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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왕k님의 서재입니다.

리어스(Re Ear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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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왕k
작품등록일 :
2014.01.14 00:13
최근연재일 :
2021.06.12 14:54
연재수 :
38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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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3,615,518

작성
16.06.18 22:33
조회
751
추천
5
글자
24쪽

Ⓡ 6장. 미래에의 지표. (5)

한 권이 끝날 때, 가슴에 남는 글이 되길 바랍니다.




DUMMY





선언으로부터 단 몇 시간. 세계는 격변했다.


지구 인류는 굴종을 거부했다. 그것은 지금 인류 문명과 역사뿐만 아니라, 존재 그 자체에 대한 부정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힘으로 싸우면 고통과 절망, 분노로 가득 찬 죽음이나 기다릴 뿐이니, 차라리 한 줌 평화를 찾는 것보다 못하리라.


물론 이런 종말은 너무나도 안타깝고 억울하지만, 저 외계인의 폭압을 살해가 아닌 질병으로 인식하면 조금은 덜 억울하리라.


질병...? 그렇다. 이는 태어나면서부터 얻은 불치병이다. 인간이 언젠가는 죽듯 문명도 그러한 것이다.


물론 다른 길을 원하는 이는 여전히 많았다.


“이건 차라리 싸우는 것만도 못하지 않습니까? 최소한 상대에게 어느 정도 피해라도 주는 편이...”


선언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분노와 비난을 섞은 항전파 기자의 질문에 채프먼이 말했다.


“모두의 기분은 충분히 이해합니다. 그런데 현실적으로, 대체 어떻게 항전할 겁니까?”


17년 전의 외계 침공을 보라. 당시 저들이 그만큼 사정을 봐주었음에도 압도적으로 패배했었고, 지금도 그 격차는 전혀 좁혀지지 않았으니 승산을 따질 레벨이 아니다.


이를 지적한 채프먼은 엄중히 말했다.


“...우리가 잡을 그 총구가, 외계인과 동족 중 누굴 먼저 노릴지... 저는 그리 낙관할 수 없습니다.”


그렇게 주전론은 순식간에 힘을 잃었다. 그것은 굴종론도 마찬가지였다.


“난 죽기 싫어요...! ...얼마나 꿈꾸던 미래인데...!”


결혼식을 앞둔 신랑이 눈물을 글썽였고,


“...내 아이는... 이제 어떻게 해요?!”


임부와 부모들의 비탄 역시 드높았다.


하지만 대세는 기울어 버렸다. 이제 와서 일부만 빌어봤자, 저 아샤르도 굴종하는 이들만 골라 살려줄 수는 없을 것이다.


답답한 사람들은 우주로 눈을 돌렸다.


“...이 지경이 되도록 가디언즈는 뭘 하고 있는 거야?”


모든 사태의 발단이자 그만한 책임이 있는 이들이다. 아샤르가 미쳐 날뛸 것 정도는 당연히 예상했을 터. 그럼 어떻게든 구원의 손길을 내밀어야 하지 않겠는가?


하지만 처음의 기세는 어디로 갔는지, 그들조차 완전 침묵해 버림에 지구인들은 당혹했다. 그리고 맹렬한 비난을 거쳐 모처럼의 기대를 접었다.


“그냥 입만 산 놈들이었네...”


“...내버려 둡시다. 어차피 우리 다음에는 저 놈들이고, 우리보다 훨씬 잔혹하게 보복당할 테니...”


마침내 지구 인류는 완전히 포기했다.


교회와 절은 기도와 염불이 크게도 메아리쳤고, 신부들은 잠도 못 자고 고해성사를 베풀었고 교황은 철야기도에 들어가며 이제 죽을 이들을 위한 천국을 기원했다.


그리고. 마지막 세상을 보기 위해 밖으로 나온 상당수의 사람들은, 은연중에 매우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제가 무언가 잘못한 일... 아니, 분명 있었을 겁니다만... 그런데도 염치없지만...”


머리를 긁는 젊은 남자에게, 오래도록 이웃에 살았지만 그동안 눈인사에 그쳤던 노인이 손을 내밀었다.


“...내가 잘못한 일을 부디 용서하시게...”


누군가는 피켓을 들고 길거리에서 외쳤다.


“절 안아주세요. ...그 누구라도 안아드리겠습니다.”


그러자 누군가가 다가가 답했다.


“...당신은 혼자가 아닐 겁니다. 이리 오십시오.”


갓 구운 빵을 거리 좌판에 깐 빵집 주인도 외쳤다.


“나는 이 나이까지 살면서 베푼 것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할 겁니다...!”


그런 경우는 수없이 많아,. 인간임을 부정당한 이후에야 그들은 비로소 인간을 찾았다. 또한 두려움은 남았지만 소소한 기쁨과 깊은 의문을 얻었다.


...어째서 진작 이렇게 하지 못한 거지...?


사실 그들은 몇 번이고 그렇게 해 왔다. 과거, 백만 단위로 죽이는 와중에서도 단 하루, 서로를 향한 총성을 멈추고 작지만 우애의 선물을 교환한 크리스마스가 있었다.


왜 싸우는지는 서로가 잘 몰랐지만, 또한 서로 뻗은 손에 의문은 없었던 때였다.


소아마비가 정복된 날, 전미는 환호성을 질렀고 남의 아이조차 축복해 주며 원수도 용서했었다. 땅속에 갇힌 광부들을 위해 생면부지의 수많은 이들이 며칠을 꼬박 기도했으며, 해변에 떠밀려온 한 아이의 비참한 죽음은 수백만 명의 난민들을 살려냈다.


물론 그런 건 오래가지 못했다. 감동은 악의보다 수명이 짧다. 은혜를 원수로 갚는 경우도 세상엔 많다.


또한 오늘의 희열은 과거의 증오에 짓눌려졌고, 내일의 희망은 오늘의 고통에 빛을 잃기 때문이다.


그러나 과거도 미래도 더는 의미 없는 오늘만은, 조금쯤은 인간을 바라보아도 되리라.


그렇게 고작 몇 시간, 지금까지 너무 많이 잃은 그들이었지만, 또한 크게 얻었다.




한편, 아샤르도 분주한 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이 결정은 몹시 유감이다. 지금껏 이만큼 양보하고 돌봐온 우리가, 왜 단 한 번의 요구로 흉포한 악마로까지 취급받아야 하나? 스스로의 잘못에 대한 반성은 단 한 점도 없잖은가...? 역시 그대들은 구제불능인 건가?”


