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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상가 혹은 망상가

2회차 사운드 엔지니어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드라마

남궁건
작품등록일 :
2023.08.03 04:12
최근연재일 :
2023.10.15 12:25
연재수 :
55 회
조회수 :
39,409
추천수 :
677
글자수 :
361,205

작성
23.10.11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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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9
추천
5
글자
16쪽

EP 5. 불청객

DUMMY

퇴원한 영원과 선우현을 데리고 스튜디오에 도착하자 이민경이 뛰어왔다.

이유주와 이지후도 자리에서 일어났다.

두 사람을 걱정하며 기다린 듯했다.


“두 사람 괜찮아?”

“전 괜찮아요.”

“선우현···.”


이민경은 선우현의 왼손을 보며 울먹였다.


“마음고생 많았지? 그래도 이 정도라 정말 다행이야.”

“언니···. 으흑··· 미안해요. 진짜 잘하고 싶었는데···.”

“오구, 괜찮아. 울지 마.”


선우현은 이민경에게 안겨 또 울음을 터트렸다.

사람은 겉만 봐서는 알 수 없다.

겉보기엔 강해 보이던 선우현이 그 일이 있고 몇 번이나 우는 모습을 보여줬다.

하지만 의외로 영원은 담담했다.

의사도 선우현은 심리적으로 무너졌으나 영원은 정신력이 강하다고 했다.

처음 만났을 땐 툭하면 울어서 곤란하게 하더니 최근 영원이 우는 걸 본 적 없다.

즉, 영원을 울리는 건 나뿐이다.


“민경아, 애들 좀 챙겨주고 유튜브 채널 개설하는 거 도와줘.”

“옙, 맡겨만 주십시오!”

“배효빈이랑 나지안도 오라고 해.”

“예!”


나는 이마에 입김을 불어 넣으며 호구엔터로 향했다.

문을 열자 책상에 다리를 올리고 노래를 듣던 박호우가 흠칫 놀라 나를 올려다봤다.


“어? 애들 데리고 왔어?”

“호구엔터 애들 전부 집합시켜.”

“뭐···? 전부?”

“작가 제외하고 연기자만.”

“왜?”

“그동안 너무 무관심했어. 같은 식군데 한번은 봐야 할 거 아냐?”

“음, 알았어.”


그동안 라이브클럽과 호구엔터는 일절 관여하지 않았으나 생각이 바뀌었다.

한번은 짚고 넘어가기로 했다.


잠시 후, 사정이 허락되지 않는 몇몇을 제외한 호구엔터 식구들이 모였다.

나는 계약서를 보며 그들의 얼굴을 하나하나 들여다봤다.

익숙한 얼굴도 있고 낯선 이들도 있다.


“생활은 어떻게 하고 있어?”

“형에게 손 좀 벌리고 있습니다!”

“군대는?”

“다녀왔습니다!”


대부분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었다.

지방에서 올라온 이들의 가장 큰 문제는 역시나 숙소였다.

박호우가 주차장 공간을 줄이고 건물을 올리자고 한 이유가 그 때문이었다.


“넉넉하게 1년만 참아. 건물 올리면 숙소 문제는 깔끔하게 해결되니까.”

“감사합니다!”


먹는 거야 초원정식에서 대부분 해결하니 문제없었다.

문제는 알바로 생계를 유지하며 낭비되는 시간이었다.

물론 알바를 통해 경험을 쌓는 게 나쁘다는 건 아니지만 온 신경을 아이디어에 쏟아부어도 모자랄 시간이 아까웠다.


현재 국내 유튜브는 대부분이 음악 채널 정도로 소비되는 게 대부분이지만, 최소 2년 정도만 지나면 유튜브는 황금기를 맞게 된다.

다양한 영역의 스트리머들이 유튜브로 몰려들고 시사와 정치 영역까지 확대된다.

일찍 선점한 덕에 조금만 참으면 기회가 온다는 말이다.


“포기하지 말고 꾸준히 노력해. 알았지?”

“네!”

“혹시 나보다 나이 많은 사람 있나?”

“없습니다!”


