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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왕k님의 서재입니다.

리어스(Re Ear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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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왕k
작품등록일 :
2014.01.14 00:13
최근연재일 :
2021.06.12 14:54
연재수 :
380 회
조회수 :
573,497
추천수 :
9,808
글자수 :
3,615,518

작성
17.01.22 15:43
조회
532
추천
3
글자
22쪽

Ⓡ 8장. 내일에의 선물. (2)

한 권이 끝날 때, 가슴에 남는 글이 되길 바랍니다.




DUMMY





되찾은 함교가 아샤르측 인사로 채워지는 것은 불과 30분도 걸리지 않았다.


초췌하긴 했지만 모처럼 활기를 되찾은 메라프 함장은 그리운 듯 자신의 지휘석을 쓰다듬었고, 다른 이도 분주히 원래의 자리를 찾았다.


“괜찮으십니까?”


사태 수습을 틈탄 이영의 걱정스런 물음에, 브아렌은 막 응급처치를 받은 왼팔을 조금 흔들어보였다.


“견딜 만 합니다.”


그의 팔뚝 아래는 통째로 끊겨 있었다. 물론 재생치료가 가능한 부상이지만, 총괄지휘자인 그조차 이 정도임은 다른 모두가 얼마나 열심히 싸웠는지 반증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 입가의 씁쓸함은 아픔 때문이 아니었다.


웃으며 돌아서던, 아끼던 부하는 다시는 가족을 볼 수 없게 되었다. 다른 부하들 역시 많이 죽었다.


회복된 함내 네트워크에 재접속해 팔찌로 인원을 파악한 결과, 사망자만 2천을 넘고 부상자는 그 열배에 달했다.


...하지만 모두 후회 따윈 없을 것이라 믿고 싶다.


이영도 마음이 아팠다.


만의 하나 로이엘이 실패할 경우를 생각해 어쩔 수 없이 돌격시켰지만, 이렇게 일이 잘 풀린 후라면 더더욱 그 생명들이 아깝다.


그런 그에게 브아렌이 위로 겸 주의를 주었다.


“...어쩔 수 없었습니다. 그보다도, 우리 함대가 도착할 때까지 앞으로 50분 정도... 그때까지는 결코 마음을 놓아서는 안 됩니다.”


주포 실질 사정권인 120광초를 훌쩍 벗어난 채, 지금껏 원거리 사격에 무인전력만 투입했던 아샤르 함대다.


지금 모함 주변에는 그동안 더미로 투입했던 강습양륙함 정도만 있을 뿐이고, 그나마도 몇 척 되지 않는다.


지금 접근중인 주력함대도 열심히 달리고 있지만, 통상항해밖에 할 수 없으니 그 정도 시간은 걸릴 것이다.


“슬픔은 나중을 위해 남겨두시죠.”


“...알겠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영은 브리지의 화면 하나에 고개를 돌려,


“각하께서도 그대로 대기해주시기 바랍니다.”


“그렇게 하지요. 한 달을 기다렸는데 그 정도야...”


이미 비밀 격납고에 도달했었던 오베레이가 답했다.


도착 직후 그는 조종간을 잡았었지만, 선실로 들어간 루이코는 타는 가슴으로도 두 아이를 돌보고 있었다.


이 소식을 전해주면 몹시 기뻐하겠지만 이동은 없다. 어차피 함교나 왕궁까지는 길이 멀고, 수습에 바쁜 이들에게 새삼 이 쪽의 호위를 부탁할 염치도 없다. 만약의 만약을 생각한다면 배 안이 최선이다.


환호하는 민중의, 다소 흐트러진 질서를 정돈하기 위해 토케르 역시 여전히 가이아 시티에 머물렀다. 그렇듯 당분간 요인의 집결은 어려울 것이다.


그래도 괜찮다. 이제 다 끝났다.


“저들은 이대로 두실 겁니까?”


브아렌이 고갯짓으로 물었다.


함교 뒤, 가장 구석에는 20명이 넘는 적이 옹기종기 주저앉아 침울함에 싸여 있었다. 이후 밀어닥친 군인들에게 포승줄로 묶임은 물론, 급히 공수한 능력제어용 수갑까지 차고 있다.


천 단위 능력자인 루이코조차 힘 대부분을 봉인 당했으니, 훨씬 아래인 이들은 이제 일반인 수준이었다.


“무력화는 되었지만 원체 위험한 녀석들이잖아요?”


“말씀대로. 그러니 감옥 따위에 어설프게 넣느니, 잠시 제 눈에 닿는 곳에 두렵니다.”


“저기...”


끼어들어 말을 건 이는 바로 로이엘이었다.


가디언즈의 구속 과정, 그 감시를 마친 그녀는 의자 하나를 빌려 앉아 한동안 생각에 잠겼었다. 물론 그동안 그 누구도 감히 접근하지도, 말을 걸지도 못했다.


공로와 과실, 고귀한 혈통과 어둠의 과거가 뒤섞인 그녀는, 마치 정체불명의 생물 같았다.


“무슨 일이신지요?”


이영은 최대한 부드럽게 말을 받았지만,


“...저는 이제... 홀리 글레일로 가볼까 하는데요...”


기겁한 이영과 브아렌은 서로를 잠시 바라보았다.


한 명은 고모부에 한 명은 아버지의 심복.


로이엘은 여전히 어려운 시선을 감추지 못했다.


“아직 거기서는 싸움이 계속된다고... 그리고 무척 치열하다고 하지요? ...그걸 구경만 할 수는 없잖아요? 제 조르프라면 1시간이면 갈 테니...”


“...그 누구도 낄 수 없는 싸움일 겁니다. 물론 전하께서도 강력한 능력자시지만... 위험합니다.”


물론 이영의 본뜻은 그게 아니었다.


다시 연결된 로사와 아파켄의 영파탐지로 파악한 바로는, 두 사람의 힘도 크게 떨어져 로이엘도 무력하게 당할 정도는 아닐 것이다. 하지만 그 곳에는 100% 신뢰할 수 있는 인간이 가야 한다.


