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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향潤香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윤향潤香
작품등록일 :
2017.09.09 18:26
최근연재일 :
2017.11.03 22:05
연재수 :
55 회
조회수 :
242,454
추천수 :
4,868
글자수 :
166,923

작성
17.09.12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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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39
추천
108
글자
7쪽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06화

DUMMY

얼마나 걸었을까?

빽빽한 수풀 지대를 벗어나 밀도가 전보다는 느슨한 공간으로 접어들었을 무렵.


[걷기 스킬이 생성되었습니다!]


스킬 생성을 알리는 메시지가 나타났다.

아참, 잊고 있었네.

아라한 사가에서도 이런 식으로 단순 행동의 반복이 스킬이 되곤 했었지.

여담이긴 하지만, 무척이나 호색한으로 유명했던 랭킹 10위 유저 ‘빌리’는 NPC들을 상대로 얼마나 그 짓거리를 해댔는지.

아예 스킬에 ‘정상위’, ‘후배위’ 같은 낯 뜨거운 이름들이 생겨났었다고 했다.

단순 반복의 여파라는 것인데.

미친 놈, 얼마나 반복을 한 거야?

그걸 또 커뮤니티에 인증까지 했다.

베스트 덧글도 기억난다.


- 우리 빌리 성님, 역시 후배 사랑이 기가 막히죠. 후배 위하는 빌리 성님 앞에서 함부로 비누 줍지 맙시다, 예?


빌리는 나도 딱 한 번 본적 있다.

난데없이 녀석의 앞에 금화가 떨어져 있기에 아무 생각 없이 주웠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뭔가 아찔하다.

그 땐 몰랐는데, 위험했네.

어쨌든 시스템적으로는 나도 만들 수 있는 스킬이다.

딱히 작정하고 만들어 보고 싶은 생각은 없지만, 스킬 구성이 궁금하긴 하다.

저 스킬은 레벨 업 하면 어떤 부분이 성장하는 걸까? 일단 이건 나중에 실험······ 아니, 생각해 봐야지.


“필수 스킬작을 준비하긴 해야겠어.”


반복 행동으로 생긴 걷기 스킬을 보니, 필수 스킬작이 자연스레 떠올랐다.

필수 스킬작 리스트라고 해서 네크로맨서 유저라면 반드시 조기에 레벨 업을 서둘러야 하는 스킬들이 있다.

대표적인 것이 언데드 생성 스킬.

단순하게는 언데드 생성량을 늘려주는 효과 외에, 소환된 언데드의 체력 최대치와 재생량을 늘려주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나만 강해지면 한 놈이 강해진 것으로 끝나지만.

언데드 생성에 관여하는 스킬이 강해지면, 모든 군단의 전투력이 상승한다.

저비용 고효율의 대표적인 예다.


“어?”


바로 그때.

최전방에서 앞서 나가고 있던 코볼트의 시야를 통해 새로운 무언가가 보였다.

말라붙은 핏자국.

살점이 엉겨 붙은 가시덤불.

그리고 그 근처에 널브러져 있는 시체들.

피해자는 넷으로 보였다.

한달음에 달려가 살피니, 모두 남자였다.

나름 무장을 하고, 여분의 무구들까지 챙긴 걸로 봐서는 대비를 한 것 같은데.

어찌된 영문인지 모두 눈을 부릅뜬 채, 죽어 있었다. 불의의 습격으로 손도 못 쓰고 목숨을 잃은 것처럼.


“음.”


게임 속의 사람이 아니라, 다른 세계를 살고 있던 사람의 죽음을 목격한 것이지만.

나는 이상하리만치 차분했다.

떨리지도 않았고, 끔찍하지도 않았다.

그냥, 사람이 죽었구나······ 하는 정도?

죽음과 삶을 자유로이 넘나드는 언데드와 함께 해온 시간들 때문인지, 죽음의 무게가 가볍게 느껴졌다.

물론 내 목숨이 하찮다는 건 아니고.

다른 이의 죽음을 받아들이는 게 덤덤해졌단 얘기다.

나는 우선 숨이 끊어진 네 남자의 눈을 감겨주었다.


‘극락왕생(極樂往生) 하소서.’


그리고 상태를 살폈다.

장비는 그대로인데, 몸 여기저기와 내장 부분이 철저히 파헤쳐져 있다.

아마도 코볼트나 고블린 같은 지성형 몬스터가 아닌, 짐승형 몬스터에게 당한 모양이다. 이를테면 늑대 같은.


“경계.”


순간 오싹한 느낌이 들었다.

엄한 데 정신이 팔려 있으면, 거 죽기 딱 좋은 상황이잖아? 새 삶을 제대로 시작도 해보기 전에 나가리 될 순 없지.

나는 재빨리 주변에 포진해 있던 언데드 코볼트들을 원형으로 배치 시켰다.

이러면 시야에 사각지대가 사라진다.

안심할 수 있는 것이다.


“미안하지만, 이것들은 챙겨 갑니다.”


안전을 확인한 나는 싸늘하게 식어가고 있는 그들에게서 필요한 것들을 챙겼다.

가장 먼저 거둔 것은 손에 들려있던 검, 그리고 배낭 속에서 반짝이던 약간의 금, 은화였다.

먹거리들도 보이긴 했지만, 혹시나 용도가 식량이 아닌 트랩용 독성 미끼 같은 것일 수도 있어 건드리지는 않았다.


[무명 대장장이의 장검 네 자루를 얻었습니다. 인벤토리에 보관하시겠습니까?]


“인벤토리까지 있어?”


