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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RAE

반쪽짜리 최강자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Gracepark
작품등록일 :
2016.07.23 00:31
최근연재일 :
2016.09.12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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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30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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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전쟁의 시작 3

DUMMY

렉칼타 요새는 어느 때보다도 분주한 상태였다.


마족의 동태를 살피기 위한 소규모 정찰부대가 속속 편성되었고 타 요새와 도시, 그리고 군 주둔지로 출발할 전령들이 하나 둘 씩 출발하고 있었다.


렉칼타로 배치 받은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 전투 경험이 부족한 인간 여성 병사인 세이나는 '아크 시티' 로 떠나기 위해 준비하고 있었다.


"북부 록포트 요새로 베이단 출발 합니다!"

"후문 개방!"


임무를 받아든 전령들은 후문으로 가서 큰 소리로 목적지와 이름을 밝히고 요새를 떠났다.


세이나는 그리 멀지 않은 거리를 배정받았지만 조금 긴장한 상태로 출발 준비를 마쳤다.


"세이나, 시펠 장군님이 찾으시던데?"

"아, 장군님이요? 저를요?"


세이나는 울상이 되어 발을 동동 굴렀다.


이제 곧 출발해야 하는데 처음 보는 병사 하나가 시펠이 자신을 찾는다는 것을 알려 준 것.


하지만 배치 받은지 얼마 되지 않았기에 모든 병사들의 얼굴을 기억하지 못하기에 당연히 자기보다 상급자일거라 생각한 세이나는 시펠의 막사를 힐끗 바라보았다.


같은 인간족 병사인 그 남자는, 슬쩍 웃으며 곤란해 하는 세이나의 짐을 잠시 맡아 주겠다고 친절을 베풀었다.


"말이랑 짐 잠시 맡아둘게. 장군님 뵐 때는 무장 해제 하고 가는거 알지?"

"아, 감사합니다. 그럼 잠시만 부탁드려도 될까요?"

"물론. 천천히 갔다 와. 여기 있을게."


세이나는 그 병사에게 감사의 인사를 건네고는 투구와 검, 그리고 말고삐를 건네 주었다. 가죽갑옷도 벗어야 하나 머뭇거리고 있는데 병사가 갑옷은 괜찮다고 말해 주었다.


"갑옷은 괜찮아."

"그럼 이건···."

"그것도 줘. 괜찮으니까 어서 갔다와. 급한 용무이신거 같던데?"


조금 망설이기는 했지만 아크 시티에 전달해야 할 문서가 담긴, 가죽 끈이 달린 원통도 그 병사에게 건네준 세이나는 고개를 꾸벅 숙여 감사의 표시를 하고는 황급히 시펠 장군의 막사로 뛰어갔다.


'후. 성공인가.'


세이나의 무기와 문서가 담긴 원통을 받아 든 사람은 윤정빈이었다.


윤정빈은 이제까지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큰 전투가 벌어지리라는 병사들의 대화를 엿듣고, 성녀와 이원의 행방이 묘연하기도 하기에 이 요새를 탈출하겠다고 마음 먹은 것.


탈주 하더라도 딱히 갈 곳이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이대로 죽는 것은 사양이었다.


마족의 침공으로 죽든, 성녀와 얽혀서 죽든 어쨌거나 죽을 가능성이 꽤 높았으니까.


어떻게 탈출해야 하나 고민하고 있는데 어리버리하게 서있는, 전령으로 뽑힌 인간 여성 신병이 눈에 띈 것이다.


"끄윽."


원통을 등에 메고 조금 꽉 끼는 투구를 억지로 머리에 집어 넣었다. 여성 병사의 물품이라 그런지 조금 작았지만 어떻게든 끼워 넣는데는 성공했다.


어쩌면 끼어버린 투구가 다행인 것이, 얼굴이 엉망으로 찌그러져 윤정빈을 알아 볼 수 있는 사람이 없으리라는 생각도 들었다.


"이랴, 가자, 가."