공들여 함교를 장악해준 로이엘은 이제 99% 신뢰할 수 있지만, 남은 1%는 이영도 장담하지 못했다. 아주 모질지는 못한 로이엘 개인의 인격은 물론, 저 베아르의 의지와 언변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시작부터 줄곧 팽팽하기만 했던 싸움이니, 도착한 그녀가 어떻게 행동하느냐는 바로 결과를 결정짓는다.


다른 것도 아니고 황제의 목숨이 걸린 문제다. 불확실성 따위는 전혀 두고 싶진 않았다.


“...아직 의심 받을만하죠. 이해해요.”


로이엘의 실소에 이영이 당혹하며,


“그런 게 아닙니다. 그저...”


“저는 어린애가 아니에요.”


잘라 말한 그녀의 시선에 이영은 더 버티지 못했다.


“...죄송합니다. 하지만 베아르가 전하께 어떤 의미인지, 저도 조금은 알고 있습니다. 그러니...”


“...저는, 누군가에게 가세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말려보려는 거에요.”


“...말리신다...?”


“네. 더 팩트 때, 제가 의혹을 표하자 부황께서 말씀하셨죠. 제가 생각하는 정의와 스스로의 그것은 그리 다르지 않을 거라고. ...하지만 영자각인으로 꽤나 의심해버렸고, 지구인 건도 결국은 로사와 시조 황제께 밀릴 거라 생각해버렸죠. ...그래서 반항했어요.”


그때로 돌아가 다시 선택한대도 아마 다르지 않을 것이다.


대량학살, 그것을 저지할 수단은 오로지 자신을 목숨을 거는 것뿐임을 알았을 때, 의외로 망설임 없이 그 길을 택한 자신에게 놀라기도 했었다.


“하지만 부황께서는 스스로 하신 말씀을 지키셨고... 정말로 단 한 명도 죽이지 않으셨어요. ...이제와 생각하지만 그 때 하신 말씀... 어떤 일이 생겨도 믿어달라는 그 말씀은 분명 이런 때를 상정한 뜻이 있었겠죠. ...하지만 저는 완전히 믿지 못했어요...”


“그건 전하의 잘못만은 아닙니다. 상서가 둘이나 사직서를 제출했었고, 총재 각하조차도 거칠게 항변하다 끌려 나가셨으니까요. 이 점을 생각하면...”


“그 분들은 타인이잖아요. 하지만 저는 혈육이에요.”


“...그건...”


“...저는 변명의 여지도 없는 불효자식입니다. 그래도, 아무리 그래도 아버지의 위험을 끝까지 두고 볼 수는 없잖아요. 그리고... 그리고 그 베아르도...”


길러준 정이 낳아준 정을 죽인다. 이는 내 혈연이 참을 수 없다.


하지만 그 반대도, 내 추억이 용납하지 않는다.


...사랑받았었다. 그것만은 사실이라 아직은 믿는다.


그러니 더는 유혈 없이...!


입은 다물었지만 지긋한 시선을 던진 로이엘.


그녀를 주시하던 이영은 마침내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가셔도 좋습니다.”


“...정말요?”


“네. ...부디 훨훨 털어버리십시오. 모든 것을...”


자신이 누군가의 덕으로 어둠을 벗었듯, 그녀에게도 배려가 필요하리라.


하지만 브아렌이 이의를 제기했다.


“하지만, 하다못해 함대의 도착 때까지 만이라도 기다려주심은... 어떠신지요?”


물론 홀리 글레일의 사정은 급하다. 허나 밉든 곱든 최강의 아군이 빠짐은 아무래도 불안하다.


“가십시오.”


하지만 이영이 몸을 틀어 가는 길을 비켜주었다.


짧은 목례를 남기고 미끄러지듯 뛰어간 그녀. 그 등이 사라지자 브아렌은 떫은 표정을 지었다.


“...과연 괜찮을까요?”


“글쎄요. 저는 오히려 저 모습이... 안심이 됩니다.”


“안심이 된다고요...?”


“그럼요.”


여전한 의구심의 브아렌에게 이영이 웃으며,


“아무리 가족이래도... 로이엘 전하와 황상 사이에는 심리적인 장벽, 그 자체는 있었다고 봅니다. 여러 가지 여건상, 자의든 타의든 말이죠. 그렇죠?”


“...그렇겠지요.”


“하지만 그래도 피는 이어졌다고 생각됩니다. 남이 죽느니 자기가 좀 다치고 만다는... 그리고 지금처럼, 아무리 악당이지만 또한 키워준 어미를 쉬이 버리지 않고 어떻게든 이해해보려고, 그게 힘들더라도 그 목숨만은 건져주려고 노력하는 저런 마음씨는...”


이영은 어깨를 으쓱하며 웃었다.


“...남들은 쓸데없는 정이라 말할지 몰라도, 하지만 우리가 기꺼이 따르는 누군가와 무척 닮지 않았습니까?”


“...그럴지도 모르겠군요...”


말 그대로 죽도록 부려먹은 악덕상사. 황제의 얼굴을 떠올린 브아렌이 쓴웃음으로 끄덕였다.


이영이 다시 웃었다.


“만약 이 때다 싶어 베아르를 외면했다던가, 지금까지의 과실을 덮고자 공적을 부풀린다던가 하셨다면, 외람되지만 저는 도리어 실망감을 느꼈을 겁니다. 그러니 가셔도 괜찮겠지요.”


“...알겠습니다. 그렇다면 가시는 길을 막지 않도록 우주함대에도 통보해야 할 겁니다. 전하께서도 이름을 좀 보태주시면...”


“그렇게 하겠습니다.”


지시를 마친 직후 군인이 계단을 올라왔다.


브아렌의 부하인 함대 헌병감(憲兵監) 브세티. 그가 전한 말은 다소 의외였다.


“왕지엔치양이... 긴히 할 말이 있다고요?”


“네. 믿긴 어렵지만 아주 위험하며 중요한, 그 베아르가 남긴 함정이 있답니다.”


이영은 나쁜 기억을 되새겼다. 녀석이 엔트로티의 함교를 점령한 수법 말이다.


