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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왕k님의 서재입니다.

리어스(Re Ear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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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왕k
작품등록일 :
2014.01.14 00:13
최근연재일 :
2021.06.12 14:54
연재수 :
38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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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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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9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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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8
추천
3
글자
24쪽

4장. 대탈출(하). (4)

한 권이 끝날 때, 가슴에 남는 글이 되길 바랍니다.




DUMMY





“시위?”


밤늦게까지 전황을 점검하고 겨우 잠시 눈을 붙였던 황제. 그의 눈을 번쩍 뜨게 하기 충분한 소식이었다.


민망한 표정으로 메르신 총재가 고개를 숙였다.


“전국적으로, 그리고 상당히 대규모입니다.”


거의 대부분의 도시에서, 모두 합치면 못해도 백만 단위의 인파가 각자의 광장을 채웠다. 지드팃의 반응만 보아도 상당한 반발이었다.


“이유를 미리 말씀드리자면 2일 전의 칙명 탓입니다. 공중도시들의 후퇴에 앞서 일단 중국으로 이동, 가능한 한 사람들을 태우고 가도록 말씀하신 그것입니다.”


“...반발은 예상했다. 허나...”


황제는 입술을 씹으며 굉장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우리 공중도시들이라면 최소 5억의 사람들은 더 태울 수 있어. 그럼 수송선단도 다른 곳에서 5억 명을 더 태울 수 있으니, 도합 10억 명을 더 살리는 일이다. 그들의 수용도 거리와 공공시설이며, 거주 지역에는 일절 발을 들이지 못하도록 했을 텐데, 대체 왜?”


“아시잖습니까. 중국과 우리 사이 말입니다.”


메르신이 한숨을 푹 쉬었다.


30년 세월이 흘렀지만 아샤르와 중국은 상당히 사이가 좋지 않다. 만주를 빼앗기고 대만과 내몽골과 티베트에 대한 지배권도 상실한 중국. 그게 누구 탓일까.


물론 아샤르 덕에 얻는 이득도 상당한 것은 사실이다. 세계의 공장, 그 이점을 차츰 상실하고 너무 많은 인구와 난개발로 척박해진 국토에 휘청대던 그들. 그런데 아샤르가 지원했던 기술들은 생명줄이나 진배없었다.


인공강우와 새로운 농업기술, 그리고 연근해 양식 기술 등등. 덕분에 18억이나 되는 인구지만 식량이 모자라는 일은 없다. 지리적으로도 가깝고 광활하며 다양한 것이 많은 지역이니 아샤르에서의 관광 수요도 크다.


하지만 그건 국가 간의 일일 뿐이다.


지금의 중국인들은 백년에 걸친 강력한 국가주의 교육의 대상자들이다. 선량하고 자비로우며 위대한 중국을 망가뜨린 저 아샤르. 그리고 자신들의 가치관과는 너무 차이가 큰 이 외계인은 그저 고객일 뿐, 도저히 우호의 대상일 수는 없다.


이는 아샤르 사람들도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처음에는 거의 관심이 없었지만, 상대의 증오를 꾸준히 받다보면 싫어도 이쪽의 관심과 증오가 생기게 된다.


덕분에 민간 레벨에서는 대놓고 으르렁대는 사이다.


건방진 외계인 VS 시끄럽고 더러운 녀석들이다.


“물론 아샤르에도 중국 출신들은 많습니다. 그들의 정체성 역시 아샤르인이겠죠. 하지만 저들은 엄연히 외국인, 그것도 상호 적대적이었던 인간들입니다. 그런데 막상 죽음이 앞에 닥치니, 이번엔 살겠다고 염치도 없이 어제까지 욕하던 곳에 몰려듭니다. 그것도 전례 없는 규모로요. 아무리 거리에 둔다 해도, 언제 앞마당에 들어와 꽃을 꺾을지 모른다. 그게 우리 주류 심리죠.”


듣던 황제는 다시금 불편한 기색으로,


“공중도시 안에서 팔찌를 차고 있다면 안전은 보장된다. 경찰력도 충분히 있어. 그 어떤 이가 들어와도 직접적인 피해가 갈 일은 없다. 그건 핑계일 뿐이잖아?”


“자신의 일상을 버리면서까지 남을 도울 수 있는 존재는 많지 않습니다. 희생도 선행도. 감사할 줄 알거나 최소한 무해한 인간에게나 가능하지, 적대적인 인간이라면 그 대상이 될 순 없겠죠.”


“그럼 도시에 태우는 중국인들에게 모조리 절이라도 시킬까? 아예 무릎걸음으로 들어오게 하면 다들 만족하려나? 설령 밉고 싫어도, 아무리 개 같고 좆같아도 일단은 사람이다. 그럼 건져놓고 봐야 할 것 아닌가?”


폭언을 섞을 정도로 도를 넘는 짜증은 수면 부족 때문만은 아니었다.


그는 진정으로 화를 내고 있었다.


“짐이 영원히 같이 살자더냐. 화성까지 단 5일. 그 동안도 참지 못한단 말인가?”


“하지만 들어온 이들이 시민권을 주장하며 나가지 않는다면요? 예전이라면 귀화자들조차 전용의 공중도시에서 5년을 보낸 후, 범법이 없는 자들만 받아들였습니다. 하지만 시민권은 이야기가 다르고 게다가...”


“...게다가, 뭐?”


“저들이 울고 불며 받아 달라면 폐하께서 그냥 넘기지 않으시리라. 그건 우리 신민들도 아주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니 높은 확률로, 어떻게든 한동안 저들과 같이 살아야 하겠죠. 하지만 아무리 품어도 순순히 아샤르의 정체성을 받아들이지 않을, 수억의 인구와 부대끼는 그런 미래. 이건 너무나도 소름끼치는 일이지요.”


“총재. 경은 지금부터 짐이 하는 말을 그대로... 지금 시위하는 신민에게 전하라.”


황제는 잠시 숨을 고른 후 매몰차게 말했다.


“객관적으로 봐서는, 저들 중국 민중 상당수는 더럽고 시끄럽고 무지한 자들이다. 그건 사실이지. 허나, 우리 아샤르가 처음 지상을 정복했을 때 똑같은 기준을 들이대었으면, 지금 우리 지상인 신민 중 대체 몇이나 이 땅에 살 수 있었겠나? 과연 누가 자신할 수 있나?”


