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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왕k님의 서재입니다.

리어스(Re Ear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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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왕k
작품등록일 :
2014.01.14 00:13
최근연재일 :
2021.06.12 14:54
연재수 :
38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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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4,0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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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3,615,518

작성
14.12.28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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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77
추천
23
글자
27쪽

Ⓡ <10권. 과거(過去)의 유산> 에필로그 : 바보 이반의 나라는 평화로웠다

한 권이 끝날 때, 가슴에 남는 글이 되길 바랍니다.




DUMMY

잠옷 차림의 소녀는 별밤의 테라스에 나왔다.


몸도 어느 정도 회복되었고 힘도 돌아왔지만, 며칠 동안 생각을 거듭하느라 잠을 설쳤다.


어머니는 평소처럼 자신을 대해주었다.


“네 출생에 대해서는 아직은 밝히지 말자꾸나.”


“그럴게요. ...앞으로는 어떻게 될까요?”


“당분간은 또 싸움이 없을 거 같다. ...이제까지는 우리의 움직임을 그들이 기다렸지만, 이제는 그들의 움직임을 우리가 기다릴 차례지.”


상황은 액션과 리액션의 교차다.


어머니가 물었다.


“...아직 갈등하고 있니...?”


“아뇨. 그렇지 않아요.”


딸의 즉답에 어머니는 만족했다.


“너는 엄마만 믿으렴. 다 잘 될 거야.”


로이엘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미 그녀가 할 일은 정해져 있다. 앞으로 아버지가 어떻게 나오는지 볼 것이다.


피를 주고 낳아준 것만으로 그를 사랑하고 따라야 한다면, 그건 불합리하다.


원래부터 나는 당신의 종속물이 아니었다. 당신이 날 보호했든 방치했든, 남의 손에 맡긴 그 시점에서부터 이미 서로의 인연은 너무나도 가늘었다.


그러니 물을 것이다. 날 숨겨버린 본의가 무엇이었는지, 그리고 어머니의 일도 같이 물을 것이다.


하지만 아버지가 혹여 나를 부정하거나, 적으로 돌리는 일이 있다면 그 때는...


여름밤 늦더위가 기승을 부리지만 마음은 차가웠다.


아카기... 오늘따라 네가 달여 주던, 그 말리차의 온기가 그리워.


너를 다시 만날 수 있다면, 나는 무슨 일이든 할 수 있을 거야.


...하지만... 이젠 너무 늦어버렸어...!


소녀는 몸을 웅크리며 침실로 향했다.




“...손은 좀 어때?”


“...괜찮은 것 같아.”


이영은 오른손을 움켜쥐며 확인했다.


지난 3일은 입원하여 재생 처치는 받았지만, 아직 간헐적인 통증은 있어 진통제 신세는 져야 했다.


유키나가 작은 한숨으로 말했다.


“그래도 이만하기 다행이다...”


평소처럼 팔베개를 해준, 그녀의 호흡이 턱 밑에서 느껴진다. 그들에겐 최상의 애정표현이다.


남의 이목도 있고 뒷수습에 바빠 못 본 그녀는, 대신 그가 퇴원하자마자 찾아왔다. 그것도 평소 같으면 생각하지도 못했던 늦은 밤에 말이다.


알약을 머금고 물을 들이키자마자, 여름날 달빛과 바람을 위해 열어둔 침실 창문으로 갑작스레 날아 들어온 흰 옷의 여자.


입 안의 물 때문에 비명을 지르지 않았음은 행운이지만, 대신 사래가 들려 잠시 고생했다.


누가 먼저라 할 것 없이 반가움과 안도감에 안고 안겨들었지만, 감정이 가라앉자 막막함이 찾아왔다.


“...앞으로의 싸움은 더욱 거세지겠지.”


옅은 달빛뿐인 어둠 속. 그의 중얼거림에 그녀도 아주 작은 고갯짓으로 긍정했다.


“그러니까 말이지...”


“그래서 말인데...”


느닷없이 동시에 나온 말.


어색한 그들은 한동안 말을 미루었다.


“카츠, 내가 먼저 말할게...”


유키나는 조금 망설였지만... 이미 결심했다.


“앞으로 이 일을 하면 할수록... 넌 더더욱 위험해질 거야. 가디언즈도 우리 사이를 이미 알았으니, 이제부턴 당연히 널 노리려 하겠지. 그러니... 저기...”


그녀답지 않은 망설임에 이영은 실소하며 물었다.


“뭐야, 그런 화법... 싫어하지 않았어?”


“...그럼 말할게. 내가 앞으로 너를 지키려면, 그 언제 어디서라도 내 손이 닿는 곳에 있어야 해. 그것은...”


“나도 알아...”


그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녀의 말을 아예 예상하지 못했다면 거짓말.


그래도 이리 말해줌에 감명 받지 않았다면 그것도 거짓말일 것이다.


날 수렁에서 건져주고 지금껏 보호해준 그녀. 그리고 이 상황에서도 참 어려운 말을, 나를 생각해서 해주고 있다. 하지만...


“고마워. ...이런 말까지 해줘서... 하지만 내 꼴을 보라고. 이번에도 네게 기대고 말았어. ...한심하게.”


“어쩔 수 없었잖아...”


노력의 결과가 최악의 형태로 돌아옴이 무척 아쉽지만... 그래도 그라도 산 것이 어디일까.


들어서면서 본 그의 표정은 좋지 못했다. 역시 이번의 일로 의기소침했나.


좀 더 위로가 필요할까 싶은 찰나,


“기억해...? 10년 전에... 나 스스로 납득할 수 있는 상황이 되면... 네게... 당당히 말하겠다고.”


“...으응.”


살짝 어이가 없긴 했지만, 반대로 몹시도 달콤했었다.


“하지만 나는 고작 이 정도였어. ...미안.”


“무슨 소리, 아니야...”


위로하듯 그녀는 가슴팍에 안겨든다.


“그동안 넌 정말 열심히 노력했어. 그건 누구보다 내가 잘 알아. 물론 결과가 이래서 속은 상하겠지만...”


아기를 재우듯 가슴팍을 두들기는 그녀의 손길.


“...애당초 갖고 태어난 것도 다르고 인종도 다른 걸. 그건 당연한 거야.”


“당연하다... 그럼 망상이었다는 건가?”


“그런 거 아냐. 오늘 따라 왜 이래? 아니, ...아닌가.”


그녀는 한숨을 푸욱 내쉬었다.


“부담은 알겠어. ...로이엘의 시선도, 오라버니의 입장도. ...나 자신도 비싼 여자니 부담은 되겠지. 그래도...”


