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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서재입니다.

삼국지 유융전 - 한의 재건

웹소설 > 일반연재 > 대체역사, 퓨전

완결

흐후루
그림/삽화
문피아 제공
작품등록일 :
2014.06.05 20:50
최근연재일 :
2016.04.21 20:20
연재수 :
18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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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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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14.12.25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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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7쪽

병주 - 원소(32-설욕(雪辱)-2)

재밌게 읽으셨으면 해요. 대체역사 소설이므로 역사적 사실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DUMMY

연주 - 진류군 관도


하후연이 자청해서 관도로 달려갔듯 왕탁 또한 자청해 관도로 향했는데 수천의 병력을 이끌고 움직인 하후연과 달리 단 수십의 병사만 대동한 왕탁은 하후연과 함께 움직이고 있었다.


“비록 사수관에 남은 남양군의 수가 2천에 달하나 사예방면은 원소가 이미 손을 써 두었을 것이오.”


하후연의 말에 왕탁이 담담히 답했다.


“사수관이 막혔으면 형양으로 군을 움직이면 되고 형양이 막혔다면 영천으로 살짝 돌아 양적현을 통하면 될 일, 이미 남양으로 병사를 보내놨으니 우리가 관도에 도착할 즈음에는 못해도 3천 정도의 병력이 형양에 도착해 있을 것이오.”

“정서장군님과 남양태수가 이리 협조적이니 관도의 원소는 이미 죽은 목숨과 같구려.”


하후연과 두런두런 주고받는 말 속에서도 마음을 정리한 왕탁의 마음은 조금도 움직이지 않았고 다시 원소와 만날 생각에 얼굴만 붉혔다.


----


저수와 허유에게 관도성에 대한 공격을 일임한 원소는 지난번과 같이 손 놓고 감 떨어지기만 바라지 않았다.


“도승 장군.”

“주군.”


원소의 부름에 답하는 도승은 지난날 전풍 휘하에서 세운 공이 만만치 않았지만 도적출신이란 흠 덕에 그 완력을 저평가 받고 있는 인물이었는데 원소를 가까이서 수행하게 된 지금이 출세의 적기란 사실을 알았으며 절대 놓치지 않을 작정이었다.


“보이느냐?”

“사방이 캄캄하여 불 없이는 한치 앞도 보이질 않습니다. 이는 적들도 마찬가지이나 겨우 수십의 친위를 거느리고 이리 멀리 온 것은 불안한 일입니다.”

“허니 내가 말하지 않았느냐. 이 쯤 마을이 있을 것인데. 불빛을 좀 더 찾아 보거라.”


순간 번쩍이는 불이 올라와 눈에 띄었고 도승이 숨을 삼켰지만 원소만은 크게 기뻐했다.


“약조한 그대로구나. 입에 넣긴 더럽지만 배를 곪으면 더러운 것이 없는 법이지. 흥!”


신명에게 형양과 관도의 협력을 방해하도록 명한 원소는 관도에 전력을 집중하는 척 했지만 사실 신명의 군에 섞여 남양의 배신자와 내통하려 노력하고 있었다.

잔챙이 장수나 부패한 문관은 쓸모없지만 무려 남양태수가 그 대상이니 그 배반의 진의만 잘 가릴 수 있다면 쓸 만한 수가 되어줄 터였다.


한편 도승은 원소가 의도하는 바를 어느 정도 이해하고 있었기에 생각에 잠긴 원소를 대신해 부하를 풀어 불빛에 접근시키고 있었는데 부하를 푸는 동시에 원소를 대동하고 반대편으로 몰래 움직이는 것도 잊지 않았다.

혹시 모를 습격에 대비한 움직임이었지만 그런 것은 없었고 도승은 내심 공을 못 세워 아쉬웠다.


가까이 다가온 불빛에 원소의 눈동자가 붉게 흔들렸다.

끌려온 불의 주인은 농민의 복장이라기엔 너무 가볍고 병사의 복장이라기에는 너무 헐렁하였으니 천민들도 정신 차리고 행동하는 요즘 같은 시기에는 오히려 눈에 띄는 복장이었다.

그가 입을 열었다.


“북방의 최강을 뵙습니다.”

“.........”

“......아니면 막 패한 북방의 최강이라 불러드릴까요?”


단 몇 마디에 불손의 극을 찍는 정체가 불분명한 손의 행동에 도승이 침을 튀며 목소리를 높였다.


