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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왕k님의 서재입니다.

리어스(Re Earth)

웹소설 > 일반연재 > SF, 판타지

대마왕k
작품등록일 :
2014.01.14 00:13
최근연재일 :
2021.06.12 14:54
연재수 :
380 회
조회수 :
574,068
추천수 :
9,808
글자수 :
3,615,518

작성
15.12.26 11:31
조회
1,006
추천
12
글자
21쪽

Ⓡ 2장. 보다 강인한. (4)

한 권이 끝날 때, 가슴에 남는 글이 되길 바랍니다.




DUMMY





GRA본부가 있는 오피스 타워는 파리 제 19구에 위치해 있었다. 또한 가디언즈의 임시 집결지이기도 했다.


LA에서 탈출한 가디언즈는 총 40여명. 몹시 쪼그라든 셈이지만 명백한 정예인 이들은, 다소 치안이 나쁜 만큼 적당히 시끄럽고 혼잡한 이 지역에 여러 신분으로 녹아들었다.


환영은 했지만 탈출한 인원 중에 레베카가 보이지 않음에, GRA 대표 로베르 보드리아드는 내심 실망했었다. 아직까지 심장이 쿵쾅거릴 때가 있을 정도로 침대 위의 레베카는 굉장한 여자였다.


그에 비해 다소 이질적인, 하지만 굉장한 미녀이자 젊은 여자가 총수라는 말에 보드리아드는 한동안 멍한 입을 다물지 못했다.


이어진 별실에서의 독대에서 그녀가 가져온 선물을 본 순간, 보드리아드는 새 신발을 신은 아이처럼 들썩였고, 짝사랑의 손을 스친 사춘기 소녀처럼 심장에 손을 얹더니, 마침내 방금 조강지처를 사별한 노인처럼 깊은 탄식을 내뱉었다.


“...가져다주신 것에 감사드립니다. ...다른 것도 놀랍지만, 저 아샤르가 이런 짓까지 했을 줄이야...”


탄식은 이내 분노로 바뀌었다. 호화로운 탁자를 두고 마주앉은 베아르. 그녀 역시 표정을 일그러뜨리며,


“...이제 아시겠지요? 이렇듯 지구 인류는, 이미 태생적으로 아샤르의 이용물로 태어났던 거에요. 그러니 아샤르는 인간 유전자 지도를 그렇게나 내놓기 싫어했고, 자국 내에서의 개조도 엄격히 막고 있는 거죠.”


아샤르 신영토 주민 가운데에서도 선천적인 유전질병을 앓고 있는 이는 많다. 또한 두 종족의 혼혈이라 해도, 섞이는 것이 아닌 절반의 확률로 지상인 형질이 나온다.


이를 개선해야 할 필요성은 분명 있었다. 그들의 의학수준은 높고 스스로가 개조민족이니, 앞으로 태어날 아이들의 결함을 분명 제거할 수 있다.


하지만 아샤르에서는 증상에 대한 완화, 기계적 보완과 무통처치에 주력할 뿐 원천적인 개조는 허락하지 않았다.


이는 영자력 운용이 가능한 생체병기, 즉 황족의 선조와 혹독한 궤멸전쟁을 겪었기에 이후 유전자 개조와 변형에 민감한 탓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사실은 이게 이유였나.


보드리아드는 납득했고 베아르는 탄식했다.


“즉, 저들은 원하기만 한다면 곧바로 지구 인류 전부를 가축, 아니 그 이하로 떨어뜨릴 수 있습니다.”


보드리아드는 눈앞이 캄캄했다. 아샤르가 지구 인류에 한 짓은 너무나도 무섭고, 또한 포악하기 그지없는 폭거이다. ...우리가 이런 녀석들을 따르려 했단 말인가?


하지만 그는 아주 조심스럽게,


“...그런데 한 가지 의문이 드는 것이, 이 사실은 역대 아샤르 황제에게만 전해졌다고 하셨지요. 그럼 귀하, 그랜마께서는 어찌 아셨습니까?”


“죄송하지만, 개인사이니 더는 묻지 말아주시길...”


담담한 표정이었지만 미간에 아주 옅은 어두움이 스쳐지나갔다. 혼란에 빠져 눈치 채지 못한 보드리아드는 다시 떨리는 목소리로,


“그렇다면... 지금의 칼스 황제도 당연히 알고 있을 건데, 어째서 지상에 이토록 호의적인 것인가요.”


“원래의 목적이 그랬다고 해도, 지금은 그렇게까지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죠. 저희 역시 칼스 황제가 좋은 군주가 아니라고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 목적도 지상의 번영과 아샤르의 평화일 수 있겠죠. 하지만 그가 명군이든 폭군이든, 지금 그게 중요한 문제일까요?”


“...확실히. 이대로는 지구 인류의 목숨줄은... 영원히 아샤르에 맡겨둔 꼴이니까요.”


“그렇습니다. 만약 지구가 독자적으로 정당한 경쟁과 발전을 통해 아샤르를 능가하려고 하는 그 순간, 저들은 우주함대나 병기를 동원하지 않고도 당신들의 손쉬운 말살이 가능하다는 겁니다. 이건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공포 아닙니까?”


판자에 못을 박듯 또박또박, 베아르는 말을 이었다.


“그러니, 이 속박을 반드시 벗어 던져야 하죠. 그러니 저희도 귀측의 협조를 바랬던 겁니다. 귀측이라면 이 계획의 한 축을 감당할 수 있을 테니까요.”


보드리아드는 온몸을 떨며,


“계획안은 잘 보았습니다. 하지만 이는 명백히 우리의 동족들조차도 위험에 빠트리는 행위가 아닙니까? 아무리 악당이라도 동의 없이 이런 짓을 한다는 것은...”


“잊지 마세요. 지구 인류가 이 굴레를 벗어나고, 지금까지의 모든 비극을 예방할 방법은 이것 하나밖에 없습니다. 모든 것은 그를 위한 고귀한 희생이죠.”


“고귀한 희생...”