10년이 흘렀음에도 아직도 문어(아샤르인)에 조센징에 쪽발이에 짱깨는 존재한다. 황제의 관용도 꾸준한 통치의 방침도 언제나 먹히는 것도 아니며 때로는 의심을 산다.


사람의 본질이란 그렇게 쉽게 바뀌는 것은 아니며, 타인을 완전히 이해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대답은?”


그녀의 질문. 그 대답에 앞서, 혹여 있을 과격함을 막기 위해 품안의 머리를 감싸며 그는 천천히 말했다.


“이건 결코 네게 싫증나서 그런 것이 아니라... 그러니 오해는 하지 말고... 우리, 헤어지는 게 좋지 않을까?”


놓아주지 않으려 했지만 이미 반쯤 일어난 그녀.


“...진심이야?”


고요한 달빛 속 끓어오르는 분노에, 그는 정면으로 대항했다.


“이대로는 내 목숨이 문제가 아니야. 이제 나는 완전히 네 약점에, 그야말로 짐짝이 되었다고... 내가 네 옆에 있어서 생길 문제를 모르겠어?”


딸의 문제라 해도, 오랫동안 교분을 쌓아온 황제가 유키나를 어떻게 할 수 있을 리가 만무하다. 하지만 로이엘이 아샤르로 돌아오기 위해 풀어야 할 가장 큰 문제는, 이제 이영 자신이 된 셈이다.


황제는 공정한 이였지만, 다른 이도 아닌 지켜주지 못한 여자의 잃어버린 자식의 문제다. 항상 마음이 잘 맞던 두 황족은, 이 일로 적지 않은 척을 질 수도 있다.


“말뜻은 알겠지만... 오라버니가 널 해칠 리도 없고, 설령 그렇더라도 내가 보호할 거야. 부족해...?!”


“네 보호나 받고 살라는 말이야? 언제까지나?”


서로의 어조가 빠르게 올라가고, 가슴 한 구석의 서늘함도 같이 느껴진다.


이영이 착잡하게 말했다.


“아, 그래... 물론 네 오라버니가 딸의 문제를 가지고 내게 말하진 않겠지. 그리고 그 로이엘이 날 노려도... 너와 한 침대 쓰고 살면 내 목숨 하나 정도야 걱정하지 않아도 되겠지. 그래도 말이야... 이렇게까지 너한테 기대고 부담을 주기에는 이거 너무...”


잡아먹을 듯 노려보던 그녀는 차츰 고개를 떨어뜨렸다.


“...진짜 헤어지길 원해?”


“둘 다 나락으로 빠져드느니 이게 서로를 위하는 길이 아닐까. 또 너라면, 미래를 기다리다 보면 나처럼 챙길 것 많은 이보다는 훨씬 좋은 이도... ...그런 거잖아.”


지난 세월, 어찌 보면 기회는 많았다. 과음을 틈타 선을 넘을 수도, 작은 무언가에 억지로 큰 의미를 담아 이제 너를 원한다고 말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고 할 수도 없었다. 언젠가 그녀를 잃어버릴 때가 기어코 왔을 때, 서로에게 아주 큰 상처만은 남지 않기를 원했기 때문에.


침울한 탄식과 비난을 섞은 신음으로 그녀가 물었다.


“...그럼 넌 어떻게 할 셈이야. 내 보호마저 잃으면...”


“...이만하면 행복... 그리고 행운이었지. 후회는 없어.”


그는 몹시 담담했다. 아니, 담담하려 애썼다.


“그러니 말하는 거야. 나 같은 녀석에게 지난 세월 그만큼 투자했으면... 그만하면 된 거야. 이제 이렇게 상황이 꼬인 판에 날 기다리거나 굳이 감쌀 필요는 없어. ...그렇다고 네 자존심에, 이제 못 기다린다거나 상황이 엉망이니 그만 좀 떨어져줘야겠다... 그런 말을 할 것도 아니고. 그러니 내가 먼저 말하는 거야. 네가 지금 해야 할 정치가의 말, 하지만 또한 여자니까 하지 못할 말을... 내가 대신해 주는 거지.”


이영은 스스로가 무척 한심했다. 내가 좀 더 강했다면 리비는 죽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황제를 도와 신세계를 만들어내었을, 자신보다 훨씬 세상에 도움을 줄 리비는 죽었다. 반대로 쓸모없는 자신은 이번에도 살아남았다.


하지만 아직 늦진 않았다. 이영 혼자 책임을 뒤집어쓰고 로이엘에게 목을 내놓으면, 어쩌면 그 마음을 돌릴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럼 황제는 딸을 찾고 가디언즈는 붕괴하며, 더불어 유키나도 친애하는 오라비와도 등 돌리지 않아도 된다.


각자의 마음만 정리한다면 말이다.


여왕이 어이없이 물었다.


“내가... 상황에 따라 사람을 버릴 여자로 보여?”


“...아니. 하지만 그런 것 있잖아. 아무리 노력해도, 또한 마음과는 달리 현실에 부딪혀 안 되는 것... 이미 우리도 겪기 시작했잖아? ...내가 너를 사랑하지 않아서 하는 말이 아니란 것... 이것만은 진실이니까.”


“...그래... 그렇단 말이지... ...알았어.”


고개를 떨어뜨린 그녀가 의외로 쉽게 체념한다.


이영은 안도도 되고 반대로 상심하기도 했다.


하지만 10년이나 행복했다. 자기 따위를 보호한답시고 그녀가 위험에 처하는 것도, 이미 난처해진 입장을 더 난처하게 하고 싶지도 않다.


그래도 마지막 표정만은 보기 힘들고, 또한 자신도 보여주긴 싫다. 그러니 그녀가 고개를 깊이 숙이고 있음은 다행이다.


드디어 옆자리의 그녀가 부스럭대며 움직인다.


이제 그녀를 떠나보내고, 꿍쳐둔 술 한 병 없애볼까...


하지만 기척만 있을 뿐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는다. 돌린 고개와는 반대로 잠시 곁눈질을 한 그는 기겁하고 말았다.


“뭐하는 거야?”


인공이긴 하지만 때마침 구름이 달을 가려준다. 하지만 오감은 시각을 대신하여 모든 것을 알려준다.


이미 벗어던진 상의.


작년 그녀의 생일날, 무척이나 어색해하고 고민하면서 실제로 살 때도 애를 먹었던, 하지만 정말 사소한 선물이었음에도 그녀가 다소의 놀림과 함께 즐거워했던, 브래지어 후크에 손을 댄 그녀가 웃었다.


“...보는 그대로. 이대로 떠나가면 섭섭하지 않겠어?”


눈알이 튀어나올 광경임에도 그는 눈을 때지 못했다. 그것은 마지막 한 겹을 남겨둔 그녀의 상반신이 아닌, 바로 그 처참한 표정 때문이었다.


