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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RAE

반쪽짜리 최강자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Gracepark
작품등록일 :
2016.07.23 0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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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9.12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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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9.10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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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그림 2

DUMMY

이원에게 이제 대주교는 필요없는 패다.


리커라는 멍청한 놈을 구하의 사령관으로 밀어주고, 시펠이라는 빨대를 꽂아 뽑을 수 있을 만큼 뽑아낼 준비를 마쳤다.


총사령관에게 그 자리에서 리커를 사령관으로 임명하는 서류를 작성하도록 종용했고, 날짜 부분만이 비어있는 임명장은 이원의 손안에 있었다.


게다가 천족의 총사령관인 갤리온이라는 자를 가까이서 파악한 것도 소득 중 하나.


갤리온 쿤 피들레오스는 좋게 말하면 융통성 있는 인물이고 나쁘게 말하면 권력에 기생하는 날파리, 아니 왕파리 같은 자.


그 정도면 충분히 컨트롤 가능하리라는 생각이었다.


역시 이유 없이 천족이 마족과의 싸움에서 밀리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상시 전투가 일어나는 전쟁상태라고는 볼 수 없는, 전쟁에 대해서 전혀 모르는 권력자와 그에게서 떨어지는 콩고물을 기대하는 군부의 수장.


십수년간 쌓여온 이 형태가 고착되어가고 있기에, 권력이 분산된 상태의 마족들에게도 밀렸으리라.


하지만 더 이상 예전처럼 마족들이 엉성한 모습을 보이지는 않을 터였다.


10대 마신과 그간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던 다른 하나의 마신.


마신 위의 마신, 마신의 왕인 '살육의 지휘자이자 군대를 일으키는' 사브눅이 활동을 재개할 시기이니까.


사브눅이 손을 놓고 있을 때는 마신들은 온 힘을 다해 천족을 공격하려 하지 않았다.


'이제 사브눅이 모습을 드러냈겠지. 천족들이 방어에만 치중하면 조금은 더 버티겠지만 서로에게 큰 타격을 입히도록 만들어야 한다.'


어쨌거나 대주교와 그의 부하들, 그리고 이원은 셀레니얼을 지나 루비마운틴의 산 중턱을 지나 리프라 신전으로 향하는 중이었다.


조금 더 가서 길이 꺾이는 부분에서 기습을 받을 거라는 것은 꿈에도 모른 채.


호위병력들 조차 자신들의 앞마당이라는 점 때문인지 그다지 경계하려는 모습도 보이지 않았다.


'다섯, 넷, 셋···.'


이원은 속으로 카운트 다운을 하며 품속의 안티 디바인 엘릭서를 만지작 거렸으나 이 엘릭서를 사용하지 않고 상황이 종료되기를 기대하며 주교 나스칼로스의 곁으로 접근했다.


그리고 병력의 절반이 꺾이는 길을 지나는 순간, 예민하게 유지하고 있는 이원의 감각에 마나의 움직임이 감지되었다.


'시작이군.'


대주교 오르테거와 주교 나스칼로스는 이변을 느꼈는지 주위를 둘러보았지만 성기사들은 전혀 눈치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대주교와 주교가 무어라 외치기도 전에, 성기사들의 몸이 뻣뻣하게 굳었다.


"대주교님! 마법입니다!"

"히히힝!"


나스칼로스가 허리에서 검을 뽑아 들었다.


역시 대주교와 주교에게는 메일로의 페럴라이즈 마법이 걸리지 않은 모양.


조금 아쉽기는 했지만 성기사들은 죄다 말에서 떨어져버렸고, 말들은 당황해서 이리저리 날뛰기 시작했다.


그리고 순식간에 땅에서 솟아올라오는 메일로의 아이스 월.


얼음의 장벽은 순식간에 대주교와 주교를 갈라 놓았다.


"어떤 자식들이··· 컥!"


이원은 검에 신성력을 모으며 어디서 공격이 들어오는지 파악하려던 나스칼로스의 심장에 혈마석 조각을 투척해 일격에 즉사시켰다.


그리고 흥분한 상태의 말에서 내려 나스칼로스의 검을 집어든 다음, 얼음벽 뒤로 재빨리 돌아서 대주교를 찾았다.


"대주교! 기습이다! 나스칼로스가 죽었다!"

"어떤 놈들이 감히 신전 앞에서 이런 일을···!"

"오르테거!"


