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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향潤香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윤향潤香
작품등록일 :
2017.09.09 18:26
최근연재일 :
2017.11.03 22:05
연재수 :
55 회
조회수 :
242,436
추천수 :
4,868
글자수 :
166,923

작성
17.10.07 15:05
조회
3,963
추천
97
글자
7쪽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29화

DUMMY

처음에는 도덕심에 근거한 씁쓸함이라도 들었는데, 이제는 아무렇지도 않다.

차라리 생존 경쟁이라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몬스터뿐만 아니라, 내 뒤통수를 노릴 인간도 조심해야 하는 아비규환의 장.

그렇게 생각하니 오히려 날 기습해준 녀석들이 고마웠다. 덕분에 금화가 훨씬 많이 모이기도 했고.

정의구현, 일확천금.

게다가 일석이조잖아?

이렇게 보면, 수단과 방법에 따라 참 돈 벌기가 쉬운 것 같은 생각도 든다.

물론 그 생존의 장에서 살아남아야 돈도 버는 거겠지만.

똑똑.

바로 그 때.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노크는 보통 예리나가 한다.

다른 여관 손님이 내게 관심을 가질 일은 없으니까.

나는 침대에 한가득 있던 금화를 잽싸게 인벤토리에 수납한 뒤, 말했다.


“예, 들어오세요.”


문이 열리고.

예리나가 들어왔다.

평소와 달리 풍만한 바스트를 바짝 강조하는 타이트한 옷을 입은 그녀의 모습은 무척이나 매력적이었다.

그런 탓에 본능이 무의식 중에 발동됐는지, 내 눈이 육감적인 그녀의 몸 여기저기를 훑었던 모양이다.

그녀가 얼굴을 살짝 붉혔다.


“뚫어지겠어요, 그렇게 쳐다보면.”

“아, 정말 관리가 잘 된 몸이라고 생각해서요. 넋 놓고 봤어요, 미안해요.”


변명 같은 건 안 한다.

솔직한 내 마음이기도 하고.


“호호, 칭찬 고마워요. 이거, 관청에서 온 우편이에요. 방금 직원이 전해주고 갔어요.”

“아, 그래요?”


관청에서 온 우편이라면 용건은 하나다.

공방 매물이 나온 것이다.

내가 보름 전에 관청에 들러, 500골드 선으로 나오는 공방이 있으면 알려달라고 했기 때문이다.

예전에 내가 방문했을 때 소개했던 피터 씨의 공방은 한 달 전에 팔렸다고 했다.


“그럼, 좋은 밤 되세요.”


철컥.

그녀가 나가고.

찌이익.

우편물을 뜯어 내용을 확인했다.

어떤 공방이 매물로 나왔을지 무척이나 궁금했다.



[커즈 씨, 훌리오 씨의 공방이 매물로 나왔습니다. 매매가는 250골드입니다.

위치는 공방 거리 북동쪽 11지구로 다소 구석이긴 하지만, 접근성은 괜찮은 편입니다.

단,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구매 의사가 있으시면 내일 아침 일찍 관청을 방문해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중개사 로튼 드림.]



“250골드면 완전히 거저먹는 건데?”


가격을 본 순간,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야말로 반값 세일이나 다름없는 가격.


“이런 최고의 매물이 나에게? 아니지, 하자가 있는 곳이라서 반값에 후려쳐서 팔아보려는 속셈이군.”


곰곰이 생각해보니 이유가 훤히 보였다.

도대체 무슨 하자일까.

그 내용이 궁금해질 수밖에 없었다.





Chapter 5.


1


다음 날 아침.

업무 개시 시간에 맞춰, 바로 관청을 방문한 나는 중개사 로튼을 만날 수 있었다.

그에게 물었다.


“250골드 맞습니까? 방음 마법진 때문에 무조건 370골드가 최저 호가이지 않았나요?”

“예, 보통은 그렇죠.”


로튼이 고개를 끄덕였다.

보통 그렇다는 건, 이 공방은 보통이 아니란 얘기군.


“무슨 이유인가요?”

“귀신이 나온다는 얘기가 있어요.”

“귀신요?”

“예, 그것 때문에 벌써 들어갔다가 포기하고 나온 주인이 여섯이나 됩니다. 악명이 높아졌죠.”

“허.”


간결한 이유였지만, 왠지 헛웃음이 났다.

물론 사연이 없는 건 아닐 것이다.

세상의 흉가가 하나씩은 그럴 듯한 뒷이야기를 가지고 있는 것처럼.

하지만 뭔가 이해가 잘 되지 않는 구석이 있었다.


