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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RAE

반쪽짜리 최강자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Gracepark
작품등록일 :
2016.07.23 00:31
최근연재일 :
2016.09.12 18:08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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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5,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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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26 2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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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헤스페데스 1 -삭제 후 재업로드, 수정 버전-

DUMMY

시펠의 전령이 렉칼타 요새를 떠나 쉬켈타운으로 향하고 있을 때, 이원은 요새로 진입하려면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곳에 도달해 있었다.


꽤 수심이 깊고 유속이 빨라 말을 타고는 건널 수 없는 블렙 강에 놓여진, 나무로 만든 다리 앞에 선 이원은 지도를 펼치고는 주변을 돌아보았다.


'이 다리를 부수면 멀리로 돌아오는 길 뿐이겠군.'


다리를 파괴해서 수심이 얕은 지역으로 유도해서 공격한다는 것이 이원의 계획이었다. 시펠의 말에 따르면 여기서 말을 타고 30분 정도 남쪽으로 달리면 충분히 말이 건널만큼 얕은 곳이 있다고 했으니까.


날개가 달려 하늘을 날 수 있는 천마는 라위야에는 없다는 것이 시펠의 이야기였다. 천족 수도의 유력한 귀족 가문의 수장들이나 교단의 대주교쯤 되어야 가질 수 있는 귀한 몸이기에.


천마가 없음에도 시펠은 그 계획에 반대했다. 말을 포기하고 강을 비행해서 건너올 가능성이 있다는게 그 이유였다.


대안을 내놓으라고 했는데 제대로 된 대안을 내놓지도 못했다. 다만 헤스페데스에게 구원을 요청하는 전령을 보내는 것 자체가 자신에게 굉장히 위험한 행동인데 그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이원을 도와주려 한다는 것을 피력하려 했을 뿐이었다.


골치가 아팠다. 차라리 바인딩 마법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아이스 월 같은 마법을 배워서 헤스페데스와 부하들을 떨어뜨려 놓는 것도 나쁘지 않았을텐데.


날개가 있는 상급 천족들은 바람을 타고 나는데 특화되어 있어 오래 날거나 폭발적인 비행능력을 보여주지는 못해도 이 정도 강은 충분히 건널 수 있다.


"흐음."


역시 이런 작전 같은건 자신한테 어울리지 않는 다는 것을 깨달은 이원은 담배를 한개비 입에 물어 불을 붙이고는 주위를 둘러 보았다.


앞으로 헤스페데스 도착까지 남은 시간은 시펠의 계산이 맞다는 가정하에 3시간이 조금 넘게 남은 상황.


이원은 잠시 인상을 찌푸리다 다리가 마차 하나 통과할 정도의 넓이라는 것을 깨닫고는 혀를 찼다.


"쯧. 역시 머리쓰는 건 나랑 안맞단 말이야."


***


말을 달려 크고 높은 성벽을 가진 라위야에 도착한 글렌은, 성문을 지키는 자들에게 시펠의 깃발을 흔들어 보여 급한 용무임을 알리고 도시 중심부에 위치한 헤스페데스의 지휘부 건물에 당도했다.


도시에서 말을 타고 이동하는 것이 금지되어 있다고는 하나 말의 목과 꼬리 부분에 붉은 천을 매달아 전령임을 동네방네 알리고 달렸기에 누구에게도 제지 받지 않고 빠르게 도착할 수 있었다.


'침착하게, 침착하게.'


속으로 자기 스스로에게 주문을 걸듯 중얼거리며 말에서 내린 글렌은 지휘부 출입구를 지키는 병사에게 외쳤다.


"렉칼타 요새에서 헤스페데스 장군께 온 시급한 전령이오!"

"렉칼타? 무슨 일인가?"

"급한 일이오. 어서 장군을 뵙게 해주시오."


병사 둘은 어깨를 으쓱 하더니 글렌의 말을 힐끗 바라보았다.


렉칼타에서 그리 먼 거리가 아님에도 얼마나 급하게 달렸는지 말의 안색이 창백해 보이는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였다. 다리를 후들거리며 미친듯이 달려왔다는 것을 증명하기라도 하듯 거친 말의 콧바람이 느껴졌다.


