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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RAE

반쪽짜리 최강자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Gracepark
작품등록일 :
2016.07.23 00:31
최근연재일 :
2016.09.12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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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5,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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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7.23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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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시작 2

DUMMY

시야가 돌아왔을때, 천장에 대롱대롱 매달린 전등이 치직 하는 소리를 내며 깜빡이는 것이 보였다.


"시간도 정확히 맞췄네."


안고 있는 백팩의 지퍼를 열어 내용물이 무사한 것을 확인한 이원은 식칼을 꺼내 옷으로 감싼 채로 허리띠 사이에 끼워 넣고 담배를 한갑 꺼내 주머니에 라이터와 함께 찔러 넣고는 백팩을 뒤로 매고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대략 20평 정도의 육각형 모양의 넓은 방.


그리고 여섯개의 벽 중 세군데는 밋밋한 콘크리트 벽이고 세군데는 철문이 달려 있다.


철문이 있는 세 벽은 모두 붙어있다.


흐릿한 기억속에 있던 그 방 그대로였다.


천장에 매달려 불을 비춰주기는 하지만 방 전체를 비추기에는 턱없이 모자란 밝기의 조명.


조명과 콘크리트 바닥과 벽, 천장. 그리고 세방향으로 나있는 철문 외에는 아무것도 없는 공간.


[환영합니다. 이 곳은 시작의 방입니다.]


이원은 여성의 목소리를 들으며 세군데의 문 중에 중간에 위치한 문으로 향했다. 그 목소리는 곧 다시 들려왔다.


[여러분은 이 시작의 방에서 게임을 진행하게 됩니다. 이 곳에는 여러분이 있는 장소와 같은 형태의 방이 총 일곱개 존재 합니다.]


문 손잡이를 돌렸지만 미동도 하지 않았다. 이원은 이 방의 구조를 알고 있다. 정확히 말하면 '방들' 이지만.


[하루에 한번, 문을 열고 이동할 수 있습니다. 시간 내에 이동하지 않으면 죽게 됩니다.]


이런 형태의 방이 총 일곱개가 연결되어 있는 구조라는걸 떠올렸다.


이동하지 않으면 죽게 된다는 저 말도 진실이다.


그리고 일곱개의 방 중 중앙에 배치되어 있는 빈 방을 주위로 둥글게 방들이 둘러싸고 있는 형태다.


[그리고 한 방에는 단 한명의 플레이어만이 위치할 수 있습니다. 한 시간 이상 두명의 플레이어가 같은 방에 있을 경우 두 플레이어 모두가 사망하게 됩니다.]


마주치는 사람은 죽여야 한다는 말이다.


이원은 식칼 하나를 빼어 들었다.


흐릿한 기억이지만 이것 하나만큼은 기억하고 있다.


일곱개의 방 중에 중앙에 위치한 빈 방을 차지하는 사람이 가장 위험하면서도 유리하다는 것.


물론 모든 힘을 잃지 않았다는 가정하에 식칼 같은건 필요 없을지도 몰랐다.


하지만 힘이 남아 있을지도 의문인 상황이기에 만전을 기하기 위해 식칼을 세자루나 챙겨온 것이었다.


여전히 스테이터스 창은 열리지 않는 상태였다.


[이 곳에서 총 7일을 견디거나 최후의 1인이 남는 순간 이 게임은 종료 됩니다. 다만, 한번 들어갔던 방은 다시 돌아갈 수 없으며 3일차 부터는 하루에 방이 하나씩 폐쇄됩니다. 예외 법칙이 존재하는 방이 있는데 그 방은 여러번 들어갈 수 있고 폐쇄되지 않습니다. 단, 이 예외는 방 하나가 폐쇄되는 3일차부터 적용됩니다.]


이원은 그 방이 중앙에 위치한 방이란 것을 알고 있다.


그리고 그 중앙의 방에서는 이 첫번째 게임 내내 쓸수 있는 물자가 주어진다.


중앙의 방에서 주어지는 물자는 다른 사람들이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있는 '지도' 다.


그리고 최후의 1인이 남거나 7일을 견디면 게임이 종료된다는 말 중 반은 허구에 가깝다.


물론 서로 대화가 통한다면 7일차에 2~3명이 살아남을 가능성은 존재한다.


하지만 사람을 죽였을때 주는 식량이 쥐꼬리만한 것은 둘째 치고라도 의도적으로 사람들 간의 경로를 조정하기 위해 방을 폐쇄해버리는데다가 중앙의 방을 제외한 외곽의 방들은 두번 들어갈 수 없다.


이동에 제약을 둠으로서 대부분의 경우에 최후의 1인만이 남게 되는것이다.


물론 최후의 1인 조차 못 남는 경우도 더러 있을테지만 당연히 들어본 적은 없다. 죽어서 밖으로 나가지 못했을테니까.


[쓸데없는 움직임은 삼가해 주시기 바랍니다. 식량과 물은 다른 플레이어를 죽였을 때만 획득할 수 있으니 체력을 아껴주십시오.]


"시끄럽네."


