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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왕k님의 서재입니다.

리어스(Re Earth)

웹소설 > 일반연재 > SF, 판타지

대마왕k
작품등록일 :
2014.01.14 00:13
최근연재일 :
2021.06.12 14:54
연재수 :
380 회
조회수 :
573,968
추천수 :
9,808
글자수 :
3,615,518

작성
15.04.19 17:04
조회
1,018
추천
12
글자
21쪽

Ⓡ 4장. 모자라고 비었기에, 갈구하고 채워진다. (3)

한 권이 끝날 때, 가슴에 남는 글이 되길 바랍니다.




DUMMY





“지랄한다...”


황제 체면이 아니었다면 그리 말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파우르의 황족다운 준수한 얼굴이 일그러졌다.


이미 한밤중. 깊숙한 숲속에서 꿇어앉아 보고를 올리는 베아르의 등도 더욱 곡선을 그렸다.


“의혹은 사실이 되었다. ...그렇단 말이지...”


황제는 입술을 씹었다. 칠흑 같은 어둠 속, 뇌리 속의 그의 영상만은 밝게 빛났지만 그 표정은 어두웠다.


지상인에게 다른 역사를 허락하는 대신 반드시 숨겨야 하는 것. 그것은 그들 머리 위, 지배하지 않지만 엄연한 창조주의 존재다.


그러니 자격을 갖추지 않은 이는 접근할 수 없고, 접근하더라도 장기간 접촉할 수 없으며, 말 한 마디 물건 하나 잘못 흘려 흔적을 드러내어서는 안 되며, 무엇보다 자신이 누구인지 밝히는 것은 엄청난 중죄다.


아샤르의 지상 대처 원칙은 그만큼 엄격하니, 금기를 범한 쉐노르는 이제 위험인물이 되었다. 또한 황제의 친구이자 고급관료가, 하필이면 지상인에게 마음을 빼앗겼음은 엄청난 평지풍파를 예고한다.


오래 생각하던 황제가 간신히 입을 열었다.


“짐은... 그를 봐줄 수 없다. 죄가 있는 신하를 개인의 감정으로 벌하지 않는다면, 짐은 앞으로 무엇으로 나라를 다스리겠나. 안 그런가?”


“지당하십니다.”


“아직 우리에 대한 물적 증거는 없으렷다?”


“잘 모르겠습니다만 일단은...”


“그럼 혹여 있을 흔적을 예방하기 위해 법률에 의거, 그를 처형한다. 그 바룬이란 자도 같이.”


베아르는 역시나 싶었다.


물론 그녀에겐 아무래도 상관없어, 주인이 천 명을 죽이라면 죽이고 갓난아기를 찢으라면 찢는다.


“...그러나 쉐노르의 명예를 위해선, 법으로 옭아매느니 차라리 짐의 손으로 죽이는 쪽이... 나을 것이다.”


이제 내 차례인가. 숨겨둔 검을 떠올린 베아르에게 황제가 문득 말했다.


“그 아르나브인가가, 바룬에게 원한이 있다 했지...?”


“네. 하지만 실력 차이는 크니 그리 되기엔...”


“...네가 도와준다면?”


놀란 베아르는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들었다.


황제는 나지막이 웃었다.


“정했다. 그 녀석에게 쉐노르와 바룬을 죽이게 할 것이다. 그 실력이 일천하다 했으니, 네가 정체를 숨기고 접근해 힘과 무술을 가르쳐라. 쉐노르는 반년 기한으로 지상에 내려갔다. 시간은 충분해.”


베아르는 내심 의아했다. 언뜻 생각하기에도 쉬운 일은 아니며, 또한 자신이 아는 것은 아샤르의 영자력과 무술, ...과연 괜찮을까?


무엇보다 이 생뚱맞은 명령의 진의를 알 수 없었다.


하지만 황제가 바로 말했다.


“그 집의 주인 바룬과 정체불명의 손님은, 주인에게 원한을 품은 자객에게 죽는 것일 뿐이다. 또한 짐의 충실한 신하인 쉐노르는, 임무 수행 중에 무지한 야만인들에게 휩쓸려 불행히 목숨을 잃는 거야.”


황제는 아주 씁쓸하게 웃었다.


스스로도 이 방법은 괜찮다고 자평하는 것일까. 아니면 군주가 지켜야 할 법 대신 자비라는 이름으로 친구를 죽이도록 명령하는, 이 현실에 대한 냉소일까.


그녀는 쉬이 판단할 수 없었지만 또한 이해가 갔다.


황제는 자신이 아샤르의 지존임을 깊게 인식하며, 또한 법과 질서의 수호자임에 자부심이 깊은 이다.


그러나 친구를 굴욕적인 재판정에 세우고 처형하라 명령하는 것도, 그 딱딱한 인생의 유일한 우정을 생각한다면 몹시 힘든 일일 것이다.


하지만 이런 방식이라면, 비록 벌을 내리는 것은 아샤르의 손일지언정 그 흔적은 아닐 것이다. 그 형식도, 반역자에 대한 처형이 아니라 공직자의 순직이 되어, 자동적으로 쉐노르의 죄과는 덮어질 것이다.


또한 쉐노르도, 자신이 친구의 손에 죽는 것을 모르니 원망도 없을 터.


즉, 이 모든 것은 신하이자 친구에게 황제가 베푸는, 마지막 아량이자 우정이며 가장 조용한 처벌일 것이다.


베아르는 그 결정의 배경에는 공감을, 사랑하는 황제의 고뇌에는 아픔을 느꼈다.


“더불어 그 지상인 청년은, 바라던 복수를 하게 되니 더욱 좋지 않은가? 자비 한 번 베푸는 셈이야.”


“탁월하십니다. ...그럼, 일을 마친 후 그 아르나브는 어찌 처리할까요?”


“죽여야지. 단... 최악의 경우가 아니라면 너는 절대 손을 쓰지 말라. 또한, 그 어떤 경우라도 쉐노르가 짐이 관여했음을 알지 못하게 하라. 반드시, 절대로다.”


