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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상가 혹은 망상가

2회차 사운드 엔지니어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드라마

남궁건
작품등록일 :
2023.08.03 04:12
최근연재일 :
2023.10.15 12:25
연재수 :
55 회
조회수 :
39,415
추천수 :
677
글자수 :
36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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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0.08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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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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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7쪽

EP 4. 서바이벌 오디션 국민밴드

DUMMY

마정도는 죽도 가방을 챙기는 공백을 보고 경악했다.


“진짜 조졌다! 빨리 공백이 말려!”

“어떻게 말려?”

“젠장, 경찰은 아직이야?”


마정도는 깡패들을 상대하느라 공백을 말릴 여력이 없었다.

공백은 가방을 챙기자마자 망설임 없이 논현 쪽으로 내달렸다.


“배효빈, 너라도 빨리 쫓아가!”

“나는 무, 무섭단 말이야!”

“그래도 빨리 가!”


하는 수 없이 배효빈은 공백을 쫓아 뛰어갔다.


“이런 씨발! 나도 모르겠다!”


마정도는 깡패고 뭐고 눈에 보이는 대로 턱을 노려 쓰러트렸다.

그리고 깡패들과 뒤엉켜 있는 호구엔터 식구들을 향해 소리쳤다.


“야! 나도 갈 테니까 경찰 오기 전까지 깡패 새끼들 다 붙잡고 있어!”


마정도까지 블랙스완을 향해 달렸다.



***



영원과 선우현은 블랙스완 VIP룸에 끌려들어 와 공포에 질려있었다.

문호는 두 사람을 지키기 위해 앞을 막아섰다.


“뭡니까!? 시대가 어떤 시대가 이런 짓을 벌입니까?”

“아이고 꼴에 사내새끼라고 여자들한테 멋진 모습을 보여주려고 하네?”

“걱정하지 마라. 안 잡아먹으니까.”

“사장님 오시기 전까지 얌전히 있으라.”


깡패들은 문호를 조롱하는 듯 낄낄거리며 웃었다.


“사장님? 설마···? 차준석!?”

“마! 기다려보면 알 거 아이가? 입 다물고 있어라. 확 마?”

“이야, 근데 이년은 색기가 좔좔 흐르는 게 끝내주네.”


그때 한 녀석이 선우현에게 관심을 보이며 다가갔다.


“원아···.”

“현아, 이리와.”


선우현은 불쾌한 눈빛을 느끼며 영원의 품으로 파고들었다.

문호가 두 사람 앞을 막아서며 소리쳤다.


“하지 마!”

“이 새끼가? 히야가 구경만 좀 해보겠다는데 막아서?”


깡패 녀석은 거칠게 문호의 팔을 잡아 집어던졌다.

그리고 선우현을 향해 다가갔다.


“이야, 겁에 질린 표정 보니까 장난이 아이네? 이리 와서 오빠한테 술 한잔 따라볼래?”


선우현은 싫다는 듯 고개를 좌우로 가로저었다.

그러자 녀석은 인상을 쓰며 그녀에게 손을 내밀었다.


“어허? 비싸게 굴지 말고 한번 따라봐?”


그때 문호가 맥주병으로 녀석의 손을 내려쳤다.


“아악!”

“하지 마! 이 개새끼들아!”


문호는 깨진 병을 들고 다시 영원과 선우현 앞에 나섰다.

그리고 마치 조금만 다가와도 찔러버리겠다는 듯 허공에 깨진 병을 휘둘렀다.


“개새끼들아! 이러고도 무사할 거 같아!? 좀 있으면 경찰 올 거야!”

“지랄하네. 경찰? 경찰은 여기 못 와.”

“여기 우리 나와바리거든. 크큭, 경찰한테 먹인 돈이 얼만데.”

“하하하!”


깡패들은 세 사람을 비웃었다.


쨍그랑!


문호는 맥주병을 하나 더 깨 다른 한 손에도 쥐었다.


“가까이 오지 말라고 말했다! 날 죽이기 전에는 이 애들한테 손 하나 못 댈 줄 알아!”

“이야? 조선 시대 태어났으면 나라를 구했겠는데?”

“근데 이 새끼 이거, 너무 잘생겨서 기분이 더러워지는데?”

“그러게. 사장님이 이 자식은 손 봐도 된다고 했지?”


문호가 막아서자 그들은 더 자극받았다.

영원은 절망하며 몸을 벌벌 떠는 선우현을 세게 끌어안았다.


‘도와주세요. 아저씨···.’



***



미친 듯이 달려와 블랙스완을 찾았다.

아까 먹은 기스면과 누룽지탕이 올라올 것 같았다.


계단을 내려가자 쿵쿵거리며 귀를 때리는 낮은 비트. 어두운 실내에 화려한 조명에 시끄러운 음악 소리.

그리고 수많은 남녀가 보이는 무대 위로 DJ가 바쁘게 믹서를 재생 중이었다.


나는 지나가는 웨이터를 붙잡았다.


“야!”