말투의 분노 게이지가 차츰 가속도를 붙였다.


“인간은 종자가 아닌 교육, 환경으로 결정되고 그 증거가 바로 지금 그대들, 지상인 신민들이다. 왜 다른 이들은 그게 안 된다고 생각하나? 그 무슨 오만인가?”


메르신도 묵묵히 군주의 분노를 견뎌냈다.


“그리고, 그 싫어한다는 중국이 왜 지금 이 모양 이 꼴이 된 줄은 아는가? 주는 것 없이 밉고 자존심은 하늘을 찌르고, 사람 목숨보다 쓸데없는 이념이나 챙겼기에, 그리 돈이 많아도 자기편이 없던 것 아니었나? 그런데 이번엔 아샤르가 그 전철을 밟길 원하는가? 사람이야 죽든 말든 내버려두고 내 평안, 내 이익을 챙기자고? 그렇게 간 화성에서 우리가, 과연 뭇 사람들의 호의와 지지를 얼마나 얻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하나?”


화면 속의 총재는 황급히 엎드렸다.


“...용서하소서. 그대로 전하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저를 질책하심은 달게 듣겠사오나, 신민에게는 너무 강한 말씀입니다. 듣는 중국 역시 모욕이라 생각할...”


“그럼 짐이 직접 말하는 게 좋겠군. 설마 이런 꼴로 나서는데 더 지랄들을 칠까. 응?”


침묵한 신하에게 마지막 여진이 당도했다.


“하나 더. 수송 작업이 빨리 끝나야 우리 우주함대, 군인들도 더욱 살아남는다. 그 머리조차 돌아가지 않는 녀석들과 더 말을 섞을 여유는 없다. 평상시라면 이런 어설픈 불만도 들어는 주었다만, 지금은 전시다. 지금은 다들 입을 다무는 것이, 밤낮 정신없는 짐의 과로사를 막아줄 것이다. ...이 말도 꼭 해야겠군.”


썩어버린 웃음으로 물든 황제가 내뱉듯이 말했다.


“오늘 내로 포고하겠다. 그러니 내일 당장, 남아있는 도시 전부를 예정대로 중국 각지로 보내라. 그리고, 군령본부에서도 이미 새로운 작전을 세우고 국제연합과 합의한 바, 모두들 그에 따르면 될 것이다.”


이는 급변하는 전황에 맞추어 도트로이 이하 대부분의 참모진. 그리고 로사가 짜낸 새로운 작전이었다.


“...어기는 자는 절대로 용서 않겠다. 알겠나?”


“...알겠습니다.”


총재가 물러나도 여전히 숨을 고르는 황제.


그에게 얼음물을 조심스레 건네며 비서령이 말했다.


“침착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폐하의 말씀은 정론이나, 결코 쉬이 받아들여지진 않을 겁니다. ...사람을 움직이는 것은 논리가 아니라 감정이니까요.”


단숨에 물을 들이켠 황제가 입가를 닦으며,


“...논리가 아니라...”


“네. 대다수의 사람들은 스스로가 논리적이라고 착각합니다. 하지만 실상을 뜯어보면 자신의 감정을 일단 먼저 세우고, 그 다음 그에 맞는 논리를 갖다 붙이는 것에 불과하죠. 또 그게 나름 그럴듯해 보이긴 합니다. 세상의 정의가 하나일 수는 없으니까요.”


“...하고 싶은 말이 뭔가?”


“각자는 옳은 정의가 서로 부딪힐 경우, 승부를 결정하는 것은 정당성이 아닙니다. 바로 힘과 권위죠.”


“그건 좋은 방식은 아니군...”


“하지만 세상의 법칙이기도 합니다. 그러니 이번엔 힘과 권위로 밀어붙이는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폐하 혼자서는 그저 고집으로 보일 수 있으니, 가능하면 황후마마, 그리고 로사의 권위까지 동원하심이 좋겠지요. 다른 이는 몰라도 로사는 먹힐 겁니다.”


마지막 얼음까지 깨물어 울화를 삼킨 황제가 말했다.


“...알았다. 그리 하지. 허나 로사는 조금 힘들지도.”


“미운 털이 박혀서... 입니까? 하기야 폐하의 제안은 너무 심했지요. 로사가 화를 낼 만은 합니다.”


“짐이라고 저 베아르의 방법을 답습하고 싶었겠나? 하지만 사람 목숨이 걸린 문제라고...”


엄마가 거품을 물고 넘어간 덕분에 이번엔 밀렸다. 앞으론 정말 그저 버티는 수밖에 없다.


예상되는 막대한 희생에 황제는 몹시 침울했다.


비서령이 말했다.


“그 마음은 압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너무 나가셨습니다. 영자핵은 모든 인류의 트라우마입니다. 아무리 능력자를 양산할 수 있다고 해도, 지금 당장 쓸 수 있는 방법이래도 그 희생을 감내할 정도로 우리 인류는 대단하지 않습니다.”


그의 말은 위로이지만 또한 냉소였다.


“사람들은 영웅을 바라고 스스로도 꿈꾸지만, 영웅이 되기 위해 치러야 할 희생만은 반드시 외면하고 거부합니다. 자기가 희생하기 싫으니까 대신해 줄 영웅을 바라는 이들에게, 누군가를 구하기 위해 이번엔 자신이 잠들어야 한다...? 아무리 안전을 보장해도 이걸 받아들일 자는 없습니다. 세상은 폐하 같지 않습니다.”


“...언제까지 매달릴 수는 없지. 이건 접어두자.”


아쉬움에 줄곧 쓴 입맛을 다시던 황제는 문득,


“외무상서는 잘 하고 있으려나. 어찌 되었든 계획 변경이니까... 다들 난리를 치겠군.”


“상서의 솜씨가 있으니 결국은 받아들여질 겁니다. 다만 고생이 눈에 보입니다. 당장 만나야 할 이가 발터에 타이슨에 양룽웬이라. ...그야말로 일석이조군요.”


“일석이조? 그들이 무슨 이득을 더 줄 거라고.”


“아뇨.”


비서령은 이제 웃지도 않고 말했다.


“돌대가리 하나에 새대가리 둘. 그래서 일석이조죠.”


“...거, 그 사람하고는... 성질 좀 죽이라고 했는데...”


하지만 질책과는 달리, 황제 역시 내심 동감은 했다.