황제는 몇 번이고 힘주어 말했다.


“알겠느냐? 이 점이 가장 중요하니, 절대 차질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베아르는 숨을 삼켰다. 이만큼 황제가 관심과 공을 들인 일을 실패한다면, 그 죄는 지극히 클 것이다.


“...알겠습니다. 그런데... 그 암살자에로의 접근 방법을 정해 주옵시면 따르겠습니다.”


접근하라고 했지만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인지...? 그녀는 열심히 머리를 굴렸으나 쉽지 않았다. 그녀는 인간의 일을 거의 모른다.


하지만 황제는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뭘 그리 어렵게 생각하나. 일단 힘을 조금 보여줘. 시 흉내를 내도 좋고, 인간 흉내를 내도 좋다. 한참 절망에 빠져 있을 때, 대신 나타나 힘을 주는 존재... 녀석은 반드시 너를 신용하고 제시해준 복수의 방법을 이행할 것이다. 상세한 각본이 필요하다면 곧 짜 주마.”


“그대로 행하겠습니다.”


황제는 문득 웃었다.


“인간이 아닌 네가 인간 흉내라... 조금은 보고 싶다만... 아니다. 맡은 바 임무나 충실히 하도록.”


“심려 마옵소서.”


베아르는 자신했다. 하지만 황제의 화면이 사라진 뇌리를 흔들던 그녀는 왠지 축축해진 눈시울을 깨달았다.


감정의 표현이 용인된 요즈음, 이놈의 눈물은 툭하면 솟아 몹시 불편하다.


...또한 아팠다. 주인을 사랑하는 마음은 여전하다. 오히려 표현할 수 있는 만큼 더 깊어져 있다.


하지만 나는 그에게 있어 인간조차도 아니다. 그저 부리는 수족, 병기, 도구일 뿐...


아니다. 그건 당연한 거다. 그는 내가 지켜 키운 아이니, 그가 만족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 좋다.


여성 황제일 경우를 대비해, 제이낙이 황제에게 품는 애정은 모성애도 깊이 관여되어 있다. 지금의 황자가 그렇듯, 파우르 황제도 그녀의 보호로 성장했었다.


어릴 때의 그는, 다소 딱딱한 궁정에서 엄마에게 못다 한 투정을 부리듯 작은 고사리손을 그녀의 가슴 앞섶에 넣고 종종 낮잠이 들곤 했다.


그 감촉과 온기는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슬픈 마음을 추스른 그녀는 힘주어 일어섰다.




아르나브는 푸스카르 마을에서 멀리 있지 않았다. 걷는다 해도 한 시간은 걸리지 않을 정도. 하지만 쉬이 찾기 힘들 정도로 무수히 많은 돌산의 한 동굴이었다.


도청기로 파악한 정도일 뿐이지만 지금껏 그가 한 행위는 명백히 분풀이다. 애꿎은 나무를 칼로 찍거나, 괜히 숨이 턱에 차도록 달리거나 잠도 자지 않고 고함을 지르는 것 등으로, 그것도 이제 지쳐 쓰러졌다.


분노에 그저 스스로를 학대하던, 흙바닥에 널브러진 바보의 허리를 그녀는 살짝 걷어찼다.


“...누구?!”


아르나브는 벌떡 일어나려 했지만, 이틀이나 굶고 스스로를 혹사한 몸으로, 특히 다리가 멀쩡할 리 없다.


재차 나뒹구는 꼴에 한심함을 느끼며 베아르가 말했다.


“그건 중요하지 않아요. 서투른 암살자...씨?”


아르나브는 눈에 띄게 당혹해했다.


그의 눈에 비친 여자는 몹시 평범하고 또한 남루하다. 하지만 그녀의 검은 눈동자만큼은 그렇지 않아, 범접하기 힘든 강렬함은 사람을 압도한다.


반대로 청년은 타고난 태생은 감추지 못해, 꽤 잘생기고 묘하게 귀티가 났지만 그것으로 끝이었다.


“...바룬이 보냈나?”


제 나름으로 사태를 파악한 그는 떨어진 검을 더듬거리며 주워들었다. 베아르는 내심 한숨을 푹 쉬었다.


자세 한 번 멋지도록 엉망이다.


...가르치는데 오래 걸릴까?


“왜, 관대한 척 하더니, 남몰래 위협은 제거하고 싶었... 음?”


사내는 의아함을 감추지 못했다.


여자는 완벽하게 빈손. 게다가 몸매는 호리호리해 전혀 힘을 쓸 것 같지 않다. ...하기야 중요하진 않을까.


“좋아. 그래도 곱게 죽어줄 수는 없...! 우왁!”


호기롭게 검을 겨눈 동시에 갑자기 천지가 뒤집힌다. 어느새 다가온 여자가 발을 걸고, 이어 겨드랑이에 손을 넣어 뒤집자 그는 머리부터 땅에 떨어졌다.


아픔에 뒹굴어야 정상이지만, 그는 강단 있게 일어나 다시 덤벼들었다.


자신의 강함을 설명하기 귀찮으니 일단 두들겨 팬다. 베아르는 다시금 손을 뻗었고 결과는 같았다.


몇 번의 실랑이 끝에 어느덧 먼지와 자잘한 상처로 온몸이 뒤덮인 사내는, 마침내 거친 숨을 내쉬며 뒤로 뻗고 말았다. 그리고 크게 소리쳤다.


“제기라알...!”


베아르는 엉겁결에 귀를 막았다.


이 자식, 목소리는 왜 이렇게 큰 거야.


...아무튼 이것으로 저항은...


그러나 놀랍게도 아르나브는 다시 일어났다. 후들거리는 다리는 내일 당장 관짝으로 들어갈 노인 같지만 기세만은 여전하다. 물론 기세로 끝나긴 했지만 말이다.


“우어어억!”


그를 쓰러트리고 등에 올라탄 베아르가 팔을 꺾었다.