엔트로티, 그리고 그 섬 이후 다시는 보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무슨 속셈이야?”


급히 그 손을 잡아챈 그에게 돌아온 웃음은 처참했다.


“글쎄... 그동안 아쉬운 침만 흘린 너에게 주는 마지막 선물...? 아니면... 미운 자식 떡 하나 더 준다? 아, 이건 너희 속담이었지? 그럼 그동안 나도 남자에 굶주렸다, 그리 말하면 제일 설득력 있으려나?”


“...또 쓸데없는 동정, 아니면 스스로를 학대하는 거야? 이제는 안 그러기로 한 것 아니었어?”


“동정? 학대? ...왜 그렇게 생각해?”


“...아니라고 할 셈이야? 누가 봐도 이건 네 손해, 아니 바보짓이야. 바보 옆에 있다 보니 진짜로 바보가 되어버렸나. ...그만둬.”


“어째서 이게 바보짓이라 생각하는 거야?”


타는 듯 쏘아보는 회색 눈동자에 심장이 욱죄인다.


“지난 세월. 비록 드러낼 수는 없어도 무척 즐거웠는데... 이제 나는 무슨 낙으로 일상을 살고, 무슨 각오로 저들과 싸워? 내 두려움은 아직도 커. 다 알면서...?”


“아무리 그래도, 네가 이런다고 달라지는 것이 있어?”


“있어. 지난 10년... 너는 내가 희생했다 생각할지 몰라도 나는 아닌걸...! 너 스스로는, 남들은 내게 네가 모자라다 생각할지 몰라도 나는 아니었어...! 너는 내가 인정할 용기를 가졌고, 계산하지 않았고, 날 위해 노력했어...! 그래서 나는 내 의지로 널 기다렸고, 내 의지로 네게... 내 옆에 머무를 수 있을 길을 지금 말했어. 그러니 지금 이것도 내 의지야...!”


비록 떠나가는 남자에게 몸으로 부딪힌다는 모양새지만, 그녀의 긍지는 오히려 드높았다.


“이번에 네가 잡혀가고... 내가 얼마나 겁먹었는지 알아? 지난 10년간 우려했던 일이 현실이 되었다고...! 나는 네가 물어줄 말을 그저 기다리기만 할 뿐이었고...”


“유키나...”


“이럴 줄 알았으면 그 때, 홍콩에서 돌아왔을 때 말해줄 걸...! 내게 어울리는 남자 같은 거, 살아가면서 만들어 가면 되는 걸. 그러니 그냥 지금 이대로의 너도 괜찮다고 할 걸. ...하지만 네가 너무 진지하게 나오는 바람에, 차마 말하지 못했고 네 기도 꺾기 싫었어. 그 일을 후회하며, 또 두려워하며... 나는 네게로 미친 듯이 달려갔어...! 그리고 싸워서 널 구했다고...!”


미래에 대한 기대는 이런 식으로 돌아오고 말았다.


후회는 깊고도 넓었다.


“...그런데도 너는 이별을 말하잖아? 말뜻은 알겠지만 이제부터의 나는? ...네가 없는 나는 무척 잔혹해지고 강해지겠지만, 또한 나약해질 거야.”


“...으음...”


“그러니 네가 더 이상 옆에 없어도 예전의 내가 되지 않도록, 마음의 끈으로 남겨두도록... 네 체온과 추억을 내게 남겨두고 싶어. 난 내 미래를 위해서 이렇게 하는 거라고! ...왜 이게 바보짓이야?”


“너라면 다른 사람, 더 좋은 사람이 있을 거잖아?”


“언제? 10년 후? 100년 후? 나라고 인생을 두 번 살아? 오래 산다고 해서 인생의 가치가 옅어져? 순간의 시간이 소중한 건 나도 다르지 않다고...! ...난 세리사 언니가 어떻게 그 오랜 시간을 살아왔는지, 사실은 감도 잡지 못했어. 하지만 지금 약간이나마 알 것 같아. 그 기다림, 누군가를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이렇게 괴로운데... 언니는 대체 어떻게 참았을까?”


칼스는 재능에서 밀려서 그렇다 쳐도, 하지만 자신이 세리사에게도 꼼짝 못했던 이유를, 이제는 어느 정도는 알 것 같다.


한 사람을 위해 수천 년을 기다릴 그 각오.


바보 같지만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난 그리 느긋한 성격이 아냐. 내 곁을 떠난 네가 할, 그 행동을 모를 만큼 바보도 아냐. 모두가 좋은 현실을 운운하며, 로이엘에게 죽으러 갈 네 속셈 말이야!”


실제로 그럴 생각이었기에 그는 마른 침을 삼켰다.


역시나. 그렇게 말하는 듯 그녀는 차게 웃었다.


“...그러니 선물 하나 하는 거야. 그렇다고 착각하지는 마. ...이 밤을 끝으로 너는 영원히 나를 잃을 거니까. ...뒤늦은 후회는 절대 안 받아줄 거야.”


이미 멍한, 힘이 줄어든 그의 손을 뿌리친 그녀의 손이 다시 스스로의 가슴팍에 향했다.


하지만 급히 정신을 다듬은 그는 재차 손을 잡았다. 이 무례에 그녀는 거세게 팔을 휘둘러 빼며 반항했다.


“놔...!”


“싫어...!”


갑자기 그는 전력으로 몸을 일으켰다. 힘으로 따지면 일어날 수 있을 리가 없지만 그렇지를 않다.


“카츠...?!”


피하거나 뺨을 때릴 수도 있는, 하지만 거부하지 못한 느닷없는 포옹에 그녀는 낮은 숨을 토했다.


“...놓으라고 했어. ...죽고 싶어?”


엄포에도 그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죽어도 못 놔.”


“이것도 뒤늦은 후회야...!”


“...후회가 아냐.”


그녀의 목덜미에 얼굴을 파묻으며 그가 속삭였다.


“해야 할 질문이 아직 남았어. 그러니 마저 들어줘...!”


“...남은 것이 뭔데...?!”


원망하고픈 그의 숨결에도 그녀는 떼어내지 못했다.


“그 아비에르가 내게 들려준 이야기가 있어. 너와 폐하가 무엇을 노리는지... 어떤 세상을 꿈꾸는지...”


그는 짧게 그 때의 일을 말했다.


“...아비에르가... 말했단 말이야?”


“그랬어. 그 때는 그녀답지 않게 한참 말이 많았지. 그때는 몰랐는데 지금은 알 것 같아. 그것은 내게 같은 꿈을 꾸기를 권하고, 혹여 자신이 잘못되더라도 나를 포함해서 하나라도 더 많은 이가... 자신이 꼭 가보고 싶은 그 길을 이어나가도록 원했던 것은 아닐까.”


