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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향潤香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윤향潤香
작품등록일 :
2017.09.09 18:26
최근연재일 :
2017.11.03 22:05
연재수 :
55 회
조회수 :
242,473
추천수 :
4,868
글자수 :
166,923

작성
17.09.09 22:00
조회
8,271
추천
111
글자
7쪽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03화

DUMMY

하지만 궁금함을 풀어줄 대상이 없다.


“왜 네크로맨서야?”


혹시나 해서 허공에 대고 질문을 해봤지만, 방금 전까지 디테일하게 내 상황을 설명해주던 메시지는 말이 없다.

대화가 가능한 인공지능이기 보다는 그냥 일방적으로 통보하는 시스템 정도인 거겠지.

좋아, 일단 보너스 포인트 배분부터 하자.

스탯창을 펼치고, 바로 마력에 5포인트를 투자했다.

대단위의 언데드 군단을 통제하고 지휘하려면, 다량의 마나가 필수이기 때문이다.

밥을 먹지 못하는 병사들의 사기가 떨어지듯, 마나를 먹지 못하는 언데드들은 그냥 걸어 다니는 고깃덩이나 다름없거든.

안타라스가 대놓고 내게 네크로맨서 전용 세팅을 부여했는데, 다른 스탯에 눈 돌릴 이유가 없다.

샤아아.

마력이 10에서 15가 되면서, 마나의 양도 자연스럽게 30에서 45로 늘어났다.

그러자 전보다 살짝 늘어난 마나의 흐름이 또렷하게 느껴졌다.

다만 그 성질이 백마법의 ‘순수’와는 달라서, 무거우면서도 음산한 느낌이 났다.

즉, 어둠의 마나다.

상황을 좀 더 파악하기 위해, 자리에서 몸을 일으키던 그 때.


“응, 저건?”


넓어진 시야 안에 새로운 것이 들어왔다.

다수의 시체들.

언뜻 보니 늑대 비스무리하게 생긴 녀석들과 고블린의 시체가 태반이었다.

어찌된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녀석들은 여기저기 널브러져 숨이 끊어져 있었다.


“시체들 사이에 있었는데도, 냄새 하나 못 느꼈다니.”


피식 웃음이 났다.

아라한 사가에서 언데드의 악취에 익숙해져 있었기 때문일까.

이 많은 시체들이 빠르게 부패해가며 시취를 물씬 풍기고 있었는데, 아주 잠깐도 그 역함을 느끼지 못했다.

그렇게 한 걸음을 내딛으려는 찰나.

찰랑- 찰랑-

발끝에 닿는 액체의 느낌이 있어 아래를 살펴보니, 움푹 파인 틈 사이로 고인 물이 보였다.

불과 몇 걸음만 앞으로 걸어가면 시체들이 쏟아낸 피가 말라붙은 흔적으로 가득하지만.

이 자리는 무슨 영문인지 맑은 빗물 같은 것이 고여 있었던 것이다.


“내 몸이 아니잖아?”


물에 비친 내 모습은 대한민국의 남자, 윤도진의 것이 아니었다.

차라리 아라한 사가의 게임 캐릭터인 커즈의 서양식 외모에 가까웠다. 물론 똑같지는 않다.

투 블럭 컷 스타일로 짧게 정돈된 금발.

여기저기 찌그러졌지만, 그래도 몸을 지키기에는 부족함이 없어 보이는 갑주.

거기에 흑장미 문양이 새겨진 견장까지.

언뜻 보기에는 용병이나 어느 귀족가의 기사 같은 느낌이다.

파악은 여기까지.

어차피 지금의 상황을 명쾌하게 이해할 정답은 내 머릿속에 없다.

일단은 온갖 시체와 기분 나쁜 음기로 가득한 동굴에서 벗어나는 것이 먼저다.


“일어나라, 악마의 충견들이여.”


스으윽. 스윽.

바로 주문과 함께 수인을 맺었다.

언데드 생성 스킬의 약속 된 시동 동작인데, 스킬을 최초로 사용하는 처음에만 한정해서 필요한 동작이다.

혹시나 해서 기억대로 해봤는데.


[축하합니다! 봉인 해제의 수인으로 언데드 생성 스킬의 사용 제한이 풀렸습니다. 지금부터 자유롭게 사용이 가능합니다.]

[좀비가 생성되었습니다.]


기다렸다는 듯이 메시지가 출력됐다.

역시 노력했던 기억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 다니까.

그르르륵-

언데드 생성이 시전 되자, 시체들이 비틀거리며 몸을 일으켰다.

늑대 셋, 고블린 둘.

생성에는 소모되는 마나가 없지만, 일단 소환이 완료되자 한 마리당 분당 0.05의 속도로 마나가 소진되기 시작했다.


“옛날 생각나는데.”


소모되는 마나의 흐름을 보니, 아라한 사가를 처음 하던 날이 떠올랐다.

언데드 몇 마리를 거느리고 기세 좋게 오크를 상대한다고 덤볐다가, 마나의 잔량을 제대로 계산 하지 못해 격전 중에 바닥이 나고 말았던 것이다.

오크의 면전에서 볏짚처럼 쓰러지는 언데드를 보며, 얼마나 아연실색을 했는지 아직도 기억이 생생하다.

