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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왕k님의 서재입니다.

리어스(Re Ear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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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왕k
작품등록일 :
2014.01.14 00:13
최근연재일 :
2021.06.12 14:54
연재수 :
380 회
조회수 :
573,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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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3,615,518

작성
17.02.12 18:45
조회
456
추천
4
글자
24쪽

Ⓡ 8장. 내일에의 선물. (4)

한 권이 끝날 때, 가슴에 남는 글이 되길 바랍니다.




DUMMY





아샤르 제국 황후 세라비 세리사 엔야. 그녀는 그 장대한 역사에도 흔치않은, 사실상 전무후무한 존재였다.


그 혈통부터가 고귀하기 짝이 없어, 우선 황제와 그 정실 황후 사이의 첫 적통이다. 또한 무려 10대 이상이나 맏이로만 이어진 가계의 적장자녀이자, 유일한 적자이며 무남독녀이기도 했다.


황제와 결혼한 후에는 극히 희귀한 황족 출신의 황후이자 모든 여성 황족 중 최연장자가 되었으며, 단순한 배우자의 위치를 넘어 황제와 동등한 권한을 가진 이른바 집정(執政)황후다.


이 모든 사실은 그에 해당하는 칭호가 붙어, 현재 황후가 가진 것은 아샤르 역사상 가장 많은 11개에 달한다. 그 중 단 하나만 가져도 날개 꺾인 새를 당장 날게 하고 죽은 이를 한 번 더 죽일만한 것이다.


물론 이 모든 것에서 황제만은 자유로우니, 다른 이들처럼 두려워 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아, 유하게 웃으면서도 그는 감히 아내와 시선을 마주치지 못했고 대답 역시 기어들어갔다.


“대체 무슨 꼴이냐면... 보시는 그대로... 입니다만...?”


이어 뱉어진 아내의 어이없는 한숨은, 진정의 전조가 아니라 대폭발의 도화선이었다.


“...정말이지, 당신 때문에 내가 못 살아...!!!”


질책의 외침은 차라리 광분의 고함에 가까웠다.


“미쳤어...! 원형(元型)이라니...! 당신이란 사람은...! 대체 언제쯤 자기 자신을 좀 소중히 여길 거에요...?!”


“...그게, 어쩔 수 없었잖아...”


극히 궁색한 변명은 결코 마음에 닿지 않았다.


“그래요? 그럼 그건 그렇다 쳐. 그런데, 몰리면 도망이라도 쳐야지, 왜 끝까지 실랑이를 벌이냐고요. 응?!”


이미 울상이 된 그녀는 연방 자신의 가슴을 치며,


“그 긴 세월 날 애먹였으면 이제 됐지, 조금이라도 날 생각했다면 이렇게 무리하진 말았어야지...! 남의 생명은 그렇게나 소중하지만 내 마음은 아니라는 거야?”


“...아니, 화가 난 건 알겠지만 말은 좀 가려서 하자. 절대 그럴 리 없잖아...”


“뭐가 아니에요? 그저 나를 과부로 만들고 싶어서 아주 작정을 하신 거잖아...?! 아냐? 이 등신아?!”


생전 없던 격렬한 항의 끝에 결국은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싼 그녀.


난감한 얼굴의 황제는 이제, 온몸의 피보다 이마의 식은땀이 더 두드러질 지경이었다.


“...그저 면목 없다...”


“...집어 치워요...!”


간신히 손을 뗀 아내. 그 미려한 얼굴을 적신 것은 여린 눈물이 아니라 격렬한 분노였다.


“...적이 있으니 일단 나중에 하겠는데, 돌아가면 두고 봐요...!”


뿌득 이를 갈며 홱 고개 돌린 세리사의 찢어지는 시선에, 잠시의 당혹을 빠르게 갈무리한 베아르가 물었다.


“...어떻게 온 거냐?”


새삼 뭘. 그리 말하는 듯 흥 소리를 낸 세리사는,


“그야... 득달같이 달려와서 조금 전 도착했지. 여기까지 몰래 오느라 애먹었지만... 늦지 않아 다행이야.”


“아니,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아아, 그거... 세간에 익히 알려졌듯, 지금도 방구석에 박혀 신세 한탄이나 할 내가 왜 여기에 있느냐...? 당연히 의도적인 언론 조작이지.”


차디찬 웃음의 그녀가 자랑스레 말했다.


“...난 더 이상 울기만 할 어린애가 아니잖아? 하지만 네 마음속의 나는 여전히 그러한지, 넌 날 신경도 안 쓰더군? 자존심은 꽤 상했지만, 덕분에 내가 자유롭게 움직일 틈을 얻은 거야. ...정말 고마워. 이 멍청아...!”


베아르는 꽤나 혼란스러웠다.


상대가 격노하고 있음은 알겠지만, 그래도 기억과는 너무나도 다르게 몹시 거칠고 또한 날이 서 있다.


하지만 이 정도로 꿈쩍할 자신은 아니다.


“그래. 네 말대로 그리 신경은 쓰지 않았다만... 그래서 이 난입을 허락한 건 그렇다 쳐. 그런데 대체 뭘 어쩔 작정인데? ...감히 나와 싸울 거냐? 네가...?”


지금 황후의 복장은 새벽 조깅에나 입을만한 단순 간편한 것으로, 분명 궁중무도회를 위한 것은 아닐 게다.


하지만 금지옥엽으로 태어나고 살아온 그녀니, 싸움이라고는 해본 적 없는 어디까지나 왕초보일 터.


제법 기세등등한 점은 인정하나, 백전연마인 자신이 미리 움츠릴 이유는 어디에도 없다.


하지만 어느덧 꺼낸 머리 밴드로 풍성한 머릿결을 포니테일로 질끈 묶은 세리사의 고갯짓은, 비록 옆으로 흔들렸지만 단순한 부정이 아니었다.


“아니. ...그저 싸우는, 고작 그 정도로 되겠어? ...널 패고 또 패서, 아주 포를 뜰 거야...!”


“...하아?”


베아르는 순간 바보처럼 입을 벌렸다. 어이가 사라졌다기보다 굉장한 위화감 탓이다.


역시 이 녀석. 완전히 달라졌다...?! ...어째서?


“...감히... 네가 감히...!”


인간의 형상의 분노가 문득 외쳤다.