또한 이 녀석이 측근인 이유도 새삼 확인했다. 그 스승 오베레이처럼, 그는 황제가 차마 할 수 없는 거친 말을 대신해 준다.


그것으로 황제 스스로도, 가끔은 분노하면서도 이성의 마지노선만은 넘지 않는 것이다.


다음 날인 2080년 9월 13일 금요일. 아샤르의 새로운 방어계획이 군령본부총장 도트로이에 의해 전 세계로 공표되었다.


“기존의 방어선은 모두 철폐합니다.”


이제는 전선이 너무 넓어, 급격히 줄어가는 함대로는 부담이 너무 크다.


따라서 지금 떠나지 못한 47억의 인구를 단 한 곳, 바로 미합중국으로 집중시킨다.


원래대로 화성으로 보낼 경우, 9억 명의 이송에는 왕복 1주일이 소모된다. 하지만 같은 지구권 안으로 이송할 경우, 7일이면 모두 옮길 수 있다.


그렇게 미국 전역에 모든 전력을 집중배치, 수비를 굳히는 한편 다시금 수송 작업을 개시한다. 그 영토는 광대하니 인구든 물자든 어렵지 않게 수용할 수 있다.


도트로이는 단호히 말을 끝맺었다.


“원래보다 일정이 며칠은 늘어나겠지만, 지금껏 입은 함대 손실과 악화 일변도인 치안을 생각하면 서둘러 전선을 축소시킬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이후 각국에 균등한 비율로 수송선을 배정할 것입니다. 긴급 사태이니 각국의 너그러운 협조를 바랍니다.”


물론 장차 괴물의 집중목표가 되어버릴 미국, 그 지도자 타이슨은 미친 듯 반발했다.


이에 소방수로 투입된 이는 나카이치였다.


“이대로 두면 제일 마지막에 떠나야 할 귀국, 미합중국은 확실히 멸망합니다. 그것보다는 낫지 않겠습니까. 그리고, 이것으로 향후 방어전의 공적 역시 귀국에게 일부 돌아갑니다. ...어떻습니까?”


사람의 마음을 공격함에 있어 가장 효과 있는 것은 공포와 욕망이다. 두려운 자는 쉬이 지배하고, 욕심이 있는 자는 쉬이 이끌 수 있는 법이다.


다소 사보타지를 벌이긴 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국체 자체의 안전은 담보된 상태에서의 일이다. 너무 훼방을 놓다가 실제로 나라가 멸망함은 절대 사양이다.


이것이 공포라면, 그래도 향후 살아남았을 때의 입지를 생각함은 욕망의 한 갈래다. 나카이치의 지적은 양자를 모두 찔러, 결국 타이슨도 백기를 들고 말았다.


반발은 미국만이 아니었다. 이번의 제 6회차부터 화성으로 떠날 예정이었던 중국, 그리고 그를 포함한 동아시아 역시 대거 반발했다.


다음 달에 곗돈을 탈 수 있는 처지인데 물주가 돈이 없다니 미치고 팔짝 뛸 노릇.


하지만 이번 역시 나카이치가 솜씨를 발휘했다.


“어차피 귀국이 반대해도 일은 진행됩니다. 그럴 바에야 우리에게 편승, 적당히 양보해서 미국이나 유럽에 은혜를 베풀어두는 편이 좋지 않겠습니까? 그 편이 귀국의 향후 화성 영토, 그 지분에도 꽤 유리할 텐데요.”


여기에 공중도시에 중국인을 대거 수용해 살려주겠단다. 그렇게 양룽웬도 결국은 꺾였고, 이것으로 나카이치는 신임 외무상서의 자리를 굳혔다.


그렇게 되어 9월 13일부터 19일까지, 이제는 2만 척을 바라볼 정도로 줄어든 함대의 엄중한 호위 속에 미국으로의 수송 작업이 진행되었다.


다행히 수송 선단은 지금껏 전혀 피해가 없었고, 또한 우주함대도 재배치를 하는 동안에 최대한 사람을 태웠다.


드넓기로 유명한 미국이었지만 대도시를 중심으로 수십억이 모이니 그야말로 개미굴이 따로 없었다. 공중도시들은 9월 15일을 기해 대부분 떠났지만, 각 왕국의 수도가 되는 8개 도시는 남았다.


이들 역시 미국 각지에 재배치되어 방어거점의 역할을 수행하게 되었다. 타 도시의 원형이 되는 만큼 자체 전투력은 월등하니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아샤르 최대의 모함 아파켄도 지구 외기권까지 접근, 궤도의 함대와 열을 맞추었다. 밤이 되니 그것은 이미 인간이 만들어낸 별무리에 둘러싸인, 어둠 속의 인류를 비춰주는 두 번째 달이 되었다.


앞으로 5주. 모든 철수가 끝나는 그날까지...!


지금껏 없었던 장대한 각오로, 지구 인류는 최후의 방어전을 개시했다.




여기로 들어온 것은 정말 잘했다.


제이크는 한동안 그리 생각했다. 아니, 생각했었다.


뉴스에 따르면 바로 인근에 10억 가까운 인구가 새롭게 들어왔다. 군대도 경찰도 보강되었지만, 인간이라는 위협도 전선 그 자체도 그만큼 가까워진 것이다.


하지만 여기는 다르다. 물도 식량도 전기도 다 있는 대신 인간만 없었다. 이보다 최적인 조건이 또 있으랴.


...그리 생각했는데, 어쩌다 이리 되었담.


제이크는 왼손으로는 불안한 가슴을 거듭 어루만지며, 또한 오른손으로 매그넘의 노리쇠를 단단히 걸었다.


발단은 7일 전, 즉 9월 21일의 일이었다.


들어올 때 돌과 흙으로 입구를 잘 감췄지만, 혹시 몰라서 지하 1층 쪽에 걸어둔 적외선 탐지기가 경보를 울린 것이다.


바로 머리 위에 낯선 이가 들어옴에 기겁한 제이크, 그리고 중국 부인이 탐색에 나섰다.


손에 총을 든 그들은 최대한 발걸음을 줄이고 나선형의 비탈길을 긴장 속에 천천히 올라갔다. 그리고 1층에 도달하기 직전, 메아리처럼 울리는 말소리를 들은 그들은 재빨리 비탈길에 엎드렸다.


“이거, 확실히 대단한데.”


