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대마왕k님의 서재입니다.

리어스(Re Earth)

웹소설 > 일반연재 > SF, 판타지

대마왕k
작품등록일 :
2014.01.14 00:13
최근연재일 :
2021.06.12 14:54
연재수 :
380 회
조회수 :
573,988
추천수 :
9,808
글자수 :
3,615,518

작성
16.01.16 13:25
조회
1,014
추천
8
글자
24쪽

Ⓡ 3장. 열리는 문. (3)

한 권이 끝날 때, 가슴에 남는 글이 되길 바랍니다.




DUMMY





인간은 항상 새로운, 그리고 남이 모르는 정보를 탐한다. 그것은 스스로의 성장을 위한 것도 있지만, 남보다 우위에 서기 위한 욕구의 발현도 만만치 않다.


또한 자신의 이해를 넘어서는 사실이 있다면, 정말로 모를 경우와 속고 있다는 두 가지 선택지 중 대개 후자를 고른다. 확률은 전자가 훨씬 높음에도 후자를 택하는 것은, 인간은 스스로의 무지를 용납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속는 것은 속이는 놈이 나쁘지만, 무지는 오직 스스로의 책임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쉬이 음모론과 반지성주의에 빠진다.


그 욕구를 채워주는 황색언론, 그리고 폭로 단체는 꾸준히 등장하고 번성했다. 세기 초 등장한 SNS와 개인방송은 그 온상이다.


그런데 다소 비주류라 할 수 있었던 미국의 폭로 사이트 더 팩트(The Fact)는, 단 한 건으로 단숨에 주류에 올라섰다.


<인간 유전자 지도, 마침내 그 베일을 벗다.>


2067년 8월 16일. 더 팩트가 자체 사이트를 통해 터트린 이것은, 바로 아샤르가 비밀로 보유하던 현생 지구 인류의 완전한 설계도였다.


비록 지구에서도 인간 유전자 구조는 온전히 밝혀냈다 해도, 아직까지는 그 조합과 효능에 대해서는 진척이 더딘 상황이다. 때문에 이것만 가지고는 인류 고질의 유전병을 근본적으로 제거할 수 없었다.


그러니 더 팩트에서 내놓은 지구 인류의 설계도는 다르다. 비록 아샤르 기술 기반이라 신중한 해석이 필요하다 해도, 장차 의학 및 유전학에서 획기적인 성과를 가져올, 정녕 사상 최대급의 보물지도일 것이다.


하지만 그에 이은 두 번째가 진정한 폭탄이었다.


<아샤르가 지구 인류에게 묶은 속박의 사슬?>


두 편의 논문으로 이루어진 이 폭로는, 아샤르 영자공학의 일부이자 영자각인(靈子刻印)으로 번역되는 ‘아카르 에드라’ 에 대한 대략적인 개념과 설명이다.


영자집합체에서 부여받아야 하는 영혼. 그것을 인공적으로 생성하는 것은 아샤르에서도 불가능의 영역이다. 하지만 그릇에 따라 물의 형태가 고정되듯이, 영혼 자체는 조종할 수 없지만 대신 그것이 담기는 육체를 조종해 최종적으로 영혼에 대한 제어를 행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영자공학은 뇌와 신경계를 조작, 그 본능과 행동 알고리즘을 프로그래밍의 형식으로 짜 넣어 어떤 결과와 행동을 끌어낼 수 있다.


친위기사의 세뇌 및 감정제어가 바로 이 기술의 응용이다. 그 영혼 역시 영자집합체에서 내려와 본질적으로 인간과 다르지 않다. 하지만 일반인이 아닌 친위기사의 육체에 혼이 깃드는 순간, 육체에 심어둔 정신제어의 영향을 받게 되어 일반인과 달라지는 것이다.


즉, 육체가 정신과 영혼을 지배하는 것이 영자각인의 효능이다.


두 번째 논문이 문제가 된 것이 부분이다. 이 기본개념과 공식 일부를 설명하면서, 더불어 지구 인류 유전자에 존재하는 영자각인의 존재를 폭로했기 때문이다.


그 특성을 보자면, 일단 각인 자체가 지구인에게만 있고 아샤르 인에게는 없는 것이며, 문제가 된 부분은 하필이면 그 친위기사의 세뇌 부분과 꽤나 유사한 구성을 보이고 있다.


그럼 이 역시, 세뇌나 정신제어를 위한 것일 가능성이 매우 높지 않을까?


‘정원인 지구는 개발하지 않으며 발을 디디지 않는다.’


시조인 아파켄 황제의 이 유훈에 따라, 아샤르는 태양계 도착 이후에도 근 1만년 동안 우주에서 머물렀다. 그리고 첫 왕조교체이자 최초의 내전이라는 큰 진통을 겪은 탓에, 그들은 비로소 그 유훈을 수정하여 지상강하를 결정했다.


지구에서 살기 위해서는 인종개조가 필요하다. 때문에 그들은 선행실험체, 즉 프로토 타입으로 현생 지구 인류를 탄생시키고 그 결과를 자신들에게도 적용했다.


그런데 엉뚱하게도, 아샤르인들은 실험 후 쓸모가 없어진 현생 인류를 폐기하는 대신, 오히려 자신들도 성역으로 여긴 지상을 그 터전으로 허락했다.


그것은 일반적으로 알려진 뜻, 즉 스스로에 대한 두려움으로 만약을 대비해 자신들과 닮고 피를 이은 후손을 지상에 남긴 것일 수도 있다.


또한 어떤 소수 입장을 대변한다면, 적당히 조소하며 그 불행을 즐겨 행복감을 찾는 대상으로 삼은, 상당히 고약한 심보일 수도 있을 것이다.


어찌 되었든 현생 인류는 아샤르의 피조물이다. 이 사실 자체도 충분히 충격이라, 아샤르의 등장으로 고전의 종교계와 철학 및 문화계는 큰 타격을 입어야만 했다.


그런데 저들이 육체를 만든 것에 그치지 않고, 무언가의 정신적인 제어까지 했는데도 지금껏 입을 다물고 있었다면? 이는 더더욱 충격이 아닐 수 없다.


“이 영자각인의 존재를 볼 때 아샤르는, 혹시 모를 지구 인류의 반란 혹은 피조물인 주제에 자신들을 능가할 경우를 대비해, 우리들을 아예 영혼 차원에서 언제든지 구속하고 속박할 수 있는 사슬을 심어 두었던 것 아닐까요? ...그리고 우리는 이에 저항할 수 있을까요?”