“넌 이제 죽었어. 이 망할 쌍년아...!”


외모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폭언. 그리고 무려 정면으로 직접 달려드는 세리사.


그런 그녀를 인지한 순간, 베아르는 좀처럼 없던 비명을 뱉어야만 했다.


“커억...?!”


단숨에 접근해 단번에 명치에 이른 어퍼컷은 이어 베아르의 턱을 향했다. 간신히 피했지만 단발이 아닌 공격에 베아르는 황급히 수비에 들어갔다..


아샤르 최고로 칭송받는 미모에 걸맞게, 황후는 미끈하고 여린 두 다리를 갖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의 그 본질은 완전한 흉기로, 휘두르고 돌리고 걷어차는 동작은 매섭기 그지없었다.


방어를 했다고는 하나, 상반신에만 무려 다섯 방을 얻어맞고서야 사정권에서 탈출한 베아르는 다시금 기절초풍했다.


...없...다?


순간 베아르는 벼락같은 등짝의 충격에 앞으로 나뒹굴었다.


어느덧 뒤로 돌아 그녀를 걷어찬 세리사는 무척 통쾌한 듯 웃으며 말했다.


“어때. 내 연화각(連花脚)은? 이건 유키나의 특기이기도 하니, 그 복수를 대신하기에는 적절하겠지...?”


공이 튀듯 재빨리 일어난 베아르의 얼굴은 심하게 일그러져 있었다.


상상 외로 뛰어난 체술과 정확한 타격. 하지만 그녀가 진정 놀란 것은 따로 있었다.


공기 중의 이동에는 그만한 풍압을 동반한다. 그런데 의표를 완전히 찌른 마지막 공격은 그렇지 않았다.


“...순간이동...?! ...너, 설마... 오드 완성자였냐...?!”


마치 비명 같은 질문에 세리사는 자랑스럽게 웃었다.


“그래. 지금 세리사오르에 침투해 있는 카츠도... 내가 바로 이 기술로 넣어주었지. 그 대단한 너도 눈치 채지 못했으니, 다른 이들은 말할 것도 없겠지?”


본래대로라면 거리의 한계는 분명히 존재하고, 그 사용에도 큰 힘을 들이니 들키지 않을 수도 없다. 하지만 함대의 교란으로 모든 영자 관련 감지기는 먹통에, 라샤르의 은폐를 통해 접근에도 성공했다.


세리사오르의 장갑과 방어막은 무척 두텁지만, 공교롭게도 영자력은 물리적 방어 따위로는 막을 수 없다.


그러니 이 기술이야말로 최상의 선택이며 또한 상대의 허를 찌르는 것이다.


세간의 지식과는 다르게 황제의 뒤를 잇는 능력 2인자가 유키나가 아닌 바로 그녀임은, 이미 르아냐에서의 혈투로 증명했었다.


적은 물론 아군에게도 전혀 알려지지 않은 비밀의 강자. 이번 구출 작전의 중심에는 바로 그녀가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어째서냐. 네가 어떻게 이만한 힘을...?!”


베아르는 경악했다.


대부분의 황족이 근처에도 가보지 못하는 이 경지에 도달한 이가, 황제 이외에 또 있으리라고는 정말이지 생각도 하지 못했다.


근성도 의지도 태부족일 터인 이 여자라면 더더욱...!


“말하자면 시간은 공평하다는 거지. 무려 2천년. 네가 원한과 증오를 쌓아온, 바로 그 세월의 힘이랄까...”


그동안 행복해 떠올리고 싶지 않았던, 하지만 역시 지울 수 없는 세월의 회상과 감회가 새삼 밀려왔다.


“사랑하는 이와 떨어진 우주 한 구석... 마음을 나누기는커녕 제대로 대화할 사람도 없이 언제나 외톨이.... 그저 먹고 자고 일어나는 단조로운 생활. ...그건 정말이지 너무... 외롭고... 견디기... 힘들었어...!”


가느다란 희망의 끈을 처절히 붙잡은 절망의 시간.


하지만 무엇보다 그녀를 힘들게 했던 것은 바로, 이 삶이 언제 어떻게 끝날지 모른다는 것이었다.


낙원에 살았지만 진정한 지옥이었다.


“하지만 그저 가만히 있기에는, 슬퍼만 하기에는 그건 너무 긴 세월이잖아? 그래서 천천히, 확실하게 힘을 쌓았어. ...이런 바보도 노력하니 어떻게든 되더라고...?”


자조와는 달리 그 재능은 결코 낮지 않다. 하지만 칼스는 불세출의 강자. 감히 넘어선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


그래도 그저 무력하게 떠나보내고 싶지 않아서, 마지막 순간에는 반항 정도는 해 보려고 했다.


결국은 그렇게 할 수 있었지만, 한편 그를 죽일 뻔 했었다.


하지만 이제는 구한다. ...바로 자신의 힘으로...!


“...그렇게 강해졌지만, 여전히 싸움 같은 건 싫어하고 그동안 싸울 일도 없었어. 하지만 이렇게 된 이상, 걱정하며 기다리는 역할 따윈 절대 사양이야...!”


세리사는 두 주먹을 불끈 움켜쥐며,


“부부는 일심동체. 그러니 이 싸움은 내가 이을 거야. 과부가 되는 것도 싫지만, 내 남자의 꿈이 너 따위에게 끊기는 것도 용납 못해. ...각오 단단히 해 둬...!!”


베아르는 자신도 모르게 어깨를 떨었다. 그건 예상 밖의 강적이나 싸움에 대한 두려움이 아니었다.


아직 조금밖에 주먹을 섞어보진 못했지만, 상대의 역량은 그 노련한 경험으로 파악할 수 있다.


단언컨대, 자신의 남은 힘으로는 절대로 대적이 불가능하다.


물론 최후의 자본, 그것을 모두 끌어온다면 아직은 대등 이상의 승부를 할 수 있으리라. 하지만 여기서 더 소모하면, 자신의 오랜 숙원인 영자각인 간섭을 통한 인류 공감의 길은 물거품이 된다.


승부를 위해 꿈을 포기함은 있을 수 없다. 얼마나 오래 품어오고 갖은 지랄을 치며 여기까지 왔는데...!


하지만 이 자리에서 영자각인을 손볼 수도 없다. 그 작업은 꽤나 오래, 신중히, 큰 힘을 들여야 하니 당장은 어렵다.