분노한 대주교가 몸을 부르르 떨며 외침과 거의 동시에 후방에서 복면을 쓴 시펠이 소리치며 튀어나왔다.


"무례한 놈!"


대주교가 즉시 신성력을 뿜어내었지만, 십자 모양으로 금빛을 일렁이며 날아간 대주교의 디바인 파워는 안티 디바인 엘릭서를 복용한 시펠의 몸을 유령처럼 통과해버렸다.


"죽어라!"


검을 휘두르며 맹렬히 돌진해오는 시펠.


카앙!


"크읍!"


이원은 왼 손으로 나스칼로스의 검을 들어 막는 시늉을 했고, 약속한 대로의 움직임에 시펠의 검격이 이원의 검에 맞부딛혔다.


힘이 부족한 이원의 왼 손이 크게 튕겨나갔고 왼 손에 지릿한 통증을 느낀 이원은 신음을 흘리며 인상을 썼다.


'이 개새끼가 진심으로···.'


"꺼져라! 내 목표는 오르테거다!"


시펠은 날렵하게 오르테거에게 달려들었다.


안티 디바인 엘릭서의 효과로 인해 다시 한번 오르테거의 신성력을 흘려보낸 시펠은 비무장인 오르테거에게 검을 크게 휘둘렀다.


"크윽!"


압도적인 신성력을 가졌지만 이런 근거리에서의 전투 경험은 전무한 대주교.


오르테거는 황급히 몸을 돌렸지만 팔뚝이 검에 베여 붉은 피가 터져나오고 말았다.


"탐욕스러운 돼지 같은 놈! 여신의 곁에서 그 죄를 참회하라! 피들레오스 각하 만세!"


시펠은 여신따위에게는 관심조차 없었지만 이원이 요구한대로 여신과 총사령관을 들먹이며 자신의 디바인 파워를 발현시켰다.


오른 손에 쥔 검과 왼 손에서 솟아오르는 빛의 창.


안티 디바인 엘릭서를 복용한 상태라 디바인 파워가 발현 되기는 하지만 유효한 타격을 입히지는 못한다.


하지만 시펠은 아랑곳 하지 않고 함성을 지르며 대주교에게 달려들었다.


***


"영감. 괜찮나? 이걸 좀 마셔라. 힐링 포션이다."

"크윽··· 빨리 신전에 이 일을 알려야 하네. 피들레오스 놈이 감히···."


오르테거는 로브를 찢어 왼쪽 팔뚝을 지혈하고, 마지막 공격에서 깊게 찔린 허벅지를 움켜쥐고는 이원이 건네 준 유리병을 받아 들었다.


이원은 시펠을 뒤에서 공격하는 척 하며 대주교를 구조하는 척 한 후, 근처의 동굴로 대주교를 끌고 온 상태.


대주교는 힐링 포션이라는 말에 한 번에 안티 디바인 엘릭서를 비워냈다.


"크읍."

"포션 맛 좆같은건 이미 유명하지 않나?"


이원은 실실 웃으며 오르테거가 구역질을 하는 것을 지켜 보았다.


오르테거는 힐링포션의 효능이 발현되지 않는 것을 느끼고 고개를 갸우뚱 하며 회복의 디바인 파워를 발현시켰다.


우웅.


양 손에서 뿜어져 나오는 회복의 빛.


"크읍···."


그러나 기대한 회복의 효과는 전혀 발동되지 않았고, 오르테거는 신음을 흘리며 동굴 벽에 기댔다.


"노, 놈은 피들레오스의 자객인가."

"총사령관한테 배신당한건가. 훌륭한 부하를 뒀군."

"어째서···."


오르테거는 믿겨지지 않는 다는 듯한 표정으로 고개를 숙이며 로브를 조금 더 찢어 허벅지를 단단히 묶었다.


자신의 디바인 파워가 전혀 발현되지 않는데 대한 충격인지 고개를 푹 숙인 대주교가 입술을 꽉 깨물었다.


"총사령관이 독이라도 먹인건가?"


지금까지는 자신의 시나리오대로 잘 흘러간 상태다.


여기서 대주교가 자신이 건네준 안티 디바인 엘릭서를 마시지 않고 회복의 디바인 파워를 사용했다면 조금 계획에 차질은 있었겠지만.


다행히 대주교는 자신의 뜻대로 움직여 주었다.


"독을 먹은 기미는 전혀 없었는데···."


틀린말이 아니다. 실제로 독을 먹지 않았으니까.


"그럼 뭐지?"


