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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 유융전 - 한의 재건

웹소설 > 일반연재 > 대체역사, 퓨전

완결

흐후루
그림/삽화
문피아 제공
작품등록일 :
2014.06.05 20:50
최근연재일 :
2016.04.21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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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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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484,0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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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1.2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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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글자
17쪽

익주 - 백제(유종-2)

재밌게 읽으셨으면 해요. 대체역사 소설이므로 역사적 사실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DUMMY

익주 - 파동군 백제성


유융이 백제성으로 거처를 옮긴지도 어느덧 반년이 훌쩍 넘어 그의 거취를 주목하고 필사적으로 찾던 세력의 사절들이 유융의 목표를 떠보기위해 갖은 핑계를 대고 찾아오기 시작했다.


우선 교주의 사섭은 그의 셋째 아들 사휘를 보내어 교주의 진귀한 물품을 내보이며 본격적으로 교류하길 청했다.


“익주의 부는 교주와 또 달라 보드라운 땅에서 장강의 물을 먹고 자란 양곡은 그 질이 상등이고 남만과 교역해 나오는 신비한 약재와 교사스런 여인들은 천하에 둘도 없이 귀한 것입니다. 하여 제 아버님인 교주자사님은 지난 통교이후 익주자사님을 깊이 흠모해 더욱 친밀히 교류하길 바라셨습니다.”


형남 유비의 사절인 미방은 사자의 신분에 맞지 않게 비굴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날 형주가 흥했듯 현재 가장 흥기가 가득한 땅은 과연 황친께서 다스리는 익주라, 그 명성이 천하에 퍼져 두렵고 그 실력은 량, 옹, 형주에 가득하니 서로 교류하여 한성(-현 유비의 거점)이 본받음이 옳다 사료됩니다. 부디 아낌없이 가르쳐 주시길 바랍니다.”


강동에서 찾아온 인물은 장윤이란 자로 미방과 비교되는 적당한 모습을 보여 유융의 환심을 샀다.


“토로장군 경 양주자사께서는 동서의 끝에 위치해 땅이 멀고 길이 험난하여 서로 교통한지 오래인데 근래 형북과 강동이 서로 닿아 마침내 익주와도 교통할 수 있게 되었음을 기뻐하고 계십니다. 만일 대사마 경 익주자사께서도 이와 같은 마음이시라면 능히 동서가 화합할 수 있을지니 만일 서로 손을 잡고 황실에 충성하며 난적을 제거하자 다짐하면 거사를 진행하기 한결 쉬울 것입니다.”

"이를 말인가. 그대의 주인이 황실에 충성을 영원히 하면 나 또한 그의 뜻과 다를 것이 없을 것일세."


가장 가깝지만 가장 늦게 찾아온 형북의 인물은 마량이란 젊은 인물이었다.

이에 이적이 유융에게 몰래 간했다.


“형주자사와 채모는 아직 자신들의 기세가 등등함을 자랑할 겸, 지난날 주군이 남양태수로 있으며 그의 아랫사람이던 때를 되새기기위해 가장 낮고 젊은 인물로 보냈을 것입니다. 헌데 이 마량은 양양의 재야 간에 명성 있는 선비이자 훌륭한 가문의 자제니 주군께선 그를 예우해 형주 인사들에 대한 대접의 본보기로 삼아 훗날을 기약하소서.”


곧 마량이 유융을 만나,


“진남대장군 경 형주자사께서는 익주자사께서 동쪽의 허름한 성으로 오심에 혹여 또 익주에서 내란이 일어나 피해를 입으신 것은 아닐까 근심하고 계십니다. 다 같은 황실의 사람이란 뜻을 전하시며 부디 익주의 어려움을 혼자 해결하려 하지 말고 언제든 손을 내밀라 덧붙이셨습니다.”

“지난날 형주에서 먹고 마시며 형주자사님께 은혜입길 수년이며 이미 다 지난 세월이라, 공사다망하신 가운데 여직 이 못난 조카를 신경 써 주시니 감동을 금할 길 없지만 익주는 평안하고 근심될 것 없어 도움 받을 것도 없다 전해주시게. 헌데 마침 서로 좋게 지내자는 내 뜻과 달리 형주와 사사로운 문제가 생겨 자네에게 긴히 묻고 싶은 것이 있는데 차후에 나를 다시 봄이 어떤가?”


총 네 세력의 사절이 유융을 방문했지만 유융이 관심을 기울인 것은 강동과 형북 뿐이었다.

