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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RAE

반쪽짜리 최강자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Gracepark
작품등록일 :
2016.07.23 00:31
최근연재일 :
2016.09.12 18:08
연재수 :
5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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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2,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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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35,042

작성
16.07.2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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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시작 3

DUMMY

[10시 30분 입니다. 게임을 시작합니다. 문 하나를 선택해 이동하시면 됩니다.]


이원은 여자의 목소리가 끝나자 마자 문을 벌컥 열고 방 중앙으로 냅다 달렸다. 아직 누구도 문을 열고 나오는 사람은 없었다.


<해당 게임의 지도가 지급 됩니다. '지도' 커맨드를 사용하시면 해당 게임의 모든 지역이 밝혀지고 다른 플레이어들의 위치를 알 수 있습니다. 지도는 사망시 다시 이 방에서 재생성 됩니다.>


이원은 곧장 지도를 열어 보았다. 시야 일부에 지도가 떠올랐다.


육각형의 방들이 둥글게 붙어있고 플레이어가 붉은 점으로 표시되어 있었다.


당연한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아직 문을 열어보는 사람은 없었다.


다들 지금 상황에 대해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여긴 어딘지, 저 여자가 하는 말이 진짜인지, 자신이 왜 여기 있는건지.


이원이 자신의 오른손 주먹을 내려다 보았다.


인간을 초월했던 자신의 능력, 그러고 보니 스테이터스만 확인 했을 뿐 다른 것들은 확인하지 않았다는 생각이 뇌리를 스쳤다.


혹시나 다른 부분에는 무언가 능력이 남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스킬."


<보유하고 있는 스킬이 없습니다.>


실망스러운 이원의 표정이 잔뜩 구겨졌다.


그 수많은 스킬들이, 갖은 고생을 해가며 배웠던 스킬들이 다 사라졌다.


얻는것도 힘들었지만 숙련도를 올리는 것도 정말 힘들었었는데 단 하나의 스킬도 남지 않았던 것이다.


"하··· 배터링램 들고 있던 새끼 이름이 뭐였더라···."


회귀 직전, 심장에 시계바늘이 꽂힌 채 널부러져 문을 부순 남자의 얼굴을 정확히 보았다.


왼쪽 눈 좌측 아래쪽에 점, 그리고 오른쪽에 날카로운 무기에 베인 흉터가 있는 남자. 적갈색 머리카락을 가진 푸른눈의 서양인.


"잡히면 죽여버릴테다. 후··· 칭호."


<칭호>

파괴신(유니크) : 근력 능력치의 한계 돌파 가능.(하위 칭호 8개)


수없이 많던 칭호가 단 하나 남아 있었다.


그러나 하나 남은 칭호가 근력 능력치의 한계를 극한까지 돌파해주는 유니크 칭호인 파괴신이라는 것은 그나마 다행이었다.


본래 인간 종족의 근력 한계치는 1,000.


이원을 최강자의 자리까지 올려 놓은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것은 바로 이 파괴신 이라는 칭호였다.


사실 칭호가 하나라는 것도 조금 어폐가 있는 말이기는 했다.


파괴신의 하위 칭호 8개를 포함해 9개가 남아있는 거라고 봐도 무방했으니까.


"다 날아갔구만. 24년 돌아갔으면 진짜 하나도 안 남았겠네."


주머니에 넣어둔 담배 한갑을 꺼내어 포장을 뜯었다.


입에 담배를 물고 불을 붙이자 목구멍에서 통증이 느껴졌다.


여전히 혀에서 붕 떠있는 듯한, 살짝 젖은 불쾌한 맛이 느껴진다.


혀가 담배맛을 알게 되려면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할 것 같았다.


그 순간, 이원의 시야에 밝혀져 있는 지도에서 한 플레이어가 다른 방으로 이동했다.


"운이 좋네."


자신이 나왔던 방으로 누군가가 이동했다.


물론 운이 좋다는 건 그 방에서 싸움을 피한 자신이 아니라 그 방으로 들어간 사람에게 하는 말이었다.


"그냥 다 때려부수고 나가 버릴까."


