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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tham의 서재입니다.

나는 늑대다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고담
작품등록일 :
2018.07.28 13:45
최근연재일 :
2018.08.23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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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8.04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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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3쪽

@22 쓰레기 청소

DUMMY

어처구니없는 일이 터졌다. 당연하다는 듯 난리가 났다.

“자수할 거면 경찰서에 찾아와서 조용히 할 것이지 왜 유큐브에서 자폭하는 거야?”

이제 좀 빈둥거려볼까 하는데 웅달이라는 모질이가 자신의 범죄를 자백하는 영상을 유큐브에 올리면서 세상이 또 시끄러워졌다.

누구 때리고 뭐 훔치고 하는 소소한 범죄가 아니었다. 미성년자들로 폭력조직을 결성하고 신시 공고를 중심으로 지역 내 모든 고등학교에 네트워크를 만들어 티켓이라는 걸 강매했다.

티켓은 외딴 폐건물에 차려진 불법업소에 들어갈 수 있는 입장권이었다. 미성년자들을 대상으로 한 그곳에선 술과 담배는 물론 마약성 약물까지 만연했고 당연하다는 듯이 성매매까지 이루어졌다.

“내가 그걸 시켰어? 시켰냐고?”

그런 흉악한 범죄가 관할 지역에서 버젓이 벌어지고 있는데도 몰랐느냐는 질책이 쏟아졌다. 경찰로서 할 말이 없긴 한데 속으로는 많이 억울했다.

“수사권도 없는 우리보고 뭘 어쩌란 거야!”

화풀이하는 김에 원망도 해본 최 형사는 용감하게도 만천하에 장렬히 자폭하신 웅달 님을 찾아 차를 몰았다. 여론이 들끓는데 잡질 못하면 질책에서 그치질 않는다는 걸 아는 까닭에 투덜거리면서도 몸은 쉬질 않았다. 그런데······.

“어쭈?”

문을 두들겨도 대답이 없어서 어찌할까 하다가 안에 있는 거 같다는 예감에 집주인을 불러 문을 열고 들어갔는데 침대 위에 곱게 자빠져 코를 골고 있는 웅달을 보자 기가 찼다.

엉망이 됐다가 수명과 이어진 생명력이 강제로 쓰여 겉은 멀쩡하게 치료된 탓에 며칠째 이러고 있다는 걸 겉보기로는 알 수 없었다.

“아후- 이 새끼 좀 보게. 몸뚱이가 도화지냐? 엉?”

목부터 발목까지 온몸이 문신으로 난잡했다.

“야 새꺄 일어나!”

찰싹, 찰싹 때리자 비루한 살들이 출렁거렸다. 웅달은 움찔거리면서도 버티다가 마지못해 눈을 떴다.

“어떤 새끼가 지랄······.”

웅달의 눈이 번쩍 떠졌다.

“누, 누구?”

“누구긴 새꺄, 너님 잡으러 오신 분이지.”

최 형사가 씩 웃자 웅달은 벌떡 일어나 갈팡질팡하다가 최 형사를 몸으로 뭉개고 도망치려고 했다.

“어쭈?”

최 형사는 달려드는 웅달을 피하는 듯하다가 팔을 낚아채 비틀면서 웅달의 목덜미를 잡고 밀어버렸다.

쿵!

웅달은 달리던 그대로 벽에 부딪혀 코피를 터트리며 허물어졌다.

“아, 미안. 감정이 좀 실렸네.”

최 형사는 버러지처럼 꿈틀거리는 웅달의 팔을 꺾으며 친절히 말해줬다.

“우리 웅달 님께서는요. 범죄단체조직죄를 비롯한 참 많은 젓같은 범죄를 저지르셔서 긴급 체포되시는 거구요. 아주 개새끼더라도 변호사를 선임할 권리가 있고요. 쫄리다 싶으면 주둥이 다물고 있어도 돼요. 세상 참 좋지, 시불눔아?”

웅달은 경찰서에 갈 때까지도 정신을 차리지 못하더니 그다음에는 자기는 잘못 없다면서 엉엉 울었다.

“이거 웃기는 놈일세? 형량 올려달라고 자기 주둥이로 증거 떠들어대던 놈이 저러네?”