조금은 나이가 있어 보이는 남자의 목소리가 감탄했다. 비슷한 연령대인 또 다른 남자가 쿡쿡 웃으며,


“그렇지. 한동안 숨기에는 그만인 곳이야.”


목소리만 들어도 일행은 많아서 족히 10여명은 넘어 보였다. 남자가 다수지만 여자의 목소리도 있다.


이만한 숫자의 타인이 들어오다니...!


잔뜩 움츠러든 제이크의 옆구리를 쿡 찌른 부인이 재빨리 바닥에 손가락 글씨를 썼다.


‘1층 광장이에요. ...작전대로 가요.’


만약을 대비해 사전에 이런저런 이야기는 해놓았다. 감당하기 힘든 적대적 타인이 공격해올 경우, 층간을 잇는 하나뿐인 통로를 막고 농성해야 할 것이다.


원래부터 사이비 교단의 본거지였고 가디언즈가 대대적인 보수를 했다. 토치카에 해당하는 곳도 몇 군데가 있다. 이 쪽의 어른은 단 3명뿐이지만, 총기가 충분하다면 그 몇 배의 적도 저지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저들의 정체부터 먼저 파악해야 한다. 무턱대고 무고한 타인에게 총질을 할 정도로 아직은 타락하지 않았다.


그들은 바싹 엎드린 채 광장에서 울려오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얼마 지나지도 않아 둔탁한 소리가 몇 번 울리며 이내 여자의 비명, 그리고 흐느낌이 들린다.


“쌍년, 닥치지 못해?!”


이런저런 욕설. 그리고 비명과 조소. 이것만으로도 위에 있는 무리들이 그다지 온건하지 않다는 것은 금방 파악했다.


그리고 이어진 대화는 기겁할 만 했다.


“적당히 해 둬. 그러다 저번 년처럼 죽어 버릴라.”


“어차피 나중엔 입막음은 해야 하잖아?”


공포의 울음소리를 주먹질로 잠재운 남자가 웃었다.


이것으로 확정이다. 위의 집단은 납치, 그리고 살인까지 쉬이 입에 올린다. ...아주 위험하다.


후퇴 사인을 나눈 후 재빨리 2층으로 돌아온 제이크들은 짧은 회의를 가졌다. 그나마 앞가림이 가능한 글로리아가 깊숙한 곳에 숨어 두 어린이를 돌보고, 어른들은 2층 입구에 바리게이트를 쌓고 두 개의 토치카에 틀어박혔다. 이후 3교대로 불침번을 섰다.


긴장 속에 보낸 처음 하루가 딱 지나는 순간, 막아놓은 2층 문이 덜컹거렸다.


신이 나서 내려왔지만, 이내 당혹감을 드러낸 목소리에 제이크가 소리쳤다.


“여긴 우리 영역이다. ...돌아가!”


인생 최대로 목소리를 키웠다고 생각했지만 스스로도 부끄러울 정도로 갈라지고 떨리는 목소리였다.


그래도 위협 효과는 충분한지 상대는 아주 짧은 침묵에 이어 낮게 웅성거렸다.


개중 리더로 보이는 이가 외쳤다.


“...당신은 누구요? 여긴 어떻게 온 거요?!”


“그건 알 바 없고...!”


이번엔 남편이 외쳤다. 이쪽도 다수라는 인상을 줄 필요가 있다.


“당장 꺼지지 않으면 총알 맛을 보여줄 테다.”


“이거 참, 말이 너무 험악하구만.”


문 너머의 리더가 고함쳤다.


“꼴을 보니 그 쪽도 만만찮은 듯한데, 문부터 열고 이야기합시다. ...아니면 경찰을 부를 거요.”


“꼴을 보니 네놈들도 쫓기는 처지 같은데? 아니면 굳이 이런 곳에 올 이유가 없잖아?”


“허허...”


“셋 셀 때까지 안 꺼지면 쏜다...! ...하나...!”


산탄총을 든 남편이 외치고, 이어 둘을 센 순간.


“알았소. 알았다고. ...가면 되잖아...?”


물러가는가. 딱 한 치의 긴장이 풀리는 순간, 굉음 같은 총소리에 제이크는 기겁했다. 적이 총을 쏜 것이다.


반격을 해야...! 라고 그가 마음속으로 외치는 순간, 건너편 토치카에 있던 부인이 라이플을 들고 몇 발 대응사격을 했다.


총알이 문에 구멍을 내자 건너편은 난리법석이 났다.


“씨발, 진짜 총이 있어...!”


아무래도 이 사격은 이 쪽의 전력을 알아보기 위한 것이다. 그렇다면 화력을 보여야 한다.


제이크도 급히 산탄총을 갈겼지만, 예상 밖의 반동에 꼴사납게도 엉덩방아를 찧었다.


아까운 총알을 간단히 낭비할 수는 없다. 몇 초의 사격이 이어지자 이미 인기척은 저 멀리 사라져갔다.


아무래도 쌍방 부상자는 없는 모양이었다. 하지만 반격의 품새로 보아 이 쪽이 보다 숫자가 적다 판단했는지, 상대는 두 번의 공격을 더 해왔다.


문이 튼튼하지 못함은 약점이었다. 원래는 아주 거대한 강철문짝이 이중문으로 있었지만, 12년 전 싸움에서 우현왕 유키나에게 박살이 났다.


덕분에 지금 것은, 매우 화려하지만 그저 두꺼운 나무일뿐인 문짝이다. 이어진 두 번의 공방으로 이미 문은 제법 너덜너덜해졌다.


하지만 토치카는 분명한 강점이다. 문과 그 너머를 폭넓게 노릴 수 있는 절묘한 위치이고, 적에게 수류탄이 있대도 쉬이 타격을 주지 못할 정도로 벽이 두껍다.


방어가 굳혀지자 이젠 상대의 의도, 그리고 무장 수준을 알아야 했다. 왜 굳이 자신의 피해를 감수하며 2층을 공격하려 하는가.


이 궁금증을 풀기 위해, 층을 연결하는 환기구를 기어가 엿본 부인이 답을 들고 왔다.


“못해도 20명 가까이. 그런데도 무기나 식량이 그리 많진 않은가 봐요. 먼저 와서 이미 숨어있는 우리는, 아마도 상당한 식량이 있을 거라 생각하고 있어요.”


두 남자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어 남편이 말했다.