포털 사이트에서 BJ 커즈를 검색하면 나오는 내 흑역사이기도 하다. 첫 날 방송부터 보란 듯이 전파를 탔으니까.

세상을 통째로 잃은 듯한 리얼한 절망의 표정이라, 수많은 유머 사이트에서 심심찮게 짤방으로 쓰였다.

어떤 짤방이냐고?

궁금하면, 한 번 검색해 보던가.

커즈 흑역사나 유리 멘탈 커즈, 이렇게 검색해보면 나온다.

사실 뭐, 그래서 게임 방송에서 내 이름이 더 유명해진 것도 있긴 하지만.

어쨌든 언데드 생성은 막힘없이 이뤄진 듯 했다.


“일단은 한계점까지.”


계속해서 언데드 생성 스킬을 사용해 보았다.

언데드 생성 1레벨이면 최대 3마리가 끝이지만, 내게는 그 수를 확대할 수 있는 죽음의 지배자 스킬이 있기 때문이다.

1레벨의 죽음의 지배자 스킬은 운용 가능한 언데드 군단의 수를 일정 배수로 확장해준다.

나는 일단 거느릴 수 있는 최대치의 언데드 군단을 생성할 생각이었다.

당장 동굴 밖에 무엇이 있는지도 알 수 없는 판국에 맨 몸으로 나갈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

그르르륵! 그륵!

스킬을 쓸 때마다 늑대와 고블린들이 계속해서 일어났다.

내 기억으론 1레벨의 언데드 생성 스킬은 10번을 사용해야, 2레벨이 됐던 것 같다.

하지만 10번을 채우기 전에, 돌발 상황이 벌어졌다.

쿠왁! 콰학!

좀비화 된 늑대와 고블린들이 뒤엉켜 싸우고 있었던 것이다.

자세히 보니 앞서 만든 21마리의 좀비들은 내 명령을 기다리고 있는 것에 반해, 이후에 만들어진 녀석들은 대중없이 다른 녀석들을 공격하고 있었다.

현재의 능력으론 21마리가 구속(拘束)의 한계인 모양이었다.

명령을 따르지 않는 언데드는 당연히 착한 언데드가 아니지.

동족상잔의 비극은 어쩔 수 없다.

상황 정리를 위해, 나는 빠르게 컨트롤에 들어갔다.


‘다리 잡고, 관절을 밖으로 꺾어.’

‘이빨을 이용해 머리를 찢어.’

‘몸통을 그대로 밀어서 넘어뜨려.’


멀티태스킹(Multitasking).

날 네크로맨서 네임드로 만들어준 강점.

타고난 건지는 모르겠지만, 어떤 게임을 해도 멀티태스킹은 자신 있었다.

그것이 고도의 집중을 요하는 작업일수록, 나는 100% 이상의 능력을 발휘했다.

다수의 언데드를 상황에 맞게 마이크로 컨트롤해야 하는 네크로맨서에게는 필수 요소였기에 내게는 큰 특이점이었다.


작가의말

내일 이 시간에 찾아뵙겠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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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55화 +4 17.11.03 1,962 69 6쪽
54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54화 +7 17.11.02 1,988 58 7쪽
53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53화 +6 17.10.31 1,968 62 7쪽
52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52화 +5 17.10.30 2,014 63 7쪽
51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51화 +8 17.10.29 2,145 70 7쪽
50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50화 +7 17.10.28 2,245 68 7쪽
49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49화 +8 17.10.27 2,261 66 7쪽
48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48화 +8 17.10.26 2,290 73 7쪽
47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47화 +3 17.10.25 2,450 78 7쪽
46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46화 +7 17.10.24 2,489 70 7쪽
45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45화 +7 17.10.23 2,592 92 7쪽
44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44화 +6 17.10.22 2,654 71 7쪽
43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43화 +6 17.10.21 2,752 81 7쪽
42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42화 +6 17.10.20 2,794 82 7쪽
41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41화 +5 17.10.19 3,026 75 7쪽
40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40화 +5 17.10.18 2,942 80 7쪽
39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39화 +6 17.10.17 3,035 83 7쪽
38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38화 +8 17.10.16 3,127 85 7쪽
37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37화 +7 17.10.15 3,300 87 7쪽
36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36화 +9 17.10.14 3,321 90 7쪽
35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35화 +8 17.10.13 3,500 99 6쪽
34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34화 +8 17.10.12 3,407 94 7쪽
33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33화 +6 17.10.11 3,597 100 7쪽
32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32화 +5 17.10.10 3,788 92 7쪽
31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31화 +10 17.10.09 3,797 88 7쪽
30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30화 +8 17.10.08 4,154 88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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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21화 +5 17.09.27 4,676 90 7쪽
20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20화 +4 17.09.26 4,915 86 7쪽
19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19화 +4 17.09.25 4,920 84 7쪽
18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18화 +2 17.09.24 4,917 92 7쪽
17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17화 +5 17.09.23 4,999 87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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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14화 +5 17.09.20 5,468 94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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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11화 +3 17.09.17 5,747 94 7쪽
10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10화 +2 17.09.16 6,055 93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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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07화 +6 17.09.13 6,659 105 7쪽
6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06화 +6 17.09.12 6,840 108 7쪽
5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05화 +6 17.09.11 7,359 108 7쪽
4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04화 +8 17.09.10 7,796 105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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