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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왕k님의 서재입니다.

리어스(Re Earth)

웹소설 > 일반연재 > SF, 판타지

대마왕k
작품등록일 :
2014.01.14 00:13
최근연재일 :
2021.06.12 14:54
연재수 :
380 회
조회수 :
573,989
추천수 :
9,808
글자수 :
3,615,518

작성
16.01.09 13:40
조회
1,054
추천
7
글자
21쪽

Ⓡ 3장. 열리는 문. (2)

한 권이 끝날 때, 가슴에 남는 글이 되길 바랍니다.




DUMMY





2066년 6월 7일. 하늘에는 비행체의 퍼레이드, 땅에서는 요란하게 불꽃을 쏘아 올리는 가운데, 색색의 꽃과 천으로 뒤덮인 아샤르 황궁은 몹시 분주했다.


옥좌주탑은 마치 개미굴 앞에 꽂힌 막대사탕처럼 수많은 이들을 빨아들였고, 오랫동안 비었던 동궁에서 풍기는 맛있는 음식 냄새는 뭇 사람들의 위장을 자극했다.


바로 오늘. 말도 많고 시선도 갔던 한 소녀를, 이제 그들의 지존 다음가는 자리에 올리는 날이다.


아주 오래전. 8왕조 최초이자 최후의 여성 아리칸이 바로 이 자리에서 탄생했었다. 불구이지만 영명했던 황제의 손에, 불안했지만 아름다웠던 딸의 머리에 관이 얹어지는 그 순간 뭇 사람들은 환호했었다.


하지만 일 년도 지나지 않아 내전이 발발했고 그것은 아직까지 진한 아픔이 되었다. 그리고 아무리 본인의 죄가 아니라지만, 그 아픔을 되새기는 존재가 다시금 그 자리를 잇는다 생각함에, 그동안 사람들은 묘한 불안감을 조금씩 드러내곤 했다.


그래도 이 황녀는 자신에게 쏟아지던 시선을 아는지 모르는지, 아무 일도 없다는 듯 성실히 공부했고 사람들 앞에서 생모를 들먹이거나 난폭한 행동을 하지는 않았다. 우려하던 돌출행동도 없었으며 적당히는 웃었다.


때문에, 그저 인기 아이돌이 되기에는 뚜렷한 장벽이 존재하고, 그렇다고 마냥 배척하기에는 나름 매력이 있는 이 소녀에 대한 세간의 평가도 이제는 어느 정도 고정되었다.


부디 적절히 웃고 적절히 살다, 적절한 남자를 만나 적절한 인생을 보내라. 그런 적절함만 충족시킬 수 있다면 더는 문제없다. 그것이 로이엘에 대한 순혈들의 일반적 인식이 되었다.


일단 저 칼스 황제가, 통상보다 무려 4년을 미룬 끝에 딸의 책봉을 결정했다. 이는 이제는 안심해도 됨을 뜻할지도 모른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그리 생각하며 오늘의 이 자리를 축하하러, 사실은 한 잔 걸치러 궁중으로, 집으로, 술집으로 향했다.


“축하드립니다. 황후 마마. 황녀 전하.”


반년 만에 귀환한 우현왕 부부는, 우선 황제를 알현한 후 황녀궁에 들었다. 식을 앞둔 딸의 단장을 손수 마무리해준 황후가 맞이해주었고, 차분하지만 이제 어둡지는 않은 표정의 황녀는 정중히 일어나 읍했다.


“감사드립니다. 고모님. 고모부님.”


이영은 감회가 깊었다. 그녀가 자신을 이렇게 불러주기까지 오래 걸리지 않았음은 솔직히 놀랄 일이었다.


우주로 간 후 첫 귀환에는 반년쯤 걸렸었나. 그 때부터 이 소녀의 눈빛이 달라진 것을 확인한 그는 안도하며 다시 우주로 돌아갈 수 있었다. 유키나는 여전히 뭔가 꺼림칙해 했으나 이영이 말렸다.


아미에의 딸이지만 그 육신과 혈액은 오로지 황제의 것이며, 또한 좋은 부모의 사랑이야말로 어두운 과거조차 지울 유일한 약이 아니던가.


굳이 따지자면, 황궁 안에서와 밖에서의 소녀는 조금은 달라, 대중 앞에서는 웃어도 자신의 집에서는 과묵하다. 하지만 황제 역시 대중 앞에서는 무게를 잡아도, 돌아오면 헐렁이 그 자체이니 그리 문제 될 것은 없다.


아직 시간이 있기에 그들이 다음으로 찾은 곳은, 똑같은 황녀궁이지만 분위기가 무척 달랐다.


먼저 찾은 곳이 소녀티를 차츰 지워나가는 규방이었다면, 이번에는 인형과 장난감과 그림이 가득한, 그야말로 원더랜드다.


“...라피스 황녀께선 저번과는 또 다르시네요.”


빠른 성장기를 처음 보는 이영은 깜짝 놀랐다.


낯선 이를 맞아 자꾸만 품으로 파고드는 검은 머리 꼬맹이를 잡아 앉히며 루이코 차비가 웃었다.


“그렇죠. 저도 가끔은 놀랄 때가 있어요.”


원래부터 낯을 가리는데다 자주 볼 수 없는 고모 내외는 더욱 낯설어, 엄마가 인사를 종용했음에도 쉽지 않다. 그것을 말린 이영은 다른 아이에게 눈길을 주었다.


“안녕, 마리아.”


“안녕하세요...”


100% 지구인인, 하지만 부모와는 외모가 전혀 다른 금발 여아가 다소 멍한 표정으로 꾸벅 고개를 숙였다.


이 아이는, 둘째 황녀 세라비 라피스 니르티아의 동갑내기 친구인 미야시타 마리아다.


예전의 약속대로 루이코는 아이를 데리고 자주 친정으로 놀러갔다. 미야시타 집안은 그 이웃이라 둘은 자연스레, 사실은 의도적으로 떠민 양측 부모에 의해 친구가 되었고, 마리아는 이제 황궁도 무시로 출입했다.