이원은 짐짓 심각한 척 하며 자신의 디바인 파워를 발현 시켰다.


성소에서 신성력 능력치를 올리고 배워 온 디바인 파워.


땅에서 빛의 기둥이 솟아올랐고 이원은 모르는 체 하며 바닥의 나뭇가지를 하나 집어들어 기둥 속으로 던져 넣었다.


슈우웅.


나뭇가지는 빛의 기둥 속에서 부유한 채로 서서히 분해되어갔다.


약한 위력이기는 하지만 분명히 발동되어 효과를 보이는 이원의 디바인 파워.


대주교는 이원의 성장 속도에 놀라움을 표시했다.


"자, 자네는 벌써 디바인 파워를 익힌 건가!"

"말 안했었나? 성녀가 죽기 직전에 신성력을 넘겨줬다. 나라도 탈출하라고 말이야. 그 덕을 보기는 했지. 그것보다 중요한 건 내 디바인 파워는 발동 가능하다는 것 아닌가?"

"으음."


오르테거는 신음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어쨌거나 급한 건 그런게 아니었으니까.


동굴 바깥에서 시펠의 외침이 들려왔다.


"오르테거! 나와서 심판을 받으라!"


이미 시펠의 안티 디바인 엘릭서 지속시간은 지났을 터.


하지만 대주교는 머릿속에 자신의 디바인 파워가 무용지물이 되었던 것이 깊숙히 박혀 있다.


그것과는 별개로 오르테거의 신성력이 봉쇄되어 있기도 했고.


시펠의 외침에 움찔 하며 몸을 부르르 떠는 대주교에게 이원이 조심스레 말을 꺼냈다.


"놈은 강하다. 나에게 신성력을 준다면 내가 상대하도록 하지. 최소한 다른 곳으로 시선을 돌릴 수는 있지 않겠나. 보아하니 영감의 디바인 파워는 피들레오스 놈의 수작으로 무용지물이 된 듯 한데 말이야."

"시, 신성력을···."


오르테거는 인상을 찌푸리며 중얼거리듯 말했다.


신성력을 준다면 얼마나 줘야 할 것인가.


그냥 주는게 아닌, 자신의 신성력을 대폭 깎아서 주는 것이기에 쉽게 결정할 수 없었다.


자객에게만 신성력이 통하지 않는 것은 아니라는 것은 자신에게 회복의 빛을 사용했는데 무용지물이 되는 것을 보고 이미 확인했다.


그리고 이원의 디바인 파워가 미미하게나마 발동하는 것도 확인했고.


그렇다면 대주교 자신의 디바인 파워만 발동되지 않는다는 결론에 도달하는 것은 매우 간단했다.


혹여나 이원을 의심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지겠지만, 그렇게 된다면 이원은 주교의 목을 그대로 따버릴 계획이었다.


"아까운가? 죽는것 보단 나을 것 같은데. 신성력 돌파 아티펙트가 3번의 한계 돌파가 가능하니 3,000을 주면 놈을 확실히 물리쳐 주겠다."

"사, 삼천이라면··· 그건 무리네."


3,000의 신성력을 이원에게 준다면 자신에게 남는 것은 1,200가량의 신성력 뿐이다.


사실 신성력 수치라는 것이 대주교 자신에게 크게 의미는 없기는 하지만 그래도 지나치게 많은 수치.


하지만 공격계열의 디바인 파워 중에서도 높은 신성력 수치를 보유하기만 한다면 굉장히 강력한 위력을 발휘하는 '분해' 계열의 디바인 파워를 확인한 이상, 적정 선에서 신성력을 주기만 한다면 이 위기를 벗어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었다.


"목숨보다 신성력이 중요한가 보군."

"1,000정도라면 괜찮지 않은가?"


대주교가 다급한 표정을 억지로 숨기며 말했지만, 이원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영감이 본 것처럼 놈은 강하다. 속좁게 굴지 말고 2,000정도라면 나도 자신있게 싸워보도록 하지. 1,000을 받았다가 내가 진다면, 영감에게도 손해지 않은가? 영감은 디바인 파워를 쓸 수 없고, 놈의 검술은 꽤나 뛰어나다. 그렇지 않나?"

"으음···."


오르테거는 입술을 깨물었다.


2,000을 준다면 다른 주교들 수준의 신성력이 남게 되고, 예전만큼의 신성력을 되찾기는 힘들겠지만 목숨을 구할 수 있다면 그 정도는 허용할 수도 있지 않나 하는 생각.


