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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RAE

반쪽짜리 최강자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Gracepark
작품등록일 :
2016.07.23 00:31
최근연재일 :
2016.09.12 18:08
연재수 :
5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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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2,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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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35,042

작성
16.07.30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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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땅따먹기 1

DUMMY

"어떻게 하면 되겠습니까?"


팽범환이 이원에게 질문했고, 다른 사람들도 모두 이원을 바라보고 있었다.


모두 이원에게 꽤나 의존하고 있음은 분명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이원의 말을 모두가 따르고 있었다.


"한 곳도 남김 없이 우리가 다 먹는다."


이원은 대수롭지 않은 말투로 말했지만 팽범환을 포함한 다른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24시간은 길고도 짧은 시간.


초반에는 다들 쉽게 움직이지 않을게 뻔했다.


이원은 지난번의 기억을 떠올렸다.


20년 전이라 기억이 잘 나지 않는건 어쩔 수 없지만 분명히 기억나는 건 하나 있었다.


'시작하고 얼마 안되어 한 놈이 동맹을 맺자고 제의했었지.'


사실 한군데 점령하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죄다 몰려가서 몸싸움 하는 도중 몸놀림이 빠른 한명이 제단 위에 올라가기만 하면 되니까.


생각보다 많은 사상자가 발생하지 않았었다.


그러나 시험장간의 거리가 200미터에 불과하다는게 문제가 된다.


한 쪽에서 다른 쪽으로 우르르 몰려가면 빈 시험장은 쉽게 타겟이 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었다.


그런 이유로 초반부터 쉽사리 움직이지는 못하고 동맹이라는 명목 하에 두세군데의 사람들이 힘을 합치는 것이다.


하지만 그 동맹이란 건 허울좋은 명목에 불과했다.


실제로 배신으로 인해 제단을 점령당했었다.


'동맹을 덥썩 수락했다가 배신당해서 점령당했던거 같은데.'


길게 생각하고 준비할 시간은 주어지지않았다.


돌멩이를 주워 이원의 앞에 쌓아두다보니 30분 정도는 금방이었다.


그리고 밖에 돌멩이를 주우러 나갔던 산부인과 의사, 유의철이 이원에게 다가왔다.


"옆 시험장 사람이 시작 직후에 찾아오겠다고 합니다. 동맹을 맺는게 어떠냐길래 우리 보스랑 이야기 해보라고 했습니다."


이원은 무표정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동맹을 맺자고 찾아온 자를 바로 죽이진 않을 것이다. 뒷통수를 맞기 전에 먼저 칠 계획일 뿐.


이원은 팽범환과 장두원을 따로 불러 간단하게나마 자신의 계획을 일러두었다.


둘은 배신이라는 것에 딱히 거부감을 가지지 않는 자들이었다.


적당히 잔인할 줄 알고 적당히 실리를 챙길줄도 안다.


그리고 압도적인 강자인 이원에게 굽힐줄도 알기에 이원은 이들을 잘 이용해 먹을 생각이었다.


40명 전원이 살아있다는 걸 안다면 경계할 것이 뻔하고 작전을 눈치 챌 수도 있기에 인원을 적게 보이게 하기 위해 10명을 2층의 가고일 석상 뒤에 숨도록 하고는 게임이 시작하기를 기다렸다.


[지금 이 시간 부터, 기지 뺏기 게임을 시작합니다. 제한 시간은 24시간입니다. 건투를 빕니다.]


시험장의 천장에 24:00이라는 숫자가 떠올랐다.


사람들은 이원이 무언가 행동하기를 기다렸다. 이원은 곧 찾아올 옆 시험장의 사자를 기다렸다.


시계가 23:58를 가리켰을때 열려있는 시험장의 문 앞에 한 사람의 그림자가 보였다.


양 팔을 머리위로 들고 조심스레 걸어들어오는 여자.


그 여자는 몇발짝 안으로 들어오다가 그 자리에 멈춰섰다.


"오른쪽 시험장에서 온 이은옥이라고 해요! 동맹을 제의하러 왔습니다!"


20대 중반의 상당한 미녀.


사람은 커녕 바퀴벌레 한마리 못죽일 것 같은 청순가련형의 긴 생머리를 가진 이은옥은 그렇게 말한 후 세걸음 정도 앞으로 더 다가왔다.


"말해보시오!"


이원의 지시대로 팽범환이 앞으로 나섰다.


이원은 이런 경쟁 미션의 초반부터 자신이 앞으로 나설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고, 압도적인 비쥬얼을 가진 팽범환을 이 시험장의 대표로 보이게 하는게 낫다고 판단했다.


"음··· 서로 공격하지 않고 다른 방향을 공격한다면 서로 윈윈할 수 있지 않을까요? 보아하니 저희쪽이랑 인원도 비슷한것 같은데··· 우리끼리 싸울 필요 없을거 같은데요."