북적이는 기자회견장에서, 더 팩트 오너인 아서 클라인 주니어는 분노하기보다는 차라리 울먹이고 있었다.


“물론 이것이 진실이라 확신할 수는 없죠. 검증이 필요하겠죠. 허나 이것이 단순한 오해이기를, 아샤르 사람들보다 오히려 저희들이 바라고 있습니다. ...따라서, 지금껏 세계에 수많은 은혜를 베풀어 오신 아샤르 황제 세라비 칼스 카이 폐하께, 저희들이 신뢰를 보낼 수 있는 책임 있는 해명을 감히 원합니다.”


터지는 플래시 속에서 클라인은 고개를 숙였다.




보고를 접한 아샤르 정부는, 곰에게 공격당한 벌집처럼 대난리가 났다.


“의혹에 대한 사실 여부는 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지금 그게 중요하진 않아요. 대체 저들이 어떻게, 엄연히 기밀이었던 영자역학 이론과 지상인 설계도를 손에 넣은 겁니까? 이건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합니다.”


어전 회의에서 기술상서 데카트는 분통을 터트렸다.


환갑에 이른 그는 젊은 시절부터 아샤르에서 손꼽히는 기술 관료로, 과거의 쉐노르처럼 일부 과학자에게나 드물게 주어진 영자공학 접근권한을 가지고 있다.


그런 그가 검토한 바, 더 팩트의 자료에 쓰인 개념과 실증도 및 공식은, 믿기 힘들게도 정통 영자역학에서 근거했다는 것도 알아냈다.


하지만 그 이상은 무리였다. 영자각인에 쓰인 지식수준은 아주 높다. 때문에 로사에 분석을 의뢰해야 하지만, 그러기 위해선 황제의 허락이 필요하고 로사도 답변을 거부했다.


이게 대체 무엇이기에 이리도 꽁꽁 묶어놓은 것일까.


천성적인 과학자인 그의 궁금증은 상당했지만, 지금 그게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영자역학, 그 지고무상의 기밀에 감히 지상인의 손이 닿은 것이다...!


경악의 화산이 격렬한 분화를 멈추자, 이번에는 불쾌감의 해일이 드높이도 몰려왔다.


“그렇다면 미국 정부에 대해, 더 팩트에 대한 압수수색과 수사 및 관련자 소환 요구를 제안하는 바입니다. 그 재판 및 처벌권도 아샤르 단독으로 가져오고요.”


“...하지만 쉬이 받아들이겠습니까? 저들 국민인데요?”


외무상서 알론 테일러가 어렵게 반론했다. 하지만 내무상서 온케르의 격노가 절벽에 부딪힌 바닷바람처럼 거세게 되돌아왔다.


“엄연히 조약 위반인데 지금 불만을 신경 쓸 때입니까? 오히려, 지금 당장 전쟁을 걸지 않는 것을 다행으로 생각해야 할 겁니다.”


아무리 더 팩트가 민간조직이라도, 조약을 위반하여 아샤르 기밀을 손에 넣고 공개까지 함은 문제가 된다.


미국과 범죄자인도협정을 맺고 있는 아샤르는, 이들의 신병을 요구하고 아샤르 법으로 처벌할 권한이 있다. 만약 미 정부가 거부할 경우 조약에 따라 전쟁 사유까지 된다.


하지만 황제가 바로 주의를 주었다.


“발언이 다소 과하다. 함부로 전쟁을 들먹이다니.”


이번에는 온케르도 숙이지 않았다.


“하오나, 아샤르 기밀을 저들이 손에 넣은 것도 모자라 대놓고 공표요? 후환이 두렵지 않다는 것을 넘어서서, 아예 우리가 우습다는 것 아닙니까?!”


“다른 문제로...”


기술상서 데카트가 재빨리 끼어듦은, 스스로도 과하게 불붙은 분위기를 우려하여 화제를 돌리기 위함이었다.


“더 팩트의 의혹에 대해 해명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소신도 보았습니다만 영자각인의 존재 자체는 사실인 듯한데, 혹시 폐하께서 아시는 바가 있으신지요?”


오랜 세월 수련한 황제는 영자역학의 권위자. 때문에 이는 당연한 질문이었다. 하지만 일동은 물론 배석한 로이엘도 마찬가지로 놀라고 말았다.


알면 알고 모르면 모른다고 정직하게 말할 황제가, 마치 찰떡이라도 삼킨 것처럼 침묵함은 무엇을 뜻하는가?


이윽고 황제는 눈에 띄게 불편한 표정으로,


“없지는 않지만 밝힐 수 없다. 왜냐, 로사관리 특 1급 기밀 정보거든.”


잔뜩 기가 질린 모두는 서로를 쳐다보기 바빴다.


그 말인즉슨, 최고의 열람권이 있는 황족에게도 막아둔, 사실상 황제에게만 허락된 기밀이라는 이야기다.


이쯤 되자 모두가 궁금증을 느꼈다. 하지만 이제 이걸 캐려는 자체가 반역죄다. 데카트는 침을 삼키며,


“...공표할 수 없겠군요. 그럼 어떻게 합니까?”


“이제부터 고민해야지. 짐, 그리고 경이.”


“...야근이군요. ...아내에게 전화할 시간은 주세요...”


그리하여, 기술성이 해명거리를 찾는 동안 외무성은 미국 정부에 관리 책임을 물어 항의하며, 안전보장원에 의한 더 팩트의 압수수사 요청을 덧붙이기로 했다.


모두가 불쾌한 표정이었지만, 가장 불쾌하고 찝찝한 이는 따로 있었다.


황후궁을 찾은 황제는, 뒤를 쫓듯 들이닥친 누구 덕에 겉옷도 벗지 못했다.


“...더 팩트의 주장이 사실은 아니겠죠?”


심상찮은 딸의 눈빛에 황제는 미간을 좁혔다.


아무리 자식이라도 통보도 없이 찾아오는 것은 무례다. 하지만 딸은 멈추지 않았다.


“내용은 몰라도 진위 여부 정도는 알려주셔도...”


“진짜라면 어떻게 할 거냐?”


질린 표정으로 반문조차 못한 딸을 두고, 당혹한 아내가 가져다준 술잔을 받은 황제는 씁쓸히 웃었다.


“아니라면 아무 문제없겠지. 하지만 설령 그게 진짜라도, 넌 대체 뭘 어떻게 할 거라고 달려왔느냐?”


“...진짜에요? 정말 그 영자각인은 지구인의 정신을 지배하기 위한... 그런 건가요?”