“또한 아무리 동의 없다 해도, 어차피 세상을 좀먹는 악을 덜어내는 일일 뿐인 걸요. 악을 처단하는데 굳이 악당의 동의가 필요하답니까? 게다가 그저 처단하는 대신, 그들로 하여금 인류의 고질적 악을 제거하고 구원하는 초석으로 삼는 겁니다. ...그렇게 약으로나마 써주는데, 세상이 우리에게 고마워해도 모자라죠.”


그녀는 열변을 토하지만 이건 악당의 논리다, 그런 생각에 보드리아드는 여전히 눈매를 찌푸렸다.


그 마음을 읽은 베아르는 다소곳이 자세를 바로 하며,


“아샤르의 길을 따라서는, GRA가 바라는 인류의 궁극 진화는 절대 불가능해요. 저들은 절대 허락하지 않을 거거든요. 하지만 저희는 도와드릴 수 있습니다.”


보드리아드는 거부감과 내적 싸움을 벌이고 있었다.


베아르의 그 말대로, 잘만 하면 인류는 드디어 오랜 고질병을 해소하고 어쩌면 신에 근접할 수도 있다.


그래도 마지막 남은 이 거부감은, 어쩌면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인간’의 껍질 탓이 아닐까.


하지만 놀랍게도 어느덧 뻗어진 베아르의 손에 자신의 손이 잡혔다. 비록 미녀라도 인상만으로는 꽤나 차가운 여자이건만, 그 손이 매우 부드럽고 또한 따뜻함에 그는 다시 놀랐다.


“저는 아샤르, 그 폭거의 증인입니다...”


베아르의 침통한 자조가 이어졌다.


“하지만 운명의 장난... 아니 마치 필연처럼 지구인을 사랑했고 그 후손 역시 사랑합니다. 이들이 아샤르의 속박을 벗어나고, 궁극 진화로의 길을 열어 영원한 행복을 느낄 수 있다면 저는 더 바랄 것이 없습니다. 진정한 교감과 소통의 시대... 부디 대표께서 열어주시지 않으시려는지요.”


“그랜마...”


대모라 부르기에는 너무 젊은 여자의 눈가에 잠시 맺힌 습기. 그것이 부디 착각이 아니기를 보드리아드가 내심 빌었고, 또 마음을 굳혔다.


그녀의 말대로 인류 궁극 진화의 길을 연다.


이것이야말로 우리들 초인본주의의 목적이 아니던가.


보드리아드는 힘주어 그녀의 손을 마주 잡았다.


“...다소 성급하지만 저 개인의 지지는 밝히는 바입니다. 또한 앞으로의 GRA 내부 협의에서도, 제 역량을 다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베아르는 몹시 밝게 웃었다.


“네. 보다 강인한... 그리고 보다 행복한 인류의 시대를... 열어주세요. 잘 부탁드립니다.”


그렇게 금단의 문이 열렸다.




“왜 미련하게 고집을 피워서 저렇게...”


혀를 차며 방 안을 서성이는, 엉덩이가 가벼운 남편을 잡아 앉힌 아내는 좀처럼 없던 핀잔을 주었다.


“좀 진정해요. ...저까지 긴장된다고요.”


하지만 끌어다 앉힌 것은 잠시다. 황제는 다시 일어나 초조하게 돌아다녔고 그게 몇 번이나 반복된다.


2월 27일. 산실로 거처를 옮기고 마음의 준비는 했음에도 예정일보다 며칠이 늦어 초조하던 찰나, 새벽녘에 갑자기 진통이 시작된 루이코였다.


여섯 시간 전, 순산을 위한 권고에 따라 세리사의 부축을 받아 걷기 시작한 루이코의 한 팔을, 아침 정무도 팽개치고 달려와 잡아준 황제는 다시금 무통분만을 권유했다.


아주 약간의 조치만으로 순산을 보장하며 고통 역시 확실히 줄어들 테지만, 식은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그녀는 고집이었다.


“...싫어요. 전 무조건, 직접 배 아파 낳... 아우...”


힘주어 잡는 손에서도 진한 땀과 아픔이 느껴진다. 황제는 혀를 차며 마침내 설득을 포기했다.


“고집도 이런 고집이... 마음대로 해. 아파도 네가 아프지 내가 아프나...”


“...좀 제대로 된 격려는 없어요?”


하지만 다시금 찾아온 고통에 그녀는 평소라면 했을, 조금은 날선 대꾸도 하지 못했다.


결국 최후의 과정을 위해 들어가는 그 등에 대고 황제가 외쳤었다.


“위험하다 싶으면 그 땐 내 맘대로 할 테다, 알았지?”


“...웃기지 마요. ...그럼 용서 안 할 거야.”


그 엄포도 대단했고, 엄연히 전문가인 여의들의 직분을 침해함은 아무리 황제라도 월권이다. 결국 그는 하릴없이 거처로 돌아왔다.


또한 그다지 순산은 아닌 듯 하다는 보고를 받은 이래, 그는 줄곧 가시방석이었다.


“라피스는, 참 엄마에게 사랑받고 싶은가 봐요...”


아내의 낮은 중얼거림에 황제가 물었다.


“그게 무슨 소리야?”


“이런 거죠. ...엄마, 이 무서운 세상에, 나 참 어렵게 결심하고 나왔어요. 그러니까 무섭지 않게 예뻐해 주세요... 그런 투정이라고들 하잖아요?”


옅은 웃음 속에서도 약간의 쓸쓸함이 묻어 있다.


“굳이 안 그래도 많이 예뻐해 줄 텐데, 역시 아이는 아이죠...?”


“두 번 투정부렸다간 엄마 잡겠다. ...안 되겠어. 가서 좀 봐줄까...”


루이코는 싫어할 테지만 할 수 없다. 그리 생각한 황제가 일어섰다. 하지만 세리사가 급히 만류했다.


“관계자 외에는 출입금지에요. 아무리 폐하라도...”


“내가 관계자야. 이 세상 그 누구보다도...!”


이럴 때면, 과거 그렇게나 오래 기다려서, 이 인간에게 시집온 것이 과연 최선이었을까, 그리 생각할 때가 세리사에게도 있었다. 물론 아주 가끔이지만 말이다.


옥신각신하던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황제가 안도의 휘파람을 불었다. 지금껏 탐지를 집중해 살피던 모체에게서 아주 미약한 영자반응이 분리된다.


