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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RAE

반쪽짜리 최강자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Gracepark
작품등록일 :
2016.07.23 00:31
최근연재일 :
2016.09.12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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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7.31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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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땅따먹기 2

DUMMY

바깥 상황은 그리 특별할게 없었다.


충돌이 우려되었는지 다들 눈치만 보고 있었고, 이원도 심심한 나머지 돌멩이 몇개를 주머니에 집어넣고는 문 밖으로 나가서 주위를 살펴보았다.


총 인원수를 숨기기 위해 갑갑하더라도 절반 이상이 나가는 것은 제한해 두고 있었다.


숨을곳 하나 없는, 심지어 흔해빠진 잡초하나 없는 흙바닥.


몇몇 사람들은 평화주의자라도 된 듯 싸우지 말자고 소리를 질러대기도 했다.


"그냥 이대로 하루 보냅시다! 보상은 못받아도 사람 안죽는게 더 중요하지 않겠습니까!"


이원은 코웃음을 쳤다.


그리고 팽범환이 보스인줄 알고 있을 5번 시험장에서 보이지 않는 각도에 서서, 왼팔로 팽범환을 툭툭 쳤다.


"예? 왜그러십니까?"

"보상 식량 없이 내일까지 굶고싶냐고 물어봐."


팽범환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가 이내 눈을 크게 뜨고 이원이 하는 말을 알아 들었다.


이곳에서의 보상은 식량, 장비, 능력치 등으로 나뉘어 있었다.


항상 보상은 한 스테이지가 끝나고 나서 지급되었는데 보통 1시간 이내, 길어야 2~3시간 이내에 시험을 끝내왔던 이원의 플레이어들은 긴 시간동안 식량 보상이 없는 상황을 맞아본 적이 없었다.


그리고 항상 1등으로 끝내왔기에 식량이 풍족해서 남겨놓는다는 생각도 해본 적이 없다.


24시간을 다 쓰면 그 시간동안 식사는 없다는 이야기였다.


물론 남아있는 식량이 조금 있긴 했지만 하루 종일 40명이 다 먹기엔 택도 없는 양이었다.


"멍청한 새끼야! 그 동안 밥은 어떻게 먹으라고!"

"몸통 위에 올려놓은건 대가리가 아니고 당구공입니까! 한두끼 굶을래요? 아님 죽을래요!"


팽범환의 맨들맨들한 대머리 중간중간 보이는 핏줄이 튀어나오고는 귀까지 빨개졌다.


오랜 운동으로 다져진(?) 팽범환의 만두귀가 빨개지자 이원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


"김치만두."

"예? 형님 무슨··· 형님. 저새끼 따고 와도 되겠습니까?"

"조금 기다려라. 3번이라 너무 멀어."


***


서로 바깥에서 눈치만 본지 4시간이 지나 오후 2시 30분을 넘겼다.


아까 팽범환의 대머리를 당구공이라 놀린 사내가 다시 크게 소리쳤다.


"다들 밥먹고 합시다! 다 먹고 살자고 하는건데 밥은 먹어야죠! 우리 먼저 들어갑니다!"

"좋습니다! 딱 30분만 밥먹고 합시다! 동의합니까?"


이원은 장두원에게 동의한다고 말하라고 시켰고, 곧 모든 시험장 인원들이 밥먹고 하자는 제안에 동의했다.


"형님, 우리 밥 어쩝니까? 남은게 거의 없는데···."


팽범환이 난처한 표정으로 뒷통수를 긁으며 말했다.


이원은 여기 온지 4주 가까이 되어가는데 여전히 맨들맨들한 팽범환의 머리를 보며 물었다.


"넌 근데 머리 안나냐? 꽤 된거 같은데 새싹이 안올라오네."

"아. 약 친겁니다. 탈모 아닙니다. 진짭니다 형님. 매번 머리깎기 귀찮아서 약 썼는데 효과가 정말 좋아서 그런겁니다."

"쿡."