하지만 이번엔 자신 쪽이 압도적이며 다른 제압 수단도 많다. 또한 로이엘은 물론 수습에 바빠 자신도 채 물어보지 못한, 그 신창인지 뭔지도 캐내내어야 한다.


끌려온 왕은 쓴웃음으로 말을 걸었다.


“...이거 참, 묘한 만남이군요. 카츠 전하.”


다시 보기 싫었던 서로다.


“그러게. ...서로 긴 말은 없도록 하자고. 베아르가 남긴 함정이라... 그게 뭔가?”


“말씀드리기 전에 약조 받을 것이 하나 있는데요...”


“사법 거래라도 할 참인가? 내겐 그런 권한이 없어.”


왕은 실망하지도 않고 이번에는 속삭이듯,


“...좀 힘들겠지요? 하지만 이 정보는 그만한 가치가 있을 겁니다. 왜냐면요, 어디까지나 비상수단으로 달아놓은 것입니다만, ...동력로에 폭탄이 있거든요?”


순간 기겁한 이영에게 왕이 설명했다.


소행성 파쇄용으로 보유하던 반물질 탄두, 그 중 특대형의 것을 여섯 기 차출해 설치했다는 것이 그 골자다.


“3시간마다 원격으로 암호를 입력하지 않으면 자동으로 폭발합니다. 완전 정지 암호는 탄두에 직접 입력해야 하지만, 만약을 위해 추가 조치가 취해져 있지요.”


그 조치란 것은 더 기막혔다.


점거 이후 사라져 로버트와 압둘을 위한 노리개가 된 여섯 명의 여자. 그들이 바로 탄두 하나에 한 명씩 묶여 살아있는 자물쇠가 되어 있다는 것이다.


또한 그들을 묶은 구속 장치는 능력자인 간부 이외에는 풀 수 없도록, 암호 입력에 앞서 광체를 통해 영자력을 한번 주입하도록 되어 있다.


급히 모니터링에 들어간 주동력로에는, 왕의 말대로 인간의 생명 반응이 여섯 있었다. 이어 영상으로 비추자, 사각에 가려지긴 했지만 사람의 흔적이 보인다.


분노의 고성이 터지는 한편 이영도 욕을 퍼부었다.


“대체 얼마나 썩은 거냐! 네놈들은...?!”


잠시 움찔한 왕은 이내 비굴한 웃음으로,


“다행히 저는 모든 암호를 알고 있습니다. 제공하는 대가로 사형만은 어떻게든 면하도록... 부탁드립니다.”


분노를 곱씹은 이영은 애써 호흡을 가다듬었다.


“별 수 없군. 네 구명은 내가 직접 요청하지. ...됐냐?”


“...충분합니다.”


훨씬 밝아진 얼굴의 왕에게 이영이 다시 재촉했다.


“그럼 암호를 말해...!”


“그건... 거기로 가서 말씀드리죠.”


“가서...? 너도 가겠단 말이냐. 어째서냐?”


“전하의 실수 방지 겸 제 진심 어린 협조의 증거로, 저 역시 위험을 무릅쓰게 해 주십시오.”


“...이 협력으로 살 확률을 더 높이고 말이지...?”


“오. 바로 그겁니다, 그거.”


경멸 속에서도 이영은 묘한 안도감을 느꼈다.


녀석도 살고자 필사적으로 비굴해짐은 오히려 설득력이 있다. 또한 혹시 모를 허튼 짓도 대비할 수 있을 테니 데리고 가도 손해는 아니다.


왕이 급히 재촉했다.


“시간이 없습니다. 서두르시죠.”


“알았다. ...당장 가자.”


“직접 가실 겁니까?”


브아렌의 의심쩍은 물음에 이영이 답했다.


“탄두야 그렇다 쳐도, 그 인간 자물쇠라는 것을 풀 수 있는 이는 능력자인 저 뿐이겠죠. ...먼저 갈 테니, 전문 인력을 차출하는 즉시 보내주십시오.”


지금 지휘하는 민간인의 탈출구역 수용 작업을 서두르라 전할 것. 동력로에도 무슨 짓을 더 했을지 모르니, 완전한 안전이 확보될 때까지는 무장 사용과 방어막 등 주동력로를 사용하는 모든 행동을 금할 것.


생각난 대로 지시를 잇는 이영에게 브아렌이 문득,


“접근중인 우주함대는... 어떻게 할까요?”


“어떻게 하다니요?”


“유폭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잖습니까. 여기 것은 아파켄의 4할 가까운 출력. 거리에 따라 다르겠지만 군함들이 버텨낼 파괴력이 아닐 텐데요.”


이영도 고민에 빠졌다. 인질 구출도 중요하지만 2백만 병사들까지 위험에 빠트릴 수도 없다.


잠시 생각한 브아렌이 말했다.


“3함대 중 디아 아파켄만 선행시키죠. 정예 중의 정예이니 그 자체로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고, ...만약의 경우라도 천오백 척의 희생으로 그칠 테죠. 어떠신지?”


“그리 하시지요. 남은 일은 각하께 일임하겠습니다.”


군인다운 합리적 판단이라 납득한 이영은 이어 왕에게 손을 뻗었다. 만지기 싫은 녀석이지만 무능력자를 끌고 가려니 어쩔 수 없었다.


여전히 비굴하게 웃는, 발육부진의 가벼운 몸을 옆구리에 낀 그는 즉시 땅을 박찼다.




지옥. 이 광경을 누군가 보았다면 반드시 그리 말함은 물론, 시인 단테가 되살아났다면 신곡의 일부를 더 잔혹하게 고쳐 썼을지도 모른다.


기온은 이미 섭씨 300도를 넘었고 초속 수십 미터의 열풍이 끝없이 몰아쳤다. 연달아 생성된 플라즈마는 대기의 전하마저 분리시켜 벼락으로 공간을 찢었고, 초고속으로 흩어진 파편은 공기 마찰로 타올라 유성우를 연상케 했다. 벽면과 바닥은 군데군데 녹아내려 마치 용암동굴의 일부처럼 되어버렸다.


이 모든 것은, 그동안 끊임없이 퍼부어진 막대한 열량으로 밀폐 공간이 달아오른 결과다.


