
추천수 :
9,808
글자수 :
3,615,518

작성
16.04.09 00:36
조회
808
추천
9
글자
25쪽

Ⓡ 5장. 판도라의 상자. (4)

한 권이 끝날 때, 가슴에 남는 글이 되길 바랍니다.




DUMMY





“당최 저 요구의 의도를 파악할 수 없군요...”


꽁무니에 호랑이가 따라붙었으니 휴식은 사치다. 이어진 회의에서 기술상서 데카트가 짙은 의혹으로 물었다.


“영자각인의 본 의미를 밝혀라. 아샤르의 죄를 씻기 위해서...? 이게 무슨 뜻입니까? 죄라니요?”


하지만, 분명 알 터인 황제는 딴청만 피웠다.


“영자각인에 대한 것은 특급 기밀임을 잊었는가.”


“하지만 사정도 모르는 일에 대처할 수는 없습니다.”


“지금 중요한 것은 요구를 듣느냐, 듣지 않느냐다. 그것만 논의하자.”


“...일단 영자력과 기술... 둘 다 들어주기 어렵잖습니까. 유훈은 물론, 저 천둥벌거숭이들에게 힘을 허용한다? 이걸 받아들이는 신민은 절대 많지 않을 겁니다.”


모두의 동감이 이어지는 가운데 온케르가 물었다.


“차라리 공격하는 것은...? 작전이 나왔는지요?”


군령본부총장, 케네리스 아시야가 대답했다.


“일단 세 가지 방안이 있습니다. 대규모 함대의 난전. 소수정예부대의 강행 투입. 고위 능력자의 단독침투. ...하지만 로사를 통한 예비전 결과, 어떤 형태로든 인질이 죽을 확률이 각각 0.99, 0.85. 0.79로 나왔습니다. 그 외의 모든 작전도, 그 어떤 식으로 조합해도 확률이 7할 아래로 떨어지는 경우는 없었습니다.”


어렵다는 것은 알았지만 몹시 실망한 일동을 향해 그녀는 고개 숙여,


“이는, 다른 이도 아닌 황족분들의 사망확률입니다. ...무능해서 죄송합니다.”


삼대장군의 필두인 군령본부총장을, 정해진 5년 임기를 넘어 무려 4번이나 연임한 그녀도 용수는 없었다.


“아니, 그렇게까지는... ...다시 논의하죠.”


입맛을 다신 온케르를 포함, 모두가 머리를 맞대어도 뾰족한 수가 없을 찰나 갑자기 화면이 열렸다.


좌중이 숙연해진 와중에 붉은 머리의 그녀가 말했다.


“이 사태에 대해, 감히 황상께 건의합니다.”


“...무슨 일인가, 로사...?”


묻지도 않았는데 먼저 건의함은 좀처럼 없는 일이다. 의아한 모두에게 무표정의 로사는 차분하게,


“이 논의는 지켜보고 있었습니다만, 작금의 사태는 그야말로 초유의 위난. 때문에 이를 쉬이 해결할 수 있는 제안을 드리고자 감히 무례를 범했습니다.”


웅성임과 반색이 교차했다.


인간이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난 범례와 연산능력을 갖춘, 그 로사의 제안은 분명 묘안일 것이다.


“또한 이 제안은, 저희 8개 개체가 만장일치로 결의한 것이며, 따라서 아샤르 헌법 제 17조 1항에 따라 황제 직접 권고임을 알립니다.”


전원이 짧게 숨을 삼켰다. 권고라 말하지만, 이는 사실상 명령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영자두뇌는 단순한 기계장치가 아닌, 사람의 뇌와 비슷한 것을 인위적으로 형성해 자아와 창의성을 부여한 아샤르만의 인공지능이다.


그 중 유일한 인격형인 로사의 인격은 초대 황후를 카피한 것. 따라서 보통의 인공지능과는 비교를 불허하는 존엄을 가진다.


폐쇄문명에서 몇 가지 자유의 제한을 받으면서도 아샤르인들이 로사에 순종했던 이유도, 그 제약을 가하는 이가 바로 위대한 어머니이기 때문이다.


판단은 인간의 몫이지만 이제 이대로 두면 안 된다. 그렇게 로사가 판단하여 행하는 권고 중, 황제 직접 권고는 최상의 것이다.


비유하자면 가장인 아들에게 노모가 간곡히 부탁하는 셈이니, 역대 황제들도 이것만은 대체적으로 지켜왔었다. 아니, 거부하기 힘들었다.


“...어디 말해보게나.”


자세를 바로 한 황제에게 꾸벅 고개를 숙이며, 아샤르의 어머니가 말했다.


“그럼 말씀드립니다. 현재 가디언즈에 의한 강제수면 대상 4억 여 명. 그들 모두에게 전수 조사를 시행, 아직 잡아들이지 못한 전 능력자를 색출하십시오. 또한 그들과 함께, 현재 안전보장원 등에 잡아두고 있는 능력자까지 포함해...”


날벼락이 일동의 어두운 뇌리에 떨어졌다.


“...전부 죽이십시오.”


닥쳐오는 현기증 속에서 황제는 내심 신음했다.


역시나... 그렇게 나오는가.




능력자들을 모두 죽이라. 그렇듯 일견 충격적으로 과격한 로사의 제안은, 사실 그에 합당한 이유가 있다.


우선, 이제 베아르를 위시한 가디언즈 간부들이 강력한 능력자가 된 경위가 밝혀졌다.


잠든 4억의 민간인은 각자가 자신의 생명이자 영자력을 체외로 방출하는 일종의 동력원이다. 한편, 같이 잠들어버린 능력자들은 그렇게 흩어진 일정 반경 안의 영자력을 자신의 체내로 모아들이는 집속기의 역할을 한다.


그들 모두를 강제적인 광체연동으로 묶어, 시공을 초월해 최종적으로 세리사오르의 최상위 씨앗, 바로 베아르들에게 보내고 있다. 도중에 손실은 있겠지만, 이것만으로도 매우 큰 파워다.


하지만 이 방식에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


아무리 정밀한 시계라도 톱니바퀴 하나를 빼버리면 쉬이 멈춰버리듯, 잠든 민간인과 베아르 사이에서 힘의 매개체 역할을 하는 바로 그 능력자가 사라진다면?


베아르들은 도로 무능력자가 될 것이며, 그리 되면 향후 작전의 난이도는 급감할 것이다.


또한 능력자가 자꾸만 늘어남은 아샤르의 근간을 흔드는 위험요소다. 따라서 그동안 열심히 잡았지만, 분명 한계가 있었고 앞으로도 그 효율을 장담하기 힘들며 전부 잡아낸다는 보장도 없었다.


