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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향潤香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윤향潤香
작품등록일 :
2017.09.09 18:26
최근연재일 :
2017.11.03 22:05
연재수 :
55 회
조회수 :
242,472
추천수 :
4,868
글자수 :
166,923

작성
17.10.19 22:05
조회
3,025
추천
75
글자
7쪽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41화

DUMMY

그래서 오늘도 이렇게, 목숨을 잃을 뻔했던 큰 위험을 치르고도 여전히 그들과 함께 할 내일을 기다릴 뿐이었다.


“맥주나 한 잔 하고 잘까.”


맥주 생각은 그녀도 간절했다.

대신 조용히 마시고 싶었다.

남들의 괜한 시선을 받고 싶지도 않고.

마침 거리의 끝에 여관이 보였다.

이제 막 밤이 되었는데 여관의 방 대부분이 불이 꺼져있는 것을 보면, 손님이 거의 없는 모양.

혼자 있기를 좋아하는 자신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여관 같아 보였다.

또각. 또각.

그녀의 발걸음이 자연스레 그 여관으로 향했다.




4


“커즈, 오늘은 테이블에서 먹겠어요? 손님이 커즈랑 여자 손님 한 분 밖에 없네요, 호호. 남쪽 상업지구에서 3일 축제가 열린다더니, 다들 거기서 먹고 자는 모양이에요.”

“그 정도였어요? 오자마자 씻고 쉬고 있었더니, 그것도 몰랐네요.”

“나와서 한 잔 해요. 스크램블은 넉넉히 만들어뒀어요. 우리 여관 맥주야, 커즈 씨가 맛은 알아주니까?”

“아주 좋죠. 좋아요, 오늘은 예리나 씨와 대작(對酌)이나 하죠.”

“호호, 좋아요!”


그녀를 따라 방 밖으로 나오자, 정말 여관 안은 온통 적막으로 가득했다.

불은 메인 홀과 카운터, 그리고 내가 있는 방과 건너편의 방에만 켜져 있었다.

여자 손님이 하나 있다고 한 것을 보니, 건너편이 그녀가 묵을 방인 모양이다.


[딱딱, 주인님의 식사, 딱딱.]

“깜짝이야. 뭐야, 너. 왜 따라와?”


순간 아무것도 없는 줄 알았던 뒤에서 뼈를 딱딱 거리는 소리가 나는 바람에 화들짝 놀라 뒤를 돌아보았다.

그러자 스컬이 고개를 사선으로 든 채, 지 나름대로의 귀여운 자세를 취하고 있다.


“징그러우니까 방으로 가라. 술맛 떨어질 거 같아서 그래.”

[알겠습니딱······.]

“불쌍한 척 해도 소용없어. 들어가.”

[옛.]


녀석과 요즘 한 몸처럼 붙어 다니기는 하지만, 술자리에서까지 한 몸이고 싶진 않다.

스컬을 돌려보낸 나는 성큼성큼 메인 홀로 들어와 테이블에 앉았다.

그러자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예리나표 스크램블과 탄산 가득한 맥주가 나를 반긴다.

그 사이, 안주를 더 내어온 예리나가 테이블의 내 맞은편에 앉았다.


“건배?”

“건배.”


그녀와 가볍게 잔을 맞추고.

시원한 맥주를 벌컥벌컥 들이켰다.

키야!

역시 맥주는 항상 옳다.

기름에 갓 튀긴 치킨까지 있으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이 세계는 대부분 구운 닭고기뿐이라 아쉽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내가 직접 요리에 뛰어 들어볼 참이다.

지구에서 먹었던 수많은 요리들 중, 이 세계에 접목시켜 개발할 만한 것이 많거든.

어쨌든 그렇게 예리나와 잔을 계속 기울이는데.

두 테이블 건너에 앉아 있는 여자가 계속 눈에 들어왔다.

복면으로 입을 가린 그녀는 등을 반쯤 돌린 채, 조용히 맥주를 들이 키고 있었다.

복면으로 입을 가린 채로 맥주를 마시는 것은 보기만 해도 무척이나 번거로운 일.

평범한 사람이라면 진즉에 복면을 벗어던지고 맥주를 마셨겠지만, 그녀는 그러지 않았다.


‘절대 남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은 상처가 있는 거겠지.’


혼자 마시고 싶어 하는 사람을 억지로 부르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말은 걸어보고 싶었다.

마침 여관에 손님도 없던 차다.

그녀가 같은 모험가라면 예전에 벨탄을 만났을 때처럼, 쓸 만한 정보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던 것이다.


“저기요?”

“······.”


그녀를 불렀지만, 반응이 없다.

그래서 다시 불렀다.


“거기 앉아 계신 분?”

“······네?”


두 번째로 부르고 나서야, 그녀가 뒤를 돌아보았다.

백색의 로브에 무릎까지 내려오는 치마.

푸른색으로 빛나는 청아한 눈과 애쉬 브라운 컬러의 머리.

언뜻 보기에는 미녀의 그것과 흡사했지만.

펄럭.

뒤돌아보는 그녀의 복면이 흔들린 순간.

나는 그녀의 입가를 보았다.

그리고 왜 그녀가 반드시 복면을 써야 했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오른쪽 입꼬리에서 뺨까지 길게 난 깊은 상처가 있었던 것이다.

그것은 마치 먹선을 그려 넣은 것처럼 선명한 상처였다.


‘그래서였구나.’


그제야 그녀의 거리감이 이해가 갔다.

하지만 내게는 상관없었다.

나는 자연스럽게 말을 건넸다.


