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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왕k님의 서재입니다.

리어스(Re Ear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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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왕k
작품등록일 :
2014.01.14 00:13
최근연재일 :
2021.06.12 14:54
연재수 :
38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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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3,4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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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08
글자수 :
3,615,518

작성
20.09.04 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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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5
추천
1
글자
21쪽

3장. 대탈출(중). (6)

한 권이 끝날 때, 가슴에 남는 글이 되길 바랍니다.




DUMMY





화성으로 떠났던 수송선단이 돌아온 것은, 달이 바뀐 8월 5일의 일이었다. 드디어 1차 수송이 끝난 것이다.


그들을 맞아들이는 것은 화성개발공사의 몫. 이미 화성에 있는 오베레이는 분명 황제에 대한 쌍욕을 삼키며, 또 그 좋아하던 여자도 끊고 일하고 있을 것이다.


피난 총지휘도 겸하던 도트로이 원수가 짬을 내어 돌아오자 황제가 치하했다.


“1차 수송, 수고 많았다. 다음번에도 잘 부탁하네.”


“별 말씀을. 그보다도 폐하... 역시 좀 초췌해 보이시네요. 너무 무리하시는 것 아닌지요.”


딱한 표정의 총장에게 황제는 멋쩍게 웃었다.


“그런가? 나도 세월 따라 늙긴 했나봐. 이 정도에 지치다니 말이야.”


“저조차도 아직 그리 느끼진 않습니다. ...부디 옥체를 소중히 여기시길.”


하지만 이 인간은 반드시 무리한다.


수십 년 전에 이미 체념한 총장에게 황제가 물었다.


“이쪽 일도 바빠서 말이야, 한동안은 올라온 보고조차 제대로 읽지 못했거든. 별 일은 없었나 모르겠군.”


“없을 수는 없겠죠. 무려 10억의 인간이 모였잖아요.”


“그렇겠지. 어떤가. 심각하진 않았나?”


“심각하다면 심각하고, 사소하다면 사소할까요. 일단 1차 수송에는 국가의 통제보다는 부족 단위, 그 영향력이 더 큰 나라들이 많았잖아요. 몇 건 정도는...”


말을 흐리던 그녀는 황제의 눈짓에 결국 패배했다.


“극히 일부의 사례일 뿐입니다만, 사이가 좋지 않던 두 부족이 한 배를 타다보니, 다툼이 벌어진 끝에 사상자가 수백여 명. 그 외의 이런 저런 것들을 합치면 사상자가 몇 만은 훌쩍 넘었습니다. ...죄송합니다.”


“귀관의 책임만은 아니다만, 그래도 이건 좀...”


황제는 소리 내어 혀를 찼다.


피난길에, 그것도 우주에 나가서까지 서로 싸워야만 직성이 풀릴까.


도트로이가 한동안 망설이다 다시 말했다.


“그리고 그 다툼 중에 강간 피해자도 좀 나와서... 나중에 국제법에 따라 사법 처리는 할 예정입니다.”


“...거 참. 명색이 사내라는 놈들이, 싸움도 모자라서 여자들까지 건드렸단 말인가?”


“그게... 피해자도 대부분 남자에요.”


정적이 흐르며 시선이 오갔다.


황제가 이루 말할 수 없이 복잡한 표정으로 물었다.


“...왜...?”


“그렇게 되면 이제부턴 남자가 아니라 다른 남자의 아내가 됐다... 그런 식으로 모욕하는 거죠. ...이해는 가지 않고 이해할 생각도 별로 들지 않습니다만...”


“경찰들도 따라갔을 터. 그들은 다 뭐하고...?”


“애당초 치안이 약했던 나라들이에요. 아시잖아요. 밤에 돌아다녀도 총을 맞지 않는 나라는 지금도 그리 많지 않지요.”


21세기가 끝나도록 그렇고, 아마 다음 세기도 그럴 것이다. 그 다음 세기도 그리 달라질 것 같진 않다.


“무기만은 철저히 압수했지만, 주먹이 있는 이상 다툼이 멎을 것 같진 않습니다.”


“...이런 저런 사고는 예상했던 일. 하지만 이제는 지나치지만 않도록 하는 게 고작이려나...”


“제가 간언할 이야기는 아닙니다만, 듣기로는 지금 남겨진 사람들에 대한 치안 역시 몹시 좋지 않다고...”


“유감스럽지만 사실이다.”


요 근래의 도표는 더더욱 상승 곡선만 그리고 있었다.


“그리고 귀관의 말대로, 인간이 모이다 보면 그럴 법도 하지. 허나 안전보장원의 첩보를 보면 꼭 그렇지만도 않은 모양이다.”


“무슨 말씀이신지...?”


“각국의 죄수들 다수가 민간에 섞여 들었다고 한다. 잡범은 비상시를 이유로 사면 받았고, 또한 교도소가 제 기능을 못한 틈을 타 탈옥한 경우가 많다 하는군.”


이 소문이 민간에도 퍼져 지금 민심은 아주 흉흉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지금 방어에 전력을 쏟는 군대를 동원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도트로이도 미간을 좁혔다.


“...심각하네요.”


“말 그대로 심각해. 그리고 어이도 없다. 어떻게 약속이나 한 듯이 죄수 관리가 엉망인 건가.”


“그럼 이것 역시... 그런 것으로 해석할 수 있네요.”


“아무래도 저들은 우리가 고생하는 꼴을 너무나도 보고 싶은 모양이다. ...증거가 없어서 앞으로도 족칠 수가 없겠지만, 아마도 틀림없겠지.”


“구제불능의 인간들을 그래도 구제해야 하는군요.”


“밖의 괴물보다 인간이 더 괴물 같다는... 요즘은 그런 생각도 조금씩 들고 있어.”


잠시 한숨짓던 황제는 이내 자신의 뺨을 두들겼다,


“안 돼지. 안 돼. 누굴 원망하기보다는 움직여야지. ...다만 귀관에게는 참으로 면목 없다.”