이에 사마의가,


“주군. 형남과 교주는 지금은 먼 땅이나 결코 가벼이 볼 수 없고 세력이 미약하나 무시할 수 없습니다. 사절이 돌아가는 길에 사람을 붙여 미리 화친을 도모해 미래를 준비함이 옳습니다.”

“자네의 말이 옳네. 익주의 특산물과 함께 많은 기물(器物)을 보내어 친밀히 사귀되 간자가 하듯 그들의 사정을 하나하나 캐내는 무리를 두지 말고 오직 환심에 주력하게.”

“여부가 있겠습니까.”


형북은 물론 이미 형남과 교주, 강동까지 퍼진 유융의 간자들이 따로 있었기에 다른 세력처럼 사절이 간자노릇을 하느라 실례가 되는 일을 벌여 사이를 악화할 필요가 없었다.


******


형북 - 양양군 양양성


유종은 잔뜩 긴장하고 손을 맞이했다.

이미 후계로 자리 잡은 그는 채씨와 괴씨, 황씨를 비롯해 여타 이름 있는 가문들에 고개 숙이지 않았는데 오늘 만나는 인물은 그 잘나신 형주의 가문들과 차원이 달랐다.


“여남 태수이자 이번 사절의 대표를 맡은 조휴라 합니다.”

“형주자사의 이(二)공자, 유종이라 합니다.”


조휴는 조조가 쥐어준 임명장을 들고 형주를 방문했다.

표면적인 목적은 후계로 인정받아 확실히 자리를 유지하고 있는 유종에게 중앙의 관직을 주어 유표의 기분을 맞춰 후방의 안정을 도모한다는 것이었으나 조조가 따로 그를 불러 당부한 것은 유종의 인물됨을 살펴 형주의 소란에 대비하는 일이었다.


“이번에 함께 사자로 방문하게 된 유방이라 합니다.”


유종을 살피기 위해 곽가의 제자인 유방이 조휴를 시중들었으니 만만한 관직하나 없는 유방도 이를 핑계로 유종과 얼굴을 마주하고 말을 섞을 수 있었다.


한편 유종은 칙명이 아닌 조조 개인이 관직을 휘둘러 ‘수여’하려 한다는 사실에 기분이 썩 좋지 않았지만 현 형주의 위치가 매우 아슬아슬한 지경이라 스스로를 위해, 형주를 위해 자청하여 이를 받아들일 심산이었다.

감개무량한 조휴의 음성이 유종의 눈과 귀를 유방에게서 찾아왔다.


“지난날 조부를 여의고 양주와 형주를 떠돌 때 신세가 처량하기 그지없었는데 오늘 황제폐하의 명을 수행하는 자리에 있어 마음이 들뜨는 것이 쉬이 가라앉지 않습니다.”

“하하하. 저 또한 능력에 맞지 않게 관직을 수여받자니 얼굴에 무슨 표정을 지어야 할지 감이 잡히질 않습니다.”


비슷한 연배라 친근히 이야기를 나누는 두 사람을 곁눈으로 살피는 유방은 곽가의 조언에 따라 유종의 측근들을 하나하나 눈여겨보기 시작했다.


“저 여남에서 듣기로, 또 허도에 공자의 명성이 퍼져있기로 현 형주자사님만큼은 아니나 그 능력이 출중하니 형주의 미래가 창창하리라는 소릴 들었지요. 이 관직이 비록 높지 않으나 공자의 위치에서 미리 뜻을 펼치는데 작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조승상의 안배가 이리 섬세하니 이는 황실의 홍복이요, 천하의 경사라. 기회가 된다면 꼭 승상부에 들러 인연을 쌓도록 할 생각입니다.”


유종은 조조에게 간의대부의 직책을 수여받고 조휴에게 감사를 표했다.

유표는 괴월의 사망이후 병상에 누워 일어나지 못한지 오래라 유표를 대신해 인사한 것이란 핑계를 댔으나 실은 한주의 자사인 유표가 감사하기에 너무 허술한 관직이요, 허술한 인선(人選)이라 유종이 채모에게 귀띔해 조휴의 발길을 돌린 것이었다.


이런 유종의 결정에 유방은 내심 불만이 일어 건의했으나 사절의 수장인 조휴가 함구한 바, 시비를 걸지 못하고 그저 그런 한량이오, 호부견자(虎父犬子)라 정평이 자자한 유종의 인물됨만 의심했을 뿐이었다.