선언에서 고작 1시간 후.


어느덧 몹시 고압적으로 바뀌어버린 외계인 군주는 혀를 한 번 세게 차고서는,


“하지만 그대들이 생각을 바꿀 것을 권하지 않겠다. 그렇게 하는 순간, 아샤르의 자존심은 걸레짝이 되고 영원한 호구로 전락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 요구는 수용하겠다. ...우리 역시 지상이 불타는 것은 바라지 않고, 쓸데없이 저항하는 이를 소탕하는 수고는 사양이니까... 소원대로 남은 시간이나 잘 보내기를 바란다.”


그렇게 지구인의 운명은 최종 결정 되었다. 그리고 점심나절 개최한 조정 회의에서 황제는 특단을 내렸다.


바로 로이엘의 황태녀 책봉을 거두는 것으로, 이는 흔들림 없는 의지의 표명이기도 했다. 다만 그녀의 황족 신분만은 손대지 않음도 미리 못 박았다.


“짐이 로이엘을 황태녀로 책봉한 것은 잘못인지도 모른다. 허나, 그 아이를 낳았다는 것은 잘못일 수 없다.”


그렇게 되어 로이엘은, 아샤르의 2인자 지위와 그에 수반되는 모든 권리를 잃었다.


이어 로사가 영자각인에 대해 상세히 설명했다.


“그 발동은 간단하여, 초광속통신으로 해당 신호를 송신하면 끝입니다. 전 지구인을 재우기 위해서는 지구직경 정도는 그 영향권으로 주어야겠지요. 이 부분은 송신출력을 조정하는 것으로 가능하지만, 문제는 공중도시 내 우리 지상인도 그 영향권 안이 된다는 겁니다.”


초광속통신은 우주에 깔린 영자를 자극하는 방식이다. 영자는 시공을 초월하는 입자. 때문에 판독신호를 흐트러트리는 재밍은 가능하지만, 자극 그 자체에 해당되는 송수신 자체는 절대로 막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영자각인 발동 시점에서의 전 도시는, 최소한 위성궤도 바깥으로 나갈 필요가 있습니다. 완벽한 안전을 위해 가능하면 달 궤도까지가 좋겠지요.”


황제가 승인의 사인을 허공에 그렸다.


“모든 준비는 그대에게 일임한다.”


그렇게 되어 아샤르는 가디언즈와 지구, 양자에 대한 공격 준비에 돌입했다.


우선 영자각인 발동 예정일인 19일 정오에 맞추어, 그 3시간 전인 오전 9시부터 모든 공중도시들이 일제히 상승한다. 기존과 신규를 합친 공중도시는 현재 105개소로, 모두 우주항행기능이 있으니 피난은 문제없었다.


정오 이후, 대기권 전개 중인 함대전력은 명단에 오른 능력자를 말살한다. 그 작업이 어느 정도 진행된 이후, 이번에는 가디언즈를 포위한 전력이 세리사오르를 공격한다. 지난번 본부 침공처럼 친위기사와 안전보장원 전투부 및 관련 장비들이 주 전력이 될 것이다.


항상 그랬듯이 그 전력은 압도적이었고 실행에 문제될 것은 일견 없었다. 하지만 진정한 문제는 따로 있었으니, 바로 심리적인 영역이었다.


“이거... 진짜로 무저항의 상대를... 죽여야 합니까?”


대부분의 순혈들은 크게 당황했다.


성명이 있기 전까지는, 그들은 지구인들이 굴종할 거라 예상했었다. 약자에게 강하고 강자에게 약했던 저들의 역사를 비추어 본다면 그래야 했다.


설령 그렇지 않더라도 적당히 두들겨 종주권을 확립하면 그만이었다. 비록 흔해빠진 패권국이 될지언정, 아샤르는 다시는 그 어떤 위협도 겪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지구측은 그 예상을 완전히 초월해 무려 무저항을 표명하고, 그것도 모자라 스스로 죽여 달라 외친다.


궤멸전쟁과 내전 덕에, 대량학살에 학을 떼는 그들에게는 몹시 난감한 반응이 아닐 수 없었다.


물론 반론도 만만치 않았다. 베라 사태에서 가족을 잃은 이들이 대표적이다.


“...죽은 이들을 생각하면 동정이 필요합니까?!”


“그래요. 사실 저들의 운명은 자업자득입니다. 감히 아샤르를 상대로 장난을 쳤으니까요.”


하지만 재반론 역시 끊이지 않았다.


“그건 그렇긴 한데... 그래도 숫자가 너무 범상치 않잖아요. ...90억이라고요, 90억...! 그 뿐인가요? 죽을 사람들 중에서는 아이들도 있단 말입니다...!”


“하지만 어머니 로사가 정한 일입니다...”


로사가 들먹여지자 순혈 대부분은 난색을 표했지만,


“그래도 진짜 죽이는 건... 좀 아니라고 봅니다. 우리는 학살자도 야만인도 아니란 말입니다...”


“그럼 로사가 틀렸다는 겁니까...?”


“그럴 리는 없겠지만, 아니... 잘 모르겠습니다... ”


영자력을 탐한 백만여 명은 분명 죄인. 그 처형은 당연하다. 그리고 가디언즈와 연계한 여러 정부들도 괘씸하기 이를 데 없다.


하지만 다른 대부분은 평범한 민간인인데 이들이 죽을죄인가? 죽여 달라고 했다고 진짜 죽일 수 있는가? 자신 있게 답할 이는 거의 없었다.


자상하고 헌신적인 어머니 로사는 언제나 옳았다. 그런데 어쩌면 지금만은 아닐지도 모른다. 이는 지금껏 그녀에게 크게 기대어온 아이들을 몹시도 불안, 그리고 의심하게 만들었다.


우리는 정의. 로사는 최선의 길. 지금도 그럴 것이다.


...그런데 이 괴로움은... ...대체 뭐지...?




19시 11분. 베아르를 몰래 찾아온 로버트가 보고했다.


“준비는 끝났습니다. 시험 작동을 할 여유는 없었습니다만, 어떻게든 될 겁니다.”


“확실하겠지?”


“네. 설령 기대치의 7할 출력만 나온다 해도 충분한 파괴력을 얻을 수 있을 겁니다. 애당초 큰 기술이 필요한 것도 아니었고... 그러니 걱정하지 마십시오.”


“그래... 그럼 됐어. 그동안 수고했다.”


