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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향潤香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윤향潤香
작품등록일 :
2017.09.09 18:26
최근연재일 :
2017.11.03 22:05
연재수 :
55 회
조회수 :
242,426
추천수 :
4,868
글자수 :
166,923

작성
17.10.09 21:05
조회
3,796
추천
88
글자
7쪽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31화

DUMMY

살아 있는 갑옷.

영혼의 주인이 생전에 가지고 있던 기억과 경험, 인격을 가지고 생성되는 개체.

영혼만 내가 컨트롤 할 수 있다면, 그 혼을 담을 개체는 무엇이든 선택할 수 있다.

다만 지금 당장 그럴 듯한 갑옷을 찾고 작업을 하려면 비용이나 시간이 많이 든다.

이왕이면 당장 착수할 수 있는 지름길이 필요하다.

고스트(Ghost) 화.

그리고, 빙의(憑依).

적당히 어린 아이 크기만한 관절 인형 정도면, 움직임에도 문제가 없을 터다.

필요한 건 딱 세 가지다.

인형.

그리고 고스트와 빙의, 두 개의 스킬.

사실 네크로맨서가 영혼을 부릴 일은 많지 않다.

죽은 인간이나 몬스터의 육신을 쓸 지는 몰라도.

그래서 평소 같았으면 고스트와 빙의 스킬을 거들떠보지도 않았겠지만, 특수한 경우인 지금은 훌리오를 위해서 반드시 두 스킬이 필요했다.

인기가 없는 스킬일 테니, 거래소에서의 가격은 크게 비싸지 않을 것이다.

“훌리오 삼촌.”

- 왜 부르느냐!

“제가 괜찮은 생각이 하나 떠오른 게 있는데.”

- 그게 무엇이냐? 날 살릴 방도라도?

마음에 없는 소리를 하는 것이 느껴진다.

네크로맨서가 아니라 네크로맨서 할아버지, 조상님이 와도 죽은 사람은 살리지 못한다.

언데드는 산 것처럼 보이는 죽은 껍데기일 뿐이고.

나는 상황을 정확히 짚어주었다.

“삼촌의 영혼을 특정해서, 정해진 대상에 빙의시킬 수 있어요.

- 빙의?

“예. 그러면 적어도 지금처럼 형체 없는 망령으로 지내는 것 보다는 나아질 겁니다. 직접 실체를 만질 수도 있을 것이고.”

- 그게 정말이냐?

“리빙 아머라는 상위의 개념이 있지만, 그건 차근차근 준비해 보도록 하죠. 마음만 먹는다고 되는 문제가 아니니까.”

- 하아······.

장탄식에 담긴 훌리오의 떨림이 느껴졌다.

네크로맨서에게 언데드가 전부이듯, 대장장이에게는 망치와 모루가 전부일 터.

그것을 다시 움켜쥐고, 뜨거운 열기와 마주할 수 있다는 건 떨리는 일일 것이다.

“대신 이 작업에 앞서 한 가지를 제게 약속해야 합니다. 아니, 약속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이뤄지지 않겠죠.”

- 언데드의 주종관계 같은 것 말이냐?

진지한 훌리오의 반응에 나는 차분히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래도 흔쾌히 자신의 언데드화를 받아들일 순 없겠······.

- 클클클! 까짓거 언데드면 어떻고, 버러지 같은 몸이면 어떻겠느냐?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낫지, 클클클!

다고 생각했는데.

우리 훌리오 삼촌.

현실 순응이 무척이나 빠른 사람이었다.


- 그저 이대로 의미 없이 사라지고 싶진 않다. 내 손 끝에 공방의 열기를 담을 수 있다면, 방법은 무엇이든 상관 없어.


다시 훌리오가 진지하게 말을 이었다.

그 말이 진심이라는 건,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그럼 여기서 잠시 기다리세요. 금방 다녀올 테니까.”

- 클클, 내가 여기 안 있으면 어디 가겠느냐? 어차피 영력이 약해져서, 공방 밖은 나가지도 못한다!

“알겠습니다.”


나는 그 길로 공방을 나섰다.

훌리오가 마음을 먹었을 때, 일사천리로 일을 진행해야 한다.

사람 마음이란 언제 변할지 알 수 없는 법이니까.




2


“50골드, 이 정도면 충분히 싸게 먹힌 것 같군. 거기에 이 인형이 20골드니까, 도합 70골드인가?”


그로부터 몇 시간 후.

나는 공방으로 돌아오고 있었다.

먼저 스킬북 거래소에 들러, 고스트와 빙의 스킬을 구매하고 학습했다.

비용은 고스트 30골드, 빙의 20골드로 예상한 것보다 조금 싸게 나왔다.

워낙에 찾는 사람이 없다보니 동종의 스킬북이 몇 개 더 쌓여 있었던 것이다.

그 다음, 상업 지구에 들러 관절 인형을 샀다.

품질과 내구성이 좋고 불에 강한 재질로 만들어진 것으로 샀는데, 이리저리 외력을 가해봐도 튼튼하니 흠이 없었다.

인형을 만든 주인의 말로는 일생 최고의 집중력으로 만든 역작이라는데, 어쨌든 가성비가 무척이나 좋아 보였다.


“음, 확실히 이것 말고 다른 인형들은 하자가 좀 많아 보였으니.”


