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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향潤香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윤향潤香
작품등록일 :
2017.09.09 18:26
최근연재일 :
2017.11.03 22:05
연재수 :
55 회
조회수 :
242,471
추천수 :
4,868
글자수 :
166,923

작성
17.09.09 22:00
조회
10,993
추천
128
글자
7쪽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01화

DUMMY

Chapter 01.


1


“야이, 뺑소니 새끼야!”


온 힘을 다해 소리를 질렀다.

2차선 도로.

이 좁은 길에서 뭔 똥폼을 잡겠다고 과속을 했는지.

편의점을 막 나오던 나를 보란 듯이 박아버린 페라리가 도망치기 전에 나는 빼도박도 못하게 증거를 남길 생각이었다.

이 정도 목소리면 지나가던 사람들도 죄다 페라리를 쳐다보게 될 터.

목격자가 많으면, 뺑소니도 못 친다.

증언해 줄 사람이 수두룩 할 테니까.

분명 불의의 사고였다.

하지만 어디 하나 아프지 않고 멀쩡한 것을 보니, 다행히 가벼운 접촉사고 인 듯싶다.


“응?”


헌데 주변이 이상하다.

뒤로는 편의점, 앞으로는 눈에 익숙한 내 집으로 가는 골목길이 보여야 하는데.

샤아아.

난데없이 앞뒤로 보이는 건 축축한 느낌의 석벽과 그 벽을 타고 자라고 있는 정체불명의 버섯들이 아닌가?


“어떻게 된 거야?”


물음표가 찍힌다.

난생 처음 보는 이 공간에는 익숙함이라는 게 전혀 없다.

설마?

불안한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는데.

왠지 나······ 죽은 것 같다.

어둡다 못해 음산하기까지 한 이 곳,

주변을 살펴보니 웬 동굴 속이었다.

게다가 동굴 아래로 이어지는 내리막길의 끝에서는 붉은 기운이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있다.

꼭, 무슨 지옥문 앞 같잖아.

팟!

바로 그 때.

눈앞에서 터져 나온 한 줄기 빛에 나는 인상을 찌푸렸다.

말 그대로 섬광.


“윽!”


생각지도 않았던 눈 뽕에 신음을 토했다.

고통을 덜어내기 위해 정신없이 양손으로 눈을 비비는 사이, 아무것도 없던 허공에 글자가 하나 둘 생겨나기 시작했다.

뭐야, 이건?


[당신은 죽었습니다.]


잠깐만.

무슨 게임 오버 메시지도 아니고, 너무 무미건조한 통보잖아.

그것보다 내가 죽었다고 친절하게 설명해주는 이유가 뭔데?

여덟 글자로 내 죽음을 단정하는 메시지에 나는 헛웃음을 터뜨렸다.

세상에서 가장 감흥 없는 사망 선고라고 해도 무방하겠다.

하지만 내 반응에는 관심 없다는 듯, 메시지 내용이 묵묵히 이어졌다.


[허나 안타라스 님은 그대의 능력을 매우 아까워하십니다. 그리하여 그대의 재능이 훌륭히 쓰일 수 있는 다른 세계로 그대를 인도하였습니다.]


다른 세계로 그대를 인도.

그 문장이 시야에 또렷하게 박힌다.

환생인가?


[그대가 가장 자신 있어 하는, 그 능력을 부여할 것입니다. 그대여, 안타라스의 뜻을 이어받아 널리 세상을 이롭게 하십시오.]


정답!

홍익인간?

아니, 그것보다 뭔 소리야 이거?

뜬금없이 시작된 사망 선고부터 해서 이어진 메시지의 향연은 물음표만 양산하는 내용뿐이었다.


“아니, 이게 도대체······ 크윽!”


메시지가 끝나자마자,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두통이 밀려오기 시작했다.

편두통 수준 따위의 고통이 아니다.

마치 누군가가 내 두개골을 가르고, 그 안에다가 고춧가루를 잔뜩 탄 사이다를 콸콸 쏟아 붓는 느낌이다.

참을 수 없는 고통의 연속.

나는 머리를 부여잡고 한참을 나뒹굴었다.


“크아아아악!”


끝없는 신음은 덤이었다.

신음이 그 세기를 더해갈 때마다, 머릿속에는 의미를 알 수 없는 정보들이 끊임없이 주입됐다.

내 의지와는 무관한 누군가의 작업.

글자 그대로의 ‘주입식 교육’이었다.

그렇게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후우.

당장에라도 터질 것 같은 가슴을 힘겹게 움켜잡고 뜨거운 숨을 겨우 토해냈을 때.

나는 정확히 인지할 수 있었다.

현실의 내가 죽었다는 것을.




2


BJ 커즈.

아라한 사가를 즐기던 유저들이 부르던 내 방송용 BJ명이다.

물론 본명은 따로 있다.

윤도진.

하지만 아는 사람은 썩 많지 않다.

가끔 방송을 보러오던 실제 친구들 정도면 모를까.

커즈(Cuzz), 커조씨, 대물, 커즈찡.

시청자들은 주로 이런 애칭들로 날 부르곤 했다.