하지만 이번 수면사태로 능력자도 예외 없이 잠들었으니, 잠든 이들을 전수조사하면 모두 색출할 절호의 기회가 된 셈이다.


지구 전역에 퍼져 있을 능력자지만 색출에는 그리 문제는 없다. 그 전까진 일일이 찾아야 했기에 검거 효율이 낮았지만, 현재 잠든 이들 사이의 힘의 흐름은 몹시 뚜렷하다. 그러니 영자탐지기로 이를 추적해, 영자를 방출하지 않고 흡수하는 인간만 골라 죽이면 된다.


잠든 그들은 도망치지 못할 것이며 가족이 숨긴다 해도 한계는 있을 터. 아샤르가 보유한 자동병기를 모두 풀어 들이닥치면 하루 안에 몰살시킬 수도 있다.


지구 측의 반발이 크겠지만 그 능력자들은, 특별심에서도 사형 외에 다른 선고를 생각하기 힘들 중범죄자들이다.


물론 백만 명은 결코 작은 숫자가 아니다. 하지만 세리사오르의 인질은 물론, 베아르의 악행 때문에 생명력 그 자체를 빼앗기며 차츰 죽어갈, 그 4억 명을 구한다는 명분이면 걸어볼만 하다.


이득은 그것만이 아니다. 가디언즈. 그동안 눈엣가시였던 바퀴벌레들이 마침 모조리 우주에 몰려 있으니, 그 완전소탕에도 절호의 기회다.


또한 더 나아가, 이번 기회에 영자력 및 반 아샤르 관련 범죄에 대한 범세계적인 법리를 정립하고 그 전례도 만들어, 향후 있을지 모를 또 다른 도전도 더욱 강하게 봉쇄할 수 있다.


그렇듯 로사의 제안은, 눈 딱 감고 칼 한 번 휘두르기만 하면 그 장점이 크게 두드러지는 것이 아닐 수 없었다.


때문에, 감히 대놓고 지지하긴 힘들어도 실제로 가장 좋은 방법임은 누구나 인지하고 있었다.


“어떤 이의 광체를 부수는 방법은 3가지입니다. 스스로 부수거나, 남이 부수거나, 아니면 죽든가.”


의견을 모을 겸 점심식사 및 휴식을 마친 회의에서, 기술상서 데카트가 그렇게 운을 떼었다. 불과 두 시간이지만 유능한 과학자인 그는 나름 충분히 조사했었다.


“하지만 잠든 이들이 스스로의 광체를 부술 수 있을 리 없고, 남이 부순다고 해도 대체 누가 부순다는 말입니까. 능력자가 아니면 부술 수도 없고, 또한 타인의 광체를 부순다는 것은 그만큼 자신의 광체도 깎아버린다는 거잖습니까. 힘의 영구적 감소는 필연이죠.”


황제가 조심스럽게,


“...짐이 하면...? 그 정도 손실은 감수할 수 있어.”


“시간이 부족합니다. 대상자가 만 명이라 치고 일인당 1분씩 잡죠. 그건 수면 없이 매달려도 7일이 걸립니다. 능력자가 만 명에 그칠 리 없으니 그 열 배라면 어찌합니까. 그들을 모아들이는 시간까지 포함하면... 그 기간이 길어지면 질수록 가디언즈의 준동은 더욱 거세질 것이며, 인질의 안위도 더욱 위협받겠죠.”


데카트에 이어 메르신이 길게 읍을 하며,


“그러니 안타깝지만, 죽음 이외에는 광체를 부술 방법이 없습니다. 부디 로사의 제안대로 하십시오.”


온케르가 마침표를 찍었다.


“더불어 이번에야말로, 심각한 부상을 입은 우현왕 전하와, 이번 사태로 죄 없이 죽은 신민, 하와이에서 죽은 아비에르 경... 지금껏 당한 그 복수를 하시는 겁니다. 그것으로 세상의 정의를 세울 수 있지 않습니까.”


여전히 난감한 황제를 향해 총재가 황송해하며,


“연이은 일에 신민들, 그 중 순혈들의 인내심은 이제 한계 수준. 그러니 냉정함은 물론 관용 역시 거의 기대할 수 없습니다. 만약 로사의 제안을 거부하면, 여론의 다음 화살은 폐하를 향할 수 있겠죠. 그리 되면 사태를 수습해야 할 조정 기능까지 마비될 겁니다. ...그것만은 피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아내와 자식을 빼앗긴 황제에게는 차마 쉬이 갈 수 없는, 그렇다고 이미 우주로 도망친 폭도들에게 당장 풀 수 없는 분노.


그것은 이미 잡아놓은 이들에게 불똥으로 튀어, 울분과 비탄과 공포의 삼중주가 쉼 없이 연주되고 있었다.


그러나 황제는 이마를 짚으며 내뱉듯이,


“...슬픔은 당연하겠지. 하지만 이미 공고한 재판절차를 다 무시하고? 여기가 무슨 야만의 나라인가?”


그 짜증에 심호흡을 한 번 한 메르신이 읍했다.


“사법절차를 마냥 무시하는 건 아니잖습니까. 타국 국민이지만 재판권은 우리에게 있고, 베라가 공격당한 이상 이제 명분이 모자라지 않습니다. ...시간이 좀 짧아질 뿐이고 결과는 같은 일 아니었습니까.”


하지만 반대의 목소리가 드디어 터져 나왔다.


“아무리 다수를 위해서라도 죄 없는 소수를 희생하라? 아샤르의 정의는 그런 겁니까?”


분노한 테일러의 외침에 맞서 역시 분노한 온케르가,


“죄가 없다니요? 저들은 범법자요...!”


감정을 가라앉히려는 듯 한 박자 쉰 온케르가,


“말이 나왔으니 말인데, 지금 이 사태의 원인이 대체 누구요? 알량한 힘에 쓸데없는 욕심을 부리고, 세상에는 공짜가 없는 법인데도 자신에게 주어진 힘에 의심 한 번 제대로 하지 않은, 바로 그 멍청이들 아니오?”


칼과 같은 질책에도 테일러는 굴복하지 않았다.


“네. 말씀 잘하셨네요. 그럼 저도 말이 나왔으니 말인데, 아무리 조약이라도 그것에만 근거해 처벌한다면, 지구인들이 쉬이 납득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까?”


“그 조약은 지구인들도 승인한 것 아니오?”


온케르는 거듭 미간을 좁혔다.


상부상서 이시하라 겐지가 테일러에 앞서 답했다.