이원은 피식 웃고는 자신을 힐끔 바라보는 팽범환에게 제의를 받아들이라는 의미로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


오른쪽에 위치한 5번 시험장(이원이 편의상 시계방향으로 숫자를 붙여서 부르기로 했다)과의 불가침 동맹이 성립되었다.


이론적으로 따진다면 나쁘지 않은 동맹이지만 이원은 그들이 배신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각자 정해진 시간에 최소한의 수비병력만을 남기고 반대쪽으로 공격을 간다.


그리고 속전속결로 밀어붙여 점령한 다음 본거지로 돌아오고, 방어에만 집중한다면 두 시험장은 각각 하나씩 점령에 성공하게 된다.


그리고 마지막 남은 3번 시험장은 오도가도 못하고 협공을 당하게 된다.


이상적인 시나리오라고 볼 수는 있지만 이 동맹이라는게 강제성 같은건 전혀 없다는데서 문제가 생긴다.


사실 굉장히 쉬운 생각이 아닌가. 동맹이라고 해서 전적으로 믿을 수 없다는 건.


바보라도 이 동맹이 위험하단 것 정도는 알 수 있을터였다.


이원은 이 동맹이 위험하단걸 파악하지 못했던 과거의 바보를 떠올리고는 왼손으로 자신의 옆에 있는 팽범환을 툭 쳤다.


팽범환은 어리둥절해 하며 이원을 바라봤지만 이원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 뿐이었다.


"예? 왜 그러세요?"

"그냥 아니꼬와서."


팽범환은 이원의 눈치를 봤지만 이원은 딱히 다른 반응을 보이지는 않았다.


'이 놈이 멍청하게 행동해서 뒷통수를 맞았지··· 이은옥인가 하는 뱀같은 여자한테 홀랑 넘어가서.'


팽범환은 영문도 모르고 험악한 얼굴에 어울리지 않게 당혹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이원은 쯧 하고 혀를 한번 차고는 바깥 동태를 살피던 최미현이 다가오기를 기다렸다.


"아직 아무도 안움직여요. 진짜 저쪽 사람들이랑 맞출거에요?"

"그래. 5분뒤 20명은 2번 으로, 나 포함 20명은 여기 남는다."


사람들이 움찔 하고는 이원을 바라보았다.


당연히 이원이 공격조에 들어가서 정리해줄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안정적으로 2번 시험장을 점령하기에 20명은 적은 숫자가 아닌가 생각했기 때문이기도 했다.


"직접 공격 가시는게 더 낫지 않겠습니까? 그리고 20명은 좀 적지 않을까요?"


유의철이 조심스레 이원에게 물었다. 이원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20명은 2번으로 가고 우리 동맹이 4번을 치러 가면 나 빼고 남은 사람들은 동맹을 치러간다. 혹시나 모를 사태에 대비해서 나는 혼자 이 곳을 방어한다. 그러니까 2번으로 가는 너희가 잘해줘야 하는거야."


다들 이원의 말에 당황한 기색이었다.


동맹이란게 그리 오래 가지 않을거라곤 생각했지만 시작부터 뒷통수를 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던 것 같았다.


이원이 인상을 잔뜩 찌푸린 채 말했다.


"우리가 30명이라고 믿고 있을테니 20명이 나가면 우리 시험장에는 10명이 남아있을거라 생각하겠지. 그럼 그쪽에서도 우리 수비병력과 비슷한 숫자를 남기고 4번을 치러갈거다. 우리보다 늦게 점령하면 위험할 수도 있다는걸 알테니까 어쩔 수 없이 우리가 나가는 순간 공격하러 가게 될거다."


당연히 늦게 점령하는 쪽은 늦는 만큼 취약해진다.


하지만 놈들이 30명 정도 남았으리라는 가정하에 20명 공격, 10명 방어라는 가정을 할 수 있다.


직전의 몬스터 웨이브에서 아이템이나 능력치 보상 대신 다른 시험장에 남은 인원의 숫자를 알려달라고 했었다.


이원 그룹의 40명을 제외하고 가장 많은 숫자가 남은 곳은 31명, 가장 적은 숫자가 남은 곳은 15명이었다.


다만 각 시험장의 인원이 몇명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만약 15명이거나 그와 비슷하게 적은 숫자가 남았다면 이런 동맹을 제안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인원이 적은편이라고 판단된다면 끝까지 방어하며 버티는 전략을 선택했을 가능성이 높으니까.


공격조에 인원을 집중하면 방어가 약해져 기습에 당할 공산이 크고 방어조에 인원을 집중시키면 공격조의 숫자가 적어져 괜한 헛심을 쓸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생각하면 동맹을 제안한 5번 시험장의 경우에는 꽤 사람이 많이 남아있을거라는 계산이었다.