나는 박호우를 보며 인상을 구겼다.

아무리 자기 편하게 식구를 꾸린다고 해도 젊은 신인만 모집하다니.


“근데 왜 여자 연기자는 없어?”

“대표님이 여자 연기자 선발에서 까다롭게 굽니다!”

“하하하”


모두 웃었으나 박호우만 굳었다.

그런데 모두 긴장하는 호구엔터 식구 중에 유일하게 두 녀석이 거슬렸다.

바로 원조 환장의 콤비였다.


“야? 환장의 콤비. 너흰 긴장 안 해?”

“네? 긴장하고 있는데요?”

“근데 왜 웃어?”

“긴장해서 겨드랑이가 촉촉해져서. 히···.”


뭐가 그리 좋은지 웃음을 참고 있는 임철환에게 물었다.


“야? 너 그래가지고 여자친구 생기겠냐?”

“형님? 저 여자친구는 있는데요?”

“뭐··· 네 얼굴에? 야! 최규봉 너는?”

“저는 없습니다!”


세상은 불공평하다.

내가 보기에는 임철환보다 최규봉이 훨씬 잘생겼는데.


“너는 왜 없어? 이렇게 생긴 임철환도 있는데? 형이 여자 소개해줘?”

“네! 소개해주십시오!”

“이상형이 어떻게 돼?”

“영원밴드의 귀요미, 영원입니다!”


영원이 언급되자 나도 모르게 주먹에 힘이 들어갔다.

박호우도 뜨악하며 입을 벌렸다.


“이런 미친!? 넘볼 걸 넘봐!”

“원래 목표는 높게 잡을수록 좋은 거라 배웠습니다!”

“야, 박호우! 환장의 콤비 최규봉 당장 계약 해지해.”


내가 발끈하자 임철환이 다가와 손을 덥석 잡았다.


“대표님, 참으십시오. 대신 제가 대표님께 여자 소개해드리겠습니다.”

“뭐 누군데?”

“제 동생 임정음입니다!”

“야! 임철환도 계약 해지해.”

“대표님 말려!”


모두가 나를 뜯어말렸다.

계약 해지하고 싶은 마음은 진심이었지만 참기로 했다.

아무튼, 한바탕 소동이 끝나고 마지막으로 모두에게 당부했다.


“뭐 최근 국민밴드 이슈 때문에 구독자가 늘긴 했지만, 규모로 봤을 때 호구엔터 구독자가 훨씬 많아야 하는 거 아냐?”

“그렇습니다!”

“다들 분발해줘.”

“네!”


대다수 희극인으로 구성된 호구엔터 연기자들은 하나같이 성공하고 싶다는 결연한 의지가 느껴졌다.

그것은 실오라기 같은 희망이라도 붙잡고 싶은 간절함이었다.

모두 겉보기엔 가볍게 보이지만 속은 꽉 차 보였다.

적어도 내 눈에는.


호구엔터 연기자들과 만남을 끝내고 작가실을 찾아 동라희가 짜고 있는 콘티와 시나리오를 살폈다.

그녀는 원래 동화 작가 지망생인데 짧은 시간이지만 이민경과 상당히 친해졌다.

이민경이 사교성이 좋은 것도 있지만, 그녀가 쓰는 원고가 상당히 그럴듯했기 때문이다.

물론 이민경의 생각일 뿐.

한데 읽다 보니 의외로 흥미로웠다.

역시 귀띔대로였다.


“살찐 돼지라···.”


동화 주제는 은근히 사회를 풍자하는 심오한 내용이었다.


“예. 자본가를 의미해요. 돈으로 많은 걸 해결할 수 있는 수단을 가졌어요. 자본주의 돼지로 하려다가 쉽게 풀려고 살진 돼지라고 썼어요.”

“술 취한 개는?”

“권력자예요. 국민과 살찐 돼지까지 조정할 수 있죠.”

“그럼 독수리는 뭐야?”

“성장을 방해하는 핵심적인 요소예요. 돈과 권력에도 자유롭고 때에 따라서는 둘 다 흔들어 놓을 수 있죠. 균형자라고 생각하시면 돼요.”