“천만의 말씀입니다.”


헤어지는 주군의 등이 몹시 아파 보인다. 면담이 끝나고도 총장은 한동안 얼음이 되어버렸다. 그리고 그 걱정은 아주 당연하다는 듯 사실로 바뀌었다.


돌아온 수송선단이 보급과 약간의 정비를 하루에 걸쳐 진행한 다음날, 8월 6일 아침부터 제 2차 작업이 시작되었다.


사하라 이북 아프리카 국가들과 아라비아 반도 권역, 이른바 중동 국가의 차례였다.


그런데 역시나 문제는 초장부터 터졌다.


“이게 뭡니까?”


“식사입니다만? 무슨 문제라도?”


수송선을 관리하던 아샤르 사관이 반문했다. 기나긴 탑승이 끝나고 이제 막 출발한 직후였다.


근엄한 수염을 기른 한 떼의 남자들의 방문. 어째선지 흥분한 그들 손에는 방금 지급된 도시락이 들려 있다.


피난길의 귀중한 식량임에도 마지 오물을 들듯, 손에 천을 깔고 도시락을 흔들던 남자가 소리쳤다.


“이걸 지금 우리에게 먹으라고 준 건가요?!”


“이상하군요. 상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하람 푸드(금기 식품)도 아니잖아요. 여길 보세요.”


사관은 도시락의 한 구석을 가리켰다.


“여러분의 규율에 따라 만들었다는, 할랄 인증도 제대로 찍혀 있잖습니까? 여러분의 종교적 금기는 저희도 나름 알고 있고, 따라서 음식에 문제는 없을 텐데요.”


“우리도 눈이 있소. 하지만 우리는 말이오, 이게 어디 보관되어 있었느냐를 알고 싶을 뿐이오.”


“그거야 여러분들이 계셨던 식당 바로 옆, 식품 저장고에 있었죠.”


“거기에 돼지고기가 들어있던 것을 모르셨소?”


우르르 몰려온 이유가 고작? 사관은 기가 찼다.


“그거요? 물론 같은 냉장고에 들어 있던 것은 사실입니다만, 아시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용적은 한계가 있습니다. 게다가 여긴 무슬림만 타고 있는 게 아니에요.”


아샤르의 보유 식량이 제법 많다지만, 지구인 전체를 먹이기에는 어림도 없다. 때문에 각국의 비축분과 시장에 풀린 물건까지 그야말로 쓸어 담았다.


“분류가 잘 안 된 것은 사실이지만, 그럴 시간이 있었다면 사람을 한 명이라도 더 태워야지요. 그러니 여러분의 요청처럼 할랄 푸드만 실을 수도 없고, 그렇다고 상하기 쉬운 고기를 그냥 방치할 수도 없잖습니까?”


내가 왜 이런 설명을 해야 하나.


사관은 한숨으로,


“그리고 가장 중요한 사실은, 식당에 있던 그게 돼지고기는 맞지만, 또한 엄연한 배양육이에요. 진짜처럼 보이고 맛도 똑같지만 진짜는 아니란 말입니다.”


“우린 그런 것 모르오. 단지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이 음식은 우리에게 부정한 것이란 사실이오.”


별 트집을 다 잡는다. 사관은 더더욱 기가 찼다.


하지만 사람들의 항의는 그 기분 따윈 신경 쓰지 않는다.


“그러니 다른 것을 주시길 바랍니다.”


“아쉽지만 불가능합니다. 이미 말씀드렸듯이 저장고의 용적은 한계가 있고, 다양한 식료품을 구비하다 보면 같이 두는 경우는 어쩔 수 없이 나옵니다. 게다가 모든 음식은 포장되어 서로에게 영향을 줄 수는 없는 것들입니다. 여러분이 말씀하시는 그런 이유로는, 한정된 식량을 버리는 짓은 절대로 못합니다.”


될 대로 되라. 어쩐지 자포자기인 사관이었다.


1차는 싸움에 살인이 벌어지질 않나. 겨우겨우 돌아왔더니 이제는 음식으로 이 난리가 나질 않나.


하지만 항의는 잦아들지 않았다.


“이런 법이 어디 있소? 그럼 앞으로 며칠이나 그저 굶으란 말이오?!”


“귀중한 식량이니 그냥 드세요. 여러분의 신께서도 여러분의 목숨을 살리기 위해서라면, 금기를 약간 어기는 것 따윈 기꺼이 봐 주실 거라 생각합니다.”


“이교도조차 아닌 이가, 알라를 함부로 입에 몰리지 마시오.”


기분이 나쁜 듯 했지만 일단 그들은 물러갔다. 하지만 자발적 단식이 이틀이 지나 삼일이 되었다. 배고픔의 고통과 함께 고집 역시 부풀기만 했다.


반면 아샤르인들도 이해할 수 없었다.


저들이 거부하는 식량, 그 더럽다고 말하는 것들은 이 배에 올라탄 누군가에겐 목숨이다. ...이해할 생각이나 있는 걸까?


팽팽히 당겨진 활시위와 같은 분위기. 오해를 풀기위한 협상이 사소한 말다툼으로 변하고, 또한 진짜 싸움으로 번지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끝끝내 굶은 이들을 내려놓고 돌아오는 데는 일단 성공했다. 하지만 경솔한 분노에 얻어맞은 사관들의 사정이 지드팃에 퍼지는 것도 순식간이었다.


조용히 은둔하며 피난을 기다리던 아샤르 본국에서도 난리가 났다. 아샤르는 큰 희생을 각오하고 지금 최선을 다하고 있다. 하물며 황제 일가조차 위험한 전장에 직접 나서고 있다.


그런데, 가만히 앉아서 가기만 하면 되는 녀석들이 연달아 사고를 치고 있다.


...지금 누가 누구를 위해서 싸우고 있는지, 저들은 정녕 모른단 말인가?