어려서 죽은 고모의 이름을 붙여준 라피스. 그 이름은 물망초란 뜻이지만, 그 존호는 아샤르에서 벚꽃을 지칭하여 이는 명백히 모친을 배려한 것이다.


한편 토종 동양인인 부모와는 달리, 명백한 백인인 친구에게는 다소 인종 중립적인 이름이 붙여졌다.


저 라피스의 친구답게, 그리 명석하지도 활기차지도 않고 가끔은 이리도 멍한 소녀. 아주 귀엽지만 또한 지극히 평범하며 전생의 기억은 전혀 없는 듯하다.


불행했던 그 레베카가 바르게 태어나 좋은 부모 밑에 자랐다면, 이렇게 조용한 아이가 되었겠지. 사정을 아는 이들은 기쁘고도 마음이 아플 때가 있었다.


각자 뒷사정이 있대도 아직은 아이들이다. 떠날 시간이 임박했음에도 그 틈을 못 참은 라피스에게 끌려, 사실은 재빨리 동조한 마리아가 놀이방으로 들어갔다.


‘친구한테 떼쓰지 마...!’ 라며 그 등에 대고 외친 루이코에게 유키나가 잔잔한 웃음으로 말했다.


“...이제는 안심일까요?”


“...그렇겠죠.”


다소 착잡한 루이코는 그래도 웃으면서,


“그동안 마음 졸였던 것을 생각하면, 오늘이야말로 다 풀어놓고 싶어요. 아시다시피 저는...”


“알만 합니다...”


라피스가 태어나 닷새 후, 몹시 즐겁게도 아이를 안아본 황후가 그 다음으로 로이엘에게 안겨줄 때였다. 자신도 모르게 마음 한 편을 조여드는 불안에 루이코는 내심 당혹했었다. 소녀는 오래 안지 않고 돌려주었지만, 그 표정이 어쩐지 냉랭함은 제발 착각이길 바랬다.


그 덕인지, 라피스가 말을 알아듣게 된 이후부터 어머니는 항상 이렇게 말하곤 했다.


“언니에게 절대 거스르지 마.”


몹시도 긍정적인 부모에게서 태어났음에도 기가 세지 않은, 오히려 다소 약한 딸은 그에 거스름이 없었다.


그런 연유로, 로이엘이 딱히 차갑게 대하지 않았음에도 아이는 언니를 공손하게 대했다. 자매에게 부리지 못한 어리광은 루이코나 마리아에게 대신 풀었다.


나이 차이가 심하게 나는 자매는 황실에서야 흔해빠진 일. 오히려 경쟁에서 자유로운 손위가 아래를 귀여워하며 챙기는 경우는 많았다.


그러나 라피스는 다소 미묘한 위치에 있다.


부황은 죽은 왕녀의 이름에 더해 좌현왕가 계승권을 부여했다. 이는 루이코가 고민했고 유키나가 내놓았던, 혹여 모를 첫째의 앙심에 대한 절대적인 보호책이다.


설령 언니를 편애할지 모를 황제라도, 차마 이 이름에 대해서는 섭섭하게는 못할 것이다. 물론 황제가 그리 두진 않겠지만, 만약 세력싸움이 될 경우에도 이 이름값은 유리할 것이다.


다만 이것이 자칫 로이엘의 심기를 거슬러 불편한 가족이 될까 걱정되곤 했다. 만약 로이엘이 오랫동안 환영받지 못한다면, 자연히 라피스와 비교되게 되니 없던 앙심도 생길 수 있다. 그러니 루이코는 최대한 조심하며 예의를 잃지 않았고, 또한 내심 빌었다.


부디 황제와 황후가 저 아이를 사랑으로 보듬어주기를. 언젠가 라피스가 조금 더 자라면, 로이엘이 그 손을 잡고 소풍을 나가고 언니의 결혼식에 라피스가 들러리를 서주는, 그런 자매의 우애가 흔들림 없이 자리 잡을 날이 오기를.


부디 그 때까지는 모두 무사하기를.


그러니 비록 황궁이 넓다 하나, 그동안 아무래도 생활권이 겹쳤던 서궁에서 동궁으로 로이엘이 그 거처를 옮김은 다행이다.


또한 그동안 아버지의 여자와 배다른 동생에게, 새 황태녀가 딱히 적대적이지 않았음 역시 다행이었다.


유키나 역시 훨씬 홀가분한 표정으로,


“앞으로 9년, 라피스 황녀께서 성인이 되시면 모든 것은 끝나는 거에요. 그 때쯤이면 베아르도 이 세상에 없을 것이고, 아리칸께서도 사랑하는 사람... 부왕을 들이시겠죠. 그 때까지는 좀 더... 아시겠죠?”


“네. 그리고, 앞으로도 잘 부탁드려요.”


“걱정 마세요.”


유키나가 끄덕였다.


로이엘에게는 미안한 말이지만, 그래도 가족 된 정은 라피스와 비교할 수 없다. 이것은 비단 정치가의 입장뿐만이 아니다. 자신 역시 죽은 아이를 귀여워했었다.


그러니 다시 돌아온 것만 같은 이 아이 쪽이 더욱 눈길이 갈 수밖에 없다고, 그건 당연하다며 유키나는 그렇게 스스로를 설득했다.


“가시죠... 시간이 되었어요.”


유키나의 재촉에 모두가 일어섰다.


한때 3명까지 줄어들었던 황족은 차츰 숫자가 늘어난다. 각자의 가족은 꿈에 그리던 화기애애함을 되찾았으며, 지상은 번영하고 우주는 북적인다.


이제야 모든 것이 제 자리로 돌아온 듯 푸근한 느낌에 이영은 만족했고, 그 이상으로 만족한 표정의 황제는 무릎 꿇은 딸을 일으켜 세워 포옹하며 축하했다.




밤이 깊어서야 오늘의 주인공은 자신의 거처, 하지만 전혀 새롭고도 낯선 곳에 발을 들일 수 있었다.


예복을 받아주고 머리장식을 풀어준 금발여자. 동궁의 정번시녀로 새롭게 올라온 로라가 나지막이 위로했다.


“고생하셨어요. 힘드셨죠...”


