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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향潤香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윤향潤香
작품등록일 :
2017.09.09 18:26
최근연재일 :
2017.11.03 22:05
연재수 :
55 회
조회수 :
242,434
추천수 :
4,868
글자수 :
166,923

작성
17.09.20 22:05
조회
5,467
추천
94
글자
7쪽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14화

DUMMY

8


“1골드요.”

“예? 1골드요?”

“감이 안 오시나. 정산금 100실버요! 다른 단위로 말씀드려요?”


그 고생해서 1골드라니.

하아.

한숨이 절로 나왔다.

짤랑!

정산소의 감독관은 내게 반짝이는 금화 한 개를 휙 내던졌다.

그러는 동안, 큼지막한 가죽 주머니를 가져온 경비병이 정산된 마정석을 털어 넣는 모습이었다.

투툭. 툭.

부스럭거리는 소리를 내며, 알알이 주머니 속으로 들어가는 마정석이 왠지 초라하게 느껴진다.

그래도 한나절 부지런히 던전을 돌면서 챙겨온 10개의 마정석이었다.

이 정도면 적잖은 값어치가 되는 줄 알았는데 현실은 금화 한 닢이 끝이었다.

경제관념이 아직 정리가 안 됐어.

마정석의 가치도 아직 머릿속에 이미지가 확실하지가 않고.

나는 부족한 정보를 채울 필요성을 느꼈다.

나름 사흘 발품을 팔며 정보를 얻었다고 생각했는데, 여전히 모르는 구석이 많았던 모양이다.


“홉고블린은 안 돼요. 죽이세요. 아니면 경비병들에게 부탁하던가.”


그 때.

정산이 끝났다고 생각하고 성문 밖으로 향하려던 나를 감독관이 다시 불러 세웠다.


“예?”

“냄새 안 나세요?”


냄새? 무슨 냄새?

이제 시비 걸게 없어서 내 몸에서 냄새까지 난다는 거야?


“잘 모르겠습니다만.”

“홉고블린요! 이놈은 걸어 다니는 쓰레기통에 가깝잖아요. 이런 놈을 데리고 라이크만의 성스러운 대로를 누빌 겁니까?”


아, 내가 아니었군.

졸지에 의문의 1패를 한 홉고블린이 코 끝을 벌렁거리며 입술을 파르르 떨었다.

사람 말은 못 알아듣는 줄 알았는데.

눈가에 눈물이 글썽이는 것이 상처를 크게 받았나보다.

내가 이해가 안 간다는 표정으로 쳐다보고 있자, 감독관이 설명을 더했다.


“던전 밖에서 수행할 언데드가 필요하면 스켈레톤으로 대체하던가, 별도의 방취(防臭) 조치를 취하세요. 그게 아닌 상태로 거리를 활보하면, 현장에서 벌금을 물게 될 겁니다.”

“아.”


거참, 엄청 까다롭게 구네.

며칠 생활하며 느낀 건, 날 수행할 언데드가 곁에 없으니 여러모로 불편했단 점이다.

확실히 한 녀석이 필요하긴 하다.

아, 이럴 줄 알았으면 입장하기 전에 좀 말해주지.

입구 바로 앞에 수북하게 쌓인 스켈레톤의 시체들이 있단 말이다. 스켈레톤은 한참 안으로 들어가야 만나는 녀석들인데 말야.


“금방 갔다 오죠.”


나는 다시 발길을 던전 입구로 돌렸다.

귀찮은 건 질색이니까.

이제 수행원이 좀 필요하기도 하고.




9


그로부터 얼마 후.

성문 밖으로 나서는 길.

따각. 따각.

오드득. 오드득.

옆에는 살점이라곤 한 톨도 찾아볼 수 없는 백골의 스켈레톤이 뼛소리를 내며 걷고 있다.

내 수행원이 될 녀석이다.


“현실 한 번, 참 까다롭네.”


쯧.

나는 혀를 찼다.

아라한 사가에서는 두루뭉술하게 넘어가던 일들이 여기서는 이뤄지지 않는다.

빠른 적응이 우선이란 생각이 든다.


“일단은 식료품부터.”


나는 여관에 들러 며칠 더 숙박 예약을 한 뒤, 식료품 준비에 나설 생각이었다.

오늘 던전을 돌아다니면서 뼈저리게 느꼈던 사실, 바로 배고픔 때문이었다.

이 역시 현실이기에 느낄 수 있는 생리적인 현상이기도 하고.

인지했다고 생각했는데, 종종 까먹는다.

여기가 아라한 사가가 아니라는 사실을.


“날씨 한 번 좋네.”


어느덧 서쪽 하늘로 보이는 저녁노을.

파란만장한 하루를 보낸 탓인지 몸이 솜처럼 무거워져 온다.


“나 좀 업고 가라.”