“전쟁의 패배로 말이죠. 승자의 입장에만 기대어서는 그 누구도 납득하지 못할 겁니다.”


“그건 지구인들이 지금껏 해왔던 짓이오. 이기고 빼앗고, 승리하고 지배했지요. ...하지만 우리는 나누었고 지배하지 않았소. 감히 동급 취급 하지 마시오.”


황제가 재빨리 손을 저었다.


“다들 그만해 두라. 우리끼리 싸울 참인가?”


“그렇다면 어서 윤허를...!”


온케르가 깊이 읍했다.


“...소신도 다수를 위해 소를 희생하라, 그렇게만 말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작은 자비로 대업을 그르침 역시 어리석은 짓입니다...!”


그 등에 대고 테일러가 빈정거렸다.


“그 사형수 중에 순혈은 하나도 없지요. 남의 목숨이니 함부로 말할 수 있다. 그거 참 좋은 발상입니다?”


온케르는 획 뒤돌아보며 외쳤다.


“당연히 없을 수밖에. 우리는 당신들과 달랐으니까...!”


“...다르다. 아, 역시 당신들에게 우리는, 여전히 상종 못할 원숭이군요. 그리고 저는, 그 중에서는 좀 쓸 만한 충견이었고? 꼬리가 없어 그동안 여러분들께 흔들지 못했음을, 늦었지만 용서를 빌어야 할까요?”


“다들! 이제 그만하라!”


꽝. 황제의 옥좌가 내리쳐졌지만,


“이것은 로사 권고입니다.”


끝까지 한 마디를 보탠 온케르가 마침내 입을 다물었다. 줄곧 관자놀이를 감쌌던 황제가 말했다.


“일은 순서가 있는 법. 죽이기는 어렵지 않으나 다시 되돌릴 수도 없다. 그러니, 설령 강경책을 쓰더라도 최대한 여럿의 공감을 받아야 뒤탈이 없다. 내일 다시 회의할 테니, 그동안 여론 동향이나 파악하도록.”


로사 권고는 중대사안. 따라서 아샤르 법에 따라 로사는 자동으로 국민에게 고지하게 된다. 물론 세계도 알게 될 것이니 신민의 반응은 중요한 참고가 될 것이다.


“그럴 시간이 있습니까? 한시가 급한 일입니다...!”


온케르가 항변했지만 황제는 손을 내저었다.


“우리가 오늘만 지구에서 살 게 아니잖나. 아무리 용변이 급해도 화장실은 찾아봐야지.”


“지금 바지에 지릴 상황입니다만...?”


“시키는 대로나 하게. 다들 엉덩이에 힘 꽉 주고.”


일어나는 황제는 매우 지쳐 보였다.




아샤르 역사에서도 한때 주류였었던 대의민주주의는 이미 직접민주주의로 회귀한지 오래다.


팔찌를 가진 성인이라면 누구나 정부 시책이나 의회 제안의 법률에 자신의 의사를 쉽고 빠르게 표명할 수 있다.


지구라면 조작 혹은 다수 계정을 이용한 고의적 선동과 거짓정보를 통한 여론몰이가 있을 법 하다. 하지만 풍부한 정보와 엄청난 통제력을 가진 로사는 이를 허용하지 않았다.


선거 때만 시장의 대중에게 얼굴을 보이는 정치가에 더 이상 기댈 필요는 없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그 어떤 체제보다 쉽고 정확히 민의를 모을 수 있기에, 독립 입법권을 가져야 할 제국의회는 법률입안과 그 지지를 위한 기관으로 이미 전락했다.


사법부와 행정부는 그보다는 다소 자유롭지만, 그래도 인류 역사상 그 어떤 권력기관보다 대국민 기만이나 횡포를 부릴 여지가 적었다. 저 로사가 눈을 부릅뜨고 만사를 살피기 때문이다.


인간을 그리 신뢰하지 않는 아샤르 문명. 그러니 인공지능에 통치의 큰 부분을 위임했고, 자식을 끔찍하게도 아끼는 이 어머니는 성심성의껏 모든 것을 돌보았다. 그리고 자식들도 이 어머니를 사랑하고 지지했다.


그러니 로사 권고와 국민지지가 연계될 경우, 설령 황제라도 자신의 정치 생명을 걸지 않는 한 이를 뒤집기 힘들다.


차후 논란과 반발은 여전히 있겠지만, 이미 결과는 정해진 것과 마찬가지였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순혈들은 적극 찬성입니다.”


밤이 지나 1월 6일 아침. 케르트 총재가 보고했다.


“일단 감정적 문제로, 이제 그때와 같은 일은 다시 겪고 싶지 않을 뿐더러, 만약 그렇게 된다면 역사뿐만 아니라 민족의 수치죠.”


두 현왕 일가의 죽음과 세페토스의 대학살. 싫은 기억을 떠올린 고개들이 절로 휙휙 저어졌다.


“하지만 협상은 물론 굴복 역시 있을 수 없으니, 로사 권고를 절대적으로 지지하며 그것으로 빠른 수습을 행하자. 이게 순혈들의 주된 입장 되겠습니다.”


피곤에 젖은 듯 다소 붉은 눈의 황제가 물었다.


“우리 지상인 신민들은?”


“겉과 속이 다릅니다. 겉으로는 순혈들과 입장을 같이 하지요. 이번 베라 사태에서 그들 역시 사망자가 있었고, 반면 국내에는 잠든 이가 없으니 로사 의견을 따라도 그들 역시 손해는 없습니다. 다만, 지상인 정체성이 무뎌지기에 16년은 짧은 세월. 애당초 순혈과는 피가 다른데다 정복으로 편입되었으니까요.”


자신이 사는 나라의 편을 들고 싶지만, 원래 이 나라는 그들의 나라는 아니었다.


오랜 시간동안 아샤르 국민은 곧 순혈이었지만, 지상인들은 그 미묘한 예외다.


“국외 지상인을 죽인다면, 당장은 피해가 없어도 언젠가 또 다른 사태가 있을 경우 자칫 자기들 차례가 온다는, 그런 불안이 적지 않겠죠. 게다가 지금 세계적으로는, 아샤르에 반하는 의견이 실시간에다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습니다. 그럼 국내에서도 이에 편승하는 경우가 차츰 늘어갈 겁니다.”


지난 세월 확산된 정보팔찌는,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는 속도와 영향력으로 세계를 묶었다. 그리고 단 하루 만에 수십억의 지구인들이 로사 권고에 경악했다.


아직 잡히지 않은 능력자는 로사 추정치로도 근 백만 명에 달한다. 그런데 그만한 다수를 모두 죽여야 한다? 그것도 죽는 이는 절대 납득할 수 없을 죄목으로...?