“괜찮아.”


술기운에 뺨이 붉은 소녀, 아니 이제 여자가 거울에 비친 자신을 보며 대답했다.


행사는 복잡했고 부황은 몇 잔이고 술을 내렸다. 덕분에 조금 지쳤지만, 아직 젊음이란 단어조차 이른 그녀는 그리 힘들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로라는 몹시 지쳐 보여...”


그녀는 하루 종일 수발을 들었다.


“괜찮습니다. 목욕 준비가 다 되었으니 들어가세요.”


로이엘도 로라에게만 모든 것을 허락했다. 잘 준비를 마치고 침대까지 들어간 로이엘은 평소와는 다르게 굉장히 조심스럽게 말했다.


“...늦었지만 좀 더 이야기할래?”


로라는 조금 반색한 표정을 이내 거두었다.


“...그랬다간 시녀장께 야단맞을 거에요. 괜히 피곤하시게 만들었다고... 그러니 다음에...”


“...그래... 잘 자. 고생했어.”


문이 닫히고 적막이 흐르자, 황태녀는 갑자기 진한 외로움이 느껴졌다. 오늘처럼 혼자 있는 날이야말로, 좀 더 이야기할 상대가 필요했건만...


다른 시녀들도 있었고 나름은 정이 들었지만 역시 로라에게는 미치지 못한다. 아샤르 어를 익혔고 새 동료도 생긴 로라는 더 이상 가디언즈의 색을 찾기 어렵다.


하지만 이미 서른이 가까워옴에도, 시녀라고 딱히 구속되지도 않음에도 황궁에서만 사는 것은 걱정이었다.


로이엘도 몇 번이고 그녀에게, 자신의 생활을 좀 가질 것, 이를테면 연애 같은 것을 권했지만 로라는 그저,


“...저는 여기서 전하 외에는 아무 연고가 없어요.”


그녀가 매달리는 끈이 누구인가가 명확해진 이후, 로이엘은 더 권하지 않았다. 가디언즈에 있었던 이들은 하나같이 뭔가의 과거가 있지만, 십이본선까지 오를 정도임에도 로라는 자신의 이야기를 하지 않았었다.


때문에 혹여 자신이 모를 상처를 들쑤실까, 로이엘도 굳이 과거를 묻지 않았다. 누구나 말하고 싶지 않은 것은 있기 마련. 로라가 여기에 있는 이유도 아직은 모르지만, 그것이 우리들의 유대를 해치진 못한다.


홀로 남겨진 여전한 아쉬움에, 로이엘은 천정의 전신 거울에 비친, 지난 세월 자라난 자신을 바라보았다. 잘도 여기까지 왔다는 생각이 든다.


6년 세월은 소녀를 충분히 성장시켰다. 훌쩍 자란 키는 어머니에게도 그리 뒤지지 않으며, 미모로도 그 다음에 올라섰다 해도 과언은 아니다.


학식에 있어서도 이제 아샤르인 평균 수준에는 이르렀다 자평했고 여러 교양도 마찬가지, 특히 법적인 어머니, 황후에게 배운 에페코르도 꽤 경지에 올랐다.


물론 처음에는 그녀를 어머니라 부르기가 참 힘들었다. 하지만 황후는 말했었다.


“...단 둘이 있을 때는, 여염집처럼 평범하게 대하자.”


힘든 제안의 그 대답은 역시 참으로 힘들었다.


“네. ...어마마마.”


궁중 예절에 익숙하지 않을 소녀에 대한 작은 배려. 그리고 그 이후부터의 황후의 태도는 뭇 사람들의 눈에도, 소녀의 눈에도 그리 나무랄 데가 없었다.


먹고 입고 자는 것이 모두 황후의 손을 거친 것은 물론, 세상을 공기가 채우듯 꼼꼼한 관심이 주어졌다.


“잘 잤니? 좋은 아침이야.”


“좋아하는 음식이 뭐지? 내가 할 수 있는 거라면...”


“피아노를 칠 줄 아는구나. 나도 에페코르를 좋아하거든. ...언젠가 같이 해 볼래?”


소녀도 처음에는 뭇 사람들이 의심했듯이, 이 황후가 연적이자 원수의 딸이며 직접 낳지도 않은 자신을 쉬이도 받아들임을 이해할 수 없었다.


태생적인 경계심을 어쩔 수 없는 소녀는 몇 번이고 움츠렸고 급기야는,


“저기, ...저는 아이가 아니거든요?”


이 몇 마디에 담긴 거부감은 강렬했다. 하지만 세리사는 오히려 몇 번이고 말을 걸었고 마침내 그 소녀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연 것은, 소녀 스스로는 포기하고 있었던 죽은 어머니의 다른 이야기였다.


아주 짧은 기간이지만 세리사가 겪은 아미에의 이야기. 아버지는 쉬이 말해주지 않는 그것은 귀를 기울이기에 충분한 가치가 있다.


소녀는 애써 무표정하게, 사실은 굶주려 달려들었고, 그렇게 차츰 터진 말문과 이어진 대화가 서로의 유대, 그 시작이었다.


연적이자 정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세리사의 입에서는 아미에의 험담을 1㎎도 찾기 힘들기에, 아미에에 대해 알아 가면 알아갈수록 세리사도 좋은 사람이란 생각이 차츰 들었다.


또한 더 나아가, 아버지의 후처가 이런 여자라면, 아미에 어머니는 어쩌면 그리 분하게 생각하지 않을지도 모르겠다고도 생각해버렸다.


그리고 갖은 시선에서 몇 번이고 막아주었던, 또한 바쁜 와중에서도 여러 번 짬을 내어준 아버지.


그와 함께한 그녀는 봄 제주도의 유채꽃밭에서 마음껏 뒹굴었고 여름 바이칼 호에서 낚시를 즐겼으며, 가을 금강산에서 낙엽을 밟았고 겨울 나가노에서 스키를 탔다. 이것만으로도 아버지는 좋은 부모였다.


또한 군주된 입장의 아버지는, 단지 그 주변을 보는 것만으로도 수많은 것을 느끼게 했다.


