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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RAE

반쪽짜리 최강자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Gracepark
작품등록일 :
2016.07.23 0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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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9.12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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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25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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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대산파 38대손

DUMMY

이원과 성녀 일행이 성소를 찾겠다고 나간지 3시간 후, 시펠은 자신의 심복인 슐레츠의 병사들로 이루어진 정찰대로부터 성녀와 성기사들의 시체가 발견되었다는 보고를 받았다.


이미 알고 있었던 일이기에 재빨리 슐레츠와 심복 몇명을 데리고 정찰대의 안내를 받아 현장으로 향했다.


"자, 장군님. 이건···."

"크흡···."


산전수전 다 겪은 직속 부하들 조차 혀를 내두를 정도로 참혹한 광경이 눈앞에 펼쳐져 있었다.


양쪽 날개가 참혹하게 뜯겨나가고, 사지가 부러져 이상한 각도로 뒤틀려 있는 성녀의 시체.


성녀의 시체 근처에 아무렇게나 널부려져 있는 날개는 몇시간 전만 하더라도 순백색이었으리라.


지금은 피범벅이 되어 온통 새빨갛게 물들어 잔뜩 피비린내를 풍기고 있지만.


성기사들의 시체는 그나마 온전한 편에 속했다.


하지만 목이 뜯겨나간 시체들을 보고 있자니, 현장 여기저기에 정찰대의 토사물이 쏟아져 있는 것이 이해가 갈 지경이었다.


"구원자··· 님의 흔적은 보이는가?"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상한데요. 마족들의 흔적은 보이지 않는데 시체에서 마력의 흔적이 발견되었습니다."

"으음···."


시펠은 고민에 빠졌다.


이원이 이들을 혼자 죽이는게 가능한가 하고 묻는다면 그럴수도 있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상처에서 보이는 것은 분명히 마력의 흔적이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이원이 마족과 연관되어 있는가 하는 질문에는 무어라 대답하기 힘들었다.


"슐레츠."

"예, 장군님."


자신의 부장인 슐레츠를 병력들과 조금 떨어진 곳으로 부른 시펠은 목소리를 낮추어 말했다.


"어떻게 생각하나?"

"미심쩍은 부분이 굉장히 많은 현장입니다."

"있는 그대로 보고하면 어떻게 될 것 같은가?"

"너무도 미심쩍은 현장이기에 오히려 저희가 의심받을 지도 모른다고 생각합니다. 이때까지 교단 측의 장군들이 셋이나 죽어 나갔으니까요. 게다가 몇몇 성기사들의 시체에는 저희 요새에서 쓰는 무기로 인한 상처가 나 있습니다."


시펠은 고개를 끄덕였고, 슐레츠는 날카로운 눈빛으로 주위를 둘러보았다.


"장군님. 진실이 필요하신겁니까?"

"아니. 적당히 마족의 짓으로 묻어버릴 방법이 필요하다."

"알겠습니다. 검의 흔적이 남아 있는 시체들은 없애고 마력의 흔적이 남은 시체만 거둔 다음 다시 보고 올리겠습니다."


만족스러운 대답을 들은 시펠은 흡족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시펠과 마찬가지로 천족과 인간의 혼혈인 슐레츠는, 특히나 많은 것을 묻지 않기에 훌륭한 부장이라 할 수 있었다. 특히 이런 종류의 일처리에 있어서는 누구보다 뛰어났다.


"집합."


슐레츠가 짧게 말하자 여기저기 흩어져 있던 부하들이 빠른 속도로 집결했다. 자신의 앞에 늘어선 부하들 중 몇몇을 지목한 슐레츠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한 목소리로 일처리를 지시했다.


"글렌 정찰대 여덟은 성녀님의 시체와 검에 의한 상처가 없는 성기사들의 시체를 요새로 옮겨 수습한다."

"예."

"나머지는 검에 의한 상처가 있는 성기사들의 시체를 북서쪽의 늪지대 중 가장 깊은 곳에 묻고 기억 속에서도 묻어버린다."

"알겠습니다."


슐레츠의 부하들은 아무 의문 없이 그의 명령을 실행에 옮겼다. 특별히 이야기가 새어나가지 않게 하기 위해 확실히 믿을 수 있는 자들만 현장에 데리고 온 상태였다.


미리 가지고 온 커다란 천에 아무렇게나 성녀와 성기사들의 시체를 담은 글렌의 정찰대는 재빠르게 요새로 이동했고, 나머지도 성기사들의 시체를 담아 늪지대로 이동했다.


"구원자님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고올리면 되겠습니까?"

"실종으로 처리한다. 먼저 요새로 들어가있어라. 두시간 정도 주변을 둘러보고 복귀하겠다."

"예. 두시간 뒤에 바로 보고서를 받으실 수 있도록 준비해두겠습니다."


마지막 까지 철저한 슐레츠를 보며 고개를 끄덕여 준 시펠은 북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


북쪽으로 20분 정도 이동한 시펠은 바닥에 덩그러니 놓여진 성소의 석판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원과 접선하기로 한 장소에 도착한 것이다.


"어디 계십니까?"