예전의 기억으로는 아무리 두드리고 발로 차도 소리만 크게 날 뿐 미동도 없던 문이었다.


지금 이원의 근력 능력치는 10,000. 오른쪽에 국한되어 있는지라 많이 양보해서 5,000이라고 보더라도 이 정도면 무기 없이도 웬만한 놈들은 다 때려 잡을 수 있는 수치다.


철문이고 콘크리트 벽이고 다 부수고 나갈 수 있을 터였다.


하지만 다른 능력치들이 마음에 걸렸다.


선공만 할 수 있다면 대부분의 적들은 다 이길 수 있다.


하지만 근력 외의 다른 능력치를 볼때 공격을 피하지도 못할테고 버티지도 못할 것 같았다.


그렇다면 어쩔 수 없이 다른 능력치를 올리기 위해 이 게임을 계속 해야 했다.


다른 스테이터스를 개방하기 제일 좋은 방법도 이 게임을 끝까지 따라가는 것이기도 하니까.


잠시 고민하던 이원은, 아침도 먹지 않았던 것을 떠올리곤 백팩의 지퍼를 열었다.


담배를 밟아 끄고 허리춤에 꽂혀있던 식칼 세자루를 도로 집어 넣었다.


참치캔을 하나 오른손에 들고 왼손으로 육포를 꺼내 둘 중 무엇을 먹을지 고민하고 있는 와중에 뒤에서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어이, 당신 뭐··· 커헉!"

뻐억!


자기도 모르게 들고있던 참치캔을 던져버렸다.


딱히 겨냥하고 던진 것은 아닌데 왼쪽 가슴팍에 참치캔이 명중해버린 모양이었다.


참치캔에 맞아 찢겨버린 남자의 가슴에서 피가 분수처럼 터져나왔다.


바닥에 철퍽 하고 쓰러져 버린 남자의 뒤로 보이는 벽에 터져버린 참치캔과 천장부터 바닥까지 금이 가버린 콘크리트 벽이 보였다.


"아, 깜짝 놀랬잖아. 벌써 두명이나 죽여버렸네."


이원의 표정이나 마음에 별로 동요는 없었다.


딱히 사람을 죽이는 것을 즐기는 것은 아니었지만 이제까지 수없이 많은 사람들과 사람 외의 종족을 죽여왔기에 연민의 감정이라는 건 닳아빠지다 못해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두 번째 플레이어 킬에 성공하셨습니다. 2단계 보상이 주어집니다. 두가지 중 하나를 선택하세요.>


이원의 눈 앞에 근력 이라고 쓰인 카드 한장과 나무 몽둥이가 떠올랐다.


무기는 필요 없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근력 이라고 써있는 카드를 집어들었다.


<근력이 한계치에 도달해 더 이상 오르지 않습니다. 근력 포인트 카드가 인벤토리로 이동됩니다.>


실망스러운 표정으로 꺼낸 육포의 포장을 뜯어 하나 입에 물었다.


이 상태라면 근력을 올리는 건 아무 의미가 없다. 불안정 수치를 되돌릴 방법을 찾아야 했다.


미닫이로 열리는 철문이 자동으로 닫히며 가슴에 구멍난 남자의 시체를 원래 있던 방으로 밀어넣어버렸다.


시체와 한 방을 쓰는건 그다지 환영하지 못할 일이기에 문이 닫히면서 시체도 사라진 것은 나쁘지 않았다.


그 자리에 그대로 주저 앉아 육포를 씹었다.


한참을 가만히 있었다 싶어 시계를 보니 참치캔을 던진 후로 세시간이나 흐른 상태였다.


세 시간을 넘게 가만히 있자니 졸음이 몰려왔다.


머리가 복잡해 한 숨도 자지 못했기에.


혹시라도 잠이 들어 버리면 안된다 싶어 가방에서 사탕을 하나 꺼내 물고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종종 문을 두들기는 소리가 들리기도 하고 울음소리, 욕설, 그리고 대답좀 해달라고 애원하는 소리들이 들렸다.


현재까지 움직인 사람은 자신을 포함해서 3명.