모처럼 흡족한 베아르를 향해 로버트는 조심스레,


“그런데... 아직까진 칼스가 눈치 채진 않았겠죠...?”


“아마도. 만약 그랬다면 영자각인 발동 운운까진 하지 않았을 테니... 그리고 최신 정보에 따르면, 역시 우리 예상대로 움직이고 있다. ...공중도시들이 우주로 나올 것은 이제 확실해. 그 다음은... 알지?”


“드디어 아샤르의 파멸이 다가오는군요.”


기쁜 얼굴, 하지만 한 구석에 불안을 뚜렷이 드러내는 로버트. 그를 본 베아르는 꽤나 자신만만 웃으며,


“걱정 마라. 분명 칼스의 머리와 배짱은 대단하나, 엄연히 신경의 한계가 있는 인간이기도 해. 우현왕이 건재했다면 또 몰랐겠지만 이미 반은 송장이 아니더냐.”


“하지만 지금이라도 깨어난다면요? 그만큼 두들겨 놓으면 응당 본국으로 갈 줄 알았는데, 하필 아파켄으로 가버렸으니 이제는 손대기 어렵잖습니까. 이건 예상 밖이고... 그러니 차라리 그 때 죽여 버리는 건데...”


“그 년을 살려 보내는 것이 당시에는 유리했잖느냐. 황족 희생자가 나왔다면 로이엘이 이 쪽으로 왔겠느냐? 우리는 훨씬 거센 공격을 더 일찍 받았을 거고, 그럼 지금껏 네가 한 작업도 불가능했을 테지.”


“...문제는 이것만이 아닙니다. 아시죠? 칼스는 로이엘의 황태녀 자리를 빼앗았습니다. 이렇게 되면, 로사가 그냥 황족보다는 그 여왕 쪽을 택할 확률이 생겼잖아요? 기껏 갖고 있는 패가 휴지가 될 판인데...”


“그럴지도 모르지. 하지만 유키나 그 년이 입은 부상은 절대 가볍지 않아. 앞으로 한 달만 더 의식불명이라면 로사도 별 수 없을 걸.”


“그럼 좋겠지만... 역시 좀 찝찝하군요.”


입맛을 다시는 그를 향해 베아르는 경멸의 시선으로,


“노린 대로만 될 수는 없겠지. 게다가 너도 이미 육순이다. 죽기 전에 아샤르를 파멸시키고 진정 원하는 것을 얻으면 됐지. 천년쯤 살 것도 아니면서 욕심은...”


“그건 그런 셈일까요. 됐습니다...”


로버트는 갖고 온 와인에 손을 대었다. 우현왕 부부에게 황제가 하사했던 샤토 디켐이다.


“그럼, 조만간 허공으로 흩어질 공중도시들... 그리고 뒈져버릴 그 녀석들의 명복이나 빌어주죠.”


황금빛 잔을 마주 들어 마시던 베아르. 그녀를 향해 로버트가 천천히,


“로이엘은 요즘 어떻습니까?”


“...조금 문제랄까. 약간 의심의 기미가 보이긴 한다.”


잠시 멈칫한 로버트가 무언으로 대답을 요구하는 사이, 베아르는 천정 불빛에 술의 빛깔을 비추면서,


“이토록 불리함에도, 우리가 그리 비관하지 않음은 의심하고 있어. 이 점은 우리 각오를 들어 어느 정도 무마시켰지만... 알게 된다면 도로 아샤르에 붙어버릴 수도 있어. 로이엘은 백만 지구인을 위해 이 쪽으로 붙었다. 그런데 이건 그 수백 배가 걸린 문제이니...”


“이제 고작 3일 남았으니 문제는 아니겠죠. 대부분의 인력은 밖에서 작업했었으니 알 리가 없습니다.”


스스로 말하고도 안절부절. 로버트는 찌푸린 얼굴로,


“그래도 들키지 않도록 신경 써 주세요. 바샤비 샤크티, 신창(神槍)을 사용하기 전에 녀석이 알게 된다면...”


“괜찮아. 배신까지 하고도 아버지를 막지 못해 허공에 떠버린 자신, 그리고 끈 떨어진 차비 모녀의 목숨을 건사하는 것만으로도 무척 벅찰 거다. 그러니 지금 아예 나가보지도 않고 그 후궁 근처나 맴돌고 있잖아?”


베아르는 쿡쿡 웃으며,


“어지간히 신경 쓰이나 보군. 하기야 역사상 최대의 도둑놈이 될 너니까. 혹시라도 로이엘이 다치면, 그 로라까지 희생시킨 보람이 없을 테니...”


아주 짧은 침묵 끝에 로버트는 태연히,


“...바보 같은 년이었습니다. 거론할 가치가 없지요.”


이미 냉혈무비의 극한에 오른 베아르. 하지만 그녀조차 이번에는 조금 질린 듯 혀를 찼다.


“가치조차 없다니. 너란 인간은 참으로 악당이군...”


“악당이라...? 그랜마가 할 말은 아니지요.”


문득 검은 손이 뻗어져 베아르의 턱 끝을 잡았다.


그녀와 동등, 그 이상의 힘을 손에 넣어 이제는 거침없는 로버트. 그는 경멸을 듬뿍 담아 웃으며,


“칼스 그 놈만 잡을 수 있다면, 아샤르를 멸망시킬 수 있다면 몇 명을 죽이고 누굴 속여도, 사랑하지도 않는 제게 몸을 바쳐도 그저 다 좋다는 당신이 말입니다?”


베아르는 저항 대신 실소하며,


“비난이 아니다. 오히려 네가 이만한 악당인 덕에, 나도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거잖아? 이건 칭찬인 거야.”


손을 뗀 로버트의 옅은 웃음이 허공을 흘렀다.


“그런가요? ...그러네요. 그건 저도 마찬가지. 이토록 복수에 불타는 당신이 아니었다면, 제가 바라던 것은 평생 이룰 수 없었겠지요. ...이 점만은 감사드립니다.”


“감사는 무슨. 우린 서로 이용했을 뿐인데...”


그녀는 마지막까지 차가웠다.




17일의 끝자락이 다가온 22시 33분. 아샤르 수도 베라의 제 1우주항에는 모처럼 사람들이 붐비고 있었다. 황궁 침탈이 있은 직후, 우주선 전용의 이 항구는 폐쇄되고 이후 행인의 흔적이 끊겼었다.


