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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향潤香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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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향潤香
작품등록일 :
2017.09.09 18:26
최근연재일 :
2017.11.03 22:05
연재수 :
55 회
조회수 :
242,447
추천수 :
4,868
글자수 :
166,923

작성
17.09.24 22:05
조회
4,916
추천
92
글자
7쪽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18화

DUMMY

그 놈의 아이고는 무슨.

기발한 추임새는 없나?


“예, 아직 레벨이 낮다보니 어디 받아주는 곳도 없고 그래서요. 겨우 이 스켈레톤 하나 부리고 다니고 있습니다. 후우, 숨이 차네요. 마법이 서툴러서.”


마법이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 마법을 쓰면, 체력의 소모가 크다.

들은 바가 있기에 나는 그 흉내를 내는 중이었다.

물론 실제로는 단 한 푼의 체력도 소모되지 않은 상태지만.


“하하, 확실히 길드에서 편식을 많이 하긴 하죠. 지원 조건이 까다로우니까. 고생이 많으시네요.”

“그러게 말입니다.”

“저쪽에서부터 쭉 훑고 오던 참인데, 남쪽으로 내려가시나 봐요?”

“예, 몬스터들이 너무 많은 곳은 피하려고요. 스켈레톤 하나와 마법 하나로는 정말 쉽지 않네요.”


대화가 오고가는 사이, 떡대가 자연스럽게 내 옆에 선다.

그 틈을 타서 멀대가 내 뒤로 이동하는데, 아마도 내 무장 상태를 탐색하는 것일터다.

떡대가 수통을 꺼내 물을 한 모금 들이키더니, 묻는다.


“아, 시원하다. 혹시 드실 물은 있으십니까?”

“워낙에 힘겹게 싸우다보니, 식은땀도 많이 흘리고······ 하하, 물도 다 마셔버렸네요. 어디 지하수가 흘러나오는 곳이 없나 찾아보려던 중이었습니다.”

“이거 드세요. 방금 길어온 물입니다.”


떡대가 물을 건넨다.

의심을 없애기 위해 본인이 한 모금 마시는 모습을 보여주긴 했지만, 믿지 않는다.

수통의 뚜껑에다가 약을 묻혀놓은 뒤, 닫았다가 수통을 흔들면서 약이 스며들게 하고 주는 경우도 있거든.

아니나 다를까.


“어이쿠!”


제법 자연스러운 연결 동작으로 떡대가 수통을 떨어뜨린다. 그리고 천연덕스럽게 들어서는 건네는 시늉을 하겠지.


“시원합니다. 한 번 드셔보세요. 역시 물은 시원한 게 최고거든요. 저는 충분히 마셨으니 한 모금 하셔도.”

“아뇨, 괜찮습니다. 그렇게까지 갈증이 심하진 않습니다. 세 분에게도 귀중한 물인데, 제가 함부로 축내고 싶지도 않고요.”

“하하, 예의가 바른 분이시네요.”


나는 적당히 장단을 맞춰주며 거절했다.

어디서 약을 팔아?

다시 시선을 돌린 나는 낑낑 거리며 쓰러진 흡혈 시궁쥐의 시체에서 마정석을 적출하기 시작했다.

누가 봐도 적출 경험이 부족한 초짜 흉내를 팍팍 내면서.

주변에는 내가 꾀어내어 처치한 흡혈 시궁쥐의 시체가 제법 있었는데, 그 중에 적출 작업이 안 된 녀석이 하나 있었던 것이다.


“톰, 우리 다음은 어디지?”

“어, 저희는 서쪽으로 가야죠. 아무래도 그 쪽이 초심자인 우리에게는 안전하니까, 그렇죠?”


초심자, 안전이라는 단어를 내뱉을 때마다 무척이나 목소리가 커진다. 꼭 누구 들으라는 것처럼 말이야.


“에휴, 우리는 언제 이 분처럼 혼자 다니려나. 무서워 죽겠다, 매번 죽을까봐.”

묵묵히 적출 작업을 하고 있는 내 뒤통수에 3인조의 발연기의 향연과 그 대사들이 알알이 꽂힌다.

“오늘은 그냥 쫑 낼까? 괜히 다리가 후들거리네. 아니면 혹시······ 괜찮으시면, 저희와 동행하시겠어요? 저희가 셋 다 검을 쓰는 근접 직업군이라. 마법 보조가 가능하면 최고일 것 같은데.”

“동행이요?”

“예, 파티는 어떠실까 해서.”


붉은 머리 남자의 말에도 나는 적출에 집중하고 있었다.


“저야 뭐, 동료가 많아지면 좋······.”


바로 그때.

후웅!

파공음이 들렸다.

묵직한 무언가가 뒷머리를 노리고 날아드는 느낌.

빠악!

이어서 울려 퍼지는 뼛소리.

어느 뼈가 부딪혔어도 부서지지 않고는 남아나지 않았을 둔탁한 소리였다.


“성공이냐?”


남자의 떨리는 목소리가 들린다.

누가 들으면 비싼 무기 강화라도 하다가 물어본 건 줄 알겠어.

리얼하게 묻는 게 딱 그러네.

응, 성공이야.

그런데······.

그게 누구의 성공이냐가 문제지.

내 뒤통수는 멀쩡하다.

날 지키려던 스컬의 뼈가 살짝 금이 갔을 뿐이다.

세 남자의 비명이 터져 나온 것은 바로 그 직후였다.

처억!


“허억!”


턱!


“히익!”


여기저기서 몸을 일으킨 시체들이 세 놈의 발목을 꽉 붙잡았다.

갑자기 생각지도 않은 곳에서 발이 묶인 녀석들은 무척이나 당황하는 눈치다.