대물은 글쎄.

방송 중에 몇 번 카메라 앞에서 일어났다 앉은 적이 있는데, 그래서 그런가?

생각보다 자주 불렸다.

커즈 님, 커요? 커져요? 아재 서요?

그게 중요한 게 아니지.

어쨌든 그것 외에도 다른 별명이 많았는데, 그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이름은.

커퀴벌레.

나는 그 별칭이 참 좋았다.

뭔가 억세고 질겨 보이잖아.

이름부터 영원히 죽지 않고 괴롭힐 것 같은, 글자만 봐도 절로 때려잡고 싶어지는 이름 아닌가?

죽음의 군주나 불패불사의 사령관 같은 그럴듯한 수식어도 있긴 했다.

나를 종종 취재하곤 했던 게임 기자들이 지어준 낯간지러운 이름들이었다.

내 입으로 직접 인정하기 민망하기는 하지만, 사실 구구절절 맞는 말이긴 하다.

틀린 소리였으면 얼굴부터 붉어졌겠지만, 지금의 나는 한없이 평온한 걸?




아참, 내 소개를 잠깐 덧붙여야겠다.

2020년.

전 세계를 놀라게 한 네오 문두스 사의 공전의 히트작, 가상현실 게임 아라한 사가(Arahan Saga).

이 게임에서 나는 정식 서비스 첫 날부터 52주 연속 랭킹 1위였다. 그러니까 사고 나기 직전까지도 부동의 1위였단 얘기다.


- 피도 눈물도 없는 개새끼.


내 손에 멘탈이 가루처럼 으깨진 적대 세력의 유저들은 나를 이렇게 불렀고.


- 무적(無敵)의 네크로맨서.


내 화려한 플레이를 한 번이라도 본 시청자들은 이렇게 불렀다.

그리고.


- 일인군단.


누구든 날 얘기할 때, 꼭 저 단어를 잊지 않았다.

일인군단은 나를 상징하는 트레이드마크와도 같았다.

동시에 유저들의 선망이자, 직접 마주하면 오줌을 지려버리게 만드는 공포의 대상이기도 했고.

네크로맨서 유저로서의 숙명이기도 했기에 꽤 즐겁게 그 별명들을 받아들였던 것 같다.

사실 나는 아라한 사가 출시 이전만 해도, 크게 특출 난 것 없는 고만고만한 게임 BJ였다.

물론 플레이가 평범하진 않았다.

한 번 게임을 하면, 독종이란 소리를 들을 정도로 연구하고 또 연구했다.

남들은 쓰레기라며 무시하는 아이템이나, 무모하다고 손가락질하는 전술, 혹은 정형화 되지 않은 이동 루트까지.

할 수 있는 노력과 시도는 다 했다.

다만 궁합이 잘 맞지 않았는지, 두각을 드러내지는 못했다.

하지만 아라한 사가에서 내 재능과 노력이 만개했다.

그리고 압도적인 랭킹으로 큰 명성을 얻으면서, 덩달아 게임 BJ로서의 인기가 폭발적으로 올랐던 것이다.


작가의말

윤향潤香  입니다.

잘 부탁드려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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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55화 +4 17.11.03 1,962 69 6쪽
54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54화 +7 17.11.02 1,988 58 7쪽
53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53화 +6 17.10.31 1,968 62 7쪽
52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52화 +5 17.10.30 2,014 63 7쪽
51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51화 +8 17.10.29 2,145 70 7쪽
50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50화 +7 17.10.28 2,245 68 7쪽
49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49화 +8 17.10.27 2,261 66 7쪽
48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48화 +8 17.10.26 2,290 73 7쪽
47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47화 +3 17.10.25 2,450 78 7쪽
46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46화 +7 17.10.24 2,489 70 7쪽
45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45화 +7 17.10.23 2,592 92 7쪽
44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44화 +6 17.10.22 2,654 71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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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42화 +6 17.10.20 2,794 82 7쪽
41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41화 +5 17.10.19 3,025 75 7쪽
40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40화 +5 17.10.18 2,942 80 7쪽
39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39화 +6 17.10.17 3,035 83 7쪽
38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38화 +8 17.10.16 3,127 85 7쪽
37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37화 +7 17.10.15 3,300 87 7쪽
36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36화 +9 17.10.14 3,321 90 7쪽
35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35화 +8 17.10.13 3,500 99 6쪽
34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34화 +8 17.10.12 3,407 94 7쪽
33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33화 +6 17.10.11 3,597 100 7쪽
32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32화 +5 17.10.10 3,788 92 7쪽
31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31화 +10 17.10.09 3,797 88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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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14화 +5 17.09.20 5,468 94 7쪽
13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13화 +3 17.09.19 5,666 91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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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11화 +3 17.09.17 5,747 94 7쪽
10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10화 +2 17.09.16 6,055 93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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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07화 +6 17.09.13 6,659 105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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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04화 +8 17.09.10 7,796 105 7쪽
3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03화 +6 17.09.09 8,271 111 7쪽
2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02화 +8 17.09.09 9,258 131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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