실제로 철문을 두드리는 요란한 소리가 아까부터 들리고 있었다.


어차피 다른 사람을 죽이면 식량과 물을 주기는 하지만 이미 이런 일이 벌어질 것을 알고 있었기에 식량은 가득 챙겨온 상태였다.


그리고 여기서야 어떻게 버틴다 하더라도 이게 끝이 아니기에 식량은 굉장히 중요했다.


[모든 플레이어들은 다른 플레이어를 죽일 때 마다 보상을 획득할 수 있으며 보상을 많이 획득할 수록 생존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그럼, '시스템' 에 들어온 여러분들에게 새로운 능력을 부여합니다. 여러분이 지금까지와는 판이하게 다른 새로운 질서 속에서 살아남으리라고 보기는 어렵기에 부여되는 어드벤티지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스테이터스' 라고 말씀하시거나 스테이터스를 보려고 생각하시는 것 만으로도 여러분의 능력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스테이터스 창을 한번 실행시켜 주십시오.]


"스테이터스."


이원은 즉시 스테이터스 창을 열어 자신의 능력을 확인했다. 스테이터스를 확인한 이원의 표정이 살짝 밝아졌나 했는데 이내 다시 어두워졌다.


<이원>

근력 : 10,000(불안정 수치 : 4,990)

체력 : 7

민첩 : 9

재주 : 5


"아, 이 미친. 뭐야 이게? 근력만 남아있어?"


스테이터스를 열자 오른쪽 팔과 다리를 포함한, 배꼽 기준으로 우측의 신체에서 무한히 샘솟는 힘이 느껴졌다.


근력을 제외한 능력치들이 다 엉망으로 낮아졌고 근력마저 불안정하다는 단서를 달고 있었다.


여성의 목소리가 스킬이나 인벤토리 등 이것저것 설명해주고 있었지만 이원은 충격에 그 설명들을 제대로 듣지 못하고 있었다.


물론 기초적인 시스템의 사용법 따위는 이미 알고 있기에 들을 필요도 없었지만.


"불안정은 또 뭐야. 오른쪽만 힘이 느껴지는데?"


이원의 몸 왼쪽에서는 힘이 느껴지지 않았다.


무언가 이상하다고 느낀 이원은 왼쪽 주먹으로 철문을 때려보았지만 텅텅 하는 소리만 날 뿐이었다.


그리고 오른쪽 주먹에 살짝 힘을 주고는 철문을 주먹으로 후려쳐 보았다.


콰아앙!


마치 폭탄이 터지는 듯한 굉음이 고막을 때리고 눈앞의 철문이 구겨져서 폭발적인 속도로 날아가더니 반대쪽의 철문까지 날려버렸다.


굉음으로 인해 철문을 두드리며 아우성 치는 사람들의 소리가 멎었다.


<첫 번째 플레이어 킬에 성공하셨습니다. 1단계 보상으로 식량과 물이 주어집니다.>


시스템 메시지와 함께 흐릿한 불빛이지만 은박지처럼 구겨진 두개의 문 아래에서 진한 핏물이 배어나오는 것이 보였다.


이원의 반대편 방에 있던 사람이 중앙의 문 앞에 서있다가 그대로 문에 깔려 죽어버린 모양이었다.


어느새 이원의 발 아래에 음식물과 물이 들어있는 작은 쇼핑백이 놓여져 있었다.


[······.]


이원은 인상을 찌푸리며 오른손 주먹을 쥐었다 폈다 해보고는 허공을 올려다 보았다.


왠지 자신을 지켜보고 있을 저 목소리의 주인공이 당황했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몇 초간 침묵이 이어지더니 아무렇지 않은 척 다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잠시 사고가 있었습니다. 파손된 문을 복구합니다.]


멀리 보이는 두개의 문이 감쪽같이 사라지더니 다시 생성되었다.


[기물을 파손한 플레이어가 계십니다. 그 플레이어는 기물파손에 대한 페널티로 1단계 보상을 회수하는 것으로 하겠습니다.]


이원의 발 아래 놓여졌던 쇼핑백이 어느새 사라져 버렸다.


이원은 눈을 감고 한숨을 내쉬었지만 혀를 한번 차고는 어쩔 수 없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식량은 충분하니 상관없었다.


그저 자신의 힘이 대다수 사라져 버린 것에 대한 한숨이었다.


허리춤에 꽂힌 식칼의 필요성이 사라졌다.


비록 반쪽만 남은 힘이지만 이정도 근력이면 이런 날붙이 따위는 그다지 필요 없었다.


'불안정 게이지가 4,990이라는 것은 몸 오른쪽만 근력이 돌아왔다는 얘기겠지. 다 사라지는 것 보단 낫지만 너무 하는구만. 근력은 반토막에 나머지는 다 초기화라니.'


그리고 이 '게임' 을 주관하는 저 목소리의 주인공도 이원에게 초보자로서는 말도 안되는 힘이 있다는 것에 대해 크게 신경쓰지 않는 듯 했다.