목소리를 낮춰 이원을 찾자 큰 나무 뒤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던 이원이 모습을 드러내었다.


"거기 계셨군요. 일은 별 어려움 없이 처리될 듯 합니다. 다만 한가지 묻고 싶은게 있습니다만."

"내가 먼저 묻지."


성큼성큼 다가온 이원이 바닥에 놓여져 있던 석판을 주워 들었다.


"이게 성소의 석판이라고 하더군. 어디서 구한거지?"


시펠은 침을 꿀꺽 삼켰다.


온몸에 시뻘겋게 피칠갑을 한데다가 흰자위의 혈관이 터져 붉은 눈을 가진것 처럼 보이는 이원은 악귀 그 자체라 해도 별 무리가 없을 만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게다가 자신을 향해 풀풀 풍겨오는 살기. 괜히 말을 돌렸다가는 그대로 죽을지도 모른다는 예감.


그때서야 혼자 이곳에 온 것이 실수라는 것을 깨달은 시펠은 살짝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지, 지금은 마족의 영역이 된 곳에서 발견했습니다. 현재 마족의 주둔지 근처, 여기서 도보로 3일 거리입니다."

"정확한 위치를 표시해라."


이원은 품에서 지도를 꺼내어 시펠에게 던졌다.


지도에 핏물이 여기저기 배어들어 피비린내가 코를 찔렀지만 시펠은 슬쩍 눈치를 보고는 한 지점을 가리켰다.


"성소에 대해 말해라."

"현자의 숲과 비슷합니다. 다만, 현자의 숲에서는 올리지 못하는 신성력을 올릴 수 있습니다. 대신 신성력만 올릴 수 있는 히든 플레이스입니다. 점령한 기간이 짧아서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습니다."


빠릿빠릿하게 대답한 시펠은 등뒤로 흐르는 식은땀을 느꼈다.


알 수 없는 불안감. 마치 이원이 자신의 목을 잡아 뜯어버릴 것 만 같은 긴장감.


그가 이원을 도운 것은 신전과의 싸움에서 완전히 밀려버린 천족 왕의 세력에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였다. 목적을 상기한 시펠이 짧게 심호흡 하고는 입을 열었다.


"구원자님."

"구원자라고 한 번만 더 부르면 성녀처럼 만들어 주겠다."

"예, 이원님. 혹시 저희···."

"천족 왕의 세력으로 들어오라는 이야기라면 거절이다."


자신에게 쏟아지는 살기어린 눈빛을 침을 꿀꺽 삼키며 받아낸 시펠에게 이원이 몇 가지 이야기를 더 해주었다.


"리프라 신전은 내가 박살내 주겠다. 대신 필요한게 있다."

"···말씀하십시오."


리프라 신전을 박살내겠다는 것은 교단의 본부를 박살내겠다는 말.


굉장히 급진적인 발언에 이래도 되는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어쨌거나 이원은 자신과 같은 소속도 아니기에, 그리고 설마 그걸 실행할까 하는 생각이 든 것도 사실이었다.


"헤스페데스의 공식 일정. 언제, 어디로, 병력을 얼마나 데리고 가는지에 대한 정보."

"헤스페데스 장군···."


시펠은 잠시 입술을 깨물고 생각에 빠졌다.


헤스페데스의 일정은 시펠의 선에서 어떻게 해볼 수 있는 수준의 정보가 아니었다.


원래라면 요새의 책임자이기에 충분히 알 수 있어야 하겠지만, 교단 성신도 출신의 헤스페데스와 천족 왕의 부하인 자신은 공식적으로는 상하관계지만 비공식적으로는 대립하고 있는 관계.


"헤스페데스는 성녀를 보고 쓸개라도 빼 줄것 같은 태도를 취하더군."


이원이 입술을 깨물고 고민에 빠진 시펠을 보고 한가지 힌트를 던졌다.


***


시펠은 무사히 자신의 지휘소로 돌아와, 슐레츠로부터 성녀와 성기사들의 처리에 대한 보고서를 받아 보고 있었다.


"슐레츠."

"예, 장군님."

"성녀가 사망했다가 아니라 신변에 이상이 생겼다, 구조가 필요하다 라고 보고한다면 무슨 일이 벌어지겠는가?"


슐레츠는 작은 눈을 한번 껌뻑이고는 대답했다.


"북부 전선 책임자인 헤스페데스 장군이 급히 달려오지 않을까 합니다. 헤스페데스 장군은 성녀 마리에게 구혼하겠노라고 떠들고 다녔다는 소문도 있습니다."

"병력은 얼마나 데리고 올 것 같은가?"

"라위야 경비에 필요한 병력을 제외하고, 현재 3개의 요새에서 전투가 벌어지고 있기에 기동대는 대부분 빠져 있는 상태입니다. 당장 헤스페데스 장군이 움직일 수 있는 병력은 1,500기 내외. 하지만 대부분이 보병이라는 것을 감안했을때 준비 기간과 이동 기간을 고려해봐야 합니다."


잠시 오른손 검지로 왼손 손바닥을 톡톡 쳐본 슐레츠의 입이 다시 열렸다.


