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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RAE

반쪽짜리 최강자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Gracepark
작품등록일 :
2016.07.23 00:31
최근연재일 :
2016.09.12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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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2,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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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5,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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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07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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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낙오자들의 마을

DUMMY

30개 정도 되는 천막으로 이루어져 있고 별다른 공동 시설도 없는 열악한 천막촌이라 마을이라 하기는 조금 애매했지만, 어쨌거나 마을의 주민들은 마족에게서 도망친 '낙오자' 40명 정도로 구성되어 있었다.


이원이 그들이 깔아놓은 엉성한 덫과 경보장치를 피해 마을로 접근하자 파수대에서 화살이 날아왔고, 이원은 배리어로 간단히 화살을 막아내고는 돌팔매로 파수대 두 개를 그대로 무너뜨려버렸다.


파수대에서 화살이 날아올 때, 혈마석을 던져버릴까 하다가 그럴 필요까지는 없겠다 싶어 주변에 떨어져있던 주먹만한 돌덩이를 사용했지만 엉성하게 나무로 만들어진 3미터 높이의 파수대는 여지없이 무너져 내린 것이다.


그리고 파수대도 구조물이랍시고 칭호도 하나 얻을 수 있었다.


<칭호를 획득하셨습니다!>

인간 투석기(언커먼) : 원거리 공격으로 구조물 공격시 데미지 +10%, 투사체 속도+10%


파수대가 무너지자 그 소리를 들은 40여명의 사람들이 천막에서 우르르 쏟아져 나왔다. 마을에 '제작자' 라도 있는 것인지 모두 같은 형태의 창을 가지고 달려들었다.


하지만 이원이 마을 근처의 대나무 숲에서 뽑아온 4미터 길이의 대나무를 서너번 휘두르자 낙오자 마을의 주민들 정도는 쉽게 정리 되었다.


대충 노예들이 도망쳐 만들었음직한 이 마을의 사정을 알 것 같았던 이원은, 자신도 노예 생활을 했던 것이 떠올라 가볍게 휘둘렀기에 사망자는 생기지 않았다.


다만 몇군데 부러지기는 했을테지만 말이다.


"크으윽··· 마, 마족의 추격자인가!"

"레, 레오넬 님! 적의 기습입니다!"


다들 쓰러지자 한 천막에서 지저분한 수염을 기른 남자가 뒤늦게 창을 들고 뛰쳐나왔다.


이 집단의 리더격으로 보이는 그 남자는 나름대로 기백을 보이며 노호성을 터뜨렸다.


"이 놈! 정체를 밝혀라! 이곳에 온 목적이 뭐냐!"

"나? 지도 구하러 왔는데 저놈들이 다짜고짜 활 쏘더라고. 이건 정당방위다."


이원은 어깨를 으쓱하며 뻔뻔하게 대답했다.


사실 지도를 요구한 적도 없었다.


그냥 화살이 날아오길래 파수대를 무너뜨렸고 이곳에 사는 사람들이 달려들길래 대나무를 몇번 휘두른 것 뿐이었다.


"마족의 끄나풀인가!"

"아니. 지도 주면 그냥 갈테니 빨리 지도나 내놔라."


레오넬이라는 자는 창을 힘주어 들고는 고개를 좌우로 흔드는 이원에게 조금씩 다가왔다.


주변에는 죽을 정도로 치명상을 입은 사람은 없었지만, 자신과 함께 사는 사람들이 다들 쓰러져서 신음하고 있었다. 레오넬이 눈에 힘을 잔뜩 주고는 외쳤다.


"네 놈은 노예 사냥꾼인가!"

"말귀 못알아먹네. 마족 끄나풀이고 사냥꾼이고 아니니까 지도 가져오라고."


레오넬이라는 자는 분명 꽤나 강한자임은 틀림없었다.


이원이야 당연히 레오넬을 모르겠지만 이 남자는 한때 힘깨나 쓰는 마왕군에 속했던 자로, 휘하 마족들에게 노예취급을 받으며 살고 있는 인간들과 함께 탈출해 인적이 드문 이런 곳에서 군락을 이루고 살고 있는 것이다.


탈출한 노예들을 잡으러 다니는 노예사냥꾼이 이 마을을 찾아온 적도 있었다.


20명을 잃었지만 레오넬과 사람들이 힘을 합쳐 이겨낼 수 있었다.


마을의 누구도 레오넬 만큼의 힘을 갖지 못했고, 레오넬은 드물게 나타나는 마물들을 창 한자루로 제압하며 마을과 사람들을 지켜오고 있었다.


무려 3년이라는 시간동안 한 곳에 정착해서 살 수 있었던 것은 레오넬이 있었기에 가능하다고 해도 무방했다.


다른 사람들도 레오넬에게 창을 쓰는 법을 배우기는 했지만 그다지 성취가 눈에 띄는 사람은 없었고, 이원에게 속절없이 당해버린 것이다.