물론 입장 따라 의견도 달라, 죄도 없이 잠들어 언젠가 죽어버릴 일반인들의 부모형제들은 내심 로사 권고를 지지하곤 했다. 반대로, 능력자 관련자 및 인권단체들은 극력반대하고 있었다.


이들 모두가 다른 대안은 찾지 못했다. 대신 그 답답함은 이 모든 사태의 원인, 바로 아샤르에게 분노로 쏟아졌다.


“...저 놈들이 오고 나서 이 꼴이 되었다.”


또한 제국 국내 여론이 로사를 지지함 역시 실시간으로 알려지면서, 자신들은 더 다치지 않고 지구인만 죽일 셈이냐는 반발도 같이 늘어났다.


총재가 말했다.


“그러니 우리 지상인들은, 이번 사태에서 그저 가만히 있어주면 차라리 도와주는 셈이겠지요. 자칫 잘못하면 우리와 지구 양쪽에서 박쥐취급을 당할 판이니, 생각 있는 이는 입을 다물고 있습니다만, 실제로는...”


“...분열이군.”


“네... 머리가 모자라고 입이 가벼운 이는 얼마든지 있으니, 섣불리 한쪽 편을 들다 반대파와 싸우는 경우 역시 충분히 있겠죠. 그러니 빨리 수습해야 할 겁니다.”


총재는 조금 밝아진 얼굴로,


“그나마 다행이라면, 이제 우리도 칼자루를 하나 쥐었거든요. 일방적으로 찔리진 않을 겁니다.”


아샤르가 미친 척 진짜로 로사 권고를 따를 경우, 인질과는 상관없이 베아르들에겐 패배밖에 남지 않을 것이다.


가디언즈가 12만 인질을 잡았다면, 이제 이쪽도 최소 백만의 인질을 쥔 셈이다.


“함부로 허튼 짓을 할 경우, 그것을 명분삼아 로사 건의를 따라버린다. 그렇게 역으로 공갈을 친다면 지금까지의 일방적 요구가 아닌, 상호협상의 여지를 만들 수 있을 겁니다. 그게 아니더라도 이 대치상황에 변화를 줄 수 있다면, 다른 대응책을 찾을 시간 및 여건도 얻을지 모르고요. 그나마 한 발 전진한 셈입니다.”


“...그럼 로사 권고를... 경들은 어찌 생각하나?”


테일러를 잠시 눈짓하던 총재가 다시 말했다.


“...다수의 목숨이 걸린 일입니다. 그러니 방금 말씀드린 앞으로의 변화, 아직은 그것을 지켜보자는 쪽이 주류입니다. 다만 신하 다수결을 말씀드리자면, 황족이 다칠 경우 등 최후의 순간에는 로사에게 따라야 한다는 것 역시 주류입니다. 남의 피해를 걱정하는 것은 좋지만, 그렇다고 뻔히 눈뜨고 당할 수는 없잖습니까.”


“백만의 동족을 잃을, 그 세계를 적으로 돌리고도...?”


“아샤르와 그 신민의 안전은 최우선. 이것은 궤멸전쟁 이후 변함없는 국시이며, 그 어떤 희생을 치르고서라도 지켜내야 합니다. ...유감입니다. 정말로...”


총재는 진심으로 아쉬움을 드러냈다.


리어스 플랜을 알고 있는 총 13명. 황제의 친족 다섯과 공부회 출신 다섯 외에 외부 인물은 고작 셋. 그 중 하나인 그녀 역시 황제의 최측근으로, 지난 부총재 시절에는 특별 관리가 필요했던 북한지역의 총독을 겸임했던 그녀다.


백년의 굶주림과 우상 세뇌와 불의와 불법에 물들었던 2천만의 인간을 맡았었다. 그동안 수많은 사고와 사건을 겪으면서도, 불과 10년 만에 그 오염된 때를 제법 벗겨내 회복시킨 유능한 이다.


물론 해도 해도 끝이 없고, 당장 뚜렷한 답이 보이지도 않는 무척 어려운 숙제. 때문에 그녀도 직장을 때려치우고 싶을 때가 한 두 번이 아니었다.


중년이 넘은 나이에도 화장실에 틀어박혀 소녀처럼 실컷 운적도 수없이 많았었다. 그래도 한 번 울고 난 후 다시 마음을 다잡았고, 이 모든 것이 이후 지구 개혁의 초석이자 전례가 되리라 생각하면 뿌듯하기도 했었다.


그런데 이번 일로, 그동안 자신이 해왔던 것보다 몇 배나 어렵고 험난한 황제의 길은 더더욱 멀어졌고, 어쩌면 영원히 사라질지도 모른다.


역사적으로도 아샤르는 그저 그런 패권국으로 전락하고, 지구에서도 적대적 공생의 역사가 반복될 것이다. 그 안타까움은 무척 컸다.


“...최후의 순간까지는 부디, 부디 심사숙고해주소서.”


외무상서 알론 테일러가 한 발 앞으로 나서서 말했다.


“주제넘지만 지상인을 대변해서 말씀드리자면, 저희는 황상께서 기존의 지구 질서, 그 어두운 면을 밝히는 빛이라 생각하고 지금껏 따랐고, 앞으로도 그러길 바랍니다. 그러니, 설령 이 조치가 기정사실이라도, 최후의 최후까지는 황상께서 다른 방법을 생각하시고 또 망설여주실 것을... 부디 바랍니다.”


상부상서 이시하라 겐지도 거들었다.


“물론 나쁜 쪽은 저 적도들이지요. 하지만 세상은 쉬이 알아주지 않을 겁니다. ...그래도, 그래도... 지금껏 그래 오셨던 것처럼 부디 가장 적은 피가 흐르도록...”


무거운 고개를 든 황제는 천천히 일어섰다.


“심사숙고하겠네. 잠시 시간을 주게나.”


피곤에 절은 그를 배웅하는 신하들도 축 처져 있었다.


그래도 그동안 황제가 생각한 바가 있을 테다. 무엇보다 사랑하는 딸의 목숨이 걸려 있으니, 결단 자체는 신속히 내줄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그 날 이후 황제는, 그저 황후궁에 칩거한 채 일체의 만남도 거부했다. 돌아간 당일, 자신의 정침에서 오랫동안 로사와 이야기했다고 알려졌지만 그것뿐, 폐쇄된 궁정에서 더는 말이 나오지 않았다.


“...이게 어찌된 일인가?”


예견하지 못한 황제의 은둔에 모든 이가 당혹했고, 그동안 세상은 더욱 시끄러워졌다.