두 악귀는 미친 듯 싸웠다. 출혈로 흐릿해진 시선. 움직임마다 느껴지는 뼈와 살의 고통. 하지만 제대로 숨 쉬는 것조차 충분한 사치다.


그러니 그저 한 줌의 호흡에 의지해 생명을 유지하며, 모든 의지를 광체와 그 연산에 투입해 상대의 생명을 깎는 것에만 집중한다.


뻗은 주먹이 막히자 이내 파고들어 자신의 팔꿈치로 황제의 명치를 갈겨버린 베아르였다. 숨이 막히는 압박에 신음하면서도 황제는 두 손을 모아 그녀의 등짝을 내리찍었다.


척추를 타고 부서질 듯 흐르는 아찔함에 아픈 비명을 지르면서도, 이를 악문 베아르는 황제의 허리를 껴안고 바닥에 찍어 누르며 드러난 옆구리를 연달아 공략했다.


그들은 정신없이 뒹굴었다. 10년을 기다려 재회한 연인도 이토록 열렬히 엉켜들지 못할 것이다. 부모의 원수와 싸우더라도 이처럼 자기 자신의 안위조차 경시하진 못할 것이다.


서로의 의지와 인격을 넘어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이 싸움은 그토록 치열했다. 하지만 그것도 이제 한계다.


아주 조금 떨어지자마자 서로 내뻗은 킥, 그것은 황제의 가슴팍과 베아르의 턱에 명중해 양자를 모두 바닥에 쓰러뜨렸다.


피를 뱉고 공기를 들이키는 숨결이 피차 가쁘기 그지없는 가운데, 황제의 어지러운 뇌리에 또렷한 목소리가 울렸다.


“네 각오와 의지... 잘 보았다.”


희박한 산소와 세찬 열풍으로 닿기 힘든 목소리, 그를 대신한 베아르의 텔레파시다.


와불(臥佛)처럼 누워버린 그녀의, 피투성이 얼굴의 눈매가 조금 웃었다.


“그런 괴물이 되어서까지 진심으로 나와 싸워준 것... 거듭 감사한다. 이제는 여한 없이... 모든 것을 마무리 지을 수 있겠어...”


“마무리라... 대체 어떻게 지을 건데?”


괴물의 얼굴이지만 인간의 표정은 그대로인, 황제는 실소하며 역시 영파로 답했다.


“아주 작은 차이지만, 그래도 이젠 내가 우위다. ...넌 날 죽일 수 없어...!”


“그래. 과연 전투형이라 칭할 만 하더군.”


육체의 강도, 그리고 휴식으로 인한 회복력은 인간의 모습일 때 이상이다. 힘겹게 상반신을 조금 일으킨 황제가 다시 영파를 쏘아 보냈다.


“알 수가 없군. 물론 이대로 싸운다면 나와 같이 죽을 수 있을지는 모른다. 허나 말이다. 넌 그것으로 만족할 수 있냐? 네 그 기나긴 인고의 세월은 고작, 살아서나 적이고 원수지 죽으면 그저 시체일 뿐인... 내 목을 얻기 위한 것이더냐...?”


베아르는 말없이 고개 저었다. 황제가 다시,


“그렇겠지? 그리고 그 지랄 맞은 인류 구원이고 뭐고, 네가 죽으면 역시 의미는 없겠지.”


“말이 길다. 하고 싶은 말이 뭐냐...?”


“선택해라. 이대로 잘해봐야 같이 죽겠냐, 아니면 네 남은 인생을 내게 줄 것이냐...”


반문 대신 커진 눈으로 쏘아보는 베아르에게, 이제야 겨우 일어나 앉은 황제가 다시 말했다.


“...너는 내 최고의 적수로, 그 집념만은 충분히 경의를 표할 만 하다. 그리고... 네 수단은 절대로 동의하지 못하지만 의도만이라면 그렇지는 않아. 그렇다면 나와 논쟁하고 검토하며 네 색깔을 내 길에 입히는... 짧은 여생이지만 그렇게 할 수 있지 않겠느냐?”


고집스레 입을 다문 그녀가 쏘아보았다.


“너와는 할 이야기가 없다. 몇 번 말해야 알겠나.”


“...여전히 쓸데없는 고집이냐...! 보기 흉하군.”


“너야말로 여전히 물러...! 네 말대로 나는 네 적이다. 새삼 무슨 온정이냐...! 정말이지 구역질이 난다고...!”


베아르도 천천히 몸을 일으켜 앉았다.


“너는 강하고 성군이니, 네 치세 하의 지구는 그 어느 때보다 번영하고 조금은 더 평화로울 수도 있겠지. 허나 그것만으로는 부족해...! 네가 그 어떤 달콤한 말을 하더라도, 그건 지금 이 순간에도 여전히 고통 받는 이들에겐 아무 위안도 되지 못한다고...! 왜 그걸 몰라...!”


그녀는 연달아 가슴을 치다 마침내 황제를 가리켰다.


“네가 2천년의 세월을 가졌고 선정을 베풀 거라지만, 너의 그 무름이야말로 그 세월 동안 질러질 수많은, 또 다른 비명을 사실상 외면할 거다. 하지만 난 멈출 수 있다...! 그것도 지금 당장!”


“수많은 이들이 죽게 된다...! 그 비명은 비명이 아니더냐?! 그들 역시 아르나브의 아이들이 아니더냐?”


준엄한 질책에 베아르는 씁쓸히 입맛을 다셨다.


“알지. 그래서 선별했어. 비록 현실이 아니더라도 타인을 함부로 쏘지 않은 이들은 이 덫에서 벗어났었다. 알량한 능력을 갖고 그저 남위에 서고자 하는, 자기 욕심 채울 궁리나 하는 썩은 녀석들을 먼저 끌어들였지. ...더 많은 아이들을 구하기 위한 초석으로 말이야...”


“바로 그 점이 개 같은 독선인 거야...! 그 누구도 선별의 권리를 네게 주지 않았어...!”