“...사실이긴 하죠.”


“게다가 다친 이가 두 명 있어요. 나름 영향력이 있는지 복수를 외치고 있고...”


부인이 미간을 좁혔다.


“그들이 누군지는 중요치 않아요. 요는 앞으로의 우리 행동이에요. 저들이 1층에 있는 이상, 수송선을 탈 때가 되어도 우리는 밖으로 나갈 수 없겠죠.”


아찔한 제이크가 급히 물었다.


“여기에 다른 통로는 없나요?”


“환기구는 시설 곳곳에 통하지만, 지상과 연결된 부분은 여러 갈래로 갈라진 대신 아주 좁아요. 사람이 지나갈 수는 없을 거에요.”


“큰일이군요. 그래도 저들도 수송선을 타야 할 처지니, 때가 되면 어련히...”


“세상엔 이성적인 사람만 있는 건 아니죠. 또한, 만약 저들이 아주 흉악한 범죄자라면, 사회로 돌아가 수감되느니 여기서 죽겠다, 그런 생각까지도 할 지 모르죠.”


암담한 일동은 한동안 침묵. 이어 남편이 결론지었다.


“한동안은 버텨보죠. 저들은 식량이 많지 않고, 그렇다고 밖에서 식량을 구할 정도로 한가한 집단도 아닌 듯하니... 시간을 끌면 이 쪽이 유리하겠죠.”


모두가 그에 동의하고 지키기를 며칠이 되었다. 긴장 속에서도 때로 무료하면 뉴스도 열심히 파고들었다.


다시금 수송이 시작되고 각국의 인구가 균등히 배분된 9억 인구가 제 6회차로 떠났다. 하지만 앞으로 5번의 수송이 더 남아 있음에도 아샤르의 누적 피해는 이미 5천척을 넘어서고 있었다.


이 역시 불안을 크게 부추기는 소식이다. 원래는 미국의 차례가 올 때까지 숨어있을 생각이었다.


그런데 이제는 차례란 것이 상당히 무의미하다.


“이러다간 아예 떠나지도 못하는 거 아닙니까?”


제이크의 걱정에, 그동안은 외계 함대를 신용하던 부부도 낯빛이 차츰 어두워졌다. 하지만 고작 3명으로는 그 몇 배에 달하는 위층의 인간을 뚫을 수는 없다.


그것이 지금의 상황이었다.


이 지리하고도 초조한 대치는 사람의 신경을 갉아먹는다. 당번인 제이크는 연달아 매그넘의 방아쇠를 매만졌다.


차라리 돌격해서 한바탕 싸움이라도 벌이면 속이라도 시원하겠다. 그런 유혹까지 들었지만 그는 꾹꾹 눌러 참았다.


마침내 속 시원한 기회는 왔다. 며칠이나 잠잠했던 적이 대대적인 공격을 시작한 것이다. 무기의 숫자는 비슷하지만 적이 더 많고, 대신 이 쪽은 토치카가 있다.


아주 작게 뚫린 구멍으로, 이제는 제법 익숙해진 총질을 연달아 갈긴다. 적이 많으므로 어른 셋이 모두 매달렸다.


서로가 탄약을 아껴야 하는 처지. 첫 교전은 제법 화끈했지만 또한 금방 식었다.


또다시 대치를 이어가야 하나. 제이크가 불만과 불안을 모두 느낄 즈음 그들의 후방. 본격적으로 2층으로 통하는 통로 저 너머에서 소란이 일었다.


고함 같기도 하고 비명 같기도 하다. 이어 부부의 얼굴이 새파래졌다.


“아이들이...! 우리 로즈가...! ...찰리가...!”


제이크도 금방 깨달았고 새파래졌다.


방식은 모르지만 적이 후방으로 침입했다. 그리고 소리가 들린 곳은, 글로리아와 두 아이가 있는 곳이다.


대체 어떻게?


하지만 생각할 겨를도 없이 토치카의 외벽에 탄흔이 튀었다. 그 궤적은 앞이 아니라 뒤다.


이어 낄낄 웃는 소리가 크게 울렸다.


“어이, 거기 멍청이들. 당장 나오지 않으면 이 꼬맹이들이 죽는다고?”


제이크와 부부는 서로를 돌아보았다.


눈빛으로 빠르게 교환한 의견. 그것은 놀랍게도 일치하고 있었다.


...더는 싸울 수 없다고.