항상 사람이 많았지만 아첨꾼은 없었다. 오히려 다소 불손한 자도 적지 않았지만 그로 인해 불이익을 당한 사람은 전혀 없다. 또한 10년 치세 동안 황제가 결정한 사형판결(집행이 아니다!)이 단 3건에 그친다.


한번은 이유를 묻자, 아버지는 겸연쩍게 웃으면서도 단호하게 말했었다.


“뭘 잘못했는지 충분히 깨닫고 참회한 끝에 스스로를 죽여 달라면, 그 정도야 해줄 수 있지. ...하지만 세상에 버릴 사람은 없어. 그 누가 뭐래도 이건 내 철칙이다.”


단 하나의 목숨도 허투루 다루지 않겠다, 기왕 끊을 거면 의미라도 찾겠다. 깊은 고뇌가 진하게 묻어난 말에 그녀도 묘한 전율을 느꼈고, 그런 경우는 그 이후 한 두 번이 아니었다.


이익과 종교 덕에 아무래도 아샤르에 적대적인 국가들에게도, 신하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다수의 담수 플랜트를 지원하면서 그는 또 말했었다.


“내 식탁에 앉았으면 어쨌든 손님이다. 아무리 마음에 안 들어도 물 한 잔은 줘야하지 않겠니.”


그런 관용의 치세를 꾸준히 행하는 아버지에게, 소녀는 증오라든가 복수심 같은 어두운 감정의 응어리를 쉬이 드러낼 수 없었다.


물론 아직 아미에를 욕하는 사람들에 대한 응어리는 채 가시지 않았다. 또한 과거 다짐한 대로, 자신에게 힘이 생기려면 얼마만큼의 세월이 필요할지는 아직도 모른다. 구중궁궐의 그녀가 할 수 있는 일은 그저 배우고 익히는 것이 고작이라 답답함은 아직도 여전하다.


그래도 그것은 이제 아버지의 책임은 아니다.


...그러니 베아르 어머니는 뭔가 착각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아니, 어머니는 워낙 혹독하게 당했으니 당연히 그렇게 생각하겠지만, 그래도 아버지는 좋은 군주며 그러니 지구인을 해치진 않을 거다.


그렇게 느낀 그 때부터 로이엘의 마음은 조금씩 달라졌고 또한 갈등했다.


어머니는 자신의 복수를 도와달라고 말하지 않았다. 오히려 내가 가진 것을, 자신이 사랑했던 이의 후손을 위해 써달라고 했다. 그러니 이대로 아버지의 길을 따라 그를 도우면서 사는 것도, 딱히 어머니의 부탁을 어기는 것은 아닐 거다.


하지만 이것으로, 어머니는 절대로 자신의 원한을 풀지 못할 것이다.


어제까지 악당이었던 아샤르란 존재가, 오늘의 선행만으로 과연 과거의 악행까지 지울 수 있을 것인가. 만약 그게 답이라면 지금껏 수많은 이들이 지나간 역사를 외치며 누군가를 증오하며 살진 않을 것이니, 그 어느 누구도 그녀에게 세상을 위해 원한을 참으라는 말은 쉬이 하지 못할 것이다.


비록 아미에에 대한 것은 들어주지 못하지만, 그 외에는 자신에게 부족함 없이 잘해주는 아버지와 새로운 어머니. 괴로움은 있지만 마냥 물고 늘어질 수는 없는... 더 이상 아이만은 아닌 나다.


그러니 베아르가 그 원한과 아버지와의 갈등을 풀 수 있다면 자신이 가진 모든 역량을 다할 것이며, 또한 멀지 않은 그 임종만큼은 자신이 직접 지켜주고 싶다.


회상 속에 잠들면서도 로이엘은 끊임없이 빌었다.


어머니. 지금쯤 어디 계세요? 지낼 곳은 있나요? 혹시 힘을 잃은 어머니를 누군가가 박대하진 않을까요?


만약 다시 뵌 어머니가 조금이라도 초췌하다면, 나는 정말이지 그 자리에서 울어버릴 것 같아요. 그러니...


부디 건강히... 그리고 한 번은 더 볼 수 있다면... 서로의 마음에 아직도 있을 이 응어리를 풀 수 있다면...


...지금의 나는 이제 더 바랄 것이 없어요...


피곤한 하루의 무게가 어느덧 눈꺼풀에 쏟아졌다.




“...때가 되었구나. 드디어 로이엘이...”


파리 GRA 건물의 지하. 지구 반대편의 생방송을 지켜보던 베아르가 흡족히 고개를 돌렸다.


“장장 16년... 모두 고생 많았다.”


압둘에 이어 항삼세명왕 왕지엔치양, 군다리명왕 마르셀이 고개 숙여 화답했다.


베아르와 3명의 오대존. 그들이 이 최종적인 회의의 소박한 구성원이다.


검은 고수머리와 오래 길러 풍성히 자란 수염. 전형적인 아랍 셈 족인 압둘은 이제 50대 후반에 이르지만, 금강야차라는 이명에 걸맞게 탄탄한 근육질의 남자다. 그 부친은 아랍 왕족의 피가 일부 섞인 상당한 부호였다는 소문이 있지만 어디까지나 소문이다.


비슷한 연배인 군다리명왕 마르셀은, 금발벽안의 백인임에도 승려의 가사를 입고 있다. 실력도 출중하고 욕심도 없는 과묵한 인물이지만, 베아르의 계획을 꾸준히 따라온 그 본심은 동료들도 알 수 없었다.


항삼세명왕 왕지엔치양은 이 중에서 가장 젊지만 그래도 46세다. 하지만 원체 동안인데다 변장의 힘으로 아직까지는 30대 여성으로 보인다.


태생적인 양성으로 성불구인 그는, 지상인의 갖은 결함을 외면한 저 외계인의 극렬 증오파다. 엔트로티 사건으로 힘을 잃어 위기에 몰렸지만, 경험을 살려 전사들의 훈련관 역할로 오대존의 말석에 잔류했다.


이들 모두가 지난 5년, 쪼그라든 가디언즈를 지키며 베아르를 뒷받침해온 충실한 이들이다. 하지만 오대존 필두인 부동명왕 로버트는 외부에서 일을 했다.