“만약의 경우, 그 때의 네 대응을 묻는 거다. 그 정도는 생각하고 뛰어와야지.”


너무 놀라 뛰어왔을 뿐 생각이 미치지 못했다.


“만약 사실이라면...”


입술을 문 순간 베아르의 얼굴이 떠오른 그녀였다.


“아샤르는 조금 다른 동족이 아니라, 그저 언제든지 갖고 놀 수 있는 장난감을 만든 거네요...?”


지구 인류의 정신을 제어한다. 그 이용가치가 어떤 것인지는 몰라도, 만약 그들을 위험하게 하는 것이라면 어떻게든 막고 싶다.


각오와 불안으로 점철된 굳은 표정의 딸을 바라본 황제는 그저 쓰게 웃다,


“대답을 들을 수 없는 질문으로 나를 곤란하게 만들 셈이냐? 대응을 정한 후 다시 찾아오렴.”


술잔을 비우며 일어선 황제는 아내에게,


“오늘은 그냥 갈게... 나중에...”


“...네.”


남편을 배웅하고 돌아온 세리사는 딸의 손을 잡으며,


“대체 무슨 일이니? 정무궁에서 무슨 일 있었어?”


사정을 들은 세리사는 생각하느라 침묵해버렸지만, 만족하지 못한 로이엘은 거듭 매달리듯 물었다.


“혹시 어마마마는 들으신 것이 없으세요...?”


“없어. ...그래도 이번에는 네가 잘못했어.”


당혹한 딸에게 어머니는 조금 웃으며,


“아버지를 아직 모르니? 설령 그 영자각인이 정녕 위험한 것이었다면, 어떻게든 위험을 덜어주려고 수를 쓰셨을 거야. 그렇지 않다면 관리 여하에 따라 괜찮거나, 아니면 이미 사장된 의미이거나... 그런 거 아닐까?”


어머니는 딸의 어깨를 싸안으며,


“네가 황태녀 책봉을 받은 후, 바로 그 계획을 말할 정도로 아버지는 널 신뢰하셔. 그런데 막상 네가 불신을 표한다면 아버지는 실망하실 거야. 안 그래...?”


“...잘못했어요.”


그녀는 후회감에 젖었다. 아버지의 매우 긴 그 이야기를 듣고 난 후, 그녀 역시 지구의 행복한 미래를 연상했다. 또한 베아르 어머니와는 별개로, 자신에게 잘해주는 아버지를 척지지 않아도 됨에 다시 즐거웠다.


가끔 베아르나 아카기가 꿈에 나왔다. 흉몽일 때는 두 사람 다 피눈물을 흘리고 있고, 그럴 때마다 소스라치게 놀라 땀에 흠뻑 젖은 몸을 일으키곤 했다.


지금도 그렇지 않다는 것은 아니나 빈도는 훨씬 줄었다. 스스로의 날카로움이 무뎌지는 것은 일견 불쾌하지만, 또한 안도감이 느껴지는 것도 부정하기 힘들다.


“어째서 제게 직접 말씀하지 않으시고...”


“그러려면 널 야단쳐야 하잖니. 그건 또 싫으신 거지. 그러니 내게 남은 일을 맡기고 가신 거고...”


후회감은 두 배가 되었다.


“...용서를 빌러 가야겠어요.”


이 아이는 결단은 물론 행동도 빠르다. 세리사는 딸의 엉덩춤을 격려하듯 두들겼고, 북궁으로 향한 로이엘은 즐거운 마음을 가지려 애를 썼다.


...아버지는 나를 사랑하고, 또한 지구인들도 사랑하셔. 그들이 다칠 일은 만들지 않으실 거야.


...괜찮을 거야.




더 팩트의 폭로는 즉각적인 공포를 불렀다.


호의는 꾸준히 보였지만, 여전히 속 모르는 저 외계인들이 내 머릿속에 무슨 짓을 해놓았을지 모른다. 또 벗어날 방법도 아직 전혀 알 수 없음은 매우 원초적인 불안이었다.


성급한 자들은 빨리 진실을 내놓으라 재촉했고, 진중한 이들은 공식 해명을 기다려보자 하면서도 불안에 떨었다. 하지만 해명 이전에 법적 분쟁이 먼저 벌어졌다.


2066년 9월 22일. 아샤르 정부에서는 아샤르 검찰 주관으로, 더 팩트 간부의 구속수사 및 사무실과 서버에 대한 압수수색을 허용할 것을 미합중국에 요청했다.


내심 벌레 씹은 기분이었을 레이코크는 마지못해 허락은 했다. 대신 용의자들은 미국 시민이므로, 정식 기소 전까지의 조사는 미국에서 하고 보석도 허용하도록 역으로 요청해, 아샤르 외무성도 이를 받아들였다.


그렇게 아서 클라인 대표 이하 7명의 더 팩트 간부가9월 24일부터 29일의 6일 동안, 현지로 파견된 검사와 수사관과 안전보장원 요원들의 감시 속에 교대로 강도 높은 조사를 받은 후 보석금을 내고 풀려났다.


조사 결과를 받아든 법무상서 메르신은 기가 찬 표정으로 황제를 알현했다.


“황태녀 전하의 책봉식 즈음이었던 지난 6월 초. 시카고에 위치한 더 팩트 사무실에 USB 메모리 하나가 우편으로 왔답니다. 그리고 그 안에 든 것은, 엑셀과 워드 파일로 된 논문 및 보도용 자료들이었습니다.”


출처는 몰라도 그 목차만으로도 경악한 더 팩트는, 진보파 과학자들에게 은밀히 분석을 의뢰했다.


양자의 기술 격차는 몹시 크지만, 그래도 지난 세월 지구 학문의 초점은 새로운 기술개발보다는 앞선 아샤르 기술의 해석에 집중되었다. 그런 탓에 조금은 노하우가 쌓인 상황이니 분석도 그럭저럭 가능했다고 한다.


하지만 분석이 용이했던 것은 더 큰 이유가 있었다. 입수한 샘플을 살펴본 황제는 부지불식 신음했다.


그 내용은 눈에 익은 것으로, 바로 황족 아이에게 가르치는 영자역학 입문 내용과 대동소이했기 때문이다.


아무리 황족이 특수 인종이라도 아이는 아이라, 그에 맞추어 오랜 세월 축적된 교육법이 존재한다. 그렇다면 지구인들도 그리 어렵지 않게 개념을 파악할 수 있다.


