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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서재입니다.

삼국지 유융전 - 한의 재건

웹소설 > 일반연재 > 대체역사, 퓨전

완결

흐후루
그림/삽화
문피아 제공
작품등록일 :
2014.06.05 20:50
최근연재일 :
2016.04.21 20:20
연재수 :
189 회
조회수 :
1,002,124
추천수 :
16,348
글자수 :
1,484,072

작성
14.12.19 20:00
조회
2,869
추천
46
글자
17쪽

병주 - 원소(30-원소-8)

재밌게 읽으셨으면 해요. 대체역사 소설이므로 역사적 사실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DUMMY

옹주 - 장안


작은 상을 사이에 두고 마주 앉은 두 인물은 무척 비슷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는데 식어가는 차를 마시는 손 모양과 차를 넘기는 목울대가 빼다 박은 듯 기이하게 똑같았다.

조금 더 능숙한 인물이 입을 열었다.


“그래, 이른 아침부터 이 애비를 찾은 이유가 무엇이냐?”


덜 능숙함은 물론 경험이 일천해 보이는 인물이 답했는데 목소리마저 비슷했다.


“서쪽에서는 옹주자사님이 외교로 승리를 굳혔고 동쪽에서는 익주자사님이 3만의 군세를 몰살하고 안량을 잡아 목을 벰으로 승리를 굳혔으니 젊은 선비가 나서 빠른 출세하기 좋은 때라 사료되옵니다.”

“허, 네가 출사하고 싶단 것이냐? 공부는 다 되었고?”


뻔뻔히 관직을 요구하는 자식의 말에 별다른 호통을 치지 않는 모양새가 청렴하고 능력도 좋으며 유융과 여하 관원들의 신뢰 또한 두터운 동화답지 않았다.

이에 동윤이 당연하다는 듯 말했다.


“저 옹주에 빈자리가 몇이며, 저 사예에 풍족한 땅이 얼마입니까. 아마 주군께서 돌아오시면 가장 먼저 소자와 같은 인재들을 찾으리다.”

“허, 네놈이 정녕 정신 줄을 놓았구나. 이 애비가 아무리 총애를 받아 출세가도를 달리고 있다 하더라도 청탁은 쉽지 않은 법. 그리 관직이 탐나면 네 힘으로 해 보거라.”


동화는 남양에서 유융을 따라와 옹주에 자리 잡은 후 유융의 굳건한 신임은 물론 이에 걸맞은 뛰어난 공적을 세워 옹주출신관료들의 신임을 얻었으며 백성들의 빈한함을 안타깝게 여기고 누구보다 바쁜 선정을 베풀어 토호들이나 재야재인들과도 우호적인 교류를 맺었다.


그 과정에서 가장 도움이 된 인물은 단연 아들, 동윤이었는데 조그마한 놈이 아비를 닮아 진중해 보이는 이목구비에 낮은 음색으로 당당하게 행동하고 똘똘하게 말하니 단번에 학당에서 함께 수학하는 토호자제들의 호감을 얻었고 그들의 우두머리가 되었기 때문이었다.

그 덕에 장안성의 젊은이들 중 동윤을 시기하는 이는 있어도 동윤을 미워하는 이는 없을 정도였으니 어찌 보면 동화보다 정치적으로 훌륭한 배경을 지니고 있었다.


“물론 공은 이미 세워두었으니 훗날 주군께서 제 이름을 물을 때 모른 척하며 소자를 깎아내리지 말아 달라 부탁드리는 것입니다.”

“맹랑한 것. 누가 네 주군이냐?”

“아버지의 주인이 아들의 주인이지 않습니까? 설마 아버지께서 잊으셔서 소자에게 물으시는 것은 아니겠지요?”

“그리고 공은 무슨?”

“자식의 공을 탐내시는 것입니까. 보잘것없지만 보잘것없는 만큼 훌륭한 공입니다.”


동화는 맹랑하고 자기애가 강한 동윤의 얼굴을 바라보며 자기 자식이지만 얄밉고 동윤보다 뛰어난 인물이 나타나 기세를 좀 꺾어줬으면 하고 생각했다.


동윤은 제 친우들과 수족들을 부려 형주를 오가며 준비해둔 군량 십만 석과 비단 팔천 필을 생각하며 희미하게 웃었다.