“그럼 시작한다. 명심할 것은, 한번 시작한 후는 칼스 녀석이 대응은커녕, 생각할 시간조차 얻지 못하도록 쉼 없이 몰아쳐야 한다는 것이다. 알겠나?”


“명심하겠습니다.”


모두가 돌아가고 자신의 방에 홀로 남은 베아르는, 전신 거울에 비친 자신을 지긋이 바라보았다.


이 젊음은 전혀 변하지 않았지만, 남은 수명은 그리 길지 않아 끽해야 5년 전후. ...더 늦지 않아 다행이다.


쉐노르. 당신이 남긴 모든 것은 내 복수의 바탕이자, 당신이 사랑했던 이 인류가 진정으로 구원받는 포석이 되겠지요. 거듭 감사드립니다.


...칼스. 네놈이 뭘 노리는지 알 것 같지만, 지금 네 치세는 지구에 황금시대를 가져오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건 이 모든 불행의 해결책은 절대 되지 못해.


설령 황금이 돌이 되는 세상이라 해도, 사람들은 새로운 황금을 찾고 차지하기 위해 서로를 죽일 테니까.


...그러니 내가 옳다. 옳게 할 것이다.


로이엘... 네 책봉식은 잘 보았단다. 지난 세월 너는 잘 자라났고, 네 아버지의 노력은 네 날카로움을 그만큼이나 꺾어놓았더군... 하지만 그래선 곤란하지?


딱히 네게 원한은 없어. ...과거, 두려워하면서도 내 품에 안기던 그 모습은, 이렇게 차가운 나도 사실 조금은 기쁘기도 했단다.


하지만 어쩌니. 그보다 더욱 깊은 감정이 내겐 더욱 소중한 걸...


들뜬 마음의 그녀는 오늘도 쉬이 잠들지 못했다.




수고하셨어요.


작가의말

다음 파트부터 이 권의 본격 스토리로 들어가겠네요. ...밑밥 참 길구만.

16년을 준비한 베아르의 이 공격은 가열차고, 치밀하고, 반격의 여지조차 충분치 않은 것이어야 할 것입니다만, 독자의 눈에도 그리 비치게 될지 솔직히 자신은... 나름만 있습니다.

앞으로 벌어질 사건에 있어 수많은 입장이 존재하게 됩니다. 국내에서는 순혈과 지상인, 그 지상인 중에서도 출신국가 차이. 국외에서는 우호국과 중립국과 적대국. 과격파와 온건파...

각자의 입장이 있는만큼 복잡해지겠지만... 각자의 정의는 굳건합니다.

서로 다른 정의의 충돌. 머리는 아프지만 즐겁게 보아 주세요. 그럼...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 작성자
    Lv.99 고철아주큰
    작성일
    16.01.09 19:39
    No. 1

    개인적으로 칼스의 정의가 옳다고 생각하지만...
    정말로 '유'토피아기에 말입니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대마왕k
    작성일
    16.01.10 11:13
    No. 2