신하들이야 억지로나마 인내로 일관하며 그리 소득 없는 대안을 논의하곤 했다. 하지만 순혈 국민들은, 황제가 망설임을 이해할 수 없다는 의견을 시간이 지날수록 굳히고 있었다.


물론 지상인의 눈치가 걸린다지만, 그들 역시 이 사태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으니 마냥 눈치만 볼 것은 없다. 그 능력자들이 아샤르의 경고를 무시하지 않았다면 베아르들은 힘을 쓰지 못했을 것 아닌가.


또한 생각과 눈치가 있다면, 과거 LA에서 뼛속까지 털린 가디언즈가, 그동안 단독으로 세력을 회복해서 이 사태를 일으켰다 믿는 이는 거의 없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반 아샤르의 기치를 든 가디언즈는 명백히 지구인 집단이란 것이다. 비록 그 수장은 아샤르 출신이지만 그 구성원은 지구인 능력자로, 바로 지구인이 동족을 재우고 그 힘을 뺏은 셈이다.


그렇듯 지구인들 역시 가디언즈 준동에 한몫을 했을 터. 또한 이미 우리 역시 수도가 침탈당한 피해를 입은 터에 위로와 협조는 못할망정 오히려 비난이라? 그 억울함이 겹쳐 지드팃은 물론 황궁 광장까지 북적였다.


로사 권고를 따라 잡힌 가족을 구해줄 것을 요구하는 그 목소리가 커질수록, 그에 반발하는 세계의 목소리 역시 커져만 갔다.


그리고 황제가 칩거한 후 닷새가 지난 1월 10일. 모든 목소리와 불안이 최고조에 이르렀을 즈음. 이에 불을 붙이는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지구상의 모든 정보팔찌, 그 화면에 동시에 나타난 불꽃같은 붉은 머리의 여자. 그녀는 바로 아샤르 최고의 인공지능 로사였다.


“이미 수천의 신민이 죽고 수만의 인질이 새롭게 다칠 이 상황. 하지만 그동안 이야기를 나눠본 바 황제께서는, 결국 제 권고를 따를 의지가 부족하심을 이제 분명히 인지했습니다. ...물론 세계 여론은 부담이시겠죠. 하지만 아샤르 신민의 안전은 제가 지켜야 할 절대가치이며, 또한 아샤르 황족이신 라피스 전하 한 분의 생명은, 설령 지구 인구 90억 명 전부와 비교해도 절대적이며 불가침적인 가치우위를 지닙니다.”


그녀는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엄중히 선포했다.


“따라서 이제, 황제의 로사 권고 불이행을 규정한, 아샤르 헌법 제 22조에 따른 소정의 절차를 밟습니다. ...앞으로 3일 내에 황제께서 권고를 수행하지 않으실 경우, 본 로사는 기본 생산 공정과 기초 행정을 제외한 모든 업무의 파업에 돌입합니다.”


모처럼 회초리를 든 아샤르의 어머니는 거침없었다.


“또한 그 기한을 다시 넘기실 경우, 현 황제 세라비 칼스 카이 폐하에 대한 탄핵 소추 및, 황제권 정지 결의를 발동할 것을 사전 통지하는 바입니다. 부디 황상의 빠른 결단과 강한 의지를 기대합니다.”


시계바늘도, 나침반도, 세상도 이미 미쳐 돌아가고 있었다.




수고하셨어요.


작가의말

가장 큰 걸림돌을 제거하기 위해, 로사는 모든 능력자의 처단을 강제합니다.

12만 인질과 잠든채 죽어갈 4억을 위해, 금지된 힘을 노린 백만을 죽일 것인가 아닌가.

여러분이라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그럼 다음 파트에...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6

  • 작성자
    Lv.99 고철아주큰
    작성일
    16.04.09 01:11
    No. 1

    황제를 탄핵하는 로사라니!!!
    박근ㅎ.... 읍읍~~~!
    마티즈가 다가온다. -_-;

    아... 제가 마티즈에서 발견된다 하더라도.....

    라피스는 살려주셈!!!!! (진성 로리의 외침)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대마왕k
    작성일
    16.04.13 01:45
    No. 2

    사실 이 부분의 모티브 일부는 과거의 모 ㅌㅎ사태... 읍읍~~~!
    제가 잡혀가면 소는, 아니 글은 누가 씁니까...
    참으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진흙44
    작성일
    16.04.09 02:16
    No. 3

    이영대신 로사가 들어가고 역할도 재조정한 느낌이네요.
    전 다 죽어도 만족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대마왕k
    작성일
    16.04.13 02:20
    No. 4

    비슷한 듯 다른 듯... ㅋ
    그, 그리고... 지구는 청소된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고철아주큰
    작성일
    16.04.16 17:21
    No. 5
    비밀댓글

    비밀 댓글입니다.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대마왕k
    작성일
    16.04.20 23:41
    No. 6
    비밀댓글