“그래. 독선이지. 허나 이 역시 세상에는 넘치는 거다. 자기 기준으로 세상을 재단하고, 함부로 타인을 비난하고 해치려드는 모든 것...! ...마음이 연결되면 그것 역시 사라지니, 내 이것이 마지막이야.. ...승부를 내자.”


베아르는 천천히, 완전히 몸을 일으켰다. 황제도 따라 일어났다. 서로의 다리는 후들거렸지만, 절대 쓰러질 수 없었다.


황제가 의문을 담아 말했다.


“지갑이 비긴 서로 마찬가지일 텐데?”


“그렇지. 하지만 내 계좌엔 아직 좀 남아 있거든?”


그녀는 자신만만 웃었다.


“4억 명 분의 힘은 곧 4억 오드. 그 절반인 2억 오드는 이 결투로 거의 다 소모했다. 하지만 에노르아의 이론으로는, 1억 5천만 오드만 있으면 영자각인 간섭의 힘으로는 충분해. 그걸 제외한 나머지 모든 힘을 다 가져오면, 네가 이제 어쩔래?”


황제는 순간 아찔했다. 그리고 그녀는 바로 증명해, 순식간에 그 힘이 불어났다.


최후의 자본을 끌어낸 베아르가 위로하듯 말했다.


“...포기해라, 칼스. 이제는 네가 그 무슨 지랄을 쳐도, 그 녀석들을 살리는 건 불가능해.”


사람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갖고 태어난 영자력의 절반 이상이 필요하다. 광체 연동이 위임하는 영자력이 본래의 절반에 걸칠 정도로만 허용되는 것도 그 때문이다.


베아르 역시 광체의 한계 때문만이 아니라, 필요한 최후의 순간까지는 그들을 살려놓기 위해 힘의 사용을 자제했었다.


하지만 남은 우물이 더 퍼내어진 지금, 그녀를 죽이더라도 그 죽음을 더는 돌리지 못한다.


“...망할...!”


지금껏 없던 황제의 절망스런 외침에, 한층 원기를 되찾은 베아르가 낮게 웃었다. 그것은 승리감이었다.


“아무래도 운명은 내 편이었나 보다. 덫에 걸린 인간이 1억 명, 아니 그 절반만 적었어도 이런 결과는 아니었겠지. ...세상에 쓰레기가 많았던 것이 오히려 도움이 되었다니. 참 묘하구나.”


잠시의 감상을 빠르게 지운 그녀가 자세를 잡았다.


“시간이 없다. 한번 임계점 이하로 떨어진 이상 다들 빠르게 죽어갈 터. 그렇게 되기 전에 널 죽여야겠다.”


그가 살아있는 이상, 설령 자신이 이루어도 어떻게든 되돌리려 할 것이다. ...절대 살려둘 수는 없다.


맞서 자세를 잡으면서도 황제는 전에 없던 절망을 느꼈다. 패배의 분노도 깊지만 무력감이 더 크다.


흔들리는 그 형체에 베아르가 달려들었다.




수고하셨어요.


작가의말

여러 이상과 욕망이 뒤섞여 있는 상황인데, 다 풀어내려니 쉽지 않군요.

이게 다 비축분 날렸던 탓...은 아니고 그냥 게으름(...)

하지만... 대충 세어보니 현재 제 조판으로 774쪽 돌파. 

400~450 정도가 제 한권이었는데... 이렇게 길어질 줄은 생각도 못했스여.

1/4분기에는 어떻게든 끝내도록 해보겠습니다. 쿨럭...

