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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리로간다 님의 서재입니다.

스타를 위하여(FOR THE 스타)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게임

의리로간다
작품등록일 :
2016.09.10 01:13
최근연재일 :
2018.07.30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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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734,813

작성
16.09.24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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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4쪽

스타 BJ-2

본 내용에 나오는 단체와 업체, 국가와 기업 명은 현실과 아무런 연관성이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DUMMY

거기다가 광역 인터넷 서버와 혹시나 있을지 모르는 해킹과 바이러스를 대비하기 위해서 광역 보안프로그램이 설치된 서버까지 준비했다. 방음벽까지 설치해서 내부에서 외부로 어떤 소음도 들리지 않았다.

이 모든 게 스타라는 게임 하나를 위해서 준비한 거였다. 장비를 설치한다고 들인 돈이 약 3억이 넘었다. 게임 하나에 투자하기 위해서 너무 많은 돈이지만 한철에게는 최고의 환경에서 최적의 플레이를 하기위한 준비에 지나지 않았다.

부자들이 고급 차를 사서 수억원치 투닝을 하는 것처럼 한철은 최고급 시설과 장비로 자신의 게임 욕구를 충족시켰다. 과거에는 할 수 없었던 완벽한 게임 룸이었다.

“3시 들어온다.”

“이미 입구 막고 있어요.”

“오빠. 7시 저그 들어와요.”

현재 이들은 헌터 맵에서 3:3 팀플을 하고 있었다. 헌터 맵에서 저그가 사기 종족이기에 1테란, 1프토, 1저그로 종족을 골라서 팀플을 하고 있었다.

문호는 프로토스. 혜란은 저그가 주종족이었다. 둘 다 한철 덕분인지 웬만한 아마추어에 뒤지지 않는 실력을 보유하고 있었다.

거기다가 둘은 자신의 종족에 대해서 깊은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데 문호의 입장에서 프로토스만큼 튼튼하면서도 공격력이 강한 종족이 없다는 게 그의 주장이었다.

그리고 혜란이 저그를 좋아하는 이유가 있었는데 바로 저글링이었다. 저글링을 무척이나 귀여워했는데 강아지 같다는 게 그녀의 반응이었다. 실물 사진도 보여줬지만, 그것도 귀여워하니 그녀의 미적 감각을 의심해야 하는 수준이었다.

이내 그들의 협동 플레이에 상대방이 지지를 치고 나갔다.

“좋았어!”

“베리 굿!”

“수고하셨어요.”

하이 파이브를 하면서 승리를 자축하는 그들이었다. 현재까지 10연승을 달리기 때문에 거침이 없었다.

“아. 근데 배가 고프네.”

10판이나 하다 보니 어느덧 2시간이 훌쩍 지나가 있었다.

“제가 뭐라도 갖고 올게요.”

“여기서 주문해도 돼.”

게임 룸에는 주방과 바로 연결된 전화기가 있었다. 주문만 하며 어떤 요리라도 요리를 해주는 가정부가 있기에 끼니 걱정은 없었다.

“오랜만에 엄마가 같이 먹으라고 비빔면 양념장 해주셨거든요.”

미황은 아주 섬세한 요리법이었다. 비빔면 양념장으로 어떤 면으로도 맛있겠지만, 더 맛있게 먹기 위해서는 미황 요리법을 익힌 사람이 면까지 끓이는 게 좋았다.

“아. 그럼 맛있게 부탁해.”

“네.”

해맑게 웃으면서 게임룸에 나가는 혜란. 고개를 돌리자 그곳에는 어이없는 표정을 짓고 있는 문호가 있었다.

“왜 그래?”

“아니. 혜란이 저렇게 해맑게 미소를 보이면서 요리하는 것 보니까 경기가 느껴져서.”

“그래? 종종 보지 않아?”

자신의 기억에서 혜란의 미소는 언제나 태양처럼 건강하고 밝은 미소뿐이었다. 거기다가 어머니를 닮아서인지 요리도 잘했다.

“집에서는 라면 하나 끓이는 것도 귀찮아해.”

오히려 그 말이 믿기지 않는 한철이었다. 이곳에 이사를 오기 전에도 종종 이 남매는 자신의 방에 놀려오고 했다. 그때마다 혜란은 여러 가지 음식을 사 갔고 왔다.