    그렇죠. 어쩌면 인류는, 자신이 절대 이룰 수 없는 경지를 향해 달리고 있는 셈입니다만, 그렇다고 가만히 있을 수도 없는 태생적 딜레마에 빠져있겠죠. 그래서 달립니다.
    그런데 그 길은 어떻게, 무슨 방법으로, 가야 하는가... 이 권의 제목, 3부 모두가 그를 가리킵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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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0 <15권. 괴물(怪物)의 낙원 後 > 에필로그 : 진정 강해지는 법 (+ 작말후기) 21.06.12 96 2 14쪽
379 8장. 괴물의 낙원 (7) 21.06.05 78 2 20쪽
378 8장. 괴물의 낙원 (6) 21.05.28 65 2 19쪽
377 8장. 괴물의 낙원 (5) 21.05.15 63 1 18쪽
376 8장. 괴물의 낙원 (4) 21.05.08 59 1 20쪽
375 8장. 괴물의 낙원 (3) 21.04.30 66 1 19쪽
374 8장. 괴물의 낙원 (2) 21.04.24 66 2 20쪽
373 8장. 괴물의 낙원 (1) 21.04.23 68 1 19쪽
372 7장. 다시 찾은 대지. (7) 21.04.17 71 1 19쪽
371 7장. 다시 찾은 대지. (6) 21.04.16 62 1 19쪽
370 7장. 다시 찾은 대지. (5) 21.04.10 69 2 19쪽
369 7장. 다시 찾은 대지. (4) 21.04.09 67 2 21쪽
368 7장. 다시 찾은 대지. (3) 21.04.03 70 2 20쪽
367 7장. 다시 찾은 대지. (2) 21.04.02 116 1 22쪽
366 7장. 다시 찾은 대지. (1) 21.03.28 78 1 20쪽
365 6장. 동상이몽. (7) 21.03.27 98 1 19쪽
364 6장. 동상이몽. (6) 21.03.21 70 1 18쪽
363 6장. 동상이몽. (5) 21.03.20 92 2 20쪽
362 6장. 동상이몽. (4) 21.03.13 107 1 21쪽
361 6장. 동상이몽. (3) 21.03.12 97 2 22쪽
360 6장. 동상이몽. (2) 21.03.06 71 1 21쪽
359 6장. 동상이몽. (1) 21.03.05 88 1 20쪽
358 5장. 올림포스 아카데미. (6) 21.02.28 125 1 22쪽
357 5장. 올림포스 아카데미. (5) 21.02.28 75 1 20쪽
356 5장. 올림포스 아카데미. (4) 21.02.26 125 1 20쪽
355 5장. 올림포스 아카데미. (3) 21.02.21 182 1 19쪽
354 5장. 올림포스 아카데미. (2) 21.02.20 83 1 20쪽
353 <15권. 괴물(怪物)의 낙원 後> 5장. 올림포스 아카데미. (1) 21.02.19 136 2 18쪽
352 4장. 대탈출(하). (8) -4부 1권 끝- 20.10.03 182 3 22쪽
351 4장. 대탈출(하). (7) 20.10.02 155 2 23쪽
350 4장. 대탈출(하). (6) 20.09.26 153 1 22쪽
349 4장. 대탈출(하). (5) 20.09.25 115 1 22쪽
348 4장. 대탈출(하). (4) +2 20.09.19 119 3 24쪽
347 4장. 대탈출(하). (3) +2 20.09.18 121 2 22쪽
346 4장. 대탈출(하). (2) 20.09.12 124 2 19쪽
345 4장. 대탈출(하). (1) 20.09.11 139 1 23쪽
344 3장. 대탈출(중). (7) 20.09.05 120 1 21쪽
343 3장. 대탈출(중). (6) 20.09.04 107 1 21쪽
342 3장. 대탈출(중). (5) +2 20.08.29 188 1 22쪽
341 3장. 대탈출(중). (4) 20.08.28 118 1 21쪽
340 3장. 대탈출(중). (3) 20.08.22 133 1 24쪽
339 3장. 대탈출(중). (2) 20.08.21 125 1 22쪽
338 3장. 대탈출(중). (1) 20.08.15 161 1 24쪽
337 2장. 대탈출(상). (7) +2 20.08.14 215 1 23쪽
336 2장. 대탈출(상). (6) 20.08.08 182 1 22쪽
335 2장. 대탈출(상). (5) 20.08.07 110 1 21쪽
334 2장. 대탈출(상). (4) 20.08.03 247 1 16쪽
333 2장. 대탈출(상). (3) 20.08.02 176 1 21쪽
332 2장. 대탈출(상). (2) +2 20.08.01 144 1 25쪽
331 2장. 대탈출(상). (1) +2 18.10.14 336 3 20쪽
330 1장. 역사의 변화는 언제나 격류. (3) +2 18.09.08 328 2 21쪽
329 1장. 역사의 변화는 언제나 격류. (2) +2 18.09.01 333 3 21쪽
328 1장. 역사의 변화는 언제나 격류. (1) +4 18.08.25 300 4 25쪽
327 4부. 또 다른 세상 <14권. 괴물(怪物)의 낙원 前> 프롤로그 : 발버둥 +2 18.08.25 249 4 2쪽
326 3부. 미래에의 지표 편 후기. +8 18.07.29 259 4 2쪽
325 Ⓡ <13권. 미래(未來)의 지표 後> 에필로그 : 각자의 꿈 +2 18.07.29 250 3 38쪽
324 Ⓡ 8장. 내일에의 선물. (10) +2 18.07.29 219 3 24쪽
323 Ⓡ 8장. 내일에의 선물. (9) +4 18.07.29 210 4 25쪽
322 Ⓡ 8장. 내일에의 선물. (8) +6 18.04.07 263 6 26쪽
321 Ⓡ 8장. 내일에의 선물. (7) +6 18.01.27 321 5 25쪽
320 SS(Special Story) : 구원자 +6 17.12.28 352 5 36쪽
319 SS(Special Story) : 회상(回想) 17.12.28 329 3 17쪽
318 Ⓡ 8장. 내일에의 선물. (6) +3 17.03.18 497 4 26쪽
317 Ⓡ 8장. 내일에의 선물. (5) 17.02.25 357 3 30쪽
316 Ⓡ 8장. 내일에의 선물. (4) +2 17.02.12 457 4 24쪽
315 Ⓡ 8장. 내일에의 선물. (3) +2 17.02.05 627 3 25쪽
314 Ⓡ 8장. 내일에의 선물. (2) +2 17.01.22 535 3 22쪽
313 Ⓡ 8장. 내일에의 선물. (1) +2 17.01.07 641 4 23쪽