웃기게도 웅달은 10원까지 기록한 장부를 작성해둔 아주 꼼꼼한 놈이었다. 그 장부를 숨겨 놓은 곳까지 까발려서 금방 찾을 수 있었고 그래서 범죄를 입증하는 게 쉬웠다.

여론이 끓고 있는데 붙잡아두고 있는 건 모진 짓이었다. 최 형사는 웅달을 얼른 검찰에 넘겼다. 그러고 나니까 속이 아주 후련했다.

“오늘 어때?”

최 형사가 손을 꺾어대자 모두 웃으며 자리를 정리했다. 삼겹살이냐 감자탕이냐 족발이냐를 두고 설전을 벌이며 나가려는데 불쑥 홍반장이 나타났다.

“사건 터졌다!”

“아, 시발, 젓도!”

족발을 밀고 있던 최 형사가 범죄가 끊이질 않는 세상을 향해 욕을 쏟아냈다.

하루도 조용한 날이 없었다. 그걸 누가 깨달았다.

누구는 온 세상을 정화할 수는 없어도 주위 쓰레기라도 청소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러면서 누구도 예상치 못한 일이 생겨났다. 그게 최 형사한테는 자다가 봉창 두들기는 일이나 다름없었다.


* * *


라이칸을 늑대 종족이라고도 하는데 그건 라이칸이 통제를 잃고 광포화하면 짐승처럼 변하면서 상체, 특히 머리가 늑대와 유사해지기 때문이다.

라이칸이 광포화하면 전투능력이 크게 상승하지만, 이성이 사라져 동족도 알아보지 못하고 힘이 다할 때까지 날뛰며 살육을 저지른다. 그뿐만이 아니라 한 번 광포화한 라이칸은 언제든 다시 광포화하고 광포화 할수록 광포화가 쉬워져 결국에는 짐승이 되어버린다.

그래서 라이칸은 아주 어릴 때부터 분노를 조절하고 통제하는 방법을 배우고 훈련한다. 훈련으로 각성하게 되면 광포화의 장점만을 취한 야수화를 할 수 있게 된다.

야수화하면 육체가 커지면서 전투력이 상승한다. 숙련되면 광포화에 근접한 전투력을 발휘할 수 있게 되는데 그럴수록 강한 절제력이 요구된다.

야수화가 숙련되면 한쪽 팔만 야수화를 하거나 겉모습의 변화 없이 힘을 폭발시킬 수도 있게 되는데 바란은 아직 그 정도까지는 아니었다.

2m 신장에 체중이 120kg이나 되면 멀리서도 눈에 띄는 거인이었다. 그렇다고 야수화를 풀고 민준이 될 수는 없었다.

민준은 모델로 주말마다 광고 촬영했다. 활동은 그뿐인데 나날이 몸값이 올랐다. 소속사 대표 박명원이 본격적으로 활동하면 모델계를 씹어먹을 거라고 틈만 나면 민준을 설득하려는 게 괜히 몸이 달아서 그런 게 아니었다.

얼굴을 훤히 드러낸 모델 민과 더벅머리에 촌스러운 안경을 더해서 옷까지 칙칙한 민준은 분위기부터 다르다지만 알아보는 사람은 알아봤다. 적당한 유명세를 바랐으니 원하는 대로 된 셈이었다.

이제 바란의 길을 만들 때였다. 그 첫발이 바로 이곳에서부터였다. 구석지고 어둑한 골목에서 기척을 살핀 바란은 훌쩍 뛰어 2층 벽을 밟고는 곧바로 위로 뛰어 맞은편 건물 4층을 딛고 다시 뛰어 맞은편 옥상에 발을 디뎠다.

툭, 툭, 툭!

바란은 단 세 번의 발 구름으로 5m를 건너뛰어 다른 옥상에 발을 디뎠다.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바란은 질주하다 훌쩍 뛰어 다음 건물 옥상에 가볍게 떨어졌다.

친절하게도 옥상 문이 활짝 열려 있었다. 네모난 깡통에 수북한 담배꽁초에 너저분한 주위를 보면 옥상에서 담배 피우는 사람들이 많은 거 같았다.

한 층을 내려가 문을 열자 음침한 복도가 나왔다. 작년까지만 해도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았다는데 저기 복도 끝에 행복 물산이라는 간판이 걸리면서 오래지 않아 사람들 발길이 뚝 끊겼단다. 그럴 만했다.