붉은 머리가 소리쳤다.


“빌어먹을! 네 놈! 알고 있었나?”

“속아줄 만해야 속아줄 것 아냐?”

“이 새끼······!”


설계가 먹혔다.

언데드들은 생기를 머금고 움직이기 전까지는 죽었는지 살았는지를 알 수 없는 시체와 똑같다.

덕분에 나를 평범한 저레벨의 네크로맨서라 착각한 놈들은 실책을 저질렀다.

방금 전까지 쥐 죽은 듯이 쓰러져 있던 언데드들이 순식간에 전투가 가능한 즉시전력이 된 것이다.

상식적으로 내가 능력 있는 네크로맨서였다면 쓰러진 시체들을 언데드로 소환해서 대규모로 부려먹었을 터.

하지만 달랑 스켈레톤 한 마리와 마법으로 어렵게 사냥을 하고 있으니, 예상도 못했겠지.

즉, 내가 녀석들의 의심에서 고레벨 탐험가 일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지운 것이다.

쉬운 길을 놔두고, 낑낑대며 몬스터를 잡는 바보 네크로맨서가 어딨겠어?

얘들아, 연기는 이렇게 해야 해.


‘빨간 놈의 목을 깨물어.’

‘떡대, 저 놈의 오른팔을 집요하게 물어뜯어라.’

‘스컬, 부러진 각목을 멀대의 심장에 찔러 넣어라.’


바로 다음 안배가 이어졌다.

내 명령이 떨어지자, 언데드들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우왁! 내 발이!”


시체 더미에서 뻗어져 나온 웨어 울프의 두 손이 양쪽 발을 움켜쥔 탓에 붉은 머리는 움직이지 못했다.

그 사이, 안광을 폭사하던 흡혈 시궁쥐가 훌쩍 날아올라 붉은 머리의 목을 깨물었다.

우적!


“끄아아아!”


시궁쥐는 그 자체로도 더러운 녀석들이지만, 특히나 입 안에 엄청난 병균이 득시글거리는 녀석이다.

게다가 일시적인 마비 효과까지 있어, 타액에 노출 되면 무척이나 위험하다.

하지만 이미 붉은 머리의 목에는 시궁쥐의 송곳니가 시원하게 꽂혔고.

쯔읍- 쯔읍-

기분 나쁜 소리와 함께 피가 빨렸다.

나는 바로 죽음의 마력 스킬을 영창했다.

이내 성난 검은 폭풍이 생겨나고.

슈아아아아.

허공을 가르며 날아간 죽음의 마력이 붉은 머리의 안면을 그대로 강타했다.

빠각!

목뼈가 부러지는 소리가 들렸다.

옴짝달싹 못하는 사이에 마법의 충격을 정면으로 받아낸 붉은 머리는 그 자리에서 즉사했다.


“크악!”


한편 그 뒤에서는 두 마리의 언데드 코볼트에게 팔뚝을 물린 떡대가 몸을 부르르 떨며 발광을 해대고 있었다.

이미 늦었다.

이빨을 남김없이 팔뚝에 박아 넣고, 스스로 턱관절을 탈구시켜버린 녀석들의 아가리를 떼어내려면.

목을 쳐내야 한다.

그러지 않고는 소용없는 일이다.

오히려 박히는 이빨만 더 깊어질 뿐.

푸욱!


“커헉······.”


그나마 떡대는 치명상까진 아니라 버틸 만 했지만, 멀대의 운명은 좋지 못했다.

쓰러져 있던 홉고블린의 손아귀에 발목이 잡혀 옴짝달싹 못하는 사이.

스컬이 내 명령을 따라, 끝이 날카롭게 부러진 각목을 멀대의 왼쪽 가슴에 찔러 넣었다.


“컥······!”


심장을 관통당한 멀대가 단발마의 비명을 지른 뒤, 검은 피를 토해내며 그 자리에서 나자빠졌다.

죽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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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41화 +5 17.10.19 3,025 75 7쪽
40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40화 +5 17.10.18 2,941 80 7쪽
39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39화 +6 17.10.17 3,035 83 7쪽
38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38화 +8 17.10.16 3,126 85 7쪽
37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37화 +7 17.10.15 3,299 87 7쪽
36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36화 +9 17.10.14 3,320 90 7쪽
35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35화 +8 17.10.13 3,499 99 6쪽
34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34화 +8 17.10.12 3,406 94 7쪽
33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33화 +6 17.10.11 3,597 100 7쪽
32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32화 +5 17.10.10 3,788 92 7쪽
31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31화 +10 17.10.09 3,797 88 7쪽
30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30화 +8 17.10.08 4,154 88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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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21화 +5 17.09.27 4,675 90 7쪽
20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20화 +4 17.09.26 4,915 86 7쪽
19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19화 +4 17.09.25 4,920 84 7쪽
»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18화 +2 17.09.24 4,917 92 7쪽
17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17화 +5 17.09.23 4,999 87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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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11화 +3 17.09.17 5,746 94 7쪽
10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10화 +2 17.09.16 6,055 93 7쪽
9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09화 +5 17.09.15 6,278 111 7쪽
8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08화 +5 17.09.14 6,410 98 7쪽
7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07화 +6 17.09.13 6,659 105 7쪽
6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06화 +6 17.09.12 6,839 108 7쪽
5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05화 +6 17.09.11 7,358 108 7쪽
4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04화 +8 17.09.10 7,795 105 7쪽
3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03화 +6 17.09.09 8,271 111 7쪽
2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02화 +8 17.09.09 9,257 131 7쪽
1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01화 +6 17.09.09 10,993 128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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