모인 이들은 대부분 공영 및 민영 언론들의 기자들이다. 그들이 모인 이유는 단 하나, 세리사오르 탈취 이후 줄곧 아파켄에 머무르던 부왕 세라비 카츠 리가 갑자기 귀국하기 때문이다.


귀국 목적은 밝히지 않은 채였지만 그는 좋은 취재거리였다. 우주 시대를 연 공적이 단연 돋보이는, 하지만 이제는 있을 곳을 잃고 버리고 도망쳐온 자.


또한 저 우현왕의 남편으로 누구나 인정하는 행운아이자, 이제는 아내를 지키지 못한 불명예를 뒤집어 쓴 그다. 정보통제로 기삿거리가 부족한 이들에게는 좋은 사탕이다.


그동안의 걱정과 피곤 탓인지 다소 초췌한 젊은 얼굴이 VIP홀에 나타나자, 재빨리도 황족에 대한 예를 끝마친 기자들이 벌떼처럼 달려들었다.


하지만 선두에 포함된 한 여자가 번쩍 손을 든 그 순간, 모든 기자들이 입을 다물고 길을 터 주었다.


그녀는 보통 인물이 아니다. 그 신분은 아샤르에서도 불과 셋밖에 없는, 작위귀족보다 높은 준황족이다.


황궁에도 제한 없이 출입하며 무려 저 황후가 뒤를 봐주는 이. 부왕과의 친분까지 생각하면 그 입을 여는 것은 그녀가 최선이리라.


인파는 자발적으로 갈라졌다.


다가온 여자. 미인이라 할 수는 없지만 활짝 웃으면 귀여울 것 같을 동안. 그 체구까지 작아 교복이라도 입힌다면 중학생이래도 믿을 것이지만, 단정한 정장과 옅은 화장은 그녀를 간신히 어른으로 만들어 주었다.


“...질문을 받으실 수 있겠습니까? 카츠 전하...?!”


다가간 그녀의 물음에 이영은 미소 지으며,


“오랜만입니다. 비야르 에노모토.”


저 루이코의 베스트 프렌드. 고로 이영에게도 친구.


일부러 찾아볼 정도로 절친하진 못하나, 만난다면 기꺼이 술 한 잔에 식사 한 끼 정도는 같이 할 수 있고, 지금껏 몇 번이나 그리 해 왔다.


“저녁별 연재의 칼럼들은 잘 보고 있어요.”


빈말은 아니다. 유키나는 음식 칼럼을 좋아했었다.


“영광입니다.”


마주 웃는 그녀도 지난 세월 변한 것은 없었다. 아니, 딱 한 가지 있으니 그것은 성격이다.


기술성 고문이 된 아버지가 지구 기술과의 호환에 조언을 하는 역할을 하는 동안, 그녀는 아샤르 대학의 언론인 과정을 밟았다. 그러는 동안, 그녀는 조금은 밝아졌고 말도 많아졌다.


이영이 말했다.


“그럼 질문을 받겠습니다만, 시간이 없으니 조금만...”


“그럼, 우현왕 전하의 용태는 어떠신가요?”


“알려진 대로입니다. 회복중이지만 의식은 없습니다.”


“그럼 그렇게 아프신 분을 두고, 또한 조만간 세리사오르 공략이 있음에도 이렇듯 갑자기, 그것도 단신으로 귀국하신 연유는 무엇인가요?”


잠시 가슴팍을 어루만진 부왕은 천천히 입을 열어,


“이번 사태에 대해 제가 할 일을 찾았기 때문입니다.”


“이번 사태라면...? 어떤 뜻이 있으신지...?”


“곧 아시게 되겠지요. 일단 대광장으로 갈 겁니다.”


거긴 이미 출입금지인데...? 사람들의 웅성거림도 잠시. 이영은 가볍게 손을 흔들며,


“가서 말씀드리지요.”


그 걸음에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다. 찰나나마 그 등을 바라본 에노모토 하루의 발걸음도 이어 재빨라졌다.




총면적 90만㎡에 육박하는 황궁 대광장은 약 200만 명을 수용할 수 있어, 아샤르뿐만 아니라 지구를 통틀어도 이보다 큰 광장은 없다.


또한 황궁 정문은 광장의 일부이기도 하니, 전통적으로 이 장소는 권력과 시민 사이의 무제약 무간섭의 소통을 상징한다.


그러나 이제 그것도 그 의미를 잃고 있었다. 지난밤, 광장에서 쫓겨난 수천 시위대는 차츰 숫자가 늘어나, 낮 동안에는 이미 6만에 육박했다.


하지만 황제의 엄명과 로사 지휘하의 자동경찰은 철벽 그 자체. 그들은 다시 진입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렇다고 도로를 점거하거나 광장 외의 장소에서 시위하는 것은 계엄령 하에서는 불법이다. 눈을 부릅뜨고 있는 로사를 향해 그들이 행한 약간의 시험은, 예외 없이 몇 명이 끌려가는 사태로 마무리되었다.


결국 그들은 드문드문 흩어져서 어쩔 줄 몰라 하거나, 밤이 되자 제풀에 지쳐 귀가하는 경우가 속출하고 있었다.


하지만 23시 8분. 늦은 밤임에도 백여 명 기자들의 선두에 부왕이 나타나자, 그를 알아본 지상인들은 몹시 웅성이면서도 조심스레 모여들어 예를 표했다.


당신의 정체성은 어느 쪽인가?


아주 강렬한 시선과 무언의 질문을 받은 이영은 가볍게 목례한 후, 그를 따라온 기자들을 향해 바로 섰다.


“저는 한 여자를 사랑하는 남자이자, 우현왕의 남편이자 아샤르 황족입니다. 이 점에 대해서는 그 누가 뭐래도 한 점 부끄러움도 없습니다.”


결국 그 색깔은 정해졌다 느낀 이들에게 이영은 다시,


“하지만 이 몸에 흐르는 피는 분명 제 부모님의 것이며, 제 육신 또한 지상인의 것입니다. ...따라서 앞으로의 제 행동은 양자를 모두 고려한 것이며, 또한 인간의 양심과 도리를 지키고자 함임을 미리 밝힙니다.”


이영은 빳빳이 고개를 들고,


“이제부터 저는 대광장에 들어갑니다. 물론 칙명을 어기는 것이겠지만, 그래도 시민의 목소리는 절대로 막혀서는 안 됩니다. ...아파켄 황제께서 말씀하셨습니다. 그 어떤 꽃도 자신의 색으로 필 권리가 있고, 그 어떤 새도 자신의 목소리로 울 권리가 있다고요.”