"흐압!"


레오넬은 기합을 지르고는 이원에게 뛰어들었다.


마력을 자유자재로 사용하는 정도까지는 되지 않더라도 신체를 강화하고 무기에 어느정도의 마력을 주입할 줄 아는 레오넬의 창끝이 붉게 달아올랐다.


그리고 이원은 오른손에 쥔 대나무를 슬쩍 휘둘렀다.


빠각!


"커헉!"


마력으로 창 전체를 감쌌다면 대나무 따위에 창이 부러지는 일은 없었을지 모르겠지만, 어쨌거나 이원이 살짝 휘두른 대나무는 2미터 거리까지 접근해온 레오넬의 창자루를 부수고 그대로 왼팔을 가격했다.


왼팔과 함께 갈비뼈 대여섯개가 동시에 나가버린 레오넬은 피를 토하며 바닥을 몇바퀴나 굴렀다.


"크흑··· 커헉···."

"이, 이놈이! 레오넬님!"


고통으로 신음하는 레오넬 가까이 다가선 이원에게 쓰러져 있던 남자 중 하나가 맨손으로 달려들었다.


이원은 눈을 뒤집으며 달려드는 남자의 왼쪽 뺨을 오른손 손바닥으로 살짝 후려갈겼다.


짜악!


"컥!"


공중에서 세바퀴쯤 회전한 남자의 몸이 땅바닥에 나뒹굴 때, 모두가 이원을 공포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3년간 평화롭게 살았는데 이렇게 삶을 마감하는가 싶어 빠져버린 어깨를 부여잡고 울면서 기도 하는 여자도 보였다.


"야. 지도 달라고. 그럼 안때린다고. 산골에 살더니 귓구녕에 나무가 자랐나. 지도 몰라? 지도. 종이에다 위치 그려놓은 그거 있잖나."

"크흑···."


이원이 오른손으로 레오넬의 멱살을 잡아 들었다.


쓰러져있는 자들은 다들 다친곳을 부여잡고 이원을 노려보고 있지만 레오넬 마저 일격에 쓰러뜨려버린 이원에게 압도당해 쉽게 덤벼들지 못했다.


"지도. 울지말고 지도 달라고."

"지, 지도··· 진짜 지도만 주면···."

"지도 주면 그냥 간다. 안주면 다 죽이고 직접 찾고난 다음에 간다. 가지고 올텐가?"


이원은 고통과 굴욕에 눈물을 흘리는 레오넬이 고개를 끄덕이자 그제서야 멱살을 풀어주었다.


몇군데 부러진 고통에 정신을 못차리고 다시 바닥에 엎어진 레오넬은, 이원의 무정한 눈동자를 바라보고는 고통을 참고 억지로 몸을 일으켜 천막으로 향했다.


조금 시간이 지나자 레오넬이 오른손에 지도를 쥐고 나타났다. 이원은 인상을 찌푸리며 그 지도를 받아 들었다.


"여기가 어디냐?"

"여기, 여깁니다."


레오넬의 면전에 지도를 가져다 대자 그가 부들부들 떨리는 손끝으로 위치를 가리켰다.


'호오. 천족 영역과 마족 영역의 경계였군. 다행히 마족의 땅을 횡단할 필요는 없겠어.'


이원은 흡족하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레오넬에게 다시 물었다.


"리프라의 신전으로 가려면 어디로 가야 하지?"


리프라의 신전은 셀레니얼이라는 천족의 도시 뒤의 산 정상에 위치하고 있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었다.


하지만 조악한 이 지도로는 방향을 가늠하기가 쉽지 않았다.


"리, 리프라님의 신전은 왜 찾으십니까?"


레오넬이 떨리는 목소리로 이원에게 물었지만 이원은 질문은 거절한다는 뜻으로 고개를 좌우로 젓고는 다시 지도를 레오넬의 눈 앞에 펼쳐 보였다.


"저 쪽 산을 넘으면 가도가 나옵니다··· 그리고 그 가도를 따라 서쪽으로 쭉 가다보면 에브타운이라는 작은 마을이 나오는데 거기서 서북쪽으로 가면 셀레니얼이라는 도시가 있습니다. 그 도시 뒤의 루비마운틴 정상에 리프라님의 신전이 있습니다···."


이원은 마족의 낙오자들이 리프라를 숭배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는 것을 기억해냈다.


그러고보니 아까 여자 하나가 읊던 기도문도 리프라의 것이라는 것이 떠올랐다.


리프라의 신도냐고 물으려다가 별 의미 없을 거라 생각하고 그만두었다. 아마도 리프라 신전의 사람들이 이들에게 천족 몰래 물자를 지원해준게 아닌가 싶었다.


처음에는 마을에 제작자라도 있나 싶었지만 땅에 떨어져있는 창을 살펴보니 리프라 교단의 상징인 소나무 문양이 새겨져 있었다.


"그러게 진작 지도를 줬으면 안 다쳤을거 아니냐. 난 간다."