무리해서 한다 해도, 저 부부가 살아남는다면 반드시 이를 되돌리려 할 거다.


...이제 어떻게 하지?


그녀는 노련하기 그지없는 책략가였지만 이 순간만은 전혀 감을 잡지 못했다. 또한 이 엄청난 갈등에 못지않은 것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자책이었다.


아주 긴 세월. 거대제국과 최강 능력자를 상대로도, 그녀는 모든 것을 노린 대로 이루었고 이제 성공 일보직전이었다.


그 원동력은 뛰어난 머리와 강인한 의지뿐만 아니라, 단 한 치의 방심도, 단 한 점의 간과도 허용하지 않은 엄청난 주의력과 자제심에 있었다.


이는 자부해도 좋을 정도였고 실제로도 그러했다.


하지만 사실 가장 큰 방심은 정작 처음부터 하고 있었던 것 아닌가. 엄연히 황족이고 전력이 될 수 있는 이 여자를, 선입견에 빠져 간과한 것은 엄청난 불찰이다.


후회도, 생각할 시간도 더는 주어지지 않았다.


더더욱 증가한 파워, 그리고 그를 능가하는 살기가 다시금 맹렬히 닥쳐들었다.




조금 전 느낀 충격은 실로 엄청나, 이 거대한 모함조차도 크게 뒤흔들릴 정도였다.


다른 이들처럼 격하게 나뒹굴었던 브아렌은 간신히 의자를 잡고 일어났다.


“...함내 각부, 상황을 보고하라...!”


격한 통증에, 벌어진 상처에서 피가 흘렀지만 자각하지도 못했다.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인가...!


이미 각종 경고음과 화면이 브리지를 채운 가운데, 사관 중 일인이 거친 떨림으로 보고했다.


“동력부에서 폭발이 일어났습니다...!”


“뭣이...?! ...원인은 뭔가...?!”


“아직... 일단 사전 계측은 전혀 없었습니다만... 아, 영파 탐지 결과가... ...이것은...?”


목젖을 울린 사관이 브아렌을 돌아보았다.


“...폭발 원인은... 아마도 영자력입니다. 순간 수치는... 무려 330만 오드 이상...!”


브아렌은 기겁했다.


이는 거대 전함의 일제사격도 훨씬 초월하는 막대한 에너지. 다시 말하자면 동력로가 그만한 포격을 무방비로 받은 셈이다.


이어지는 보고는 더욱 심각했다. 후방 우현이 대파, 47개소에 달하는 구역이 완전 손상되고 인접 구역의 유폭도 상당했다.


균열부에는 공기가 새어나갔으며 화재 역시 다수 발생해 공기층과 배선을 따라 급격히 번졌다. 그에 따른 인명피해도 속출했다.


하지만 그 보고들은 오히려 사소했다.


“모함 주축이 최대 3.14도 뒤틀렸습니다...! ...이건...!”


“주동력로 1호기, 반응 없습니다. 2호기와 3호기, 모두 급격히 온도 상승 중... ...너무 빠릅니다...!”


그야말로 침몰위기. 브아렌의 뇌리는 아찔해졌다.


다수의 모듈로 이루어진 세리사오르. 분리된 여러 구역을 묶는 것은 함수부터 함미까지 일관되게 관통하는 중앙 프레임이다. 하지만 그것이 비틀리는 바람에 여러 파트에서 구조적 붕괴가 속출하고 있다.


주동력로 역시 특대 사이즈의 축퇴압로다. 아주 짧고 강렬한 인공 블랙홀의 생성 및 고의 붕괴를 통해 대량의 에너지를 얻어내는 이것은, 아샤르에서도 최대 출력의 동력 기관이다.


이것이 파괴될 때의 피해는, 원자로의 노심용융 따위와는 비교를 불허할 것이다.


골머리를 싸매던 메라프 함장이 브아렌에게 외쳤다.


“어떻게 하지요...? 동력로 손상도 문제지만, 그 곳에는 부왕 전하께서 계셨습니다...!”


“...생명 반응은 없나? 즉각 구출조를...!”


“팔찌 응답은 없고 감지 장비 역시 전멸... 통로도 끊겨 사람도 장비도 도저히... 그리고... 그리고...”


이런 폭발에서 살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나. 함장이 삼킨 말을 알아챈 브아렌이 물었다.


“복구 가능성은...?”


잠시 후, 예측연산의 결과를 받은 브아렌은 다시금 신음했다. 영자두뇌는 신속한 퇴거를 권유하고 있었다.


“퇴거라... 얼마 정도 버틸 수 있겠나?”


“안전 시간은 30분 정도 밖에 없습니다만, 10만이 넘는 인원을 수용할 배는 물론 우주항까지의 거리가...”


“...그럼, ...동력로의 분리는...?”


“설마...!”


경악한 메라프는 반쯤 일어섰다.


“아무리 생사불명이래도 황족을 버릴 생각입니까?”


“하지만 자네 말대로, 생사도 불분명한 이 때문에 10만 인간을 죽일 수는 없네. 복구가 불가능하다면 차라리 분리해서, 안전거리라도 확실히 확보함이 낫겠지.”


이를 악문 브아렌은 함장의 어깨를 짚었다.


“...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 복구는 10분을 주지. 그때까지는 귀관 판단 하에 최선을...”


힘없이 주저앉은 함장은 고개를 끄덕였다.


“아아, 여기는 불세출의 쾌남아, 오베레이입니다.”


새로운 통신에 브아렌이 물었다.


“선배님. 요르사르는 무사합니까?”


“일단은 무사해. 그리고, 모함과 두뇌 연결로 사정은 알았다만... 어떤가? 세리사오르를 포기할 건가?”


“...그럴 공산이 높습니다...”


“그런가...”


자칭 ‘쾌남아 오베레이’ 와는 어울리지 않게, 그 목소리는 심해 탐사정처럼 푹 가라앉았다.


“그럼 최대한 버텨보고, 정 안 되면 분리하게나. 우린 신경 쓸 필요가 없네.”


“...무언가 문제가 있습니까?”


브아렌은 심상찮은 기미를 느꼈다. 하지만 잠시 침묵했던 오베레이는 오히려 유쾌함을 되찾은 목소리로,


“사실은... 일단 보호막 덕분에 요르사르는 상처가 없지만, 이쪽 장비로 살펴본바 비밀 우주항의 상당부분이 무너져 내렸어. 외부 통로에 항구 입구도 말일세.”