관절이 꺾이는 고통은 인간이 느낄 수 있는 여러 고통 중에서도 최상급. 그러나 사내는 이를 악물고 비명을 참았다.


꽤나 오랜 시간이 지나도록 그는 버텼고, 마침내 어깨 관절이 뽑힌 다음에야 눈을 까뒤집고 기절하고 말았다.


의외로 좋은 근성일까. 베아르는 낮게 웃었다.




“...그러니까... 내게 무술을 가르쳐주겠다고요?”


더욱 더 깊어가는 밤. 모닥불과 함께 마주앉은 아르나브는 어깨의 통증에도 의아한 눈알을 굴렸다.


끄덕인 베아르는 방금 받은 끓인 물을 홀짝거렸다.


그의 거처는 좁은 동굴이지만 기본적인 것은 있었다. 첫 암살 실패 이후 줄곧 여기서 지냈던 모양이다.


산중에서 외롭게 칼을 갈았던 아르나브는 의심이 많았다. 자신을 어떻게 알았는지, 여긴 어떻게 알고 왔는지, 왜 자신을 원하는지 꼬치꼬치 물었다.


그리고 그녀 역시 그 집에 잠입해 있고 그날의 소란에 그의 뒤를 밟았으며, 똑같이 누군가에게 원한을 갖고 있는 이라는 공통점까지는 깨달았다.


그녀는 능숙한 달변가는 아니었지만, 황제의 말대로 심적으로 힘든 아르나브는 의심 대신 동요했다.


“...그런데 당신도 알다시피 내 실력은...”


“석 달만 배우면 될 겁니다.”


“고작...?”


아르나브는 놀랐지만 그녀도 오래 끌 마음은 없었다.


여의치 않은 사정으로 쉐노르가 예정보다 일찍 돌아간다면, 모처럼의 황제의 자비도 그 목표를 잃는다. 그러니 빨리 가르쳐야 한다.


“내게 배우면 가능합니다.”


어린 황족들도 몇 번이나 가르친 적이 있는 그녀는 자신했다. 그 자신감에 덧붙여, 방금 목도한 실력에 그도 간신히 믿은 듯 했다. 베아르가 다시 말했다.


“대신 조건이 있는 것이... 나는 바룬 뿐만 아니라 그 옆의 한 남자에게도 원한이 있습니다. 그러니, 내게 배운 무술로 그도 같이 죽여주길 원합니다.”


아르나브는 몹시 난처하고 진지한 표정이 되었다.


“아무 원한도 없는 이를 죽이란 말입니까? ...당신은 대체 무슨 원한이 있는 겁니까?”


“답할 이유는 없습니다. 아무튼 그게 조건입니다.”


“그럼 지금 그를 노리는 이유는?”


“그는 바람처럼 나타났다 사라지는 자, 그렇기에 그 집에 한동안 머무르는 이 때를 노려야 합니다.”


“당신의 솜씨는 대단합니다. 왜 직접 가서 죽이지 않고...? 혹시 대단한 인물인가요? 그렇다면 나 따위가...”


“아뇨, 그런 건 아닙니다.”


지상탐사원들이 으레 그렇듯 쉐노르도 무술은 충분히 익히고 있을 것이지만, 그렇다고 능력자인 것은 아니다. 이 멍청이도 잘 가르치면 충분히 해낼 것이다.


“사실은... 나 역시 과거 그를 노렸음에도 실패했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나를 살려주었기에, 더 이상 그를 직접 노릴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원한은 그대로이니, 무술을 가르쳐주는 대신 손을 빌리고자 하는 겁니다.”


이 역시 황제가 준 각본이다. 어디까지나 베아르는 조력자일 뿐, 직접 쉐노르를 죽여서는 곤란하다.


하지만 여전한 거부감을 만면에 드러낸 아르나브는 조심스레 반문했다.


“그건 좀 비겁하군요. 자신을 노린 당신을 살려주었다면, 당신도 어지간한 원한 정도는 접어도 될 듯한데...”


“...바룬이 두 번이나 놓아준, 하지만 여전히 노리고 있는 당신이 할 말은 아니잖습니까.”


그 말은 아픈 듯 했다. 고개를 숙이고 한참 생각하던 그가 다시 얼굴을 들고 물었다.


“내가 그 둘을 죽이는 동안, ...당신은요?”


“...말했지만 나는 그 남자를 직접 노릴 수는 없습니다. 그러니 당신이 내게 무술을 배웠다는 것은 물론, 내가 당신을 사주했다는 것 역시 그가 알아서는 안 됩니다. 나는 밖에서 잔챙이들이나 처리하지요.”


고민을 거듭한 아르나브가 문득 물었다.


“거절한다면 어떻게 되는 겁니까?”


베아르는 의아했다.


“어째서입니까? 내가 듣기로는, 당신은 세 번의 기회만을 받았고 이제 마지막입니다. 개죽음보다는 나와 손을 잡는 편이 나을 텐데, ...왜 그러죠?”


하지만 여전히 찌푸린 그는 한동안 대답이 없었다. 안 되겠다 싶어 그녀는 손을 슬쩍 들어보였다.


“만약 거부한다면, 당신은 어차피 내게 쓸모없는 사람입니다. 또한 내 목적을 안 이상...”


“죽어줘야겠다?”


목젖을 울린 그에게 베아르는 잔혹하게 웃었다.


“생각보다는 눈치가 나쁘지 않군요.”


“그건 좀... 아무튼 거부권은 없는 셈이군요.”


“당신 목적을 위해서는 그 무엇보다, 바로 힘이 필요하지 않나요? ...뭘 망설이는 겁니까?”


아르나브는 비로소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그리하지요.”


아직 거부감은 사라지지 않았지만, 눈빛 한 편에서는 복수에 대한 갈망도 지워지지 않는다.


“나야 뭐 손해는 없고... 배우면 안 죽이고 안 배우면 죽인다는데 그 누가... ...그럼 잘 부탁합니다.”


