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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 유융전 - 한의 재건

웹소설 > 일반연재 > 대체역사, 퓨전

완결

흐후루
그림/삽화
문피아 제공
작품등록일 :
2014.06.05 20:50
최근연재일 :
2016.04.21 20:20
연재수 :
18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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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1.08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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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7쪽

익주 - 성도(남만-3)

재밌게 읽으셨으면 해요. 대체역사 소설이므로 역사적 사실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DUMMY

익주 - 성도


숙무의 부족 이후로도 유융이 한편으로는 겁박하고 한편으로는 회유하여 차례차례 발아래 둔 남서부의 약소 남만 부족이 여섯이나 더해졌다.

유융은 각기 월수군과 건위속국에 주둔중인 감녕과 고순에게 명해 이들과 따로 만나 아직 잡아들이지 않았거나 이미 유융에게 협조중인 남만부족들에 대해 깊이 물어보게 했고 총 일곱부족이 모두 의심하는 부족에 대해서는 감녕과 고순이 자율적으로 처벌할 권한을 부여하는 것으로 그들을 완전히 솎아낼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일곱 부족에서 성도로 강제 이전한 인구가 모두 사백 여명에 이르니 유융은 그들 중 나이가 적당하고 총명한 아이들을 뽑아 이르길,


“현재 우리 황실에서 크게 벼슬을 사는 이 중 왕탁이란 자가 있는데 큰 성의 성주요, 황제의 총애가 무한하다. 누구인지 아느냐?”

“........”

“너희와 같은 남만 출신으로 내게 충성을 받쳐 남양태수란 직책을 살고 있으며 그 위세가 나에 못지않으니 너희들 또한 내게 온 몸과 마음으로 봉사한다면 본인과 가족은 물론, 작고 불안한 너의 부족에게도 부귀와 고위를 약조하겠다.”


남만의 아이들은 미약하나마 적개심을 갖고 있기에 유융의 말을 못 알아듣는 척 행동했지만 당장 눈앞에 부귀를 약조하자 변심한 것이 무리의 반이나 되었다.


유융은 이 아이들의 부모형제는 성도에 둔 채 남양으로 보내어 왕탁의 귀함을 두 눈으로 확인토록 했는데 부모형제를 잡아둠은 도중에 배반하여 도망하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함이었다.


----


두경이 제안하고 장송이 돕는 오두미교 재건에 대한 일은 의외로 별 반발 없이 착착 진행되어 유융의 최종승인만 남은 일이 되었는데 장송의 손속에 온정 따위는 없는지 도중 유융이 마음을 조금만 바꾸거나 일이 조금만 틀어져도 재건계획이 말살계획이 될 수 있게 준비해 두었으니 유융은 이를 크게 마음에 들어 했다.

두경이 대표하며 고하길,


“아무래도 주군이나 주모께서 친히 사사로운 교당(敎堂)을 거느리는 것은 뭇 선비들의 지탄을 받을 것 같아 교리(敎理)에서 이들을 옥죌 답을 찾아보았습니다.”

“그것은 확실히 그러하다. 지난날 일이 복잡해지는 것이 싫어 계획을 허락했는데 시간이 흐르고 보니 이는 황실에 은근히 반역하는 일이라, 내가 대놓고 머리에 앉을 수는 없다는 의견에 심히 동의하오.”


유융의 허락에 장송이 나서서 우선 지난날의 교리 중 하나를 읊었다.


“지난날 구교(舊敎)에서 주장한 교리 중 병(病)을 나쁜 짓의 벌로 칭하며 이를 씻기 위해 삼관수서(三官手書)의 법을 따라 천지수(天地水)의 제신(諸神)에게 죄를 고하고 이를 반복하지 않는다는 증문(證文)을 봉헌하는 법이 있었습니다. 장로를 비롯한 구교의 주인들은 스스로 없는 죄를 꾸준히 만들고 삼관수서를 반복하며 이를 통해 스스로의 포악함을 숨겼으니 알지 못하는 백성들은 장로를 비롯한 치두(治頭)들을 둘도 없는 선인(善人)이라 공경하게 만들어 백성들은 싸움이 나면 관으로 찾아가지 않고 그들에게 찾아가 잘잘못을 물었습니다.”