다음에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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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0 <15권. 괴물(怪物)의 낙원 後 > 에필로그 : 진정 강해지는 법 (+ 작말후기) 21.06.12 94 2 14쪽
379 8장. 괴물의 낙원 (7) 21.06.05 76 2 20쪽
378 8장. 괴물의 낙원 (6) 21.05.28 64 2 19쪽
377 8장. 괴물의 낙원 (5) 21.05.15 62 1 18쪽
376 8장. 괴물의 낙원 (4) 21.05.08 58 1 20쪽
375 8장. 괴물의 낙원 (3) 21.04.30 64 1 19쪽
374 8장. 괴물의 낙원 (2) 21.04.24 66 2 20쪽
373 8장. 괴물의 낙원 (1) 21.04.23 67 1 19쪽
372 7장. 다시 찾은 대지. (7) 21.04.17 71 1 19쪽
371 7장. 다시 찾은 대지. (6) 21.04.16 62 1 19쪽
370 7장. 다시 찾은 대지. (5) 21.04.10 69 2 19쪽
369 7장. 다시 찾은 대지. (4) 21.04.09 66 2 21쪽
368 7장. 다시 찾은 대지. (3) 21.04.03 70 2 20쪽
367 7장. 다시 찾은 대지. (2) 21.04.02 116 1 22쪽
366 7장. 다시 찾은 대지. (1) 21.03.28 77 1 20쪽
365 6장. 동상이몽. (7) 21.03.27 98 1 19쪽
364 6장. 동상이몽. (6) 21.03.21 69 1 18쪽
363 6장. 동상이몽. (5) 21.03.20 91 2 20쪽
362 6장. 동상이몽. (4) 21.03.13 106 1 21쪽
361 6장. 동상이몽. (3) 21.03.12 96 2 22쪽
360 6장. 동상이몽. (2) 21.03.06 71 1 21쪽
359 6장. 동상이몽. (1) 21.03.05 87 1 20쪽
358 5장. 올림포스 아카데미. (6) 21.02.28 125 1 22쪽
357 5장. 올림포스 아카데미. (5) 21.02.28 75 1 20쪽
356 5장. 올림포스 아카데미. (4) 21.02.26 123 1 20쪽
355 5장. 올림포스 아카데미. (3) 21.02.21 180 1 19쪽
354 5장. 올림포스 아카데미. (2) 21.02.20 83 1 20쪽
353 <15권. 괴물(怪物)의 낙원 後> 5장. 올림포스 아카데미. (1) 21.02.19 135 2 18쪽
352 4장. 대탈출(하). (8) -4부 1권 끝- 20.10.03 181 3 22쪽
351 4장. 대탈출(하). (7) 20.10.02 154 2 23쪽
350 4장. 대탈출(하). (6) 20.09.26 153 1 22쪽
349 4장. 대탈출(하). (5) 20.09.25 114 1 22쪽
348 4장. 대탈출(하). (4) +2 20.09.19 118 3 24쪽
347 4장. 대탈출(하). (3) +2 20.09.18 120 2 22쪽
346 4장. 대탈출(하). (2) 20.09.12 124 2 19쪽
345 4장. 대탈출(하). (1) 20.09.11 138 1 23쪽
344 3장. 대탈출(중). (7) 20.09.05 120 1 21쪽
343 3장. 대탈출(중). (6) 20.09.04 106 1 21쪽
342 3장. 대탈출(중). (5) +2 20.08.29 187 1 22쪽
341 3장. 대탈출(중). (4) 20.08.28 117 1 21쪽
340 3장. 대탈출(중). (3) 20.08.22 133 1 24쪽
339 3장. 대탈출(중). (2) 20.08.21 125 1 22쪽
338 3장. 대탈출(중). (1) 20.08.15 161 1 24쪽
337 2장. 대탈출(상). (7) +2 20.08.14 214 1 23쪽
336 2장. 대탈출(상). (6) 20.08.08 182 1 22쪽
335 2장. 대탈출(상). (5) 20.08.07 110 1 21쪽
334 2장. 대탈출(상). (4) 20.08.03 245 1 16쪽
333 2장. 대탈출(상). (3) 20.08.02 176 1 21쪽
332 2장. 대탈출(상). (2) +2 20.08.01 143 1 25쪽
331 2장. 대탈출(상). (1) +2 18.10.14 335 3 20쪽
330 1장. 역사의 변화는 언제나 격류. (3) +2 18.09.08 326 2 21쪽
329 1장. 역사의 변화는 언제나 격류. (2) +2 18.09.01 333 3 21쪽
328 1장. 역사의 변화는 언제나 격류. (1) +4 18.08.25 298 4 25쪽
327 4부. 또 다른 세상 <14권. 괴물(怪物)의 낙원 前> 프롤로그 : 발버둥 +2 18.08.25 249 4 2쪽
326 3부. 미래에의 지표 편 후기. +8 18.07.29 258 4 2쪽
325 Ⓡ <13권. 미래(未來)의 지표 後> 에필로그 : 각자의 꿈 +2 18.07.29 249 3 38쪽
324 Ⓡ 8장. 내일에의 선물. (10) +2 18.07.29 216 3 24쪽
323 Ⓡ 8장. 내일에의 선물. (9) +4 18.07.29 210 4 25쪽
322 Ⓡ 8장. 내일에의 선물. (8) +6 18.04.07 261 6 26쪽
321 Ⓡ 8장. 내일에의 선물. (7) +6 18.01.27 321 5 25쪽
320 SS(Special Story) : 구원자 +6 17.12.28 352 5 36쪽
319 SS(Special Story) : 회상(回想) 17.12.28 329 3 17쪽
318 Ⓡ 8장. 내일에의 선물. (6) +3 17.03.18 495 4 26쪽
317 Ⓡ 8장. 내일에의 선물. (5) 17.02.25 357 3 30쪽
316 Ⓡ 8장. 내일에의 선물. (4) +2 17.02.12 456 4 24쪽
315 Ⓡ 8장. 내일에의 선물. (3) +2 17.02.05 626 3 25쪽
» Ⓡ 8장. 내일에의 선물. (2) +2 17.01.22 533 3 22쪽
313 Ⓡ 8장. 내일에의 선물. (1) +2 17.01.07 641 4 23쪽
312 Ⓡ 7장. 성배(聖杯)는 피를 원한다. (10) 16.12.24 488 4 25쪽
311 Ⓡ 7장. 성배(聖杯)는 피를 원한다. (9) +2 16.12.11 601 3 24쪽
