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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향潤香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윤향潤香
작품등록일 :
2017.09.09 18:26
최근연재일 :
2017.11.03 22:05
연재수 :
55 회
조회수 :
242,440
추천수 :
4,868
글자수 :
166,923

작성
17.09.14 22:05
조회
6,409
추천
98
글자
7쪽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08화

DUMMY

전방을 보니, 과연 출구를 알리는 팻말이 박혀 있었다.


<라이크만 던전 출구>

<원활한 검문과 마정석 매매를 위해, 미리 물품들을 준비해주세요.>

<경비병을 공격하거나 위협할 수 있는 모든 요소들은 출구 진입 전에 제거 요망.>


“꽤나 깐깐한걸.”


팻말 마지막 내용을 보니, 소환수나 다른 외력으로 인해 경비병이 많이 희생되었던 모양이다.

그 정도가 아니면, 저렇게 팻말로 강조할 리가 없지.

그렇다면.

크르르륵! 쿠욱!

내 등 뒤로 도열해 있는 언데드들을 미리 처리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그냥 죽이기는 당연히 아깝고, 좋은 경험치 공급원으로 쓸 수 있는 방법이 있지.

그것도 아주 쉽게.

화르르르륵!

소모값을 0으로 조정했던 탓에 소멸되었던 화염이 다시금 내 앞에 발현됐다.

나는 무심한 손짓으로 뒤에 있던 녀석들을 불길 위로 내몰았다.

주인인 내게 피가 되고 살이 되는 희생이니, 이 정도면 의미 없는 개죽음도 아니지.

터벅- 터벅-

초점 없는 시선으로 하나씩 언데드들이 불길로 향했다.

구속 중인 언데드를 죽이는 것은 내게 아무런 경험치가 되지 못하지만.



[구속을 해제하시겠습니까?]

[구속이 해제되었습니다.]



통제가 풀린 언데드는 사냥 가능한 몬스터로 취급을 받는다는 말씀.

끄억! 꾸어어억!

하지만 녀석들의 정신이 돌아올 즈음에는 이미 불길 한가운데인 것이다.



[언데드 코볼트를 제거하여, 경험치 50을 획득했습니다!]

[언데드 늑대를 제거하여, 경험치 25를 획득했습니다!]



불나방처럼 녀석들이 불길 위에서 숨이 끊어질 때마다, 경험치가 차곡차곡 오른다.

화염 스킬을 유지하는 내내, 스킬 숙련도가 무럭무럭 쌓이는 것은 덤이고.

그렇게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내 충실한 종들이 모두 한줌의 재로 화해서 사라졌을 때.



[숙련도 최대치 달성으로 스킬 레벨 업! 화염의 레벨이 2가 되었습니다.]

[레벨 업! 레벨 10이 되었습니다.]



한 차례의 성장이 또 이뤄졌다.

보너스 포인트는 모두 마력에 올인.

증거인멸도 무난히 끝났다.

누가 봐도 던전을 막 나온 청년 마법사의 모습쯤 되겠지. 아까 얼굴을 봤을 때, 꽤나 젊어보였으니까.

혹은 갑주를 걸치고 있으니 검사라던가?

자, 그럼 나가볼까?

이 세계의 사람들을 만날 시간이다.




6


‘성벽?’


출구를 나온 나를 반긴 것은 입구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성벽의 향연이었다.

사방은 햇빛이 닿지 않을 정도로 높게 성벽이 세워져 있었고, 유일하게 북쪽에만 성문이 설치된 채로 열려 있었다.


“잠깐, 기다려주십시오.”


그 때, 어디선가 나타난 경비병 둘이 창을 뻗어 나를 제지했다.

성문에 정신이 팔려있던 탓에 입구 뒤쪽의 바위 옆에 있던 경비병을 제대로 보지 못한 모양이었다.


“음.”


나는 말을 아꼈다.

일단 대화에는 문제가 없는 듯 하다.

내게 능력을 부여한 안타라스의 실력이라면 언어 능력 장착은 당연히 기본 옵션이지 않았겠어?


“혼자입니까? 아니면 일행은?”

“······.”


나는 침묵을 좀 더 지켰다.

말을 하는 게 나을지, 아니면 조용히 있는 것이 나을지 저울질 해 보는 것이다.

내가 얻은 몸이 이 경비병들과 어떤 관계일지를 속단할 수 없다.

그리고 검문 과정이 있다는 것 자체가 어쨌든 출입이 자유롭지는 않다는 것을 뜻하기 때문이다.


“아, 동료들이 당하신 겁니까.”

“신의 가호가 사후에도 함께하시기를.”


경비병 둘은 제멋대로 결론을 내렸다.

이래서 침묵이 도움이 될 때가 많아.

미루어 짐작하기도 하거든.


“출구는 저 쪽입니다.”

“수고하셨습니다. 부디 굳건하게 마음을 먹으십시오.”


그래, 마음 단단히 먹어야지.

이 세계가 어떤 곳인지 이제 성벽 하나만 꼴랑 본 수준이다. 앞으로 어떤 돌발 상황과 부딪힐지 알 수 없는 것이다.

백지 상태에서 시작하는 것이나 다름없는데, 태평하면 그게 더 이상하긴 하다.




성문 앞에 도착하자, 멀리서는 보이지 않았던 광경들이 자세히 드러났다.

우선 무장을 한 병사들의 대열이 성문 앞까지 이어져 있었다. 인원은 20명 가량.

그리고 성문으로 향하는 길목에는 공항의 보안검색대 같은 직사각형의 구조물이 설치되어 있었다.