이것으로 그 자료의 출처는 베아르로 확정이다. 시간이 제법 있는 현왕들은 자녀를 직접 가르치지만, 국정에 바쁜 황제의 아이라면 필요한 기초를 제이낙이 가르치는 경우가 많다.


베아르는 파우르와 코에카를 가르쳤으며, 세리사의 스승도 에이네다.


“그래서... 더 팩트도, 그 영자각인의 존재 및 가동구조를 어느 정도 이해했다는 것까진 알겠다. 하지만 우리에게 서면질의라도 하지 않고...?”


“폭로가 인생의 낙인 놈들이 체면을 보겠습니까. 오히려 당당하게, 차마 말씀드리기 힘든 말을 외치더군요.”


“뭐라고 하던가? 그대로 말하게. 빼먹지 말고.”


메르신은 송구한 듯 고개를 조금 숙이며,


“...그게 말이죠. 이보쇼, 당신들 황제에게 해명을 요구했는데, 막상 해명을 하기보다 우리를 잡기부터 했잖소? 그럼 물어봤자 빤한 것 아니었겠소? 그럴 바에야 당당하게 퍼트린다면, 설령 우리는 잡혀가도 해명을 하지 않곤 못 배길 것 아니오? ...라고요.”


“그럼 해명을 강요하기 위해 일부러?”


“그런 셈이지요. 더불어... 이건 말씀드려도 되는지...”


“왜, 욕이라도 하던가? 말해보게나.”


“...클라인이 말하기를, 아샤르가 지금껏 세계에 좋은 일을 많이 한 것은 알겠지만, 그래도 이걸 제대로 해명하지 못하신다면... 폐하께서는 무언가 음흉한 꿍꿍이를 가진, 그런 두 얼굴의 사나이를 피하기 힘드실 거라고... 꼭 좀 전해달랍니다.”


난감한 듯 검지로 볼을 찌르던 황제는 문득 웃으며,


“뭔 소리야. 이미 이 정도 얼굴이 있는데, 굳이 두 번째 얼굴이 필요하겠나.”


메르신도 황제의 밥을 오래 먹었다. 때문에 이런 생뚱맞은 농담 따먹기는, 오히려 깊은 고민의 반증임을 익히 안다. 그는 딱히 반론하지 않고 대신 물었다.


“...해명은 준비되었습니까? 기술성에서는요?”


“데카트가 고민하고 있지만 그도 뭘 알아야지. 그러니 주장 자체를 철저히 음모론으로 몰아붙이는 쪽으로... 마음에는 안 드는 방식이지만 할 수 없지.”


“그렇다면 설득력이 떨어질 수도 있겠는데요. ...감히 말씀드립니다만, 여파가 크지 않다면 아예 진실을 공개하시는 것은 어떻...”


메르신은 순간 고개를 흔들며,


“아뇨, 여파가 클 수 있기 때문에 봉인지식이었겠지요.. ...잊어주십시오.”


“...약간만 말하지만 경이 생각하는 만큼은 위험해. 따라서 이 사실은 말할 수 없다. 더 팩트의 배후를 캐는 것은 어디까지나 외무성 및 안전보장원의 몫으로 하고, 법무성에서는 기소와 처벌에만 집중해주게나.”


가디언즈가 배후라는 굳은 심증이 생긴 이상, 일반부서는 앞으로 이 일에서 제외시킬 필요가 있었다.


그것은 대외비인 베아르의 존재 때문으로, 황실이 관리하는 능력자인 친위기사 중 배신자가 나왔다는 것은 곧 국민 불안의 첩경이다. 게다가 아샤르 출신이 조국에 반기를 듦은 자체 정당성에도 좋지 않다.


반면 베아르가 자기 출신을 밝힐 확률도 낮다. 그 수장이 아샤르 출신이라는 점은, 지구의 수호자를 자칭하는 가디언즈에게도 큰 약점이다.


하지만 막상 이만한 일이 벌어졌으니 그저 장담할 수는 없었다. 그런 연고로 황제는 안전보장원에만 연관 사실을 밝힌 후, 그동안 미뤄두었던 가디언즈의 재추적을 시사했다. 원장 승계 5년이 되어서 가장 큰 건을 맞이하게 된 스즈키는 긴장 속에서 조직을 점검했다.


10월 17일. 아샤르 기술상서 데카트 백작이, 그동안 문제가 되어온 더 팩트의 의혹에 대한 입장을 공표했다. 하지만 그 내용은 해명이 아닌 오히려 질책이었다.


“더 팩트가 위험을 감수하고 공개함을 증거로 삼은 것. 그 용기에는 경의를 표합니다. 하지만 그 배후에는 아샤르 외의 유일한 영자력 습득자. 가디언즈가 있을 것이 분명합니다. 물론 영자각인이 친위기사의 정신제어와 닮은 부분은 인정하나, 그들이 사멸하기 직전 최후의 발악으로, 가진 지식을 동원해 세상의 혼란을 유도하려 그럴듯하게 조작했을 거라 판단하고 있습니다.”


물론 아샤르도 결정적인 반박을 할 수는 없다. 아는 것이 없기 때문에 할 수 있는 말도 제한적이었다.


로사가 관리하는 기밀을 손댄다는 것은 설령 황제라도 함부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고로 방법은 없으나, 그것이 의미가 없거나 무해할 것임은, 그 사용례가 한 번도 없음으로 믿고 있다. 아샤르는 그리 주장했다.


“또한 저희 시조, 아파켄 폐하의 유언에 따라... 자격 없는 자가 영자력 영역에 손을 대는 것, 그리고 설령 황족일지라도 그 내용을 입에 올림은 중죄입니다. 그러니, 이미 풀려버린 자료라도 이를 더 분석함은, 향후 처벌대상이 될 수 있음을 유념해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아샤르가 반박 증거를 대지 못함이 곧 우리의 불의를 증명하는 것이 아님을, 여러분은 부디 유념해주길 바란다. 만약 의심하려면. 현재 스스로 차고 있는 그 정보팔찌를 비롯한, 여러분이 누리고 있는 아샤르의 모든 이기와 그 혜택부터 의심해야 할 것이다.


모든 공표를 마친 데카트가 못을 박았다.


“바른 진실과 흉악한 음모론은 구분하기 어려울 때가 있으나, 부디 그 혜안을 여러분에게 기대하겠습니다.”


미사여구를 덕지덕지 발랐지만, 결국 노코멘트 할 터이니 앞으로 모두 입을 다물라는 말이다.


이는 지금껏 아샤르가 행해왔던, 사소한 것도 자세히 알려주고 친절하고도 꼼꼼했던 일처리 방식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다. 덕분에 그동안 가졌던 호의만큼, 불안감과 배신감이 세상에 퍼졌다.