유종 또한 이를 의식해 조휴와 차를 한 잔 마신 후 본색을 드러낸 듯 조휴를 비롯한 사절 일행을 이끌어 여자와 술을 한 번에 맛볼 수 있는 곳으로 자연스럽게 발걸음을 옮겼다.

유종이 선두에 서서 열리기 전에 문을 발칵 여니 이를 알아보고 잽싸게 달려 나와 안기는 묘령의 여인이 둘에 그보다 느린 걸음이나 고개가 땅에 박힐 듯 움직이느라 그런 것이라 이해가 될 만큼 저자세로 다가와 안부를 여쭙는 기방의 주인이 유종의 평소 행실을 여실히 알려주었다.

유종은 자연스럽게 조휴의 품에 두 여인 중 더 어리고 더 고운 여아를 안겨주며 함박웃음을 보이니 조휴는 당황스럽기도 하고 손에 닿는 느낌이 말캉말캉 흐뭇하기도 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유종을 따라 특실로 향했다.


유방을 비롯한 조휴의 수행들은 분내와 주향에 벌써 어지러울 지경이었는데 유종의 수행이 계집들을 불러 보드라운 손길로 하나하나 방으로 이끌기 시작하자 더욱 정신을 차릴 수 없어 형주의 부와 발전을 몸소 체험할 수 있음에 즐거워 할뿐, 애초에 형주를 방문한 음흉한 목적이 흐려졌음을 눈치 채는 자가 없었다.


----


“조조군의 기강이 허술해진 것인가, 우리가 너무 얕보이는 것인가?”


유종의 행위와 그 결과를 흐뭇하게 지켜보던 방통의 물음에 괴균이 설렁설렁 답했다.


“평화로운 형주에 당연~한 모습이지. 저들도 내심 기대하고 있었을 걸세. 조조가 사람을 한두 번 보낸 것도 아니라서 이미 기대하고 자원한 자들도 여럿 있을 게야.”

“그래도 공자님의 행보가 좀 파격적이지 않은가? 저들이 입 호강기대하고 와서 아랫도리 호강하고 눈먼 자식 생기게 생겼으니, 쯧!”


괴균이 방통을 흘깃 살피고 물었다.


“자네의 사형은 좀 어떻던가? 겉으로 보기에 여타 관원과 같아 실무가 뛰어남을 제외하고 나는 딱히 발견한 것이 없는데.”

“흠........ 따로 불만은 없으시네. 다만 형주를 둘러 싼 정세가 복잡해 어머니를 모시기 불편한 듯 하니 그대가 주군을 대신해 신경 써 주길 바랄 뿐일세. 내 보기에 주군께 그리 힘이 되어 줄 것 같진 않으니.”


두 사람이 식은 차의 목넘김이 씁쓸해 입맛을 다실 때 즈음 유종을 호위하던 나몽이 찾아와 두 사람의 평평한 등짝에 손자국을 세기며 불만을 읊조리기 시작했다.

형주 계집을 품에 안는 비리비리한 중원유생에 대한 불만이 주를 이루었으나 한낱 여남 태수 따위에 너무 저자세인 주군의 행동에 가슴아파하는 것이 빤히 보였다.

나몽이 방통의 멱을 가볍게 잡고 흔들며 말했다.


“자네나 나나 주군께 진정으로 보탬 되는 일이 없어 오늘 이런 꼴을 다 보니 저 괴씨 공자가 유난히 미워보이네.”


심심하면 가문에 엮이는 괴균이 짜증내며 답했다.


“그러면 내가 주군을 호위할 터이니 자네가 인맥을 파고 암중(暗中)공작(工作)을 펼쳐 보게!”


근처에 위치한 유종과 조휴의 방에서 여인들의 음성이 교태가 잔뜩 묻어 높게 흘러나오는 것에 방통이 인상을 찌푸렸다.


“놓게! 나는 익주에서 온 인물을 만날 시간이 다 되었으니 자네 두 사람이 다 정리하게. 나는 이곳의 일을 더 이상 모름이야!”


그만큼 우위에 서서도 때를 놓치지 않고 약점을 잡아 이득을 취하며 사람을 순식간에 패배자로 만드는 조조가 밉기는 방통 또한 마찬가지였다.


----


방통이 옷에 묻은 주향을 털어내고 점잔을 떨며 방문한 곳은 남양에서 찾아온 인물이 머무는 공관의 외진 구석이었다.