“어느 안전이라고, 네 놈이 죽고 싶은 게지!”

“흔한 부장들 중 저 아래에 서 있는 자인 것 같은데 어딜 감히 끼어드느냐? 네놈이야말로 죽고 싶은 것이냐.”


그제야 원소가 손을 휘휘 저으며 도승을 물렸다.

천박한 행동거지와 복장에 반비례하는 못 믿을 자신감이 원소에게 와 닿았던 것이다.


“그러는 네놈은 누군데 나를 그리 부를 수 있단 것이지?”

“후후-, 이제야 말씀을 하시니 다시 인사드립니다. 남양태수의 최측근이자 처남인 양의라 합니다.”

“그래? 흠. 그놈은 무엇을 믿고 제 친지를 위험한 자리에 내놓는단 말이냐? 왕탁이 내 자식을 잡아둔 것에 분노하여 네놈을 잡아둘 수도 있는데? 다리도 하나 정도 잘라서.”


양의가 불 아래에서 환히 웃더니 발을 흔들었는데 돌이 채여 몇 번 굴러가더니 큰 소리가 울렸다.

그러자 소리에 반응한 듯 바람 한 점 없는 숲이 거세게 흔들렸는데 도승이 이를 급히 살피며 계산하길 백은 넘어 보이는 숫자가 있으리라 생각했다.


“삼십을 세기 전에 다시 소리가 울리지 않는다면 제 수족들이 원소님께 화살 비를 선물로 드릴 것입니다.”

“네가 찬 곳으로 돌을 굴리는 것은 누구나 가능하지 않은가?”

“이미 한번 써먹은 것은 다시 써먹을 수 없으니 다른 장소는 오직 이 양의만 알지요.”

“네가 찬 후 널 죽인다면?”

“두 번째가 있는데 세 번째는 없겠습니까?”

“세 번째가 있으니 네 번째도 있겠군.”


양의가 다시 다리를 휘적이자 처음보다 작고 색다른 소리가 숲에 울렸고 웅성이던 숲이 움직임을 멈추니 원소가 수염을 쓰다듬으며 만족했다.


“이리 철저한 걸 보니 왕탁놈의 마음이 진정인가 보구나. 응?”

“저야 모르지요. 어찌 사람의 속을 함부로 알겠습니까?”


이미 배신한 인물은 누구도 믿지 못해 친족을 부릴 수밖에 없고 의심에 의심이 겹쳐 매사에 과한 준비를 해두니 원소는 왕탁이 최소한 유융을 배반했다는 것을 믿었다.

물론 자신에게 완전히 투신하는 것이 왕탁의 목적이 아닌 것 같았고 무너진 유융의 세력중 일부를 흡수할 생각인 것 같았기에 배반의 동기마저 읽을 수 있어 더욱 만족스러운 밤이었다.

남을 위해 움직인다면 못 미더우나 자신의 야심을 위해 움직이니 세상에 그렇게 믿음직스러운 배신자는 없으리라.


“그래, 왕 남양은 내게 무엇을 주고 무엇을 받아 가려느냐?”


----


비록 관도의 위협이 막중하나 아직 완벽히 정리되지 않은 문추의 군세를 남겨둘 수 없는 조조와 유융은 진류를 향해 천천히 이동했다.

그럴 일은 없겠지만 두 곳 중 한 곳이라도 무너진다면 두 곳의 중심에 위치한 진류에서 2차 방어선을 형성, 남은 한 곳의 전장을 보호 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말을 나란히 하고 혼담아닌 혼담을 나누던 두 사람에게 진류에서 나온 병사가 급보를 알렸다.

정욱이 급보라 보낸 병사의 곁에는 전쟁에 어울리지 않는 인물이 붙어 있었으니 수염도 검도 뭣도 없는 내시가 그것이었다.


“폐하께서?!”

“예, 황제폐하께서는 두 장군님들의 견마지로(犬馬之勞)에 더 이상 손 놓고 두고 볼 수만은 없다 하셨습니다.”


뜬금없는 인물이 넌지시 전쟁에 참여했다.

정확히는 멀리서 안부를 물은 일이었지만 하나가 쉬우면 둘은 금방인 법.

황위에 앉아 주는 밥만 먹던 이가 친히 내미는 한 수, 한 수는 여러 의도를 지닌 법이었다.