312 Ⓡ 7장. 성배(聖杯)는 피를 원한다. (10) 16.12.24 492 4 25쪽
311 Ⓡ 7장. 성배(聖杯)는 피를 원한다. (9) +2 16.12.11 604 3 24쪽
310 Ⓡ 7장. 성배(聖杯)는 피를 원한다. (8) +4 16.11.26 540 4 24쪽
309 Ⓡ 7장. 성배(聖杯)는 피를 원한다. (7) +2 16.11.13 629 3 26쪽
308 Ⓡ 7장. 성배(聖杯)는 피를 원한다. (6) +6 16.10.23 706 5 26쪽
307 Ⓡ 7장. 성배(聖杯)는 피를 원한다. (5) +4 16.10.08 700 5 26쪽
306 Ⓡ 7장. 성배(聖杯)는 피를 원한다. (4) +2 16.09.25 744 3 27쪽
305 Ⓡ 7장. 성배(聖杯)는 피를 원한다. (3) +4 16.09.10 730 4 27쪽
304 Ⓡ 7장. 성배(聖杯)는 피를 원한다. (2) +8 16.09.03 705 3 25쪽
303 Ⓡ 7장. 성배(聖杯)는 피를 원한다. (1) +4 16.08.20 630 4 23쪽
302 Ⓡ 6장. 미래에의 지표. (9) +6 16.08.06 715 3 27쪽
301 Ⓡ 6장. 미래에의 지표. (8) +4 16.07.30 811 4 34쪽
300 Ⓡ 6장. 미래에의 지표. (7) +6 16.07.16 860 4 32쪽
299 Ⓡ 6장. 미래에의 지표. (6) +4 16.07.03 758 4 27쪽
298 Ⓡ 6장. 미래에의 지표. (5) +4 16.06.18 750 5 24쪽
297 Ⓡ 6장. 미래에의 지표. (4) +6 16.06.05 731 5 25쪽
296 Ⓡ 6장. 미래에의 지표. (3) +6 16.05.21 838 4 27쪽
295 Ⓡ 6장. 미래에의 지표. (2) +4 16.05.15 1,122 3 25쪽
294 Ⓡ <13권. 미래(未來)의 지표 後> 6장. 미래에의 지표. (1) +4 16.05.08 869 5 24쪽
293 Ⓡ 5장. 판도라의 상자. (6) +6 16.04.30 960 5 21쪽
292 Ⓡ 5장. 판도라의 상자. (5) +4 16.04.20 940 7 25쪽
291 Ⓡ 5장. 판도라의 상자. (4) +6 16.04.09 812 9 25쪽
290 Ⓡ 5장. 판도라의 상자. (3) +10 16.03.26 984 8 26쪽
289 Ⓡ 5장. 판도라의 상자. (2) +4 16.03.20 852 8 21쪽
288 Ⓡ 5장. 판도라의 상자. (1) +4 16.03.12 1,056 7 19쪽
287 Ⓡ 4장. 난장판. (6) +2 16.03.05 731 4 22쪽
286 Ⓡ 4장. 난장판. (5) +4 16.02.27 845 7 25쪽
285 Ⓡ 4장. 난장판. (4) +4 16.02.20 978 8 28쪽
284 Ⓡ 4장. 난장판. (3) +4 16.02.13 1,044 9 26쪽
283 Ⓡ 4장. 난장판. (2) +2 16.02.06 1,040 6 22쪽
282 Ⓡ 4장. 난장판. (1) +2 16.01.30 986 6 20쪽
281 Ⓡ 3장. 열리는 문. (4) +2 16.01.23 840 9 20쪽
280 Ⓡ 3장. 열리는 문. (3) +2 16.01.16 1,015 8 24쪽
» Ⓡ 3장. 열리는 문. (2) +2 16.01.09 1,055 7 21쪽
278 Ⓡ 3장. 열리는 문. (1) +2 16.01.02 832 9 21쪽
277 Ⓡ 2장. 보다 강인한. (4) +4 15.12.26 1,006 12 21쪽
276 Ⓡ 2장. 보다 강인한. (3) +8 15.12.19 1,029 9 26쪽
275 Ⓡ 2장. 보다 강인한. (2) +4 15.12.12 991 11 19쪽
274 Ⓡ 2장. 보다 강인한. (1) +4 15.12.05 1,110 10 22쪽
273 Ⓡ 1장. 가시나무 둥지. (4) +6 15.11.28 1,114 16 19쪽
272 Ⓡ 1장. 가시나무 둥지. (3) +6 15.11.21 1,255 14 22쪽
271 Ⓡ 1장. 가시나무 둥지. (2) +8 15.11.14 1,028 11 22쪽
270 Ⓡ 1장. 가시나무 둥지. (1) +4 15.11.07 881 7 22쪽
269 Ⓡ <12권. 미래(未來)의 지표 前> 프롤로그 : 시작, 궤멸, 재생의 역사 +6 15.10.31 1,231 9 26쪽
268 Ⓡ <11권. 애증(愛憎)의 파편> 에필로그 : 각자의 밤 (+ 작말후기) +4 15.08.08 891 12 24쪽
267 Ⓡ 8장. 웃을 수 없는 영화. (7) +4 15.08.01 1,031 16 21쪽
266 Ⓡ 8장. 웃을 수 없는 영화. (6) +4 15.07.26 818 10 25쪽
265 Ⓡ 8장. 웃을 수 없는 영화. (5) +4 15.07.18 833 11 25쪽
264 Ⓡ 8장. 웃을 수 없는 영화. (4) +2 15.07.11 1,074 11 22쪽
263 Ⓡ 8장. 웃을 수 없는 영화. (3) +4 15.07.04 1,388 14 20쪽
262 Ⓡ 8장. 웃을 수 없는 영화. (2) +4 15.06.27 1,317 16 21쪽
261 Ⓡ 8장. 웃을 수 없는 영화. (1) +4 15.06.20 1,544 13 32쪽
260 Ⓡ 7장. 만화경(萬華鏡). (4) +6 15.06.14 1,341 15 27쪽
259 Ⓡ 7장. 만화경(萬華鏡). (3) +4 15.06.07 968 13 25쪽
258 Ⓡ 7장. 만화경(萬華鏡). (2) +2 15.05.30 1,290 12 29쪽
257 Ⓡ 7장. 만화경(萬華鏡). (1) +12 15.05.23 955 13 24쪽
256 Ⓡ 6장. 바퀴는 멈추었다. (5) +4 15.05.17 1,067 14 22쪽
255 Ⓡ 6장. 바퀴는 멈추었다. (4) +4 15.05.16 911 15 21쪽
254 Ⓡ 6장. 바퀴는 멈추었다. (3) +2 15.05.10 1,036 18 27쪽
253 Ⓡ 6장. 바퀴는 멈추었다. (2) +4 15.05.09 1,076 18 23쪽
252 Ⓡ 6장. 바퀴는 멈추었다. (1) +4 15.05.03 1,107 9 22쪽
251 Ⓡ 5장. 돌고 도는. (3) +4 15.05.02 1,096 11 23쪽
250 Ⓡ 5장. 돌고 도는. (2) +4 15.04.26 1,000 13 23쪽
249 Ⓡ 5장. 돌고 도는. (1) +4 15.04.25 1,120 13 22쪽
248 Ⓡ 4장. 모자라고 비었기에, 갈구하고 채워진다. (3) +2 15.04.19 1,019 12 21쪽
247 Ⓡ 4장. 모자라고 비었기에, 갈구하고 채워진다. (2) +4 15.04.18 1,113 15 21쪽