같은 것을 느낀 세리사는 활짝 웃으며 손뼉을 쳤다.


“어득녀, 축하드려요.”


“고마워.”


황제는 조금 착잡했다.


물론 한 아이의 아비 됨은 기쁘지만...


그 마음을 읽은 아내는 더욱 애써 밝게 웃으며,


“...탯줄 자르신다면서요? 가보셔야죠.”


“아아, 해야지.”


사실은 로이엘도, 그리고 앞으로 영원히 가질 수 없는 네 아이도 그렇게 해 주고 싶었다.


황제는 그 말을 마음속으로 감추었다.


미안. 오늘만은 체면불구... 마음껏 기뻐할게.




땀을 한 번 닦았지만, 익사 직전에 간신히 기어 나온 듯 새롭게 이마가 젖은 산모의 호흡은 아직 거칠었다. 그러나 탈진한 상태에서도 그녀는, 조금 전까지 자신의 분신이 안겨 있던 품을 아쉬운 듯 더듬었다.


아기와 함께 옆방으로 이동한 황제가 탯줄을 자르고, 이어 여의들이 목욕을 시키고 최종검진을 하는 그 짧은 시간. 정말이지 마치 영겁 같기만 하다.


“힘들었지? 진정 수고했어...”


아직 미동하는 힘없는 손을 잡고 황후가 위로했다.


다소 쉬어버렸지만 꽤 들뜬 목소리가 화답했다.


“...보셨어요?”


“으응... 어쩌면 이럴 수가 있지...”


젖은 눈의 세리사는 깊은 감회를 주체하지 못했다.


인공생명이 시조인 황족 소체는, 생산 단계의 신뢰성을 위해 일반인보다 유전적 다양성이 훨씬 적다. 때문에 그 외모는 비교적 서로 닮아 있고, 특히 눈동자와 머리카락의 색은 각각 12가지와 10가지밖에 없다.


그러니 한 사람의 고유 컬러가 누군가와 완전히 일치할 확률은 120분의 1에 불과함에도, 태어난 아이는 공교롭게도 보라색 눈동자와 검은색 머리카락이다.


물론 우연이지만 왠지 우연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그저 이름만 따서 붙인 것이 아니라, 마치 그 애가 다시 돌아온 것 같다는... 그런 생각까지 들어.”


“...그렇다면 더 의미 깊겠죠.”


언제까지나 꼬마인 사진 속의 시누이를 회상하며, 루이코는 아주 즐겁게 웃었다.


200만이 넘는 장병들이 스스로 전장으로 향하도록 한 큰 원인이 그 왕녀다. 이제 그 아이의 이름이 붙고 외모까지 비슷하다면 감히 그 누가 건드릴 것이냐.


갑자기 아기 우는 소리가 요란해졌다. 옆방에서 나온 황제는 묘하게 들썩이는 걸음으로 다가왔다.


세리사가 실소하며 자리를 비켜준 후, 그는 루이코의 이마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아주 죽다 산 표정이네. 쓸데없는 고집 부리더니...”


“...그렇기에 더욱 보람차요.”


루이코는 자랑스럽게 웃었다.


참기 힘들만큼 아팠고, 때문에 처음의 호언장담을 잠시나마 후회할 뻔 했다. 하지만 이젠 날아갈 것 같다.


황제 역시 자신의 팔에 아직 남은 감촉을 만끽했다. 아주 잠시 안아준 가벼운 아기임에도 그 소중함은 마치 천근처럼 무거웠다. 루이코는 더할 것이다.


황제는 쓴웃음으로,


“보아하니 한동안 못 일어나겠군. 그런데... 듣자니 앞으로 아이를 직접 보겠다고 했다던데, 대체 왜 그래?”


“뭐가 어때서요. 참, 수유도 직접 할 거에요.”


“우리 인공유는 자연산을 능가한다만... 게다가 두 시간마다 먹여야지, 밤낮은 바뀌지... 무슨 배짱이야.”


“그야 기술로는 얻을 수 없는 교감을 위해서죠. 물론 피곤하긴 하겠지만 그 정도야... 저는 자신 있어요.”


이 날을 위해서 열심히 먹어뒀다. ...물론 체중과 등가교환이지만 그건 나중에 생각하고자 한다.


한편, 그 마음은 알고 공감도 가지만, 피할 수 있는 고생을 사서 하려는 그녀가 다소 못마땅한 황제는,


“육아는 힘든 일이니 체력을 과신하지 마. 보모시녀들에게 맡길 만큼은 맡기라고.”


“전 자신 있다니까요...?”


“흥... 무슨 근거로...? 저 조막만한 녀석을 낳는데, 이 푸짐한 엉덩이를 가지고도 한참 걸려서 초조했건만...”


“에잇...! 매번 놀리기나 하고...!”


일어나려는 그 이마를 꾹 누른 황제는 낄낄대며,


“좋아. 생각보다는 기운이 있어 안심했지만, 부디 그 기운은 아껴뒀다 빨리 일어나는 데나 쓰시지?”


“...부모가 되면 다들 조금은 어른이 된다고 하기에, 폐하도 아버지가 되면 약간이나마 괜찮아질 줄 알았더니, ...정말 약이 없어.”


힘없는 푸념에도 그는 여전히 낄낄대다 속삭였다.


“복용은 최소 세 번인데, 아직 둘 뿐이어서 약효가 모자란 것 같아. 네가 하나 더 낳아주면 어떨까?”


하지만 그녀는 코웃음을 치며 승리의 기대감으로,


“세 아이의 아버지에 어울릴 정도로 조금은 어른이 되시면, 그 때나 한 번 생각해보죠. ...아무래도 당분간은 힘들 것 같지만...?”


“오호. 너치곤 제법 훌륭한 반격. 허나 과연 그럴까?”


이 장난꾸러기는 쉬이 패배할 생각이 절대 없었다.


“시간이 흘러서 이번에는 아들이 갖고 싶다며, 네 쪽에서 먼저 코 먹은 애교를 부릴지 그 누가 안담?”


외동으로 자랐고 가끔은 대가족이 부러웠던 그녀는, 그저 씩씩댈 뿐 전혀 반격할 수 없었다.