“그렇지. 그것이 꾸준해지자 백성들은 관보다 오두미교를 청렴히 보고 몰려드니 마침내 오두미교의 장로들이 관에 간섭할 수 있을 정도의 실력을 갖추게 되었다 들었다. 또한 우매하기는 관료들도 못지않아 그들을 처벌하지 않고 오히려 앞장서서 오두미교를 신봉하며 그들에게 의료행위를 받으니 백성들 중에는 관의 부정을 관이 아닌 교당에 신고하는 일까지 일어났다지.”


두경이 우선 밝혔다.


“허니 교리를 바꾸기에 앞서 주군께서는 이미 퍼진 교당을 모두 허물고 새로 짓는 사치를 부리셔야 합니다. 그들이 간악하여 스스로를 속이는 모양새로 민심을 끌어 모았으니, 지난날 주군께서 한중을 정벌하신 후 그들의 악행을 사방에 밝혔으나 당시 익주를 장악했던 유모에 의해 익주 곳곳에 퍼진 것들까지는 함부로 할 수 없었고 어리석은 백성들의 믿음 또한 깊어 이를 간단히 수용치 않았나이다.”

“그러니까, 그 본보기로 오래된 교당들을 부수고 새 교당을 지으며 교당의 당주들 중 몇을 골라 벌하잔 말이지.”

“예. 그런 연후에 새로이 고친 교리를 오두미교의 이름으로 전파한 후 마침내 교명마저 바꾸면 백성들도 따르리다.”


기다리던 장송이 새로 바뀐 교리를 읊었다.


“삼관수서의 내용에 손댈 것은 따로 없을 정도로 그 뜻을 숭고하나 대상이 잘못된 바, 천지수의 제신이 아니라 그들과 가장 가까운 치두(治頭-일종의 고위 간부)에게 자신의 죄를 털어놓아야 할 것입니다.”

“허면 바뀌는 것이 없지 않은가? 어차피 백성들이 죄를 고하고 난 후 증문을 치두에게 주었는데, 이로 인해 서로간의 신뢰가 쌓여 오두미교가 존귀해진 것이니.”

“가장 중요한 치두를 주군의 사람으로 만드시면 될 일입니다.”

“치두를?”

“예. 치두 뿐 아니라 치두의 아래에 서는 제주(祭酒)·간령(姦令)·귀리(鬼吏)·귀졸(鬼卒)등 또한 주군의 사람으로 채우면 교당이란 이름의 관이 완성됩니다.”

“더 자세히 말해보라. 관이 이미 있는데 또 다른 관을 세우는 모자란 계획은 아니겠지?”


장송이 웃으며 자리에 함께한 팽양을 바라보자 팽양이 신이 나 입을 열었다.


“지난날 오두미교의 위세를 살펴보자면 치두는 일방의 소(小)제후요, 아래 제주와 간령은 강력한 지주와 같았고 귀리는 가신이요, 귀졸은 사병과 같았습니다. 즉, 주군께서는 가깝지 않은 지방의 태수에게 치두의 위를 겸하게 하시고 그들로 하여금 제주와 간령을 부리되 제주는 지방 토호들이 추천한 인물들 가운데 태수가 뽑고 간령은 토호들이 뽑으면 치두와 제주, 간령이 서로 견제하게 될 것입니다.”


치두가 얼굴마담이요, 종교의 고위 간부여서 제주와 간령들을 임명, 파면하며 부리는 위치라면 제주와 간령은 백성들과 얼굴을 마주하고 교리를 전하는 위치였으니 백성들에게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는 자리였다.


“지방 출신이 아닌 태수와 지방 토호들이 교리를 중심으로 서로 견제해 관이 깨끗해진다면 좋지만 작금 열심히 눌러놓은 토호들에게 힘을 돌려주는 꼴이 되어 그들의 힘이 다시 과해지지 않을까?”

“귀리와 귀졸은 모두 저 아랫사람이라 권한이 없으나 수가 많다는 것이 강점입니다. 귀졸은 관병으로 채우고 귀리는 태수가 절반을, 제주와 간령이 각기 절반을 나누어 명하게 한다면 서로의 무력과 금력을 우습게 볼 수 없어 입장이 동등하게 되리다. 또 만약을 대비해 모든 소속 병사, 재정의 움직임은 교리를 따를지니 이는 결국 모든 사람이 법 아래 있음이라- 법이 곧 주군이시니 주군의 뜻대로 하실 수 있습니다.”