“다른 네크로맨서들은 뭘 하고요?”

“그 분들은 대장장이의 공방에 관심이 있을 리 없지요.”


다른 네크로맨서는 탈락.


“성직자의 퇴마 의식은?”

“출장비가 비쌉니다. 일반 평사제도 출장비만 100골드를 받아요. 그 돈이면 다른 공방을 사는 게 낫겠지요.”


성직자도 탈락.


“그럼 네크로맨서 고용은?”

“커즈 님이 순진하셔서 잘 모르시는 것 같은데······ 네크로맨서들이 성직자들보다 더 돈을 밝힙니다. 부르는 게 값이에요, 수도 그리 많지 않아서.”


고용도 안 됨.

왠지 범위가 나빼고는 안 되는 느낌이야.


“죄다 돈타령을 하는 모양이죠?”

“예, 그런 셈이죠.”


로튼이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중개사 입장에서도 자신이 중개를 선 공방이 안 좋은 이유로 구설수에 오르는 것이 유쾌할 리 없다.

자칫 잘못하면 하자가 있는 부동산을 구매자에게 몇 번이고 거짓으로 팔아 넘겼다는 악명이 나돌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에는 내게 바로 연락을 한 모양이었다.

공방에 관심이 있는 네크로맨서는 아무래도 이 도시 안에서 나밖에 없는 것 같았으니까.


“그럼 제가 구매하죠.”


나는 흔쾌히 매입 제안을 받아들였다.

네크로맨서에게 귀신, 그러니까 죽은 자의 망령은 항상 친구처럼 따라다니는 존재다.

일상과도 같은 동행이기에 무섭거나 두려운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오히려 반대다.

모습을 내보이는 귀신이 있으면, 어떻게 써먹을 수 있을지 고민을 하면 모를까.


“대신.”


흐름을 끊었다.

돌고 돌아서 구매자를 구하지 못해 나까지 온 판국에 정가 그대로 살 생각은 당연히 없거든.


“예?”

“250골드는 너무 비쌉니다. 200골드 쯤 합시다.”

“저기, 커즈 님. 지금 250골드도 충분히 싼······.”

“200골드.”

“그 가격이면, 제가 상부에다가 헐값에 판 이유를 설명해야 합니다. 경위서를 제출해야······.”

“200골드.”

“너무 후려친 가격인데요? 220······.”

“200골드.”


흥정의 여지를 차단하는 나의 반복 재생 모드에 로튼이 난색을 표했다.

하지만 난 알고 있다.

저 가격에 얼마든지 팔 수 있다는 것을.

애초에 성립이 안 될 거래였으면, 주저리주저리 말을 덧붙이지 않았을 거다.

바로 안 됩니다, 라고 했겠지.

내 예상이지만, 아마 윗선에서는 190골드쯤에 거래해도 남는다고 생각했을 것 같다.

아니나 다를까.

휴우우우.

로튼이 한숨을 보란 듯이 쉬며,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그럼 200골드로 하죠.”


우직하게 밀어붙인 덕분에 절약 성공.

역시 흥정은 항상 옳다니까.


[숙련도 최대치 달성으로 스킬 레벨 업! 흥정의 레벨이 8이 되었습니다.]


깨알 같은 흥정 스킬 레벨 업까지.

아주 흡족했다.

생활 스킬도 은근히 쓸모가 많거든.

처음 예리나를 만나 생성 됐을 때만 해도 언제 10을 찍나 했는데.

그 뒤로도 수많은 흥정으로 숙련도를 올린 덕분에 레벨이 꽤 올라 있었다.

스킬 레벨 10이 되면, 교섭 스킬로 진화한다. 그럼 이제 사람 대 사람의 관계에서 필요한 화술도 될 수 있을 터.

나는 흥정 스킬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스킬 : 흥정(Bargain)]

[사용 가능 유형 : 제한 없음]

[적합 직업군 : 제한 없음]

[물건, 또는 노예와 같은 상품의 가격 흥정에 대한 시전자의 설득력을 35.5% 높입니다.]

[스킬 레벨 10의 조건을 충족할 시, 교섭(Negotiation) 스킬로 진화할 수 있습니다.]


좋아, 2레벨만 더 바짝 올려보자고.


작가의말

추석이라 정신이 없네요.

정신아 돌아와라!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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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04화 +8 17.09.10 7,795 105 7쪽
3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03화 +6 17.09.09 8,271 111 7쪽
2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02화 +8 17.09.09 9,257 131 7쪽
1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01화 +6 17.09.09 10,992 128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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