310 Ⓡ 7장. 성배(聖杯)는 피를 원한다. (8) +4 16.11.26 540 4 24쪽
309 Ⓡ 7장. 성배(聖杯)는 피를 원한다. (7) +2 16.11.13 629 3 26쪽
308 Ⓡ 7장. 성배(聖杯)는 피를 원한다. (6) +6 16.10.23 706 5 26쪽
307 Ⓡ 7장. 성배(聖杯)는 피를 원한다. (5) +4 16.10.08 699 5 26쪽
306 Ⓡ 7장. 성배(聖杯)는 피를 원한다. (4) +2 16.09.25 743 3 27쪽
305 Ⓡ 7장. 성배(聖杯)는 피를 원한다. (3) +4 16.09.10 729 4 27쪽
304 Ⓡ 7장. 성배(聖杯)는 피를 원한다. (2) +8 16.09.03 703 3 25쪽
303 Ⓡ 7장. 성배(聖杯)는 피를 원한다. (1) +4 16.08.20 630 4 23쪽
302 Ⓡ 6장. 미래에의 지표. (9) +6 16.08.06 715 3 27쪽
301 Ⓡ 6장. 미래에의 지표. (8) +4 16.07.30 810 4 34쪽
300 Ⓡ 6장. 미래에의 지표. (7) +6 16.07.16 859 4 32쪽
299 Ⓡ 6장. 미래에의 지표. (6) +4 16.07.03 757 4 27쪽
298 Ⓡ 6장. 미래에의 지표. (5) +4 16.06.18 749 5 24쪽
297 Ⓡ 6장. 미래에의 지표. (4) +6 16.06.05 731 5 25쪽
296 Ⓡ 6장. 미래에의 지표. (3) +6 16.05.21 835 4 27쪽
295 Ⓡ 6장. 미래에의 지표. (2) +4 16.05.15 1,094 3 25쪽
294 Ⓡ <13권. 미래(未來)의 지표 後> 6장. 미래에의 지표. (1) +4 16.05.08 867 5 24쪽
293 Ⓡ 5장. 판도라의 상자. (6) +6 16.04.30 960 5 21쪽
292 Ⓡ 5장. 판도라의 상자. (5) +4 16.04.20 939 7 25쪽
291 Ⓡ 5장. 판도라의 상자. (4) +6 16.04.09 808 9 25쪽
290 Ⓡ 5장. 판도라의 상자. (3) +10 16.03.26 984 8 26쪽
289 Ⓡ 5장. 판도라의 상자. (2) +4 16.03.20 852 8 21쪽
288 Ⓡ 5장. 판도라의 상자. (1) +4 16.03.12 1,054 7 19쪽
287 Ⓡ 4장. 난장판. (6) +2 16.03.05 731 4 22쪽
286 Ⓡ 4장. 난장판. (5) +4 16.02.27 843 7 25쪽
285 Ⓡ 4장. 난장판. (4) +4 16.02.20 977 8 28쪽
284 Ⓡ 4장. 난장판. (3) +4 16.02.13 1,042 9 26쪽
283 Ⓡ 4장. 난장판. (2) +2 16.02.06 1,039 6 22쪽
282 Ⓡ 4장. 난장판. (1) +2 16.01.30 986 6 20쪽
281 Ⓡ 3장. 열리는 문. (4) +2 16.01.23 839 9 20쪽
280 Ⓡ 3장. 열리는 문. (3) +2 16.01.16 1,013 8 24쪽
279 Ⓡ 3장. 열리는 문. (2) +2 16.01.09 1,052 7 21쪽
278 Ⓡ 3장. 열리는 문. (1) +2 16.01.02 827 9 21쪽
277 Ⓡ 2장. 보다 강인한. (4) +4 15.12.26 1,005 12 21쪽
276 Ⓡ 2장. 보다 강인한. (3) +8 15.12.19 1,028 9 26쪽
275 Ⓡ 2장. 보다 강인한. (2) +4 15.12.12 987 11 19쪽
274 Ⓡ 2장. 보다 강인한. (1) +4 15.12.05 1,108 10 22쪽
273 Ⓡ 1장. 가시나무 둥지. (4) +6 15.11.28 1,113 16 19쪽
272 Ⓡ 1장. 가시나무 둥지. (3) +6 15.11.21 1,255 14 22쪽
271 Ⓡ 1장. 가시나무 둥지. (2) +8 15.11.14 1,026 11 22쪽
270 Ⓡ 1장. 가시나무 둥지. (1) +4 15.11.07 881 7 22쪽
269 Ⓡ <12권. 미래(未來)의 지표 前> 프롤로그 : 시작, 궤멸, 재생의 역사 +6 15.10.31 1,231 9 26쪽
268 Ⓡ <11권. 애증(愛憎)의 파편> 에필로그 : 각자의 밤 (+ 작말후기) +4 15.08.08 888 12 24쪽
267 Ⓡ 8장. 웃을 수 없는 영화. (7) +4 15.08.01 1,030 16 21쪽
266 Ⓡ 8장. 웃을 수 없는 영화. (6) +4 15.07.26 816 10 25쪽
265 Ⓡ 8장. 웃을 수 없는 영화. (5) +4 15.07.18 832 11 25쪽
264 Ⓡ 8장. 웃을 수 없는 영화. (4) +2 15.07.11 1,073 11 22쪽
263 Ⓡ 8장. 웃을 수 없는 영화. (3) +4 15.07.04 1,388 14 20쪽
262 Ⓡ 8장. 웃을 수 없는 영화. (2) +4 15.06.27 1,309 16 21쪽
261 Ⓡ 8장. 웃을 수 없는 영화. (1) +4 15.06.20 1,541 13 32쪽
260 Ⓡ 7장. 만화경(萬華鏡). (4) +6 15.06.14 1,341 15 27쪽
259 Ⓡ 7장. 만화경(萬華鏡). (3) +4 15.06.07 967 13 25쪽
258 Ⓡ 7장. 만화경(萬華鏡). (2) +2 15.05.30 1,290 12 29쪽
257 Ⓡ 7장. 만화경(萬華鏡). (1) +12 15.05.23 955 13 24쪽
256 Ⓡ 6장. 바퀴는 멈추었다. (5) +4 15.05.17 1,067 14 22쪽
255 Ⓡ 6장. 바퀴는 멈추었다. (4) +4 15.05.16 911 15 21쪽
254 Ⓡ 6장. 바퀴는 멈추었다. (3) +2 15.05.10 1,035 18 27쪽
253 Ⓡ 6장. 바퀴는 멈추었다. (2) +4 15.05.09 1,075 18 23쪽
252 Ⓡ 6장. 바퀴는 멈추었다. (1) +4 15.05.03 1,107 9 22쪽
251 Ⓡ 5장. 돌고 도는. (3) +4 15.05.02 1,094 11 23쪽
250 Ⓡ 5장. 돌고 도는. (2) +4 15.04.26 997 13 23쪽
249 Ⓡ 5장. 돌고 도는. (1) +4 15.04.25 1,118 13 22쪽
248 Ⓡ 4장. 모자라고 비었기에, 갈구하고 채워진다. (3) +2 15.04.19 1,018 12 21쪽
247 Ⓡ 4장. 모자라고 비었기에, 갈구하고 채워진다. (2) +4 15.04.18 1,112 15 21쪽