그리고 방을 이동하기도 전에 운없게도 죽어버린 사람이 1명.


2명만 더 이동하면 마음놓고 수면을 취할 수 있다.


마침 이원이 원래 있던 방과, 그 방에서 정면으로 마주보고 있는 빈 방(철문이 날아가며 사람이 죽은 그 방) 사이의 두 방에만 움직이지 않은 플레이어들이 들어 있었다.


그런데 이원이 원래 있던 방 바로 옆 방의 사람이, 다른 사람이 있는 방으로 이동했다.


드디어 이원을 제외한 다른 플레이어들이 첫 만남을 가질 시간이다.


게임이라고 부르기엔 너무나 지저분한 이 룰을 만든 자를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 첫 만남을 가진 플레이어 둘은 지금 서로 눈치를 보고 있을 것이다. 혹은 대화를 시도하거나.


사실 한 시간 이상 서로 죽이지 않았을때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아는 사람은 없다.


막상 생각해보니 그런 이야기를 들어본 적 없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두 가지 경우의 수를 생각해 볼 수 있었다.


한 시간 이상 같은 방에 있어 본 사람이 없거나, 혹은 누군가가 다른 누군가를 죽였거나.


이원은 피식 웃어 버렸다.


잠이 와서 그런지 별 희한한 생각을 다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쨌거나 지도를 주시해야 했다.


방 문을 열고 이동한 사람이 살아남는다면 이동이 가능한 사람은 없으니 이제 자도 된다.


그러나 불청객의 방문을 받은 사람이 살아남는다면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


어쩌면 이 지루하고 잔인한 게임이 일찍 종료될 지도 모른다는 기분이 들었다.


실제로 예전에는 누군가를 죽인다는게 너무나도 어렵고 힘들었다.


물리적으로나 감정적으로나.


게임이 시작되기도 전에 한 사람을 죽여버렸다는게 게임을 빨리 끝내는데 꽤나 크게 작용할 듯 했다.


지도를 가진 사람이 다른 사람들로부터 도망다니는걸 선택한다면 7일을 꽉 채우는 경우도 꽤 있다고 들었었다.


하지만 지도를 가진 이원은 이 곳에 오래 있을 생각이 없었고, 미안하지만 빠르게 이 곳을 클리어 하고 싶었다.


그 상태로 30분이 흘렀다.


철문 사이로 귀를 가져다 대니 무어라 대화하는 듯 하기는 한데 잘 들리지는 않았다.


그러다 한 사람이 큰 소리로 소리쳤다. 앙칼진 여자의 목소리다.


"이게 무슨 실험 같은거면 어쩌려고 그래요?!"


저게 문제였다.


이 게임의 참가자들은 처음 살인을 저지르기 까지가 너무나 힘들다. 미친놈이 아닌 이상에야 이 상황을 믿지 못한다.


그러나 10분이 남은 순간 부터 애매해지기 시작한다. 타이머가 작동되니까.


서로 대치하고 있는 듯 했다.


종종 들려오는 목소리를 봐서는 남자와 여자.


아무 무기도 없는데 남자와 여자가 한 방에서 서로를 죽여야 한다면 일반적으로는 남자가 유리할 수 밖에 없다.


20분 정도가 더 흘렀다.


이제 둘에게만 보이는, 폭발은 하지 않지만 목숨을 앗아갈지도 모르는 시한폭탄의 시계바늘이 움직일터였다.


"으아아아악! 씨발!"

"꺄아아아아악!"


한바탕 고성과 비명이 오가고 잠시간 요란한 소리가 들렸다.


한참 조용하더니 지도에서 붉은 점이 하나 사라지고, 남은 붉은 점이 움직였다.


"머리가 좀 돌아가는 건가?"


이원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백팩을 베개 삼아 베고는 바닥에 누웠다.


아무래도 방을 이동한 사람이 죽은 모양이었다.


그리고 의외인 것은 생존자가 여자라는 사실 정도일까. 여자의 흐느끼는 소리가 분명히 들렸고, 철문을 열고 닫는 소리가 났다.


남자를 죽인 여자가 남자가 나왔던 방으로 들어간 듯 했다.