“지금 그것도 해명이라고 한 거냐?”


“기밀이고 뭐고 당장 밝혀내! 대체 내 머릿속에 뭔 짓을 한 거냐?”


그런 시위가 세계 곳곳에서 벌어졌고, 수많은 학자들은 더 팩트가 공개한 이론에 따라 유전자 지도와 영자각인에 대한, 하지만 위험하게도 아샤르의 허락 없는 검증에 아주 몰래 들어갔으며 언론은 연일 떠들었다.


신분과 공적에 따른 정보제한에 익숙한 순혈들도, 대체 얼마나 기밀이기에 그 방대한 로사 정보 중에서도 몇 개 없다는 특급으로 묶인 것인지 궁금해 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더 캐려고 들진 않았다. 수문장인 로사는 그들에게 절대 가치였다.


또한 지구 인류에 대해서는 악감정을 품었다. 지금껏 우리 기술을 넙죽 받아 큰 검증도 없이 잘도 사용한 주제에, 이번엔 모처럼 약점을 잡았다 싶어 출처도 불분명한 의혹을 이렇게나 떠드는 저의가 뭔가?


또한, 어머니 로사가 정한 금기에 외부인인 저들이 무슨 배짱으로 함부로 달려드는지?


덕분에 세상은 금방 시끄러워졌다.


물론 이 해명이 최선책이 아님은 황제도 정부도 알고 있었다. 지구 인류에게 영자력은 생소하고 어려운 학문. 때문에 이것저것 섞고 그럴듯한 말을 붙인다면, 필요한 거짓은 만들 수 있고 또 그게 최선책이리라.


하지만 황제가 그렇게 하지 않았음은, 거짓말을 할 줄 몰라서가 아니라 그 배후의 문제였다.


일련의 사태 뒤에는 가디언즈가 있다. 그들이 품고 있을 의도와 역량을 정확히 알지 못한다면 거짓말은 오히려 긁어 부스럼이다.


만약 그들이 거짓 해명을 반박할 역량이 된다면 그 자체로 큰 흠이 된다. 그러니 차라리 처음부터 우리도 모른다는, 그런 음모론으로 모는 쪽이 훨씬 이득이다.


진실이 온전한 진실이 되기 위해서는, 그것이 진실이라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불신에 빠진 인간에게는 분명한 진실도 거짓이 되고, 신뢰하는 이가 말한 거짓은 진실보다 달콤하다.


그러니 그동안 아샤르가 쌓은 신뢰로 승부할 것이다. 똑같은 유언비어라도 흔들리는 나라와 그렇지 않은 나라, 양자에 미치는 영향은 다르다. 아샤르란 태양이 비춘다면 그 유언비어는 이슬처럼 말라 사라질 터.


관련자들은 그리 생각하며 사태의 진정을 기다렸다.


그렇게 2주가 지나자, 여전히 깊은 의혹을 품으면서도 지구인들도 당장은 어쩔 수가 없었다. 이의를 제기하고 해명에 대한 힐난을 해줄 유일한 집단인 더 팩트가 조사 중이며, 자국 기술을 도둑맞은 아샤르 국내 여론의 서슬이 시퍼랬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원하게 해소되지 않은 진실에 대한 궁금증은, 불안과 의혹의 토양에 묻혀 싹틔우지 못한 씨앗으로나마 뭇 사람들의 마음 구석에 깊숙이 자리 잡았다.


그리고 그것이 싹트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황제의 특명을 받은 안전보장원이 이 사건에 대한 본격적인 수사에 채 착수하기도 전에, 새로운 사건은 전혀 생각지 못한 사각에서 강펀치를 날려 왔다.




수고하셨어요.


작가의말

내용이 깁니다만 중요하니... 할 수 없군요.  

내 머릿 속의 폭탄, 그 의혹. 만약 여러분들이라면 어떻게 반응하시겠습니까?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 작성자
    Lv.99 고철아주큰
    작성일
    16.01.16 16:24
    No. 1

    폭탄이라면 거부하겠지요. 강식장갑 가이버의 예를 들면 우주인의 유전자 조작으로 탄생한 인류가 반기를 드는 상황이고.... 칼스 교장선생님의 친절한 훈화 말씀이 필요할 듯.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대마왕k
    작성일
    16.01.17 00:22
    No. 2

    ...훈화 ㅋ 그러고 보니 지금 쓰고 있는 6장 즈음이 입배틀 벌어지는 중인데, 듣고보니 뭔가의 훈화 같습니다.