베아르는 내심 투덜댔다.


내게 이렇게 말을 많이 시키다니... 번거로운 녀석.


속 모르는 아르나브는 고개를 조금 꼬며 말했다.


“...그런데 당신 이름은?”


“...중요한가요?”


“같이 있으려면 부를 이름 정도는 줘야지요.”


“...라쉬미카.”


다른 이름을 대려니 생각이 나지 않는다.


“좋은 이름이군요...”


아르나브는 그 이름을 입술 속에서 잠시 곱씹었다.


“그럼 잘 부탁합니다. ...먹을 것 정도는 내가 책임지지요. 수업료라고 하면 좀 그렇지만...”


“밤에 올 거니까 필요 없어요. 굳이 바란다면... 내게 맞고도 계속 일어났던 그 근성 정도겠지요.”


그렇게 된 이후, 베아르는 낮에는 바룬의 집에서 일을 하고 저녁부터 밤까지 그들을 감시했으며, 그들이 잠든 한 밤중에는 아르나브에게 가서 무술을 가르쳤다.


예상대로 아르나브는 무술 재능은 꽤 평범했지만, 반면 그녀의 인내심은 충분했다. 목적이 뚜렷한 그녀의 가르침은 다소 혹독했지만 매우 효율적이었다.


기본 체술, 그리고 로사에게서 얻은 이곳의 무술형태를 따라 자세를 잡아준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그 몰래 손을 대어 아주 약간의 힘이지만 매일처럼, 하지만 어제보다는 오늘이 더 많게 넣어주고 있었다.


이는 영구 전수와는 또 다른, 하루 정도의 시간제한이 있는 힘의 증폭이다. 하지만 그가 성장하고 있다고 스스로 믿기엔 충분할 것이다.


“대단해요. 이럴 수가 있습니까?”


그는 거짓된 힘과 솜씨에 기뻐했고, 이는 그녀를 몇 번이고 마음속의 비웃음에 빠트렸다.


그러나 그 열정 하나만은 인정할만하다 생각하며, 베아르는 처음보다는 조금 마음을 누그러뜨렸다.


또한 암살자가 아닌 한 사람의 제자로 본다면, 그는 뜻밖에도 꽤나 선량하고 또한 호의적이었다.


아마 천성은 괜찮은 이다.


그는 그녀에게 먹을 것을 권하기도 했고 자신처럼 답답한 이를 애써 가르치는 그 인내심에 대해 미안해했으며 빡빡한 일정을 가진 그녀의 신변을 걱정했다.


또한 베아르 스스로도 세상을 잘 안다 하기 힘들지만, 때로는 어이가 없을 정도로 그는 꽤나 순박했다.


힘을 불어넣을 때만이 아니라 무술의 특성상, 자세를 직접 잡아줄 때에도 어느 정도는 신체적 접촉이 있다. 그럴 때마다 그는 몹시 곤혹스러워했고, 반대로 베아르는 뭐가 문제일까 의아해했다.


다행히 그동안 푸스카르에서 별 일은 없었다. 바룬과 쉐노르는 이야기만 나누며 시간을 보냈고, 감탄하고 때로는 탄식했으며 즐거워하다가도 우울해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미 증거를 잡은 이상 뚜렷하게 관심을 쏟을 만한 이야기는 아니었고, 오히려 다른 곳에서 관심을 끌 만한 대화가 매일 그녀를 기다렸다.


혹독한 수련 사이사이 휴식하는 동안, 그들은 동굴 안 모닥불에 마주 앉았다. 처음에는 말없이 앉아 있곤 했으나, 순박한 대신 어색함을 참을 인내력은 없는지 그는 몇 번이고 말을 걸었다.


베아르도 처음에는 무시했지만, 녀석의 사기를 생각하자면 마냥 그러기도 뭣하다.


또한 아무 말 없이 수행시킬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들의 대화는 아주 조금씩, 하지만 분명히 늘어갔다.


“...이제 와서 묻는 것인데... 라쉬미카, 당신은 사연이 많은 듯 하군요.”


“...왜 그렇게 생각합니까?”


“...당신도 그리 많지 않은 나이인 것 같은데... 사연이 없다면 이렇게까지 이를 갈 이유가 없잖아요.”


입을 다물어버릴까 생각했지만, 문득 묻고 싶었다.


“...부모의 원수란 것은, 그리도 중요한 것일까요?”


자매라 할 수 있는 동료들이 있지만 부모는 없다.


낳아준 부모라면 자신을 만들어준 제작자들.


받들 부모는 황제이지만 키워준 부모는 배양캡슐이다.


...자신의 근원이라는 것이 그리 중요한가.


“당연하지 않습니까? 물론...”


모처럼 말을 받아줌에 그는 즐겁게 웃었다.


“부당한 죽음을 당한 부모님들은 더 좋은 삶으로 다시 태어나셨겠죠. 날 키워준 어머니도 마찬가지. 그러니 괜찮을지도 모르지만... 그렇다고 그냥 있을 수는 없잖습니까? ...당신의 사연은 부모는 아닐 것 같군요.”


“...말했습니다. 당신이 알 바 아닙니다.”


괜히 받아줬다 싶어 내뱉은 냉랭한 말에, 어깨를 움츠린 아르나브가 말했다.


“...차갑군요.”


아쉬움을 표하면서도 아르나브는 더는 말하지 않았고, 그녀는 무릎을 싸안고 몸을 웅크리며 생각했다.


왜 자꾸 말을 걸어오는 건가. 오지랖 넓은 녀석...


그녀는 그렇게 비웃었지만, 한편 어느 때부터인지 묘한 느낌에 시달리고 있음에 당혹스러웠다.


의식적으로 억누른 탓에 아주 조금이긴 하지만, 수련 중 몸이 굼뜨고 이해력도 미련한 그에 대한 울화와 짜증이 돋긴 했다.


하지만 이 협소한 감정조차도, 느끼는 순간 얼굴에 드려내고 그것으로 조금은 마음이 시원해진다. 덕분에 그녀는 이해하기 힘든 상당한 즐거움을 느꼈다.