방통이 막 방문에 자신을 기척을 내려 할 때 뒤에서,


“조조의 사절이 방문했다 해서 오늘내로 이 공자의 사람을 만나리라 생각 못했는데 혹 저 때문에 여인의 몽글몽글한 품을 떨쳐낸 것이 아닌가, 실로 걱정됩니다.”


놀란 가슴을 움켜잡으며 안색을 바로 한 방통이 뒤돌아 읍하며 물었다.


“하하하. 근래 황상의 총애와 명성이 자자한 남양 태수의 사절이자 익주자사님의 사람을 어찌 박대하겠습니까만 황상의 은혜를 받는 것이 먼저라 대접 미미한 것을 마음에 담아두지 마시지요.”


매끄러운 얼굴선을 따라 얼굴의 골격이 박하게 드러나 복이 없어보였으나 말투와 목소리가 흐르는 강과 같은 품격이 있어 호남(好男)인 엄준이 방통의 예에 답했다.


“그저 남양 태수님의 이름을 빌려 찾아온 일개 현장인데 어찌 익주자사님의 이름까지 빌리겠습니까.”


근래 소소한 일로 왕탁에 의해 현장으로 좌천당한 엄준은 유복의 명을 빙자한 부탁에 의해 양양을 공사(公使)로 방문했다.

표면적 이유는 형주자사의 몸 상태에 좋다는 진귀한 약재와 채씨 부인과 그 가솔에게 바칠 귀금속을 챙겨왔다는 이유였으나 승승장구하는 남양이 어찌 갑자기 형주의 눈치를 볼까, 조조와 비슷한 의도로 접근했음이 분명했기에 방통이 텁텁한 입을 다시며 말했다.


“어찌되었든 오늘은 대낮부터 술을 자시니 조조의 사절이 돌아가는 날이 되어서야 공자님을 만나 뵐 수 있을 듯한데.........”


유표는 물론 채모와 채씨 부인을 다 만났으며 유종이 바쁘니 그만 돌아가 다시 오거나 다시 오지 말라는 방통의 속내를 엄준이 웃는 낯으로 무시하며 말했다.


“현장으로 좌천되어 목이 간당간당한데 작은 공자님마저 만나 뵙지 못하고 돌아가면 관직에서 쫓겨남은 당연하니 이 엄준에게 시간이 많아 괜찮습니다.”


결국 방통은 유종을 대신해 엄준에게 붙잡혀 신세한탄이나 들어주며 하루를 마감해야했다.


******


익주 - 파동군 백제성


오랜만에 만나는 진진의 모습에 유융이 크게 기꺼워하며 놀리듯 물었다.


“이제 공의 나이도 적지 않은데 먼길 무리하는 것이 아니요? 공만 좋다면 내 서량의 준마를 귀향의 선물로 주고 싶은데.”

“신의 나이 이제 불혹(不惑)을 넘었으나 관절만은 팔팔한 청춘이라 주군께서 서량의 준마를 주신다면 등에 기를 꼽고 어깨에 활을 두르며 왼손에 검 자루를 쥐어 전장에 나설까 합니다.”

“껄껄껄! 왕탁도 너무했지. 어찌 그대를 이리 조촐한 행색으로 꾸며 형주로 보냈을까?”

“다 늙은 사람을 배려함이 아니겠습니까. 한중을 거치자니 시간이 오래 걸려 신의 어깨에 관도 메어야겠기에 신이 형주를 따라 익주로 가고자 자청한 것입니다.”


진진은 남양 태수 왕탁의 의지를 전하기 위해 유융을 방문했는데 내용은 신야의 일로 남양의 동남 변방이 소란스러우니 유융의 장인이 무척 곤란한 처지에 놓여있다는 전언(傳言)이었다.

허나 진실은,


“아직 남형주에 분란이 일어나지 않아 군사적 행동을 하기 어려움을 알지만 그렇다고 손 놓고 보자니 필시 신야의 무리가 부족한 양초와 인력을 남양에서 취하려 할 것인데 군사들의 사기와 남양의 민심을 위해서라도 이를 가만히 당할 수는 없다 합니다.”


진진의 말에 유융이 고심하자 조작이 나서서 아뢰었다.


“남양 태수가 이미 엄준 공을 사절로 보내어 좋은 예를 취했다하니 만일 신야에서 일이 일어나면 좋은 명분은 주군이 아닌 남양 태수에게 있습니다. 허나 주군께서 신야에 간섭하셔서 이를 미연에 방지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어찌 이 먼 거리에서 남의 땅에 간섭할까? 무리수를 두어 과한 이목을 끌까 두렵다.”