현재 형주의 후계를 놓고 다투는 유표의 아들, 유기와 직접 교류해 사기를 친 수준으로 이득을 얻었으니 결코 작은 공이 아닌 셈이었지만.


----장안 성 서쪽 유융의 저택


“기침하셨습니까, 마님.”


해가 하늘에 밝은 지 벌써 한 시진은 지났지만 근래 몸이 좋지 않았던 유융의 정실, 문씨의 목소리는 아직도 잠에 취해 있었다.


“그래, 당이니. 무슨 일이 있느냐.”

“그것이........”

“그래 들어 오거라.”


시비, 당이의 목소리에서 급한 소식을 읽은 문씨가 당이를 들이며 다른 시비에게는 세안을 위한 물을 대령하라 밖으로 보냈다.

그러자 당이가 몸을 가까이 해 문씨에게 말했다.


“마님, 자사님께서 대승을 거두고 돌아오신다 합니다.”

“뭐? 그게 참말이더냐.”

“예에, 소식의 출처가 확실합니다.”

“장완 공이 그리 전하더냐?”

“그것이.........”

“당아! 또 그 죄인과 말을 섞은 것이냐.”

“사실은-.”


표정을 확 바꾼 문씨의 태도에 쩔쩔매는 당이의 모습이 문씨의 예측이 옳다는 것을 알려주었다.

자신의 낭군이 동쪽으로 향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한중에서 들려온 익주의 소식은 무섭게도 반란에 대한 것이었고 비록 일이 잘 처리되어 시도에 그쳤으나 그 주모자를 놓쳤다는 것에 며칠간은 잠자리를 뒤척이기도 했었다.

그 소식이 들린 후 유융의 처분을 위해 익주로부터 한중을 걸쳐 장안으로 호송된 죄인들이 무려 4백 명이 넘었으나 실제 죄 지은 이만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친인척들까지 연좌되어 포함된 수였다.


그리고 약간의 시간이 흘러 전황이 호전되자 이를 축하할 겸, 선정을 베풀려는 자신의 낭군에 의해 풀려난 이들이 제법 되었는데 그들은 가주나 형제, 자식이 아직 풀려나지 못했음으로 또는 빈손이어서 익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장안에 강제로 정착하게 되었다.

당연히 반역으로 엮인 이들을 보는 눈길이 좋을 리 없었고 이는 문씨도 다르지 않았다.

다만 근래 서량으로 향한 장완의 부탁으로 풀려난 사람들 중 몇 사람을 맡고 있었으니 죄인들의 중심에 있다는 허정의 아들과 그 친척들이었다.


“마님.”

“?”


문 밖에서 들리는 남성의 목소리에 화들짝 놀란 문씨가 당이에게 큰 호통을 내렸다.

그리고 당이가 쫓겨나 문 밖에서 기다리길 한참, 마침내 잠을 쫓고 의복을 깔끔히 한 문씨가 손을 들였는데 깔끔한 젊은이가 죄인답지 않은 당당한 걸음으로 들어와 얇은 대나무 발을 사이에 두고 문씨와 마주 앉았다.


“이리 이른 아침부터 무슨 일인가요?”

“감히 청이 있어 이리 들었습니다.”

“청이요?”

“예. 장완 공에게 말씀드려야 할 일이나 대장군께서 돌아오실 때 이곳에 장완 공이 없을 듯하여.”

“들어보지요.”

“감사합니다. 제 청은 대장군을 사적으로 뵙는 것입니다.”


죄인의 아들이 청하는 것에 놀란 문씨가 황당함으로 입을 다물지 못했다.

분명 반란의 죄인이라, 장완의 부탁을 빙자한 낭군의 명으로 이 죄인을 보살피는 것도 마음에 들지 않았는데 어찌 이리 당당하단 말인가?


“어차피 이곳에 죄인인 소인을 거둔 것도 대장군의 명이 아닙니까?”


문씨가 숨겨둔 사실을 죄인이 들춰내서야 문씨가 마지못해 허락의 뜻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나 죄인은 말을 이었다.


"허나 대장군께서 돌아오시려면 아직 멀었을 듯 하니 이 몸이 진류로 향할까 합니다."


기어이 문씨의 입에서 혀차는 소리가 나오도록 만드는 허흠이었다.


----장안 성 동쪽 유융의 저택


“호호호호! 그렇습니까?”