귀리는 하급 문관과 같아 별것 없는 자리였으나 교단의 재정을 관리하는 일꾼이자 걷어진 교금을 공공연히 횡령할 수 있는 자리였었고 귀졸은 수적과 산적을 퇴치하며 백성들을 보호하는 명예로운 자리였으나 실질적으로는 수적과 산적의 자리를 빼앗아 이중 세금을 걷는 자리였었다.


팽양의 말처럼 막강한 권력을 부리는 치두와 제주, 간령이 싸워 서로 약하게 된다면 가장 이득을 보는 것은 그들을 부리며 모든 권한을 가질 인물, 교주였다.

유융이 이를 눈치 채고 두경에게 인상을 쓰며 물었다.


“그대가 말하길 교주에 내가 앉기 힘들다 했거늘, 어찌 교주에게 힘을 실어준단 말인가?”

“주군. 주군께서 자리에 앉음은 옳지 않습니다. 또한 주모님도 주군과 일심동체인 바, 좋게 보이지 않을 것입니다.”

“허면?”

“첫째 공자님과 둘째 공자님께서는 올해로 십일 년을 공부하셨으니 동자(童子) 특유의 천진함에 황실 특유의 총명함으로 교주의 위에 앉는 것에 무리가 없다 생각하옵니다.”


두경의 말 뒤에 따르듯 장송이 나섰다.


“또한 민가에서 말하길, 아들의 가장 훌륭한 스승은 아비요, 딸의 가장 완벽한 선생은 어미라. 주군께서 공자님이 장성하실 때 까지 총 10년의 세월을 교주의 스승으로 칭하신다면 오두미교는 주군의 것이나 주군의 것이 아님과 같습니다.”

“그리고 휴와 의가 장성한 후에는 희가 차례로 교주의 자리에 앉는다는 것이군.”

“예, 주군. 또한 스승의 직위는 크게 5개로 나누어 대승(大丞)에 주군이, 그 아래 좌승과 우승이 실질적인 교육을 담당하게 될 것이요. 좌, 우 사인(舍人)이 항시 근위에 머물며 신변을 책임질 것이옵니다.”

“공자들을 교육하는 방식이 마치 황실의 그것과 같군.”


단호한 유융의 말투와 강력한 눈빛에 장송이 슬쩍 뒤로 물러서 입을 다물었고 두경 또한 함부로 입을 열지 않았다. 허나 이를 듣던 법정이 나서서 말했다.


“공자님들의 교육과 위상은 절대적이어야 합니다. 두경의 생각과 장송의 방법에 흠이 있지만 사소한 희생이 있다면 능히 정적들의 눈을 돌릴 수 있는 바, 이와 같은 새 정책을 펴실 때는 과감해야지 과감함이 없다면 새 정책은 오랜 관습에 이리 짓눌리고 저리 짓눌려 얼마가지 않아 질식하게 될 것이요, 훗날에는 흔적도 찾아볼 수 없을 것입니다.”


법정은 유엽이나 왕탁, 반준, 서황과 함께 제일을 다투는 유융의 총신이라, 비로소 두경과 장송이 안심했다.

유융은 법정의 말에 긍정을 표하며 얼굴색을 고치고 장송에게 물었다.


“고작 두 개 고쳤다고 교리의 본질이 흔들리지 않았을 터, 훗날 예전으로 돌아가고자 흔드는 자가 나타나도 나를 위해 교당이 견고하려면 무언가 더 있겠지?”

“예, 주군. 어찌 하나로 전체를 바꾸겠습니까? 이 장송이 더 제안하건데 이는 앞서만큼 중요한 것으로, 오두미교는 장로의 조부, 장릉이 도교를 중심으로 창안하였다는 것입니다. 해서 북쪽 명사들의 굵은 심지에 생각지도 못한 상처를 줄 수 있지요. 혹은 익주의 몇몇 명사들마저도 크게 반발할 것입니다.”

“그렇지 않아도 크게 고민했네. 어찌 하면 좋을지?”

“장릉이 도교의 수많은 교리 중 가장 중요히 생각한 것은 신선의 위치에 오르는 방법으로 민가에서는 흔히 장생비술(長生秘術)이라 부르며 숭상하는 것입니다.”