그것은 해방감이었다.


그리고, 밤이긴 해도 몇 시간씩 같이 시간을 보내고, 힘든 수련 사이사이 쉬는 짧은 짬에도 다소 수다스러운 그는, 몇 번이고 무시당하고 때로는 면박을 당하면서도, 이것만이 고생한 그녀에 대한 보상이라도 되는 듯 자신이 아는 많은 이야기를 했다.


힘들고 어렵지만 사랑해준 어머니와 두고 온 친구. 어린 시절 한눈에 반했지만 손도 대지 못할 높은 카스트였던, 지금은 결혼하여 행복한 그녀.


그리고 마을을 순회하는 이야기꾼이 해준 웃기는 이야기로 아주 가끔, 베아르의 입가에 희미한 곡선을 그리게 하는데 성공할 때마다, 그는 힘으로도 말로도 이길 수 없는 그녀에게 간신히 이겼다는 듯 의기양양했다.


베아르는 역시 이때에는 묘한 즐거움을 느꼈다. 그녀는 여전히 알지 못했지만, 그것은 자신의 의지로 입을 열어 말을 하고 누군가와 대화를 나누는,


곧 소통의 즐거움이다.


황제와는 그저 명령과 순응이며, 제이낙끼리는 사고방식이 동일하고 뇌내영역이 있어 굳이 말이 필요 없다.


그러니 사실 누군가의 대화란 것은, 보통 사람에게는 너무나 사소하고 또한 자주 있는 여흥임에도, 그조차도 없던 삶이었던 그녀에게는 상당히 신선한 경험이었다.


물론 그녀는 아직 딱딱했다. 그에 대한 느낌도 그저 생각보다 웃기는 녀석일 뿐, 답답한 점은 훨씬 많았다.


무엇보다 그는, 내 도구이자 수단이다.


그 점을 몇 번이고 상기하며, 그녀는 약간이나마 터지려는 웃음을 의식적으로 거듭 억눌렀다.


또한 생각했다.


황제에 대한 마음도, 빨리 돌아가고 싶은 생각도 여전하다.


하지만 무척 열심인 이 녀석에게 쓰는 시간도, 그리고 허튼 이야기라도 듣는 이 약간의 여흥도...


사실은 나쁘지만은 않다고.


때가 되면 당연히 황제에게 돌아가겠지만, 그 때까지는 지금의 삶도... 그저 싫기만 한 것은 아니라고.




수고하셨어요.


작가의말

자. 직접 죽이는 껄끄러운 상황 대신 타인의 손을 빌리고자 하는 황제, 그 명령을 받들어 생각지도 못하게 자신도 지상인과의 접촉을 행하게 된 베아르입니다. 그리고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도움을 받게 되는, 일단 그렇게 되었다 생각하는 아르나브.

...그리고 비록 짜증과 답답함이라도 누군가에게 드러낼 수 있는 감정표현, 또한 매우 어설프지만 대화와 소통이라는 것을 행하게 된 그녀는...