엘리트의 자존심으로는 쉽지 않겠지만, 그녀는 스스로의 목숨을 부탁했다.


이영도 꼭 들어주고 싶었다. 어째서 그런 기분이 들었는지는 그 때는 헷갈렸지만, 지금은 알 것 같다.


그때, 말은 그렇게 했어도 그녀 스스로도 살아 돌아가기 힘들다 느끼고, 그 짧은 시간에나마 많은 것을 남기려 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녀가 가고 싶었던 길, 보고 싶었던 미래.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그 꿈에 이영 스스로도 젖어버렸던 것이다.


그러니, 그녀 대신은 아니지만 어쨌든 살아남은 몸. 그에 공감한 만큼 재능이 모자라도 도전해야 한다.


설령 남겨준 몫만큼 채워주지 못할지라도 말이다.


“그래도 살아남은 이의 의무랄까... 가능하면 그녀가 보지 못한 세상에 조금은 보탬이 되고 싶었지. 하지만 그녀의 죽음으로 내 무력함도 같이 깨달았어. 난 그녀만한 재능도 심지도 없어.”


어떤 멘토를 보고 따라간다는 것은 재능과는 별개의 문제일 것이다. 누군가는 네 주제에? 그리 비웃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거장의 그림을 보고 아는 체 감탄만 하는 것보다, 비록 습작이라도 캔버스에 붓을 대어보는 인간이 훨씬 가치 있다. 그는 그렇게 생각했다.


“나는... 혼자서는 너무 무력해. 그런데도 가보고 싶어. 그런데 이제껏 기대어온 처지에... 네게 앞으로도 계속 내 옆에서 도와 달라 말할 수 없는 거잖아.”


“...말이나 해 봤어?”


쏟아진 원망에, 안는 팔에 더 힘이 들어갔다.


“염치는 있어야지. 만약 이 말을 먼저 해버리면, 그리고 네가 자칫 약한 마음에 따라와 버리면 네겐 더 이상의 선택지는 없는 거잖아. 설령 네가 앞으로 불만을 가져도, 오늘의 일 때문에 너는 말하지 못하겠지. ...그래서 헤어지자고, 네가 가질 수 있는 자유를 먼저 말했어. 그게 이제껏 대단한 것은 못해준, 내가 지켜야 할 마지막 도리라고 생각했어. ...결코 쉽게 말한 게 아냐.”


받아들이길 원했지만 사실은 원하지 않았다.


그래도 물어야 했다. 아니면 다음 질문을 할 수가 없었다.


지난 며칠 동안 생각한 결론.


그것은 그녀에게 주는 두 가지 선택.


그 하나가 거부당한 이상...


“나는 네가 받아들이면 떠날 생각이었어. 그리고 네가 거부하면... 그러니 쉬운 길과 자유를 거부한 바보 여자에게, 또 다른 선택지로 이젠 구속을 제안할 차례야.”


“...구속...?”


갑자기 격해진 진동을 그녀의 심장에서 느끼며, 그는 오랫동안 하지 못했던 말을 드디어 꺼냈다.


“하룻밤 인연으로 남은 세월을 살아갈 수 있다... 그렇게 말해줄 정도로 지금의 나라도 상관없다면... 이제부터의 나는 음지가 아닌 양지, 네 남편으로 네 옆에 있고 싶어. 이제 더는 실망시키지 않을 테니까... 부디...”


“...갑자기 이렇게 바뀐... 그리고 장담하는 이유가 뭐야? ...설마 지금 날 떠본 거야?”


“약간은... 하지만 필요했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그녀의 질문은 정당하다.


“어째서...?”


“누워 있는 동안 생각한 거야. ...너무 답답했지. 남아 있음으로 인해 사랑하는 이에게 부담이 될 이 상황. 조언을 얻어야 할 상황에서 머리를 굴리다 보니 문득 가까운 사람, 아주 좋은 예시가 떠오른 거야.”


“누군데...?”


“예전에 네가 내게 루이코, 그녀를 닮아보라 이야기했지. 진짜 강한 것은 안에 있는 거라고... 나는 그 뜻을 그동안 알지 못했지만, 생각해보면 이번 일로 그녀도 입장이 붕 뜬 것은 마찬가지야. 하지만 어쩐지 이번에도 그녀는 지지 않을 것 같아. 왜 그런 기분이 들었을까. 그건... 본인이 가진 것과는 상관없는, 올바르게 살아온 세월의 흔적이 주는 그런 힘이겠지. 그녀를 아는 이는 신뢰하게 하는... 그 원천이겠지. 그게 내가 닮아야 하는 것이고, 다가올 미래를 이겨내는 힘이겠지.”


이름은 부모가 붙여주지만, 그 진짜 가치는 스스로의 노력에 의해 남이 매겨준다.


질시도 편견도 모두 받았고 아이까지 잃었지만, 그래도 피하지 않고 대중 앞에 나서고 스스로를 알린 루이코의 위치는 이제 공고하다.


마찬가지로, 애당초 그에게 필요한 것은 요란한 공적으로 얻어지는 이름값 같은 것이 아니었다. 그 어떤 시선에도 당당하고, 그리고 스스로를 사랑하는 것이다.


...10년이나 지나서 겨우 깨달아버렸다.


“나는 이제껏... 너와 나에게 쏟아질 타인의 시선 핑계를 대며 스스로를 숨겨왔어. 하지만 내게 진짜 필요했던 것은... 네가 사랑해주는 나를 믿고 드러내고, 타인의 시선과 직접 부딪히면서 모자란 부분은 네게 기꺼이 기대가는, 그런 세월의 힘을 쌓는 것이겠지...”


아아, 아까운 세월이어라...!


“그러니 10년 전의 나는, 스스로가 납득할 수 있을 때까지... 그런 식으로 나를 숨길 생각만 해서는 안 되었던 거야. 덕분에 너는 너무나 오래 기다려야 했고... 우린 훨씬 행복했을 시간을 엄청 헛되이 써버렸지.”


자신에 비해서는 힘도 학식도 처질 루이코가, 황제의 여자로 10년 세월을 보냈고 또한 그만큼 성장했다.


...나도 여왕의 남자로 같은 세월을 보냈다면, 지금쯤은 그런 힘을 가질 수도 있었을 것이다.


설령 잘 되지 않아서 파경을 맞았었더라도, 그 세월과 추억만큼은 소중한 자산이었을 텐데...!


결국 우리는 시간만 낭비한 셈이다.