여인네들의 밝고 높은 목소리가 천장을 뚫고 지붕에 달할 듯 퍼져 나오는 유융의 다른 저택은 고위 관료들 내자들의 꾸준한 방문으로 문지방이 다 닳을 정도였다.


젊고 유쾌하며 아름다운 방씨의 미모와 출정 전 유융이 밤마다 보여준 총애는 지극히 현실적인 관료들의 출세를 위한 가장 확실한 길들 중 하나가 되었고 더욱 노골적인 몇몇 기회주의자들은 동쪽과 서쪽을 함께 오가며 줄을 대는 것도 잊지 않았다.

그래도 현재의 대세, 대다수의 관료들이 지지하는 것은 익주 명문의 양딸인 방씨였다.


한편 방씨는 방씨대로 오는 사람 막지 않고 가는 사람에게 떡고물을 쥐어주며 관리를 그치지 않았는데 설령 자신이 훗날 정실자리를 꿰어도 자신의 나이어린 아들이 문씨의 장남이나 차남에게 밀려 유융의 유산을 오로지 할 수 없으리란 생각 때문이었다.

혼란의 시대에 천하의 일부를 뚝 떼어 비상한 권문세가. 그것도 황가의 일문이니 꼭 장남이 제일이 되란 법이 어디 있는가?

어미의 젖을 빨 때부터 영특하고 튼실한 자신의 아들이 제 낭군을 제일 닮게 자라 문무의 특출함으로 제 아비의 눈을 잡을 것이었고 그 때 뒷받침이 되려면 지금도 바삐 흘러가는 세월을 잘 쓰는 것이 가장 중요했다.


“어머, 예쁘셔라~.”

“호호호. 아직 눈도 제대로 못 뜨는 여아가 예뻐 봐야 얼마나 예쁠까요?”

"아닙니다, 이 머리숱 많은 것 좀 보세요. 어디 미녀가 따로 있답니까? 호호호."


유융 출전 전에 복중에 있던 태아는 어느덧 어미의 품을 벗어나 아비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아직 어림에도 그 존귀함이 사방에 빛나는 것 같아 벌써 며느리로 탐내는 여인들도 있었다.

첫 딸이니 유융이 얼마나 귀히 여길까?


방씨의 입장에서 여아는 여아대로 반가웠으나 아들이 아닌 것이 서운했지만 곧 돌아올 유융을 맞이해 또 하나 더 만들면 될 터였다.

아니면 셋 정도.

방씨의 자신감 만큼 즐거움으로 가득 찬 이곳에 짐짓 진지한 목소리가 울렸는데 주인공은 사마가문의 아낙이었다.


“헌데 소식들 들으셨습니까?”

“어머, 승전 소식이라면 잘 알지요. 혹 다른 것도 있나요?”

“그게-, 확실치 않으나 소첩이 듣길 황제께서 대장군의 군공을 듣고 매우 감동하여 대장군은 물론이고 여하 장군들에게도 높은 자리를 내리셨다 합니다. 해서 전쟁 후 귀환이 이리 늦는 것이구요. 미리 감축드립니다.”


고관 내자의 소식은 십중팔구 확실한 것.

방안을 가득채운 아낙들의 눈이 보석같이 빛나며 방씨를 바라보았는데 부러움과 탐욕이 적절히 섞인 눈빛을 받는 방씨는 곧 환하게 웃으며 승전 연회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그녀들이 다 돌아간 후, 방씨를 찾는 남자가 있었는데 방씨의 철없는 오라비, 방균이었다.


“쯧, 저~ 담 너머로 여인들의 치마소리가 살벌해 내 오금이 다 저리더구나.”

“흥, 그들이 오라버니보다 더 좋은 자릴 차지하고 있는 것을 모르십니까. 마땅치 않아도 잘해주셔요. 그보다 그토록 바라던 순종적인 여인은 찾으셨습니까?”

“헹, 반반한 것들은 순종적이지 않고. 순종적인 것들은 다 한 집 하여 내 밑천이 다 들어나니.”

“그 나이 먹도록 장가를 들지 않는 것은 큰 흠입니다! 장차 조카를 위해 탄탄한 버팀목이 되어야할 분이 아직 장가도 들지 못하다니요. 내 그냥 고만 기다리고 익주에 언니를 모셔올까 합니다.”


익주에 남겨두고 온 제 본처 소리가 나오자 방균이 크게 고개를 저었다.