246 Ⓡ 4장. 모자라고 비었기에, 갈구하고 채워진다. (1) +6 15.04.12 1,434 13 18쪽
245 Ⓡ 3장. 무대 뒤의 속삭임. (3) +6 15.04.11 1,338 16 17쪽
244 Ⓡ 3장. 무대 뒤의 속삭임. (2) +6 15.04.04 1,260 12 28쪽
243 Ⓡ 3장. 무대 뒤의 속삭임. (1) +6 15.03.28 1,437 15 18쪽
242 Ⓡ 2장. 맺은 끈과 꼬인 끈. (3) +2 15.03.25 1,392 17 17쪽
241 Ⓡ 2장. 맺은 끈과 꼬인 끈. (2) +4 15.03.21 1,148 12 18쪽
240 Ⓡ 2장. 맺은 끈과 꼬인 끈. (1) +2 15.03.18 1,296 15 19쪽
239 Ⓡ 1장. 빛과 그림자. (3) +4 15.03.14 1,380 20 17쪽
238 Ⓡ 1장. 빛과 그림자. (2) +4 15.03.11 1,299 16 15쪽
237 Ⓡ 1장. 빛과 그림자. (1) +8 15.03.07 1,428 20 18쪽
236 Ⓡ <11권. 애증(愛憎)의 파편> 프롤로그 : 일방통행 +8 15.02.27 1,746 20 12쪽
235 과거의 유산 후기 & 공지 +16 14.12.29 1,519 19 3쪽
234 Ⓡ <10권. 과거(過去)의 유산> 에필로그 : 바보 이반의 나라는 평화로웠다 +10 14.12.28 1,277 23 27쪽
233 Ⓡ 8장. 죽음에 이르는 병. (3) +10 14.12.27 1,043 19 28쪽
232 Ⓡ 8장. 죽음에 이르는 병. (2) +10 14.12.21 1,192 16 26쪽
231 Ⓡ 8장. 죽음에 이르는 병. (1) +12 14.12.20 1,678 21 22쪽
230 Ⓡ 7장. 요구받은 혈채(血債). (3) +14 14.12.14 1,403 18 16쪽
229 Ⓡ 7장. 요구받은 혈채(血債). (2) +6 14.12.13 1,165 27 22쪽
228 Ⓡ 7장. 요구받은 혈채(血債). (1) +12 14.12.07 1,433 19 18쪽
227 Ⓡ 6장. 피로 씻은 피. (3) +10 14.12.06 1,720 21 19쪽
226 Ⓡ 6장. 피로 씻은 피. (2) +12 14.11.30 1,467 25 20쪽
225 Ⓡ 6장. 피로 씻은 피. (1) +12 14.11.29 1,623 23 16쪽
224 Ⓡ 5장. 장미꽃밭 아래 피어나는 양귀비꽃. (3) +12 14.11.26 1,709 20 16쪽
223 Ⓡ 5장. 장미꽃밭 아래 피어나는 양귀비꽃. (2) +14 14.11.23 2,041 19 19쪽
222 Ⓡ 5장. 장미꽃밭 아래 피어나는 양귀비꽃. (1) +10 14.11.22 1,593 23 22쪽
221 Ⓡ 4장. 겨울을 대비하는 이들의 자세. (3) +14 14.11.19 1,630 30 19쪽
220 Ⓡ 4장. 겨울을 대비하는 이들의 자세. (2) +16 14.11.16 1,323 22 21쪽
219 Ⓡ 4장. 겨울을 대비하는 이들의 자세. (1) +8 14.11.15 1,602 19 18쪽
218 Ⓡ 3장. 음모의 시작. (3) +12 14.11.12 1,744 22 21쪽
217 Ⓡ 3장. 음모의 시작. (2) +4 14.11.11 1,587 25 19쪽
216 Ⓡ 3장. 음모의 시작. (1) +8 14.11.10 1,503 23 20쪽
215 Ⓡ 2장. 마음의 끈. (3) +14 14.11.09 1,741 39 21쪽
214 Ⓡ 2장. 마음의 끈. (2) +6 14.11.08 1,624 24 25쪽
213 Ⓡ 2장. 마음의 끈. (1) +6 14.11.02 1,579 27 20쪽
212 Ⓡ 1장. 그들의 봄. (3) +10 14.11.01 1,321 15 12쪽
211 Ⓡ 1장. 그들의 봄. (2) +12 14.10.26 1,717 19 14쪽
210 Ⓡ 1장. 그들의 봄. (1) +6 14.10.25 1,701 26 18쪽
209 Ⓡ <10권. 과거(過去)의 유산> 프롤로그 : 10년, 그 변화의 흐름 +12 14.10.20 1,500 33 6쪽
208 변혁의 시대 후기 & 설문. +18 14.10.12 1,372 25 8쪽
207 Ⓡ <9권. 변혁(變革)의 시대> 에필로그 : 변혁의 시대 +14 14.10.11 1,815 29 28쪽
206 Ⓡ 8장. 두려움을 지우는 말. (3) +8 14.10.10 1,583 21 17쪽
205 Ⓡ 8장. 두려움을 지우는 말. (2) +10 14.10.09 1,342 24 20쪽
204 Ⓡ 8장. 두려움을 지우는 말. (1) +8 14.10.08 1,443 23 19쪽
203 Ⓡ 7장. 경계선. (3) +10 14.10.07 1,604 22 16쪽
202 Ⓡ 7장. 경계선. (2) +6 14.10.06 1,432 19 18쪽
201 Ⓡ 7장. 경계선. (1) +14 14.10.05 2,116 21 18쪽
200 Ⓡ 6장. 신의 아들. (3) +12 14.10.04 1,703 27 18쪽
199 Ⓡ 6장. 신의 아들. (2) +10 14.10.01 1,840 27 25쪽
198 Ⓡ 6장. 신의 아들. (1) +10 14.09.30 1,429 26 23쪽
197 Ⓡ 5장. 돌이킬 수 없는 일. (3) +4 14.09.29 2,448 21 19쪽
196 Ⓡ 5장. 돌이킬 수 없는 일. (2) +8 14.09.28 1,738 23 21쪽
195 Ⓡ 5장. 돌이킬 수 없는 일. (1) +10 14.09.27 1,875 24 22쪽
194 Ⓡ 4장. 많이 아픈 찔러보기. (3) +8 14.09.26 1,955 28 16쪽
193 Ⓡ 4장. 많이 아픈 찔러보기. (2) +4 14.09.25 1,609 29 15쪽
192 Ⓡ 4장. 많이 아픈 찔러보기. (1) +8 14.09.23 1,723 25 18쪽
191 Ⓡ 3장. 불편한 진실. (3) +20 14.09.21 2,154 33 21쪽
190 Ⓡ 3장. 불편한 진실. (2) +8 14.09.19 1,718 22 17쪽
189 Ⓡ 3장. 불편한 진실. (1) +8 14.09.18 1,636 32 19쪽
188 Ⓡ 2장. 인간의 땅. (3) +6 14.09.16 1,984 33 19쪽
187 Ⓡ 2장. 인간의 땅. (2) +8 14.09.15 1,924 21 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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