“조조는 양주자사 손권에게 황명으로 장군의 직위를 하사하며 곁다리로 형주의 일에 관여할 명분을 쥐어주었습니다. 이는 진정 황명이라, 유표 또한 쉽게 거부할 수 없기에 강하의 일이 조용히 갈무리 된 것입니다.”

“나는 황명을 받은 것이 없고 오히려 잘못하다가 조조의 눈 밖에 나 대사마의 직위까지 빼앗길까 두려운 지경인데.”


유융의 농담에 진진이 미묘하게 웃으며 험험 기침했지만 조작이 별 관심 없다는 듯 말을 이었다.


“공직에 앉는 것은 사람으로 그 위치가 높든 낮든 사사로움이 없을 수 없어서 작은 것에 매달려 큰 것을 잃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작은 것을 잃고 큰 것을 얻는 사람이 있습니다.”

“흠.”

“주군께서는 사사로이 남양 태수와 친분이 있으시고 또 사사로이 부인마님의 친정이 있으니 아무리 대단한 형주자사라 할지라도 부탁을 빙자한 협박을 전하는 사사로운 서찰 한통에 병력을 움직이는 난리를 칠 수 없을 것입니다. 세상에 명분만큼 중요한 것이 명분을 보는 시선이니까요. 군자와 소인배, 의협과 배신자란 단어가 괜히 존재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래서? 저 신야의 것들이 말을 들을까?”

“말을 듣는다면 남양이 무탈할 것이니 주공의 복이요, 말을 듣지 않는다면 친척과도 같은 남양태수에게 일러 익주자사의 위용을 보일 수 있으니 이 또한 주군의 복이 아닐 런지요?”


함께 듣던 진진이 고개를 끄덕이며 동조하자 마충이 나서서 말을 덧붙였다.


“주군. 이는 사사로움에 의지해 주군의 명성에 흠이 생기는 일입니다. 허니 이 일에 상관 있는 사람을 끌어들이는 것이 흠을 줄이는 방책이 아닐까 합니다.”

“음? 누굴?”

“남양 태수의 후처는 하후씨라 들었습니다. 만일 진진 님께서 신야에 들르기 전 남양으로 향해 이를 넌지시 일러둔다면 주군의 사사로움 뿐 아니라 하후씨, 즉 조조의 사사로움까지 끌어들이는 꼴이 되니 주군만 밉보이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좋다. 들었는가, 진진?”

“약조하신 준마만 주시면 이곳에서 소신의 볼일은 더 없을 듯합니다.”


유융이 흡족한 기색을 띄며 진진에게 준마 열마리를 하사한 후 마량을 불렀고 여직 붙잡혀 있으며 형주로 돌아가지 못하던 마량은 마침내 극진한 환송연(歡送宴)을 받게 되었는데 그간 유융이 크게 대접했고 마량과 친밀히 사귄바, 작은 부탁을 해 왔기에 마량은 한통의 서찰을 품에 간직하고 양양으로 귀환해 엄준을 찾아 유융의 서찰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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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말

ㅇㅅㅇ;

덧붙여 본 작품 중에서 비중있게 묘사되는 조작은 작가의 상상인물이 아님을 밝혀 드립니다.

삼국지에서 장비가 영안으로 진격할 당시 파군태수는 엄안이 아닌 조작으로 장비는 파군태수 조작을 격파하고 엄안을 사로잡았다-고 되어있답니다 ㅇㅅㅇ★


+또 군현이 좀 더 세분화되려면 삼국 정립이후까지 기다려야 하지만 이 작품에서는 유융이 익주에 머물며 남만을 병합, 크게 다스리면서 이미 더욱 세분화한 상황입니다.ㅇㅅ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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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6

  • 작성자
    Lv.99 RockHear..
    작성일
    15.01.21 20:15
    No. 1

    백미도 등장했군요. 금방 합류할 것 같던 가후는 장수와 함께 여직 서량에서 마등과 융사이에 끼어 있는 건가요... 가목은 또 어디에 있는 것인지...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93 흐후루
    작성일
    15.01.21 20:20
    No. 2