동라희는 자신만만한 표정이었다.

그녀가 있는 한 호구엔터 시나리오는 걱정 없어 보였다.

그리고 집필 중인 이 동화는 함축적인 의미를 담고 있었다.

콘티는 임철환의 임정음이 맡고 있는데, 그림 솜씨가 썩 나쁘지 않았다.

특히 살찐 돼지 묘사는 훌륭했다.


‘자본가를 상징하는 살찐 돼지는 혹시 나를 모티브로 삼은 건가? 내가 그렇게 추악해 보였나? 아니, 아닐 거야. 아니겠지.’


원고에 적힌 살찐 돼지는 겉으로는 직원들을 위하는 척하지만, 속으로는 돈이면 뭐든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인간이었다.


‘그럼 술 취한 개는 그랑컴퍼니고, 독수리는 내게 모습을 드러낸 불청객이라 생각하면 되나?’


내 마음대로 대입했으나 재미있는 삼자 구도가 만들어졌다.

동라희가 쓴 동화에 대입하면 아쉽게도 내가 가장 최약체다.


“대표님, 어떠세요?”

“흥미로워. 독수리 모티브는 어디서 따온 거야?”

“음···. 처음에는 파업하는 노조를 생각했는데 최근에 민경이가 재미있는 유튜브 채널을 알려주더라고요. 거기서 착안했어요.”

“유튜브?”

“예, 한번 보실래요?”


그녀는 노트북을 열어 유튜브에 접속해 채널을 보여줬다.


[고스트 리포팅]


유튜브는 스스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한 익명이 보장된다.

채널 소개에 적힌 메일 또한 구글 메일을 통해 철저히 정체를 숨기고 있었다.

채널은 다양한 사건·사고에 대한 진실과 고발이 주된 내용이었다.

자칫 주관적일 수도 있고 선동을 끌어낼 수 있는 자극적인 이슈도 있었다.


“세상에 불편한 내용은 다 있어요.”

“훗, 재밌네.”

“그래서 생각한 건데 저희 최근 일어난 일 있잖아요? 여기 제보해보면 어떨까요?”


동라희의 제안에 나는 손을 저었다.


“안돼. 이슈가 돼서 좋을 게 없잖아. 안 그래도 떡칠녀다 뭐다 해서 상처받았는데 납치까지 드러내자고?”

“예? 전 미처 그것까지는 생각 못 했네요···. 죄송합니다.”


동라희는 고개를 숙였으나 실제로는 굿 아이디어였다.

다만 제보내용은 깡패들의 난동이 아닌 서바이벌 오디션 국민밴드였다.


‘이걸로 국민밴드 PD를 조지면 되겠군. 으흐흐’


문제는 ‘고스트 리포팅’ 채널 주인이 먹이를 덥석 물어주는 거뿐.

자료는 모두 준비되어 있다.



***



스튜디오와 같은 층을 이용하면서도 데면데면한 게 사실이었다.

하지만 최근 호구엔터에 들리는 일이 많아졌다.


동라희 작가 때문이다.

집필에 방해가 되지 않을까 걱정했으나 의외로 호의적으로 나를 받아줬다.

그녀는 호구엔터에 필요한 것 중 숙소로 쓸 사옥도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게 무대라고 알려줬다.

지하에 라이브 클럽이 존재하듯 코미디 무대를 마련해주는 게 어떻겠냐는 게 그녀의 의견이었다.


“여자 연기자도 좀 계약했으면 좋겠어요.”

“그건 호우가 알아서 할 일이야.”

“예···.”


말은 그렇게 했으나 나도 똑같이 느끼고 있었다.

남자만 득실대서는 균형이 맞지 않는다.


최근 2층에 계약한 이탈리안 레스토랑과 노래 주점이 인테리어 공사 중이다.

만복성 빌딩에서 유일하게 비어있는 3층.

나는 3층에 그 무대를 마련하기 위해 선우민과 약속을 잡았다.

아버지를 만나기 위해 선우현과 함께 미리 약속 장소를 찾았다.