그리고 같은 타이밍에 서로 다른 시험장을 공격하기로 약속된 상태였다.


둘 중 어느 하나가 움직이지 않거나 불미스러운 움직임을 보이면 다른 쪽의 제단을 점령하러 가던 병력들이 바로 본진으로 귀환할 터였다.


그렇다면 서로 눈치를 보면서 같이 공격을 들어가는 순간 숨겨두었던 인원을 활용해 역으로 공격해 들어가면 된다.


"그래도 2번으로 간 사람들이 위험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2번으로 가는 공격조에 포함된 유의철이 조심스레 물었다.


이원은 한심하다는 듯한 표정으로 유의철을 바라보았다.


"저놈들은 우리 수비병력이 10명이라 생각할테고 그걸 이용해 19명이 빠르게 밀어버린다. 그리고 2번을 치러 간 병력들은 무리하지 말고 입구 근처에서 견제만 해주다가 5번을 친 병력들이 2번으로 합세한 순간 그대로 밀어버린다."

"너무 쉽게 배신하는거 아닌가요? 그럼 처음부터 이걸 하려고 10명을 위에 숨으라고 했던건가요?"


최미현이 팔짱을 끼고 질문을 던졌다. 이원은 코웃음을 치며 그 질문에 대답해주었다.


"왜? 배신하면 안되나? 배신 당하는 것 보단 먼저 배신하는게 낫지. 그리고 이게 아니면 숨으라고 했을 이유가 없지 않나?"

"아니 뭐, 틀린말은 아니지만··· 저쪽이 배신할 생각이 없을지도 모르잖아요?"

"뭔가 잘못 생각하고 있는거 같은데."


이원이 삐딱하게 최미현을 바라보며 한심하다는 듯 말하자 최미현이 발끈했지만 이원은 최미현이 무언가 말하기 전에 입을 열었다.


"그럼 선택해봐. 1번은 니가 죽을 확률 50%, 2번은 니가 누군가를 죽일 확률 50%."


최미현은 입맛을 다시더니 작은 목소리로 '당연히 2번이죠.' 라고 말했다.


이미 살인도 저질렀고 몬스터 웨이브를 처리하면서 능력도 꽤나 키웠다.


그리고 항상 최고의 보상을 받아와서 다른 사람들에 비해 우월한 능력을 보유하기도 한 상태였다.


괜시리 죽을 위험을 무릅쓸 필요는 없다.


이 그룹이 아닌 다른 어느 그룹에 물어봐도 자신이 죽을지도 모르는 상황을 선택할 사람은 없을것이라고 장담할 수 있었다.


이원은 코의 오른쪽을 씰룩거리며 으르렁거리듯 말했다.


"멍청하게 굴지마라. 누굴 배려해주고 싶으면 나가서 혼자 죽어. 나까지 끌어들이지 말고."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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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큰 그림 2 +18 16.09.10 2,741 131 12쪽
47 큰 그림 1 +20 16.09.09 3,088 127 13쪽
46 이원님 나가신다 4 +21 16.09.08 3,263 147 10쪽
45 이원님 나가신다 3 +17 16.09.07 3,578 151 10쪽
44 이원님 나가신다 2 +21 16.09.05 3,908 166 10쪽
43 이원님 나가신다 1 +17 16.09.04 4,305 183 11쪽
42 계시펠, 결정. +14 16.09.03 4,149 17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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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전쟁의 시작 2 +24 16.08.29 5,419 216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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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헤스페데스 2 +22 16.08.27 6,136 246 11쪽
37 헤스페데스 1 -삭제 후 재업로드, 수정 버전- +14 16.08.26 6,493 201 11쪽
36 대산파 38대손 +34 16.08.25 6,755 26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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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이보시오 현자양반 2 +26 16.08.23 6,821 281 10쪽
33 이보시오 현자양반 1 +21 16.08.22 7,080 254 9쪽
32 방화범 2 +22 16.08.21 7,192 279 9쪽
31 방화범 1 +41 16.08.20 7,631 300 11쪽
30 개소리를 굉장히 예의있게 하는 친구 +32 16.08.19 7,805 30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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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렉칼타 요새 2 +32 16.08.14 10,226 342 12쪽
24 렉칼타 요새 1 +28 16.08.13 10,545 347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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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시작 4 +9 16.07.26 16,709 486 11쪽
4 시작 3 +20 16.07.24 17,449 485 11쪽
3 시작 2 +13 16.07.23 18,514 496 10쪽
2 시작 1 +22 16.07.23 20,141 526 13쪽
1 프롤로그 +20 16.07.23 22,542 492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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