"성격을 감안했을때 급히 측근만 거느리고 온다면 반나절이 조금 안되어 50여기. 그리고 하루 후에는 행군으로 지쳐있는 1,000여기의 보병이 추가로 도착하지 않을까 하는게 제 생각입니다."

"음···."


시펠은 잠시 고민에 빠졌다.


라위야에서 쉬켈타운까지 준마를 타고 달린다면 대략 1시간이 조금 넘는 시간이 걸리고 쉬켈타운에서 렉칼타 요새까지도 마찬가지의 시간이 걸린다.


그렇다면 어느 구간에서 공격하는게 좋을지, 만약 중간에 공격하는 것이 어렵다고 한다면 요새 안으로 들여야 한다는 이야기인데 지나치게 위험한 감이 있었다.


"후. 알겠다. 나가보게. 내일 오전에 라위야로 전령을 보내도록 하지. 어떻게 할지는 내일 결정하겠다."

"알겠습니다."


이원에게 지원 병력을 붙여줄 여유는 없었다.


만에 하나라도 자신이 개입된 것이 알려지게 되면 자신이 모시고 있는 천족 왕에게 까지 피해가 가기에.


시펠은 슐레츠가 나간 후, 두통을 느끼며 이원과의 마지막 대화를 떠올렸다.


***


"오늘 밤 달이 뜨고 한시간 후, 이 곳으로 찾아와라. 헤스페데스를 공격할 계획을 가지고."

"···알겠습니다."


조심스레 고개를 끄덕인 시펠에게, 이원이 한가지 질문을 던져왔다.


"너. 인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예?"

"인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시펠은 이원의 질문에 고개를 잠시 갸웃거렸지만 이내 입을 열었다.


"저는··· 천족과 인간의 혼혈입니다."

"그래서?"

"어머니가 인간이셨습니다. 하급 천족인 아버지께서는 어머니의 성을 따르게 해주셨죠."


이원은 시펠의 왼쪽 눈동자를 빤히 바라보았다.


"혼혈들은 인간들에 대해 대부분 너와 같이 생각하는가?"

"대부분 천족에게 멸시 받고 살고 있습니다. 천족에도 인간에도 속하지 못한 존재이지만 천족의 사회에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기에··· 차라리 인간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는 것도 사실입니다. 처음에는 천족의 성을 받은 혼혈들도 나중에는 대부분이 인간의 성을 선택합니다. 인간은 우릴 받아주지만 천족은 그렇지 않죠. 제가 장군이 된 것은 왕께서 미천한 재능을 알아보고 은혜를 베풀어 주신 덕입니다."


그 말을 들은 이원의 살기가 조금 누그러지는 것이 느껴졌다.


"너의 성은 무엇이지?"


시펠은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 그리고 자랑스러운 표정으로 어머니의 성씨를 붙인, 자신의 풀네임을 이원에게 알려주었다.


혼혈인 탓에 편견어린 시선을 워낙 많이 받아온지라 이 풀네임을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경우는 잘 없었지만, 시펠은 자신의 성씨를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었다.


"수안 계씨 대산파 38대손, 계시펠입니다."


작가의말

계시펠은 허구의 등장인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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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큰 그림 1 +20 16.09.09 3,088 127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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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전쟁의 시작 1 +27 16.08.28 6,022 244 13쪽
38 헤스페데스 2 +22 16.08.27 6,136 246 11쪽
37 헤스페데스 1 -삭제 후 재업로드, 수정 버전- +14 16.08.26 6,494 201 11쪽
» 대산파 38대손 +34 16.08.25 6,756 261 11쪽
35 구원받을 시간이다 +37 16.08.24 6,910 301 12쪽
34 이보시오 현자양반 2 +26 16.08.23 6,821 281 10쪽
33 이보시오 현자양반 1 +21 16.08.22 7,080 254 9쪽
32 방화범 2 +22 16.08.21 7,193 279 9쪽
31 방화범 1 +41 16.08.20 7,632 300 11쪽
30 개소리를 굉장히 예의있게 하는 친구 +32 16.08.19 7,805 305 12쪽
29 렉칼타 요새 6 +28 16.08.18 7,980 306 9쪽
28 렉칼타 요새 5 +21 16.08.17 8,354 313 11쪽
27 렉칼타 요새 4 +27 16.08.16 8,742 315 11쪽
26 렉칼타 요새 3 +30 16.08.15 9,293 306 9쪽
25 렉칼타 요새 2 +32 16.08.14 10,226 342 12쪽
24 렉칼타 요새 1 +28 16.08.13 10,545 347 13쪽
23 마족장군 루쿨루 +40 16.08.12 10,564 387 15쪽
22 신전 3 +40 16.08.11 10,850 359 12쪽
21 신전 2 +34 16.08.10 11,043 360 11쪽
20 신전 1 +23 16.08.09 11,609 353 11쪽
19 인내심의 한계 +27 16.08.08 11,931 395 9쪽
18 낙오자들의 마을 +20 16.08.07 12,235 388 9쪽
17 마신의 선택 +26 16.08.06 13,023 44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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