오득. 오득.

스켈레톤 녀석이 고개를 끄덕인다.

그리고 등에 올라타라는 시늉을 하며, 몸을 낮추는 모습이다.


“후우.”


그리고 깊은 한숨과 함께, 몸을 축 늘어뜨리며 녀석의 등에 업히려는 순간.

우드드드득!


“······.”


녀석의 몸이 모래성처럼 무너져 버리는 게 아닌가?

통! 통! 튕구르르르-

목에서 툭 떨어진 머리가 비탈길을 따라, 도시 멀리 저 어딘가로 떨어진 것은 덤.

비탈길 아래를 쳐다 보니, 녀석이 이빨을 딱딱 거리며 무언가를 말하듯 애처로이 멀어져가고 있다.


“현실 한 번, 참 까다롭네.”


그러게.

이 세계의 삶이라는 거.

참 힘드네.

결국 오늘도 혼자다.





Chapter 3.


1


며칠 후.

나는 아침 일찍 공방(工房) 거리에 나와 있었다. 알아보고 싶은 것들이 있어서다.

오늘은 혼자가 아니었다.

옆에는 나의 충실한 보디가드가 된 스켈레톤, 스컬(Skull)이 자리하고 있다.

겉보기엔 그냥 해골처럼 보이지만, 생각보다 단단한 녀석이다. 관절에서 수시로 삐거덕거리는 소리가 나는 게 좀 흠이긴 하지만.


“아참, 스컬, 앞으로는 너도 부지런히 레벨 업을 하게 될 거야. 이왕이면 데스나이트(Deathknight)까진 가봐야지 않겠어? 열심히 하자고.”

[딱딱. 맡겨, 주십시오, 주인님. 딱딱.]

“살다 살다 해골을 키워볼 생각을 하게 될 줄이야.”

[감사합니다, 딱딱.]

“그, 딱딱은 안 할 순 없는 거지?”

[안 할 수 있습니······딱.]

“괜찮아. 그냥 물어본 거야. 후후.”


나름대로 노력하겠답시고 입을 우물거리는 스컬을 보니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났다.

아마 해골을 보며 이렇게 환하게 웃을 수 있는 사람은 나밖에 없을 거야.

언데드의 레벨 업 개념을 알게 된 것은 스컬과 던전을 나왔던 그 날이었다.

날 업어주려다가 부서져버린 녀석.

날 보며 무어라 이빨을 딱딱 거리던 것이 기억에 남아, 녀석의 머리를 수습해서 원상복귀 시켰던 것이다.

그 때, 생각지도 않은 것이 보였다.

바로 언데드의 상태창이었다.

아라한 사가에서는 소모품처럼 쓰이던 언데드였는데, 이젠 상황이 달라졌다.

언데드의 육성도 가능해진 것이다.

언데드 보관만 자유로워지면 안성맞춤이겠는데, 언데드 수납 스킬인 ‘언데드 플레인’은 레벨 30이 되어야 얻을 수 있다.

아라한 사가에서 사령술사로 1차 전직을 한 후, 30레벨이 되었을 때 아공간 스킬인 언데드 플레인을 얻은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아직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

물론 달성 못할 목표는 절대 아니지만.

나는 다시금 스컬의 상태를 확인했다.



[이름 : 스컬]

[종족 : 언데드]

[레벨 : 3]

[직업 : 커즈의 하수인, 스켈레톤]

[레벨 5 달성 시, 스탯 보너스 포인트가 개방됩니다.]

[레벨 10 달성 시, 전용 스킬이 랜덤으로 주어집니다.]



“숨겨진 게 많으면, 키울 맛이 나지.”


흡족한 표정이 지어진다.

앞으로 만나게 될 몬스터야 수도 없이 많을 테고, 다양한 종족군의 녀석들을 부려볼 수도 있겠지.

다만 도시에서는 하나의 언데드만 수행이 가능한 만큼, 스컬을 일단 키워볼 참이다.


작가의말

오늘도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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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55화 +4 17.11.03 1,961 69 6쪽
54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54화 +7 17.11.02 1,987 58 7쪽
53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53화 +6 17.10.31 1,968 62 7쪽
52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52화 +5 17.10.30 2,013 63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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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49화 +8 17.10.27 2,261 66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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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40화 +5 17.10.18 2,941 80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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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32화 +5 17.10.10 3,788 92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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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16화 +6 17.09.22 5,228 80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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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13화 +3 17.09.19 5,666 91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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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11화 +3 17.09.17 5,746 94 7쪽
10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10화 +2 17.09.16 6,054 93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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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07화 +6 17.09.13 6,658 105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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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04화 +8 17.09.10 7,795 105 7쪽
3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03화 +6 17.09.09 8,271 111 7쪽
2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02화 +8 17.09.09 9,257 131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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