모처럼 놀려 회한을 푼 황제는 한쪽 눈을 찡긋하며,


“...끝났을 테니 슬슬 데려올까? ...라피스 엄마?”


“어서요...!”


순식간에 패배감을 잊어버린 그녀가 재촉했다.




황궁 곳곳에서 환호성이 들린다. 로라가 배수했다.


“자매분의 탄생을 축하드립니다...”


“...고마워.”


웃지 않은 대신 로이엘은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가벼운 점심을 마치고 나면 아버지에게 축하차 가야 한다.


상을 놓은 로라를 향해 로이엘이 물었다.


“지내기는 요즘 어때?”


로라는 힘없이 웃으며 끄덕였다.


“괜찮습니다.”


로이엘은 가슴이 아팠다.


아버지에게 말한 다음날, 풀려난 로라는 견습시녀 교육을 거쳐 소녀의 옆으로 배정되었다.


하지만 아무래도 신용할 수 없는 인간인 탓에, 아직 그녀는 시녀들 사이에서 겉돌고 있다.


또한 로라를 향한 시선의 그 연장선이, 결국은 자신에게 닿아있음을 모르지 않는 소녀 역시 불편했다.


황녀궁으로 배정된 곳은 황후궁과 지척. 로이엘에겐 법도대로 30명의 인간 시녀와 역시 그만큼의 론비샤, 친위기사도 두 명 붙어 있다.


하지만 그 모두가 정이 가지 않는 것은 물론, 베아르의 원래 출신인 친위기사는 도저히 아랫사람으로 생각되지 않았다.


사방에 불편한 사람 천지인 이 곳. 하지만 로라와 함께 있을 때만이 과거의 추억, 그 끈을 간신히 잡을 수 있다.


그런 로라가 초췌함에, 소녀는 아직도 슬픔과 분노가 종종 교차했다.


“시간이 되셨어요.”


마뜩찮은 표정의 소녀는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그녀의 황궁 생활도 이제 넉 달째에 접어든다. 생각보다 일상은 평온했고 세상의 소요는 차츰 가라앉았다.


뒤에서는 반발하던 순혈 아샤르 인들도, 아무리 전왕조가 사라졌다 하나 여전히 그 아이콘인 저 황후가 기꺼이 거둔 소녀에게 쉬이 입을 댈 수가 없었다.


그래도 당분간 경계는 받을 것이다.


반대로, 지상인 출신에게 있어서는 소녀는 호의의 대상이었다.


그것은 루이코가 예견했듯이 그녀가 무척 예쁜 아이라는 점도 있지만, 내년에 성인이 되는 이 황녀를 아버지가 애지중지함이 뚜렷한 이상, 비록 스스로가 원하지 않더라도 이미 아이돌의 자질이 충분하기 때문이다.


물론 다소 속보이는 심리지만, 새로운 스타는 상당히 환영받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번에 순혈들로부터 받은 상상 이상의 경계. 그것은 소녀에게 굉장한 공포를 주었다.


사방이 적이고 방패는 아버지뿐이다. 게다가 자신을 능가할 새로운 스타의 존재도 방금 태어났고...


원래대로라면 한참 어린 여동생은 전혀 경쟁자가 아니며, 그게 아니더라도 고작 핏덩이에 좋고 싫고가 있을 리 없다.


하지만 로이엘의 지금 입지는 어디까지나 부친의 총애에게 전적으로 의존하니, 그 관심과 애정이 이분됨은 소녀에게 득이 되진 않을 것이다.


로라를 앞세우고 걸으며 소녀는 생각했다. 몇 번이고 했음에도 언제나 마음에 걸려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앞으로 무슨 일이 있든, 설령 평온한 일생이 보장된다 해도 모든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이제 스스로 입지를 만들지 않으면 안 된다. 베아르 어머니의 말이 아니더라도, 나는 보다 강인한 이가 되어야 할 거다.


그러니 딱히 외부에 적대적일 필요는 없겠지. ...그래, 지어야 하는 웃음이라면 기꺼이 해야겠지.


이왕 하는 것이니 많이 웃고, 대신 간신히 살아가야지.


내가 힘이 생기면 그 누구도 건드릴 수 없을 거고, 어머니에 대해선 아버지는 도저히 불가능하다 말했지만 또 모르지...?


그리고 그 때가 되면, 앞으로는 호의를 보이며 웃어도, 뒤로는 내 생명의 어머니를 아직도 꾸짖는 이들에게 외치고 싶다.


원치 않게 짊어진 그 굴레에 어머니는 얼마나 괴로웠으며, 그래도 한 마디 변명도 없이 역사에서 사라졌다고...


...하지만 지금은 때가 아닐 뿐이다.


어쩌면 영원히 순수하게 환영받지 못할 황녀. 그 이름은 세라비 로이엘 아미에라비.


뭇 사람들의 경악을 감수하고 아버지가 지어준 이 존호. 그 뜻은 ‘아미에에 의한’ 이다. 그리고 아샤르 문화에서 아미에의 이름 뜻은, 소중한 약속을 증명하기 위해 나누는 이른바 ‘언약의 열쇠’다.


소녀는 두 어머니에게 깊이 맹세했다.


베아르 어머니. 제게는 이토록 상냥한 아버지지만, 그래도 만의 하나 어머니가 우려하던 그런 군주라면, 저는 어머니의 그 뜻을 받들어 최대한 막아볼게요.


혈연을 아주 거스를 수는 없지만, 그래도 힘닿는 내 모든 것을... 당신이 원하는 대로 아카기의 동족이자 허약하고 가련한 이 지구 인류를 위해 쓸 겁니다.


아미에 어머니. 직접 보진 못했지만, 때문에 별다른 느낌이 없어야 함에도 어쩐지 이토록 그리운 느낌이 드는 것은, 절 살리기 위해 당신이 겪어야 했던 고통이, 그 오랜 세월조차 뛰어넘어 제게 전해지기 때문이겠죠.


...아버지와 서로 사랑했다는 건 믿을게요. 그러니 아버지가 앞으로도 당신이 사랑한 만큼 좋은 사람이라면, 저는 그를 도우며 보다 강인한 힘을 키워 나갈 거에요.