“나도 지난날 아버님께 들은 적 있소. 교리라 부르기 허망한 것으로 어찌 당장도 가늠할 수 없는 인간이 먼 곳을 보고 불노불사 할 수 있단 말이오? 이는 혹세무민(惑世誣民)하기 딱 좋은 소리일 뿐, 실리가 없소.”


고개를 크게 저으며 불쾌함을 보이는 유융의 모습에 팽양이 잠시 나섰다.


“허나 이는 잘 먹지 못해 허약하고 잘 입지 못해 병에 걸리는 백성들의 꿈이자 희망으로 설령 수련하지 않아도 사후(死後) 등선(登仙)할 수 있다는 것이 요지입니다. 또한 이는 선한 마음을 갖고 유(流)하게 살며 선행을 베풀기를 게을리 하지 않으면 죽은 후 영혼이 육체를 벗어나 등선하여 불노불사의 몸으로 왕과 제후의 생활을 할 수 있다- 단지 이 말 만으로 백성들을 착하게 만드니 팍팍하고 어려우며 당장에 죽도 밥도 주지 않는 공맹의 말씀보다 쉬운 이치로 백성을 쉬이 선하게 만듭니다. 즉, 꼭 헛된 소리만은 아니란 것이지요.”

“듣고 보니 그렇다. 허나 이미 왕과 제후의 삶이 어떤지 아는 유학자들은 그렇지 않지. 당장 출세만 되어도 육신을 갖고 많은 누릴 수 있지 않은가?”


두경이 나서서 말했다.


“허니 주군께서 친히 구절을 하나 삽입하길, 공맹의 귀한 가르침으로 당금의 하늘을 받들고 노장의 선한 베풀음으로 간악(奸惡)을 경계한다면 사후 선계에 올라 불노불사의 이름으로 복 받을 수 있다 하십시오. 또 그들의 비위만 살짝 맞춰 준다면 사람의 마음이 다 같은 바, 출세하여 귀해진 이들도 내심 내생에 바라는 바를 위해 주군의 교를 우습게 보지 않을 것입니다.”


당금의 하늘이란 소리에 유융이 잠시 멈칫하자 법정이 웃으며 말했다.


“어찌 하늘이 흐르지 않고 멈춰 있겠습니까? 다시 고쳐 ‘유유(劉裕)한 하늘’이라 한다면 오늘날 난세를 타고난 유학자들의 지지를 확고히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장송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더했다.


“이 두 가지 방법으로 기초를 만들고 기존에 존재하는 짧고 간단한 교리를 다듬되 관료들이나 토호들에게는 보다 더욱 확실하고 뜻이 분명한 교리를 따로 만들어 배포해야 옳을 것입니다.”

“나도 동의하니 그리하라.”

“예, 주군.”


마침내 유융이 오두미교의 명칭을 천주(天主)라 바꾸고 이를 일반백성들과 익주의 관료들은 물론 상민들에게도 전파할 것을 허락했다.

마지막으로 유융은 백관들의 청을 다섯 번이나 물리고서야 받아들여 스스로를 사군(師君)이라 칭하기 시작했는데 지난날 교주이던 장로의 그것으로 유융이 천주의 실질적인 주인임을 선언함과 같았다.


******


형주 - 양양군 양양


시원한 바람이 한수(漢水)의 물살을 거슬러 젊은 귀인의 귓불을 간질였고 이에 귀인이 묘하게 웃으며 시원한 목소리로 눈앞의 못난 사내에게 물었다.


“하하하하. 그것이 참인가? 익주자사는 옛일을 잃어버렸나 보오. 어찌 자신의 손으로 친 사람의 자리에 은근슬쩍 앉는단 말이오? 사방에 이리들이 굶고 먹이를 찾고 있거늘 황친들 중 가장 뛰어나다는 소리는 다 옛 일인가 하오.”

“공자님. 이는 익주가 강성하다는 반증이기도 합니다. 익주자사는 고향에 돌아와 여러모로 사업을 벌이고 있는데 사방이 측근이요, 사천(川)에 그의 병장기가 깔려있으며 성공하지 않는 것이 없다하니 옛 형주의 꼴을 보는 것 같습니다.”