“아! 네 년 눈구멍이 바늘 같아 나와 맞지 않으니 그런 것이 아니냐! 오라비가 새 장가 들겠다는데 도움은 못 주고 무어? 어디가- 어떻게- 어찌해- 마음에 안 들어? 장가를 내가가지 네가 가니.”

“다 오라버니 잘 되란 말이지 않습니까. 오죽하면 저 멀리 촉의 아버님께서 오라버니를 뚝 건너 뛰고서 소녀에게 당부하셨겠습니까!”

“이...... 흥! 듣자하니 네 서방도 곧 큰 경을 칠거라 하더구나!”

“예? 황실을 구한 대공을 세운 대장군께서 무슨 경을 친단 말씀이십니까? 소녀가 듣기로 큰 관직을 받았다던데.”

“원소가 다시 남하한다 하더라. 수만의 병사를 이끌고 나가서도 재빨리 승리하지 못해 일 년의 자릴 비운 네 서방인데 이번 전쟁에는 독수공방이 또 몇 년일까. 샛서방 하나 찾아줄까? 응?”

“오라버니!!”


방금 전까지 흥에 겹던 방씨의 표정에 근심이 한가득 일자 방균이 즐겁게 자리를 비웠고 방균이 나서기 바쁘게 방씨는 좀 더 정확한 소식을 위해 사람들을 풀었다.


******


예주 - 허도


아직 자리를 비운 조조에 비해 허도로 들어와 안량의 목과 원소군의 대장기, 전차를 황제에게 직접 헌상한 유융의 등장은 조조의 연승과 곧 들릴 귀환 소식으로 침울했던 황제에게 큰 기쁨을 안겨주었다.


“아무리 승기를 잡았다하나 안량 휘하에 무려 3만이 있거늘, 대장군은 어찌 그들을 격파한 것이오?”


눈을 빛내며 묻는 황제의 모습에 유융이 웃는 낯으로 대답했다.


“사수를 사이에 두고 관군과 난적들의 병력은 비록 비등했지만 어찌 굶은 병사들이 잘 먹은 병사들을 상대로 이길 수 있겠습니까? 이는 모두 낙양이 태수 양습의 지휘아래 지난날의 영광을 되찾아 풍족하여 큰 도움이 된 덕입니다.”

“오오, 낙양이! 그래 낙양은 좀 어떠하던가?”

“황궁은 정갈하고 농부들은 서로 조심하며 관료들의 옷은 수수하고 상인들은 활기차니 지난날과 다름이 없을 것입니다. 다만 이번 전쟁으로 약간의 피해를 입었기에 폐하께서 머물긴 부족합니다.”


잠시 실망하던 황제가 표정을 풀고 다시 물었다.


“그래도 안량이란 인물의 용맹이 대단하다던데, 내가 과거를 공부하기론 궁지에 몰린 병력을 압박하는 것은 패전의 지름길이라- 헌데 그대는 어찌 대승을 거두고 안량마저 사로 잡았는가?”

“지난날 안량이 4만 대군과 강줄기로 소신을 포위해 소신을 잡으려 했듯 소신 또한 안량을 잡기위해 그를 크게 포위했습니다.”

“어찌 3만의 병력으로 3만을 포위했을꼬?”

“안량의 주력인 기마대를 위해 곳곳에 긴 구덩이를 파 길을 막는 사이 사수 너머에 있던 아군이 배를 띄워 안량군을 크게 공격하니 안량은 강가에서 물러나 사수의 아군을 끌어드리려 했습니다.”

“어이구! 만일 그리 되면 오히려 그대의 병사들이 안량과 사수 사이에 포위당한 꼴이 되지 않는가?”


내시 하나가 들어옴을 시작으로 수많은 시인들이 황제와 유융을 위한 만찬을 나르기 시작하자 조용한 소음에 이야기가 잠시 중지되었으나 곧 황제가 다시 물었다.


“그리고 안량의 기마대를 의식해 땅에 흠을 내면 그대의 병력 또한 움직임에 차질이 생기지 않은가?”

“황명을 받고 움직이는 관군을 다루는 것인데 어찌 소신이 함부로 땅을 팠겠습니까. 물론 안량은 소신이 그의 기마대가 두려워 땅을 제멋대로 파는 줄 알고 방심하긴 했습니다. 신은 땅을 파는 한편 사수 너머 아군에 명을 내려 안량이 내어준 땅으로 병력의 일부를 옮기도록 명했습니다.”