....참고 또 참아볼 거에요. 언젠가 어머니의 이름이 더 더럽혀지지 않게 제가 당당히 변호할 수 있는, 그런 날이 아예 오지 않는다고는 그 누구도 장담할 수 없잖아요. 또 그 기회가 왔을 때, 저는 약할 수 없잖아요.


...그러니 두 어머니 모두, 제가 어느 쪽 길을 가든지 기꺼이 응원해주시길 바래요.


저는 당신들이 사랑하는 딸이잖아요...? 그렇잖아요...?


순간 느려졌던 걸음이 갑자기 빨라졌다.


어색함과 두려움의 세상으로, 미래를 향해 소녀는 걸었다.




서력 2061년 3월 27일.


아샤르 황실은 한 달 전, 차비 세라비 루이코 아사카와가 낳은 황녀의 신상을 공개했다. 죽은 고모를 따 그 이름 그대로 명명된 이 아기는, 장성한 이후 아버지의 가문이었던 구 좌현왕가를 잇게 될 것이라 공표되었다.


4월 14일. 황제는 칙명으로 부왕 세라비 카츠 리를 화성개발공사장으로 임명했다.


5월 25일. 우현왕 세라비 유키나 세이야는 그동안 맡았던 삼군사령장관과 안전보장원장을 사퇴했다. 이어 그녀는 남편인 부왕과 함께, 앞으로 화성 테라포밍의 전진기지가 될 모함 세리사오르로 떠났다.




수고하셨어요.


작가의말

네. 아샤르는 지구측에 뭔가 숨기고 있는게 있고... 이것이 베아르가 꾸미던 일의 단초가 되었습니다. 그 이야기가 이 권에서의 큰 흐름이 되겠죠.

 

새 생명이 나왔습니다. 그런데 태어나보니 부모가 딸바보. 이건 행운일지 아닐지.

 

로이엘의 성격은 베아르가 제법 손을 대어놓고 있었습니다만 부모가 어떻게 바꿀 수 있을지, 세상은 어떻게 받아들일지. 한정된 지면에서 묘사가 얼마만큼 될지...

 

지난 내전에서 잃어버린 두 모함을 대신해 신규건조된 ‘작은 새의 둥지’ 세리사오르는, 3권과 4권에서 언급했습니다만 기억하는 분은 별로 없겠죠. 앞으로 중요한 무대가 될 겁니다.

 

그리고 다음 장은 6년을 타임리프.  그래도 5권 동안 고작 16년... 미치 ㅋ

...다음 주에 뵙겠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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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4

  • 작성자
    Lv.99 고철아주큰
    작성일
    15.12.26 11:42
    No. 1

    철(哲)인 정치를 추구하는 베아르 파는 왜 계속 삐딱선을 타나요.
    미생물을 전공한 제 생각에 유전자 지도 자체는 한 race를 멸족시킬 큰 무기인데 그걸 왜 공개해야 하나요. 차라리 묻어두고... 아, 물론 저는 그것을 떠나 호구 정치를 하는... 아닙니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대마왕k
    작성일
    15.12.26 18:57
    No. 2

    음? 베아르가 철인정치를 추구한다는... 그렇게 받아들여진 서술이 있었나요?
    유전자 지도는... 나중에 연달아 터질 모종의 사건으로 설명드리죠.
    그리고 호구정치 ㅋㅋㅋ ...맞을지도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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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99 고철아주큰
    작성일
    15.12.26 20:46
    No. 3

    베아르가 그 특성상 철인정치를 추구하진 않죠. 다만 칼스의 고지식한 면을 싫어하기 때문에 반대로 칼스의 약점을 노리고 있는... (그게 진정한 철인정치!!!)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대마왕k
    작성일
    15.12.27 11:26
    No. 4