자칭 종실의 충신(忠臣)이요, 전마(戰馬)인 유융이 곤란해 하자 역시 자칭 한황실의 능신(能臣)이자 투견(鬪犬), 조조가 나섰다.


“그래, 황상의 은덕 만세에 가득하옵니다. 그대가 내게 전하고자 하는 일이 정확히 무언가?”


무거운 갑옷을 입고 거대한 군마에 앉아 황명을 듣는 두 사람의 태도는 정치적 흠 그 자체로 오히려 황명을 전하기 위해 말에서 내린 내시의 눈가를 가벼이 흔들리게 만들었지만 어찌 황실의 두 뜨거운 기둥들에게 손가락 하나 댈 수 있으랴.

따끔한 조조의 눈길에서 벗어나기 위한 몸부림으로 다리를 만만한 유융쪽으로 살짝 비튼 내시가 말을 이었다.


“진류는 허도와 코앞인데 원소가 십만에 이르는 대군을 이끌고 관도로 남하했으니 4만의 관군을 이끄는 그대들이 향한 곳에도 역적이 있지만 관도의 절반의 절반에도 미치지 않는다. 마침 허도에 벅찬 숫자의 어림군이 있으니 옥체만이 천하의 귀물이 아닌 바, 이를 좋은 일에 쓸까 한다.”


살짝 뻥튀기한 원소의 병력과 허도에 1만이 넘는 병력을 이끌고 있는 하후돈의 ‘어림군’에 대한 이야기가 조조의 뻔뻔한 얼굴에 직격으로 닿았지만 조조는 답 없이 내시를 내려볼 뿐이어서 어색해진 공기에 살짝 떨리는 내시가 살려달라는 뜻을 담아 조조의 한 발 뒤에 멀뚱히 앉아 있는 유융을 바라보았다.

과연 그 눈빛을 받은 유융이 못 이긴 척, 조조에게 다가갔다.


“조공, 황상의 은혜가 이와 같으니 꼭 승리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예, 장군.”

“그래서 드리는 말씀인데 황상의 호의를 받아들여 수춘 남부에 일어난 도적들을 소탕하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수춘 남부에 일어난 도적이란 지난날 원술이 쫄딱 망해 여강의 유훈에게 도망갔을 때 버리고 간 병력 일부가 역시 함께 버려진 장수, 뇌박을 중심으로 뭉쳐 형성된 것을 일컬었다.

이 뇌박은 조조와 원소 사이 전쟁에서 원소가 득세하자 원소를 돕는다는 핑계로 유수호에서 크게 일어나 주변 민가들만 골라 약탈해 그렇지 않아도 빈한한 회남을 더욱 황폐하게 만들었고 회남에서 크게 떨치며 3만에 이르는 병력으로 여강의 주성인 환성을 점했다가 손권의 토벌로 쫓겨나 현재 협석과 장산에서 군을 정비하고 있었다.


“정서대장군의 뜻이 그러하다면 나 또한 별 불만이 없는 바, 어림군의 행방이 그와 같지 않겠소?”

“또한 마침 양주자사 손권이 역양을 크게 개발하고 있다하니 이를 끌어드리면 더욱 쉬울 것입니다. 필요한 어림군의 수가 줄겠지요.”


황명과 다른 의견으로 결론이 도출되자 머리가 달린 내시는 머리에 달린 눈으로 황당함에 조조를 바로 쳐다봤으나 곧 정신을 수습하고 고개를 숙여 긍정을 표했다.


“우리의 뜻이 그러하니 이를 황상께 전하시게.”


조조의 목소리가 한층 가벼워졌다.

내시가 돌아간 뒤 두 사람의 혼담이 더욱 구체화 된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


사예 - 낙양


원소가 물러난 낙양에는 원소대신 낙양을 접수한 유융의 병사들이 가득했다.

아직 관계가 확실하지 않은 양습과 유융 사이에 평화로운 군사적 행동이 있을 수 있었던 이유는 두 세력 모두 원소와의 관계가 나쁘다는 것이었는데 그 중심에 서서 양 세력을 오가는 이는 황보가문의 후계자 황보숙후였다.


“장패 장군님.”

“아, 황보 감군.”