“어찌? 혹 유명한 배수의 진인가?”

“하하하. 안량은 도강한 아군이 정리되기 전 공격을 시작했고 이를 보던 저는 군을 매우 천천히 진격시켰습니다.”

“안량에게?”

“예. 폐하.”


드디어 식사가 모두 준비되자 황제는 잠시 멈추고 유융에게 이것저것 권하기 시작했는데 찬 하나에 갖은 칭찬을 담아주니 유융은 접시 하나를 비우고도 배가 부를 정도였다.


“어찌 안량에게 군을 진격시켰는가? 겨우 파놓은 땅이 그대의 병사들에게 걸림돌이 될 것인데.”

“남양태수 왕탁에게 잘 훈련받은 황군은 대장의 명에 수족같이 움직이는 정예라, 소신의 작전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안량은 현명하신 폐하의 생각처럼 아군이 파놓은 함정을 뒤에 둔 채 진군하는 모습을 보인 아군을 칠 좋은 기회로 여겨 병력을 분산했습니다.”

“단순히 병력을 분산시키기 위한 계획인데 도강한 수천의 아군이 상했을 것이니 실(失)이 너무 크구나.”

“꼭 그렇지도 않지요. 소신을 비롯한 사수 남쪽 1만 8천은 크게 4개로 나뉘어 둘로 나뉜 안량군 중 하나의 부대를 더 잘게 흩어놓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사수를 넘지 않았던 아군의 도강 또한 다시 시작되었고 배수진을 치고 안량 본대를 상대하는 부대에는 신이 크게 의지하는 장수가 있어 안량이 생각보다 쉽게 승리할 수 없었을 것이니 머리작고 몸은 비대한데 이를 굶겼던 안량이 산산이 무너지는 것은 당연한 것이었습니다.”


유융이 의지하는 장수가 누구인지 궁금했던 황제가 유융의 오른손을 잡아 흔들었고 젓가락에 매달려있던 찬이 황제의 무릎으로 떨어지자 유융이 황송해하며 의자에서 내려 무릎을 꿇고 답했다.


“소신의 오랜 벗 중 하나인 서황이란 인물로 이번 안량의 수급을 직접 벤 인물이기도 합니다.”

“그런가? 실로 용기와 무예는 물론 병법까지 두루 갖춘 인물이 그대와 짐을 위하니 이는 큰 복이다! 내 그이에게 따로 큰 상을 내릴까 하는데.....”


무척 흥분했다가 혹 유융이 자신의 사람을 빼앗기는 기분이 들어 좋아하지 않을까 눈치를 보는 황제의 모습에 유융이 여전히 부복(俯伏)한 채 편안한 목소리를 내어 답했다.


“남양군을 정예로 키우고 조공을 도와 황도를 지탱한 태수 왕탁의 공이 제일이요, 불우한 상황에서도 사수관을 되찾고 지키며 잃은 적 없는 편장군 장패의 공이 다음이고 그 다음이 서황이니 폐하는 그들의 공도 함께 치하하는 은덕을 보이심이 옳습니다.”

“자네의 말이 옳아. 모두 이 황실을 위했지! 응!”


황제는 고개를 크게 끄덕이며 유융에게 동의했다.

내심 유융이 관군이란 소리를 내뱉고 실례를 인정하며 천한 것들 사이에서 눈치보지 않고 부복했단 것이 마음에 들기도 했고 원소를 몰아내며 제법 성장한 모습의 유융이 정치판에서도 조조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이와 같은 화기애애한 분위기는 진류태수 정욱의 급보로 단 4일 만에 끝을 맺었다.


복양에서 버티던 전풍의 병권을 원소가 압수했으며 그 군세를 진류 방면으로 돌렸고 기주의 병력을 크게 차출해 설욕을 위한 남하를 시작한 것이 급보의 주요 내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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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말

ㅇㅅㅇ 새로운 인물들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겨우 둘 뿐이지만 이들과 연관되어 줄줄이(?) 등장할 인물들이 있으니 좀 복잡해져도 ‘하하 이 작가 필력이 그렇징’하고 봐주시길.ㅇㅅㅇ;;


지적 받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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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6

