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마도사의 던전사냥, 05화
‘너는 이 녀석을 잡고 늘어지고, 다른 하나는 저 녀석의 목을 물어뜯어라.’
맷집이 좀 되 보이는 고블린 하나는 코볼트의 행동을 봉쇄하는 역할을 전담시켰다.
어차피 머리가 박살나는 게 아니라면, 좀비는 쓰러지지 않으니까.
“크에에엑!”
붙잡힌 코볼트가 당황한 채로 바둥거리며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와그작! 우적!
그런 코볼트의 절규가 무색하게 내 명령을 받은 다른 녀석은 코볼트의 목을 인정사정없이 목을 물어뜯어 버렸다.
끄아우우-
구슬픈 비명 소리가 들리는 순간, 나는 손을 힘껏 들었다.
나의 충복들이 밥상을 차려놨으니, 숟가락을 얹을 시간이다.
“어둠의 마력.”
푸슝-
전광석화와 같이 마력이 쏘아져 나갔다.
그리고.
퍼석!
좀비에게 붙잡히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던 코볼트의 목 한가운데에 주먹을 족히 우겨 넣을 만한 큰 구멍이 생겨났다.
즉사.
녀석의 몸이 그대로 축 늘어졌다.
그 사이.
탐색을 하던 좀비들이 우회해서 코볼트 들의 뒤쪽에 나타났다.
히익!
나는 코볼트들이 당황하는 모습을 보며 혀를 찼다.
“쯧쯧, 이래서야······.”
그리고 그 이후부터는 아주 가볍게 학살 파티가 벌어져 버렸다.
결국, 코볼트 무리는 전멸했다.
[레벨 업! 레벨 4가 되었습니다.]
[레벨 업! 레벨 5이 되었습니다.]
좋아, 순식간에 레벨이 또 2가 올랐다.
나는 숨이 끊어진 코볼트에게 빠르게 언데드 생성 스킬을 시전 했다.
그러자 스킬 레벨 업 메시지가 뜬다.
[숙련도 최대치 달성으로 스킬 레벨 업! 언데드 생성의 레벨이 2가 되었습니다.]
오케이, 언데드 생성 2레벨.
이제 최대로 부릴 수 있는 언데드의 수는 셋에서 넷으로 늘어났다.
여기에 죽음의 지배자로 최대치 판정에 곱연산이 들어가면, 최대 28마리가 된다.
파앙!
남은 코볼트의 마무리 차원에서 죽음의 마력을 시전하자.
[숙련도 최대치 달성으로 스킬 레벨 업! 죽음의 마력의 레벨이 2가 되었습니다.]
공격 스킬인 죽음의 마력도 레벨 업했다.
“좋아, 시작이 순조로운 걸?”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아라한 사가를 시작했던 때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의 탄탄대로다.
상대하는 몬스터들의 수준도 적당하고.
그 때.
끄웩!
툭-
방금 전의 마지막 일격으로 숨이 끊어진 코볼트 한 마리에게서 뭔가가 떨어졌다.
메시지가 바로 출력됐다.
[스킬북 드랍이 확인 되었습니다.]
“스킬북?”
아니, 웬 난데없는 스킬북?
이 세계.
너무 게임화가 자연스러운 것 아냐?
절레절레.
고개가 저어진다.
이 정도면 현실인지 게임인지 헷갈릴 정도다. 아슬아슬한 외줄타기를 하는 느낌이랄까?
그렇다고 스킬북을 외면할 이유는 없지.
바로 스킬북을 집어 들자, 기다렸다는 듯이 메시지가 출력됐다.
[스킬 : 강타(Smite)]
[사용 가능 유형 : 소형, 중형 몬스터]
[적합 직업군 : 기사(직업 불일치)]
[반경 3m 안에 있는 단일 대상에게 보이지 않는 공기의 철퇴를 내리쳐, 최대 체력 수치의 3%에 달하는 피해를 입힙니다.
이후 3초 동안 물리 방어력이 5% 감소합니다. 쿨 타임 1분.]
[직업 불일치에 따른 패널티로 인해 피해량 수치가 1%, 물리 방어력 감소 수치가 1%로 하향 조정됩니다.]