이내 고양이 눈을 하는 문호와 문호의 미소가 신경 쓰이는 한철이었다.

“왜?”

“이것 나중에 시매부라고 불려야 할지 모르겠네.”

시매부. 여동생 남편을 가리키는 단어였다.

“야. 나이 차가 몇 살이나 나는데.”

“요즘 7살은 별로 상관없잖아.”

지금 그의 나이 23살이었고 혜란의 나이는 16살이었다. 이제 중학교 2학년 아이에게 너무 빠른 이야기였다. 문호는 주변을 보면서 말을 이었다.

“거기다가 형도 돈 많잖아. 그리고 혜란 어릴 때부터 예뻐했고.”

어릴 때 같이 힘든 시기를 보냈기 때문인지 이들 남매는 서로를 아껴주고 보듬어주는 관계였다. 그러기에 문호는 혜란이 좋아하는 남자와 결혼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 물론 자신이 인정하는 남자와 함께 말이다.

“부모님도 형 좋아하고.”

그리고 가장 큰 난관이라고 할 수 있는 부모님도 한철을 좋아했다. 천억대의 재산가이다 보니 사람들과 친해져도 항상 조심스러웠다. 특히나 자식들 문제에 관해서는 완벽하다고 할 정도로 철두철미하게 보호를 하고 있었다.

언제 납치되어도 이상하지 않은 환경이기에 경호원을 고용해서 밀착 보호를 하고 있었다. 그들도 힘들고 귀찮지만, 자신들의 상황이 어떤지 알기에 뭐라고 하지 않았다.

“게임이나 하자.”

“말 돌리지 말고요.”

악동의 미소를 보이는 문호. 괜히 걸려든 것 같았다.

“안 하면 그냥 나갈까?”

“알았어요. 1:1로 해요. 맵은 투혼으로 할게요.”

“빨리 들어와라.”

말은 그렇게 하면서 한철은 혜란을 떠올렸다. 어릴 때부터 봤던 얼굴이고 친한 오빠와 여동생 사이였다. 그 이상도 아니고 그 이하도 아닌 관계.

혜란이 자신에게 하는 행동은 가족으로서 해주는 행동이지 사랑해서 하는 행동은 아니었다. 괜히 기대했다가는 자신만 창피한 일이 생길 수도 있었다.

‘철컹철컹이 떠오르네.’

혜란이 예쁘기는 해도 지금은 중2였다. 예쁘기보다는 귀엽고 두근거리는 감정보다는 같이 있을 때 따뜻해지는 감정이 더 많았다.

자신에게는 연애 대상이라기보다는 가족이라는 생각이 강했다. 거기다가 그녀는 아직 어렸다. 혜란이 자신에게 느끼는 감정이 이성에 대한 애정인지 가족에 대한 애정인지 정확하게 알 수 없었다.

이내 고개를 흔들어 잡념을 털어버리고 게임에 집중하는 한철. 테란과 프로토스가 정면충돌을 하기 시작했다.

한편 부엌에서는 가정부 아주머니와 혜란이 도란도란 이야기하면서 요리를 하고 있었다. 면을 삶기 전에 소금을 약간 뿌려주고 딱 제시간에 맞춰서 준비한 얼음물에 식히는 모습은 한두 번 요리해본 솜씨가 아니었다.

“호호호. 아가씨는 좋은 남편 만나겠어요.”

“이 정도는 누구나 할 수 있는데요.”

비빔국수는 요리 레시피만 알고 있으며 누구나 할 수 있는 요리였다. 문제는 지금 그녀가 하는 비빔국수는 미황의 요리법 안에서 만들어진 요리라는 점이 달랐다.

미황(味皇)의 요리법은 한정된 재료와 어디서나 구할 수 있는 재료만으로도 최상의 맛이 나올 수 있게 조리를 하는 데 초점을 맞춘 요리였다.

마트에서 파는 간장도 다 같은 간장이 아니었다. 국물맛을 내는 간장이 있고 찜에 넣는 간장이 있었다. 요즘에는 국수용이나 볶음밥용 간장까지 나왔다.

그리고 국물용 간장이라고 해도 회사마다 맛이 각각 틀렸다. 그 각각 틀린 맛을 이용해 얼마나 맛있고 평균적인 요리를 만드는지가 바로 미황의 비법이라고 할 수 있었다.