“다 사원(士元)이 너무 예민하게 구는 것이오. 그저 공을 세울 만큼 세우고 금의환향(錦衣還鄕)한 익주자사가 교만해진 것이니 신경 쓰지 말고 술이나 자십시다.”


방통은 눈앞의 귀인의 관상을 다시 살폈다.

분명 코는 웅장한 험산과 같이 보기 좋게 솟았지만 매끄러워 흠이 없고 턱은 여우의 그것에 눈썹은 나라의 지붕이 되기 충분하고 깊은 맑은 샘 같은 눈을 담기 좋은데 어찌 이리 멍청히 순박할까.


“닳겠소. 닳아. 내 남색 취미는 없으니 그리 보아도 사원에게 떨어지는 국물은 없소.”

“푸-웁!”


마시던 술을 내뱉은 방통은 유종의 잘생긴 이마에 술잔을 냅다 던졌다.

피가 터지진 않았지만 자국은 남아 유종의 잘생김이 덜어졌지만 유종은 개의치 않고 껄껄 웃으며 방통의 손을 진득이 잡고 목소리를 낮게 깔아 물었다.


“지난번 유기형님에 관한 마지막 일처리는 그대의 뜻에 따라 내 눈과 코에서 눈물과 콧물이 마르지 않았으니 어찌 그대에게 내 이마마저 내어주지 않을까.”

“윽, 손 좀! 손! 손! 손!”


마침내 손을 푼 방통은 더러운 것 뭍은 사람마냥 흐르는 한수에 손을 담구었다 빼기를 반복했고 유종은 사람 좋게 헤실헤실 거리며 그것을 놀려댔다.


“괴균과 나몽은 저것 좀 보오! 저게 행동은 계집인데 얼굴은 산도적이니 목소리가 그 차이를 인정하지 못하고 저리 앵앵거리지 않은가?”

“주군. 방통을 너무 괴롭히지 마세요. 삐지면 달거리를 하는 여인보다 다루기 어렵지 않습니까.”


괴균이 진중한 목소리로 방통을 놀리자 나몽이 성급히 나서서 말렸다.


“균 형님까지 그러십니까!? 양양의 명가 출신인 두 분이 그리 놀리니 담 너머로 이를 들은 여인들이 다 도망쳐 저 치가 아직 장가도 한 번 못 들지 않았습니까! 이제 그만하세요.”


나몽은 나름 말리고자 한 소리나 거구에 산적마냥 수염이 과하게 무성한 생김새만큼 상대방에 대한 배려는 조금도 없어서 오히려 방통의 신경을 굵게 긁어놓았다.


“크하하하!”

“푸하하.”


마침내 화가나 여리여리 뛰어 나가는 방통의 뒷모습에 유종과 괴균이 웃음을 터트릴 때, 급히 달려 들어오는 이가 있었다.


“공자님! 이 시각에 여기서 이러시면 어쩌십니까. 자사님께서 또 성을 내다 쓰러지시면 괴월 군사님과 채모 장군의 눈총을 다 감당하실 수 없을 것입니다.”


상랑의 다그침에 유종이 급히 의관을 정리하고 고개를 숙였다.


“선생의 배려에 이 종은 불효를 피했습니다.”

“휴우, 이제 형님의 일은 그만 잊도록 하세요. 저 또한 큰 공자님의 일이 아쉽고 가슴에 남으나 이제 공자께서는 이 형주의 미래임을 잊지 마세요.”

“예. 가자, 나몽아.”

“옙! 공자님.”


상랑은 지난날 여남과 남양에서 만났던 유융과 눈앞의 유종을 내심 비교해 보았다.

둘 다 적장자가 아니나 그 재능은 적자들을 넘었는데 유융은 제 발로 일어섬이 빨랐고 존경스러울 정도였으나 유종은 도통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지 알 수 없으니 십년이 넘게 형주에 충실했던 상랑의 충심에 부슬부슬 비가 내리고 있는 것 같았다.


“죽어라 요놈, 이익!”

“방-억!”


이를 아는지 모르는지 문 밖에서는 숨어 기다리던 방통의 기습에 무릎이 꺾인 유종이 짧은 비명과 함께 땅을 구르고 있었다.

속 좁은 방통은 필살의 한 수를 위해 상랑의 난감한 표정을 본 후 유종이 술자리를 나오리라 기대하고 숨어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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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말

ㅇㅅㅇ! 방통의 등장!