    비밀 댓글입니다.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리어스(Re Earth)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리마스터 완료했습니다. +2 21.06.17 93 0 -
공지 리마스터 중입니다. (전권 종료) +4 21.03.18 226 0 -
공지 대충 추출한 캐릭터들. 20.08.22 362 0 -
공지 비평글 모음(Total 2) 14.08.21 2,003 0 -
공지 추천글 모음(Total 8) +2 14.04.05 2,875 0 -
공지 작품 감상 게시판입니다. +12 14.01.20 3,158 0 -
380 <15권. 괴물(怪物)의 낙원 後 > 에필로그 : 진정 강해지는 법 (+ 작말후기) 21.06.12 94 2 14쪽
379 8장. 괴물의 낙원 (7) 21.06.05 76 2 20쪽
378 8장. 괴물의 낙원 (6) 21.05.28 64 2 19쪽
377 8장. 괴물의 낙원 (5) 21.05.15 63 1 18쪽
376 8장. 괴물의 낙원 (4) 21.05.08 59 1 20쪽
375 8장. 괴물의 낙원 (3) 21.04.30 64 1 19쪽
374 8장. 괴물의 낙원 (2) 21.04.24 66 2 20쪽
373 8장. 괴물의 낙원 (1) 21.04.23 67 1 19쪽
372 7장. 다시 찾은 대지. (7) 21.04.17 71 1 19쪽
371 7장. 다시 찾은 대지. (6) 21.04.16 62 1 19쪽
370 7장. 다시 찾은 대지. (5) 21.04.10 69 2 19쪽
369 7장. 다시 찾은 대지. (4) 21.04.09 66 2 21쪽
368 7장. 다시 찾은 대지. (3) 21.04.03 70 2 20쪽
367 7장. 다시 찾은 대지. (2) 21.04.02 116 1 22쪽
366 7장. 다시 찾은 대지. (1) 21.03.28 77 1 20쪽
365 6장. 동상이몽. (7) 21.03.27 98 1 19쪽
364 6장. 동상이몽. (6) 21.03.21 69 1 18쪽
363 6장. 동상이몽. (5) 21.03.20 91 2 20쪽
362 6장. 동상이몽. (4) 21.03.13 106 1 21쪽
361 6장. 동상이몽. (3) 21.03.12 96 2 22쪽
360 6장. 동상이몽. (2) 21.03.06 71 1 21쪽
359 6장. 동상이몽. (1) 21.03.05 87 1 20쪽
358 5장. 올림포스 아카데미. (6) 21.02.28 125 1 22쪽
357 5장. 올림포스 아카데미. (5) 21.02.28 75 1 20쪽
356 5장. 올림포스 아카데미. (4) 21.02.26 123 1 20쪽
355 5장. 올림포스 아카데미. (3) 21.02.21 180 1 19쪽
354 5장. 올림포스 아카데미. (2) 21.02.20 83 1 20쪽
353 <15권. 괴물(怪物)의 낙원 後> 5장. 올림포스 아카데미. (1) 21.02.19 135 2 18쪽
352 4장. 대탈출(하). (8) -4부 1권 끝- 20.10.03 181 3 22쪽
351 4장. 대탈출(하). (7) 20.10.02 154 2 23쪽
350 4장. 대탈출(하). (6) 20.09.26 153 1 22쪽
349 4장. 대탈출(하). (5) 20.09.25 114 1 22쪽
348 4장. 대탈출(하). (4) +2 20.09.19 118 3 24쪽
347 4장. 대탈출(하). (3) +2 20.09.18 120 2 22쪽
346 4장. 대탈출(하). (2) 20.09.12 124 2 19쪽
345 4장. 대탈출(하). (1) 20.09.11 138 1 23쪽
344 3장. 대탈출(중). (7) 20.09.05 120 1 21쪽
343 3장. 대탈출(중). (6) 20.09.04 106 1 21쪽
342 3장. 대탈출(중). (5) +2 20.08.29 187 1 22쪽
341 3장. 대탈출(중). (4) 20.08.28 117 1 21쪽
340 3장. 대탈출(중). (3) 20.08.22 133 1 24쪽
339 3장. 대탈출(중). (2) 20.08.21 125 1 22쪽
338 3장. 대탈출(중). (1) 20.08.15 161 1 24쪽
337 2장. 대탈출(상). (7) +2 20.08.14 214 1 23쪽
336 2장. 대탈출(상). (6) 20.08.08 182 1 22쪽
335 2장. 대탈출(상). (5) 20.08.07 110 1 21쪽
334 2장. 대탈출(상). (4) 20.08.03 245 1 16쪽
333 2장. 대탈출(상). (3) 20.08.02 176 1 21쪽
332 2장. 대탈출(상). (2) +2 20.08.01 143 1 25쪽
331 2장. 대탈출(상). (1) +2 18.10.14 335 3 20쪽
330 1장. 역사의 변화는 언제나 격류. (3) +2 18.09.08 326 2 21쪽
329 1장. 역사의 변화는 언제나 격류. (2) +2 18.09.01 333 3 21쪽
328 1장. 역사의 변화는 언제나 격류. (1) +4 18.08.25 298 4 25쪽
327 4부. 또 다른 세상 <14권. 괴물(怪物)의 낙원 前> 프롤로그 : 발버둥 +2 18.08.25 249 4 2쪽
326 3부. 미래에의 지표 편 후기. +8 18.07.29 258 4 2쪽
325 Ⓡ <13권. 미래(未來)의 지표 後> 에필로그 : 각자의 꿈 +2 18.07.29 249 3 38쪽
324 Ⓡ 8장. 내일에의 선물. (10) +2 18.07.29 216 3 24쪽
323 Ⓡ 8장. 내일에의 선물. (9) +4 18.07.29 210 4 25쪽
322 Ⓡ 8장. 내일에의 선물. (8) +6 18.04.07 261 6 26쪽
321 Ⓡ 8장. 내일에의 선물. (7) +6 18.01.27 321 5 25쪽
320 SS(Special Story) : 구원자 +6 17.12.28 352 5 36쪽
319 SS(Special Story) : 회상(回想) 17.12.28 329 3 17쪽
318 Ⓡ 8장. 내일에의 선물. (6) +3 17.03.18 495 4 26쪽
317 Ⓡ 8장. 내일에의 선물. (5) 17.02.25 357 3 30쪽
316 Ⓡ 8장. 내일에의 선물. (4) +2 17.02.12 456 4 24쪽
315 Ⓡ 8장. 내일에의 선물. (3) +2 17.02.05 626 3 25쪽
314 Ⓡ 8장. 내일에의 선물. (2) +2 17.01.22 533 3 22쪽