팽범환이 손사레를 치자 최미현이 눈을 가늘게 뜨고 웃었다.


탈모냐고 물어본적도 없는데 장황하게 자진납세하는 꼴이 되버린 팽범환은 다시 얼굴이 벌개지며 최미현을 노려봤지만 최미현은 모른척 딴청을 피웠다.


그리고 다른 시험장의 사람들이 하나둘씩 식사를 하려는지 시험장으로 들어가는 것을 본 이원이 날카로운 눈빛을 하고는 5번 시험장의 이은옥을 쳐다보았다.


이은옥은 이원이 아닌 팽범환을 바라보고 있었다.


꽤 먼거리라 잘 보이지는 않았지만 팽범환을 바라보는 것은 확실해 보였고, 그녀도 이원과 같은 생각인듯 했다.


이원은 고개를 숙이고 입모양이 보이지 않게 팽범환에게 말했다.


"빨리 5번 시험장에 그 여자랑 3초간 눈마주치고 고개 끄덕거려라. 딴짓하면 죽는다."

"아, 예."


팽범환은 이원이 시킨대로 따랐다.


그리고 이원이 모두 안으로 들어오라고 하고 안에 들어가 있던 사람들을 입구쪽으로 불러모았다.


"최미현. 5번 시험장 애들 뻘짓 안하는지 살펴라."

"왜 나만 시키고···."


최미현은 처음의 독기서린 모습은 많이 사라졌지만 원래 싸가지 없는 성격인 듯 했다.


궁시렁거리며 목소리가 점점 작아져서 뒷 말이 잘 들리지는 않았지만 직감적으로 '지랄이야' 임을 알 것 같았다.


이원은 코웃음을 치고는 다른 사람들에게 고개를 돌렸다.


"2번 공격조. 신호하면 달린다. 준비하고 있어. 최미현. 바깥 상황은?"


이원은 문 밖으로 고개를 빼꼼 내밀고 있는 최미현을 불렀다.


최미현은 다시 고개를 문 안으로 넣고는 이원에게 말했다.


"저 쪽에서도 고개만 빼꼼 내밀고 있는데요."

"다른 시험장들은?"

"다들 눈치 보다가 들어갔어요."


툴툴거리는 최미현의 말을 듣고 직접 문 밖으로 고개를 내밀어 보았다.


최미현의 말대로 5번 시험장 외에는 아무도 나와있지 않았다.


이 게임은 공격조가 나가서 본진이 비었을때 들어오는 공격이 무서운 법이다.


다들 그걸 알기에 몇시간째 눈치만 보고 있었을테고 별 생각없이 식사를 하러 들어갔을 터였다.


"5번 시험장이랑 신호 주고받고 2번 공격조 달린다. 알지? 입구 뚫고 나서는 무리하지 말고 시간만 끌어."

"와 배신왕. 존경스럽네요."

"닥치고 뛰기나 해."


최미현은 입을 삐죽 내밀고 툴툴댔다.


팽범환은 이원에게 깝죽대고도 두들겨 맞지 않는 최미현을 부러움이 섞인 눈빛으로 바라보다가 이원이 앞으로 나오라는 신호를 하자 나무몽둥이와 방패를 들고 시험장 밖으로 나섰다.


2번 공격조는 모두 나무몽둥이와 방패를 들고 있었다.


이원은 좋은 무기들을 놔두고 왜 나무몽둥이를 선택하냐는 질문에 그렇게 대답했다.


"노예는 많을수록 좋으니까 최대한 죽이지 마. 그렇다고 안죽이려고 애쓰다가 죽으면 더 웃긴거 알지?"


어쨌거나 5번 시험장에서도 눈치를 보며 바깥으로 나왔다.


슬금슬금 밖으로 나와 5번 시험장의 사람들과 속도를 맞추며 옆 시험장으로 전진했다.


5번 시험장에서도 2번으로 향하는 팽범환 일행의 숫자를 세고는 20명 정도를 4번 시험장으로 이동시켰다.