수고하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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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0 <15권. 괴물(怪物)의 낙원 後 > 에필로그 : 진정 강해지는 법 (+ 작말후기) 21.06.12 96 2 14쪽
379 8장. 괴물의 낙원 (7) 21.06.05 78 2 20쪽
378 8장. 괴물의 낙원 (6) 21.05.28 65 2 19쪽
377 8장. 괴물의 낙원 (5) 21.05.15 63 1 18쪽
376 8장. 괴물의 낙원 (4) 21.05.08 59 1 20쪽
375 8장. 괴물의 낙원 (3) 21.04.30 66 1 19쪽
374 8장. 괴물의 낙원 (2) 21.04.24 66 2 20쪽
373 8장. 괴물의 낙원 (1) 21.04.23 68 1 19쪽
372 7장. 다시 찾은 대지. (7) 21.04.17 71 1 19쪽
371 7장. 다시 찾은 대지. (6) 21.04.16 62 1 19쪽
370 7장. 다시 찾은 대지. (5) 21.04.10 69 2 19쪽
369 7장. 다시 찾은 대지. (4) 21.04.09 67 2 21쪽
368 7장. 다시 찾은 대지. (3) 21.04.03 70 2 20쪽
367 7장. 다시 찾은 대지. (2) 21.04.02 116 1 22쪽
366 7장. 다시 찾은 대지. (1) 21.03.28 77 1 20쪽
365 6장. 동상이몽. (7) 21.03.27 98 1 19쪽
364 6장. 동상이몽. (6) 21.03.21 70 1 18쪽
363 6장. 동상이몽. (5) 21.03.20 92 2 20쪽
362 6장. 동상이몽. (4) 21.03.13 107 1 21쪽
361 6장. 동상이몽. (3) 21.03.12 97 2 22쪽
360 6장. 동상이몽. (2) 21.03.06 71 1 21쪽
359 6장. 동상이몽. (1) 21.03.05 88 1 20쪽
358 5장. 올림포스 아카데미. (6) 21.02.28 125 1 22쪽
357 5장. 올림포스 아카데미. (5) 21.02.28 75 1 20쪽
356 5장. 올림포스 아카데미. (4) 21.02.26 125 1 20쪽
355 5장. 올림포스 아카데미. (3) 21.02.21 182 1 19쪽
354 5장. 올림포스 아카데미. (2) 21.02.20 83 1 20쪽
353 <15권. 괴물(怪物)의 낙원 後> 5장. 올림포스 아카데미. (1) 21.02.19 136 2 18쪽
352 4장. 대탈출(하). (8) -4부 1권 끝- 20.10.03 182 3 22쪽
351 4장. 대탈출(하). (7) 20.10.02 155 2 23쪽
350 4장. 대탈출(하). (6) 20.09.26 153 1 22쪽
349 4장. 대탈출(하). (5) 20.09.25 115 1 22쪽
» 4장. 대탈출(하). (4) +2 20.09.19 119 3 24쪽
347 4장. 대탈출(하). (3) +2 20.09.18 121 2 22쪽
346 4장. 대탈출(하). (2) 20.09.12 124 2 19쪽
345 4장. 대탈출(하). (1) 20.09.11 139 1 23쪽
344 3장. 대탈출(중). (7) 20.09.05 120 1 21쪽
343 3장. 대탈출(중). (6) 20.09.04 107 1 21쪽
342 3장. 대탈출(중). (5) +2 20.08.29 188 1 22쪽
341 3장. 대탈출(중). (4) 20.08.28 118 1 21쪽
340 3장. 대탈출(중). (3) 20.08.22 133 1 24쪽
339 3장. 대탈출(중). (2) 20.08.21 125 1 22쪽
338 3장. 대탈출(중). (1) 20.08.15 161 1 24쪽
337 2장. 대탈출(상). (7) +2 20.08.14 215 1 23쪽
336 2장. 대탈출(상). (6) 20.08.08 182 1 22쪽
335 2장. 대탈출(상). (5) 20.08.07 110 1 21쪽
334 2장. 대탈출(상). (4) 20.08.03 246 1 16쪽
333 2장. 대탈출(상). (3) 20.08.02 176 1 21쪽
332 2장. 대탈출(상). (2) +2 20.08.01 144 1 25쪽
331 2장. 대탈출(상). (1) +2 18.10.14 336 3 20쪽
330 1장. 역사의 변화는 언제나 격류. (3) +2 18.09.08 328 2 21쪽
329 1장. 역사의 변화는 언제나 격류. (2) +2 18.09.01 333 3 21쪽
328 1장. 역사의 변화는 언제나 격류. (1) +4 18.08.25 300 4 25쪽
327 4부. 또 다른 세상 <14권. 괴물(怪物)의 낙원 前> 프롤로그 : 발버둥 +2 18.08.25 249 4 2쪽
326 3부. 미래에의 지표 편 후기. +8 18.07.29 259 4 2쪽
325 Ⓡ <13권. 미래(未來)의 지표 後> 에필로그 : 각자의 꿈 +2 18.07.29 250 3 38쪽
324 Ⓡ 8장. 내일에의 선물. (10) +2 18.07.29 219 3 24쪽
323 Ⓡ 8장. 내일에의 선물. (9) +4 18.07.29 210 4 25쪽
322 Ⓡ 8장. 내일에의 선물. (8) +6 18.04.07 263 6 26쪽
321 Ⓡ 8장. 내일에의 선물. (7) +6 18.01.27 321 5 25쪽
320 SS(Special Story) : 구원자 +6 17.12.28 352 5 36쪽
319 SS(Special Story) : 회상(回想) 17.12.28 329 3 17쪽
318 Ⓡ 8장. 내일에의 선물. (6) +3 17.03.18 497 4 26쪽
317 Ⓡ 8장. 내일에의 선물. (5) 17.02.25 357 3 30쪽
316 Ⓡ 8장. 내일에의 선물. (4) +2 17.02.12 457 4 24쪽
315 Ⓡ 8장. 내일에의 선물. (3) +2 17.02.05 627 3 25쪽
314 Ⓡ 8장. 내일에의 선물. (2) +2 17.01.22 535 3 22쪽
313 Ⓡ 8장. 내일에의 선물. (1) +2 17.01.07 641 4 23쪽
312 Ⓡ 7장. 성배(聖杯)는 피를 원한다. (10) 16.12.24 492 4 25쪽
311 Ⓡ 7장. 성배(聖杯)는 피를 원한다. (9) +2 16.12.11 604 3 24쪽