레오넬을 포함한 사람들은 벙찐 표정으로 뒤돌아서 가는 이원을 바라보았다.


지도를 주고나면 다 죽은 목숨이라고 생각했는데 정말 그냥 갈줄은 꿈에도 몰랐던 것이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지도를 가져온 것 뿐이었기에.


혹은 노예사냥꾼이라면 다시 마족들에게 자신들을 팔아넘길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었다.


이 사람들은 부족하게 살지언정 족쇄가 채워진 삶을 원하지 않았다. 다들 어디 한군데씩 부러지고 다치기는 했지만 그래도 목숨을 잃지 않았다는 것이 중요했다.


"아, 그리고. 나 봤단 이야기 누구한테 하면 그땐 진짜 죽여버릴테니 입 꼭 다물고 지내라."


몇 발 걷다가 뒤돌아서 잔뜩 인상을 찌푸린 이원에게 레오넬을 포함한 40여명의 사람들은 일제히 고개를 끄덕였다.


이원은 흡족한 표정으로 미련없이 뒤를 돌아 레오넬이 가리킨 방향으로 걷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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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큰 그림 2 +18 16.09.10 2,741 131 12쪽
47 큰 그림 1 +20 16.09.09 3,088 127 13쪽
46 이원님 나가신다 4 +21 16.09.08 3,263 147 10쪽
45 이원님 나가신다 3 +17 16.09.07 3,578 151 10쪽
44 이원님 나가신다 2 +21 16.09.05 3,908 166 10쪽
43 이원님 나가신다 1 +17 16.09.04 4,305 183 11쪽
42 계시펠, 결정. +14 16.09.03 4,149 174 11쪽
41 전쟁의 시작 3 +13 16.08.30 5,603 208 10쪽
40 전쟁의 시작 2 +24 16.08.29 5,419 216 11쪽
39 전쟁의 시작 1 +27 16.08.28 6,021 244 13쪽
38 헤스페데스 2 +22 16.08.27 6,136 246 11쪽
37 헤스페데스 1 -삭제 후 재업로드, 수정 버전- +14 16.08.26 6,493 201 11쪽
36 대산파 38대손 +34 16.08.25 6,755 261 11쪽
35 구원받을 시간이다 +37 16.08.24 6,910 301 12쪽
34 이보시오 현자양반 2 +26 16.08.23 6,821 281 10쪽
33 이보시오 현자양반 1 +21 16.08.22 7,080 254 9쪽
32 방화범 2 +22 16.08.21 7,192 279 9쪽
31 방화범 1 +41 16.08.20 7,631 300 11쪽
30 개소리를 굉장히 예의있게 하는 친구 +32 16.08.19 7,805 305 12쪽
29 렉칼타 요새 6 +28 16.08.18 7,980 306 9쪽
28 렉칼타 요새 5 +21 16.08.17 8,354 313 11쪽
27 렉칼타 요새 4 +27 16.08.16 8,741 315 11쪽
26 렉칼타 요새 3 +30 16.08.15 9,292 306 9쪽
25 렉칼타 요새 2 +32 16.08.14 10,226 342 12쪽
24 렉칼타 요새 1 +28 16.08.13 10,545 347 13쪽
23 마족장군 루쿨루 +40 16.08.12 10,563 387 15쪽
22 신전 3 +40 16.08.11 10,850 359 12쪽
21 신전 2 +34 16.08.10 11,042 360 11쪽
20 신전 1 +23 16.08.09 11,609 353 11쪽
19 인내심의 한계 +27 16.08.08 11,931 395 9쪽
» 낙오자들의 마을 +20 16.08.07 12,235 388 9쪽
17 마신의 선택 +26 16.08.06 13,023 442 12쪽
16 알파카? 5 +22 16.08.05 12,976 409 10쪽
15 알파카? 4 +19 16.08.05 12,950 433 10쪽
14 알파카? 3 +23 16.08.04 13,103 415 10쪽
13 알파카? 2 +21 16.08.03 13,813 439 12쪽
12 알파카? 1 +19 16.08.02 14,403 416 9쪽
11 땅따먹기 3 +16 16.08.01 14,646 439 10쪽
10 땅따먹기 2 +16 16.07.31 14,974 454 10쪽
9 땅따먹기 1 +14 16.07.30 15,423 444 11쪽
8 마신의 시험장 3 +10 16.07.29 15,695 450 8쪽
7 마신의 시험장 2 +12 16.07.28 16,074 470 11쪽
6 마신의 시험장 1 +9 16.07.27 16,545 500 10쪽
5 시작 4 +9 16.07.26 16,709 486 11쪽
4 시작 3 +20 16.07.24 17,449 485 11쪽
3 시작 2 +13 16.07.23 18,514 496 10쪽
2 시작 1 +22 16.07.23 20,141 526 13쪽
1 프롤로그 +20 16.07.23 22,542 492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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