그리 빠르지 않게, 서로가 반대편으로 향하고 있는지 눈치를 보며 앞으로 전진했다.


시험장 문 안에서 보는 각도가 꽤나 절묘해서 팽범환이 절반쯤 전진하고서야 4번 시험장의 사람들이 팽범환과 다른 사람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딱히 저 놈들이 약속을 어기고 움직인다! 하고 소리치지는 않았지만 2번 시험장에서도 5번 시험장의 움직임을 눈치챘다.


그리고 바깥의 동태를 살피러 나왔다가 자신의 시험장을 향해 이동하고 있는 자들을 발견했다.


"응···? 공격이다!"


2번과 4번, 타겟이 된 시험장의 사람들이 각자 자신의 제단을 점령하러 오는 자들을 발견하고는 소란스러워졌다.


"달려! 그대로 돌격해!"


이원은 혹시라도 동맹의 공격조가 돌아오지나 않을까 감시하고 있었지만 그럴 기미는 보이지 않는데다가 지금 시점에서 돌아온다면 이득 될 것이 하나도 없기에 팽범환에게 그대로 밀어버리라고 소리쳤다.


팽범환과 공격조가 함성을 내지르며 2번으로 전력질주했고, 5번의 공격조도 팽범환이 돌진하는 것을 보고는 4번으로 뛰기 시작했다.


팽범환이 달려들어 나무몽둥이로 사정없이 2번 시험장의 사람들을 후려치기 시작했다.


다른 사람들도 마구 달려들었고 2번 시험장의 사람들은 공격조가 들어오지 못하게 안간힘을 썼지만 미친듯 날뛰는 팽범환을 제외하더라도 압도적인 능력치를 보유한 공격조를 입구에서 막기는 버거웠다. 필사적으로 입구를 막았지만 결국 뚫리고 말았다.


동맹 공격조도 타겟인 4번 시험장의 입구를 뚫어내는데 성공했다.


팽범환은 동맹 공격조가 4번의 입구를 뚫고 들어가는 것을 보고는 기다렸다는 듯이 시험장 안으로 돌입했고, 입구가 뚫리자 4번 시험장의 사람들은 뒤로 물러나 제단 주위로 방어진형을 펼쳤다.


이원은 여유롭게 문에 기대어 서서 각 공격조가 타겟 시험장 내부로 돌입하는 것을 확인했다. 그리고 무덤덤하게 장두원에게 뛰라는 신호를 보냈다.


"예, 형님. 다녀오겠습니다!"


장두원이 이끄는 별동대가 전력질주해서 5번 시험장으로 달렸다.


이원은 왼쪽 손목을 들어 손목시계를 바라보았다.


강화된 신체능력을 고려해보았을때 15초 정도면 도착할 수 있을것이다.


그리고 별동대의 절반 혹은 절반이 조금 넘는 수비병력이 남은 5번 시험장 놈들은 숫자에 밀려 쉽게 공략할 수 있을 터였다.


"저기, 저기로 달려!"


3번 시험장에도 의외로 머리가 굴러가는 놈이 있는 모양이었다.


밖으로 나와서 상황을 살피던, 팽범환을 당구공이라 놀렸던 남자의 지휘로 3번 시험장의 15명 가량 되는 인원들이 이원이 있는 시험장으로 냅다 달려오기 시작했다.


"날벌레같은 놈들."


이원은 중얼거리면서 혹시나 싶어 발밑에 놓아둔 돌멩이를 몇개 주워들었다.


왼손에 돌멩이를 몇개 쥐고 오른손에 하나를 살짝 움켜쥐었다.


너무 단단히 쥐면 가루가 되어서 던지기 부적합하기 때문에 힘조절을 잘해야 했다.


"커헉!"


물수제비 뜨듯이 언더스로우 자세로 던진 돌멩이가 멀리서 달려들던 한 남자의 옆구리를 관통했다.


그깟 돌팔매에 옆구리가 관통당해 피를 흩뿌리고 쓰러진 동료를 본 3번 시험장의 사람들이 황당해하며 잠시 멈췄지만 이내 소리를 지르며 다시 달려오기 시작했다.