    음. 지금 이쪽 체제가 인공지능에 의한 철인정치에 가까우니, 정신적 약점은 군주 개인 성향으로 봐야되지 않을까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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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9 8장. 괴물의 낙원 (7) 21.06.05 78 2 20쪽
378 8장. 괴물의 낙원 (6) 21.05.28 65 2 19쪽
377 8장. 괴물의 낙원 (5) 21.05.15 64 1 18쪽
376 8장. 괴물의 낙원 (4) 21.05.08 59 1 20쪽
375 8장. 괴물의 낙원 (3) 21.04.30 66 1 19쪽
374 8장. 괴물의 낙원 (2) 21.04.24 66 2 20쪽
373 8장. 괴물의 낙원 (1) 21.04.23 68 1 19쪽
372 7장. 다시 찾은 대지. (7) 21.04.17 72 1 19쪽
371 7장. 다시 찾은 대지. (6) 21.04.16 62 1 19쪽
370 7장. 다시 찾은 대지. (5) 21.04.10 69 2 19쪽
369 7장. 다시 찾은 대지. (4) 21.04.09 67 2 21쪽
368 7장. 다시 찾은 대지. (3) 21.04.03 70 2 20쪽
367 7장. 다시 찾은 대지. (2) 21.04.02 116 1 22쪽
366 7장. 다시 찾은 대지. (1) 21.03.28 78 1 20쪽
365 6장. 동상이몽. (7) 21.03.27 98 1 19쪽
364 6장. 동상이몽. (6) 21.03.21 70 1 18쪽
363 6장. 동상이몽. (5) 21.03.20 93 2 20쪽
362 6장. 동상이몽. (4) 21.03.13 107 1 21쪽
361 6장. 동상이몽. (3) 21.03.12 97 2 22쪽
360 6장. 동상이몽. (2) 21.03.06 71 1 21쪽
359 6장. 동상이몽. (1) 21.03.05 88 1 20쪽
358 5장. 올림포스 아카데미. (6) 21.02.28 126 1 22쪽
357 5장. 올림포스 아카데미. (5) 21.02.28 75 1 20쪽
356 5장. 올림포스 아카데미. (4) 21.02.26 125 1 20쪽
355 5장. 올림포스 아카데미. (3) 21.02.21 182 1 19쪽
354 5장. 올림포스 아카데미. (2) 21.02.20 83 1 20쪽
353 <15권. 괴물(怪物)의 낙원 後> 5장. 올림포스 아카데미. (1) 21.02.19 136 2 18쪽
352 4장. 대탈출(하). (8) -4부 1권 끝- 20.10.03 182 3 22쪽
351 4장. 대탈출(하). (7) 20.10.02 157 2 23쪽
350 4장. 대탈출(하). (6) 20.09.26 153 1 22쪽
349 4장. 대탈출(하). (5) 20.09.25 115 1 22쪽
348 4장. 대탈출(하). (4) +2 20.09.19 119 3 24쪽
347 4장. 대탈출(하). (3) +2 20.09.18 122 2 22쪽
346 4장. 대탈출(하). (2) 20.09.12 124 2 19쪽
345 4장. 대탈출(하). (1) 20.09.11 139 1 23쪽
344 3장. 대탈출(중). (7) 20.09.05 120 1 21쪽
343 3장. 대탈출(중). (6) 20.09.04 107 1 21쪽
342 3장. 대탈출(중). (5) +2 20.08.29 188 1 22쪽
341 3장. 대탈출(중). (4) 20.08.28 118 1 21쪽
340 3장. 대탈출(중). (3) 20.08.22 133 1 24쪽
339 3장. 대탈출(중). (2) 20.08.21 125 1 22쪽
338 3장. 대탈출(중). (1) 20.08.15 161 1 24쪽
337 2장. 대탈출(상). (7) +2 20.08.14 215 1 23쪽
336 2장. 대탈출(상). (6) 20.08.08 182 1 22쪽
335 2장. 대탈출(상). (5) 20.08.07 110 1 21쪽
334 2장. 대탈출(상). (4) 20.08.03 247 1 16쪽
333 2장. 대탈출(상). (3) 20.08.02 176 1 21쪽
332 2장. 대탈출(상). (2) +2 20.08.01 144 1 25쪽
331 2장. 대탈출(상). (1) +2 18.10.14 336 3 20쪽
330 1장. 역사의 변화는 언제나 격류. (3) +2 18.09.08 328 2 21쪽
329 1장. 역사의 변화는 언제나 격류. (2) +2 18.09.01 333 3 21쪽
328 1장. 역사의 변화는 언제나 격류. (1) +4 18.08.25 300 4 25쪽
327 4부. 또 다른 세상 <14권. 괴물(怪物)의 낙원 前> 프롤로그 : 발버둥 +2 18.08.25 249 4 2쪽
326 3부. 미래에의 지표 편 후기. +8 18.07.29 260 4 2쪽
325 Ⓡ <13권. 미래(未來)의 지표 後> 에필로그 : 각자의 꿈 +2 18.07.29 250 3 38쪽
324 Ⓡ 8장. 내일에의 선물. (10) +2 18.07.29 219 3 24쪽
323 Ⓡ 8장. 내일에의 선물. (9) +4 18.07.29 210 4 25쪽
322 Ⓡ 8장. 내일에의 선물. (8) +6 18.04.07 263 6 26쪽
321 Ⓡ 8장. 내일에의 선물. (7) +6 18.01.27 321 5 25쪽
320 SS(Special Story) : 구원자 +6 17.12.28 352 5 36쪽
319 SS(Special Story) : 회상(回想) 17.12.28 329 3 17쪽
318 Ⓡ 8장. 내일에의 선물. (6) +3 17.03.18 497 4 26쪽
317 Ⓡ 8장. 내일에의 선물. (5) 17.02.25 357 3 30쪽
316 Ⓡ 8장. 내일에의 선물. (4) +2 17.02.12 457 4 24쪽
315 Ⓡ 8장. 내일에의 선물. (3) +2 17.02.05 627 3 25쪽
314 Ⓡ 8장. 내일에의 선물. (2) +2 17.01.22 535 3 22쪽
313 Ⓡ 8장. 내일에의 선물. (1) +2 17.01.07 641 4 23쪽
312 Ⓡ 7장. 성배(聖杯)는 피를 원한다. (10) 16.12.24 492 4 25쪽
311 Ⓡ 7장. 성배(聖杯)는 피를 원한다. (9) +2 16.12.11 604 3 24쪽