그리고 비중이 증가한 유종.

과연 유종은 유융을 대신해 분량을 잡아먹을 수 있을 것인가!!

ㅇㅅ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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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9 익주 - 백제(유종-3) +4 15.01.22 2,460 55 19쪽
138 익주 - 백제(유종-2) +6 15.01.21 2,550 39 17쪽
137 익주 - 백제(유종-1) +4 15.01.16 2,535 43 17쪽
136 익주 - 백제(도(度)) +9 15.01.15 2,572 40 22쪽
135 익주 - 성도(형주를 두고-2) +6 15.01.14 2,795 51 17쪽
134 익주 - 성도(형주를 두고-1) +9 15.01.09 2,874 49 16쪽
» 익주 - 성도(남만-3) +8 15.01.08 2,919 61 17쪽
132 익주 - 성도(남만-2) +8 15.01.07 2,479 43 15쪽
131 익주 - 성도(남만-1) +8 15.01.02 2,729 47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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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9 익주 - 성도(숙청(肅淸)-1) +2 15.01.01 2,977 58 19쪽
128 익주 - 성도(남쪽에서 부는 바람) +8 14.12.31 3,163 44 16쪽
127 익주 - 성도(남쪽으로 부는 바람) +6 14.12.26 3,384 65 22쪽
126 병주 - 원소(33-설욕(雪辱)-3) +10 14.12.25 3,077 43 16쪽
125 병주 - 원소(32-설욕(雪辱)-2) 14.12.25 3,261 40 17쪽
124 병주 - 원소(31-설욕(雪辱)-1) +4 14.12.24 2,845 54 16쪽
123 병주 - 원소(30-원소-8) +6 14.12.19 2,869 46 17쪽
122 병주 - 원소(29-원소-7) +4 14.12.18 2,988 66 15쪽
121 병주 - 원소(28-원소-6) +4 14.12.17 2,801 48 15쪽
120 병주 - 원소(27-원소-5) +2 14.12.12 2,779 45 13쪽
119 병주 - 원소(26-원소-4) +8 14.12.11 2,890 55 15쪽
118 병주 - 원소(25-원소-3) +4 14.12.10 2,763 51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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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 병주 - 원소(19-낙양의 파종(破腫)-1) +4 14.11.19 3,383 64 14쪽
111 병주 - 원소(18-추수(秋收)-2)+지도 +6 14.11.14 3,203 49 14쪽
110 병주 - 원소(17-추수(秋收)-1) +2 14.11.13 3,486 56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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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 병주 - 원소(15-쟁(爭)-3) +8 14.11.07 3,512 60 12쪽
107 병주 - 원소(14-쟁(爭)-2) +6 14.11.06 3,645 54 14쪽
106 병주 - 원소(14-쟁(爭)-1) +6 14.11.05 3,147 59 15쪽
105 병주 - 원소(13-흔들리는 전선(戰線)) +2 14.10.31 3,877 73 15쪽
104 병주 - 원소(12-남(南)) +8 14.10.30 3,409 51 18쪽
103 병주 - 원소(12-북(北))+지도 +4 14.10.29 4,511 50 14쪽
102 병주 - 원소(11-동(東), 서(西)-3) +8 14.10.23 3,823 57 13쪽
101 병주 - 원소(10-황하너머로) +8 14.10.22 3,406 58 15쪽
100 병주 - 원소(9-사수관을 울리며) +6 14.10.21 3,888 69 16쪽
99 병주 - 원소(8-동(東), 서(西)-2) +10 14.10.16 3,566 73 14쪽
98 병주 - 원소(7-기둥(柱)) +4 14.10.16 3,714 61 15쪽
97 병주 - 원소(6-황윤(皇胤)) +13 14.10.15 4,670 67 15쪽
96 병주 - 원소(5-동(東), 서(西)-1) +10 14.10.14 4,489 108 16쪽
95 병주 - 원소(4-영천을 사이에 두고) +8 14.10.09 4,261 84 16쪽
94 병주 - 원소(3-황하를 사이에 두고) +6 14.10.08 4,506 67 16쪽
93 병주 - 원소(2-분잡(紛雜)-2) +6 14.10.07 4,464 66 17쪽
92 병주 - 원소(1-분잡(紛雜)-1) +10 14.10.02 4,846 62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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