평소 같으면 여론을 무마시켰을 황제조차 지금은 사투중이다. 줄곧 끓던 냄비의 뚜껑이 들썩거렸다.




“살려줘요! 제발 도와줘요!”


처절한 비명이 한낮의 대로를 가로지른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제이크는 인생 22년 중 가장 고민하고 있었다.


소년 시절에 옆집 케이트에게 반년을 망설이다 고백했을 때도 이만큼은 아니었다.


지난 며칠 동안 그도 굴곡이 많았다.


더위 속에서 줄곧 걸어야 했고 만나는 사람마다 서로가 눈치를 보고 호의는 의심했으며 적의에는 도망쳐야 했다.


짐승도 무시하는 사람의 목숨 따윈 지극히 쌌다.


그러니, 텅 빈 마을이라지만 한낮임에도 당당히 걸어가는 거한과 그 옆구리에 끼여 끌려가는, 아직 여자라 부르기도 힘든 어린 소녀는 충분히 있을 법한 일이다.


자신도 멀리서나마 보긴 했다. 하지만 도와줄 여유도 이유도 없고, 게다가 상대는 둘이니 분명 개죽음이나 할 터.


그리고 만에 하나, 저 로리콘 자식들이 남색에까지 손을 뻗쳤을 경우는 생각하기도 싫다.


...하지만, 하지만...


정신을 차려보니 장도리가 손에 들려 있다.


그 흔한 총도 서로를 향해 발사하다 보니 탄환이 떨어진 고철이 되기 일쑤. 차라리 무기로는 이쪽이 더 적합하다 싶어 허리춤에 꽂아두었던 것이다.


모처럼 용기를 내었지만 기준치에는 살짝 모자랐는지, 그는 정면으로 덤비지는 못했다. 대신 그들이 사라진 골목 모퉁이로 고개만 빼고 보니, 털북숭이 백인이 이미 기절한 소녀의 옷을 찢어발기고 있었다.


안 돼. 위험해. 제이크는 이미 뛰고 있었다.


딱히 정의의 사도도 뭣도 아니지만, 가슴 한편은 그 흉내 정도는 내라고 이미 지시하고 있었다.


호기는 좋았다. 하지만 상대가 둘이라는 것은 치명적이었다.


축 늘어진 소녀를 깔아뭉개는 거한에게 달려들어 장도리를 휘두르긴 했지만, 옆에서 술병을 나발 불던 남자의 뜻밖이고도 재빠른 태클이 문제였다.


그는 단번에 제압당했고 빈약한 무기 역시 뺏겼다.


어설픈 히어로를 본 거한은 껄껄 웃었다.


“뭐냐. 너도 하고 싶은 거냐? 그럼 순번이나 기다려.”


제이크는 차마 입을 열지 못했다.


괜히 달려든 후회도 크지만, 그보다는 눈앞에서 벌어지는 불의와 무력한 자신에 대한 분노가 더 컸다.


...제기랄...!


“그만 둬요.”


뜻밖의 구원인가? 제이크는 화색이 되어 돌아보고 또한 급격히 실망했다.


거기 당신들. 가는 길이나 가는 게 신상에 좋을 거 같은데.


각자가 아이를 업고 안은 부부. 척 보아도 고생 깨나 하며 걸어왔을 것이다. 실제로 몹시 피곤해 보였다.


이래서야 히어로는커녕 새로운 희생양이다.


하지만 그들은 도망치지 않았다. 오히려 나선 것은 남편이 아니라 아내 쪽이다. 안고 있던 아이를 남편에게 건넨 여자가 천천히 다가왔다. 거한이 웃었다.


“나는 어른 취향 아니야. 괜한 방해 말고 꺼지기나 해. 망할 년 같으니...!”


마치 굶주린 곰이 외치는 듯 걸걸한 음성. 하지만 여자는 두려움 없이 계속 걸어올 뿐이었다. 아니, 뛰었다.


주제에? 거한은 내심 폭소했지만, 본능적이며 스스로도 알 수 없는 무언가가 그를 일으켰다.


그리고, 갖은 싸움으로 단련된 그 직감은 불행히도 아주 정확했다.


갑자기 가속이 붙은 듯 순식간에 날아온 여자의 플라잉 니킥. 그것이 남자의 턱에 명중하는 것 역시 순식간이었다.


제이크처럼 제 3자도 움찔거릴 정도로 아주 강렬한 타격감. 턱뼈가 와그작 부서지는 소리에 이어 거한이 넘어지는 소리가 좁은 골목을 울렸다.


제이크를 제압하던 남자가 괴성과 함께 여자에게 덤벼들었다. 덩치 차이로는 두 배도 넘고 그만한 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어느새 여자는 남자가 내지른 팔을 잡고 자신도 슬쩍 돌듯이 움직였다. 어떻게 한 것인지는 보고도 잘 모르겠지만, 남자는 볼썽사납게 골목 담장에 거꾸로 박혀 기절했다.


대단해! 제이크는 생각했다.


순식간에 건장한 남자를 둘이나 해치운 이가, 이리도 젊고 훌륭한 몸매를 갖춘 부인이라면 아무도 믿지 않겠지.


몸매에 비해선 매우 평범하지만 또한 이국 냄새가 물씬 풍기는 외모와 지금의 무술 솜씨는, 아무래도 쿵푸라도 배운 중국인일까.


이것이 바로 동양의 신비인가.


“괜찮습니까?”


아이를 안았던 남편이 멀찌감치 물었다.


제이크는 눌렸던 어깨를 주무르며 일어나 답했다.


“네. 덕분에...”


“가엾게도...”


기절한 소녀를 살피던 부인이 안타까이 중얼거렸다.


반라가 되다시피 한 옷은 이미 찢겨 있음에 잠시 주변을 살핀 그녀는, 멀지 않은 집 마당에서 방치되었던 몇 벌의 옷을 가져올 수 있었다.