    마량이 등장했습미다.
    ㅇㅅㅇ; 가후는 장수와 함께 분량이 삭제당하며 유융과 만날 접점이 줄어들었습니다.
    해서 그 아들 가목을 대신해 자리를 채웠다고 보시면 됩니다.
    가목과 가규, 비의나 왕평 등은 하내를 비롯한 사예 각지에서 유융의 기반을 다지고 있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5 karl123
    작성일
    15.01.21 20:26
    No. 3

    38 조조가 유방에게 -- 반대로 적어야할거 같아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93 흐후루
    작성일
    15.01.21 21:13
    No. 4

    유종과 조조를 고쳤습미다! 감사합니다 ㅇㅅㅇ★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Bilene
    작성일
    15.01.21 21:15
    No. 5

    조작이 사람이름이었군요. 저는 조작거리길래...
    모략이나 그런 건 줄 알았네요 ㅜㅜ. 아, 내 독해력 ㅜ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93 흐후루
    작성일
    15.01.21 21:39
    No. 6

    아니에요 ㅇㅅㅇ; 모를 수도 있죠 뭐. 초창기 나왔을 적에 설명했어야 했는데 작가가 까먹고 넘어가 늦게 쓴 죄입니다.ㅇㅅㅜ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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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9 익주 - 백제(유종-3) +4 15.01.22 2,460 55 19쪽
» 익주 - 백제(유종-2) +6 15.01.21 2,550 39 17쪽
137 익주 - 백제(유종-1) +4 15.01.16 2,534 43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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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 익주 - 성도(숙청(肅淸)-2) +4 15.01.01 2,753 51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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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5 병주 - 원소(32-설욕(雪辱)-2) 14.12.25 3,261 40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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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8 병주 - 원소(25-원소-3) +4 14.12.10 2,763 51 18쪽
117 병주 - 원소(24-원소-2) +6 14.12.05 4,479 70 14쪽
116 병주 - 원소(23-원소-1) +6 14.12.04 4,540 72 13쪽
115 병주 - 원소(22-낙양의 파종(破腫)-4) +4 14.12.03 3,410 59 12쪽
114 병주 - 원소(21-낙양의 파종(破腫)-3) +4 14.11.21 2,961 51 13쪽
113 병주 - 원소(20-낙양의 파종(破腫)-2) +8 14.11.20 2,730 54 14쪽
112 병주 - 원소(19-낙양의 파종(破腫)-1) +4 14.11.19 3,383 64 14쪽
111 병주 - 원소(18-추수(秋收)-2)+지도 +6 14.11.14 3,203 49 14쪽
110 병주 - 원소(17-추수(秋收)-1) +2 14.11.13 3,486 56 15쪽
109 병주 - 원소(16-쟁(爭)-4) +8 14.11.12 3,396 56 16쪽
108 병주 - 원소(15-쟁(爭)-3) +8 14.11.07 3,512 60 12쪽
107 병주 - 원소(14-쟁(爭)-2) +6 14.11.06 3,645 54 14쪽
106 병주 - 원소(14-쟁(爭)-1) +6 14.11.05 3,147 59 15쪽
105 병주 - 원소(13-흔들리는 전선(戰線)) +2 14.10.31 3,877 73 15쪽
104 병주 - 원소(12-남(南)) +8 14.10.30 3,409 51 18쪽
103 병주 - 원소(12-북(北))+지도 +4 14.10.29 4,511 50 14쪽
102 병주 - 원소(11-동(東), 서(西)-3) +8 14.10.23 3,823 57 13쪽
101 병주 - 원소(10-황하너머로) +8 14.10.22 3,406 58 15쪽
100 병주 - 원소(9-사수관을 울리며) +6 14.10.21 3,888 69 16쪽
99 병주 - 원소(8-동(東), 서(西)-2) +10 14.10.16 3,566 73 14쪽
98 병주 - 원소(7-기둥(柱)) +4 14.10.16 3,714 61 15쪽
97 병주 - 원소(6-황윤(皇胤)) +13 14.10.15 4,670 67 15쪽
96 병주 - 원소(5-동(東), 서(西)-1) +10 14.10.14 4,489 108 16쪽
95 병주 - 원소(4-영천을 사이에 두고) +8 14.10.09 4,261 84 16쪽
94 병주 - 원소(3-황하를 사이에 두고) +6 14.10.08 4,506 67 16쪽
93 병주 - 원소(2-분잡(紛雜)-2) +6 14.10.07 4,464 66 17쪽
92 병주 - 원소(1-분잡(紛雜)-1) +10 14.10.02 4,846 62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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