    찬성: 0 | 반대: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리어스(Re Earth)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리마스터 완료했습니다. +2 21.06.17 94 0 -
공지 리마스터 중입니다. (전권 종료) +4 21.03.18 226 0 -
공지 대충 추출한 캐릭터들. 20.08.22 364 0 -
공지 비평글 모음(Total 2) 14.08.21 2,003 0 -
공지 추천글 모음(Total 8) +2 14.04.05 2,878 0 -
공지 작품 감상 게시판입니다. +12 14.01.20 3,160 0 -
380 <15권. 괴물(怪物)의 낙원 後 > 에필로그 : 진정 강해지는 법 (+ 작말후기) 21.06.12 96 2 14쪽
379 8장. 괴물의 낙원 (7) 21.06.05 78 2 20쪽
378 8장. 괴물의 낙원 (6) 21.05.28 65 2 19쪽
377 8장. 괴물의 낙원 (5) 21.05.15 63 1 18쪽
376 8장. 괴물의 낙원 (4) 21.05.08 59 1 20쪽
375 8장. 괴물의 낙원 (3) 21.04.30 66 1 19쪽
374 8장. 괴물의 낙원 (2) 21.04.24 66 2 20쪽
373 8장. 괴물의 낙원 (1) 21.04.23 68 1 19쪽
372 7장. 다시 찾은 대지. (7) 21.04.17 71 1 19쪽
371 7장. 다시 찾은 대지. (6) 21.04.16 62 1 19쪽
370 7장. 다시 찾은 대지. (5) 21.04.10 69 2 19쪽
369 7장. 다시 찾은 대지. (4) 21.04.09 67 2 21쪽
368 7장. 다시 찾은 대지. (3) 21.04.03 70 2 20쪽
367 7장. 다시 찾은 대지. (2) 21.04.02 116 1 22쪽
366 7장. 다시 찾은 대지. (1) 21.03.28 78 1 20쪽
365 6장. 동상이몽. (7) 21.03.27 98 1 19쪽
364 6장. 동상이몽. (6) 21.03.21 70 1 18쪽
363 6장. 동상이몽. (5) 21.03.20 92 2 20쪽
362 6장. 동상이몽. (4) 21.03.13 107 1 21쪽
361 6장. 동상이몽. (3) 21.03.12 97 2 22쪽
360 6장. 동상이몽. (2) 21.03.06 71 1 21쪽
359 6장. 동상이몽. (1) 21.03.05 88 1 20쪽
358 5장. 올림포스 아카데미. (6) 21.02.28 125 1 22쪽
357 5장. 올림포스 아카데미. (5) 21.02.28 75 1 20쪽
356 5장. 올림포스 아카데미. (4) 21.02.26 125 1 20쪽
355 5장. 올림포스 아카데미. (3) 21.02.21 182 1 19쪽
354 5장. 올림포스 아카데미. (2) 21.02.20 83 1 20쪽
353 <15권. 괴물(怪物)의 낙원 後> 5장. 올림포스 아카데미. (1) 21.02.19 136 2 18쪽
352 4장. 대탈출(하). (8) -4부 1권 끝- 20.10.03 182 3 22쪽
351 4장. 대탈출(하). (7) 20.10.02 155 2 23쪽
350 4장. 대탈출(하). (6) 20.09.26 153 1 22쪽
349 4장. 대탈출(하). (5) 20.09.25 115 1 22쪽
348 4장. 대탈출(하). (4) +2 20.09.19 119 3 24쪽
347 4장. 대탈출(하). (3) +2 20.09.18 121 2 22쪽
346 4장. 대탈출(하). (2) 20.09.12 124 2 19쪽
345 4장. 대탈출(하). (1) 20.09.11 139 1 23쪽
344 3장. 대탈출(중). (7) 20.09.05 120 1 21쪽
343 3장. 대탈출(중). (6) 20.09.04 107 1 21쪽
342 3장. 대탈출(중). (5) +2 20.08.29 188 1 22쪽
341 3장. 대탈출(중). (4) 20.08.28 118 1 21쪽
340 3장. 대탈출(중). (3) 20.08.22 133 1 24쪽
339 3장. 대탈출(중). (2) 20.08.21 125 1 22쪽
338 3장. 대탈출(중). (1) 20.08.15 161 1 24쪽
337 2장. 대탈출(상). (7) +2 20.08.14 215 1 23쪽
336 2장. 대탈출(상). (6) 20.08.08 182 1 22쪽
335 2장. 대탈출(상). (5) 20.08.07 110 1 21쪽
334 2장. 대탈출(상). (4) 20.08.03 247 1 16쪽
333 2장. 대탈출(상). (3) 20.08.02 176 1 21쪽
332 2장. 대탈출(상). (2) +2 20.08.01 144 1 25쪽
331 2장. 대탈출(상). (1) +2 18.10.14 336 3 20쪽
330 1장. 역사의 변화는 언제나 격류. (3) +2 18.09.08 328 2 21쪽
329 1장. 역사의 변화는 언제나 격류. (2) +2 18.09.01 333 3 21쪽
328 1장. 역사의 변화는 언제나 격류. (1) +4 18.08.25 300 4 25쪽
327 4부. 또 다른 세상 <14권. 괴물(怪物)의 낙원 前> 프롤로그 : 발버둥 +2 18.08.25 249 4 2쪽
326 3부. 미래에의 지표 편 후기. +8 18.07.29 259 4 2쪽
325 Ⓡ <13권. 미래(未來)의 지표 後> 에필로그 : 각자의 꿈 +2 18.07.29 250 3 38쪽
324 Ⓡ 8장. 내일에의 선물. (10) +2 18.07.29 219 3 24쪽
323 Ⓡ 8장. 내일에의 선물. (9) +4 18.07.29 210 4 25쪽
322 Ⓡ 8장. 내일에의 선물. (8) +6 18.04.07 263 6 26쪽
321 Ⓡ 8장. 내일에의 선물. (7) +6 18.01.27 321 5 25쪽
320 SS(Special Story) : 구원자 +6 17.12.28 352 5 36쪽
319 SS(Special Story) : 회상(回想) 17.12.28 329 3 17쪽
318 Ⓡ 8장. 내일에의 선물. (6) +3 17.03.18 497 4 26쪽
317 Ⓡ 8장. 내일에의 선물. (5) 17.02.25 357 3 30쪽
316 Ⓡ 8장. 내일에의 선물. (4) +2 17.02.12 457 4 24쪽
315 Ⓡ 8장. 내일에의 선물. (3) +2 17.02.05 627 3 25쪽
314 Ⓡ 8장. 내일에의 선물. (2) +2 17.01.22 535 3 22쪽