그 사이, 남편 쪽과 대면한 제이크는 통성명과 악수를 나누었다.


“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동양인 아내지만 스스로는 백인인 남편이 웃었다.


“저희도 그저 비명을 듣고 온 것뿐입니다. 그리고 제가 도운 것도 아니고, 그보다도 당신이 칭찬을 받아야지요. 다 봤습니다.”


“그 정도는 아닙니다...”


멋쩍어진 제이크는, 남편의 팔과 등을 점거한 두 아이를 괜히 살피며 말했다.


“피난소로 가시는 길이죠? 아이까지 있으니 더 서두르셔야 할 겁니다. 여기도 보시다시피 위험하거든요.”


“그래야죠.”


로스엔젤레스 카운티 경계에서 고작 몇 마일 떨어졌을 뿐임에도, 조금만 한적한 곳이라면 이미 범죄자의 소굴이다.


도시에 있던 녀석들까지 혹시 남은 것이 없을까 들락거리다, 새로운 녀석들이라도 발견하면 털어먹을 궁리부터 하고 있다. 그 결과가 바로 지금 이것이다.


범죄의 적기를 알리는 저녁 어스름이 멀지 않았다. 오래 있을 이유가 없었다.


“끝났어요? 로라?”


중국 부인은 고개를 끄덕이는 한편 꽤 난감한 표정이 되었다. 그 뜻을 읽은 제이크가 나섰다.


“제가 업고 가겠습니다.”


매우 평범한 얼굴이지만, 눈만은 무척 아름다운 중국 부인이 살포시 웃으며 고개를 숙였다.


살아남기도 힘든데 이게 뭐하는 짓이람. 그리 생각하면서도 제이크는 구해낸 아이를 업었다. 그리고 이 미친 짓과 그로 인해 짊어질 미래에 약간 후회했지만, 그 생각은 이내 지워졌다.


등에 지워진 생명의 무게는 무겁고, 그 온기는 더운 날씨에도 묘하게 전달된다.


지난 한달. 고된 피난 생활 속에서 차츰 각박해졌던 자기 자신.


하지만 오늘은 비로소 인간의 경계선으로 돌아왔다는, 그런 자각이 들었다.




2차 수송이 끝나는 8월 12일이 되었다.


앞으로 9차에 이르는 수송이 남은 이 상황에서, 로사는 단언했다.


“슬슬 한계일 겁니다. 폐하께서도, 다른 분들도...”


“그렇겠지.”


비상식량인 압축 혼합육을 베어 문 황제가 투덜댔다.


이제는 기본적인 전투식량조차도 채 비울 시간이 없을 지경이니 어쩔 수 없는 식사였다. 하루에 10여 번 출동하는 경우도 있으니 식사는커녕 잠도 사치다.


싸움은 모두 이겼지만 대신 그는 깎여나갔다.


“이대로라면 우리는 열흘도 못 버틴다. 그때야말로 코샤프 일당이 나머지 세상을 쉽게 유린하겠지.”


황제 자신 외에는 여자 아니면 어린애뿐인 일족이니, 고생이 더했으면 더했지 덜할 리는 없다.


화상으로 얼굴을 마주칠 때마다 서로의 꼴이 점점 상식을 벗어난다. 명색이 황족이지만 거지 떼를 방불케 했다.


“우리 쪽이 우주함대로 물량전을 펼칠 수도 없지요. 저들은 우리가 있는 곳에 쉽게 접근하지만, 우리는 저들이 어디 있는지도 모르니까요.”


“그럼 괜찮은 방법이라도 있는가?”


“쓸 수 있는 수는 전부 썼습니다. 공중도시 32개소를 징발해서 중요 거점에 보냈고, 여차하면 세리사오르도 투입할 테니 사람의 이송에는 보탬이 되겠죠. 하지만 이런 영자력전은 전례 없는 일이라, 예측하기에는 불확실성이 너무 큽니다.”


“그렇겠지. 그래서 말인데...”


세수할 시간도 모자라 물수건으로 얼굴을 닦는, 이미 그 눈 밑에는 검은 그림자가 살짝 드리워져 있었다.


“허락하지 않을 것은 알지만, 제안이 하나 있는데...”


“또입니까. 분명 엉뚱한 것일 테죠.”


“허나 저들의 전술에 어느 정도 역공이 가능할 거다.”


“...그럼 고려해야죠. 무엇입니까?”


처음에는 제법 긍정적이었던 로사는, 이야기가 끝나자 이내 두 눈을 부릅떴다.


“황제 폐하.”


“음?”


“...드디어 미쳐버리신 겁니까?”


항상 정중한 그녀에겐 최상급의 분노다.


난처한 황제는 뺨을 긁으며 웃었다.


“하하. 역시 이럴 것 같았다니까.”


“웃으실 일입니까? 그리고 잘 아시잖습니까. 그게 얼마나 위험한 것인데요...?!”


“알지. 하지만 우리에게 위험한 만큼 적에게도 위험할 거다. 그리고 이것으로 황족급 능력자가 대거 추가된다. 일단 전력 증강이 되고, 사람들도 그만큼 살아날 거며 무엇보다 우리들도 쉴 여유를 가질 수 있어.”


“...하지만 불가합니다.”


로사는 그녀답지 않게 얼굴을 굳혔다.


“저는 궤멸전쟁의 경험자입니다. 최상급의 기술과 영자력이 마침내 문명의 뿌리까지 박살을 냈죠. 그래서 우리는 우리의 전쟁 기술을 크게 봉인했던 거잖아요.”


비록 지구권 전체가 두려워하고 탐내며 찬탄하는 우주함대도, 아샤르가 가진 진짜 기술력에 비하면 원시적 병기라고 보아도 좋을 지경이다.


“그리고 영자력은... 제이낙까지는 어떻게든 허용했지만 그 외는 철저히 막았습니다. 이는 황족 여러분들조차 어길 수 없는 금기. 그런데도 그걸 깨시겠다고요?”