310 Ⓡ 7장. 성배(聖杯)는 피를 원한다. (8) +4 16.11.26 540 4 24쪽
309 Ⓡ 7장. 성배(聖杯)는 피를 원한다. (7) +2 16.11.13 629 3 26쪽
308 Ⓡ 7장. 성배(聖杯)는 피를 원한다. (6) +6 16.10.23 706 5 26쪽
307 Ⓡ 7장. 성배(聖杯)는 피를 원한다. (5) +4 16.10.08 700 5 26쪽
306 Ⓡ 7장. 성배(聖杯)는 피를 원한다. (4) +2 16.09.25 744 3 27쪽
305 Ⓡ 7장. 성배(聖杯)는 피를 원한다. (3) +4 16.09.10 730 4 27쪽
304 Ⓡ 7장. 성배(聖杯)는 피를 원한다. (2) +8 16.09.03 705 3 25쪽
303 Ⓡ 7장. 성배(聖杯)는 피를 원한다. (1) +4 16.08.20 630 4 23쪽
302 Ⓡ 6장. 미래에의 지표. (9) +6 16.08.06 715 3 27쪽
301 Ⓡ 6장. 미래에의 지표. (8) +4 16.07.30 811 4 34쪽
300 Ⓡ 6장. 미래에의 지표. (7) +6 16.07.16 860 4 32쪽
299 Ⓡ 6장. 미래에의 지표. (6) +4 16.07.03 758 4 27쪽
298 Ⓡ 6장. 미래에의 지표. (5) +4 16.06.18 751 5 24쪽
297 Ⓡ 6장. 미래에의 지표. (4) +6 16.06.05 731 5 25쪽
296 Ⓡ 6장. 미래에의 지표. (3) +6 16.05.21 838 4 27쪽
295 Ⓡ 6장. 미래에의 지표. (2) +4 16.05.15 1,122 3 25쪽
294 Ⓡ <13권. 미래(未來)의 지표 後> 6장. 미래에의 지표. (1) +4 16.05.08 869 5 24쪽
293 Ⓡ 5장. 판도라의 상자. (6) +6 16.04.30 960 5 21쪽
292 Ⓡ 5장. 판도라의 상자. (5) +4 16.04.20 940 7 25쪽
291 Ⓡ 5장. 판도라의 상자. (4) +6 16.04.09 812 9 25쪽
290 Ⓡ 5장. 판도라의 상자. (3) +10 16.03.26 984 8 26쪽
289 Ⓡ 5장. 판도라의 상자. (2) +4 16.03.20 852 8 21쪽
288 Ⓡ 5장. 판도라의 상자. (1) +4 16.03.12 1,056 7 19쪽
287 Ⓡ 4장. 난장판. (6) +2 16.03.05 731 4 22쪽
286 Ⓡ 4장. 난장판. (5) +4 16.02.27 845 7 25쪽
285 Ⓡ 4장. 난장판. (4) +4 16.02.20 979 8 28쪽
284 Ⓡ 4장. 난장판. (3) +4 16.02.13 1,044 9 26쪽
283 Ⓡ 4장. 난장판. (2) +2 16.02.06 1,041 6 22쪽
282 Ⓡ 4장. 난장판. (1) +2 16.01.30 986 6 20쪽
281 Ⓡ 3장. 열리는 문. (4) +2 16.01.23 840 9 20쪽
280 Ⓡ 3장. 열리는 문. (3) +2 16.01.16 1,015 8 24쪽
279 Ⓡ 3장. 열리는 문. (2) +2 16.01.09 1,055 7 21쪽
278 Ⓡ 3장. 열리는 문. (1) +2 16.01.02 832 9 21쪽
» Ⓡ 2장. 보다 강인한. (4) +4 15.12.26 1,007 12 21쪽
276 Ⓡ 2장. 보다 강인한. (3) +8 15.12.19 1,029 9 26쪽
275 Ⓡ 2장. 보다 강인한. (2) +4 15.12.12 991 11 19쪽
274 Ⓡ 2장. 보다 강인한. (1) +4 15.12.05 1,110 10 22쪽
273 Ⓡ 1장. 가시나무 둥지. (4) +6 15.11.28 1,114 16 19쪽
272 Ⓡ 1장. 가시나무 둥지. (3) +6 15.11.21 1,256 14 22쪽
271 Ⓡ 1장. 가시나무 둥지. (2) +8 15.11.14 1,028 11 22쪽
270 Ⓡ 1장. 가시나무 둥지. (1) +4 15.11.07 881 7 22쪽
269 Ⓡ <12권. 미래(未來)의 지표 前> 프롤로그 : 시작, 궤멸, 재생의 역사 +6 15.10.31 1,231 9 26쪽
268 Ⓡ <11권. 애증(愛憎)의 파편> 에필로그 : 각자의 밤 (+ 작말후기) +4 15.08.08 891 12 24쪽
267 Ⓡ 8장. 웃을 수 없는 영화. (7) +4 15.08.01 1,031 16 21쪽
266 Ⓡ 8장. 웃을 수 없는 영화. (6) +4 15.07.26 818 10 25쪽
265 Ⓡ 8장. 웃을 수 없는 영화. (5) +4 15.07.18 833 11 25쪽
264 Ⓡ 8장. 웃을 수 없는 영화. (4) +2 15.07.11 1,074 11 22쪽
263 Ⓡ 8장. 웃을 수 없는 영화. (3) +4 15.07.04 1,388 14 20쪽
262 Ⓡ 8장. 웃을 수 없는 영화. (2) +4 15.06.27 1,317 16 21쪽
261 Ⓡ 8장. 웃을 수 없는 영화. (1) +4 15.06.20 1,544 13 32쪽
260 Ⓡ 7장. 만화경(萬華鏡). (4) +6 15.06.14 1,341 15 27쪽
259 Ⓡ 7장. 만화경(萬華鏡). (3) +4 15.06.07 968 13 25쪽
258 Ⓡ 7장. 만화경(萬華鏡). (2) +2 15.05.30 1,290 12 29쪽
257 Ⓡ 7장. 만화경(萬華鏡). (1) +12 15.05.23 956 13 24쪽
256 Ⓡ 6장. 바퀴는 멈추었다. (5) +4 15.05.17 1,067 14 22쪽
255 Ⓡ 6장. 바퀴는 멈추었다. (4) +4 15.05.16 911 15 21쪽
254 Ⓡ 6장. 바퀴는 멈추었다. (3) +2 15.05.10 1,036 18 27쪽
253 Ⓡ 6장. 바퀴는 멈추었다. (2) +4 15.05.09 1,076 18 23쪽
252 Ⓡ 6장. 바퀴는 멈추었다. (1) +4 15.05.03 1,107 9 22쪽
251 Ⓡ 5장. 돌고 도는. (3) +4 15.05.02 1,096 11 23쪽
250 Ⓡ 5장. 돌고 도는. (2) +4 15.04.26 1,000 13 23쪽
249 Ⓡ 5장. 돌고 도는. (1) +4 15.04.25 1,120 13 22쪽
248 Ⓡ 4장. 모자라고 비었기에, 갈구하고 채워진다. (3) +2 15.04.19 1,019 12 21쪽
247 Ⓡ 4장. 모자라고 비었기에, 갈구하고 채워진다. (2) +4 15.04.18 1,113 15 21쪽