“...맙소사...! 그럼 자력으로는 탈출 불가능이라는...?!”


“그런 셈일까.”


오베레이가 보내준 자료는 심각했다. 못해도 수천 톤의 부서진 잔해들이 출입구를 막아버린 것이다. 재수가 없으려면 이렇게도 없어진다.


“어떻게든 하겠습니다...! 모든 장비를 그 쪽으로...!”


몹시 다급한 브아렌. 하지만 오베레이는 손을 들며,


“마음은 고맙지만 아무래도 무리겠지?”


“말도 안 됩니다...! ...선배님도 그렇지만, 요르사르에는 황족이 두 분이나 계십니다...!”


“내 명예를 걸고 두 분은 어떻게든 살려 보내겠네.”


“선배님이라고 용수 있습니까?”


“괜찮아. 어떻게든 되겠지. 되게 할 걸세.”


의지를 담은 지긋한 시선에 브아렌은 결국 수긍했다.


“...알겠습니다. 행운을 빕니다.”


꺼진 화면. 여전히 팔짱을 끼고 앉은 채 왠지 실소하는 오베레이. 그 등에 대고 루이코가 물었다.


“...어떻게... 하실 건데요?”


갑작스런 충격에 두 아이를 감싸느라 그 머리는 산발에 가까웠다.


속 시원한 대답을 바라지만 여전히 생각에 잠긴 오레베이였다. 답답한 루이코가 다시 말하려는 찰나, 그가 고개를 들어 웃었다.


“저 잔해를 치우지 않는 한 탈출은 불가능. 하지만 요르사르는 비무장이니 파괴할 수 없겠지요. 외부에도 제대로 된 군함은 없으니 포격 지원은 해줄 수 없을 테고, 함대가 도착한다 해도 아마 늦을 겁니다.”


“...그럼...”


눈앞이 캄캄한 그녀에게 오베레이는 씩 웃어 보였다.


“괜찮습니다. 때마침 우리에게는 쓸 만한 무기가 있으니, 그걸로 잔해를 부수고 탈출하도록 하지요.”


“무기라고요...?”


그런 게 어디 있어? 엄청난 불안 속에서 고개를 꼰 루이코였지만, 오베레이는 그저 웃을 뿐이었다.




자칫 과부가 될 뻔한 그 보복은 무서웠다.


마치 자신 쪽이 막다른 궁지에 몰리기라도 한 듯, 황후의 공격은 미친 듯 격렬했다. 반면 파워도 속도도 아래인 베아르는 속절없이 얻어맞았다.


결국 바닥에 떨어진 베아르에게 조밀하고도 압도적인 포격이 퍼부어졌다.


그대로 두면 방어가 뚫리는 즉시 녹아버릴 터. 하지만 황제의 외침이 그녀를 살렸다.


“죽이면 안 돼...!”


세리사는 즉각 공격을 멈추었지만, 갓 떨어진 운석공 같은 구덩이 속의 베아르는 바로 일어나지 못했다.


축제의 풍등(風燈)처럼 띄워진 영자섬광이 경계하는 가운데, 자세를 풀지 않은 아내의 등에 황제가 물었다.


“...이유는 묻지 않는 거야?”


그녀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답했다.


“당신이 하는 일이라면 필히 제대로 된 이유가 있지요. ...아, 이번 결투만 빼고...!”


“그거 묘하게 신뢰받는 듯 아닌 듯... 하네.”


“당신도 기뻐하든지 슬퍼하든지 하나만 해요.”


살아 만난 기쁨을 담은 농담은 오래가지 않았다.


드디어 뛰쳐나온 베아르의 육체는 황제에 못지않게 너덜너덜해져 있었다. 거친 호흡과 피를 번갈아 뱉어내면서도 그녀는 웃었다.


“부부는 일심동체... 그 말이 맞구나. 쌍으로 물러...”


“아니, 네가 죽어선 곤란하지. 그 뿐이야.”


고개를 저은 황제는 아내를 향해 다짐하듯,


“완전히 무력화시켜 줘. 다음은 내가 알아서 할게.”


아내는 어깨를 으쓱했다.


“이유는 아직 몰라도, 죽이지 않는 쪽은 찬성이에요. 저도 꼭 해보고 싶은 일이 있거든요.”


“호오, 그게 뭘까...?”


황제와 베아르 공통의 의문에도, 황후는 대답 대신 다시금 자세를 잡았다. 지금의 그녀라면 철저할 것이다.


“어느 쪽이든 참으로 궁금하지만...”


중얼거린 베아르도 자세를 잡았다. 하지만 그것은 싸움을 위한 것이 아니었다.


“이제 장단 따위 맞춰줄까... 보냐!”


순간 그 신형이 휘청거릴 정도로 큰 힘을 쏟은 영자력파. 그리고 그것은 황후가 아닌 벽면에 기댄 황제를 향했다.


물론 세리사도 대비하고 있어 앞을 가로막았고, 순식간에 전개된 방어막은 그 몫을 충실히 다했다.


달려간 아내가 남편을 감싼 사이, 베아르는 폭음과 연기를 방패로 순식간에 사라졌다. 그 뒤를 쫓은 영자섬광은 저지력까진 되지 못했다.


“...제길! 도망이냐...!”


자신도 모르게 땅을 친 남편에게 아내가 말했다.


“불리하니 도망...? 베아르가 당신보다는 똑똑하네요.”


그녀는 뚜렷이 실소했다.


“하지만 여기는 우주. 도망쳐봤자 결국은...”


“그게 아냐...!”


“어째서요?”


세리사가 고개를 꼬았다.


물론 홀리 글레일 밖에는 라샤르가 있지만, 그건 자신만이 불러들일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황제는 급히 아내의 머리를 끌어당겨 자신의 이마에 대었다.


머리와 머리를 잇는 직접 텔레파시는, 원격과는 격이 다른 방대한 정보를 상대에게 제공해준다.


이마를 뗀 세리사는 새파래진 얼굴로,


“...그럼?”


“그래. 녀석은 대항할 수 없어서 도망친 게 아냐. ...아직 포기하지 않은 거야.”


황제는 아내의 어깨를 붙잡았다.