“한지 얼마 안 되었나 보네요.”

“직원들이 집에 가져갈 수 있게 푸짐하게 담으라고 해서요.”

얼마 나오지 않는 김치와 궁합이 좋은 고추장은 A사게 좋았다. 그리고 이 A사 고추장은 시골에서 파는 전통 참기름하고도 궁합이 제법 좋았다. 이내 설탕을 넣고 버무려 준 뒤 그릇에 담았다.

그 위에다가 오이와 오렌지를 채 썰어서 넣어 새콤달콤하면서도 시원한 맛을 낼 수 있게 포인트를 잡았다.

“이야. 먹음직스럽네요.”

보기만 해도 맛있어 보이는 요리가 탄생했다.

“많이 만들었는데 간식 못 드신 분들 드려도 돼요.”

“어이구. 그러면 저희야 고맙죠.”

“그럼 가볼게요.”

쟁반에 비빔국수 4그릇을 가져가는 혜란을 바라보면서 가정부 아주머니는 감탄했다. 더 먹을 것을 대비해서 냄비째로 가져가는 모습에서 프로의 흔적이 보이는 듯했다.

“정말. 저런 아가씨가 사장님 부인이 되어야 하는데.”

현재 한철을 부를 때 고용인들은 사장님으로 통일되어 있었다. 한철도 조금 거북했지만, 그들 입장에서 고용인과 고용주라는 관계 때문이라도 그런 식으로 부르고 있었다.

말하다가 한입 먹은 가정부의 눈동자가 확대되었다.

“오. 맛있다.”

감탄하던 아주머니는 비빔국수를 덜어서 경호원과 집에서 일하고 있는 다른 분들에게 드리기 위해 바삐 움직였다.



“으아아아아!”

혜란이 들어올 때 남자의 비명이 들려왔다. 한참 전부터 비명을 질렀지만, 방음시설이라서 들리지 않았다. 그곳에는 문호가 머리를 감싸지고 고개를 숙인 채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넌 나한테 안돼.”

검지를 양옆으로 움직이면서 자신만만하게 말하는 한철의 모습을 보자 다시 머리를 숙이고 비명을 지르는 문호였다.

“으아아아아! 내가 지다니! 내가!”

문호가 이렇게 비명을 지르는 이유는 단순했다. 너무나도 유리한 상황에서 역전을 당했기에 그랬다. 맵의 70% 자원을 먹었던 프로토스는 30 게이트 건설해 엄청난 회전율로 빠르게 병력을 뽑아서 테란을 공격했다.

승률이 못해도 7할인 상태였다. 물론 200대 200의 싸움에서 유리한 것은 테란의 메카닉이었다. 공방 3 업이 된 상태니 공격력 3업만 한 프로토스보다 유리한 것은 당연했다. 거기다가 테란의 화력은 메카닉에서 정점이었다. 일시에 쏟아지는 시즈 탱크의 화력과 벌쳐와 골리앗, 그리고 베슬의 서포트로 프로토스를 압도했다.

하지만 튼튼하기로는 저그의 울트라를 제외하고 가장 단단한 종족이 바로 프로토스였다. 엄청난 물량을 쏟아내면서 계속해서 공격했다.

그러는 한편 아비터 두 마리를 테란 본진에 보내서 리콜하자 아군 본진에 박혀 있던 마인이 튀어나와 폭사했다.

그리고 그 순간 숨어있던 베슬이 남아있던 병력에 EMP를 발사하면서 방어막을 제거했다. 방어막이야말로 프로토스의 강력한 방어력이었는데 그것이 제거되자 피가 반만 남은 상태가 되었다. 그와 함께 시즈 모드해 있던 탱크와 남은 병력이 일시에 공격하자 프르토스 입장에서 재앙이나 마찬가지였다.

어떻게 막으려고 발악을 했지만, 한철은 자원이 많이 남아있는 지역과 공략하기 편한 곳과 중점으로 공격했다.

그러는 한편 앞마당에 모아두었던 병력에 다시금 EMP를 발사해 하템이 가지고 있던 마나를 날려버리는 동시에 방어막을 제거하자 벌쳐에 학살당하기 시작했다.