310 Ⓡ 7장. 성배(聖杯)는 피를 원한다. (8) +4 16.11.26 540 4 24쪽
309 Ⓡ 7장. 성배(聖杯)는 피를 원한다. (7) +2 16.11.13 629 3 26쪽
308 Ⓡ 7장. 성배(聖杯)는 피를 원한다. (6) +6 16.10.23 706 5 26쪽
307 Ⓡ 7장. 성배(聖杯)는 피를 원한다. (5) +4 16.10.08 700 5 26쪽
306 Ⓡ 7장. 성배(聖杯)는 피를 원한다. (4) +2 16.09.25 744 3 27쪽
305 Ⓡ 7장. 성배(聖杯)는 피를 원한다. (3) +4 16.09.10 730 4 27쪽
304 Ⓡ 7장. 성배(聖杯)는 피를 원한다. (2) +8 16.09.03 705 3 25쪽
303 Ⓡ 7장. 성배(聖杯)는 피를 원한다. (1) +4 16.08.20 630 4 23쪽
302 Ⓡ 6장. 미래에의 지표. (9) +6 16.08.06 715 3 27쪽
301 Ⓡ 6장. 미래에의 지표. (8) +4 16.07.30 811 4 34쪽
300 Ⓡ 6장. 미래에의 지표. (7) +6 16.07.16 860 4 32쪽
299 Ⓡ 6장. 미래에의 지표. (6) +4 16.07.03 758 4 27쪽
298 Ⓡ 6장. 미래에의 지표. (5) +4 16.06.18 750 5 24쪽
297 Ⓡ 6장. 미래에의 지표. (4) +6 16.06.05 731 5 25쪽
296 Ⓡ 6장. 미래에의 지표. (3) +6 16.05.21 838 4 27쪽
295 Ⓡ 6장. 미래에의 지표. (2) +4 16.05.15 1,122 3 25쪽
294 Ⓡ <13권. 미래(未來)의 지표 後> 6장. 미래에의 지표. (1) +4 16.05.08 869 5 24쪽
293 Ⓡ 5장. 판도라의 상자. (6) +6 16.04.30 960 5 21쪽
292 Ⓡ 5장. 판도라의 상자. (5) +4 16.04.20 940 7 25쪽
291 Ⓡ 5장. 판도라의 상자. (4) +6 16.04.09 812 9 25쪽
290 Ⓡ 5장. 판도라의 상자. (3) +10 16.03.26 984 8 26쪽
289 Ⓡ 5장. 판도라의 상자. (2) +4 16.03.20 852 8 21쪽
288 Ⓡ 5장. 판도라의 상자. (1) +4 16.03.12 1,056 7 19쪽
287 Ⓡ 4장. 난장판. (6) +2 16.03.05 731 4 22쪽
286 Ⓡ 4장. 난장판. (5) +4 16.02.27 845 7 25쪽
285 Ⓡ 4장. 난장판. (4) +4 16.02.20 978 8 28쪽
284 Ⓡ 4장. 난장판. (3) +4 16.02.13 1,044 9 26쪽
283 Ⓡ 4장. 난장판. (2) +2 16.02.06 1,040 6 22쪽
282 Ⓡ 4장. 난장판. (1) +2 16.01.30 986 6 20쪽
281 Ⓡ 3장. 열리는 문. (4) +2 16.01.23 840 9 20쪽
280 Ⓡ 3장. 열리는 문. (3) +2 16.01.16 1,014 8 24쪽
279 Ⓡ 3장. 열리는 문. (2) +2 16.01.09 1,054 7 21쪽
278 Ⓡ 3장. 열리는 문. (1) +2 16.01.02 832 9 21쪽
277 Ⓡ 2장. 보다 강인한. (4) +4 15.12.26 1,006 12 21쪽
276 Ⓡ 2장. 보다 강인한. (3) +8 15.12.19 1,029 9 26쪽
275 Ⓡ 2장. 보다 강인한. (2) +4 15.12.12 991 11 19쪽
274 Ⓡ 2장. 보다 강인한. (1) +4 15.12.05 1,109 10 22쪽
273 Ⓡ 1장. 가시나무 둥지. (4) +6 15.11.28 1,114 16 19쪽
272 Ⓡ 1장. 가시나무 둥지. (3) +6 15.11.21 1,255 14 22쪽
271 Ⓡ 1장. 가시나무 둥지. (2) +8 15.11.14 1,028 11 22쪽
270 Ⓡ 1장. 가시나무 둥지. (1) +4 15.11.07 881 7 22쪽
269 Ⓡ <12권. 미래(未來)의 지표 前> 프롤로그 : 시작, 궤멸, 재생의 역사 +6 15.10.31 1,231 9 26쪽
268 Ⓡ <11권. 애증(愛憎)의 파편> 에필로그 : 각자의 밤 (+ 작말후기) +4 15.08.08 890 12 24쪽
267 Ⓡ 8장. 웃을 수 없는 영화. (7) +4 15.08.01 1,031 16 21쪽
266 Ⓡ 8장. 웃을 수 없는 영화. (6) +4 15.07.26 818 10 25쪽
265 Ⓡ 8장. 웃을 수 없는 영화. (5) +4 15.07.18 833 11 25쪽
264 Ⓡ 8장. 웃을 수 없는 영화. (4) +2 15.07.11 1,073 11 22쪽
263 Ⓡ 8장. 웃을 수 없는 영화. (3) +4 15.07.04 1,388 14 20쪽
262 Ⓡ 8장. 웃을 수 없는 영화. (2) +4 15.06.27 1,317 16 21쪽
261 Ⓡ 8장. 웃을 수 없는 영화. (1) +4 15.06.20 1,544 13 32쪽
260 Ⓡ 7장. 만화경(萬華鏡). (4) +6 15.06.14 1,341 15 27쪽
259 Ⓡ 7장. 만화경(萬華鏡). (3) +4 15.06.07 968 13 25쪽
258 Ⓡ 7장. 만화경(萬華鏡). (2) +2 15.05.30 1,290 12 29쪽
257 Ⓡ 7장. 만화경(萬華鏡). (1) +12 15.05.23 955 13 24쪽
256 Ⓡ 6장. 바퀴는 멈추었다. (5) +4 15.05.17 1,067 14 22쪽
255 Ⓡ 6장. 바퀴는 멈추었다. (4) +4 15.05.16 911 15 21쪽
254 Ⓡ 6장. 바퀴는 멈추었다. (3) +2 15.05.10 1,036 18 27쪽
253 Ⓡ 6장. 바퀴는 멈추었다. (2) +4 15.05.09 1,076 18 23쪽
252 Ⓡ 6장. 바퀴는 멈추었다. (1) +4 15.05.03 1,107 9 22쪽
251 Ⓡ 5장. 돌고 도는. (3) +4 15.05.02 1,096 11 23쪽
250 Ⓡ 5장. 돌고 도는. (2) +4 15.04.26 1,000 13 23쪽
249 Ⓡ 5장. 돌고 도는. (1) +4 15.04.25 1,120 13 22쪽
248 Ⓡ 4장. 모자라고 비었기에, 갈구하고 채워진다. (3) +2 15.04.19 1,019 12 21쪽
247 Ⓡ 4장. 모자라고 비었기에, 갈구하고 채워진다. (2) +4 15.04.18 1,113 15 21쪽