“잡아야 해. 이러다간 4억 인간이 모두 죽어...!”


“하지만 어떻게요? 한 번 방출된 영자는...”


“그건 내가 알아서 할게. 요는 녀석에게 힘쓸 시간을 주지 않는 것. ...빨리 쫓아...!”


끄덕인 세리사는 등을 돌렸다.


“내버려두고 갈 수는 없잖아요. ...업히세요.”


“...알았어.”


자신보다 20㎝ 가까이 큰 남편. 그 원형은 더욱 커져 있다. 그녀 자신도 여자치곤 큰 키지만 남편을 업고 나니 그 꼴은 우습고도 기묘했다. 마치 빈사의 헤파이스토스를 업은 아프로디테랄까.


방어막을 신중히 전개해 주변을 보호한 세리사는 빠르게 내달렸다. 그 전에, 반쯤 끊어져 제대로 목을 감지 못한 팔을 본 그녀는 짬을 내어 회복을 걸었다. 당장 치유되진 않을 테지만 때를 놓칠 수는 없었다.


아내의 등에 늘어지다시피 기댄 황제가 물었다.


“...세리사오르는...?”


“카츠는 잘 침투했어요. ...잘 될 거라 믿고 있어요.”


“...여차하면 네가 돕기로 하지 않았니.”


“그렇다고 당신을 버려둘 수는 없잖아요.”


그녀는 질끈 입술을 깨물며,


“...돌아가면 사과할 거에요. 그러니 당신도 꼭 살아야 해요. ...제가 누굴 버리고 왔는지... 아신다면요...”


“아아... 그래야지.”


황제는 문득 자신의 팔에 눈길을 주며,


“아마 이 팔. 나으려면 오래 걸리겠지. ...어쩌면 다시 쓰지 못할지도 몰라.”


“...그럴까요...”


“그러면 어쩐다. 전처럼 널 꼭 안아주긴 힘들지도...”


아쉬움을 보인 황제. 하지만 아내는 태평했다.


“괜찮아요. ...설령 두 팔이 다 끊어졌어도, 다시는 안아주지 못한대도... 내가 당신을 안아주면 되니까...”


황제는 기쁨과 자조로 웃었다.


“흐음... 어쩌면 이 모습도 그대로일지 모르는데...”


“그건 힘만 있으면 돌아오는 것. 그래도, 설령 그렇다면 저도 그 모습으로 살죠. 어차피 제게도 원형이고...”


“그건 역사에 다시없는 괴물 부부잖아.”


“혼자보다는 둘이 낫잖아요. ...이제 외톨이는 싫어.”


“아아, 그래. ...고마워.”


힘없이 웃은 황제는, 이어 참을 수 없다는 듯 아내의 뺨에 입을 맞추었다.


괴물의 모습, 하지만 아무 거부 없이 받아들인 아내는 옅게 실소했다.


그러나 그 마음은 울고 있었다.


아주 가느다랗게 연결되었던 광체연동이 결국 끊어졌다.


그녀는 여전한 침묵으로 끊임없이 오열했다.


...미안해, 카츠. 유키나. ...날 용서하지 마...!




수고하셨어요.


작가의말

힘세고 용감한 항우 황후마마.

사실은 본성질도 그다지... 아니, 이미 알고 있잖아요 ㅎ


당장은 아니지만 침몰할 처지가 된 모함. 생사를 모르는 이영과 갇혀버린 루이코들.

저는 대체 언제쯤 이들을 구해줄까요. (워낙 악랄합니다, 제가...)


도망친 베아르. 죽어가는 이들을 살릴 방법을 말하는 황제.

과연...?


다음 편에 뵙겠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 작성자
    Lv.99 진흙44
    작성일
    17.02.12 21:16
    No. 1

    손절은 어렵고 힘들지만, 꼭 필요한 때가 있지요. 칼스의 큰 단점은 손절을 할 줄 모른다는 것 같네요. 제가 지금 과거의 나에게 한가지 현실적인 능력을 줄 수 있다면 적절한 손절 능력을 주고 싶은 시절이기에 더욱 그런 생각이 드나 봅니다. 작은 것을 너무 붙잡으려다보면 큰 것까지 잃는 것을 왜 알기가 힘이 들까요...
    잘 읽고 갑니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대마왕k
    작성일
    17.02.13 23:06
    No. 2