허리에 검을 차고 말 안장에 올라타 슬슬 앞으로 이동했다. 마침, 남부 요새선으로 출발하려는 6명의 전령이 후문을 통해 요새를 나가려는 것이 눈에 띄었다.


"남부 6개 요새로 돌프 외 5명 출발합니다!"

"후문 개방!"


어수선한 분위기인데다가 한번에 여섯명의 전령이 나가다 보니 제대로 인원체크가 되지 않아 뒤에 따라붙은 윤정빈도 자연스레 문으로 나갈 수 있었다.


전령들은 요새의 후문을 나서자 마자 속도를 내었다.


위급한 상황이라 그런지 말을 꽤나 재촉했고, 그러다 보니 별 대화도 없이 말을 달려 꽤 빠르게 블렙 강 유역으로 도착할 수 있었다.


'음. 이쯤에서 빠져야 하나.'


윤정빈은 골로어 요새에서 쭉 있었기에 이 근방의 지형에 대해서는 무지했다.


이원과 함께 렉칼타 요새로 오면서 이 근방을 지나오기는 했지만 방향이 반대이다보니 잘 가늠이 되지 않았다.


이제 슬슬 이 전령들과 떨어져야 겠다고 생각하는 순간 전방에서 천족 군의 로브를 입은 누군가가 손을 흔드는 것이 보였다.


물에 빠진 생쥐 꼴을 한 그 상급 천족은 전령들의 말에 달린 깃발을 보고는 우렁차게 소리를 질렀다.


"멈춰라! 어디 소속인가! 나는 북부전선 헤스페데스 사령관의 참모 로마노다! 잠시 말을 멈춰라!"


***


"이제 가야겠군. 작별인사로 선물을 준다면 마다하지 않고 받겠다."

"···이미 충분할만큼 뜯어갔지않나."


메일로는 확연히 티날 정도로 어두운 표정을 하고는 궁시렁댔다.


인체 스캐닝 마법을 시전했지만 예전과 마찬가지로 무언가에 막혀 버린 듯, 원하는 답을 얻지 못했다.


그래서 이원이 기억을 되살리는 알약 하나를 더 먹고 인체 스캐닝 마법을 한 번 더 하는 대가로 꽤나 유용한 아티펙트를 두 개나 이원에게 빼앗겨 버린 것이다.


이원의 입장에서 마법 몇 개를 더 얻은 것은 덤이라고 치기에는 꽤나 훌륭한 성과였고.


이원은 무언가 생각난 듯 메일로에게 질문했다.


"아, 영감은 혹시 마족인가?"

"무슨 말도안되는 소리를. 어딜 봐서 내가 마족이란 말이던가?"

"마법을 쓰길래 혹시나 했지."

"크흠. 편협한지고. 자네는 그렇게 강한 마력을 가졌음에도 그런 멍청한 말을 잘도 하는구만."


멍청하다는 소리에 발끈한 이원이 눈을 가늘게 뜨고 메일로를 노려보았다.


"천족도 마법을 쓸 수 있지. 왜, 인간은 마법과 신성력을 동시에 사용하지 않나? 심지어 마족도 신성력을 사용할 수 있다네. 두 개를 동시에 사용할 수가 없을 뿐이지. 아, 그건 자네가 있으니 이미 깨진 법칙인가. 허허."

"천족도 마법을 쓸 수 있고 마족도 신성력을 쓸 수 있다는게 사실인가?"

"그럼. 물론이지."


이원은 잠시 생각하고는 메일로를 바라보며 씨익 웃었다.


"영감. 나랑 거래 하나 할까?"


***


"장군님. 이건···."


렉칼타 요새의 높고 단단한 성벽 너머로 보이는 것은 끝 없는 마족의 물결.


항상 침착하고 냉철한 슐레츠 마저도 당황하게 만들 정도로 압도적으로 많은 적의 숫자를 본 시펠의 표정이 굳었다.


숲에 가려 전 병력이 보이지는 않지만 보이는 것 보다 훨씬 적이 많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었기에.