313 Ⓡ 8장. 내일에의 선물. (1) +2 17.01.07 641 4 23쪽
312 Ⓡ 7장. 성배(聖杯)는 피를 원한다. (10) 16.12.24 492 4 25쪽
311 Ⓡ 7장. 성배(聖杯)는 피를 원한다. (9) +2 16.12.11 604 3 24쪽
310 Ⓡ 7장. 성배(聖杯)는 피를 원한다. (8) +4 16.11.26 540 4 24쪽
309 Ⓡ 7장. 성배(聖杯)는 피를 원한다. (7) +2 16.11.13 629 3 26쪽
308 Ⓡ 7장. 성배(聖杯)는 피를 원한다. (6) +6 16.10.23 706 5 26쪽
307 Ⓡ 7장. 성배(聖杯)는 피를 원한다. (5) +4 16.10.08 700 5 26쪽
306 Ⓡ 7장. 성배(聖杯)는 피를 원한다. (4) +2 16.09.25 744 3 27쪽
305 Ⓡ 7장. 성배(聖杯)는 피를 원한다. (3) +4 16.09.10 730 4 27쪽
304 Ⓡ 7장. 성배(聖杯)는 피를 원한다. (2) +8 16.09.03 705 3 25쪽
303 Ⓡ 7장. 성배(聖杯)는 피를 원한다. (1) +4 16.08.20 630 4 23쪽
302 Ⓡ 6장. 미래에의 지표. (9) +6 16.08.06 715 3 27쪽
301 Ⓡ 6장. 미래에의 지표. (8) +4 16.07.30 811 4 34쪽
300 Ⓡ 6장. 미래에의 지표. (7) +6 16.07.16 860 4 32쪽
299 Ⓡ 6장. 미래에의 지표. (6) +4 16.07.03 758 4 27쪽
298 Ⓡ 6장. 미래에의 지표. (5) +4 16.06.18 750 5 24쪽
297 Ⓡ 6장. 미래에의 지표. (4) +6 16.06.05 731 5 25쪽
296 Ⓡ 6장. 미래에의 지표. (3) +6 16.05.21 838 4 27쪽
295 Ⓡ 6장. 미래에의 지표. (2) +4 16.05.15 1,122 3 25쪽
294 Ⓡ <13권. 미래(未來)의 지표 後> 6장. 미래에의 지표. (1) +4 16.05.08 869 5 24쪽
293 Ⓡ 5장. 판도라의 상자. (6) +6 16.04.30 960 5 21쪽
292 Ⓡ 5장. 판도라의 상자. (5) +4 16.04.20 940 7 25쪽
291 Ⓡ 5장. 판도라의 상자. (4) +6 16.04.09 812 9 25쪽
290 Ⓡ 5장. 판도라의 상자. (3) +10 16.03.26 984 8 26쪽
289 Ⓡ 5장. 판도라의 상자. (2) +4 16.03.20 852 8 21쪽
288 Ⓡ 5장. 판도라의 상자. (1) +4 16.03.12 1,056 7 19쪽
287 Ⓡ 4장. 난장판. (6) +2 16.03.05 731 4 22쪽
286 Ⓡ 4장. 난장판. (5) +4 16.02.27 845 7 25쪽
285 Ⓡ 4장. 난장판. (4) +4 16.02.20 978 8 28쪽
284 Ⓡ 4장. 난장판. (3) +4 16.02.13 1,044 9 26쪽
283 Ⓡ 4장. 난장판. (2) +2 16.02.06 1,040 6 22쪽
282 Ⓡ 4장. 난장판. (1) +2 16.01.30 986 6 20쪽
281 Ⓡ 3장. 열리는 문. (4) +2 16.01.23 840 9 20쪽
» Ⓡ 3장. 열리는 문. (3) +2 16.01.16 1,015 8 24쪽
279 Ⓡ 3장. 열리는 문. (2) +2 16.01.09 1,054 7 21쪽
278 Ⓡ 3장. 열리는 문. (1) +2 16.01.02 832 9 21쪽
277 Ⓡ 2장. 보다 강인한. (4) +4 15.12.26 1,006 12 21쪽
276 Ⓡ 2장. 보다 강인한. (3) +8 15.12.19 1,029 9 26쪽
275 Ⓡ 2장. 보다 강인한. (2) +4 15.12.12 991 11 19쪽
274 Ⓡ 2장. 보다 강인한. (1) +4 15.12.05 1,110 10 22쪽
273 Ⓡ 1장. 가시나무 둥지. (4) +6 15.11.28 1,114 16 19쪽
272 Ⓡ 1장. 가시나무 둥지. (3) +6 15.11.21 1,255 14 22쪽
271 Ⓡ 1장. 가시나무 둥지. (2) +8 15.11.14 1,028 11 22쪽
270 Ⓡ 1장. 가시나무 둥지. (1) +4 15.11.07 881 7 22쪽
269 Ⓡ <12권. 미래(未來)의 지표 前> 프롤로그 : 시작, 궤멸, 재생의 역사 +6 15.10.31 1,231 9 26쪽
268 Ⓡ <11권. 애증(愛憎)의 파편> 에필로그 : 각자의 밤 (+ 작말후기) +4 15.08.08 891 12 24쪽
267 Ⓡ 8장. 웃을 수 없는 영화. (7) +4 15.08.01 1,031 16 21쪽
266 Ⓡ 8장. 웃을 수 없는 영화. (6) +4 15.07.26 818 10 25쪽
265 Ⓡ 8장. 웃을 수 없는 영화. (5) +4 15.07.18 833 11 25쪽
264 Ⓡ 8장. 웃을 수 없는 영화. (4) +2 15.07.11 1,074 11 22쪽
263 Ⓡ 8장. 웃을 수 없는 영화. (3) +4 15.07.04 1,388 14 20쪽
262 Ⓡ 8장. 웃을 수 없는 영화. (2) +4 15.06.27 1,317 16 21쪽
261 Ⓡ 8장. 웃을 수 없는 영화. (1) +4 15.06.20 1,544 13 32쪽
260 Ⓡ 7장. 만화경(萬華鏡). (4) +6 15.06.14 1,341 15 27쪽
259 Ⓡ 7장. 만화경(萬華鏡). (3) +4 15.06.07 968 13 25쪽
258 Ⓡ 7장. 만화경(萬華鏡). (2) +2 15.05.30 1,290 12 29쪽
257 Ⓡ 7장. 만화경(萬華鏡). (1) +12 15.05.23 955 13 24쪽
256 Ⓡ 6장. 바퀴는 멈추었다. (5) +4 15.05.17 1,067 14 22쪽
255 Ⓡ 6장. 바퀴는 멈추었다. (4) +4 15.05.16 911 15 21쪽
254 Ⓡ 6장. 바퀴는 멈추었다. (3) +2 15.05.10 1,036 18 27쪽
253 Ⓡ 6장. 바퀴는 멈추었다. (2) +4 15.05.09 1,076 18 23쪽
252 Ⓡ 6장. 바퀴는 멈추었다. (1) +4 15.05.03 1,107 9 22쪽
251 Ⓡ 5장. 돌고 도는. (3) +4 15.05.02 1,096 11 23쪽
250 Ⓡ 5장. 돌고 도는. (2) +4 15.04.26 1,000 13 23쪽
249 Ⓡ 5장. 돌고 도는. (1) +4 15.04.25 1,120 13 22쪽
248 Ⓡ 4장. 모자라고 비었기에, 갈구하고 채워진다. (3) +2 15.04.19 1,019 12 21쪽