그녀는 아무래도 그때의 충격이 가시지 않은 듯했다.

솔직히 아직 힘들다는 속내를 드러냈다.


“트라우마?”

“예···.”

“현이도 이제 스무 살이잖아.”

“예···.”

“원래 어른의 세상은 무서워. 법이 존재하지만 지키지 않으려 드는 사람이 있고, 지키지 않아도 되는 권력자가 존재하는 법이야.”


선우현은 내가 무슨 말을 하려는 지 몰라 멍한 얼굴이었다.


“그때 만난 깡패들은 한낱 조폭일 뿐이지만 그들 세계에서는 왕처럼 군림하지. 그리고 자기들끼리 세력 다툼도 하잖아.”

“예···.”

“다양한 세상이 존재하는 것처럼 알고 보면 연예계 쪽도 생각보다 그리 클린하진 않아. 온갖 더러운 협잡과 바이럴, 접대는 물론이고 심지어 성 상납까지 존재해.”


내 말에 선우현은 침을 꿀꺽 삼켰다.


“좋은 경험 했다고 생각해. 트라우마로 남을 가치조차 없는 일이야. 앞으로 살다 보면 더 더러운 꼴도 수도 없이 볼 거야. 그리고 국민밴드 같은 거 너무 아쉽게 생각하지마. 일단 회복에 전념하고 1집 앨범 준비하자.”

“1집 앨범이요?”

“그래. 그게 진짜 도전이 될 거야.”

“명심하겠습니다!”

“오랜만에 아버지 만나는데 웃어.”

“예!”


그제야 선우현은 씩씩하게 웃었다.

사고를 겪지 않았으면 좋았겠지만 이미 벌어진 일이다.

더불어 경연까지 엎어졌으니 좌절하지 않는 게 오히려 이상한 일이다.

그러나 그게 세상이고 현실이다.

나는 선우현이 리더답게 다시 강해지길 바랄 뿐이었다.

마침 선우민이 약속 장소에 나타났다.


“어이! 기다렸어?”

“아저씨 오랜만이네요.”

“아빠!”

“어? 우리 딸 손이 왜 그래?”


선우민 아저씨는 붕대 감긴 딸의 왼손을 보며 표정이 굳었다.

선우현을 데리고 온 이유가 이 때문이다.

이 얘기를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많이 고민했지만, 언젠가는 진실을 알게 될 거라는 생각에 밝히기로 했다.

당연히 선우현은 반대했지만, 아버지기에 반드시 알아야 할 일이라 생각했다.


“하···. 정말 세상에 별의별 미친놈이 다 있구나.”


그날 있었던 사건을 들은 선우민은 허탈한 표정이었다.


“죄송합니다.”

“괜찮아. 자네 아니었으면 정말 큰일 날 뻔했어. 합의금 엄청나게 깨졌겠네···.”

“아빠···. 걱정 끼쳐드려 죄송해요.”

“아니야. 지금도 힘들 텐데 괜찮아지려고 노력했구나. 우리 딸도 이제 다 컸네?”


의외로 담담하게 말하는 선우민을 보고 놀랐다.

역시 어른은 어른이었다.


“아빠···?”

“아빠는 우리 딸이 잘 해낼 거라고 믿으니까. 지금까지도 잘해왔잖아? 그렇지?”

“예···.”

“원이도 많이 놀랐겠네?”

“예. 내색은 안 해도···.”

“왜 전화 안 했어? 그래도 아빤데···.”

“걱정하실까 봐요. 죄송해요. 아빠”

“아휴, 딸? 왜 울어? 응?”


대화를 나누는 부녀를 보고 있자니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과거에는 내 인생만 걱정하며 깜깜한 터널을 혼자 걷는 기분이었다.

영원이라는 연인이 있었으나 이기적이게도 난 함께 굴러가길 거부했다.

국민 여동생 타이틀을 가진 그녀가 부담스러운 것도 사실이었다.

영원에게 있어 나는 그저 들러리라고 생각했다. 전과자라는 낙인이 찍힌 보잘것없는 사운드 엔지니어였으니까.