"으아아아! 저새끼 잡아!"


이원은 감정없는 얼굴로 돌멩이 하나를 오른손으로 옮겨 쥐었다.


그리고 달려드는 사람들을 한번 비웃어 주고는 다시 돌멩이를 하나씩 던지기 시작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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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큰 그림 2 +18 16.09.10 2,742 131 12쪽
47 큰 그림 1 +20 16.09.09 3,088 127 13쪽
46 이원님 나가신다 4 +21 16.09.08 3,263 147 10쪽
45 이원님 나가신다 3 +17 16.09.07 3,578 151 10쪽
44 이원님 나가신다 2 +21 16.09.05 3,908 166 10쪽
43 이원님 나가신다 1 +17 16.09.04 4,305 183 11쪽
42 계시펠, 결정. +14 16.09.03 4,149 174 11쪽
41 전쟁의 시작 3 +13 16.08.30 5,604 208 10쪽
40 전쟁의 시작 2 +24 16.08.29 5,419 216 11쪽
39 전쟁의 시작 1 +27 16.08.28 6,022 244 13쪽
38 헤스페데스 2 +22 16.08.27 6,136 246 11쪽
37 헤스페데스 1 -삭제 후 재업로드, 수정 버전- +14 16.08.26 6,494 201 11쪽
36 대산파 38대손 +34 16.08.25 6,756 261 11쪽
35 구원받을 시간이다 +37 16.08.24 6,911 301 12쪽
34 이보시오 현자양반 2 +26 16.08.23 6,821 281 10쪽
33 이보시오 현자양반 1 +21 16.08.22 7,080 254 9쪽
32 방화범 2 +22 16.08.21 7,193 279 9쪽
31 방화범 1 +41 16.08.20 7,632 300 11쪽
30 개소리를 굉장히 예의있게 하는 친구 +32 16.08.19 7,805 305 12쪽
29 렉칼타 요새 6 +28 16.08.18 7,980 306 9쪽
28 렉칼타 요새 5 +21 16.08.17 8,354 313 11쪽
27 렉칼타 요새 4 +27 16.08.16 8,742 315 11쪽
26 렉칼타 요새 3 +30 16.08.15 9,293 306 9쪽
25 렉칼타 요새 2 +32 16.08.14 10,226 342 12쪽
24 렉칼타 요새 1 +28 16.08.13 10,545 347 13쪽
23 마족장군 루쿨루 +40 16.08.12 10,564 387 15쪽
22 신전 3 +40 16.08.11 10,850 359 12쪽
21 신전 2 +34 16.08.10 11,043 360 11쪽
20 신전 1 +23 16.08.09 11,609 353 11쪽
19 인내심의 한계 +27 16.08.08 11,931 395 9쪽
18 낙오자들의 마을 +20 16.08.07 12,235 388 9쪽
17 마신의 선택 +26 16.08.06 13,023 44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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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알파카? 4 +19 16.08.05 12,951 433 10쪽
14 알파카? 3 +23 16.08.04 13,104 415 10쪽
13 알파카? 2 +21 16.08.03 13,813 439 12쪽
12 알파카? 1 +19 16.08.02 14,403 416 9쪽
11 땅따먹기 3 +16 16.08.01 14,647 439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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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땅따먹기 1 +14 16.07.30 15,424 444 11쪽
8 마신의 시험장 3 +10 16.07.29 15,695 450 8쪽
7 마신의 시험장 2 +12 16.07.28 16,074 470 11쪽
6 마신의 시험장 1 +9 16.07.27 16,546 500 10쪽
5 시작 4 +9 16.07.26 16,709 486 11쪽
4 시작 3 +20 16.07.24 17,449 485 11쪽
3 시작 2 +13 16.07.23 18,514 496 10쪽
2 시작 1 +22 16.07.23 20,142 526 13쪽
1 프롤로그 +20 16.07.23 22,544 492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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