이 모든 것이 앞으로의 설득력을 위해 무리없는 전개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다음 주에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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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7 8장. 괴물의 낙원 (5) 21.05.15 63 1 18쪽
376 8장. 괴물의 낙원 (4) 21.05.08 59 1 20쪽
375 8장. 괴물의 낙원 (3) 21.04.30 66 1 19쪽
374 8장. 괴물의 낙원 (2) 21.04.24 66 2 20쪽
373 8장. 괴물의 낙원 (1) 21.04.23 68 1 19쪽
372 7장. 다시 찾은 대지. (7) 21.04.17 71 1 19쪽
371 7장. 다시 찾은 대지. (6) 21.04.16 62 1 19쪽
370 7장. 다시 찾은 대지. (5) 21.04.10 69 2 19쪽
369 7장. 다시 찾은 대지. (4) 21.04.09 67 2 21쪽
368 7장. 다시 찾은 대지. (3) 21.04.03 70 2 20쪽
367 7장. 다시 찾은 대지. (2) 21.04.02 116 1 22쪽
366 7장. 다시 찾은 대지. (1) 21.03.28 77 1 20쪽
365 6장. 동상이몽. (7) 21.03.27 98 1 19쪽
364 6장. 동상이몽. (6) 21.03.21 70 1 18쪽
363 6장. 동상이몽. (5) 21.03.20 92 2 20쪽
362 6장. 동상이몽. (4) 21.03.13 107 1 21쪽
361 6장. 동상이몽. (3) 21.03.12 97 2 22쪽
360 6장. 동상이몽. (2) 21.03.06 71 1 21쪽
359 6장. 동상이몽. (1) 21.03.05 87 1 20쪽
358 5장. 올림포스 아카데미. (6) 21.02.28 125 1 22쪽
357 5장. 올림포스 아카데미. (5) 21.02.28 75 1 20쪽
356 5장. 올림포스 아카데미. (4) 21.02.26 125 1 20쪽
355 5장. 올림포스 아카데미. (3) 21.02.21 182 1 19쪽
354 5장. 올림포스 아카데미. (2) 21.02.20 83 1 20쪽
353 <15권. 괴물(怪物)의 낙원 後> 5장. 올림포스 아카데미. (1) 21.02.19 136 2 18쪽
352 4장. 대탈출(하). (8) -4부 1권 끝- 20.10.03 182 3 22쪽
351 4장. 대탈출(하). (7) 20.10.02 154 2 23쪽
350 4장. 대탈출(하). (6) 20.09.26 153 1 22쪽
349 4장. 대탈출(하). (5) 20.09.25 115 1 22쪽
348 4장. 대탈출(하). (4) +2 20.09.19 118 3 24쪽
347 4장. 대탈출(하). (3) +2 20.09.18 121 2 22쪽
346 4장. 대탈출(하). (2) 20.09.12 124 2 19쪽
345 4장. 대탈출(하). (1) 20.09.11 139 1 23쪽
344 3장. 대탈출(중). (7) 20.09.05 120 1 21쪽
343 3장. 대탈출(중). (6) 20.09.04 107 1 21쪽
342 3장. 대탈출(중). (5) +2 20.08.29 188 1 22쪽
341 3장. 대탈출(중). (4) 20.08.28 118 1 21쪽
340 3장. 대탈출(중). (3) 20.08.22 133 1 24쪽
339 3장. 대탈출(중). (2) 20.08.21 125 1 22쪽
338 3장. 대탈출(중). (1) 20.08.15 161 1 24쪽
337 2장. 대탈출(상). (7) +2 20.08.14 215 1 23쪽
336 2장. 대탈출(상). (6) 20.08.08 182 1 22쪽
335 2장. 대탈출(상). (5) 20.08.07 110 1 21쪽
334 2장. 대탈출(상). (4) 20.08.03 246 1 16쪽
333 2장. 대탈출(상). (3) 20.08.02 176 1 21쪽
332 2장. 대탈출(상). (2) +2 20.08.01 144 1 25쪽
331 2장. 대탈출(상). (1) +2 18.10.14 336 3 20쪽
330 1장. 역사의 변화는 언제나 격류. (3) +2 18.09.08 328 2 21쪽
329 1장. 역사의 변화는 언제나 격류. (2) +2 18.09.01 333 3 21쪽
328 1장. 역사의 변화는 언제나 격류. (1) +4 18.08.25 299 4 25쪽
327 4부. 또 다른 세상 <14권. 괴물(怪物)의 낙원 前> 프롤로그 : 발버둥 +2 18.08.25 249 4 2쪽
326 3부. 미래에의 지표 편 후기. +8 18.07.29 259 4 2쪽
325 Ⓡ <13권. 미래(未來)의 지표 後> 에필로그 : 각자의 꿈 +2 18.07.29 250 3 38쪽
324 Ⓡ 8장. 내일에의 선물. (10) +2 18.07.29 219 3 24쪽
323 Ⓡ 8장. 내일에의 선물. (9) +4 18.07.29 210 4 25쪽
322 Ⓡ 8장. 내일에의 선물. (8) +6 18.04.07 263 6 26쪽
321 Ⓡ 8장. 내일에의 선물. (7) +6 18.01.27 321 5 25쪽
320 SS(Special Story) : 구원자 +6 17.12.28 352 5 36쪽
319 SS(Special Story) : 회상(回想) 17.12.28 329 3 17쪽
318 Ⓡ 8장. 내일에의 선물. (6) +3 17.03.18 497 4 26쪽
317 Ⓡ 8장. 내일에의 선물. (5) 17.02.25 357 3 30쪽
316 Ⓡ 8장. 내일에의 선물. (4) +2 17.02.12 457 4 24쪽
315 Ⓡ 8장. 내일에의 선물. (3) +2 17.02.05 627 3 25쪽
314 Ⓡ 8장. 내일에의 선물. (2) +2 17.01.22 535 3 22쪽
313 Ⓡ 8장. 내일에의 선물. (1) +2 17.01.07 641 4 23쪽
312 Ⓡ 7장. 성배(聖杯)는 피를 원한다. (10) 16.12.24 492 4 25쪽
311 Ⓡ 7장. 성배(聖杯)는 피를 원한다. (9) +2 16.12.11 604 3 24쪽
310 Ⓡ 7장. 성배(聖杯)는 피를 원한다. (8) +4 16.11.26 540 4 24쪽