황보숙후는 낙양에 친인척을 천거, 주요관직 몇을 점하고 스스로는 유융군에 투신하고 있는 특이한 위치의 인물이었는데 안량을 잡아 가문의 복수를 이루는 과정에서 유융의 강력하게 단합된 군대를 직접 지휘한 후 그의 군대에서 한의 미래를 보고 줄을 놓지 않고 있었다.

이를 잘 아는 장패가 그를 크게 반기며 물었다.


“우리가 이리 오래 머무니, 낙양을 경영하시는 태수님께 너무 큰 결례지 않습니까.”

“지난번 도와주신 일은 하룻밤 사이에 잊혀 질 일이 아니고 민초들이 대장군님을 기리는 마음은 활활 타올라 꺼질 줄 모르니 당연한 일입니다.”

“해도 원소의 빠른 남하에 출전 시일이 조금 늦춰진 것뿐이니 너무 마음 쓰시지 말라 전해주세요.”


장패는 황명을 가장한 유융의 명으로 낙양에 머물면서 1만 5천 병력을 이끌고 하내를 향해 진군할 계획을 세우고 있었는데 원소군 문추의 남하로 시일을 미룰 수밖에 없었다.

문추의 뒤에서 움직이는 원소가 언제 변덕을 부려 낙양을 노릴지 몰랐기 때문이었다.

가목이 장패를 부르며 친해진 황보숙후에게 눈인사를 건냈다.


“장군. 하동 왕평 장군과 가규 장군에게 좋은 소식이 왔습니다.”

“무슨 소식인데 그리 활짝 웃는가? 그대가 그렇게 웃는 것은 부친이 용서받았을 때 이후 처음 보는군.”

“하하. 병주에서 작은 반란이 일어났습니다.”

“서주의 반란과 같은가, 청주의 반란과 같은가?”

“둘 다입니다. 이 어찌 호재가 아니겠습니까? 서두르는 감이 없지 않으나 이제 군을 움직여야 할 때입니다.”


이 소식에 난색을 표한 것은 황보숙후였다.

원소의 남하 소식에 제일 불안한 것은 허도의 황제가 아니라 원소 본인을 크게 망신 준 낙양 전체였기에 양습은 내심 유융의 군세가 더 머물길 바랐고 황보숙후는 이를 눈치 채고 가문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낙양태수를 대신해 군영을 오가며 양습이 유융군에게 은혜를 베풀어 낙양에 더 머물수 있는 모양을 취했던 것이다.


“허나 장패 장군. 시기가 이상하지 않습니까? 원소가 패했을 때도 미미하던 반란이 원소가 재기를 위해 대군을 움직이니 크게 일어난다고요? 일개 무장인 제게 들어온 정보론 원소는 만약을 대비해 기주 곳곳에 군을 풀어두었는데 그 수가 3만에 이른다했습니다. 제가 아는 것을 병주의 관리가 모르고 반란을 일으키다니, 수상한 반란입니다.”

“황보 감군의 말씀은 아군을 유인하기 위한 위장이란 말이오?”

“아닙니다. 아마 서주에서 일어났던 것과 성질이 비슷한 민초들의 반란은 맞는 정보일 것입니다.”

“허면 관료계급의 반란은 가짜라?”

“병주는 유주와 함께 원소의 치하에서 병력이 항시 운용되어 강력하고 상명하복(上命下服)이 정갈한 군대를 소유한 지방. 이것을 반란으로 위장하는 일은 쉽지 않겠습니까. 우리가 하남을 넘어 하내를 노릴 것이 뻔하니 저들이 군을 동쪽에서 움직이며 서쪽, 병주에 손을 써둔 것이겠지요.”


황보숙후의 말을 심각히 듣던 가목이 동의했다.


“허면 일단 정보부터 모으는 것이 중요할 것입니다. 마침 하동군이 병주와 마주하니 제가 연락을 취해두고 하내를 통해 기주에도 사람을 풀어 모이는 정보의 진위를 가리도록 하겠습니다.”

“가목 장군을 믿네. 이 정보가 정확하다면 우리는 하내뿐 아니라 병주도 주무를 수 있을 것이니.”


낙양에서 좀 더 기다리기로 결졍한 장패의 말에 내심 안심하는 황보숙후였다.


******


형주 - 남양군 신야


황하가 전쟁으로 수온이 올라가 있던 동안 평화로웠던, 오히려 강력한 군사력을 바탕으로 상당한 발전을 이룬 신야는 오늘 유비군의 이동으로 소란스러움이 넘쳐났다.