"이래서야 요격은 무리지. 농성한다면 얼마나 버틸 수 있는 물자가 남아 있는가?"

"1주 분량입니다. 쉬켈 타운으로 가는 전령에게 물자 보급을 독촉하는 서신도 함께 보내긴 했습니다만···."


헤스페데스는 죽고 없다. 그렇다면 라위야를 임시로 책임질 후임자가 빠릿빠릿하게 움직이기를 기대하는 수 밖에 없었다.


위급함을 알리는 봉화가 쉴새없이 피어오르고 있지만 봉화만으로 이 상황을 명확하게 알리는 것은 무리였다.


전령들이 최대한 분발해서 각자의 목적지에 빠르게 도착하기를 바라는 수 밖에.


"선두가··· 마왕 페라투의 깃발입니다."


슐레츠의 침울한 목소리.


말하지 않아도 그 정도는 파악할 수 있었다.


페라투가 내뿜는 죽음의 기운이 나무들 사이로 스멀스멀 기어올라 오는 것이 보였다.


리치이자 네크로맨서, 언데드 군단을 주력으로 삼는 놈의 병사들은 이미 죽어있기에 죽음을 두려워 하지 않는다.


"뭐냐. 개시펠. 쫄았나?"


시펠과 슐레츠는 뒤에서 들려오는 비아냥 거리는 소리에 뒤를 돌아보았다.


거기에 서있는 것은 이원과 처음 보는 노인.


시펠은 인상을 찌푸리며 말했다.


"개시펠이 아닙니다. 계시펠입니다. 그나저나 옆의 그 분은···?"

"그거나 그거나. 내 옆에는 널 구해줄 영감."

"흠. 반갑네. 메일로라고 하네."

"···이 요새의 장군, 시펠입니다."


시펠과 메일로는 악수를 나눴고, 시펠은 미심쩍다는 듯한 표정으로 메일로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도대체 이해할 수 없는 이원이 이 위험한 곳으로 자신을 구해줄거라고 데려온 것이 백발이 성성한 노인이라니.


"내가 바빠서 말이야. 그래도 넌 내 부하인데 조금은 도움을 줘야 되지 않겠나. 내가 직접 도와줄 수는 없지만 도와줄 사람을 데려온거지."

"저는 당신의 부하가 된다고 말한 적 없습니다."

"그래? 그러면 부하가 되고 싶으면 이 영감한테 도와달라고 말해라. 영감, 이 놈이 도와달라고 말하면 살려주고, 부하가 되기 싫다고 그냥 죽겠다고 하면 그냥 버려도 좋다."


코웃음을 치며 말하는 이원을 빤히 바라본 메일로가 질문했다.


"흐음. 그럼 이 청년이 도움이 필요 없다고 말하면 우리 거래는?"

"그래도 거래 요건을 충족 시킨 것으로 하지. 3주 후, 이번 달 마지막 날에 나를 찾아와라. 저 놈이 살고 싶다고 하면 데리고 오고, 아니면 혼자 와도 좋다. 그때 영감이 원하는 것을 알려주지."

"약속을 꼭 지키길 바라네."

"물론. 영감도 귀찮다고 그냥 버리고 오지는 않으리라 믿겠다."


큭큭대고 웃으며 고개를 끄덕인 이원에게, 잔뜩 인상을 찌푸린 시펠이 말했다.


"대체 무슨 이야깁니까?"

"말 그대로. 내 부하가 될 생각이라면 이 영감에게 도움을 요청해라. 너를 죽음에서 구해줄테지. 그게 아니라면 이 영감은 아무런 도움을 주지 않을거다. 아, 참고로 이 영감은 마족도 아니고 마족 출신의 인간도 아닌데 마법을 사용한다. 놀라지 말라고. 그럼 난 가야겠군. 지금 여기서 힘을 빼고 싶지는 않아. 그럼 내 말은 어디있지?"

"···슐레츠. 이 분께 내 말을 내어주게."


이원의 말이 어디까지 진실일 것인가는 제쳐두고라도, 시펠은 이 메일로라는 노인의 도움을 받고 싶은 생각이 없었다.