건물 내 금연은 상식인데 담배 물고 스마트폰으로 게임 하는 덩치는 딱 봐도 조폭이었다. 그걸 증명이라도 하겠다는 듯 얼굴도 더러웠다.

덩치는 머리를 삐딱하게 하고는 바란을 위아래로 훑어봤다. 가까워지며 더 커지는 바란의 덩치에 움찔 놀란 걸 더러운 인상으로 감추려는 꼴이 참 볼만했다.

“뭐요?”

“안에 자갈치 있어?”

바란이 물었다. 덩치는 바란의 정체가 헷갈렸다. 자연스럽게 말하는 걸 보면 큰형님 손님 같은데 다시 봐도 눈앞의 거인은 낯설고 들은 얘기도 없었다.

“누구슈?”

“손님.”

손님이라니까 고민됐다.

“기다리쇼.”

덩치는 지키고 있는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그 뒤를 곱게 기다리고 있어야 할 바란이 따라 들어갔다.

“큰형님 찾는··· 뭐야? 기다리니까 어? 이 새끼가!”

밀침을 당한 덩치는 성질을 터트리려다가 바란이 툭 미는 바람에 꼴사납게 넘어졌다. 우당탕 소리에 사무실에 있는 덩치들의 움직임이 딱 멈췄다.

“너, 뭐야?”

얼굴에 긴 칼자국이 있어서 더 살벌해 보이는 덩치가 목소리를 긁으며 물었다. 바란은 깔끔히 무시하고 가장 편안해 보이는 곳에 앉았다.

바란이 앉은 곳은 큰형님만 앉는 소파였다. 덩치들의 얼굴이 구겨질 수밖에 없었다.

“너 이 새끼······.”

“자갈치가 누구야?”

바란은 금방이라도 달려들 거 같은 덩치들을 둘러 보면서 물었다. 나다, 하고 나타나면 일이 수월할 텐데 그 대신에 뒤쪽에서 화를 터트리는 말이 나왔다.

“너 이 새끼, 여기가 어디라고··· 악!”

바란의 머리를 움켜쥐려던 손이 비틀어지다가 그대로 뚝 부러져버렸다. 그게 끝이 아니었다. 무지막지한 힘이 덩치를 당겼다.

끌려서 어디 부딪치는 게 아니었다. 덩치는 인형이라도 되는 듯 공중을 날아서 바란 앞에 있는 탁자에 떨어졌다.

와장창!

요란한 소리에 덩치들이 벌떡 일어났다.

“자갈치 불러.”

바란은 부서진 탁자 위에서 피를 게워내는 덩치한테 편하게 발을 올리면서 말했다. 이제야 깨달았나 보다. 덩치들이 뒤로 물러났다.


지루한 시간이 흘러갔다. 두 시간이 지나서야 문이 벌컥 열렸다. 그러면서 덩치들이 우르르 들어왔다. 자갈치는 마지막이었다.

자갈치는 낯선 놈이 자기 자리에 앉아 양주를 마시는 꼴에 욕을 하려다가 그놈 주위로 널브러져 있는 동생들을 보곤 얼굴을 굳혔다. 아예 기절한 놈도 있고 팔다리가 부러져 꿈틀거리는 놈도 있었다.

만만찮은 놈이다!

직감한 자갈치는 알코올 중독자인지 양주를 나발 부는 놈 앞으로 갔다. 술기운 돌고 힘도 빠지려면 시간을 끄는 게 좋을 거 같았다.

근데 저 양주 좀 낯익은데? 자갈치는 설마 하면서 취미로 양주 모아둔 진열장을 봤다가 이를 악물었다.

저놈이!

나중에 잘근잘근 씹어먹기 위해 화를 꾹 누른 자갈치 손짓에 덩치들이 의자를 가져왔다. 자갈치는 큰형님답게 당당하게 의자에 앉아 자연스럽게 다리를 꼬았다.

“너, 뭐야?”

“웅달이 소개로 왔다.”

“웅달이?”

자갈치는 누군지 몰라서 동생들을 봤다.