황명으로 형남으로 가게 된 유비의 뒤를 이어 신야의 태수가 된 인물은 왕위였는데 현재 형주자사에 도전하고 있는 두 형제들 중 유종에게 줄을 댄 인물이었고 유종의 뒤에 선 채모의 후광을 업어 신야로 부임하게 된 인물이었다.


“잠깐 잠깐, 유비 공.”


왕위의 부름에 유비가 뒤를 돌아보았다.


“관군을 모두 이끌고 가면 신야는 어찌 지키겠소? 비록 유비 공이 태수로 있으며 도적들을 뿌리 뽑았다지만 언제든 다시 생기는 것이 바로 도적이라.”

“하하하, 왕위 공. 황명을 받들어 형남과 교주의 외적을 퇴치하러 가는데 어찌 병력을 두고 갈 수 있겠습니까? 제가 이곳을 다스리며 보건데 생겨난 도적은 다 양양과 강하에서 물을 타고 흘러들어온 형주 사람이더이다. 두 곳에 표를 올려 잘 다스리도록 주청하면 신야에 도적은 생겨나지 않을 것이외다.”


즉, 도적은 강하와 양양을 제대로 다스리지 못해 그곳 사람들로 이뤄졌던 것이니 십 수 년째 그곳을 책임지고 있는 채모와 황조에게 따지란 것이었다.

이에 왕위가 얼굴을 붉히며 답했다.


“유비 공의 인덕이라면 사람이 아니라 원숭이도 감화시킬 수 있을 것이오. 영 병력이 필요하면 형남의 성주들에게 빌어쓰면 될 일. 이미 내가 신야 태수이니 병력은 조금도 나눠줄 수 없소.”

“.........듣고 보니 왕위 태수님의 말이 지당합니다. 허나 이 병력은 어렵던 때를 함께한 전우. 덜도 더도 말고 딱 5백의 병력만 골라갈 수 없겠소? 다 내 친족 같은 사람들인데-.”


그제야 헛기침을 하며 표정을 갈무리하는 왕위.


“험험. 내 자사님과 형남 각지에 좋은 말을 적은 서찰을 보내어 유비 공에게 흔쾌히 협조하도록 하겠소.”

“하하하하. 든든합니다. 헌데 떠나는 날은 내일이요, 마침 이 유비에게 좋은 술이 있는데 남쪽 더운 기후에 상해 먹지 못할까 염려되니 함께 우정을 나누는 것이 어떻소?”

“하하하. 역시 유비 공은 명성대로 의협이시오. 하하하하. 내 유비 공의 청을 생각해 보리다.”


유비의 웃는 낯을 마주하며 낮부터 시작된 두 사람의 술자리는 밤이 깊도록 그치질 않았고 날이 밝았을 때 오직 유비만이 방을 나오며 명하니-.


“신임 태수께선 술이 깊어 몸이 좋지 않으니 오늘은 내가 대행해 일을 보겠다. 누구도 내 명 없이 태수를 귀찮게 하지 말라.”


하고 방을 병사로 둘러 사람의 출입을 막은 채 여유롭게 일을 처리했다.

마침내 점심을 먹고 병력을 이동시키기 시작했는데 이를 확인한 왕위의 부하가 쫓아와 유비를 말렸다.


“유, 유비님! 어찌 병력을 모조리 움직이신단 말씀이십니까? 분명 어제-.”

“아, 그것이라면 술자리에서 좋게 끝났네. 왕 태수가 일어나면 꼭 물어보게. 여봐라!”


유비가 외치자 장비가 나서서 따지러 온 왕위의 부하들을 군법으로 모조리 잡아들였는데 전 병력과 물자를 배에 옮기고 나서야 말 한 마리 없이 풀어주니 그들은 하루를 넘게 꼬박 걸어 신야성에 돌아가 왕위를 찾아야 했고 술과 약에 취한 왕위는 이틀을 연신 앓듯 자다 마침내 깨어 상황을 파악했다.

이에 채모가 크게 노하며 왕위를 형남, 장사군으로 내쫓고 왕찬을 신야태수로 앉혔다.


한편, 형주가 남북으로 소란하니 강가에 나와 크게 반기는 이가 있었는데 반듯한 외모에 반듯한 옷차림이 매우 부유하고 여유로워 보이는 인물이었다.


“하- 이는 천하에 둘도 없는 기회로다!”