“아마 너는 그런 낭비는 예상했을 거야. 아무리 이유를 붙여도 어차피 이건 시련을 피하는 것에 불과하다, 세월이 흘러도 달라지는 것은 없다. 그럴 바에야... 처음부터 뚜렷이 드러내고 같이 이겨나가는... 그런 각오와 시간의 필요성을 말하고 싶었을 거야. 그렇지?”


홍콩의 호텔방에서, 그녀는 큰 결심의 말을 해주었다. 그리고 그녀는 그의 자존심을 생각해서 루이코의 예를 들고, 그리고 몇 번이고 무언으로 가르치려 했었지만, 바보 같은 자신은 알아채지 못했었다.


“...10년이나 걸려서 겨우 문제를 풀었네, ...바보.”


조금 누그러진 목소리에 그는 웃었다.


“...그 세월 애먹인 주제에 너무 늦게 깨달아서, 무척 쪽팔려서 먼저 말할 수가 있어야지. ...그런데 대답은?”


아마 서로의 일생에서 가장 긴 시간. 그리고, 빨개진 눈과 대비된 붉은 뺨, 그리고 붉은 입술이 대답했다.


“...응. 기꺼이. ...부족해?”


“아니. ...차고 넘치고 쏟아질 지경이야.”


드디어 묻고, 또 원하는 대로 들었다.


그는 크게 기뻐하고 또한 안도했다.


굉장히 먼 길을 돌아온 기분. 하지만 이제부터는...


“아야야야...!”


달콤한 기분은 금방 박살나, 뻗어진 손에 옆구리가 꼬집힌 그는 비명을 질렀다.


“...감히 날 떠보고, 그리고 지금껏 애태운 벌이야...! 이 멍청아...!”


여전히 비트는 손가락. 그 아픔에도 그는 웃었다.


새침한 그녀의 눈가에 비로소 맺힌, 아주 작은 눈물을 닦아주며 그가 말했다.


“...널 갖고 싶어.”


새삼스러운 탐욕이 아니다. 오늘 밤은, 그동안 쌓아온 애정의 완성이지만 또한 완성은 아니기를.


부디 앞으로도 더욱 쌓아나가기를...


그녀는 굉장히 당혹해했지만...


“잘 부탁해...”


이내 가슴팍에 얼굴을 묻어 더 이상의 표정을 숨겼다.


그는 만족했다.


부디 내 심장의, 마음의 소리. 확실하게 들으라고...!


망설임 없이 쓰러뜨린 무저항의 그녀, 고요 속의 심장소리가 어둠 속에서 교차되는 가운데...


덮었던 입술이 떼어지며 갑자기 그가 소리를 질렀다.


“제기랄...!”


“...왜 그래?”


몽롱한 표정을 급히 거둔 당혹한 걱정에, 낭패한 그가 대답했다.


“...수면제...! 이제 약효가 도는데...?!”


그녀가 찾아오기 직전 진통제와 더불어 먹은, 며칠 설친 잠을 견디다 못해 먹은 아주 강력한 녀석이다.


감기는 눈을 필사적으로 떠보려는 그 의지에, 한참 수줍게 몸을 뒤틀었던 유키나는 어이없이 실소해버렸다.


“...할 수 없네. 잠시 봐. 약효 빼도록 도와...”


그까짓 것쯤이야. 하지만 그녀는 돌연 흠칫했다.


...내가, 여자가 도와줄 일이 아니잖아...!


“...아냐, 오늘은 돌아갈게.”


모처럼 분위기를 잡았건만 지금은 글렀다.


“...운도 없지, 나란 놈은. ...10년을 기다렸는데...!”


억울한 외침이 어두운 방 안에 크게 메아리치고, 아직 미련이 남은 듯 움직이는 손을 가슴팍에서 밀어낸 그녀는 다시금 그 쓰러진 옆구리를 꼬집었다.


“...어휴, 이 바보를 대체 어떻게 고치지? 기다려도 안 되고 죽다 살아나도 안 된다면...?! ...무를까?”


“이미 늦었어. 절대 안 놓아줘. 어딜 도망치려고...”


쿡쿡 웃은 그는 마침내 견디지 못하고 눈을 감았다.


“앞으로도 잘... 부탁해.”


미처 떨어질 생각도 하지 못하고 그녀의 앙가슴에 얼굴을 묻고 잠들어 버린 그를, 돌아갈 생각 대신 여전히 품에서 떼어놓지 않은 채 쓰다듬는 그녀는 생각했다.


언젠가 그가 들려준 지구의 이야기, 바보 이반.


이반이 고쳐주고 그 아내가 된 공주는 원래는 바보가 아니었다. 하지만 스스로 남편을 따라 드레스를 벗어 던지고 화장을 지운 다음 괭이를 잡았다.


바보 나라에서 바보 남편이다. 혼자 잘난 공주는 의미 없겠지. ...나도 마찬가지다.


바보 이반은 바보였고 못된 형들이 달라는 대로 다 주었다. 그래서 이반의 집과 나라는 평화로웠다.


그렇듯이, 갖은 방해를 받고 이제는 딸까지 빼앗겼지만, 그래도 적이 원하는 마왕이 되지는 않을 거라 아직 믿고 있는, 그런 최강 바보를 군주로 모신 처지다.


새삼 바보 남편이 생긴다 해도 이제는 뭐 어떠리.


아마 무척 파란만장한 미래가 기다리고 있을 테지.


...그러니 나도 앞으로 잘 부탁해.


나, 보기보다 약하단 말이야...




떨어질 줄 모르는 그들을 덮은, 구름 사이로 다시 비치는 창밖의 달빛은 포근했다.


세상이 아무리 변해도, 힘들어도... 기대고 의지할 몇 가지는 있으며 나도 그 중 하나라고 말하듯이.


설령 어둠이 짙더라도 그저 가려진 것일 뿐.


결코 이 빛이 사라진 것이 아니라 말하듯이.




수고하셨어요.


작가의말

그렇게 쉽게 냠냠하도록 내버려둘 줄 알았느냐...! ...며칠 기다리기를, 흥...!

뭐 그렇다고 합니다.

 

톨스토이의 단편 중 ‘사람에게는 땅이 얼마만큼 필요한가?’ 와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와 함께 가장 유명한 이야기가 바보 이반일 터이지만... 사실 파홈의 이야기는 지나치게 염세적이고 세몬과 마트료나와 천사 미하일의 이야기는 지나치게 종교적이기에 저는 ’사랑이 있는 곳에 신도 있다‘ 와 ’두 순례자‘ 이야기를 더 좋아합니다. 하지만 제 마음속 불변의 1위는 바보 이반이죠. 저도 계산보다는 마음으로 움직이는 바보 이야기를 쓰고 싶습니다. 3부는 그런 이야기거든요.