  • 작성자
    Lv.99 Bilene
    작성일
    14.12.19 23:59
    No. 1

    제가 삼국지를 자세히 안 읽었는지 새 인물들이 어떤 사람인지 감이 잘 안오네요; 유융쪽도 원소처럼 후계문제가 벌어질 상황으로 보이네요. 쌍둥이부터 감이 안 좋더니....;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93 흐후루
    작성일
    14.12.20 12:31
    No. 2

    2류를 사랑하고 3류마저 등장시키는 작가의 성향상 독자님은 정상이십니다. ㅇㅅㅇ★
    후계문제없는 곳이 있었나용.
    오직 촉만이 조운과 제갈량 두 기둥이 오래 살아 유선이 자리 잡았죵.
    위랑 오는 권신과 친족이 각기 설쳐서 후계가 복잡해졌종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RockHear..
    작성일
    14.12.20 10:41
    No. 3

    동윤이야 촉의 사상 중 한명이니 두말 할 것도 없고, 방씨네 집안이야 저러다 망하겠죠 머. 허정 아들내미가 나대는건 왜일까나....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93 흐후루
    작성일
    14.12.20 12:31
    No. 4

    망하다니 쿨하셔 ⊙ㅁ⊙
    글쎄용 왜 아들내미가 나댈까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독서훼인
    작성일
    14.12.23 07:59
    No. 5

    즐감하고 가요^^ 여자들의 전쟁이 벌써부터 시작돼었군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93 흐후루
    작성일
    14.12.24 19:31
    No. 6

    남자들과 달리 한 집에서 한남자와 살아야하는 그들은 항상 전쟁 중이죵.ㅇㅅㅇ;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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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8 병주 - 원소(25-원소-3) +4 14.12.10 2,763 51 18쪽
117 병주 - 원소(24-원소-2) +6 14.12.05 4,479 70 14쪽
116 병주 - 원소(23-원소-1) +6 14.12.04 4,540 72 13쪽
115 병주 - 원소(22-낙양의 파종(破腫)-4) +4 14.12.03 3,411 59 12쪽
114 병주 - 원소(21-낙양의 파종(破腫)-3) +4 14.11.21 2,962 51 13쪽
113 병주 - 원소(20-낙양의 파종(破腫)-2) +8 14.11.20 2,731 54 14쪽
112 병주 - 원소(19-낙양의 파종(破腫)-1) +4 14.11.19 3,383 64 14쪽
111 병주 - 원소(18-추수(秋收)-2)+지도 +6 14.11.14 3,203 49 14쪽
110 병주 - 원소(17-추수(秋收)-1) +2 14.11.13 3,486 56 15쪽
109 병주 - 원소(16-쟁(爭)-4) +8 14.11.12 3,397 56 16쪽
108 병주 - 원소(15-쟁(爭)-3) +8 14.11.07 3,512 60 12쪽
107 병주 - 원소(14-쟁(爭)-2) +6 14.11.06 3,645 54 14쪽
106 병주 - 원소(14-쟁(爭)-1) +6 14.11.05 3,148 59 15쪽
105 병주 - 원소(13-흔들리는 전선(戰線)) +2 14.10.31 3,877 73 15쪽
104 병주 - 원소(12-남(南)) +8 14.10.30 3,409 51 18쪽
103 병주 - 원소(12-북(北))+지도 +4 14.10.29 4,511 50 14쪽
102 병주 - 원소(11-동(東), 서(西)-3) +8 14.10.23 3,823 57 13쪽
101 병주 - 원소(10-황하너머로) +8 14.10.22 3,406 58 15쪽
100 병주 - 원소(9-사수관을 울리며) +6 14.10.21 3,888 69 16쪽
99 병주 - 원소(8-동(東), 서(西)-2) +10 14.10.16 3,566 73 14쪽
98 병주 - 원소(7-기둥(柱)) +4 14.10.16 3,714 61 15쪽
97 병주 - 원소(6-황윤(皇胤)) +13 14.10.15 4,670 67 15쪽
96 병주 - 원소(5-동(東), 서(西)-1) +10 14.10.14 4,489 108 16쪽
95 병주 - 원소(4-영천을 사이에 두고) +8 14.10.09 4,261 84 16쪽
94 병주 - 원소(3-황하를 사이에 두고) +6 14.10.08 4,506 67 16쪽
93 병주 - 원소(2-분잡(紛雜)-2) +6 14.10.07 4,464 66 17쪽
92 병주 - 원소(1-분잡(紛雜)-1) +10 14.10.02 4,846 62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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