한방을 위해서 꾸준히 병력을 모으고 업그레이드를 착실하게 한 한철의 승리였다. 결국, 문호는 지지를 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더 억울하고 그래서 더 화가 나는 거였다.

“한판 더해. 형.”

“우선 먹고 하자. 배가 등에 붙겠다.”

“조금 있다가 먹고 지금 하자.”

“그럼 오빠는 먹을 것 없어.”

그 말에 고민하던 문호는 한철을 바라봤다. 이미 식탁에 가서 젓가락을 잡는 모습을 보니 바로 재대결은 힘들어 보였다. 이내 한숨을 내쉬더니 식탁에 자리를 잡았다.

“잘 먹을게.”

“맛있게 드세요.”

한철의 말에 웃음으로 대답하는 혜란이었다. 그렇게 폭풍 같은 간식 시간이 지나가고 있었다. 매콤달콤하면서도 시원하고 입에 착착 감기는 면발의 향연에서 그들은 정신없이 파고들었다. 그렇게 폭풍 같은 비빔국수를 다 먹고 나서야 정신을 차린 문호는 그에게 한마디 했다.

“근데 형.”

“응? 왜.”

“실력이 예전보다 더 좋아진 것 같아.”

“네가 못한 게 아니고?”

문호는 현재 고2였다. 즉 수험생이라는 의미였다. 그러기에 게임을 하는 시간도 줄이고 공부를 하고 있었다. 마음대로 게임을 할 수 있는 게 아니었다.

“못한다고 실력이 퇴물이 될 정도로 떨어진 시기도 아니거든. 그리고 게임을 못해도 이미지 트레이닝으로 충분해.”

젊어서 그런지 몰라도 자신만만하게 말하는 그의 모습에서 자부심이 느껴졌다.

“저번 주만 해도 프로와 싸워도 5전 2승 했거든.”

“결국, 졌다는 거네.”

5번 싸워서 2승 했다는 말은 나머지 3번은 졌다는 뜻이었다.

“프로는 프로더라고.”

그래도 대단한 거였다. 프로와 싸워서 5판 2승은 말이다.

“근데 프로인지 어떻게 알아?”

“아. 아프리카 통해서 했거든. 선수금으로 별풍 200개 쓰고 상대가 승리할시 100개 주고 질시 100개 차감한다는 식으로 했어.”

정식 명칭은 아프리카 TV로 개인 방송국을 방송해주는 업체였다. 현재 가장 많은 스타 크래프트 원 전 프로 선수들이 가장 많이 모여있는 곳이었다.

두 번 이기고 세 번졌다는 말은 결국 별풍 100개 더 털렸다는 의미였다.

“그런 식으로도 해?”

“내가 어느 정도 승률이 높거든. 뭐 거의 이벤트이기도 하지만 이겼다는 것만 해도 대단한 거야.”

“핸디캡은?”

“없었어. 나도 방풀은 하지 않았고.”

방플이란 다른 컴퓨터나 핸드폰으로 상대방의 움직임을 체크하는 것을 말한다. 미니맵으로도 상대방의 몰래 멀티나 움직임과 어떤 식으로 공격하는지 알 수 있었다.

“상대 종족은?”

“테란.”

스타 크래프트에는 종족 상성이란 게 있었다. 테란 상대로 프로토스가 유리하고 프로토스를 상대로 저그가, 저그 상대로 테란이 유리했다. 하지만 맵과 마법 유닛이 나오고 전략과 운영, 컨트롤과 멀티 태스킹, 그리고 공격과 방어 성향에 따라서 결과는 뒤집혀지는 혼돈의 게임을 보여줬다.

어떤 종족이든지 절대적인 것은 없었다. 빌드만 좋아도 아마추어가 프로를 이길 수 있는 유일무이한 세계. 지고 이기고를 반복하는 게 바로 스타 크래프트의 재미였다.

“그래도 그 정도면 대단한데.”

“뭐 첫판은 상대 프로가 가볍게 해서 이긴 것도 있었지만, 이후로는 내가 계속 이겼거든.”

“주종족이었어?”

“당근이지.”

“언제적 당근이냐.”

“우리 집에서 계속 사용하는 단어거든.”

당근이란 말에 피식 웃는 한철 때문에 열을 내는 문호였다. 언제나 차분한 모습을 자주 보이는 문호였지만 한철 앞에서는 어릴 때 모습 그대로 보여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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