“같이 한 잔 할래요? 다른 의도는 없어요. 편하게 얘기나 나누죠.”

“네?”

“모험가 분이시라면, 할 이야기가 있지 않을까 싶어서요. 보아하니 마법사이신 것 같은데.”


그녀의 복색이나 손에 낀 반지가 어림짐작으로도 마법사 같아 보인다.

순백의 마법사.

그 이름이 무척 잘 어울리는 복장이다.


“그러고 보니 커즈는 네크로맨서였죠? 클로이 손님은 백마법사. 이거 그야말로 고양이와 쥐 같은 사이 아닌가요?”


그녀의 긴장을 풀기 위해 꺼낸 예리나의 말이 왠지 독이 된 것 같다.

물론 잘 모르니까 하는 얘기겠지.

고양이와 쥐는 앙숙이고 섞일 수 없는 존재잖아.

보통 팀을 짤 때, 대척점에 있는 두 개의 직업군은 오히려 환상의 짝꿍으로 불린다.

왜냐고?

서로 없는 부분을 완벽하게 보완해줄 수 있거든.

되려 같은 직업군이 겹치는 게, 팀플레이에는 더 애로사항이 많다.

그런 의미에서 흑마법사에 가까운 네크로맨서나 백마법사는 상극의 속성으로서, 상호 보완할 수 있는 조합이었다.


“그럴 리가요. 서로 마음만 맞으면 악어와 악어새가 되는 거죠.”

“하긴 그래요. 안주를 좀 더 내어 올게요. 두 분이서 얘기들 하고 있어요.”


예리나가 자연스럽게 자리를 비웠다.

여자 손님, 클로이는 이쪽으로 오려다가 쭈뼛쭈뼛 거리고 있었다.


“부담 갖지 말고 앉아요. 별 뜻 없이 얘기나 하자는 거니까.”

“근데 괜히 방해가 되는 건 아닐까 싶어서요. 분위기에 안 맞게 복면을 쓰고 있는 것도 있고······.”

“그게 왜요?”

“그냥 이게, 이 복면이······ 입에 난 상처 때문이거든요. 혹시나 맥주를 마시다 보면 상처가 보일 수도 있으니까.”

“그게 왜 대화에 문제가 될까요?”

“신경 쓰이지 않나요?”

“전혀. 내가 얘기하는 사람이 누군가가 중요하지, 그 사람의 외모가 어떤지는 중요하지 않아요.”


나는 솔직 담백하게 말했다.

가식 하나 섞지 않은 진심 그대로였다.


“그럼······ 실례 할게요.”


권유를 뿌리치지 않고 앉은 것을 보면, 그녀도 내심 대화를 하고 싶었던 것 같다.

그게 아니었다면, 진즉에 이런저런 이유를 대고 거절했겠지.

그러는 사이, 예리나가 안주를 내어왔다.


“이건 마른안주에요. 서비스! 이제 커즈 씨에게 말동무가 생겼으니, 나는 주방 청소나 미리 해둬야겠어요. 필요한 거 있으면 불러요. 바로 근처에 있으니깐.”


예리나가 떠난 자리에는 클로이가 앉았다.

그녀는 자연스럽게 입을 가리며 앉았는데, 아주 오래된 습관인 것 같았다.

나는 그녀 앞으로 맥주잔을 옮겨 주었다.

모험가 마법사라.

홀로 다닐 리는 없고, 팀을 짜서 움직일 텐데 과연 어떤 식의 플레이를 하는 걸까.

사실 술자리를 핑계 삼아 그녀에게 얻으려는 건.

그녀의 마음이 아니라.

간접 경험을 할 수 있는 좋은 정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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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55화 +4 17.11.03 1,962 69 6쪽
54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54화 +7 17.11.02 1,988 58 7쪽
53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53화 +6 17.10.31 1,968 62 7쪽
52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52화 +5 17.10.30 2,014 63 7쪽
51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51화 +8 17.10.29 2,145 70 7쪽
50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50화 +7 17.10.28 2,245 68 7쪽
49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49화 +8 17.10.27 2,261 66 7쪽
48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48화 +8 17.10.26 2,290 73 7쪽
47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47화 +3 17.10.25 2,450 78 7쪽
46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46화 +7 17.10.24 2,489 70 7쪽
45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45화 +7 17.10.23 2,592 92 7쪽
44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44화 +6 17.10.22 2,654 71 7쪽
43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43화 +6 17.10.21 2,752 81 7쪽
42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42화 +6 17.10.20 2,794 82 7쪽
»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41화 +5 17.10.19 3,026 75 7쪽
40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40화 +5 17.10.18 2,942 80 7쪽
39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39화 +6 17.10.17 3,035 83 7쪽
38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38화 +8 17.10.16 3,127 85 7쪽
37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37화 +7 17.10.15 3,300 87 7쪽
36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36화 +9 17.10.14 3,321 90 7쪽
35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35화 +8 17.10.13 3,500 99 6쪽
34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34화 +8 17.10.12 3,407 94 7쪽
33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33화 +6 17.10.11 3,597 100 7쪽
32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32화 +5 17.10.10 3,788 92 7쪽
31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31화 +10 17.10.09 3,797 88 7쪽
30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30화 +8 17.10.08 4,154 88 7쪽
29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29화 +8 17.10.07 3,964 97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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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10화 +2 17.09.16 6,055 93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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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04화 +8 17.09.10 7,796 105 7쪽
3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03화 +6 17.09.09 8,271 111 7쪽
2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02화 +8 17.09.09 9,258 131 7쪽
1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01화 +6 17.09.09 10,994 128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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