"쭉 들어가서 건물로 진입한 후 2층으로 올라가 계단 바로 앞의 방이오."


글렌은 대답도 하지 않고 말 고삐를 병사에게 넘겨주고는 전력으로 달렸다.


상관인 슐레츠로부터의 전언.


누가 보더라도 목숨을 걸고 달려왔다는 것이 보일 정도로 다급하게 행동하라는 것이 슐레츠의 지시였다.


무슨 일인지 정확하게는 모르지만 무언가 큰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었다. 두 눈뜨고 보기 힘들정도로 참혹한 성녀의 시체나, 평소 라위야 방향으로 소변을 보는 것 조차 금기시 하던 자신의 장군이 헤스페데스에게 자신을 전령으로 보낸것이나.


백부장 급인 글렌이 전령으로 보내진 것의 이유는 자신 스스로 알고있었다.


혹시나 일이 잘못되어 음모가 들통난다 한들, 교단의 개들에게 머리를 숙이지 않으리라는 믿음이 있었을테지.


쿵쿵!


"장군님! 렉칼타 요새에서 온 매우 급한 전령입니다!"


글렌은 입구의 보초들이 알려준 문에 도착해 커다란 문을 강하게 주먹으로 두드렸다. 그러자 잠시 후, 헤스페데스의 참모 중 하나인 펠트론이 잔뜩 인상을 쓰며 문을 열어 주었다.


"무슨 일인가?"


펠트론의 질문에 대답하지도 않은 글렌은 최대한 다급한 표정을 지으며 재빨리 집무실 내부로 들어가서는 품에 갈무리 해두었던 문서를 꺼내어 양손으로 떠받치듯 들고는 한쪽 무릎을 꿇고 앉았다.


"성녀님의 신변에 이상이 생겼습니다! 시펠 장군이 헤스페데스 사령관께 전달하라는 급보를 가지고 왔습니다!"

"성녀님이?"


마침 회의 중이었던 것인지, 헤스페데스의 부장들과 참모들이 무례하게 집무실 안으로 뛰어든 글렌을 보며 인상을 찌푸렸지만 성녀에 관련된 급보라는 말에 펠트론이 글렌의 양 손 위에 놓여진 문서를 낚아채어 펼쳤다.


"금일 오전 성녀님과 구원자님이 요새 바깥에서 실종, 그리고 호위하던 성기사들 중 절반이 정찰대에 의해 시체로 발견··· 마왕 페라투의 소행으로 보임. 급히 탐색부대를 꾸려 흔적을 쫓았으나 마족의 침공으로 인해 더 이상의 탐색이 불가능한 상태. 현 요새의 병력으로는 수비는 가능하나 진격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니 지원바람."


빠르지만 또박또박 급보를 읽어나간 펠트론의 입이 닫히자 집무실의 공기가 무겁게 가라앉았다. 그리고 헤스페데스는 그 잠깐의 침묵을 호통치는 것으로 깨부쉈다.


"시펠! 이 멍청한 놈이!"

"시펠 장군은 무엇이 중요한지 잘 모르는 것 같습니다, 사령관."

"역시 잡종은···."


헤스페데스의 호통 이후로 각 부장들이 한마디씩 보탰고, 글렌은 양 팔을 내린채 고개를 숙이고 처분을 기다리고 있었다.


"켈! 지금 당장 움직일 수 있는 모든 병력들을 소집해서 렉칼타로 진군한다!"

"사령관님. 공교롭게도 기병 기동대가 모두 자리를 비운지라··· 보병대만이 라위야에 남아있습니다."

"수비 병력 500기를 남기고 1,000기 정도를 소집 가능합니다."


눈치를 보며 조심스레 말을 꺼낸 켈 다음으로, 펠트론이 빠르게 현재 소집 가능한 병력 수를 보고했다. 이를 악물고 온몸을 부르르 떤 헤스페데스가 켈에게 1,000기의 보병대를 준비하라고 일렀다.


"켈은 소집 가능한 보병을 지금 당장 준비시켜라! 시펠같은 잡종에게 성녀를 보내는게 아니었는데···! 각 부장들은 모두 10분내로 가용한 기병들을 소집해서 지휘소 앞에 집합하라!"