돌아선 그는 황궁 입구를 막아선 자동경찰의 행렬을 지긋이 바라보았다.


이윽고, 그 몸 전체에서 진하고 농밀한 발광이 흐른다. 영자력, 그 힘의 발동이다.


“저는 이번 사태에서, 황제 폐하 및 로사의 조치를 거부합니다. 비록 과실이 있다 하나 그 보복으로 대량학살만은 안 된다, 이를 막아야 한다 생각함도 같이 천명합니다. 이 자리의 여러분도 마찬가지이실 겁니다.”


그 시선이 아주 살짝 뒤를 향했다.


“...그러나 아주 조금 힘이 모자란다면, 그래서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면 제가 보태드리지요. ...여러분의 힘도 부디 보태주시기 바랍니다.”


순간 얼어붙은 사람들이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는 가운데, 걷기 시작한 이영의 오른쪽에 한 사람이 따라붙었다. 어느덧 취재진에서 벗어난 에노모토 하루였다.


“저도 따르겠습니다...”


훨씬 옅지만 이영과 동질의 힘. 황후에 의해 불로가 된 그녀는 루이코와 동급의 능력자다.


과거에 그 힘에 의해 누군가를 잃은 그녀. 때문에 이를 사용할 일은 평생 없을 거라 생각했지만, 또한 지금은 아니었다.


“저도 기꺼이 가겠습니다.”


왼쪽에 따라붙은 늙은 남자는 놀랍게도 아샤르 순혈이었다.


이영은 잠시 멈칫했지만 이내 웃으며 말했다.


“환영합니다. 각하.”


“죄인의 몸입니다. 과분한 호칭입니다.”


노인은 씁쓸히 웃으면서도 발걸음을 맞추었다.


그 등 뒤로도 사람들이 천천히 모여들었다.


“멈추세요...!”


강철 인형의 장벽, 폴리스라인을 넘기 직전 허공에 나타난 화면.


여전히 무표정의 얼굴과 무미건조의 목소리로, 아샤르의 어머니는 엄중히 경고했다.


“부왕 전하. 이건 칙명 위반입니다.”


그러나 이영은 멈추는 대신 씩 웃으며,


“설령 그렇더라도 저는 일단은 황족. 직접 반역이 아닌 한 불체포 특권이 있지요. 폐하의 체포 칙명이면 몰라도, 당신은 절 막으실 수 없습니다. ...뭣하면 칙명이라도 받아 오시든가요.”


한동안 말없던 로사가 문득 허공에서 사라졌다.


이영은 다시 걸었고 그 장담대로, 로사가 지휘하는 기계들은 그를 전혀 손대지 못했다.


명령이 없는 한 지구가 멸망할 때까지 서 있을 수 있고 서 있어야 할 그들. 하지만 이영과 그를 따르는 이들이 만든 인간의 행렬에 밀려 서로가 부딪치는 금속음을 시끄럽게 울려대다, 결국 밀도가 높아진 순간 몇 기가 밟혀 쓰러졌다.


그렇게 폴리스라인의 일각이 무너졌고, 가늘었던 행렬은 차츰 두툼해지며 어느덧 그 틈을 더욱 넓혀나갔다.


그들은 힘차게 걸었다.


인간을 외치기 위해서였다.




수고하셨어요.


작가의말

지구 인류의 사실상의 자살, 아샤르는 그를 받아들입니다.

그 누구도 지구 인류를 도와줄 수 없습니다. 로이엘도, 가디언즈도, 사람들의 비탄도.

하지만 이들을 구하기 위한 움직임. 그것은 안으로부터 시작되고...

절체절명. 하지만 가디언즈는 기회로 인식하고 있고, 이 역시 한 과정인거죠.

 

...요즘 글 쓸 시간이 좀 많이 부족합니다. 생업이 궤도에 오르나 마나, 중요한 시기라...

양해해주시고, 다음 편에 뵙겠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4

  • 작성자
    Lv.99 고철아주큰
    작성일
    16.06.19 05:02
    No. 1

    황제가 쏘려 하는 것은 죽음까지는 이르지 않게 조절할텐데, 베야르가 개입하여 살상 무기로 학살 후 뒤집어 씌우기?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대마왕k
    작성일
    16.06.20 00:40
    No. 2

    아마도 이 장 끝 무렵에는 그림이 그려지겠... 아닌가? ㅋ
    이 권은 제가 써놓고도 꽤나 복잡해서, 정보는 많지만 조합은 쉽지 않으실 거에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진흙44
    작성일
    16.06.20 00:49
    No. 3

    잘 읽고 갑니다.
    다음편을 좀 천천히 기다리죠. ^^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대마왕k
    작성일
    16.06.26 15:28
    No. 4