309 Ⓡ 7장. 성배(聖杯)는 피를 원한다. (7) +2 16.11.13 629 3 26쪽
308 Ⓡ 7장. 성배(聖杯)는 피를 원한다. (6) +6 16.10.23 706 5 26쪽
307 Ⓡ 7장. 성배(聖杯)는 피를 원한다. (5) +4 16.10.08 700 5 26쪽
306 Ⓡ 7장. 성배(聖杯)는 피를 원한다. (4) +2 16.09.25 744 3 27쪽
305 Ⓡ 7장. 성배(聖杯)는 피를 원한다. (3) +4 16.09.10 730 4 27쪽
304 Ⓡ 7장. 성배(聖杯)는 피를 원한다. (2) +8 16.09.03 705 3 25쪽
303 Ⓡ 7장. 성배(聖杯)는 피를 원한다. (1) +4 16.08.20 630 4 23쪽
302 Ⓡ 6장. 미래에의 지표. (9) +6 16.08.06 715 3 27쪽
301 Ⓡ 6장. 미래에의 지표. (8) +4 16.07.30 810 4 34쪽
300 Ⓡ 6장. 미래에의 지표. (7) +6 16.07.16 860 4 32쪽
299 Ⓡ 6장. 미래에의 지표. (6) +4 16.07.03 758 4 27쪽
298 Ⓡ 6장. 미래에의 지표. (5) +4 16.06.18 750 5 24쪽
297 Ⓡ 6장. 미래에의 지표. (4) +6 16.06.05 731 5 25쪽
296 Ⓡ 6장. 미래에의 지표. (3) +6 16.05.21 838 4 27쪽
295 Ⓡ 6장. 미래에의 지표. (2) +4 16.05.15 1,122 3 25쪽
294 Ⓡ <13권. 미래(未來)의 지표 後> 6장. 미래에의 지표. (1) +4 16.05.08 869 5 24쪽
293 Ⓡ 5장. 판도라의 상자. (6) +6 16.04.30 960 5 21쪽
292 Ⓡ 5장. 판도라의 상자. (5) +4 16.04.20 940 7 25쪽
291 Ⓡ 5장. 판도라의 상자. (4) +6 16.04.09 812 9 25쪽
290 Ⓡ 5장. 판도라의 상자. (3) +10 16.03.26 984 8 26쪽
289 Ⓡ 5장. 판도라의 상자. (2) +4 16.03.20 852 8 21쪽
288 Ⓡ 5장. 판도라의 상자. (1) +4 16.03.12 1,056 7 19쪽
287 Ⓡ 4장. 난장판. (6) +2 16.03.05 731 4 22쪽
286 Ⓡ 4장. 난장판. (5) +4 16.02.27 845 7 25쪽
285 Ⓡ 4장. 난장판. (4) +4 16.02.20 978 8 28쪽
284 Ⓡ 4장. 난장판. (3) +4 16.02.13 1,044 9 26쪽
283 Ⓡ 4장. 난장판. (2) +2 16.02.06 1,040 6 22쪽
282 Ⓡ 4장. 난장판. (1) +2 16.01.30 986 6 20쪽
281 Ⓡ 3장. 열리는 문. (4) +2 16.01.23 840 9 20쪽
280 Ⓡ 3장. 열리는 문. (3) +2 16.01.16 1,014 8 24쪽
279 Ⓡ 3장. 열리는 문. (2) +2 16.01.09 1,054 7 21쪽
278 Ⓡ 3장. 열리는 문. (1) +2 16.01.02 832 9 21쪽
277 Ⓡ 2장. 보다 강인한. (4) +4 15.12.26 1,006 12 21쪽
276 Ⓡ 2장. 보다 강인한. (3) +8 15.12.19 1,029 9 26쪽
275 Ⓡ 2장. 보다 강인한. (2) +4 15.12.12 991 11 19쪽
274 Ⓡ 2장. 보다 강인한. (1) +4 15.12.05 1,109 10 22쪽
273 Ⓡ 1장. 가시나무 둥지. (4) +6 15.11.28 1,114 16 19쪽
272 Ⓡ 1장. 가시나무 둥지. (3) +6 15.11.21 1,255 14 22쪽
271 Ⓡ 1장. 가시나무 둥지. (2) +8 15.11.14 1,028 11 22쪽
270 Ⓡ 1장. 가시나무 둥지. (1) +4 15.11.07 881 7 22쪽
269 Ⓡ <12권. 미래(未來)의 지표 前> 프롤로그 : 시작, 궤멸, 재생의 역사 +6 15.10.31 1,231 9 26쪽
268 Ⓡ <11권. 애증(愛憎)의 파편> 에필로그 : 각자의 밤 (+ 작말후기) +4 15.08.08 890 12 24쪽
267 Ⓡ 8장. 웃을 수 없는 영화. (7) +4 15.08.01 1,031 16 21쪽
266 Ⓡ 8장. 웃을 수 없는 영화. (6) +4 15.07.26 818 10 25쪽
265 Ⓡ 8장. 웃을 수 없는 영화. (5) +4 15.07.18 833 11 25쪽
264 Ⓡ 8장. 웃을 수 없는 영화. (4) +2 15.07.11 1,073 11 22쪽
263 Ⓡ 8장. 웃을 수 없는 영화. (3) +4 15.07.04 1,388 14 20쪽
262 Ⓡ 8장. 웃을 수 없는 영화. (2) +4 15.06.27 1,317 16 21쪽
261 Ⓡ 8장. 웃을 수 없는 영화. (1) +4 15.06.20 1,544 13 32쪽
260 Ⓡ 7장. 만화경(萬華鏡). (4) +6 15.06.14 1,341 15 27쪽
259 Ⓡ 7장. 만화경(萬華鏡). (3) +4 15.06.07 968 13 25쪽
258 Ⓡ 7장. 만화경(萬華鏡). (2) +2 15.05.30 1,290 12 29쪽
257 Ⓡ 7장. 만화경(萬華鏡). (1) +12 15.05.23 955 13 24쪽
256 Ⓡ 6장. 바퀴는 멈추었다. (5) +4 15.05.17 1,067 14 22쪽
255 Ⓡ 6장. 바퀴는 멈추었다. (4) +4 15.05.16 911 15 21쪽
254 Ⓡ 6장. 바퀴는 멈추었다. (3) +2 15.05.10 1,036 18 27쪽
253 Ⓡ 6장. 바퀴는 멈추었다. (2) +4 15.05.09 1,076 18 23쪽
252 Ⓡ 6장. 바퀴는 멈추었다. (1) +4 15.05.03 1,107 9 22쪽
251 Ⓡ 5장. 돌고 도는. (3) +4 15.05.02 1,096 11 23쪽
250 Ⓡ 5장. 돌고 도는. (2) +4 15.04.26 1,000 13 23쪽
249 Ⓡ 5장. 돌고 도는. (1) +4 15.04.25 1,120 13 22쪽
» Ⓡ 4장. 모자라고 비었기에, 갈구하고 채워진다. (3) +2 15.04.19 1,019 12 21쪽
247 Ⓡ 4장. 모자라고 비었기에, 갈구하고 채워진다. (2) +4 15.04.18 1,113 15 21쪽
246 Ⓡ 4장. 모자라고 비었기에, 갈구하고 채워진다. (1) +6 15.04.12 1,437 13 18쪽