헤스페데스가 아직 부러진 뼈가 아물지 않아 붕대를 감고 있는 오른팔을 부들거리며 집무실에서 나가자 다른 부장들과 참모들도 글렌만을 남기고 집무실에서 나가버렸다.


"후···."


글렌은 혹시라도 자신에게 불똥이 튀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듣던대로 성격이 급한 헤스페데스가 자신을 본체만체 하고 나가버리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착각이었던 듯, 집무실을 나갔던 펠트론이 되돌아 와서 말했다.


"전령. 자네도 렉칼타로 돌아가야지. 따라 와라."


***


헤스페데스의 참모 중 그나마 침착하고 냉정하다는 평을 받고 있는 로마노는, 헤스페데스에게 무언가 수상하다고 진언하고 싶었지만 타이밍을 놓쳐버려서 안절부절 못하는 중이었다.


하지만 이미 쉬켈타운을 지나온 상황. 기동대가 다 빠져버려 50여기의 선발대만이 먼저 출발한 현 상황과, 요새에 투입된 장군들이 셋이나 죽어나갔던 과거를 생각해보자면 무언가 불안 요소가 있음은 사실이었다.


하지만 혈통을 바탕으로 급속도로 진급해 북부 요새들을 총괄하는 라위야의 사령관이 된 헤스페데스는 오만하고 성격이 급한 인물이었다. 자신이 조금 신중하게 접근하자고 주장했다 한들 불호령이 내렸으리라.


보병과 함께 이동하자고 말을 한다 한들 먹히지도 않을테고, 당장 천족 왕의 세력인 시펠 장군이 무언가 행동을 취하기에 적절한 타이밍도 아니라는 판단을 내렸기에 애써 그 불안감을 가라앉히기 위해 애썼다.


쉬켈타운에 예비병력이 있으면 좋았을 테지만 기동대가 전투가 벌어진 요새에 지원군으로 가면서 그나마도 다 데려가 보급부대만 남아 있었기에 병력을 더 추가할 수도 없었다.


"블렙 강이 보입니다!"


선두에서 외친대로 이제 블렙 강이 시야에 들어오는 시점이었다.


저 강만 건너면 30분만 말을 더 달리면 렉칼타 요새에 도착할 수 있다. 그런데 점점 가까워질수록 무언가 불안감이 느껴졌다.


만약 이게 천족 왕의 부하인 시펠의 함정이라면 공격하기 최적의 위치는 블렙 강의 다리.


폭이 좁아 한번에 2~3기의 기병 밖에 건너지 못해 기습을 당한다면 큰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는 지역.


렉칼타로 가는 유일한 길인 만큼 다리를 넓히자고 헤스페데스에게 건의한 적이 있지만 잡종 놈이 책임자로 있는 요새 따위에 낭비할 자원따위는 없다는 것이 헤스페데스의 대답이었다.


헤스페데스에게 진군을 멈추고 주위를 살피자고 진언할까 하다가 자신이 너무 예민해졌나 하는 생각에 고개를 가로젓다 보니 어느새 다리 가까이에 도착해 있었다.


'강 근처에 이렇게 큰 바위들이 많았던가?'


다리 근처에 주욱 늘어선 커다란 바위들이 눈에 띄었다. 하지만 이미 선두가 다리 위로 진입한 이상, 주위를 살피자고 상관에게 진언할 타이밍은 놓쳐버린 것이 확실했다.


어쩔 수 없이 속도를 줄여 다리로 진입해서 이동하고 있는 와중에 로마노의 시야에 바위 뒤에서 누군가가 살짝 머리를 내미는 것이 보였다.


***


이원은 헤스페데스의 병력이 다리를 건너기 시작한 것을 보고는 눈코입만이 뚫린 복면을 머리끝에서 턱까지 눌러 썼다.


괜히 머리를 굴려서 어떻게 하는 것 보다 그냥 이 다리에서 빠르게 승부를 보기로 결정한 것이다.


선두에서 3분의 1 지점 쯤에 위치한 헤스페데스가 다리를 건너는 순간 바위를 던져 다리를 무너뜨린 다음, 다리를 건너온 자들만 상대한다.