247 Ⓡ 4장. 모자라고 비었기에, 갈구하고 채워진다. (2) +4 15.04.18 1,113 15 21쪽
246 Ⓡ 4장. 모자라고 비었기에, 갈구하고 채워진다. (1) +6 15.04.12 1,437 13 18쪽
245 Ⓡ 3장. 무대 뒤의 속삭임. (3) +6 15.04.11 1,339 16 17쪽
244 Ⓡ 3장. 무대 뒤의 속삭임. (2) +6 15.04.04 1,261 12 28쪽
243 Ⓡ 3장. 무대 뒤의 속삭임. (1) +6 15.03.28 1,439 15 18쪽
242 Ⓡ 2장. 맺은 끈과 꼬인 끈. (3) +2 15.03.25 1,395 17 17쪽
241 Ⓡ 2장. 맺은 끈과 꼬인 끈. (2) +4 15.03.21 1,149 12 18쪽
240 Ⓡ 2장. 맺은 끈과 꼬인 끈. (1) +2 15.03.18 1,298 15 19쪽
239 Ⓡ 1장. 빛과 그림자. (3) +4 15.03.14 1,381 20 17쪽
238 Ⓡ 1장. 빛과 그림자. (2) +4 15.03.11 1,299 16 15쪽
237 Ⓡ 1장. 빛과 그림자. (1) +8 15.03.07 1,428 20 18쪽
236 Ⓡ <11권. 애증(愛憎)의 파편> 프롤로그 : 일방통행 +8 15.02.27 1,746 20 12쪽
235 과거의 유산 후기 & 공지 +16 14.12.29 1,521 19 3쪽
234 Ⓡ <10권. 과거(過去)의 유산> 에필로그 : 바보 이반의 나라는 평화로웠다 +10 14.12.28 1,277 23 27쪽
233 Ⓡ 8장. 죽음에 이르는 병. (3) +10 14.12.27 1,048 19 28쪽
232 Ⓡ 8장. 죽음에 이르는 병. (2) +10 14.12.21 1,194 16 26쪽
231 Ⓡ 8장. 죽음에 이르는 병. (1) +12 14.12.20 1,680 21 22쪽
230 Ⓡ 7장. 요구받은 혈채(血債). (3) +14 14.12.14 1,403 18 16쪽
229 Ⓡ 7장. 요구받은 혈채(血債). (2) +6 14.12.13 1,167 27 22쪽
228 Ⓡ 7장. 요구받은 혈채(血債). (1) +12 14.12.07 1,434 19 18쪽
227 Ⓡ 6장. 피로 씻은 피. (3) +10 14.12.06 1,722 21 19쪽
226 Ⓡ 6장. 피로 씻은 피. (2) +12 14.11.30 1,467 25 20쪽
225 Ⓡ 6장. 피로 씻은 피. (1) +12 14.11.29 1,623 23 16쪽
224 Ⓡ 5장. 장미꽃밭 아래 피어나는 양귀비꽃. (3) +12 14.11.26 1,711 20 16쪽
223 Ⓡ 5장. 장미꽃밭 아래 피어나는 양귀비꽃. (2) +14 14.11.23 2,045 19 19쪽
222 Ⓡ 5장. 장미꽃밭 아래 피어나는 양귀비꽃. (1) +10 14.11.22 1,593 23 22쪽
221 Ⓡ 4장. 겨울을 대비하는 이들의 자세. (3) +14 14.11.19 1,630 30 19쪽
220 Ⓡ 4장. 겨울을 대비하는 이들의 자세. (2) +16 14.11.16 1,330 22 21쪽
219 Ⓡ 4장. 겨울을 대비하는 이들의 자세. (1) +8 14.11.15 1,605 19 18쪽
218 Ⓡ 3장. 음모의 시작. (3) +12 14.11.12 1,745 22 21쪽
217 Ⓡ 3장. 음모의 시작. (2) +4 14.11.11 1,590 25 19쪽
216 Ⓡ 3장. 음모의 시작. (1) +8 14.11.10 1,505 23 20쪽
215 Ⓡ 2장. 마음의 끈. (3) +14 14.11.09 1,742 39 21쪽
214 Ⓡ 2장. 마음의 끈. (2) +6 14.11.08 1,627 24 25쪽
213 Ⓡ 2장. 마음의 끈. (1) +6 14.11.02 1,585 27 20쪽
212 Ⓡ 1장. 그들의 봄. (3) +10 14.11.01 1,321 15 12쪽
211 Ⓡ 1장. 그들의 봄. (2) +12 14.10.26 1,719 19 14쪽
210 Ⓡ 1장. 그들의 봄. (1) +6 14.10.25 1,701 26 18쪽
209 Ⓡ <10권. 과거(過去)의 유산> 프롤로그 : 10년, 그 변화의 흐름 +12 14.10.20 1,501 33 6쪽
208 변혁의 시대 후기 & 설문. +18 14.10.12 1,372 25 8쪽
207 Ⓡ <9권. 변혁(變革)의 시대> 에필로그 : 변혁의 시대 +14 14.10.11 1,817 29 28쪽
206 Ⓡ 8장. 두려움을 지우는 말. (3) +8 14.10.10 1,583 21 17쪽
205 Ⓡ 8장. 두려움을 지우는 말. (2) +10 14.10.09 1,343 24 20쪽
204 Ⓡ 8장. 두려움을 지우는 말. (1) +8 14.10.08 1,444 23 19쪽
203 Ⓡ 7장. 경계선. (3) +10 14.10.07 1,605 22 16쪽
202 Ⓡ 7장. 경계선. (2) +6 14.10.06 1,434 19 18쪽
201 Ⓡ 7장. 경계선. (1) +14 14.10.05 2,118 21 18쪽
200 Ⓡ 6장. 신의 아들. (3) +12 14.10.04 1,703 27 18쪽
199 Ⓡ 6장. 신의 아들. (2) +10 14.10.01 1,841 27 25쪽
198 Ⓡ 6장. 신의 아들. (1) +10 14.09.30 1,430 26 23쪽
197 Ⓡ 5장. 돌이킬 수 없는 일. (3) +4 14.09.29 2,449 21 19쪽
196 Ⓡ 5장. 돌이킬 수 없는 일. (2) +8 14.09.28 1,738 23 21쪽
195 Ⓡ 5장. 돌이킬 수 없는 일. (1) +10 14.09.27 1,876 24 22쪽
194 Ⓡ 4장. 많이 아픈 찔러보기. (3) +8 14.09.26 1,956 28 16쪽
193 Ⓡ 4장. 많이 아픈 찔러보기. (2) +4 14.09.25 1,609 29 15쪽
192 Ⓡ 4장. 많이 아픈 찔러보기. (1) +8 14.09.23 1,724 25 18쪽
191 Ⓡ 3장. 불편한 진실. (3) +20 14.09.21 2,154 33 21쪽
190 Ⓡ 3장. 불편한 진실. (2) +8 14.09.19 1,718 22 17쪽
189 Ⓡ 3장. 불편한 진실. (1) +8 14.09.18 1,638 32 19쪽
188 Ⓡ 2장. 인간의 땅. (3) +6 14.09.16 1,986 33 19쪽
187 Ⓡ 2장. 인간의 땅. (2) +8 14.09.15 1,924 21 19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