    생각보다는 길지 않을 겁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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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9 8장. 괴물의 낙원 (7) 21.06.05 78 2 20쪽
378 8장. 괴물의 낙원 (6) 21.05.28 66 2 19쪽
377 8장. 괴물의 낙원 (5) 21.05.15 64 1 18쪽
376 8장. 괴물의 낙원 (4) 21.05.08 59 1 20쪽
375 8장. 괴물의 낙원 (3) 21.04.30 66 1 19쪽
374 8장. 괴물의 낙원 (2) 21.04.24 66 2 20쪽
373 8장. 괴물의 낙원 (1) 21.04.23 68 1 19쪽
372 7장. 다시 찾은 대지. (7) 21.04.17 72 1 19쪽
371 7장. 다시 찾은 대지. (6) 21.04.16 62 1 19쪽
370 7장. 다시 찾은 대지. (5) 21.04.10 69 2 19쪽
369 7장. 다시 찾은 대지. (4) 21.04.09 67 2 21쪽
368 7장. 다시 찾은 대지. (3) 21.04.03 70 2 20쪽
367 7장. 다시 찾은 대지. (2) 21.04.02 116 1 22쪽
366 7장. 다시 찾은 대지. (1) 21.03.28 78 1 20쪽
365 6장. 동상이몽. (7) 21.03.27 98 1 19쪽
364 6장. 동상이몽. (6) 21.03.21 70 1 18쪽
363 6장. 동상이몽. (5) 21.03.20 93 2 20쪽
362 6장. 동상이몽. (4) 21.03.13 107 1 21쪽
361 6장. 동상이몽. (3) 21.03.12 97 2 22쪽
360 6장. 동상이몽. (2) 21.03.06 71 1 21쪽
359 6장. 동상이몽. (1) 21.03.05 88 1 20쪽
358 5장. 올림포스 아카데미. (6) 21.02.28 126 1 22쪽
357 5장. 올림포스 아카데미. (5) 21.02.28 75 1 20쪽
356 5장. 올림포스 아카데미. (4) 21.02.26 125 1 20쪽
355 5장. 올림포스 아카데미. (3) 21.02.21 182 1 19쪽
354 5장. 올림포스 아카데미. (2) 21.02.20 83 1 20쪽
353 <15권. 괴물(怪物)의 낙원 後> 5장. 올림포스 아카데미. (1) 21.02.19 136 2 18쪽
352 4장. 대탈출(하). (8) -4부 1권 끝- 20.10.03 182 3 22쪽
351 4장. 대탈출(하). (7) 20.10.02 157 2 23쪽
350 4장. 대탈출(하). (6) 20.09.26 153 1 22쪽
349 4장. 대탈출(하). (5) 20.09.25 115 1 22쪽
348 4장. 대탈출(하). (4) +2 20.09.19 119 3 24쪽
347 4장. 대탈출(하). (3) +2 20.09.18 122 2 22쪽
346 4장. 대탈출(하). (2) 20.09.12 124 2 19쪽
345 4장. 대탈출(하). (1) 20.09.11 139 1 23쪽
344 3장. 대탈출(중). (7) 20.09.05 120 1 21쪽
343 3장. 대탈출(중). (6) 20.09.04 107 1 21쪽
342 3장. 대탈출(중). (5) +2 20.08.29 188 1 22쪽
341 3장. 대탈출(중). (4) 20.08.28 118 1 21쪽
340 3장. 대탈출(중). (3) 20.08.22 133 1 24쪽
339 3장. 대탈출(중). (2) 20.08.21 125 1 22쪽
338 3장. 대탈출(중). (1) 20.08.15 161 1 24쪽
337 2장. 대탈출(상). (7) +2 20.08.14 215 1 23쪽
336 2장. 대탈출(상). (6) 20.08.08 182 1 22쪽
335 2장. 대탈출(상). (5) 20.08.07 110 1 21쪽
334 2장. 대탈출(상). (4) 20.08.03 247 1 16쪽
333 2장. 대탈출(상). (3) 20.08.02 176 1 21쪽
332 2장. 대탈출(상). (2) +2 20.08.01 144 1 25쪽
331 2장. 대탈출(상). (1) +2 18.10.14 336 3 20쪽
330 1장. 역사의 변화는 언제나 격류. (3) +2 18.09.08 328 2 21쪽
329 1장. 역사의 변화는 언제나 격류. (2) +2 18.09.01 333 3 21쪽
328 1장. 역사의 변화는 언제나 격류. (1) +4 18.08.25 300 4 25쪽
327 4부. 또 다른 세상 <14권. 괴물(怪物)의 낙원 前> 프롤로그 : 발버둥 +2 18.08.25 249 4 2쪽
326 3부. 미래에의 지표 편 후기. +8 18.07.29 260 4 2쪽
325 Ⓡ <13권. 미래(未來)의 지표 後> 에필로그 : 각자의 꿈 +2 18.07.29 250 3 38쪽
324 Ⓡ 8장. 내일에의 선물. (10) +2 18.07.29 219 3 24쪽
323 Ⓡ 8장. 내일에의 선물. (9) +4 18.07.29 210 4 25쪽
322 Ⓡ 8장. 내일에의 선물. (8) +6 18.04.07 263 6 26쪽
321 Ⓡ 8장. 내일에의 선물. (7) +6 18.01.27 321 5 25쪽
320 SS(Special Story) : 구원자 +6 17.12.28 352 5 36쪽
319 SS(Special Story) : 회상(回想) 17.12.28 329 3 17쪽
318 Ⓡ 8장. 내일에의 선물. (6) +3 17.03.18 497 4 26쪽
317 Ⓡ 8장. 내일에의 선물. (5) 17.02.25 357 3 30쪽
316 Ⓡ 8장. 내일에의 선물. (4) +2 17.02.12 457 4 24쪽
315 Ⓡ 8장. 내일에의 선물. (3) +2 17.02.05 627 3 25쪽
314 Ⓡ 8장. 내일에의 선물. (2) +2 17.01.22 535 3 22쪽
313 Ⓡ 8장. 내일에의 선물. (1) +2 17.01.07 641 4 23쪽
312 Ⓡ 7장. 성배(聖杯)는 피를 원한다. (10) 16.12.24 492 4 25쪽
311 Ⓡ 7장. 성배(聖杯)는 피를 원한다. (9) +2 16.12.11 604 3 24쪽