246 Ⓡ 4장. 모자라고 비었기에, 갈구하고 채워진다. (1) +6 15.04.12 1,437 13 18쪽
245 Ⓡ 3장. 무대 뒤의 속삭임. (3) +6 15.04.11 1,340 16 17쪽
244 Ⓡ 3장. 무대 뒤의 속삭임. (2) +6 15.04.04 1,261 12 28쪽
243 Ⓡ 3장. 무대 뒤의 속삭임. (1) +6 15.03.28 1,439 15 18쪽
242 Ⓡ 2장. 맺은 끈과 꼬인 끈. (3) +2 15.03.25 1,396 17 17쪽
241 Ⓡ 2장. 맺은 끈과 꼬인 끈. (2) +4 15.03.21 1,149 12 18쪽
240 Ⓡ 2장. 맺은 끈과 꼬인 끈. (1) +2 15.03.18 1,299 15 19쪽
239 Ⓡ 1장. 빛과 그림자. (3) +4 15.03.14 1,381 20 17쪽
238 Ⓡ 1장. 빛과 그림자. (2) +4 15.03.11 1,300 16 15쪽
237 Ⓡ 1장. 빛과 그림자. (1) +8 15.03.07 1,428 20 18쪽
236 Ⓡ <11권. 애증(愛憎)의 파편> 프롤로그 : 일방통행 +8 15.02.27 1,746 20 12쪽
235 과거의 유산 후기 & 공지 +16 14.12.29 1,521 19 3쪽
234 Ⓡ <10권. 과거(過去)의 유산> 에필로그 : 바보 이반의 나라는 평화로웠다 +10 14.12.28 1,277 23 27쪽
233 Ⓡ 8장. 죽음에 이르는 병. (3) +10 14.12.27 1,048 19 28쪽
232 Ⓡ 8장. 죽음에 이르는 병. (2) +10 14.12.21 1,194 16 26쪽
231 Ⓡ 8장. 죽음에 이르는 병. (1) +12 14.12.20 1,681 21 22쪽
230 Ⓡ 7장. 요구받은 혈채(血債). (3) +14 14.12.14 1,403 18 16쪽
229 Ⓡ 7장. 요구받은 혈채(血債). (2) +6 14.12.13 1,167 27 22쪽
228 Ⓡ 7장. 요구받은 혈채(血債). (1) +12 14.12.07 1,434 19 18쪽
227 Ⓡ 6장. 피로 씻은 피. (3) +10 14.12.06 1,722 21 19쪽
226 Ⓡ 6장. 피로 씻은 피. (2) +12 14.11.30 1,467 25 20쪽
225 Ⓡ 6장. 피로 씻은 피. (1) +12 14.11.29 1,623 23 16쪽
224 Ⓡ 5장. 장미꽃밭 아래 피어나는 양귀비꽃. (3) +12 14.11.26 1,711 20 16쪽
223 Ⓡ 5장. 장미꽃밭 아래 피어나는 양귀비꽃. (2) +14 14.11.23 2,045 19 19쪽
222 Ⓡ 5장. 장미꽃밭 아래 피어나는 양귀비꽃. (1) +10 14.11.22 1,593 23 22쪽
221 Ⓡ 4장. 겨울을 대비하는 이들의 자세. (3) +14 14.11.19 1,632 30 19쪽
220 Ⓡ 4장. 겨울을 대비하는 이들의 자세. (2) +16 14.11.16 1,330 22 21쪽
219 Ⓡ 4장. 겨울을 대비하는 이들의 자세. (1) +8 14.11.15 1,605 19 18쪽
218 Ⓡ 3장. 음모의 시작. (3) +12 14.11.12 1,745 22 21쪽
217 Ⓡ 3장. 음모의 시작. (2) +4 14.11.11 1,592 25 19쪽
216 Ⓡ 3장. 음모의 시작. (1) +8 14.11.10 1,505 23 20쪽
215 Ⓡ 2장. 마음의 끈. (3) +14 14.11.09 1,742 39 21쪽
214 Ⓡ 2장. 마음의 끈. (2) +6 14.11.08 1,628 24 25쪽
213 Ⓡ 2장. 마음의 끈. (1) +6 14.11.02 1,585 27 20쪽
212 Ⓡ 1장. 그들의 봄. (3) +10 14.11.01 1,321 15 12쪽
211 Ⓡ 1장. 그들의 봄. (2) +12 14.10.26 1,720 19 14쪽
210 Ⓡ 1장. 그들의 봄. (1) +6 14.10.25 1,701 26 18쪽
209 Ⓡ <10권. 과거(過去)의 유산> 프롤로그 : 10년, 그 변화의 흐름 +12 14.10.20 1,501 33 6쪽
208 변혁의 시대 후기 & 설문. +18 14.10.12 1,372 25 8쪽
207 Ⓡ <9권. 변혁(變革)의 시대> 에필로그 : 변혁의 시대 +14 14.10.11 1,817 29 28쪽
206 Ⓡ 8장. 두려움을 지우는 말. (3) +8 14.10.10 1,583 21 17쪽
205 Ⓡ 8장. 두려움을 지우는 말. (2) +10 14.10.09 1,343 24 20쪽
204 Ⓡ 8장. 두려움을 지우는 말. (1) +8 14.10.08 1,444 23 19쪽
203 Ⓡ 7장. 경계선. (3) +10 14.10.07 1,605 22 16쪽
202 Ⓡ 7장. 경계선. (2) +6 14.10.06 1,435 19 18쪽
201 Ⓡ 7장. 경계선. (1) +14 14.10.05 2,118 21 18쪽
200 Ⓡ 6장. 신의 아들. (3) +12 14.10.04 1,703 27 18쪽
199 Ⓡ 6장. 신의 아들. (2) +10 14.10.01 1,842 27 25쪽
198 Ⓡ 6장. 신의 아들. (1) +10 14.09.30 1,430 26 23쪽
197 Ⓡ 5장. 돌이킬 수 없는 일. (3) +4 14.09.29 2,449 21 19쪽
196 Ⓡ 5장. 돌이킬 수 없는 일. (2) +8 14.09.28 1,738 23 21쪽
195 Ⓡ 5장. 돌이킬 수 없는 일. (1) +10 14.09.27 1,876 24 22쪽
194 Ⓡ 4장. 많이 아픈 찔러보기. (3) +8 14.09.26 1,956 28 16쪽
193 Ⓡ 4장. 많이 아픈 찔러보기. (2) +4 14.09.25 1,609 29 15쪽
192 Ⓡ 4장. 많이 아픈 찔러보기. (1) +8 14.09.23 1,725 25 18쪽
191 Ⓡ 3장. 불편한 진실. (3) +20 14.09.21 2,155 33 21쪽
190 Ⓡ 3장. 불편한 진실. (2) +8 14.09.19 1,718 22 17쪽
189 Ⓡ 3장. 불편한 진실. (1) +8 14.09.18 1,638 32 19쪽
188 Ⓡ 2장. 인간의 땅. (3) +6 14.09.16 1,986 33 19쪽
187 Ⓡ 2장. 인간의 땅. (2) +8 14.09.15 1,924 21 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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