돌이켜 보니 끊임없이 사랑한다고 말하며 결혼하자고 조르는 그녀에게 제대로 마음을 열었다면 어땠을까?


그녀는 나의 모든 멍에를 알고도 변함없이 사랑해줬는데.


과거로 돌아와 친구들과 다시 어울리고 책임져야 할 식구들이 생긴 지금에서야 인생이 달라 보인다.

함께 달리고 구르다 보니 과거의 나는 참 바보처럼 살았구나 싶다.

당당하게 굴며 주위 시선을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이니 남들도 나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

이 보잘것없는 진리를 깨우치기 위해 과거로 돌아온 걸까?

인생이란 거 복잡할 필요 없이 마음먹기 나름이고 그렇게 생각하니 별거 아니었다.

그렇게 생각하니 나락을 향해 기어가던 내 발목을 끌어당긴 그놈이 고마웠다.

세상 참 아이러니 한 일이다.


“공백, 뭐해?”

“공백 오빠···?”

“어이, 공백!?”

“네? 아, 죄송합니다.”


오랜만에 만난 두 사람이 대화를 나누는 동안 잠시 정신이 팔려 있었다.

부녀는 얼른 본론을 얘기하라는 얼굴이었다.


“이것 때문에 부른 거야?”

“아, 아닙니다. 아저씨 요즘 어떻게 지내세요? 노가다는 여전히 하시나요?”

“그런 거 이제 안 해. 두 딸이 집을 나가니까 마음도 풀어지고 적적해서 다시 술도 마시고 있지.”

“아빠! 술 끊기로 했잖아!”

“하하하, 미안미안.”


이제 진짜 본론을 말할 차례가 왔다.

두 사람은 웃음기 가신 얼굴로 나를 응시했다.


“아저씨, 재즈 연주자 많이 아시죠?”

“재즈 연주자? 글쎄, 딱히 교류한다거나 하진 않아.”

“대한민국의 허리 40대잖아요? 그럴수록 커뮤니티를 하셔야죠?”

“그거랑 뭔 상관? 이제 혼자가 편해.”


선우민은 딸을 보며 머쓱한 듯 웃었다.


“제가 재즈 클럽을 하나 오픈해볼까 하는데요. 아저씨한테 맡겨볼까 싶어서요.”

“뭐? 재즈 클럽?”

“네. 그냥 재즈 클럽이 아니라 스탠딩 코미디 무대와 크로스오버로요.”


내 말을 들은 선우민은 놀란 채 그저 입만 벌리고 있었다.


“공백 오빠···?”

“아저씨는 잘 해내실 거야. 그렇지, 현아?”

“정말인가요? 진짜 우리 아빠한테 맡길 거에요?”


나는 그렇다는 듯 고개를 끄떡였다.

감동한 듯한 선우현을 보다 아저씨에게 시선을 돌렸다.


“어때요? 아저씨.”

“무, 무슨 뜻인지 잘 모르겠어. 맡겨본다니?”

“아빠, 모르겠어?”

“모르겠는데?”

“그냥 최선을 다해 해보겠다 해야지!”


선우현을 보며 나도 모르게 웃음이 터졌다. 그러나 선우민은 여전히 감을 못 잡은 채 나를 쳐다봤다.


“한번 맡아서 해보세요. 부담 가질 필요 하나도 없어요. 잘못하면 바로 잘라버릴 테니까.”

“헉!?”

“그냥 할 수 있다고 생각하세요. 해보면 잘하실 거니까.”

“내가···?”

“네.”

“맞아! 아빠는 잘 할 거예요!”


해맑게 웃는 선우현과 달리 선우민은 당황한 표정이 역력했다.


이상하게 아무 걱정도 되지 않았다.

잘 할 거라는 막연한 기대도 없었다.

하지만 왠지 타이거 9클럽과 함께 3층도 제대로 된 명소가 될 것 같았다.

어쩌면 만복성이라는 빌딩 이름, 바꾸지 않길 잘한 선택이었다.

비로소 텅 비어있던 빌딩이 4개월 만에 겨우 가득 차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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