310 Ⓡ 7장. 성배(聖杯)는 피를 원한다. (8) +4 16.11.26 540 4 24쪽
309 Ⓡ 7장. 성배(聖杯)는 피를 원한다. (7) +2 16.11.13 629 3 26쪽
308 Ⓡ 7장. 성배(聖杯)는 피를 원한다. (6) +6 16.10.23 706 5 26쪽
307 Ⓡ 7장. 성배(聖杯)는 피를 원한다. (5) +4 16.10.08 700 5 26쪽
306 Ⓡ 7장. 성배(聖杯)는 피를 원한다. (4) +2 16.09.25 744 3 27쪽
305 Ⓡ 7장. 성배(聖杯)는 피를 원한다. (3) +4 16.09.10 730 4 27쪽
304 Ⓡ 7장. 성배(聖杯)는 피를 원한다. (2) +8 16.09.03 705 3 25쪽
303 Ⓡ 7장. 성배(聖杯)는 피를 원한다. (1) +4 16.08.20 630 4 23쪽
302 Ⓡ 6장. 미래에의 지표. (9) +6 16.08.06 715 3 27쪽
301 Ⓡ 6장. 미래에의 지표. (8) +4 16.07.30 812 4 34쪽
300 Ⓡ 6장. 미래에의 지표. (7) +6 16.07.16 860 4 32쪽
299 Ⓡ 6장. 미래에의 지표. (6) +4 16.07.03 758 4 27쪽
» Ⓡ 6장. 미래에의 지표. (5) +4 16.06.18 752 5 24쪽
297 Ⓡ 6장. 미래에의 지표. (4) +6 16.06.05 731 5 25쪽
296 Ⓡ 6장. 미래에의 지표. (3) +6 16.05.21 838 4 27쪽
295 Ⓡ 6장. 미래에의 지표. (2) +4 16.05.15 1,122 3 25쪽
294 Ⓡ <13권. 미래(未來)의 지표 後> 6장. 미래에의 지표. (1) +4 16.05.08 869 5 24쪽
293 Ⓡ 5장. 판도라의 상자. (6) +6 16.04.30 960 5 21쪽
292 Ⓡ 5장. 판도라의 상자. (5) +4 16.04.20 940 7 25쪽
291 Ⓡ 5장. 판도라의 상자. (4) +6 16.04.09 812 9 25쪽
290 Ⓡ 5장. 판도라의 상자. (3) +10 16.03.26 984 8 26쪽
289 Ⓡ 5장. 판도라의 상자. (2) +4 16.03.20 852 8 21쪽
288 Ⓡ 5장. 판도라의 상자. (1) +4 16.03.12 1,056 7 19쪽
287 Ⓡ 4장. 난장판. (6) +2 16.03.05 731 4 22쪽
286 Ⓡ 4장. 난장판. (5) +4 16.02.27 845 7 25쪽
285 Ⓡ 4장. 난장판. (4) +4 16.02.20 979 8 28쪽
284 Ⓡ 4장. 난장판. (3) +4 16.02.13 1,044 9 26쪽
283 Ⓡ 4장. 난장판. (2) +2 16.02.06 1,041 6 22쪽
282 Ⓡ 4장. 난장판. (1) +2 16.01.30 986 6 20쪽
281 Ⓡ 3장. 열리는 문. (4) +2 16.01.23 840 9 20쪽
280 Ⓡ 3장. 열리는 문. (3) +2 16.01.16 1,016 8 24쪽
279 Ⓡ 3장. 열리는 문. (2) +2 16.01.09 1,055 7 21쪽
278 Ⓡ 3장. 열리는 문. (1) +2 16.01.02 832 9 21쪽
277 Ⓡ 2장. 보다 강인한. (4) +4 15.12.26 1,007 12 21쪽
276 Ⓡ 2장. 보다 강인한. (3) +8 15.12.19 1,029 9 26쪽
275 Ⓡ 2장. 보다 강인한. (2) +4 15.12.12 991 11 19쪽
274 Ⓡ 2장. 보다 강인한. (1) +4 15.12.05 1,110 10 22쪽
273 Ⓡ 1장. 가시나무 둥지. (4) +6 15.11.28 1,114 16 19쪽
272 Ⓡ 1장. 가시나무 둥지. (3) +6 15.11.21 1,256 14 22쪽
271 Ⓡ 1장. 가시나무 둥지. (2) +8 15.11.14 1,028 11 22쪽
270 Ⓡ 1장. 가시나무 둥지. (1) +4 15.11.07 881 7 22쪽
269 Ⓡ <12권. 미래(未來)의 지표 前> 프롤로그 : 시작, 궤멸, 재생의 역사 +6 15.10.31 1,232 9 26쪽
268 Ⓡ <11권. 애증(愛憎)의 파편> 에필로그 : 각자의 밤 (+ 작말후기) +4 15.08.08 891 12 24쪽
267 Ⓡ 8장. 웃을 수 없는 영화. (7) +4 15.08.01 1,031 16 21쪽
266 Ⓡ 8장. 웃을 수 없는 영화. (6) +4 15.07.26 818 10 25쪽
265 Ⓡ 8장. 웃을 수 없는 영화. (5) +4 15.07.18 833 11 25쪽
264 Ⓡ 8장. 웃을 수 없는 영화. (4) +2 15.07.11 1,074 11 22쪽
263 Ⓡ 8장. 웃을 수 없는 영화. (3) +4 15.07.04 1,388 14 20쪽
262 Ⓡ 8장. 웃을 수 없는 영화. (2) +4 15.06.27 1,317 16 21쪽
261 Ⓡ 8장. 웃을 수 없는 영화. (1) +4 15.06.20 1,544 13 32쪽
260 Ⓡ 7장. 만화경(萬華鏡). (4) +6 15.06.14 1,341 15 27쪽
259 Ⓡ 7장. 만화경(萬華鏡). (3) +4 15.06.07 968 13 25쪽
258 Ⓡ 7장. 만화경(萬華鏡). (2) +2 15.05.30 1,290 12 29쪽
257 Ⓡ 7장. 만화경(萬華鏡). (1) +12 15.05.23 956 13 24쪽
256 Ⓡ 6장. 바퀴는 멈추었다. (5) +4 15.05.17 1,067 14 22쪽
255 Ⓡ 6장. 바퀴는 멈추었다. (4) +4 15.05.16 911 15 21쪽
254 Ⓡ 6장. 바퀴는 멈추었다. (3) +2 15.05.10 1,036 18 27쪽
253 Ⓡ 6장. 바퀴는 멈추었다. (2) +4 15.05.09 1,077 18 23쪽
252 Ⓡ 6장. 바퀴는 멈추었다. (1) +4 15.05.03 1,107 9 22쪽
251 Ⓡ 5장. 돌고 도는. (3) +4 15.05.02 1,096 11 23쪽
250 Ⓡ 5장. 돌고 도는. (2) +4 15.04.26 1,000 13 23쪽
249 Ⓡ 5장. 돌고 도는. (1) +4 15.04.25 1,120 13 22쪽
248 Ⓡ 4장. 모자라고 비었기에, 갈구하고 채워진다. (3) +2 15.04.19 1,019 12 21쪽
247 Ⓡ 4장. 모자라고 비었기에, 갈구하고 채워진다. (2) +4 15.04.18 1,113 15 21쪽
246 Ⓡ 4장. 모자라고 비었기에, 갈구하고 채워진다. (1) +6 15.04.12 1,437 13 18쪽