사실 저 목소리의 주인공은 그저 안내를 맡은 것일 뿐인데다가 이 곳에서 벌어지는 일에 직접 개입하는건 보상을 주거나 규칙을 지키지 않은 플레이어를 처벌 하는 일 뿐이었다.


딱히 프로의식이나 책임감도 없다.


이원이 가지고 온 백팩이 그대로인 것만 봐도 알수 있었다.


다들 맨손일텐데 식칼을 챙겨왔는데도 아무런 제지가 없다.


20년 전 처음 이곳으로 끌려왔을때도 백팩을 메고 있는 채로 왔던것이 기억나 백팩에 식량 등을 마구 쑤셔담았던 것이다.


시간을 되돌려 돌아온 이원에게는 이 게임을 관장하는 자의 무책임함이 큰 행운으로 작용했다.


'하긴, 따지자면 하청업체에 불과하니까. 별 책임감도 기준도 없겠지.'


[한번 더 기물파손이 이루어 질 시에는 심각한 페널티를 부여하겠습니다. 단, 방의 전등은 파손해도 됩니다만 복구되지 않습니다. 지금 시각 오전 10시 27분. 방을 이동하는 기준은 언제나 오전 10시 30분입니다. 매일 오전 10시부터 10시 30분 사이에는 방 이동이 금지 됩니다. 지금부터 3분 후 게임이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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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큰 그림 2 +18 16.09.10 2,741 131 12쪽
47 큰 그림 1 +20 16.09.09 3,087 127 13쪽
46 이원님 나가신다 4 +21 16.09.08 3,263 147 10쪽
45 이원님 나가신다 3 +17 16.09.07 3,578 151 10쪽
44 이원님 나가신다 2 +21 16.09.05 3,907 166 10쪽
43 이원님 나가신다 1 +17 16.09.04 4,304 183 11쪽
42 계시펠, 결정. +14 16.09.03 4,148 174 11쪽
41 전쟁의 시작 3 +13 16.08.30 5,603 208 10쪽
40 전쟁의 시작 2 +24 16.08.29 5,419 216 11쪽
39 전쟁의 시작 1 +27 16.08.28 6,021 244 13쪽
38 헤스페데스 2 +22 16.08.27 6,136 246 11쪽
37 헤스페데스 1 -삭제 후 재업로드, 수정 버전- +14 16.08.26 6,493 201 11쪽
36 대산파 38대손 +34 16.08.25 6,755 261 11쪽
35 구원받을 시간이다 +37 16.08.24 6,910 301 12쪽
34 이보시오 현자양반 2 +26 16.08.23 6,820 281 10쪽
33 이보시오 현자양반 1 +21 16.08.22 7,080 254 9쪽
32 방화범 2 +22 16.08.21 7,192 279 9쪽
31 방화범 1 +41 16.08.20 7,631 300 11쪽
30 개소리를 굉장히 예의있게 하는 친구 +32 16.08.19 7,804 305 12쪽
29 렉칼타 요새 6 +28 16.08.18 7,979 306 9쪽
28 렉칼타 요새 5 +21 16.08.17 8,353 313 11쪽
27 렉칼타 요새 4 +27 16.08.16 8,741 315 11쪽
26 렉칼타 요새 3 +30 16.08.15 9,292 306 9쪽
25 렉칼타 요새 2 +32 16.08.14 10,226 342 12쪽
24 렉칼타 요새 1 +28 16.08.13 10,545 347 13쪽
23 마족장군 루쿨루 +40 16.08.12 10,563 387 15쪽
22 신전 3 +40 16.08.11 10,849 359 12쪽
21 신전 2 +34 16.08.10 11,042 360 11쪽
20 신전 1 +23 16.08.09 11,608 353 11쪽
19 인내심의 한계 +27 16.08.08 11,930 395 9쪽
18 낙오자들의 마을 +20 16.08.07 12,234 388 9쪽
17 마신의 선택 +26 16.08.06 13,022 442 12쪽
16 알파카? 5 +22 16.08.05 12,975 409 10쪽
15 알파카? 4 +19 16.08.05 12,950 433 10쪽
14 알파카? 3 +23 16.08.04 13,103 415 10쪽
13 알파카? 2 +21 16.08.03 13,813 439 12쪽
12 알파카? 1 +19 16.08.02 14,402 416 9쪽
11 땅따먹기 3 +16 16.08.01 14,646 439 10쪽
10 땅따먹기 2 +16 16.07.31 14,974 454 10쪽
9 땅따먹기 1 +14 16.07.30 15,423 444 11쪽
8 마신의 시험장 3 +10 16.07.29 15,694 450 8쪽
7 마신의 시험장 2 +12 16.07.28 16,074 470 11쪽
6 마신의 시험장 1 +9 16.07.27 16,545 500 10쪽
5 시작 4 +9 16.07.26 16,708 486 11쪽
4 시작 3 +20 16.07.24 17,448 485 11쪽
» 시작 2 +13 16.07.23 18,514 496 10쪽
2 시작 1 +22 16.07.23 20,141 526 13쪽
1 프롤로그 +20 16.07.23 22,542 492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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