245 Ⓡ 3장. 무대 뒤의 속삭임. (3) +6 15.04.11 1,339 16 17쪽
244 Ⓡ 3장. 무대 뒤의 속삭임. (2) +6 15.04.04 1,261 12 28쪽
243 Ⓡ 3장. 무대 뒤의 속삭임. (1) +6 15.03.28 1,438 15 18쪽
242 Ⓡ 2장. 맺은 끈과 꼬인 끈. (3) +2 15.03.25 1,395 17 17쪽
241 Ⓡ 2장. 맺은 끈과 꼬인 끈. (2) +4 15.03.21 1,149 12 18쪽
240 Ⓡ 2장. 맺은 끈과 꼬인 끈. (1) +2 15.03.18 1,298 15 19쪽
239 Ⓡ 1장. 빛과 그림자. (3) +4 15.03.14 1,381 20 17쪽
238 Ⓡ 1장. 빛과 그림자. (2) +4 15.03.11 1,299 16 15쪽
237 Ⓡ 1장. 빛과 그림자. (1) +8 15.03.07 1,428 20 18쪽
236 Ⓡ <11권. 애증(愛憎)의 파편> 프롤로그 : 일방통행 +8 15.02.27 1,746 20 12쪽
235 과거의 유산 후기 & 공지 +16 14.12.29 1,521 19 3쪽
234 Ⓡ <10권. 과거(過去)의 유산> 에필로그 : 바보 이반의 나라는 평화로웠다 +10 14.12.28 1,277 23 27쪽
233 Ⓡ 8장. 죽음에 이르는 병. (3) +10 14.12.27 1,047 19 28쪽
232 Ⓡ 8장. 죽음에 이르는 병. (2) +10 14.12.21 1,194 16 26쪽
231 Ⓡ 8장. 죽음에 이르는 병. (1) +12 14.12.20 1,679 21 22쪽
230 Ⓡ 7장. 요구받은 혈채(血債). (3) +14 14.12.14 1,403 18 16쪽
229 Ⓡ 7장. 요구받은 혈채(血債). (2) +6 14.12.13 1,167 27 22쪽
228 Ⓡ 7장. 요구받은 혈채(血債). (1) +12 14.12.07 1,433 19 18쪽
227 Ⓡ 6장. 피로 씻은 피. (3) +10 14.12.06 1,722 21 19쪽
226 Ⓡ 6장. 피로 씻은 피. (2) +12 14.11.30 1,467 25 20쪽
225 Ⓡ 6장. 피로 씻은 피. (1) +12 14.11.29 1,623 23 16쪽
224 Ⓡ 5장. 장미꽃밭 아래 피어나는 양귀비꽃. (3) +12 14.11.26 1,711 20 16쪽
223 Ⓡ 5장. 장미꽃밭 아래 피어나는 양귀비꽃. (2) +14 14.11.23 2,045 19 19쪽
222 Ⓡ 5장. 장미꽃밭 아래 피어나는 양귀비꽃. (1) +10 14.11.22 1,593 23 22쪽
221 Ⓡ 4장. 겨울을 대비하는 이들의 자세. (3) +14 14.11.19 1,630 30 19쪽
220 Ⓡ 4장. 겨울을 대비하는 이들의 자세. (2) +16 14.11.16 1,330 22 21쪽
219 Ⓡ 4장. 겨울을 대비하는 이들의 자세. (1) +8 14.11.15 1,605 19 18쪽
218 Ⓡ 3장. 음모의 시작. (3) +12 14.11.12 1,745 22 21쪽
217 Ⓡ 3장. 음모의 시작. (2) +4 14.11.11 1,589 25 19쪽
216 Ⓡ 3장. 음모의 시작. (1) +8 14.11.10 1,505 23 20쪽
215 Ⓡ 2장. 마음의 끈. (3) +14 14.11.09 1,742 39 21쪽
214 Ⓡ 2장. 마음의 끈. (2) +6 14.11.08 1,627 24 25쪽
213 Ⓡ 2장. 마음의 끈. (1) +6 14.11.02 1,585 27 20쪽
212 Ⓡ 1장. 그들의 봄. (3) +10 14.11.01 1,321 15 12쪽
211 Ⓡ 1장. 그들의 봄. (2) +12 14.10.26 1,719 19 14쪽
210 Ⓡ 1장. 그들의 봄. (1) +6 14.10.25 1,701 26 18쪽
209 Ⓡ <10권. 과거(過去)의 유산> 프롤로그 : 10년, 그 변화의 흐름 +12 14.10.20 1,501 33 6쪽
208 변혁의 시대 후기 & 설문. +18 14.10.12 1,372 25 8쪽
207 Ⓡ <9권. 변혁(變革)의 시대> 에필로그 : 변혁의 시대 +14 14.10.11 1,817 29 28쪽
206 Ⓡ 8장. 두려움을 지우는 말. (3) +8 14.10.10 1,583 21 17쪽
205 Ⓡ 8장. 두려움을 지우는 말. (2) +10 14.10.09 1,343 24 20쪽
204 Ⓡ 8장. 두려움을 지우는 말. (1) +8 14.10.08 1,444 23 19쪽
203 Ⓡ 7장. 경계선. (3) +10 14.10.07 1,605 22 16쪽
202 Ⓡ 7장. 경계선. (2) +6 14.10.06 1,434 19 18쪽
201 Ⓡ 7장. 경계선. (1) +14 14.10.05 2,117 21 18쪽
200 Ⓡ 6장. 신의 아들. (3) +12 14.10.04 1,703 27 18쪽
199 Ⓡ 6장. 신의 아들. (2) +10 14.10.01 1,841 27 25쪽
198 Ⓡ 6장. 신의 아들. (1) +10 14.09.30 1,430 26 23쪽
197 Ⓡ 5장. 돌이킬 수 없는 일. (3) +4 14.09.29 2,449 21 19쪽
196 Ⓡ 5장. 돌이킬 수 없는 일. (2) +8 14.09.28 1,738 23 21쪽
195 Ⓡ 5장. 돌이킬 수 없는 일. (1) +10 14.09.27 1,875 24 22쪽
194 Ⓡ 4장. 많이 아픈 찔러보기. (3) +8 14.09.26 1,956 28 16쪽
193 Ⓡ 4장. 많이 아픈 찔러보기. (2) +4 14.09.25 1,609 29 15쪽
192 Ⓡ 4장. 많이 아픈 찔러보기. (1) +8 14.09.23 1,723 25 18쪽
191 Ⓡ 3장. 불편한 진실. (3) +20 14.09.21 2,154 33 21쪽
190 Ⓡ 3장. 불편한 진실. (2) +8 14.09.19 1,718 22 17쪽
189 Ⓡ 3장. 불편한 진실. (1) +8 14.09.18 1,638 32 19쪽
188 Ⓡ 2장. 인간의 땅. (3) +6 14.09.16 1,986 33 19쪽
187 Ⓡ 2장. 인간의 땅. (2) +8 14.09.15 1,924 21 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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