“하지만 지금은 물론, 장차 지구 탈환을 위해서는 능력자가 다수 필요해. 하지만 그걸 하루아침에 뚝딱 만들어 낼 수도 없다. 그렇다면 이 방법뿐이지.”


“...아무리 그래도...”


“로사.”


황제는 빌듯이 간곡하게 말했다.


“지금은 그저 일부만 쓰겠다는 거다. 짐도 그대의 걱정은 잘 안다. 그 모두를 쓸 일은 앞으로 없기를 바라고 있어. 하지만 이마저도 허용해주지 않는다면 우리가 먼저 쓰러지고, 그리 되면 인류 자체가 멸망해.”


“...화내실 것은 알고 말씀드리지만, 저는 이 금기를 깰 바에는 지금 당장 후퇴하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대답대신 한숨의 황제에게 로사는 다시,


“남겨진 생명은 물론 중요합니다. 하지만 이 중대한 금기와 맞바꿀 가치로는 충분한지, 저로서도 쉬이 판단할 수 없습니다. 아샤르 국체 그 자체는 물론, 인류의 존속 문제에서도 이미 옮겨놓은 18억 명. 그들이 있다면 멸망을 걱정할 수준은 이미 아니잖아요.”


확실히 지금도 20억은 안전하게 확보하고 있으니 인류 멸망은 아니다. 황제가 비로소 반론했다.


“하지만 아샤르가 아샤르로 있을 수 있었던 것은, 우리 손에 닿는 모든 것을 소중히 여겼기 때문이다. 그저 필요에 따라, 법률과 금기에 얽매여 사람들을 멋대로 살리고 죽여 왔다면, 아샤르는 30만년은커녕 300년도 버티지 못했을 거라 생각한다. ...남을 향한 칼은, 늦든 빠르든 반드시 자기 자신을 향한다. 지난 내전이 어찌 벌어졌는지, 우린 너무 잘 알고 있지.”


재반론은 없었다. 황제가 다시 간곡히 말했다.


“걱정하는 바는 안다. 만의 하나, 이 힘이 타인의 손에 들어가면 우리가 위험해지겠지. 세상은 혼란에 빠지겠지. 하지만 오늘의 수많은 이들을 구하기 위해, 내일의 위험을 감수하려 한다. 우리가 우리로 남기 위해서도... 필요하다고 말하고 싶다. ...어떤가?”


로사는 한동안 말이 없고 황제도 인내로 기다렸다.


“...알겠습니다. 그리 하시지요.”


아샤르의 어머니는 마지못해 승낙했다.




수고하셨어요.


작가의말

1권은 4부 전체를 여는 거라 이런 저런 이야기가...

그래서 제가 봐도 늘어집니다.