 

...그 바보 이야기의 후기 겸 공지도 몇 시간 후 올라갑니다. 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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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9 8장. 괴물의 낙원 (7) 21.06.05 78 2 20쪽
378 8장. 괴물의 낙원 (6) 21.05.28 66 2 19쪽
377 8장. 괴물의 낙원 (5) 21.05.15 64 1 18쪽
376 8장. 괴물의 낙원 (4) 21.05.08 59 1 20쪽
375 8장. 괴물의 낙원 (3) 21.04.30 66 1 19쪽
374 8장. 괴물의 낙원 (2) 21.04.24 66 2 20쪽
373 8장. 괴물의 낙원 (1) 21.04.23 68 1 19쪽
372 7장. 다시 찾은 대지. (7) 21.04.17 73 1 19쪽
371 7장. 다시 찾은 대지. (6) 21.04.16 62 1 19쪽
370 7장. 다시 찾은 대지. (5) 21.04.10 69 2 19쪽
369 7장. 다시 찾은 대지. (4) 21.04.09 67 2 21쪽
368 7장. 다시 찾은 대지. (3) 21.04.03 70 2 20쪽
367 7장. 다시 찾은 대지. (2) 21.04.02 116 1 22쪽
366 7장. 다시 찾은 대지. (1) 21.03.28 78 1 20쪽
365 6장. 동상이몽. (7) 21.03.27 98 1 19쪽
364 6장. 동상이몽. (6) 21.03.21 70 1 18쪽
363 6장. 동상이몽. (5) 21.03.20 93 2 20쪽
362 6장. 동상이몽. (4) 21.03.13 107 1 21쪽
361 6장. 동상이몽. (3) 21.03.12 97 2 22쪽
360 6장. 동상이몽. (2) 21.03.06 71 1 21쪽
359 6장. 동상이몽. (1) 21.03.05 88 1 20쪽
358 5장. 올림포스 아카데미. (6) 21.02.28 126 1 22쪽
357 5장. 올림포스 아카데미. (5) 21.02.28 75 1 20쪽
356 5장. 올림포스 아카데미. (4) 21.02.26 125 1 20쪽
355 5장. 올림포스 아카데미. (3) 21.02.21 182 1 19쪽
354 5장. 올림포스 아카데미. (2) 21.02.20 83 1 20쪽
353 <15권. 괴물(怪物)의 낙원 後> 5장. 올림포스 아카데미. (1) 21.02.19 136 2 18쪽
352 4장. 대탈출(하). (8) -4부 1권 끝- 20.10.03 182 3 22쪽
351 4장. 대탈출(하). (7) 20.10.02 157 2 23쪽
350 4장. 대탈출(하). (6) 20.09.26 153 1 22쪽
349 4장. 대탈출(하). (5) 20.09.25 115 1 22쪽
348 4장. 대탈출(하). (4) +2 20.09.19 120 3 24쪽
347 4장. 대탈출(하). (3) +2 20.09.18 122 2 22쪽
346 4장. 대탈출(하). (2) 20.09.12 124 2 19쪽
345 4장. 대탈출(하). (1) 20.09.11 139 1 23쪽
344 3장. 대탈출(중). (7) 20.09.05 120 1 21쪽
343 3장. 대탈출(중). (6) 20.09.04 107 1 21쪽
342 3장. 대탈출(중). (5) +2 20.08.29 188 1 2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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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0 3장. 대탈출(중). (3) 20.08.22 133 1 24쪽
339 3장. 대탈출(중). (2) 20.08.21 125 1 22쪽
338 3장. 대탈출(중). (1) 20.08.15 161 1 24쪽
337 2장. 대탈출(상). (7) +2 20.08.14 215 1 23쪽
336 2장. 대탈출(상). (6) 20.08.08 182 1 22쪽
335 2장. 대탈출(상). (5) 20.08.07 110 1 21쪽
334 2장. 대탈출(상). (4) 20.08.03 247 1 16쪽
333 2장. 대탈출(상). (3) 20.08.02 176 1 21쪽
332 2장. 대탈출(상). (2) +2 20.08.01 144 1 25쪽
331 2장. 대탈출(상). (1) +2 18.10.14 336 3 20쪽
330 1장. 역사의 변화는 언제나 격류. (3) +2 18.09.08 328 2 21쪽
329 1장. 역사의 변화는 언제나 격류. (2) +2 18.09.01 333 3 21쪽
328 1장. 역사의 변화는 언제나 격류. (1) +4 18.08.25 301 4 25쪽
327 4부. 또 다른 세상 <14권. 괴물(怪物)의 낙원 前> 프롤로그 : 발버둥 +2 18.08.25 249 4 2쪽
326 3부. 미래에의 지표 편 후기. +8 18.07.29 260 4 2쪽
325 Ⓡ <13권. 미래(未來)의 지표 後> 에필로그 : 각자의 꿈 +2 18.07.29 250 3 38쪽
324 Ⓡ 8장. 내일에의 선물. (10) +2 18.07.29 219 3 24쪽
323 Ⓡ 8장. 내일에의 선물. (9) +4 18.07.29 210 4 25쪽
322 Ⓡ 8장. 내일에의 선물. (8) +6 18.04.07 263 6 26쪽
321 Ⓡ 8장. 내일에의 선물. (7) +6 18.01.27 321 5 25쪽
320 SS(Special Story) : 구원자 +6 17.12.28 352 5 36쪽
319 SS(Special Story) : 회상(回想) 17.12.28 329 3 17쪽
318 Ⓡ 8장. 내일에의 선물. (6) +3 17.03.18 497 4 26쪽
317 Ⓡ 8장. 내일에의 선물. (5) 17.02.25 357 3 30쪽
316 Ⓡ 8장. 내일에의 선물. (4) +2 17.02.12 457 4 24쪽
315 Ⓡ 8장. 내일에의 선물. (3) +2 17.02.05 627 3 25쪽
314 Ⓡ 8장. 내일에의 선물. (2) +2 17.01.22 535 3 22쪽
313 Ⓡ 8장. 내일에의 선물. (1) +2 17.01.07 641 4 23쪽