조금 고민하던 오르테거는 이를 갈며 분을 삭이고는 입을 열었다.


이원에게 주교 자리를 약속하여 확실히 자신의 부하로 삼겠다는 생각.


"좋··· 네. 자네가 나를 구해준다면 주교로 임명하겠다. 그러니 최선을 다해주게."

"물론이지. 주교로 임명해준다는 그 약속 잊지 말라고."


이원은 터져나오는 웃음을 참으며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대주교가 순순히 3,000을 내놓으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으니까.


2,000 정도면 이원의 입장에서 충분히 만족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물론이지. 자네는 앞으로 내 오른팔이 되어 주게. 자네를 믿도록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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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큰 그림 1 +20 16.09.09 3,088 127 13쪽
46 이원님 나가신다 4 +21 16.09.08 3,263 147 10쪽
45 이원님 나가신다 3 +17 16.09.07 3,578 151 10쪽
44 이원님 나가신다 2 +21 16.09.05 3,908 166 10쪽
43 이원님 나가신다 1 +17 16.09.04 4,305 183 11쪽
42 계시펠, 결정. +14 16.09.03 4,149 174 11쪽
41 전쟁의 시작 3 +13 16.08.30 5,604 208 10쪽
40 전쟁의 시작 2 +24 16.08.29 5,419 216 11쪽
39 전쟁의 시작 1 +27 16.08.28 6,022 244 13쪽
38 헤스페데스 2 +22 16.08.27 6,136 246 11쪽
37 헤스페데스 1 -삭제 후 재업로드, 수정 버전- +14 16.08.26 6,494 201 11쪽
36 대산파 38대손 +34 16.08.25 6,755 261 11쪽
35 구원받을 시간이다 +37 16.08.24 6,910 301 12쪽
34 이보시오 현자양반 2 +26 16.08.23 6,821 281 10쪽
33 이보시오 현자양반 1 +21 16.08.22 7,080 254 9쪽
32 방화범 2 +22 16.08.21 7,193 279 9쪽
31 방화범 1 +41 16.08.20 7,632 300 11쪽
30 개소리를 굉장히 예의있게 하는 친구 +32 16.08.19 7,805 305 12쪽
29 렉칼타 요새 6 +28 16.08.18 7,980 306 9쪽
28 렉칼타 요새 5 +21 16.08.17 8,354 313 11쪽
27 렉칼타 요새 4 +27 16.08.16 8,742 315 11쪽
26 렉칼타 요새 3 +30 16.08.15 9,293 306 9쪽
25 렉칼타 요새 2 +32 16.08.14 10,226 342 12쪽
24 렉칼타 요새 1 +28 16.08.13 10,545 347 13쪽
23 마족장군 루쿨루 +40 16.08.12 10,564 387 15쪽
22 신전 3 +40 16.08.11 10,850 359 12쪽
21 신전 2 +34 16.08.10 11,043 360 11쪽
20 신전 1 +23 16.08.09 11,609 353 11쪽
19 인내심의 한계 +27 16.08.08 11,931 395 9쪽
18 낙오자들의 마을 +20 16.08.07 12,235 388 9쪽
17 마신의 선택 +26 16.08.06 13,023 442 12쪽
16 알파카? 5 +22 16.08.05 12,976 409 10쪽
15 알파카? 4 +19 16.08.05 12,951 433 10쪽
14 알파카? 3 +23 16.08.04 13,104 415 10쪽
13 알파카? 2 +21 16.08.03 13,813 439 12쪽
12 알파카? 1 +19 16.08.02 14,403 416 9쪽
11 땅따먹기 3 +16 16.08.01 14,646 439 10쪽
10 땅따먹기 2 +16 16.07.31 14,974 454 10쪽
9 땅따먹기 1 +14 16.07.30 15,424 444 11쪽
8 마신의 시험장 3 +10 16.07.29 15,695 450 8쪽
7 마신의 시험장 2 +12 16.07.28 16,074 470 11쪽
6 마신의 시험장 1 +9 16.07.27 16,546 500 10쪽
5 시작 4 +9 16.07.26 16,709 486 11쪽
4 시작 3 +20 16.07.24 17,449 485 11쪽
3 시작 2 +13 16.07.23 18,514 496 10쪽
2 시작 1 +22 16.07.23 20,141 526 13쪽
1 프롤로그 +20 16.07.23 22,542 492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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