싸움을 피하기 위해서는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사람이 거기서 나왔으니 비어 있을 확률이 다른 방보다는 높은 편이니까.


[1일차 게임이 종료되었습니다. 현재 생존자는 3명입니다. 내일 아침 10시에 방송이 재개되기 까지 편안히 휴식하시기 바랍니다.]


"미친년. 편하게 휴식하라고?"


콧방귀를 뀐 이원은 앞으로의 일에 대해 잠시 생각해보기로 했다. 시작의 방 이후로 벌어질 일들에 대해서.


그러나 생각과는 다르게 10분 정도의 시간이 지난 후 코를 골기 시작했다.


이원이 잠든 것을 확인한 것인지는 몰라도 방을 희미하게 비추던 전등도 함께 꺼졌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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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큰 그림 2 +18 16.09.10 2,741 131 12쪽
47 큰 그림 1 +20 16.09.09 3,087 127 13쪽
46 이원님 나가신다 4 +21 16.09.08 3,263 147 10쪽
45 이원님 나가신다 3 +17 16.09.07 3,578 151 10쪽
44 이원님 나가신다 2 +21 16.09.05 3,907 166 10쪽
43 이원님 나가신다 1 +17 16.09.04 4,304 183 11쪽
42 계시펠, 결정. +14 16.09.03 4,148 174 11쪽
41 전쟁의 시작 3 +13 16.08.30 5,603 208 10쪽
40 전쟁의 시작 2 +24 16.08.29 5,419 216 11쪽
39 전쟁의 시작 1 +27 16.08.28 6,021 244 13쪽
38 헤스페데스 2 +22 16.08.27 6,136 246 11쪽
37 헤스페데스 1 -삭제 후 재업로드, 수정 버전- +14 16.08.26 6,493 201 11쪽
36 대산파 38대손 +34 16.08.25 6,755 261 11쪽
35 구원받을 시간이다 +37 16.08.24 6,910 301 12쪽
34 이보시오 현자양반 2 +26 16.08.23 6,820 281 10쪽
33 이보시오 현자양반 1 +21 16.08.22 7,080 254 9쪽
32 방화범 2 +22 16.08.21 7,192 279 9쪽
31 방화범 1 +41 16.08.20 7,631 300 11쪽
30 개소리를 굉장히 예의있게 하는 친구 +32 16.08.19 7,804 305 12쪽
29 렉칼타 요새 6 +28 16.08.18 7,979 306 9쪽
28 렉칼타 요새 5 +21 16.08.17 8,353 313 11쪽
27 렉칼타 요새 4 +27 16.08.16 8,741 315 11쪽
26 렉칼타 요새 3 +30 16.08.15 9,292 306 9쪽
25 렉칼타 요새 2 +32 16.08.14 10,226 342 12쪽
24 렉칼타 요새 1 +28 16.08.13 10,545 347 13쪽
23 마족장군 루쿨루 +40 16.08.12 10,563 387 15쪽
22 신전 3 +40 16.08.11 10,849 35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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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인내심의 한계 +27 16.08.08 11,930 395 9쪽
18 낙오자들의 마을 +20 16.08.07 12,234 388 9쪽
17 마신의 선택 +26 16.08.06 13,022 44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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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알파카? 4 +19 16.08.05 12,950 433 10쪽
14 알파카? 3 +23 16.08.04 13,103 415 10쪽
13 알파카? 2 +21 16.08.03 13,813 439 12쪽
12 알파카? 1 +19 16.08.02 14,402 416 9쪽
11 땅따먹기 3 +16 16.08.01 14,646 439 10쪽
10 땅따먹기 2 +16 16.07.31 14,974 454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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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마신의 시험장 3 +10 16.07.29 15,694 450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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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시작 4 +9 16.07.26 16,708 486 11쪽
» 시작 3 +20 16.07.24 17,449 485 11쪽
3 시작 2 +13 16.07.23 18,514 496 10쪽
2 시작 1 +22 16.07.23 20,141 526 13쪽
1 프롤로그 +20 16.07.23 22,542 492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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