    좀 있으면 나오지만, '자르는 행위' 자체를 하기가 힘든 입장... 일까요.
    언제나 감사합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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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9 8장. 괴물의 낙원 (7) 21.06.05 77 2 20쪽
378 8장. 괴물의 낙원 (6) 21.05.28 64 2 19쪽
377 8장. 괴물의 낙원 (5) 21.05.15 63 1 18쪽
376 8장. 괴물의 낙원 (4) 21.05.08 59 1 20쪽
375 8장. 괴물의 낙원 (3) 21.04.30 64 1 19쪽
374 8장. 괴물의 낙원 (2) 21.04.24 66 2 20쪽
373 8장. 괴물의 낙원 (1) 21.04.23 67 1 19쪽
372 7장. 다시 찾은 대지. (7) 21.04.17 71 1 19쪽
371 7장. 다시 찾은 대지. (6) 21.04.16 62 1 19쪽
370 7장. 다시 찾은 대지. (5) 21.04.10 69 2 19쪽
369 7장. 다시 찾은 대지. (4) 21.04.09 66 2 21쪽
368 7장. 다시 찾은 대지. (3) 21.04.03 70 2 20쪽
367 7장. 다시 찾은 대지. (2) 21.04.02 116 1 22쪽
366 7장. 다시 찾은 대지. (1) 21.03.28 77 1 20쪽
365 6장. 동상이몽. (7) 21.03.27 98 1 19쪽
364 6장. 동상이몽. (6) 21.03.21 69 1 18쪽
363 6장. 동상이몽. (5) 21.03.20 91 2 20쪽
362 6장. 동상이몽. (4) 21.03.13 106 1 21쪽
361 6장. 동상이몽. (3) 21.03.12 96 2 22쪽
360 6장. 동상이몽. (2) 21.03.06 71 1 21쪽
359 6장. 동상이몽. (1) 21.03.05 87 1 20쪽
358 5장. 올림포스 아카데미. (6) 21.02.28 125 1 22쪽
357 5장. 올림포스 아카데미. (5) 21.02.28 75 1 20쪽
356 5장. 올림포스 아카데미. (4) 21.02.26 123 1 20쪽
355 5장. 올림포스 아카데미. (3) 21.02.21 180 1 19쪽
354 5장. 올림포스 아카데미. (2) 21.02.20 83 1 20쪽
353 <15권. 괴물(怪物)의 낙원 後> 5장. 올림포스 아카데미. (1) 21.02.19 135 2 18쪽
352 4장. 대탈출(하). (8) -4부 1권 끝- 20.10.03 181 3 22쪽
351 4장. 대탈출(하). (7) 20.10.02 154 2 23쪽
350 4장. 대탈출(하). (6) 20.09.26 153 1 22쪽
349 4장. 대탈출(하). (5) 20.09.25 114 1 22쪽
348 4장. 대탈출(하). (4) +2 20.09.19 118 3 24쪽
347 4장. 대탈출(하). (3) +2 20.09.18 120 2 22쪽
346 4장. 대탈출(하). (2) 20.09.12 124 2 19쪽
345 4장. 대탈출(하). (1) 20.09.11 138 1 23쪽
344 3장. 대탈출(중). (7) 20.09.05 120 1 21쪽
343 3장. 대탈출(중). (6) 20.09.04 106 1 21쪽
342 3장. 대탈출(중). (5) +2 20.08.29 188 1 22쪽
341 3장. 대탈출(중). (4) 20.08.28 117 1 21쪽
340 3장. 대탈출(중). (3) 20.08.22 133 1 24쪽
339 3장. 대탈출(중). (2) 20.08.21 125 1 22쪽
338 3장. 대탈출(중). (1) 20.08.15 161 1 24쪽
337 2장. 대탈출(상). (7) +2 20.08.14 214 1 23쪽
336 2장. 대탈출(상). (6) 20.08.08 182 1 22쪽
335 2장. 대탈출(상). (5) 20.08.07 110 1 21쪽
334 2장. 대탈출(상). (4) 20.08.03 245 1 16쪽
333 2장. 대탈출(상). (3) 20.08.02 176 1 21쪽
332 2장. 대탈출(상). (2) +2 20.08.01 143 1 25쪽
331 2장. 대탈출(상). (1) +2 18.10.14 336 3 20쪽
330 1장. 역사의 변화는 언제나 격류. (3) +2 18.09.08 326 2 21쪽
329 1장. 역사의 변화는 언제나 격류. (2) +2 18.09.01 333 3 21쪽
328 1장. 역사의 변화는 언제나 격류. (1) +4 18.08.25 298 4 25쪽
327 4부. 또 다른 세상 <14권. 괴물(怪物)의 낙원 前> 프롤로그 : 발버둥 +2 18.08.25 249 4 2쪽
326 3부. 미래에의 지표 편 후기. +8 18.07.29 258 4 2쪽
325 Ⓡ <13권. 미래(未來)의 지표 後> 에필로그 : 각자의 꿈 +2 18.07.29 249 3 38쪽
324 Ⓡ 8장. 내일에의 선물. (10) +2 18.07.29 216 3 24쪽
323 Ⓡ 8장. 내일에의 선물. (9) +4 18.07.29 210 4 25쪽
322 Ⓡ 8장. 내일에의 선물. (8) +6 18.04.07 261 6 26쪽
321 Ⓡ 8장. 내일에의 선물. (7) +6 18.01.27 321 5 25쪽
320 SS(Special Story) : 구원자 +6 17.12.28 352 5 36쪽
319 SS(Special Story) : 회상(回想) 17.12.28 329 3 17쪽
318 Ⓡ 8장. 내일에의 선물. (6) +3 17.03.18 495 4 26쪽
317 Ⓡ 8장. 내일에의 선물. (5) 17.02.25 357 3 30쪽
» Ⓡ 8장. 내일에의 선물. (4) +2 17.02.12 457 4 24쪽
315 Ⓡ 8장. 내일에의 선물. (3) +2 17.02.05 626 3 25쪽
314 Ⓡ 8장. 내일에의 선물. (2) +2 17.01.22 533 3 22쪽
313 Ⓡ 8장. 내일에의 선물. (1) +2 17.01.07 641 4 23쪽
312 Ⓡ 7장. 성배(聖杯)는 피를 원한다. (10) 16.12.24 488 4 25쪽
311 Ⓡ 7장. 성배(聖杯)는 피를 원한다. (9) +2 16.12.11 601 3 24쪽