둘러본 다른 인형들은 날림으로 만들거나, 이음새가 부실해 보이는 것들이 많았다.


“뭐, 상관없겠지.”

그릇이 중요하지, 모습이 중요한가?


내구성만 좋으면 된다는 게 내 생각이다.




공방으로 돌아온 나는 바로 의식을 진행했다.

과정은 두 스킬이 알아서 진행해주겠지만, 그에 앞서 나와 훌리오 사이에 연(緣)을 맺는 의식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망자의 령이여, 그대에게 명하노니.”


훌리오가 고개를 숙인 채, 눈을 감는다.

온 몸에 힘을 뺀 듯, 축 처져 있는 그의 모습이 괜히 마음 한켠을 짠하게 한다.

하지만 이 방법이 최선이라는 것은 변하지 않는다. 그에게도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계기가 될 터다.


“죽음의 불꽃으로 화하여, 나의 충실한 종이 되어라.”


구속의 의식.

이와 연계하여 고스트 스킬을 전개했다.

영을 다루는 스킬이라 그런 것일까?

마력의 절반이 순식간에 증발했다.


[고스트 스킬이 발동 되었습니다.]


그러자 형체가 서서히 희미해져가던 훌리오의 모습이 검은빛을 지닌 둥글둥글한 구체로 바뀌었다.

그것에도 눈과 코, 입과 같은 것들이 붙어 있었지만 사람의 모습을 하고 있던 훌리오와는 달랐다.

블랙스미스 고스트가 된 것이다.

생전의 모습을 특정할 수는 없지만, 그 본질은 알 수 있는 그런 영혼.

나는 의자에 앉힌 소년 인형 앞에 섰다.

이제 그릇에 혼을 담을 시간이다.


“깃들어라!”


[빙의 스킬이 발동 되었습니다.]


헉.

그 순간, 나도 모르게 신음을 토해냈다.

남아있던 마력 전부가 빠져 나가면서, 몸 의 체력이 급격히 저하되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짧은 시간에 다량의 마나를 사용하면서 들어온 정신적인 데미지가 몸에도 영향을 끼친 모양이었다.

샤아아아-

그 사이, 블랙스미스 고스트가 인형에 서서히 깃들고 있었다.

생기 없이 의자에 축 늘어져 있던 인형이 몸을 까딱이기 시작하고, 전신을 휘감은 검은 기운이 피부에 생기를 불어 넣는다.

그리고.

팟!

살색 빛으로 메워져 있던 인형에게서 검은 안광이 힘차게 뻗어져 나왔다.

훌리오의 영혼이 완벽하게 깃든 것이다.


“네 이놈!”

“성공이군요. 이젠 커즈라고 불러주세요.”

“그래, 커즈 이놈아!”


대화의 포문을 여는 훌리오의 익숙한 외침에 미소가 지어졌다.

혹시나 싶어 걱정 했지만.

별 탈 없이 작업이 완료됐다.

크기는 10살 정도의 소년만한 인형이었지만, 목소리는 훌리오의 그것처럼 걸걸했다.

의도치 않은 미스 매치지만, 아무렴 어때.

제 기능만 하면 그만이다.


“이게 내 몸인 것이냐?”

“그렇게 됐네요. 많이 익숙해지셔야 할 겁니다.”

“눈높이가 다르구만, 허허.”


훌리오가 나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그래도 귀신일 때는 눈높이가 얼추 맞았는데, 내려다보려니 기분이 이상하다.


작가의말

죄송합니다.

예약 과정에서 실수가 있어 내용을 추가하였습니다.

(10월 9일 21시 42분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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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55화 +4 17.11.03 1,961 69 6쪽
54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54화 +7 17.11.02 1,987 58 7쪽
53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53화 +6 17.10.31 1,968 62 7쪽
52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52화 +5 17.10.30 2,013 63 7쪽
51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51화 +8 17.10.29 2,144 70 7쪽
50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50화 +7 17.10.28 2,244 68 7쪽
49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49화 +8 17.10.27 2,261 66 7쪽
48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48화 +8 17.10.26 2,289 73 7쪽
47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47화 +3 17.10.25 2,449 78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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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45화 +7 17.10.23 2,591 92 7쪽
44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44화 +6 17.10.22 2,653 71 7쪽
43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43화 +6 17.10.21 2,751 81 7쪽
42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42화 +6 17.10.20 2,793 82 7쪽
41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41화 +5 17.10.19 3,025 75 7쪽
40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40화 +5 17.10.18 2,941 80 7쪽
39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39화 +6 17.10.17 3,035 83 7쪽
38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38화 +8 17.10.16 3,126 85 7쪽
37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37화 +7 17.10.15 3,299 87 7쪽
36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36화 +9 17.10.14 3,320 90 7쪽
35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35화 +8 17.10.13 3,499 99 6쪽
34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34화 +8 17.10.12 3,406 94 7쪽
33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33화 +6 17.10.11 3,596 100 7쪽
32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32화 +5 17.10.10 3,788 92 7쪽
»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31화 +10 17.10.09 3,797 88 7쪽
30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30화 +8 17.10.08 4,153 88 7쪽
29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29화 +8 17.10.07 3,963 97 7쪽
28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28화 +5 17.10.05 4,220 101 7쪽
27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27화 +4 17.10.04 4,242 85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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