단번에 검 네 자루를 들어 올린 시기와 맞춰 메시지가 등장했다. 인벤토리도 구현되어 있는 모양이다.

잘 됐다, 마땅히 보관할 수도 없어 허리춤에라도 매고 갈까 하던 참이었는데.

나는 미련 없이 인벤토리에 검을 넣었다.

방법은 아라한 사가와 같다.

생각하면, 들어간다.

그리고 다시 생각하면, 나오고.

그게 마음에 안 들면 손으로 아이콘을 선택해 드래그해도 된다.

참 쉽죠?


“중세 유럽풍이네, 옷부터 해서.”


검을 회수하다보니 놓쳤는데, 죽은 자들의 복색이나 장비들이 중세 유럽과 닮았다. 영락없는 판타지 세계의 그것인 모양이다.


“얘들아, 나도 이 세계 사람 같이 보이냐?”


갑작스레 내가 질문을 던지자, 언데드들이 뒷걸음질을 친다.

양미간을 찌푸리며 위아래로 훑어보는 것이, 이 새끼 미쳤나? 하는 딱 그 표정이다.

분명 놈들은 이성과 감성이 말살 된 존재인데, 이런걸 보면 또 아닌 것 같단 말이야.

그래, 내가 언데드와 무슨 말을 하겠냐.

어찌 되었건 이 세계가 어떤 배경으로 된 세계일지는 어렴풋이 짐작이 간다.

헌데.

툭-

내 손길이 닿은 탓인지 균형이 깨진 한 남자의 시체가 옆으로 쓰러지며, 사각지대에 있던 무언가가 모습을 드러냈다.

책이었다.

아주 얇게 만들어진 것을 보니 스킬북은 아닌 듯 했는데, 딱히 표지에 적힌 제목도 없었다.

스윽.

이윽고 내가 조심스럽게 책을 집어 들자, 새로운 메시지가 떴다.


[라이크만 던전 지도를 획득하였습니다.]


“던전 지도?”


인지와 동시에 시야의 한옆에 미니 맵이 생겨났다.

이쯤 되자, 더 고민할 필요도 없이 명령어가 떠오른다.


“맵. 전체 확대.”


순차적으로 두 개의 명령어를 외웠다.

먼저 지도가 밝혀지고.

뒤를 이어 지도가 시야 전체를 반투명하게 메웠다.

맵핵(Map Hack) 쓴 느낌.

구석구석 모든 것이 다 보이는 지도의 쾌감은 맵핵을 써본 사람만 안다.

라이크만 던전 지도가 딱 그런 느낌이다.

깜빡. 깜빡.

지도상에서 검은 점으로 표시된 나는 라이크만 던전의 북서부에 있었다.

그리고 지도 상단에 작은 글씨로 표시되는 위치 정보를 살펴보니.


[라이크만 던전 1층]


이라는 표시가 보였다.

역시 예상대로 던전이었다.

그리고 여기가 1층인 모양.

그렇다면, 도움을 좀 더 받아볼까?

맵 위로 손가락을 펼친 뒤, 스크롤을 내리듯 아래로 내리자 역시나 숨겨져 있던 것이 드러났다.


작가의말

오늘도 방문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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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55화 +4 17.11.03 1,962 69 6쪽
54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54화 +7 17.11.02 1,988 58 7쪽
53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53화 +6 17.10.31 1,968 62 7쪽
52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52화 +5 17.10.30 2,014 63 7쪽
51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51화 +8 17.10.29 2,145 70 7쪽
50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50화 +7 17.10.28 2,245 68 7쪽
49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49화 +8 17.10.27 2,261 66 7쪽
48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48화 +8 17.10.26 2,290 73 7쪽
47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47화 +3 17.10.25 2,449 78 7쪽
46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46화 +7 17.10.24 2,489 70 7쪽
45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45화 +7 17.10.23 2,591 92 7쪽
44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44화 +6 17.10.22 2,653 71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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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42화 +6 17.10.20 2,794 82 7쪽
41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41화 +5 17.10.19 3,025 75 7쪽
40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40화 +5 17.10.18 2,942 80 7쪽
39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39화 +6 17.10.17 3,035 83 7쪽
38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38화 +8 17.10.16 3,126 85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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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36화 +9 17.10.14 3,321 90 7쪽
35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35화 +8 17.10.13 3,499 99 6쪽
34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34화 +8 17.10.12 3,406 94 7쪽
33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33화 +6 17.10.11 3,597 100 7쪽
32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32화 +5 17.10.10 3,788 92 7쪽
31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31화 +10 17.10.09 3,797 88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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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18화 +2 17.09.24 4,917 92 7쪽
17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17화 +5 17.09.23 4,999 87 7쪽
16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16화 +6 17.09.22 5,229 80 7쪽
15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15화 +5 17.09.21 5,449 89 7쪽
14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14화 +5 17.09.20 5,468 94 7쪽
13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13화 +3 17.09.19 5,666 91 7쪽
12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12화 +5 17.09.18 5,713 90 7쪽
11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11화 +3 17.09.17 5,746 94 7쪽
10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10화 +2 17.09.16 6,055 93 7쪽
9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09화 +5 17.09.15 6,278 111 7쪽
8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08화 +5 17.09.14 6,410 98 7쪽
7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07화 +6 17.09.13 6,659 105 7쪽
»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06화 +6 17.09.12 6,840 108 7쪽
5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05화 +6 17.09.11 7,359 108 7쪽
4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04화 +8 17.09.10 7,795 105 7쪽
3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03화 +6 17.09.09 8,271 111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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