246 Ⓡ 4장. 모자라고 비었기에, 갈구하고 채워진다. (1) +6 15.04.12 1,437 13 18쪽
245 Ⓡ 3장. 무대 뒤의 속삭임. (3) +6 15.04.11 1,339 16 17쪽
244 Ⓡ 3장. 무대 뒤의 속삭임. (2) +6 15.04.04 1,261 12 28쪽
243 Ⓡ 3장. 무대 뒤의 속삭임. (1) +6 15.03.28 1,439 15 18쪽
242 Ⓡ 2장. 맺은 끈과 꼬인 끈. (3) +2 15.03.25 1,395 17 17쪽
241 Ⓡ 2장. 맺은 끈과 꼬인 끈. (2) +4 15.03.21 1,149 12 18쪽
240 Ⓡ 2장. 맺은 끈과 꼬인 끈. (1) +2 15.03.18 1,298 15 19쪽
239 Ⓡ 1장. 빛과 그림자. (3) +4 15.03.14 1,381 20 17쪽
238 Ⓡ 1장. 빛과 그림자. (2) +4 15.03.11 1,299 16 15쪽
237 Ⓡ 1장. 빛과 그림자. (1) +8 15.03.07 1,428 20 18쪽
236 Ⓡ <11권. 애증(愛憎)의 파편> 프롤로그 : 일방통행 +8 15.02.27 1,746 20 12쪽
235 과거의 유산 후기 & 공지 +16 14.12.29 1,521 19 3쪽
234 Ⓡ <10권. 과거(過去)의 유산> 에필로그 : 바보 이반의 나라는 평화로웠다 +10 14.12.28 1,277 23 27쪽
233 Ⓡ 8장. 죽음에 이르는 병. (3) +10 14.12.27 1,048 19 28쪽
232 Ⓡ 8장. 죽음에 이르는 병. (2) +10 14.12.21 1,194 16 26쪽
231 Ⓡ 8장. 죽음에 이르는 병. (1) +12 14.12.20 1,680 21 22쪽
230 Ⓡ 7장. 요구받은 혈채(血債). (3) +14 14.12.14 1,403 18 16쪽
229 Ⓡ 7장. 요구받은 혈채(血債). (2) +6 14.12.13 1,167 27 22쪽
228 Ⓡ 7장. 요구받은 혈채(血債). (1) +12 14.12.07 1,434 19 18쪽
227 Ⓡ 6장. 피로 씻은 피. (3) +10 14.12.06 1,722 21 19쪽
226 Ⓡ 6장. 피로 씻은 피. (2) +12 14.11.30 1,467 25 20쪽
225 Ⓡ 6장. 피로 씻은 피. (1) +12 14.11.29 1,623 23 16쪽
224 Ⓡ 5장. 장미꽃밭 아래 피어나는 양귀비꽃. (3) +12 14.11.26 1,711 20 16쪽
223 Ⓡ 5장. 장미꽃밭 아래 피어나는 양귀비꽃. (2) +14 14.11.23 2,045 19 19쪽
222 Ⓡ 5장. 장미꽃밭 아래 피어나는 양귀비꽃. (1) +10 14.11.22 1,593 23 22쪽
221 Ⓡ 4장. 겨울을 대비하는 이들의 자세. (3) +14 14.11.19 1,630 30 19쪽
220 Ⓡ 4장. 겨울을 대비하는 이들의 자세. (2) +16 14.11.16 1,330 22 21쪽
219 Ⓡ 4장. 겨울을 대비하는 이들의 자세. (1) +8 14.11.15 1,605 19 18쪽
218 Ⓡ 3장. 음모의 시작. (3) +12 14.11.12 1,745 22 21쪽
217 Ⓡ 3장. 음모의 시작. (2) +4 14.11.11 1,590 25 19쪽
216 Ⓡ 3장. 음모의 시작. (1) +8 14.11.10 1,505 23 20쪽
215 Ⓡ 2장. 마음의 끈. (3) +14 14.11.09 1,742 39 21쪽
214 Ⓡ 2장. 마음의 끈. (2) +6 14.11.08 1,627 24 25쪽
213 Ⓡ 2장. 마음의 끈. (1) +6 14.11.02 1,585 27 20쪽
212 Ⓡ 1장. 그들의 봄. (3) +10 14.11.01 1,321 15 12쪽
211 Ⓡ 1장. 그들의 봄. (2) +12 14.10.26 1,719 19 14쪽
210 Ⓡ 1장. 그들의 봄. (1) +6 14.10.25 1,701 26 18쪽
209 Ⓡ <10권. 과거(過去)의 유산> 프롤로그 : 10년, 그 변화의 흐름 +12 14.10.20 1,501 33 6쪽
208 변혁의 시대 후기 & 설문. +18 14.10.12 1,372 25 8쪽
207 Ⓡ <9권. 변혁(變革)의 시대> 에필로그 : 변혁의 시대 +14 14.10.11 1,817 29 28쪽
206 Ⓡ 8장. 두려움을 지우는 말. (3) +8 14.10.10 1,583 21 17쪽
205 Ⓡ 8장. 두려움을 지우는 말. (2) +10 14.10.09 1,343 24 20쪽
204 Ⓡ 8장. 두려움을 지우는 말. (1) +8 14.10.08 1,444 23 19쪽
203 Ⓡ 7장. 경계선. (3) +10 14.10.07 1,605 22 16쪽
202 Ⓡ 7장. 경계선. (2) +6 14.10.06 1,434 19 18쪽
201 Ⓡ 7장. 경계선. (1) +14 14.10.05 2,118 21 18쪽
200 Ⓡ 6장. 신의 아들. (3) +12 14.10.04 1,703 27 18쪽
199 Ⓡ 6장. 신의 아들. (2) +10 14.10.01 1,841 27 25쪽
198 Ⓡ 6장. 신의 아들. (1) +10 14.09.30 1,430 26 23쪽
197 Ⓡ 5장. 돌이킬 수 없는 일. (3) +4 14.09.29 2,449 21 19쪽
196 Ⓡ 5장. 돌이킬 수 없는 일. (2) +8 14.09.28 1,738 23 21쪽
195 Ⓡ 5장. 돌이킬 수 없는 일. (1) +10 14.09.27 1,876 24 22쪽
194 Ⓡ 4장. 많이 아픈 찔러보기. (3) +8 14.09.26 1,956 28 16쪽
193 Ⓡ 4장. 많이 아픈 찔러보기. (2) +4 14.09.25 1,609 29 15쪽
192 Ⓡ 4장. 많이 아픈 찔러보기. (1) +8 14.09.23 1,724 25 18쪽
191 Ⓡ 3장. 불편한 진실. (3) +20 14.09.21 2,154 33 21쪽
190 Ⓡ 3장. 불편한 진실. (2) +8 14.09.19 1,718 22 17쪽
189 Ⓡ 3장. 불편한 진실. (1) +8 14.09.18 1,638 32 19쪽
188 Ⓡ 2장. 인간의 땅. (3) +6 14.09.16 1,986 33 19쪽
187 Ⓡ 2장. 인간의 땅. (2) +8 14.09.15 1,924 21 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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