312 Ⓡ 7장. 성배(聖杯)는 피를 원한다. (10) 16.12.24 492 4 25쪽
311 Ⓡ 7장. 성배(聖杯)는 피를 원한다. (9) +2 16.12.11 604 3 24쪽
310 Ⓡ 7장. 성배(聖杯)는 피를 원한다. (8) +4 16.11.26 540 4 24쪽
309 Ⓡ 7장. 성배(聖杯)는 피를 원한다. (7) +2 16.11.13 629 3 26쪽
308 Ⓡ 7장. 성배(聖杯)는 피를 원한다. (6) +6 16.10.23 706 5 26쪽
307 Ⓡ 7장. 성배(聖杯)는 피를 원한다. (5) +4 16.10.08 700 5 26쪽
306 Ⓡ 7장. 성배(聖杯)는 피를 원한다. (4) +2 16.09.25 744 3 27쪽
305 Ⓡ 7장. 성배(聖杯)는 피를 원한다. (3) +4 16.09.10 730 4 27쪽
304 Ⓡ 7장. 성배(聖杯)는 피를 원한다. (2) +8 16.09.03 705 3 25쪽
303 Ⓡ 7장. 성배(聖杯)는 피를 원한다. (1) +4 16.08.20 630 4 23쪽
302 Ⓡ 6장. 미래에의 지표. (9) +6 16.08.06 715 3 27쪽
301 Ⓡ 6장. 미래에의 지표. (8) +4 16.07.30 812 4 34쪽
300 Ⓡ 6장. 미래에의 지표. (7) +6 16.07.16 860 4 32쪽
299 Ⓡ 6장. 미래에의 지표. (6) +4 16.07.03 758 4 27쪽
298 Ⓡ 6장. 미래에의 지표. (5) +4 16.06.18 752 5 24쪽
297 Ⓡ 6장. 미래에의 지표. (4) +6 16.06.05 731 5 25쪽
296 Ⓡ 6장. 미래에의 지표. (3) +6 16.05.21 838 4 27쪽
295 Ⓡ 6장. 미래에의 지표. (2) +4 16.05.15 1,122 3 25쪽
294 Ⓡ <13권. 미래(未來)의 지표 後> 6장. 미래에의 지표. (1) +4 16.05.08 870 5 24쪽
293 Ⓡ 5장. 판도라의 상자. (6) +6 16.04.30 960 5 21쪽
292 Ⓡ 5장. 판도라의 상자. (5) +4 16.04.20 940 7 25쪽
291 Ⓡ 5장. 판도라의 상자. (4) +6 16.04.09 812 9 25쪽
290 Ⓡ 5장. 판도라의 상자. (3) +10 16.03.26 984 8 26쪽
289 Ⓡ 5장. 판도라의 상자. (2) +4 16.03.20 852 8 21쪽
288 Ⓡ 5장. 판도라의 상자. (1) +4 16.03.12 1,056 7 19쪽
287 Ⓡ 4장. 난장판. (6) +2 16.03.05 731 4 22쪽
286 Ⓡ 4장. 난장판. (5) +4 16.02.27 845 7 25쪽
285 Ⓡ 4장. 난장판. (4) +4 16.02.20 979 8 28쪽
284 Ⓡ 4장. 난장판. (3) +4 16.02.13 1,044 9 26쪽
283 Ⓡ 4장. 난장판. (2) +2 16.02.06 1,041 6 22쪽
282 Ⓡ 4장. 난장판. (1) +2 16.01.30 987 6 20쪽
281 Ⓡ 3장. 열리는 문. (4) +2 16.01.23 840 9 20쪽
280 Ⓡ 3장. 열리는 문. (3) +2 16.01.16 1,016 8 24쪽
279 Ⓡ 3장. 열리는 문. (2) +2 16.01.09 1,055 7 21쪽
278 Ⓡ 3장. 열리는 문. (1) +2 16.01.02 832 9 21쪽
277 Ⓡ 2장. 보다 강인한. (4) +4 15.12.26 1,007 12 21쪽
276 Ⓡ 2장. 보다 강인한. (3) +8 15.12.19 1,029 9 26쪽
275 Ⓡ 2장. 보다 강인한. (2) +4 15.12.12 991 11 19쪽
274 Ⓡ 2장. 보다 강인한. (1) +4 15.12.05 1,111 10 22쪽
273 Ⓡ 1장. 가시나무 둥지. (4) +6 15.11.28 1,114 16 19쪽
272 Ⓡ 1장. 가시나무 둥지. (3) +6 15.11.21 1,256 14 22쪽
271 Ⓡ 1장. 가시나무 둥지. (2) +8 15.11.14 1,028 11 22쪽
270 Ⓡ 1장. 가시나무 둥지. (1) +4 15.11.07 881 7 22쪽
269 Ⓡ <12권. 미래(未來)의 지표 前> 프롤로그 : 시작, 궤멸, 재생의 역사 +6 15.10.31 1,232 9 26쪽
268 Ⓡ <11권. 애증(愛憎)의 파편> 에필로그 : 각자의 밤 (+ 작말후기) +4 15.08.08 891 12 24쪽
267 Ⓡ 8장. 웃을 수 없는 영화. (7) +4 15.08.01 1,031 16 21쪽
266 Ⓡ 8장. 웃을 수 없는 영화. (6) +4 15.07.26 818 10 25쪽
265 Ⓡ 8장. 웃을 수 없는 영화. (5) +4 15.07.18 833 11 25쪽
264 Ⓡ 8장. 웃을 수 없는 영화. (4) +2 15.07.11 1,074 11 22쪽
263 Ⓡ 8장. 웃을 수 없는 영화. (3) +4 15.07.04 1,388 14 20쪽
262 Ⓡ 8장. 웃을 수 없는 영화. (2) +4 15.06.27 1,317 16 21쪽
261 Ⓡ 8장. 웃을 수 없는 영화. (1) +4 15.06.20 1,544 13 32쪽
260 Ⓡ 7장. 만화경(萬華鏡). (4) +6 15.06.14 1,341 15 27쪽
259 Ⓡ 7장. 만화경(萬華鏡). (3) +4 15.06.07 968 13 25쪽
258 Ⓡ 7장. 만화경(萬華鏡). (2) +2 15.05.30 1,290 12 29쪽
257 Ⓡ 7장. 만화경(萬華鏡). (1) +12 15.05.23 956 13 24쪽
256 Ⓡ 6장. 바퀴는 멈추었다. (5) +4 15.05.17 1,067 14 22쪽
255 Ⓡ 6장. 바퀴는 멈추었다. (4) +4 15.05.16 911 15 21쪽
254 Ⓡ 6장. 바퀴는 멈추었다. (3) +2 15.05.10 1,036 18 27쪽
253 Ⓡ 6장. 바퀴는 멈추었다. (2) +4 15.05.09 1,077 18 23쪽
252 Ⓡ 6장. 바퀴는 멈추었다. (1) +4 15.05.03 1,107 9 22쪽
251 Ⓡ 5장. 돌고 도는. (3) +4 15.05.02 1,096 11 23쪽
250 Ⓡ 5장. 돌고 도는. (2) +4 15.04.26 1,000 13 23쪽
249 Ⓡ 5장. 돌고 도는. (1) +4 15.04.25 1,120 13 22쪽
248 Ⓡ 4장. 모자라고 비었기에, 갈구하고 채워진다. (3) +2 15.04.19 1,020 12 21쪽