310 Ⓡ 7장. 성배(聖杯)는 피를 원한다. (8) +4 16.11.26 540 4 24쪽
309 Ⓡ 7장. 성배(聖杯)는 피를 원한다. (7) +2 16.11.13 629 3 26쪽
308 Ⓡ 7장. 성배(聖杯)는 피를 원한다. (6) +6 16.10.23 706 5 26쪽
307 Ⓡ 7장. 성배(聖杯)는 피를 원한다. (5) +4 16.10.08 699 5 26쪽
306 Ⓡ 7장. 성배(聖杯)는 피를 원한다. (4) +2 16.09.25 743 3 27쪽
305 Ⓡ 7장. 성배(聖杯)는 피를 원한다. (3) +4 16.09.10 729 4 27쪽
304 Ⓡ 7장. 성배(聖杯)는 피를 원한다. (2) +8 16.09.03 703 3 25쪽
303 Ⓡ 7장. 성배(聖杯)는 피를 원한다. (1) +4 16.08.20 630 4 23쪽
302 Ⓡ 6장. 미래에의 지표. (9) +6 16.08.06 715 3 27쪽
301 Ⓡ 6장. 미래에의 지표. (8) +4 16.07.30 810 4 34쪽
300 Ⓡ 6장. 미래에의 지표. (7) +6 16.07.16 859 4 32쪽
299 Ⓡ 6장. 미래에의 지표. (6) +4 16.07.03 757 4 27쪽
298 Ⓡ 6장. 미래에의 지표. (5) +4 16.06.18 749 5 24쪽
297 Ⓡ 6장. 미래에의 지표. (4) +6 16.06.05 731 5 25쪽
296 Ⓡ 6장. 미래에의 지표. (3) +6 16.05.21 835 4 27쪽
295 Ⓡ 6장. 미래에의 지표. (2) +4 16.05.15 1,094 3 25쪽
294 Ⓡ <13권. 미래(未來)의 지표 後> 6장. 미래에의 지표. (1) +4 16.05.08 867 5 24쪽
293 Ⓡ 5장. 판도라의 상자. (6) +6 16.04.30 960 5 21쪽
292 Ⓡ 5장. 판도라의 상자. (5) +4 16.04.20 939 7 25쪽
291 Ⓡ 5장. 판도라의 상자. (4) +6 16.04.09 809 9 25쪽
290 Ⓡ 5장. 판도라의 상자. (3) +10 16.03.26 984 8 26쪽
289 Ⓡ 5장. 판도라의 상자. (2) +4 16.03.20 852 8 21쪽
288 Ⓡ 5장. 판도라의 상자. (1) +4 16.03.12 1,054 7 19쪽
287 Ⓡ 4장. 난장판. (6) +2 16.03.05 731 4 22쪽
286 Ⓡ 4장. 난장판. (5) +4 16.02.27 843 7 25쪽
285 Ⓡ 4장. 난장판. (4) +4 16.02.20 977 8 28쪽
284 Ⓡ 4장. 난장판. (3) +4 16.02.13 1,042 9 26쪽
283 Ⓡ 4장. 난장판. (2) +2 16.02.06 1,039 6 22쪽
282 Ⓡ 4장. 난장판. (1) +2 16.01.30 986 6 20쪽
281 Ⓡ 3장. 열리는 문. (4) +2 16.01.23 839 9 20쪽
280 Ⓡ 3장. 열리는 문. (3) +2 16.01.16 1,013 8 24쪽
279 Ⓡ 3장. 열리는 문. (2) +2 16.01.09 1,052 7 21쪽
278 Ⓡ 3장. 열리는 문. (1) +2 16.01.02 827 9 21쪽
277 Ⓡ 2장. 보다 강인한. (4) +4 15.12.26 1,005 12 21쪽
276 Ⓡ 2장. 보다 강인한. (3) +8 15.12.19 1,028 9 26쪽
275 Ⓡ 2장. 보다 강인한. (2) +4 15.12.12 987 11 19쪽
274 Ⓡ 2장. 보다 강인한. (1) +4 15.12.05 1,108 10 22쪽
273 Ⓡ 1장. 가시나무 둥지. (4) +6 15.11.28 1,113 16 19쪽
272 Ⓡ 1장. 가시나무 둥지. (3) +6 15.11.21 1,255 14 22쪽
271 Ⓡ 1장. 가시나무 둥지. (2) +8 15.11.14 1,026 11 22쪽
270 Ⓡ 1장. 가시나무 둥지. (1) +4 15.11.07 881 7 22쪽
269 Ⓡ <12권. 미래(未來)의 지표 前> 프롤로그 : 시작, 궤멸, 재생의 역사 +6 15.10.31 1,231 9 26쪽
268 Ⓡ <11권. 애증(愛憎)의 파편> 에필로그 : 각자의 밤 (+ 작말후기) +4 15.08.08 888 12 24쪽
267 Ⓡ 8장. 웃을 수 없는 영화. (7) +4 15.08.01 1,030 16 21쪽
266 Ⓡ 8장. 웃을 수 없는 영화. (6) +4 15.07.26 816 10 25쪽
265 Ⓡ 8장. 웃을 수 없는 영화. (5) +4 15.07.18 832 11 25쪽
264 Ⓡ 8장. 웃을 수 없는 영화. (4) +2 15.07.11 1,073 11 22쪽
263 Ⓡ 8장. 웃을 수 없는 영화. (3) +4 15.07.04 1,388 14 20쪽
262 Ⓡ 8장. 웃을 수 없는 영화. (2) +4 15.06.27 1,309 16 21쪽
261 Ⓡ 8장. 웃을 수 없는 영화. (1) +4 15.06.20 1,542 13 32쪽
260 Ⓡ 7장. 만화경(萬華鏡). (4) +6 15.06.14 1,341 15 27쪽
259 Ⓡ 7장. 만화경(萬華鏡). (3) +4 15.06.07 967 13 25쪽
258 Ⓡ 7장. 만화경(萬華鏡). (2) +2 15.05.30 1,290 12 29쪽
257 Ⓡ 7장. 만화경(萬華鏡). (1) +12 15.05.23 955 13 24쪽
256 Ⓡ 6장. 바퀴는 멈추었다. (5) +4 15.05.17 1,067 14 22쪽
255 Ⓡ 6장. 바퀴는 멈추었다. (4) +4 15.05.16 911 15 21쪽
254 Ⓡ 6장. 바퀴는 멈추었다. (3) +2 15.05.10 1,036 18 27쪽
253 Ⓡ 6장. 바퀴는 멈추었다. (2) +4 15.05.09 1,075 18 23쪽
252 Ⓡ 6장. 바퀴는 멈추었다. (1) +4 15.05.03 1,107 9 22쪽
251 Ⓡ 5장. 돌고 도는. (3) +4 15.05.02 1,094 11 23쪽
250 Ⓡ 5장. 돌고 도는. (2) +4 15.04.26 997 13 23쪽
249 Ⓡ 5장. 돌고 도는. (1) +4 15.04.25 1,118 13 22쪽
248 Ⓡ 4장. 모자라고 비었기에, 갈구하고 채워진다. (3) +2 15.04.19 1,018 12 21쪽
247 Ⓡ 4장. 모자라고 비었기에, 갈구하고 채워진다. (2) +4 15.04.18 1,112 15 21쪽