“얄짤 없네.”
손해 본 느낌에 입술이 삐죽 튀어나왔다.
득템이라 생각했는데, 패널티 때문에 위력이 반감 됐다.
물론 사용하기엔 나쁘진 않다.
데미지 딜링에 앞서 살짝 양념을 해두는 정도로.
피를 살짝 빼고, 물리 방어력을 감소시켜 언데드들의 공격 데미지를 약간 높일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지속시간도 짧고, 근접 스킬이라 네크로맨서 전용 스킬이라 보기는 힘들어 보였다.
애초에 네크로맨서는 근접전을 벌일 일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스킬 구성이 상극이다.
네크로맨서는 근접 직업군들처럼 전광석화와 같은 일격으로 적의 목숨을 거두고, 철철 흐르는 피를 훈장 삼아 무용담을 떠벌리는 그런 직업이 아니란 얘기다.
언데드 군단이 전방에서 싸우는 동안 뒤에서 꿀 빠는 직업이 네크로맨서다.
헌데 근접일 때만 가능한 단일 타겟 공격이 무슨 의미가 있나?
내가 근접전을 벌일 일이 생겼다는 건.
그 시점에 이미 언데드 군단이 몰살당했거나 방어능력을 상실했다는 뜻이다. 즉, 그 정도면 패색이 짙은 상황이란 말이다.
그게 두려워 네크로맨서가 자신의 맷집을 신경 쓰기 시작하게 되면, 언데드 군단은 잡졸이 된다.
죽는 것보다도 싫은 일이지.
네크로맨서가 곧 언데드고, 언데드가 곧 네크로맨서인데.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야.
그래서 직접 물리적인 타격을 가하는 스킬은 당연히 활용도가 낮을 것이다. 쓸 일은 호신용 외에는 전무하겠지.
[강타 스킬이 학습되었습니다!]
스킬북을 사용하자, 스킬북이 사라지며 자동으로 강타 스킬이 스킬창에 추가됐다.
방식이 간편하니, 확실히 편하다.
안 그랬으면 내용을 하나하나 읽으면서, 그 놈의 깨달음을 얻겠답시고 며칠을 씨름해야 했을 것이다.
“득템은 했고. 그럼 좀 더 북쪽으로 이동해 볼까?”
방향을 잡은 김에 나는 부지런히 움직이기로 했다.
여전히 여기가 어딘지는 오리무중.
단서를 얻으려면, 움직이는 게 정답이다.
4
북쪽으로 걷는 동안.
마나 관리 치원에서 크고 작은 상처가 있던 몇 마리의 고블린을 희생시켰다.
끼엑!
풀썩!
통제하던 마나를 회수하자, 바람 빠진 풍선 인형 마냥 녀석들이 비명을 토해내곤 앞으로 고꾸라졌다.
언데드의 장점은 옆의 동료들을 죽이든 말든 신경 쓰지 않는다는 거다.
시쳇말로 두 번 죽이는 꼴이니, 이성이 있다면 발끈하기라도 할 텐데 그런 거 없다.
이성과 감성이 거세되고, 오로지 복종만이 남은 녀석들에게 생각이란 존재하지 않으니까 쓰다 버리기 딱 좋다.
‘혹시나 내 말을 듣고 있는 언데드가 있다면 미안!’
근데 사실이다.
한편 코볼트와의 전투에서 레벨 업으로 얻은 포인트 10은 전부 마력에 넣었다.
전과 조금 다른 점이 있다면,
[마력 수치가 30 이상이 됨에 따라, 마력 수치의 두 배 만큼 언데드를 지배할 수 있습니다.]
라는 추가 옵션이 발동됐다는 것?
전체 마력이 30이 됐으니, 총 60마리의 보유가 가능한 셈이다.
여기에 죽음의 지배자 스킬로 곱연산 되는 부분을 추가하면······.
“끝이네? 적어도 규모면에서는 문제없겠어. 마나가 지독하게 부족하겠지만.”
기본 세팅은 끝났다.
- 작가의말
오늘도 방문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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