247 Ⓡ 4장. 모자라고 비었기에, 갈구하고 채워진다. (2) +4 15.04.18 1,113 15 2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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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1 Ⓡ 2장. 맺은 끈과 꼬인 끈. (2) +4 15.03.21 1,149 12 18쪽
240 Ⓡ 2장. 맺은 끈과 꼬인 끈. (1) +2 15.03.18 1,299 15 19쪽
239 Ⓡ 1장. 빛과 그림자. (3) +4 15.03.14 1,381 20 17쪽
238 Ⓡ 1장. 빛과 그림자. (2) +4 15.03.11 1,300 16 15쪽
237 Ⓡ 1장. 빛과 그림자. (1) +8 15.03.07 1,428 20 18쪽
236 Ⓡ <11권. 애증(愛憎)의 파편> 프롤로그 : 일방통행 +8 15.02.27 1,746 20 12쪽
235 과거의 유산 후기 & 공지 +16 14.12.29 1,521 19 3쪽
» Ⓡ <10권. 과거(過去)의 유산> 에필로그 : 바보 이반의 나라는 평화로웠다 +10 14.12.28 1,278 23 27쪽
233 Ⓡ 8장. 죽음에 이르는 병. (3) +10 14.12.27 1,048 19 28쪽
232 Ⓡ 8장. 죽음에 이르는 병. (2) +10 14.12.21 1,194 16 26쪽
231 Ⓡ 8장. 죽음에 이르는 병. (1) +12 14.12.20 1,681 21 22쪽
230 Ⓡ 7장. 요구받은 혈채(血債). (3) +14 14.12.14 1,403 18 16쪽
229 Ⓡ 7장. 요구받은 혈채(血債). (2) +6 14.12.13 1,168 27 22쪽
228 Ⓡ 7장. 요구받은 혈채(血債). (1) +12 14.12.07 1,434 19 18쪽
227 Ⓡ 6장. 피로 씻은 피. (3) +10 14.12.06 1,723 21 19쪽
226 Ⓡ 6장. 피로 씻은 피. (2) +12 14.11.30 1,467 25 20쪽
225 Ⓡ 6장. 피로 씻은 피. (1) +12 14.11.29 1,623 23 16쪽
224 Ⓡ 5장. 장미꽃밭 아래 피어나는 양귀비꽃. (3) +12 14.11.26 1,711 20 16쪽
223 Ⓡ 5장. 장미꽃밭 아래 피어나는 양귀비꽃. (2) +14 14.11.23 2,045 19 19쪽
222 Ⓡ 5장. 장미꽃밭 아래 피어나는 양귀비꽃. (1) +10 14.11.22 1,593 23 22쪽
221 Ⓡ 4장. 겨울을 대비하는 이들의 자세. (3) +14 14.11.19 1,632 30 19쪽
220 Ⓡ 4장. 겨울을 대비하는 이들의 자세. (2) +16 14.11.16 1,330 22 21쪽
219 Ⓡ 4장. 겨울을 대비하는 이들의 자세. (1) +8 14.11.15 1,605 19 18쪽
218 Ⓡ 3장. 음모의 시작. (3) +12 14.11.12 1,745 22 21쪽
217 Ⓡ 3장. 음모의 시작. (2) +4 14.11.11 1,592 25 19쪽
216 Ⓡ 3장. 음모의 시작. (1) +8 14.11.10 1,505 23 20쪽
215 Ⓡ 2장. 마음의 끈. (3) +14 14.11.09 1,742 39 21쪽
214 Ⓡ 2장. 마음의 끈. (2) +6 14.11.08 1,628 24 25쪽
213 Ⓡ 2장. 마음의 끈. (1) +6 14.11.02 1,585 27 20쪽
212 Ⓡ 1장. 그들의 봄. (3) +10 14.11.01 1,321 15 12쪽
211 Ⓡ 1장. 그들의 봄. (2) +12 14.10.26 1,720 19 14쪽
210 Ⓡ 1장. 그들의 봄. (1) +6 14.10.25 1,701 26 18쪽
209 Ⓡ <10권. 과거(過去)의 유산> 프롤로그 : 10년, 그 변화의 흐름 +12 14.10.20 1,501 33 6쪽
208 변혁의 시대 후기 & 설문. +18 14.10.12 1,372 25 8쪽
207 Ⓡ <9권. 변혁(變革)의 시대> 에필로그 : 변혁의 시대 +14 14.10.11 1,817 29 28쪽
206 Ⓡ 8장. 두려움을 지우는 말. (3) +8 14.10.10 1,583 21 17쪽
205 Ⓡ 8장. 두려움을 지우는 말. (2) +10 14.10.09 1,343 24 20쪽
204 Ⓡ 8장. 두려움을 지우는 말. (1) +8 14.10.08 1,444 23 19쪽
203 Ⓡ 7장. 경계선. (3) +10 14.10.07 1,605 22 16쪽
202 Ⓡ 7장. 경계선. (2) +6 14.10.06 1,435 19 18쪽
201 Ⓡ 7장. 경계선. (1) +14 14.10.05 2,118 21 18쪽
200 Ⓡ 6장. 신의 아들. (3) +12 14.10.04 1,703 27 18쪽
199 Ⓡ 6장. 신의 아들. (2) +10 14.10.01 1,842 27 25쪽
198 Ⓡ 6장. 신의 아들. (1) +10 14.09.30 1,431 26 23쪽
197 Ⓡ 5장. 돌이킬 수 없는 일. (3) +4 14.09.29 2,449 21 19쪽
196 Ⓡ 5장. 돌이킬 수 없는 일. (2) +8 14.09.28 1,738 23 21쪽
195 Ⓡ 5장. 돌이킬 수 없는 일. (1) +10 14.09.27 1,877 24 22쪽
194 Ⓡ 4장. 많이 아픈 찔러보기. (3) +8 14.09.26 1,956 28 16쪽
193 Ⓡ 4장. 많이 아픈 찔러보기. (2) +4 14.09.25 1,609 29 15쪽
192 Ⓡ 4장. 많이 아픈 찔러보기. (1) +8 14.09.23 1,725 25 18쪽
191 Ⓡ 3장. 불편한 진실. (3) +20 14.09.21 2,155 33 21쪽
190 Ⓡ 3장. 불편한 진실. (2) +8 14.09.19 1,718 22 17쪽
189 Ⓡ 3장. 불편한 진실. (1) +8 14.09.18 1,638 32 19쪽
188 Ⓡ 2장. 인간의 땅. (3) +6 14.09.16 1,986 33 19쪽
187 Ⓡ 2장. 인간의 땅. (2) +8 14.09.15 1,924 21 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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