하지만 어쩔 수 없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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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9 8장. 괴물의 낙원 (7) 21.06.05 76 2 20쪽
378 8장. 괴물의 낙원 (6) 21.05.28 64 2 19쪽
377 8장. 괴물의 낙원 (5) 21.05.15 62 1 18쪽
376 8장. 괴물의 낙원 (4) 21.05.08 58 1 20쪽
375 8장. 괴물의 낙원 (3) 21.04.30 64 1 19쪽
374 8장. 괴물의 낙원 (2) 21.04.24 66 2 20쪽
373 8장. 괴물의 낙원 (1) 21.04.23 67 1 19쪽
372 7장. 다시 찾은 대지. (7) 21.04.17 71 1 19쪽
371 7장. 다시 찾은 대지. (6) 21.04.16 62 1 19쪽
370 7장. 다시 찾은 대지. (5) 21.04.10 69 2 19쪽
369 7장. 다시 찾은 대지. (4) 21.04.09 66 2 21쪽
368 7장. 다시 찾은 대지. (3) 21.04.03 70 2 20쪽
367 7장. 다시 찾은 대지. (2) 21.04.02 116 1 22쪽
366 7장. 다시 찾은 대지. (1) 21.03.28 77 1 20쪽
365 6장. 동상이몽. (7) 21.03.27 98 1 19쪽
364 6장. 동상이몽. (6) 21.03.21 69 1 18쪽
363 6장. 동상이몽. (5) 21.03.20 91 2 20쪽
362 6장. 동상이몽. (4) 21.03.13 106 1 21쪽
361 6장. 동상이몽. (3) 21.03.12 96 2 22쪽
360 6장. 동상이몽. (2) 21.03.06 71 1 21쪽
359 6장. 동상이몽. (1) 21.03.05 87 1 20쪽
358 5장. 올림포스 아카데미. (6) 21.02.28 125 1 22쪽
357 5장. 올림포스 아카데미. (5) 21.02.28 75 1 20쪽
356 5장. 올림포스 아카데미. (4) 21.02.26 123 1 20쪽
355 5장. 올림포스 아카데미. (3) 21.02.21 180 1 19쪽
354 5장. 올림포스 아카데미. (2) 21.02.20 83 1 20쪽
353 <15권. 괴물(怪物)의 낙원 後> 5장. 올림포스 아카데미. (1) 21.02.19 135 2 18쪽
352 4장. 대탈출(하). (8) -4부 1권 끝- 20.10.03 181 3 22쪽
351 4장. 대탈출(하). (7) 20.10.02 154 2 23쪽
350 4장. 대탈출(하). (6) 20.09.26 153 1 22쪽
349 4장. 대탈출(하). (5) 20.09.25 114 1 22쪽
348 4장. 대탈출(하). (4) +2 20.09.19 118 3 24쪽
347 4장. 대탈출(하). (3) +2 20.09.18 120 2 22쪽
346 4장. 대탈출(하). (2) 20.09.12 124 2 19쪽
345 4장. 대탈출(하). (1) 20.09.11 138 1 23쪽
344 3장. 대탈출(중). (7) 20.09.05 120 1 21쪽
» 3장. 대탈출(중). (6) 20.09.04 105 1 21쪽
342 3장. 대탈출(중). (5) +2 20.08.29 187 1 22쪽
341 3장. 대탈출(중). (4) 20.08.28 117 1 21쪽
340 3장. 대탈출(중). (3) 20.08.22 133 1 24쪽
339 3장. 대탈출(중). (2) 20.08.21 125 1 22쪽
338 3장. 대탈출(중). (1) 20.08.15 161 1 24쪽
337 2장. 대탈출(상). (7) +2 20.08.14 214 1 23쪽
336 2장. 대탈출(상). (6) 20.08.08 182 1 22쪽
335 2장. 대탈출(상). (5) 20.08.07 110 1 21쪽
334 2장. 대탈출(상). (4) 20.08.03 245 1 16쪽
333 2장. 대탈출(상). (3) 20.08.02 176 1 21쪽
332 2장. 대탈출(상). (2) +2 20.08.01 143 1 25쪽
331 2장. 대탈출(상). (1) +2 18.10.14 335 3 20쪽
330 1장. 역사의 변화는 언제나 격류. (3) +2 18.09.08 326 2 21쪽
329 1장. 역사의 변화는 언제나 격류. (2) +2 18.09.01 333 3 21쪽
328 1장. 역사의 변화는 언제나 격류. (1) +4 18.08.25 298 4 25쪽
327 4부. 또 다른 세상 <14권. 괴물(怪物)의 낙원 前> 프롤로그 : 발버둥 +2 18.08.25 249 4 2쪽
326 3부. 미래에의 지표 편 후기. +8 18.07.29 258 4 2쪽
325 Ⓡ <13권. 미래(未來)의 지표 後> 에필로그 : 각자의 꿈 +2 18.07.29 249 3 38쪽
324 Ⓡ 8장. 내일에의 선물. (10) +2 18.07.29 216 3 24쪽
323 Ⓡ 8장. 내일에의 선물. (9) +4 18.07.29 210 4 25쪽
322 Ⓡ 8장. 내일에의 선물. (8) +6 18.04.07 261 6 26쪽
321 Ⓡ 8장. 내일에의 선물. (7) +6 18.01.27 321 5 25쪽
320 SS(Special Story) : 구원자 +6 17.12.28 352 5 36쪽
319 SS(Special Story) : 회상(回想) 17.12.28 329 3 17쪽
318 Ⓡ 8장. 내일에의 선물. (6) +3 17.03.18 495 4 26쪽
317 Ⓡ 8장. 내일에의 선물. (5) 17.02.25 357 3 30쪽
316 Ⓡ 8장. 내일에의 선물. (4) +2 17.02.12 456 4 24쪽
315 Ⓡ 8장. 내일에의 선물. (3) +2 17.02.05 626 3 25쪽
314 Ⓡ 8장. 내일에의 선물. (2) +2 17.01.22 532 3 22쪽
313 Ⓡ 8장. 내일에의 선물. (1) +2 17.01.07 641 4 23쪽
312 Ⓡ 7장. 성배(聖杯)는 피를 원한다. (10) 16.12.24 488 4 25쪽
311 Ⓡ 7장. 성배(聖杯)는 피를 원한다. (9) +2 16.12.11 601 3 24쪽
310 Ⓡ 7장. 성배(聖杯)는 피를 원한다. (8) +4 16.11.26 540 4 24쪽