245 Ⓡ 3장. 무대 뒤의 속삭임. (3) +6 15.04.11 1,340 16 17쪽
244 Ⓡ 3장. 무대 뒤의 속삭임. (2) +6 15.04.04 1,261 12 28쪽
243 Ⓡ 3장. 무대 뒤의 속삭임. (1) +6 15.03.28 1,439 15 18쪽
242 Ⓡ 2장. 맺은 끈과 꼬인 끈. (3) +2 15.03.25 1,396 17 17쪽
241 Ⓡ 2장. 맺은 끈과 꼬인 끈. (2) +4 15.03.21 1,149 12 18쪽
240 Ⓡ 2장. 맺은 끈과 꼬인 끈. (1) +2 15.03.18 1,299 15 19쪽
239 Ⓡ 1장. 빛과 그림자. (3) +4 15.03.14 1,381 20 17쪽
238 Ⓡ 1장. 빛과 그림자. (2) +4 15.03.11 1,300 16 15쪽
237 Ⓡ 1장. 빛과 그림자. (1) +8 15.03.07 1,428 20 18쪽
236 Ⓡ <11권. 애증(愛憎)의 파편> 프롤로그 : 일방통행 +8 15.02.27 1,746 20 12쪽
235 과거의 유산 후기 & 공지 +16 14.12.29 1,521 19 3쪽
234 Ⓡ <10권. 과거(過去)의 유산> 에필로그 : 바보 이반의 나라는 평화로웠다 +10 14.12.28 1,277 23 27쪽
233 Ⓡ 8장. 죽음에 이르는 병. (3) +10 14.12.27 1,048 19 28쪽
232 Ⓡ 8장. 죽음에 이르는 병. (2) +10 14.12.21 1,194 16 26쪽
231 Ⓡ 8장. 죽음에 이르는 병. (1) +12 14.12.20 1,681 21 22쪽
230 Ⓡ 7장. 요구받은 혈채(血債). (3) +14 14.12.14 1,403 18 16쪽
229 Ⓡ 7장. 요구받은 혈채(血債). (2) +6 14.12.13 1,168 27 22쪽
228 Ⓡ 7장. 요구받은 혈채(血債). (1) +12 14.12.07 1,434 19 18쪽
227 Ⓡ 6장. 피로 씻은 피. (3) +10 14.12.06 1,722 21 19쪽
226 Ⓡ 6장. 피로 씻은 피. (2) +12 14.11.30 1,467 25 20쪽
225 Ⓡ 6장. 피로 씻은 피. (1) +12 14.11.29 1,623 23 16쪽
224 Ⓡ 5장. 장미꽃밭 아래 피어나는 양귀비꽃. (3) +12 14.11.26 1,711 20 16쪽
223 Ⓡ 5장. 장미꽃밭 아래 피어나는 양귀비꽃. (2) +14 14.11.23 2,045 19 19쪽
222 Ⓡ 5장. 장미꽃밭 아래 피어나는 양귀비꽃. (1) +10 14.11.22 1,593 23 22쪽
221 Ⓡ 4장. 겨울을 대비하는 이들의 자세. (3) +14 14.11.19 1,632 30 19쪽
220 Ⓡ 4장. 겨울을 대비하는 이들의 자세. (2) +16 14.11.16 1,330 22 21쪽
219 Ⓡ 4장. 겨울을 대비하는 이들의 자세. (1) +8 14.11.15 1,605 19 18쪽
218 Ⓡ 3장. 음모의 시작. (3) +12 14.11.12 1,745 22 21쪽
217 Ⓡ 3장. 음모의 시작. (2) +4 14.11.11 1,592 25 19쪽
216 Ⓡ 3장. 음모의 시작. (1) +8 14.11.10 1,505 23 20쪽
215 Ⓡ 2장. 마음의 끈. (3) +14 14.11.09 1,742 39 21쪽
214 Ⓡ 2장. 마음의 끈. (2) +6 14.11.08 1,628 24 25쪽
213 Ⓡ 2장. 마음의 끈. (1) +6 14.11.02 1,585 27 20쪽
212 Ⓡ 1장. 그들의 봄. (3) +10 14.11.01 1,321 15 12쪽
211 Ⓡ 1장. 그들의 봄. (2) +12 14.10.26 1,720 19 14쪽
210 Ⓡ 1장. 그들의 봄. (1) +6 14.10.25 1,701 26 18쪽
209 Ⓡ <10권. 과거(過去)의 유산> 프롤로그 : 10년, 그 변화의 흐름 +12 14.10.20 1,501 33 6쪽
208 변혁의 시대 후기 & 설문. +18 14.10.12 1,372 25 8쪽
207 Ⓡ <9권. 변혁(變革)의 시대> 에필로그 : 변혁의 시대 +14 14.10.11 1,817 29 28쪽
206 Ⓡ 8장. 두려움을 지우는 말. (3) +8 14.10.10 1,583 21 17쪽
205 Ⓡ 8장. 두려움을 지우는 말. (2) +10 14.10.09 1,343 24 20쪽
204 Ⓡ 8장. 두려움을 지우는 말. (1) +8 14.10.08 1,444 23 19쪽
203 Ⓡ 7장. 경계선. (3) +10 14.10.07 1,605 22 16쪽
202 Ⓡ 7장. 경계선. (2) +6 14.10.06 1,435 19 18쪽
201 Ⓡ 7장. 경계선. (1) +14 14.10.05 2,118 21 18쪽
200 Ⓡ 6장. 신의 아들. (3) +12 14.10.04 1,703 27 18쪽
199 Ⓡ 6장. 신의 아들. (2) +10 14.10.01 1,842 27 25쪽
198 Ⓡ 6장. 신의 아들. (1) +10 14.09.30 1,431 26 23쪽
197 Ⓡ 5장. 돌이킬 수 없는 일. (3) +4 14.09.29 2,449 21 19쪽
196 Ⓡ 5장. 돌이킬 수 없는 일. (2) +8 14.09.28 1,738 23 21쪽
195 Ⓡ 5장. 돌이킬 수 없는 일. (1) +10 14.09.27 1,876 24 22쪽
194 Ⓡ 4장. 많이 아픈 찔러보기. (3) +8 14.09.26 1,956 28 16쪽
193 Ⓡ 4장. 많이 아픈 찔러보기. (2) +4 14.09.25 1,609 29 15쪽
192 Ⓡ 4장. 많이 아픈 찔러보기. (1) +8 14.09.23 1,725 25 18쪽
191 Ⓡ 3장. 불편한 진실. (3) +20 14.09.21 2,155 33 21쪽
190 Ⓡ 3장. 불편한 진실. (2) +8 14.09.19 1,718 22 17쪽
189 Ⓡ 3장. 불편한 진실. (1) +8 14.09.18 1,638 32 19쪽
188 Ⓡ 2장. 인간의 땅. (3) +6 14.09.16 1,986 33 19쪽
187 Ⓡ 2장. 인간의 땅. (2) +8 14.09.15 1,924 21 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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