그 앞에는 한 남자가 탁자를 두고 앉아 있었는데, 눈이 퀭한 것을 보니 꽤나 피곤한 듯한 눈치였다.

나는 성큼성큼 앞으로 걸어갔다.

상황이 짐작은 갔다.

던전에서 나온 사람들을 상대로 어떤 정해진 절차를 거치는 거겠지.


“이 쪽으로 오시죠.”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그의 앞에 섰다.

그러자 그가 내 몸을 위아래로 슬쩍 훑는다.

볼 게 있나?

갑주도 걸치고 있어서, 아랫도리도 딱히 특출 나게 보이는 건 없을 텐데.

아니, 그것보다 그런 걸 여기서 보려고 할 리가 없잖아.


“마정석은?”

“예?”

“던전에서 나오셨으니, 마정석 정산을 하셔야지요. 무단 불출이 위법인 걸 모르시진 않을 테고.”


그다지 길지 않은 설명인데 남자는 꽤나 귀찮아하는 눈치다. 피곤한 건지 짜증이 나 있는 건지, 응대가 영 꽝이다.


“몬스터에게 얻는 마정석 말입니까?”


능청스럽게 되물어 봤다.

사실 모른다.

던전에서 마정석을 보질 못했거든.

다만 남자의 말로 미루어볼 때, 몬스터들이 마정석을 드롭하는 것 같다.

내가 보지 못했던 건 지지리도 드롭 운이 없었거나, 혹은 메시지가 없어 드롭 사실을 간과하고 그냥 이동했던 모양이다.


“아, 예에. 마정석 없어요?”


한 번 더 묻는 남자의 말에 나는 경비병들이 넘겨짚듯 내게 건넸던 말을 떠올렸다.


“예, 동료들이······ 당해서 말이죠.”

그래서, 경황이 없어서, 이렇게 맨 몸으로 나온 거지. 어때, 그럴듯하지?

“그럼 진작에 그렇게 좀 말씀을 하시지. 검색대로 가시죠. 뭐, 별거 없겠지만.”

“예, 수고하십시오.”

“하아아암······.”


남자는 인사를 받는 둥 마는 둥 하고, 의자에 반쯤 누워버렸다.

괜히 입만 아팠다는 표정이다.

똥이 무서워서 피하나, 더러워서 피하지.

기억에 담고 싶지도 않은 놈이기에 나는 방금 전의 대화를 머릿속에서 지워버렸다. 저장될 용량조차 아깝다.

검색대에 도착하자, 경비병이 안내한다.


“지나가시면 됩니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고, 빠르게 앞을 지나갔다.

터벅. 터벅. 터벅.

그리고 적막.

무반응이다.


“귀찮으시더라도 양해해 주십시오. 요즘 마정석 밀수가 횡행하고 있어서요. 괜한 오해를 받으실 일이 없길 바라는 겁니다.”


앞서의 감독관과 달리, 이 경비병은 친절하다.

마음 같아선 몇 가지 물어보고 싶은 것도 있긴 한데, 혹시나 해서 뒤를 보니 감독관이 띠꺼운 표정으로 날 노려보고 있다.

엄한 데 꽂혔나?

내 말 한 마디, 행동 하나하나를 유심히 지켜보는 눈치다.

어차피 사람이 여기에만 있는 것도 아닐 테고, 밖에서 물어볼 사람도 충분하겠지.


“도움이 필요한 부분이 있으십니까?”

“아뇨, 됐습니다. 수고하세요.”

“예, 그럼 안녕히 가십시오.”


경비병의 공손한 인사를 끝으로, 나는 드디어 성문을 나설 수 있었다.

그리고.


“와······.”


입을 떡 벌어지게 만드는 광경과 마주쳤다.


작가의말

오늘도 방문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항상 감사해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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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55화 +4 17.11.03 1,961 69 6쪽
54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54화 +7 17.11.02 1,987 58 7쪽
53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53화 +6 17.10.31 1,968 62 7쪽
52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52화 +5 17.10.30 2,013 63 7쪽
51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51화 +8 17.10.29 2,144 70 7쪽
50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50화 +7 17.10.28 2,244 68 7쪽
49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49화 +8 17.10.27 2,261 66 7쪽
48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48화 +8 17.10.26 2,290 73 7쪽
47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47화 +3 17.10.25 2,449 78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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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42화 +6 17.10.20 2,794 82 7쪽
41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41화 +5 17.10.19 3,025 75 7쪽
40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40화 +5 17.10.18 2,941 80 7쪽
39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39화 +6 17.10.17 3,035 83 7쪽
38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38화 +8 17.10.16 3,126 85 7쪽
37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37화 +7 17.10.15 3,299 87 7쪽
36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36화 +9 17.10.14 3,320 90 7쪽
35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35화 +8 17.10.13 3,499 99 6쪽
34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34화 +8 17.10.12 3,406 94 7쪽
33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33화 +6 17.10.11 3,597 100 7쪽
32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32화 +5 17.10.10 3,788 92 7쪽
31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31화 +10 17.10.09 3,797 88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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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10화 +2 17.09.16 6,055 93 7쪽
9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09화 +5 17.09.15 6,278 111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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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05화 +6 17.09.11 7,358 108 7쪽
4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04화 +8 17.09.10 7,795 105 7쪽
3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03화 +6 17.09.09 8,271 111 7쪽
2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02화 +8 17.09.09 9,257 131 7쪽
1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01화 +6 17.09.09 10,993 128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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