309 Ⓡ 7장. 성배(聖杯)는 피를 원한다. (7) +2 16.11.13 629 3 26쪽
308 Ⓡ 7장. 성배(聖杯)는 피를 원한다. (6) +6 16.10.23 706 5 26쪽
307 Ⓡ 7장. 성배(聖杯)는 피를 원한다. (5) +4 16.10.08 699 5 26쪽
306 Ⓡ 7장. 성배(聖杯)는 피를 원한다. (4) +2 16.09.25 743 3 27쪽
305 Ⓡ 7장. 성배(聖杯)는 피를 원한다. (3) +4 16.09.10 729 4 27쪽
304 Ⓡ 7장. 성배(聖杯)는 피를 원한다. (2) +8 16.09.03 703 3 25쪽
303 Ⓡ 7장. 성배(聖杯)는 피를 원한다. (1) +4 16.08.20 630 4 23쪽
302 Ⓡ 6장. 미래에의 지표. (9) +6 16.08.06 715 3 27쪽
301 Ⓡ 6장. 미래에의 지표. (8) +4 16.07.30 810 4 34쪽
300 Ⓡ 6장. 미래에의 지표. (7) +6 16.07.16 859 4 32쪽
299 Ⓡ 6장. 미래에의 지표. (6) +4 16.07.03 757 4 27쪽
298 Ⓡ 6장. 미래에의 지표. (5) +4 16.06.18 749 5 24쪽
297 Ⓡ 6장. 미래에의 지표. (4) +6 16.06.05 731 5 25쪽
296 Ⓡ 6장. 미래에의 지표. (3) +6 16.05.21 835 4 27쪽
295 Ⓡ 6장. 미래에의 지표. (2) +4 16.05.15 1,094 3 25쪽
294 Ⓡ <13권. 미래(未來)의 지표 後> 6장. 미래에의 지표. (1) +4 16.05.08 867 5 24쪽
293 Ⓡ 5장. 판도라의 상자. (6) +6 16.04.30 960 5 21쪽
292 Ⓡ 5장. 판도라의 상자. (5) +4 16.04.20 939 7 25쪽
291 Ⓡ 5장. 판도라의 상자. (4) +6 16.04.09 808 9 25쪽
290 Ⓡ 5장. 판도라의 상자. (3) +10 16.03.26 984 8 26쪽
289 Ⓡ 5장. 판도라의 상자. (2) +4 16.03.20 852 8 21쪽
288 Ⓡ 5장. 판도라의 상자. (1) +4 16.03.12 1,054 7 19쪽
287 Ⓡ 4장. 난장판. (6) +2 16.03.05 731 4 22쪽
286 Ⓡ 4장. 난장판. (5) +4 16.02.27 843 7 25쪽
285 Ⓡ 4장. 난장판. (4) +4 16.02.20 977 8 28쪽
284 Ⓡ 4장. 난장판. (3) +4 16.02.13 1,042 9 26쪽
283 Ⓡ 4장. 난장판. (2) +2 16.02.06 1,039 6 22쪽
282 Ⓡ 4장. 난장판. (1) +2 16.01.30 986 6 20쪽
281 Ⓡ 3장. 열리는 문. (4) +2 16.01.23 839 9 20쪽
280 Ⓡ 3장. 열리는 문. (3) +2 16.01.16 1,013 8 24쪽
279 Ⓡ 3장. 열리는 문. (2) +2 16.01.09 1,052 7 21쪽
278 Ⓡ 3장. 열리는 문. (1) +2 16.01.02 827 9 21쪽
277 Ⓡ 2장. 보다 강인한. (4) +4 15.12.26 1,005 12 21쪽
276 Ⓡ 2장. 보다 강인한. (3) +8 15.12.19 1,028 9 26쪽
275 Ⓡ 2장. 보다 강인한. (2) +4 15.12.12 987 11 19쪽
274 Ⓡ 2장. 보다 강인한. (1) +4 15.12.05 1,108 10 22쪽
273 Ⓡ 1장. 가시나무 둥지. (4) +6 15.11.28 1,113 16 19쪽
272 Ⓡ 1장. 가시나무 둥지. (3) +6 15.11.21 1,255 14 22쪽
271 Ⓡ 1장. 가시나무 둥지. (2) +8 15.11.14 1,026 11 22쪽
270 Ⓡ 1장. 가시나무 둥지. (1) +4 15.11.07 881 7 22쪽
269 Ⓡ <12권. 미래(未來)의 지표 前> 프롤로그 : 시작, 궤멸, 재생의 역사 +6 15.10.31 1,231 9 26쪽
268 Ⓡ <11권. 애증(愛憎)의 파편> 에필로그 : 각자의 밤 (+ 작말후기) +4 15.08.08 888 12 24쪽
267 Ⓡ 8장. 웃을 수 없는 영화. (7) +4 15.08.01 1,030 16 21쪽
266 Ⓡ 8장. 웃을 수 없는 영화. (6) +4 15.07.26 816 10 25쪽
265 Ⓡ 8장. 웃을 수 없는 영화. (5) +4 15.07.18 832 11 25쪽
264 Ⓡ 8장. 웃을 수 없는 영화. (4) +2 15.07.11 1,073 11 22쪽
263 Ⓡ 8장. 웃을 수 없는 영화. (3) +4 15.07.04 1,387 14 20쪽
262 Ⓡ 8장. 웃을 수 없는 영화. (2) +4 15.06.27 1,309 16 21쪽
261 Ⓡ 8장. 웃을 수 없는 영화. (1) +4 15.06.20 1,541 13 32쪽
260 Ⓡ 7장. 만화경(萬華鏡). (4) +6 15.06.14 1,341 15 27쪽
259 Ⓡ 7장. 만화경(萬華鏡). (3) +4 15.06.07 967 13 25쪽
258 Ⓡ 7장. 만화경(萬華鏡). (2) +2 15.05.30 1,290 12 29쪽
257 Ⓡ 7장. 만화경(萬華鏡). (1) +12 15.05.23 955 13 24쪽
256 Ⓡ 6장. 바퀴는 멈추었다. (5) +4 15.05.17 1,067 14 22쪽
255 Ⓡ 6장. 바퀴는 멈추었다. (4) +4 15.05.16 911 15 21쪽
254 Ⓡ 6장. 바퀴는 멈추었다. (3) +2 15.05.10 1,035 18 27쪽
253 Ⓡ 6장. 바퀴는 멈추었다. (2) +4 15.05.09 1,075 18 23쪽
252 Ⓡ 6장. 바퀴는 멈추었다. (1) +4 15.05.03 1,107 9 22쪽
251 Ⓡ 5장. 돌고 도는. (3) +4 15.05.02 1,094 11 23쪽
250 Ⓡ 5장. 돌고 도는. (2) +4 15.04.26 997 13 23쪽
249 Ⓡ 5장. 돌고 도는. (1) +4 15.04.25 1,118 13 22쪽
248 Ⓡ 4장. 모자라고 비었기에, 갈구하고 채워진다. (3) +2 15.04.19 1,018 12 21쪽
247 Ⓡ 4장. 모자라고 비었기에, 갈구하고 채워진다. (2) +4 15.04.18 1,112 15 21쪽
246 Ⓡ 4장. 모자라고 비었기에, 갈구하고 채워진다. (1) +6 15.04.12 1,434 13 18쪽