목소리의 주인은 약간 흥분해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배를 타고 강을 가르는 유비군을 향해 눈을 빛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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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말

ㅇㅅㅇ받아드려는 틀린 표기더군요.

받아들여○ 받아드려X

하지만 얼마 있지 않아 다시 찾아보겠지....ㅇㅅㅇ;


5분 후에 한편 더 올라옴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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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9 익주 - 성도(숙청(肅淸)-1) +2 15.01.01 2,977 58 19쪽
128 익주 - 성도(남쪽에서 부는 바람) +8 14.12.31 3,163 44 16쪽
127 익주 - 성도(남쪽으로 부는 바람) +6 14.12.26 3,384 65 22쪽
126 병주 - 원소(33-설욕(雪辱)-3) +10 14.12.25 3,077 43 16쪽
» 병주 - 원소(32-설욕(雪辱)-2) 14.12.25 3,262 40 17쪽
124 병주 - 원소(31-설욕(雪辱)-1) +4 14.12.24 2,845 54 16쪽
123 병주 - 원소(30-원소-8) +6 14.12.19 2,869 46 17쪽
122 병주 - 원소(29-원소-7) +4 14.12.18 2,988 66 15쪽
121 병주 - 원소(28-원소-6) +4 14.12.17 2,801 48 15쪽
120 병주 - 원소(27-원소-5) +2 14.12.12 2,779 45 13쪽
119 병주 - 원소(26-원소-4) +8 14.12.11 2,890 55 15쪽
118 병주 - 원소(25-원소-3) +4 14.12.10 2,763 51 18쪽
117 병주 - 원소(24-원소-2) +6 14.12.05 4,479 70 14쪽
116 병주 - 원소(23-원소-1) +6 14.12.04 4,540 72 13쪽
115 병주 - 원소(22-낙양의 파종(破腫)-4) +4 14.12.03 3,411 59 12쪽
114 병주 - 원소(21-낙양의 파종(破腫)-3) +4 14.11.21 2,961 51 13쪽
113 병주 - 원소(20-낙양의 파종(破腫)-2) +8 14.11.20 2,731 54 14쪽
112 병주 - 원소(19-낙양의 파종(破腫)-1) +4 14.11.19 3,383 64 14쪽
111 병주 - 원소(18-추수(秋收)-2)+지도 +6 14.11.14 3,203 49 14쪽
110 병주 - 원소(17-추수(秋收)-1) +2 14.11.13 3,486 56 15쪽
109 병주 - 원소(16-쟁(爭)-4) +8 14.11.12 3,397 56 16쪽
108 병주 - 원소(15-쟁(爭)-3) +8 14.11.07 3,512 60 12쪽
107 병주 - 원소(14-쟁(爭)-2) +6 14.11.06 3,645 54 14쪽
106 병주 - 원소(14-쟁(爭)-1) +6 14.11.05 3,147 59 15쪽
105 병주 - 원소(13-흔들리는 전선(戰線)) +2 14.10.31 3,877 73 15쪽
104 병주 - 원소(12-남(南)) +8 14.10.30 3,409 51 18쪽
103 병주 - 원소(12-북(北))+지도 +4 14.10.29 4,511 50 14쪽
102 병주 - 원소(11-동(東), 서(西)-3) +8 14.10.23 3,823 57 13쪽
101 병주 - 원소(10-황하너머로) +8 14.10.22 3,406 58 15쪽
100 병주 - 원소(9-사수관을 울리며) +6 14.10.21 3,888 69 16쪽
99 병주 - 원소(8-동(東), 서(西)-2) +10 14.10.16 3,566 73 14쪽
98 병주 - 원소(7-기둥(柱)) +4 14.10.16 3,714 61 15쪽
97 병주 - 원소(6-황윤(皇胤)) +13 14.10.15 4,670 67 15쪽
96 병주 - 원소(5-동(東), 서(西)-1) +10 14.10.14 4,489 108 16쪽
95 병주 - 원소(4-영천을 사이에 두고) +8 14.10.09 4,261 84 16쪽
94 병주 - 원소(3-황하를 사이에 두고) +6 14.10.08 4,506 67 16쪽
93 병주 - 원소(2-분잡(紛雜)-2) +6 14.10.07 4,464 66 17쪽
92 병주 - 원소(1-분잡(紛雜)-1) +10 14.10.02 4,846 62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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