어찌됐거나 마법을 사용하는 자는 마족과 관련이 있을 수 밖에 없으니까.


성녀와 성기사들의 시체에서 마력의 흔적이 느껴진 것은 어쩌면 이 노인의 짓일지도 모른다.


아니, 시펠은 확실히 그러리라고 예상하고 있었다.


잘못 짚은 것이지만 말이다.


"아, 아까 내가 내준 문제의 답은 찾았나? 1번? 2번? 3번?"


슐레츠의 뒤를 따라가다가 잔뜩 비웃음을 머금은 얼굴로 되돌아본 이원이 물었다.


시펠이 미간을 찌푸린 채 대답하지 않자, 이원은 어깨를 으쓱하며 웃으며 뒤돌아서 가버렸다.


시펠이 대답하고 싶지만 대답할 수 없었던 답을 남기고.


"멍청하긴. 당연히 3번을 골라야지. 평생 따까리로 살텐가?"


작가의말

예약하기로 남기고 갑니다.


시간이 촉박해 퇴고가 조금 부족한것 같아서...


돌아와서 다시 한번 손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런데 아무래도 3편을 쓰는 것은 무리였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8월 31일은 휴재가 될 것 같습니다.


저도 하루를 빼먹는 것은 마음에 들지 않지만, 용서해주시리라 믿습니다.


9월에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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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큰 그림 2 +18 16.09.10 2,741 131 12쪽
47 큰 그림 1 +20 16.09.09 3,088 127 13쪽
46 이원님 나가신다 4 +21 16.09.08 3,263 147 10쪽
45 이원님 나가신다 3 +17 16.09.07 3,578 151 10쪽
44 이원님 나가신다 2 +21 16.09.05 3,908 166 10쪽
43 이원님 나가신다 1 +17 16.09.04 4,305 183 11쪽
42 계시펠, 결정. +14 16.09.03 4,149 174 11쪽
» 전쟁의 시작 3 +13 16.08.30 5,604 208 10쪽
40 전쟁의 시작 2 +24 16.08.29 5,419 216 11쪽
39 전쟁의 시작 1 +27 16.08.28 6,021 244 13쪽
38 헤스페데스 2 +22 16.08.27 6,136 246 11쪽
37 헤스페데스 1 -삭제 후 재업로드, 수정 버전- +14 16.08.26 6,493 201 11쪽
36 대산파 38대손 +34 16.08.25 6,755 261 11쪽
35 구원받을 시간이다 +37 16.08.24 6,910 301 12쪽
34 이보시오 현자양반 2 +26 16.08.23 6,821 281 10쪽
33 이보시오 현자양반 1 +21 16.08.22 7,080 254 9쪽
32 방화범 2 +22 16.08.21 7,192 279 9쪽
31 방화범 1 +41 16.08.20 7,631 300 11쪽
30 개소리를 굉장히 예의있게 하는 친구 +32 16.08.19 7,805 305 12쪽
29 렉칼타 요새 6 +28 16.08.18 7,980 306 9쪽
28 렉칼타 요새 5 +21 16.08.17 8,354 313 11쪽
27 렉칼타 요새 4 +27 16.08.16 8,741 315 11쪽
26 렉칼타 요새 3 +30 16.08.15 9,292 306 9쪽
25 렉칼타 요새 2 +32 16.08.14 10,226 342 12쪽
24 렉칼타 요새 1 +28 16.08.13 10,545 347 13쪽
23 마족장군 루쿨루 +40 16.08.12 10,563 387 15쪽
22 신전 3 +40 16.08.11 10,850 359 12쪽
21 신전 2 +34 16.08.10 11,042 360 11쪽
20 신전 1 +23 16.08.09 11,609 353 11쪽
19 인내심의 한계 +27 16.08.08 11,931 395 9쪽
18 낙오자들의 마을 +20 16.08.07 12,235 388 9쪽
17 마신의 선택 +26 16.08.06 13,023 44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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