245 Ⓡ 3장. 무대 뒤의 속삭임. (3) +6 15.04.11 1,338 16 17쪽
244 Ⓡ 3장. 무대 뒤의 속삭임. (2) +6 15.04.04 1,260 12 28쪽
243 Ⓡ 3장. 무대 뒤의 속삭임. (1) +6 15.03.28 1,437 15 18쪽
242 Ⓡ 2장. 맺은 끈과 꼬인 끈. (3) +2 15.03.25 1,392 17 17쪽
241 Ⓡ 2장. 맺은 끈과 꼬인 끈. (2) +4 15.03.21 1,148 12 18쪽
240 Ⓡ 2장. 맺은 끈과 꼬인 끈. (1) +2 15.03.18 1,296 15 19쪽
239 Ⓡ 1장. 빛과 그림자. (3) +4 15.03.14 1,380 20 17쪽
238 Ⓡ 1장. 빛과 그림자. (2) +4 15.03.11 1,299 16 15쪽
237 Ⓡ 1장. 빛과 그림자. (1) +8 15.03.07 1,428 20 18쪽
236 Ⓡ <11권. 애증(愛憎)의 파편> 프롤로그 : 일방통행 +8 15.02.27 1,746 20 12쪽
235 과거의 유산 후기 & 공지 +16 14.12.29 1,519 19 3쪽
234 Ⓡ <10권. 과거(過去)의 유산> 에필로그 : 바보 이반의 나라는 평화로웠다 +10 14.12.28 1,277 23 27쪽
233 Ⓡ 8장. 죽음에 이르는 병. (3) +10 14.12.27 1,043 19 28쪽
232 Ⓡ 8장. 죽음에 이르는 병. (2) +10 14.12.21 1,192 16 26쪽
231 Ⓡ 8장. 죽음에 이르는 병. (1) +12 14.12.20 1,678 21 22쪽
230 Ⓡ 7장. 요구받은 혈채(血債). (3) +14 14.12.14 1,403 18 16쪽
229 Ⓡ 7장. 요구받은 혈채(血債). (2) +6 14.12.13 1,165 27 22쪽
228 Ⓡ 7장. 요구받은 혈채(血債). (1) +12 14.12.07 1,433 19 18쪽
227 Ⓡ 6장. 피로 씻은 피. (3) +10 14.12.06 1,720 21 19쪽
226 Ⓡ 6장. 피로 씻은 피. (2) +12 14.11.30 1,467 25 20쪽
225 Ⓡ 6장. 피로 씻은 피. (1) +12 14.11.29 1,623 23 16쪽
224 Ⓡ 5장. 장미꽃밭 아래 피어나는 양귀비꽃. (3) +12 14.11.26 1,709 20 16쪽
223 Ⓡ 5장. 장미꽃밭 아래 피어나는 양귀비꽃. (2) +14 14.11.23 2,041 19 19쪽
222 Ⓡ 5장. 장미꽃밭 아래 피어나는 양귀비꽃. (1) +10 14.11.22 1,593 23 22쪽
221 Ⓡ 4장. 겨울을 대비하는 이들의 자세. (3) +14 14.11.19 1,630 30 19쪽
220 Ⓡ 4장. 겨울을 대비하는 이들의 자세. (2) +16 14.11.16 1,323 22 21쪽
219 Ⓡ 4장. 겨울을 대비하는 이들의 자세. (1) +8 14.11.15 1,602 19 18쪽
218 Ⓡ 3장. 음모의 시작. (3) +12 14.11.12 1,744 22 21쪽
217 Ⓡ 3장. 음모의 시작. (2) +4 14.11.11 1,587 25 19쪽
216 Ⓡ 3장. 음모의 시작. (1) +8 14.11.10 1,503 23 20쪽
215 Ⓡ 2장. 마음의 끈. (3) +14 14.11.09 1,741 39 21쪽
214 Ⓡ 2장. 마음의 끈. (2) +6 14.11.08 1,624 24 25쪽
213 Ⓡ 2장. 마음의 끈. (1) +6 14.11.02 1,579 27 20쪽
212 Ⓡ 1장. 그들의 봄. (3) +10 14.11.01 1,321 15 12쪽
211 Ⓡ 1장. 그들의 봄. (2) +12 14.10.26 1,717 19 14쪽
210 Ⓡ 1장. 그들의 봄. (1) +6 14.10.25 1,701 26 18쪽
209 Ⓡ <10권. 과거(過去)의 유산> 프롤로그 : 10년, 그 변화의 흐름 +12 14.10.20 1,500 33 6쪽
208 변혁의 시대 후기 & 설문. +18 14.10.12 1,372 25 8쪽
207 Ⓡ <9권. 변혁(變革)의 시대> 에필로그 : 변혁의 시대 +14 14.10.11 1,815 29 28쪽
206 Ⓡ 8장. 두려움을 지우는 말. (3) +8 14.10.10 1,583 21 17쪽
205 Ⓡ 8장. 두려움을 지우는 말. (2) +10 14.10.09 1,342 24 20쪽
204 Ⓡ 8장. 두려움을 지우는 말. (1) +8 14.10.08 1,443 23 19쪽
203 Ⓡ 7장. 경계선. (3) +10 14.10.07 1,604 22 16쪽
202 Ⓡ 7장. 경계선. (2) +6 14.10.06 1,432 19 18쪽
201 Ⓡ 7장. 경계선. (1) +14 14.10.05 2,116 21 18쪽
200 Ⓡ 6장. 신의 아들. (3) +12 14.10.04 1,703 27 18쪽
199 Ⓡ 6장. 신의 아들. (2) +10 14.10.01 1,840 27 25쪽
198 Ⓡ 6장. 신의 아들. (1) +10 14.09.30 1,429 26 23쪽
197 Ⓡ 5장. 돌이킬 수 없는 일. (3) +4 14.09.29 2,448 21 19쪽
196 Ⓡ 5장. 돌이킬 수 없는 일. (2) +8 14.09.28 1,738 23 21쪽
195 Ⓡ 5장. 돌이킬 수 없는 일. (1) +10 14.09.27 1,875 24 22쪽
194 Ⓡ 4장. 많이 아픈 찔러보기. (3) +8 14.09.26 1,955 28 16쪽
193 Ⓡ 4장. 많이 아픈 찔러보기. (2) +4 14.09.25 1,609 29 15쪽
192 Ⓡ 4장. 많이 아픈 찔러보기. (1) +8 14.09.23 1,723 25 18쪽
191 Ⓡ 3장. 불편한 진실. (3) +20 14.09.21 2,154 33 21쪽
190 Ⓡ 3장. 불편한 진실. (2) +8 14.09.19 1,718 22 17쪽
189 Ⓡ 3장. 불편한 진실. (1) +8 14.09.18 1,636 32 19쪽
188 Ⓡ 2장. 인간의 땅. (3) +6 14.09.16 1,984 33 19쪽
187 Ⓡ 2장. 인간의 땅. (2) +8 14.09.15 1,923 21 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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