313 Ⓡ 8장. 내일에의 선물. (1) +2 17.01.07 641 4 23쪽
312 Ⓡ 7장. 성배(聖杯)는 피를 원한다. (10) 16.12.24 488 4 25쪽
311 Ⓡ 7장. 성배(聖杯)는 피를 원한다. (9) +2 16.12.11 601 3 24쪽
310 Ⓡ 7장. 성배(聖杯)는 피를 원한다. (8) +4 16.11.26 540 4 24쪽
309 Ⓡ 7장. 성배(聖杯)는 피를 원한다. (7) +2 16.11.13 629 3 26쪽
308 Ⓡ 7장. 성배(聖杯)는 피를 원한다. (6) +6 16.10.23 706 5 26쪽
307 Ⓡ 7장. 성배(聖杯)는 피를 원한다. (5) +4 16.10.08 699 5 26쪽
306 Ⓡ 7장. 성배(聖杯)는 피를 원한다. (4) +2 16.09.25 743 3 27쪽
305 Ⓡ 7장. 성배(聖杯)는 피를 원한다. (3) +4 16.09.10 729 4 27쪽
304 Ⓡ 7장. 성배(聖杯)는 피를 원한다. (2) +8 16.09.03 703 3 25쪽
303 Ⓡ 7장. 성배(聖杯)는 피를 원한다. (1) +4 16.08.20 630 4 23쪽
302 Ⓡ 6장. 미래에의 지표. (9) +6 16.08.06 715 3 27쪽
301 Ⓡ 6장. 미래에의 지표. (8) +4 16.07.30 810 4 34쪽
300 Ⓡ 6장. 미래에의 지표. (7) +6 16.07.16 859 4 32쪽
299 Ⓡ 6장. 미래에의 지표. (6) +4 16.07.03 757 4 27쪽
298 Ⓡ 6장. 미래에의 지표. (5) +4 16.06.18 749 5 24쪽
297 Ⓡ 6장. 미래에의 지표. (4) +6 16.06.05 731 5 25쪽
296 Ⓡ 6장. 미래에의 지표. (3) +6 16.05.21 835 4 27쪽
295 Ⓡ 6장. 미래에의 지표. (2) +4 16.05.15 1,094 3 25쪽
294 Ⓡ <13권. 미래(未來)의 지표 後> 6장. 미래에의 지표. (1) +4 16.05.08 867 5 24쪽
293 Ⓡ 5장. 판도라의 상자. (6) +6 16.04.30 960 5 21쪽
292 Ⓡ 5장. 판도라의 상자. (5) +4 16.04.20 939 7 25쪽
» Ⓡ 5장. 판도라의 상자. (4) +6 16.04.09 809 9 25쪽
290 Ⓡ 5장. 판도라의 상자. (3) +10 16.03.26 984 8 26쪽
289 Ⓡ 5장. 판도라의 상자. (2) +4 16.03.20 852 8 21쪽
288 Ⓡ 5장. 판도라의 상자. (1) +4 16.03.12 1,054 7 19쪽
287 Ⓡ 4장. 난장판. (6) +2 16.03.05 731 4 22쪽
286 Ⓡ 4장. 난장판. (5) +4 16.02.27 843 7 25쪽
285 Ⓡ 4장. 난장판. (4) +4 16.02.20 977 8 28쪽
284 Ⓡ 4장. 난장판. (3) +4 16.02.13 1,042 9 26쪽
283 Ⓡ 4장. 난장판. (2) +2 16.02.06 1,039 6 22쪽
282 Ⓡ 4장. 난장판. (1) +2 16.01.30 986 6 20쪽
281 Ⓡ 3장. 열리는 문. (4) +2 16.01.23 839 9 20쪽
280 Ⓡ 3장. 열리는 문. (3) +2 16.01.16 1,013 8 24쪽
279 Ⓡ 3장. 열리는 문. (2) +2 16.01.09 1,052 7 21쪽
278 Ⓡ 3장. 열리는 문. (1) +2 16.01.02 827 9 21쪽
277 Ⓡ 2장. 보다 강인한. (4) +4 15.12.26 1,005 12 21쪽
276 Ⓡ 2장. 보다 강인한. (3) +8 15.12.19 1,028 9 26쪽
275 Ⓡ 2장. 보다 강인한. (2) +4 15.12.12 987 11 19쪽
274 Ⓡ 2장. 보다 강인한. (1) +4 15.12.05 1,108 10 22쪽
273 Ⓡ 1장. 가시나무 둥지. (4) +6 15.11.28 1,113 16 19쪽
272 Ⓡ 1장. 가시나무 둥지. (3) +6 15.11.21 1,255 14 22쪽
271 Ⓡ 1장. 가시나무 둥지. (2) +8 15.11.14 1,026 11 22쪽
270 Ⓡ 1장. 가시나무 둥지. (1) +4 15.11.07 881 7 22쪽
269 Ⓡ <12권. 미래(未來)의 지표 前> 프롤로그 : 시작, 궤멸, 재생의 역사 +6 15.10.31 1,231 9 26쪽
268 Ⓡ <11권. 애증(愛憎)의 파편> 에필로그 : 각자의 밤 (+ 작말후기) +4 15.08.08 888 12 24쪽
267 Ⓡ 8장. 웃을 수 없는 영화. (7) +4 15.08.01 1,030 16 21쪽
266 Ⓡ 8장. 웃을 수 없는 영화. (6) +4 15.07.26 816 10 25쪽
265 Ⓡ 8장. 웃을 수 없는 영화. (5) +4 15.07.18 832 11 25쪽
264 Ⓡ 8장. 웃을 수 없는 영화. (4) +2 15.07.11 1,073 11 22쪽
263 Ⓡ 8장. 웃을 수 없는 영화. (3) +4 15.07.04 1,388 14 20쪽
262 Ⓡ 8장. 웃을 수 없는 영화. (2) +4 15.06.27 1,309 16 21쪽
261 Ⓡ 8장. 웃을 수 없는 영화. (1) +4 15.06.20 1,541 13 32쪽
260 Ⓡ 7장. 만화경(萬華鏡). (4) +6 15.06.14 1,341 15 27쪽
259 Ⓡ 7장. 만화경(萬華鏡). (3) +4 15.06.07 967 13 25쪽
258 Ⓡ 7장. 만화경(萬華鏡). (2) +2 15.05.30 1,290 12 29쪽
257 Ⓡ 7장. 만화경(萬華鏡). (1) +12 15.05.23 955 13 24쪽
256 Ⓡ 6장. 바퀴는 멈추었다. (5) +4 15.05.17 1,067 14 22쪽
255 Ⓡ 6장. 바퀴는 멈추었다. (4) +4 15.05.16 911 15 21쪽
254 Ⓡ 6장. 바퀴는 멈추었다. (3) +2 15.05.10 1,035 18 27쪽
253 Ⓡ 6장. 바퀴는 멈추었다. (2) +4 15.05.09 1,075 18 23쪽
252 Ⓡ 6장. 바퀴는 멈추었다. (1) +4 15.05.03 1,107 9 22쪽
251 Ⓡ 5장. 돌고 도는. (3) +4 15.05.02 1,094 11 23쪽
250 Ⓡ 5장. 돌고 도는. (2) +4 15.04.26 997 13 23쪽
249 Ⓡ 5장. 돌고 도는. (1) +4 15.04.25 1,118 13 22쪽
248 Ⓡ 4장. 모자라고 비었기에, 갈구하고 채워진다. (3) +2 15.04.19 1,018 12 21쪽