50명 까지는 몰라도 그 정도 남은 자들은 충분히 처리가 될 것이라는 것이 이원의 계산이었다.


'바위 대여섯개 던지면 죄다 깔려 죽거나 강물에 휩쓸려 가겠지.'


헤스페데스의 병력이 얼마나 다리를 건너왔는지 확인하기 위해 살짝 고개를 내미는 순간이었다.


"저기, 바위 뒤에 누군가 있다!"


한 놈이 그래도 경계심을 가지고 있었는지 이원을 보고 소리쳤다.


이원은 헤스페데스가 거의 다리를 건넌 것을 확인하고 욕설을 내뱉으며 다리를 향해 바위를 집어던져 버렸다.


"시발놈이 눈은 더럽게 밝네!"


작가의말

음..


서너가지 루트를 짜놓고 어떤게 나은가 생각하며 글을 쓰는데


뭔가에 홀린듯이 둑터뜨리는걸 써버렸었네요.


뒤의 전개를 보나 주인공의 성격을 보나 정면돌파가 낫겠다고 생각해 수정합니다.


결과는 비슷할것 같기도 하지만..^^;;


아까 가독성에 대해 여쭤본것이 결과가 서로 엇비슷하기에 그냥 쓰던대로 써보기로 했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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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큰 그림 1 +20 16.09.09 3,088 127 13쪽
46 이원님 나가신다 4 +21 16.09.08 3,263 147 10쪽
45 이원님 나가신다 3 +17 16.09.07 3,578 151 10쪽
44 이원님 나가신다 2 +21 16.09.05 3,908 166 10쪽
43 이원님 나가신다 1 +17 16.09.04 4,305 183 11쪽
42 계시펠, 결정. +14 16.09.03 4,149 174 11쪽
41 전쟁의 시작 3 +13 16.08.30 5,604 208 10쪽
40 전쟁의 시작 2 +24 16.08.29 5,419 216 11쪽
39 전쟁의 시작 1 +27 16.08.28 6,022 244 13쪽
38 헤스페데스 2 +22 16.08.27 6,136 246 11쪽
» 헤스페데스 1 -삭제 후 재업로드, 수정 버전- +14 16.08.26 6,494 201 11쪽
36 대산파 38대손 +34 16.08.25 6,755 261 11쪽
35 구원받을 시간이다 +37 16.08.24 6,910 301 12쪽
34 이보시오 현자양반 2 +26 16.08.23 6,821 281 10쪽
33 이보시오 현자양반 1 +21 16.08.22 7,080 254 9쪽
32 방화범 2 +22 16.08.21 7,193 279 9쪽
31 방화범 1 +41 16.08.20 7,632 300 11쪽
30 개소리를 굉장히 예의있게 하는 친구 +32 16.08.19 7,805 305 12쪽
29 렉칼타 요새 6 +28 16.08.18 7,980 306 9쪽
28 렉칼타 요새 5 +21 16.08.17 8,354 313 11쪽
27 렉칼타 요새 4 +27 16.08.16 8,742 315 11쪽
26 렉칼타 요새 3 +30 16.08.15 9,292 306 9쪽
25 렉칼타 요새 2 +32 16.08.14 10,226 342 12쪽
24 렉칼타 요새 1 +28 16.08.13 10,545 347 13쪽
23 마족장군 루쿨루 +40 16.08.12 10,564 387 15쪽
22 신전 3 +40 16.08.11 10,850 359 12쪽
21 신전 2 +34 16.08.10 11,042 360 11쪽
20 신전 1 +23 16.08.09 11,609 353 11쪽
19 인내심의 한계 +27 16.08.08 11,931 395 9쪽
18 낙오자들의 마을 +20 16.08.07 12,235 388 9쪽
17 마신의 선택 +26 16.08.06 13,023 44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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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알파카? 4 +19 16.08.05 12,950 433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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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알파카? 2 +21 16.08.03 13,813 439 12쪽
12 알파카? 1 +19 16.08.02 14,403 416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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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시작 1 +22 16.07.23 20,141 526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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