246 Ⓡ 4장. 모자라고 비었기에, 갈구하고 채워진다. (1) +6 15.04.12 1,437 13 18쪽
245 Ⓡ 3장. 무대 뒤의 속삭임. (3) +6 15.04.11 1,339 16 17쪽
244 Ⓡ 3장. 무대 뒤의 속삭임. (2) +6 15.04.04 1,261 12 28쪽
243 Ⓡ 3장. 무대 뒤의 속삭임. (1) +6 15.03.28 1,439 15 18쪽
242 Ⓡ 2장. 맺은 끈과 꼬인 끈. (3) +2 15.03.25 1,395 17 17쪽
241 Ⓡ 2장. 맺은 끈과 꼬인 끈. (2) +4 15.03.21 1,149 12 18쪽
240 Ⓡ 2장. 맺은 끈과 꼬인 끈. (1) +2 15.03.18 1,298 15 19쪽
239 Ⓡ 1장. 빛과 그림자. (3) +4 15.03.14 1,381 20 17쪽
238 Ⓡ 1장. 빛과 그림자. (2) +4 15.03.11 1,299 16 15쪽
237 Ⓡ 1장. 빛과 그림자. (1) +8 15.03.07 1,428 20 18쪽
236 Ⓡ <11권. 애증(愛憎)의 파편> 프롤로그 : 일방통행 +8 15.02.27 1,746 20 12쪽
235 과거의 유산 후기 & 공지 +16 14.12.29 1,521 19 3쪽
234 Ⓡ <10권. 과거(過去)의 유산> 에필로그 : 바보 이반의 나라는 평화로웠다 +10 14.12.28 1,277 23 27쪽
233 Ⓡ 8장. 죽음에 이르는 병. (3) +10 14.12.27 1,047 19 28쪽
232 Ⓡ 8장. 죽음에 이르는 병. (2) +10 14.12.21 1,194 16 26쪽
231 Ⓡ 8장. 죽음에 이르는 병. (1) +12 14.12.20 1,680 21 22쪽
230 Ⓡ 7장. 요구받은 혈채(血債). (3) +14 14.12.14 1,403 18 16쪽
229 Ⓡ 7장. 요구받은 혈채(血債). (2) +6 14.12.13 1,167 27 22쪽
228 Ⓡ 7장. 요구받은 혈채(血債). (1) +12 14.12.07 1,433 19 18쪽
227 Ⓡ 6장. 피로 씻은 피. (3) +10 14.12.06 1,722 21 19쪽
226 Ⓡ 6장. 피로 씻은 피. (2) +12 14.11.30 1,467 25 20쪽
225 Ⓡ 6장. 피로 씻은 피. (1) +12 14.11.29 1,623 23 16쪽
224 Ⓡ 5장. 장미꽃밭 아래 피어나는 양귀비꽃. (3) +12 14.11.26 1,711 20 16쪽
223 Ⓡ 5장. 장미꽃밭 아래 피어나는 양귀비꽃. (2) +14 14.11.23 2,045 19 19쪽
222 Ⓡ 5장. 장미꽃밭 아래 피어나는 양귀비꽃. (1) +10 14.11.22 1,593 23 22쪽
221 Ⓡ 4장. 겨울을 대비하는 이들의 자세. (3) +14 14.11.19 1,630 30 19쪽
220 Ⓡ 4장. 겨울을 대비하는 이들의 자세. (2) +16 14.11.16 1,330 22 21쪽
219 Ⓡ 4장. 겨울을 대비하는 이들의 자세. (1) +8 14.11.15 1,605 19 18쪽
218 Ⓡ 3장. 음모의 시작. (3) +12 14.11.12 1,745 22 21쪽
217 Ⓡ 3장. 음모의 시작. (2) +4 14.11.11 1,590 25 19쪽
216 Ⓡ 3장. 음모의 시작. (1) +8 14.11.10 1,505 23 20쪽
215 Ⓡ 2장. 마음의 끈. (3) +14 14.11.09 1,742 39 21쪽
214 Ⓡ 2장. 마음의 끈. (2) +6 14.11.08 1,627 24 25쪽
213 Ⓡ 2장. 마음의 끈. (1) +6 14.11.02 1,585 27 20쪽
212 Ⓡ 1장. 그들의 봄. (3) +10 14.11.01 1,321 15 12쪽
211 Ⓡ 1장. 그들의 봄. (2) +12 14.10.26 1,719 19 14쪽
210 Ⓡ 1장. 그들의 봄. (1) +6 14.10.25 1,701 26 18쪽
209 Ⓡ <10권. 과거(過去)의 유산> 프롤로그 : 10년, 그 변화의 흐름 +12 14.10.20 1,501 33 6쪽
208 변혁의 시대 후기 & 설문. +18 14.10.12 1,372 25 8쪽
207 Ⓡ <9권. 변혁(變革)의 시대> 에필로그 : 변혁의 시대 +14 14.10.11 1,817 29 28쪽
206 Ⓡ 8장. 두려움을 지우는 말. (3) +8 14.10.10 1,583 21 17쪽
205 Ⓡ 8장. 두려움을 지우는 말. (2) +10 14.10.09 1,343 24 20쪽
204 Ⓡ 8장. 두려움을 지우는 말. (1) +8 14.10.08 1,444 23 19쪽
203 Ⓡ 7장. 경계선. (3) +10 14.10.07 1,605 22 16쪽
202 Ⓡ 7장. 경계선. (2) +6 14.10.06 1,434 19 18쪽
201 Ⓡ 7장. 경계선. (1) +14 14.10.05 2,117 21 18쪽
200 Ⓡ 6장. 신의 아들. (3) +12 14.10.04 1,703 27 18쪽
199 Ⓡ 6장. 신의 아들. (2) +10 14.10.01 1,841 27 25쪽
198 Ⓡ 6장. 신의 아들. (1) +10 14.09.30 1,430 26 23쪽
197 Ⓡ 5장. 돌이킬 수 없는 일. (3) +4 14.09.29 2,449 21 19쪽
196 Ⓡ 5장. 돌이킬 수 없는 일. (2) +8 14.09.28 1,738 23 21쪽
195 Ⓡ 5장. 돌이킬 수 없는 일. (1) +10 14.09.27 1,875 24 22쪽
194 Ⓡ 4장. 많이 아픈 찔러보기. (3) +8 14.09.26 1,956 28 16쪽
193 Ⓡ 4장. 많이 아픈 찔러보기. (2) +4 14.09.25 1,609 29 15쪽
192 Ⓡ 4장. 많이 아픈 찔러보기. (1) +8 14.09.23 1,723 25 18쪽
191 Ⓡ 3장. 불편한 진실. (3) +20 14.09.21 2,154 33 21쪽
190 Ⓡ 3장. 불편한 진실. (2) +8 14.09.19 1,718 22 17쪽
189 Ⓡ 3장. 불편한 진실. (1) +8 14.09.18 1,638 32 19쪽
188 Ⓡ 2장. 인간의 땅. (3) +6 14.09.16 1,986 33 19쪽
187 Ⓡ 2장. 인간의 땅. (2) +8 14.09.15 1,924 21 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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