247 Ⓡ 4장. 모자라고 비었기에, 갈구하고 채워진다. (2) +4 15.04.18 1,112 15 21쪽
246 Ⓡ 4장. 모자라고 비었기에, 갈구하고 채워진다. (1) +6 15.04.12 1,434 13 18쪽
245 Ⓡ 3장. 무대 뒤의 속삭임. (3) +6 15.04.11 1,338 16 17쪽
244 Ⓡ 3장. 무대 뒤의 속삭임. (2) +6 15.04.04 1,260 12 28쪽
243 Ⓡ 3장. 무대 뒤의 속삭임. (1) +6 15.03.28 1,437 15 18쪽
242 Ⓡ 2장. 맺은 끈과 꼬인 끈. (3) +2 15.03.25 1,392 17 17쪽
241 Ⓡ 2장. 맺은 끈과 꼬인 끈. (2) +4 15.03.21 1,148 12 18쪽
240 Ⓡ 2장. 맺은 끈과 꼬인 끈. (1) +2 15.03.18 1,296 15 19쪽
239 Ⓡ 1장. 빛과 그림자. (3) +4 15.03.14 1,380 20 17쪽
238 Ⓡ 1장. 빛과 그림자. (2) +4 15.03.11 1,299 16 15쪽
237 Ⓡ 1장. 빛과 그림자. (1) +8 15.03.07 1,428 20 18쪽
236 Ⓡ <11권. 애증(愛憎)의 파편> 프롤로그 : 일방통행 +8 15.02.27 1,746 20 12쪽
235 과거의 유산 후기 & 공지 +16 14.12.29 1,519 19 3쪽
234 Ⓡ <10권. 과거(過去)의 유산> 에필로그 : 바보 이반의 나라는 평화로웠다 +10 14.12.28 1,277 23 27쪽
233 Ⓡ 8장. 죽음에 이르는 병. (3) +10 14.12.27 1,043 19 28쪽
232 Ⓡ 8장. 죽음에 이르는 병. (2) +10 14.12.21 1,192 16 26쪽
231 Ⓡ 8장. 죽음에 이르는 병. (1) +12 14.12.20 1,678 21 22쪽
230 Ⓡ 7장. 요구받은 혈채(血債). (3) +14 14.12.14 1,403 18 16쪽
229 Ⓡ 7장. 요구받은 혈채(血債). (2) +6 14.12.13 1,165 27 22쪽
228 Ⓡ 7장. 요구받은 혈채(血債). (1) +12 14.12.07 1,433 19 18쪽
227 Ⓡ 6장. 피로 씻은 피. (3) +10 14.12.06 1,720 21 19쪽
226 Ⓡ 6장. 피로 씻은 피. (2) +12 14.11.30 1,467 25 20쪽
225 Ⓡ 6장. 피로 씻은 피. (1) +12 14.11.29 1,623 23 16쪽
224 Ⓡ 5장. 장미꽃밭 아래 피어나는 양귀비꽃. (3) +12 14.11.26 1,709 20 16쪽
223 Ⓡ 5장. 장미꽃밭 아래 피어나는 양귀비꽃. (2) +14 14.11.23 2,041 19 19쪽
222 Ⓡ 5장. 장미꽃밭 아래 피어나는 양귀비꽃. (1) +10 14.11.22 1,593 23 22쪽
221 Ⓡ 4장. 겨울을 대비하는 이들의 자세. (3) +14 14.11.19 1,630 30 19쪽
220 Ⓡ 4장. 겨울을 대비하는 이들의 자세. (2) +16 14.11.16 1,323 22 21쪽
219 Ⓡ 4장. 겨울을 대비하는 이들의 자세. (1) +8 14.11.15 1,602 19 18쪽
218 Ⓡ 3장. 음모의 시작. (3) +12 14.11.12 1,744 22 21쪽
217 Ⓡ 3장. 음모의 시작. (2) +4 14.11.11 1,587 25 19쪽
216 Ⓡ 3장. 음모의 시작. (1) +8 14.11.10 1,503 23 20쪽
215 Ⓡ 2장. 마음의 끈. (3) +14 14.11.09 1,741 39 21쪽
214 Ⓡ 2장. 마음의 끈. (2) +6 14.11.08 1,624 24 25쪽
213 Ⓡ 2장. 마음의 끈. (1) +6 14.11.02 1,579 27 20쪽
212 Ⓡ 1장. 그들의 봄. (3) +10 14.11.01 1,321 15 12쪽
211 Ⓡ 1장. 그들의 봄. (2) +12 14.10.26 1,717 19 14쪽
210 Ⓡ 1장. 그들의 봄. (1) +6 14.10.25 1,701 26 18쪽
209 Ⓡ <10권. 과거(過去)의 유산> 프롤로그 : 10년, 그 변화의 흐름 +12 14.10.20 1,500 33 6쪽
208 변혁의 시대 후기 & 설문. +18 14.10.12 1,372 25 8쪽
207 Ⓡ <9권. 변혁(變革)의 시대> 에필로그 : 변혁의 시대 +14 14.10.11 1,816 29 28쪽
206 Ⓡ 8장. 두려움을 지우는 말. (3) +8 14.10.10 1,583 21 17쪽
205 Ⓡ 8장. 두려움을 지우는 말. (2) +10 14.10.09 1,342 24 20쪽
204 Ⓡ 8장. 두려움을 지우는 말. (1) +8 14.10.08 1,443 23 19쪽
203 Ⓡ 7장. 경계선. (3) +10 14.10.07 1,604 22 16쪽
202 Ⓡ 7장. 경계선. (2) +6 14.10.06 1,432 19 18쪽
201 Ⓡ 7장. 경계선. (1) +14 14.10.05 2,116 21 18쪽
200 Ⓡ 6장. 신의 아들. (3) +12 14.10.04 1,703 27 18쪽
199 Ⓡ 6장. 신의 아들. (2) +10 14.10.01 1,840 27 25쪽
198 Ⓡ 6장. 신의 아들. (1) +10 14.09.30 1,429 26 23쪽
197 Ⓡ 5장. 돌이킬 수 없는 일. (3) +4 14.09.29 2,448 21 19쪽
196 Ⓡ 5장. 돌이킬 수 없는 일. (2) +8 14.09.28 1,738 23 21쪽
195 Ⓡ 5장. 돌이킬 수 없는 일. (1) +10 14.09.27 1,875 24 22쪽
194 Ⓡ 4장. 많이 아픈 찔러보기. (3) +8 14.09.26 1,955 28 16쪽
193 Ⓡ 4장. 많이 아픈 찔러보기. (2) +4 14.09.25 1,609 29 15쪽
192 Ⓡ 4장. 많이 아픈 찔러보기. (1) +8 14.09.23 1,723 25 18쪽
191 Ⓡ 3장. 불편한 진실. (3) +20 14.09.21 2,154 33 21쪽
190 Ⓡ 3장. 불편한 진실. (2) +8 14.09.19 1,718 22 17쪽
189 Ⓡ 3장. 불편한 진실. (1) +8 14.09.18 1,636 32 19쪽
188 Ⓡ 2장. 인간의 땅. (3) +6 14.09.16 1,984 33 19쪽
187 Ⓡ 2장. 인간의 땅. (2) +8 14.09.15 1,924 21 19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