“재작년에 저희 식구 되겠다고 찾아온 놈입니다, 형님. 그때 칼장난 좀 쳤다고 울면서 뛰쳐나갔는데 두 달인가, 지나서 저희 이름 파는 놈이 있다고 해서 잡았는데 그놈이었습니다, 형님. 병신 만들어 쫓아내려 했는데 말입니다, 형님. 그놈이 어찌나 서럽게 울던지···”

“그래서?”

자갈치의 목소리가 날카로웠다.

“자기 따르는 얼라들 많다고 다달이 백은 만들 수 있다고 해서···”

“너 이 새끼 지금 애새끼들 코 묻은 돈 받아 처먹었다는 거야?”

덩치는 대답을 못 하고 고개를 푹 숙였다. 화가 치밀어오른 자갈치는 벌떡 일어났다.

“니가 양아치야?”

자갈치 손바닥이 고개 숙이고 있는 덩치를 후려쳤다.

“죄송합니다, 형님. 용서해··· 억!”

발길질에 덩치는 넘어졌다. 자갈치는 욕을 하면서 덩치를 질근질근 밟았다. 바란한테 보여주려는 것이었다. 나 이렇게 막 나가고 잔인한 놈이라는 것을.

자갈치는 모양새 떨어지는 거친 숨을 억지로 감추며 의자에 앉았다가 눈살을 찌푸렸다. 겁먹거나 해야 할 놈이 이제 다 끝났느냐는 듯 지루해하고 있었다.

“그래서 왜 날 찾아온 거야?”

자갈치는 애써 목소리를 깔고 물었다.

“청소.”

“뭐?”

바란은 깍지를 풀고 자갈치를 시작으로 덩치들에 손가락질했다.

“쓰레기 청소하러 왔다.”

어이없어하던 자갈치의 얼굴이 벌게지다가 흉하게 일그러졌다.

“저 새끼 주둥아리 찢어버려!”

더 볼 것도 없었다. 바란 바로 옆에 있는 조폭이 틀어쥐고 있던 쇠파이프를 힘껏 휘둘렀다. 맞으면 머리가 터지고 피를 쏟을 거 같았다.

바란은 자연스럽게 자리에서 일어났다. 쇠파이프가 머리를 스치고 소파를 쳤다. 바란의 손이 쭉 뻗어 당황한 조폭의 머리를 움켜잡았다.

“으악!”

머리가 뽑히는 고통에 비명을 터트린 조폭은 휙 날아가 멍청히 서 있는 조폭과 엉켜 나동그라졌다. 바란의 다음 목표는 회칼을 꺼내는 조폭이었다.

뚝!

회칼을 쥔 손이 부러지면서 밑으로 떨어졌다. 비명을 지를 틈도 없었다. 조폭은 바위 같은 주먹에 턱이 부서져 널브러졌다.

양 떼 속에 뛰어든 늑대가 저럴까. 아니다. 애들 상대로 종합격투기 선수가 뛰는 것 같았다. 잡았다 하면 팔다리가 부러지고 휘둘렀다 하면 턱이 부서졌다.

‘괴, 괴물······.’

자갈치는 본능에 따라 뒷걸음질 치다가 도망쳤다. 문이 바로 앞이었다. 괴물은 저 뒤에 있으니 문을 열고 나가서······.

퍽!

회칼이 자갈치의 귀를 스치며 문에 깊숙이 박혔다. 나무문이 아니라 쇠로 된 방화문에 박힌 칼을 부릅떠진 눈으로 보던 자갈치는 고개를 돌렸다.

괴물인지 알았는데 괴물이 아니었다. 진득한 피를 머금은 악귀가 뚜벅뚜벅 걸어왔다. 그 옆에는 처참하게 당한 덩치들이 피를 흘리며 벌레처럼 꿈틀거렸다.

바란은 문에 박힌 칼을 빼서 덜덜 떠는 자갈치를 툭툭 건드렸다.

“주둥아리 좀 찢어 보셨나 봐?”

회칼이 덜덜 떨리는 입속으로 들어갔다. 애처롭게 바들바들 떨리는 바지가 축축해지는가 싶더니 밑으로 물 같은 게 흘렀다. 자갈치는 자기가 오줌을 쌌다는 것도 몰랐다.

“어떻게 해줄까?”

바란은 웃으며 친절히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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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28 현상금 +2 18.08.05 1,191 16 12쪽
27 @27 몽타주 +2 18.08.05 1,227 1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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