246 Ⓡ 4장. 모자라고 비었기에, 갈구하고 채워진다. (1) +6 15.04.12 1,435 13 18쪽
245 Ⓡ 3장. 무대 뒤의 속삭임. (3) +6 15.04.11 1,338 16 17쪽
244 Ⓡ 3장. 무대 뒤의 속삭임. (2) +6 15.04.04 1,260 12 28쪽
243 Ⓡ 3장. 무대 뒤의 속삭임. (1) +6 15.03.28 1,437 15 18쪽
242 Ⓡ 2장. 맺은 끈과 꼬인 끈. (3) +2 15.03.25 1,392 17 17쪽
241 Ⓡ 2장. 맺은 끈과 꼬인 끈. (2) +4 15.03.21 1,148 12 18쪽
240 Ⓡ 2장. 맺은 끈과 꼬인 끈. (1) +2 15.03.18 1,297 15 19쪽
239 Ⓡ 1장. 빛과 그림자. (3) +4 15.03.14 1,380 20 17쪽
238 Ⓡ 1장. 빛과 그림자. (2) +4 15.03.11 1,299 16 15쪽
237 Ⓡ 1장. 빛과 그림자. (1) +8 15.03.07 1,428 20 18쪽
236 Ⓡ <11권. 애증(愛憎)의 파편> 프롤로그 : 일방통행 +8 15.02.27 1,746 20 12쪽
235 과거의 유산 후기 & 공지 +16 14.12.29 1,519 19 3쪽
234 Ⓡ <10권. 과거(過去)의 유산> 에필로그 : 바보 이반의 나라는 평화로웠다 +10 14.12.28 1,277 23 27쪽
233 Ⓡ 8장. 죽음에 이르는 병. (3) +10 14.12.27 1,043 19 28쪽
232 Ⓡ 8장. 죽음에 이르는 병. (2) +10 14.12.21 1,192 16 26쪽
231 Ⓡ 8장. 죽음에 이르는 병. (1) +12 14.12.20 1,678 21 22쪽
230 Ⓡ 7장. 요구받은 혈채(血債). (3) +14 14.12.14 1,403 18 16쪽
229 Ⓡ 7장. 요구받은 혈채(血債). (2) +6 14.12.13 1,165 27 22쪽
228 Ⓡ 7장. 요구받은 혈채(血債). (1) +12 14.12.07 1,433 19 18쪽
227 Ⓡ 6장. 피로 씻은 피. (3) +10 14.12.06 1,720 21 19쪽
226 Ⓡ 6장. 피로 씻은 피. (2) +12 14.11.30 1,467 25 20쪽
225 Ⓡ 6장. 피로 씻은 피. (1) +12 14.11.29 1,623 23 16쪽
224 Ⓡ 5장. 장미꽃밭 아래 피어나는 양귀비꽃. (3) +12 14.11.26 1,710 20 16쪽
223 Ⓡ 5장. 장미꽃밭 아래 피어나는 양귀비꽃. (2) +14 14.11.23 2,041 19 19쪽
222 Ⓡ 5장. 장미꽃밭 아래 피어나는 양귀비꽃. (1) +10 14.11.22 1,593 23 22쪽
221 Ⓡ 4장. 겨울을 대비하는 이들의 자세. (3) +14 14.11.19 1,630 30 19쪽
220 Ⓡ 4장. 겨울을 대비하는 이들의 자세. (2) +16 14.11.16 1,323 22 21쪽
219 Ⓡ 4장. 겨울을 대비하는 이들의 자세. (1) +8 14.11.15 1,602 19 18쪽
218 Ⓡ 3장. 음모의 시작. (3) +12 14.11.12 1,744 22 21쪽
217 Ⓡ 3장. 음모의 시작. (2) +4 14.11.11 1,587 25 19쪽
216 Ⓡ 3장. 음모의 시작. (1) +8 14.11.10 1,503 23 20쪽
215 Ⓡ 2장. 마음의 끈. (3) +14 14.11.09 1,741 39 21쪽
214 Ⓡ 2장. 마음의 끈. (2) +6 14.11.08 1,624 24 25쪽
213 Ⓡ 2장. 마음의 끈. (1) +6 14.11.02 1,579 27 20쪽
212 Ⓡ 1장. 그들의 봄. (3) +10 14.11.01 1,321 15 12쪽
211 Ⓡ 1장. 그들의 봄. (2) +12 14.10.26 1,717 19 14쪽
210 Ⓡ 1장. 그들의 봄. (1) +6 14.10.25 1,701 26 18쪽
209 Ⓡ <10권. 과거(過去)의 유산> 프롤로그 : 10년, 그 변화의 흐름 +12 14.10.20 1,500 33 6쪽
208 변혁의 시대 후기 & 설문. +18 14.10.12 1,372 25 8쪽
207 Ⓡ <9권. 변혁(變革)의 시대> 에필로그 : 변혁의 시대 +14 14.10.11 1,816 29 28쪽
206 Ⓡ 8장. 두려움을 지우는 말. (3) +8 14.10.10 1,583 21 17쪽
205 Ⓡ 8장. 두려움을 지우는 말. (2) +10 14.10.09 1,342 24 20쪽
204 Ⓡ 8장. 두려움을 지우는 말. (1) +8 14.10.08 1,443 23 19쪽
203 Ⓡ 7장. 경계선. (3) +10 14.10.07 1,604 22 16쪽
202 Ⓡ 7장. 경계선. (2) +6 14.10.06 1,433 19 18쪽
201 Ⓡ 7장. 경계선. (1) +14 14.10.05 2,116 21 18쪽
200 Ⓡ 6장. 신의 아들. (3) +12 14.10.04 1,703 27 18쪽
199 Ⓡ 6장. 신의 아들. (2) +10 14.10.01 1,840 27 25쪽
198 Ⓡ 6장. 신의 아들. (1) +10 14.09.30 1,429 26 23쪽
197 Ⓡ 5장. 돌이킬 수 없는 일. (3) +4 14.09.29 2,448 21 19쪽
196 Ⓡ 5장. 돌이킬 수 없는 일. (2) +8 14.09.28 1,738 23 21쪽
195 Ⓡ 5장. 돌이킬 수 없는 일. (1) +10 14.09.27 1,875 24 22쪽
194 Ⓡ 4장. 많이 아픈 찔러보기. (3) +8 14.09.26 1,956 28 16쪽
193 Ⓡ 4장. 많이 아픈 찔러보기. (2) +4 14.09.25 1,609 29 15쪽
192 Ⓡ 4장. 많이 아픈 찔러보기. (1) +8 14.09.23 1,723 25 18쪽
191 Ⓡ 3장. 불편한 진실. (3) +20 14.09.21 2,154 33 21쪽
190 Ⓡ 3장. 불편한 진실. (2) +8 14.09.19 1,718 22 17쪽
189 Ⓡ 3장. 불편한 진실. (1) +8 14.09.18 1,636 32 19쪽
188 Ⓡ 2장. 인간의 땅. (3) +6 14.09.16 1,984 33 19쪽
187 Ⓡ 2장. 인간의 땅. (2) +8 14.09.15 1,924 21 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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