“아이고 형님, 오랜만에 찾아주셨군요.”


오랜만은 무슨, 처음 와본다.

웨이터 명찰의 이름은 ‘오대수’.


“야, 올드보이. 관제실 어딨어?”

“예? 관제실이요?”

“CCTV 보는 곳 이 새끼야!”

“허걱? 뜬금없이 거기는 왜요?”


지갑에 있는 현금 전부를 털어 녀석에게 건넸다.


“오우? 형님! 바로 안내하겠습니다.”


돈맛을 본 녀석을 따라 들어간 관제실은 제대로 관리되지 않고 있었다.


‘지키는 사람도 없어? 잘됐어.’


곧장 모니터를 살폈다.


“좀 전에 깡패 새끼들 사람 끌고 오지 않았어? 남자 하나에 여자 둘!”

“예? 이쪽일 텐데요?”


웨이터의 손가락에 가리킨 곳에 VIP룸이 비치고 있었다.

그리고 여럿 검은 양복을 입은 놈들이 어느 구역 앞을 지키고 서 있었다.

나도 그곳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여기로 안내해.”

“그건 어렵지 않은데 무슨 일이세요. 형님?”

“내가 왜 네 형님이야? 이 새끼야!?”

“이분들 논현동 실세예요. 조폭이라고요!”

“어쩌라고!”


나는 죽도를 꺼내 라우터와 저장장치를 박살 냈다.


“형님? 이거 박살 내면 어떡해요?”

“너도 공범이야 새끼야.”

“예!? 무슨 말씀이세요?”


웨이터는 눈을 동그랗게 뜨며 입을 벌렸다.


“이 새끼가 메타인지가 딸리나, 너도 내 돈 받아 처먹었잖아!”

“헉!?”

“입 다물어. 알았지? 불면 같이 뒤집어쓰는 거야. 나중에 백만 원 더 얹어줄게.”

“예, 옙!”


녀석의 안내를 받아 CCTV를 통해 위치 파악한 곳으로 달려갔다.

7~8명 뿐인 줄 알았는데 막상 와서 보니 다섯 명뿐이었다.


“곤란할 테니까 넌 이제 꺼져.”

“형님?”


나는 깡패 녀석들 앞으로 다가갔다.

그들 중 하나와 눈이 마주쳤다.

내가 눈을 피하지 않고 계속 다가가자 녀석은 고개를 갸우뚱했다.


“뭐야 인마는?”

“인마? 지금 인마라고 했냐?”

“그래 인마라 했다. 어쩔래?”


룸을 지키는 깡패 새끼가 하나 더 다가와 나를 막아섰다.


“오늘 제삿날 되고 싶지 않으면 비켜.”

“뭐라는 거야 이 개새끼가?”

“이 새끼 이거? 설마 혼자 안에 애들 구하러 온 거야?”

“혼자 와서 뭐 어쩌자고 개새끼야? 네가 마동석이냐?”


뒤에서 죽치던 녀석까지 끼어들어 기분 나쁜 얼굴로 쪼갰다.

말로 해서 통할 거라 생각지도 않았다.


“그럼 개새끼한테 죽어! 이 씨발 놈들아!”


가방에서 목검을 뽑자마자 눈앞에 보이는 녀석의 옆구리에 휘둘렀다.


파직!


“커억!”


갈비뼈가 나가는 둔탁한 소리와 함께 비명이 울려 퍼졌다.


“뭐야!?”

“저 새끼가 먼저 목검 휘둘렀어!”

“죽여!”


예상대로 달려드는 모습을 보며 차분하게 백스텝을 밟으며 뒤를 돌아봤다.

뒤가 막히면 좋으련만 뻥 뚫린 복도였기에 일렬로 세워 각개 격파하기로 했다.


‘제대로 맞으면 사망이다. 최대한 살살!’


머리로는 그렇게 생각했지만, 몸이 따라주지 않았다.


빠악!


“으악!”

“아악!”


두 명, 세 명.

그리고 미쳐 사태 파악도 못 한 마지막 두 녀석에게 망설임 없이 달려들었다.


파직!


“으아악!”


왼쪽 어깨가 아작나는 소리 동시에 바닥을 뒹굴었다.

그런데 마지막으로 문을 지키고 있던 녀석이 덩치와 맞지 않게 바짝 쫀 얼굴로 뒷걸음질 쳤다.


“저··· 저는?”

“원래 마지막이 보스 아냐?”

“아닌데요?”

“그래도 죽어. 이 새끼야!”


빠악!


페이크 보스를 처지하고 곧장 문을 열고 룸으로 들어갔다.

그러자 놀라운 광경이 펼쳐졌다.


어지러운 테이블 위로 몇몇 깡패들이 올라가 있었고, 한쪽 눈을 질끈 감아 피 칠갑이 된 문호가 어떻게든 아이들을 보호하려고 깨진 병으로 위협하고 있었다.

그 뒤로 피 흘리는 왼손을 부여잡고 있는 선우현과 울고 있는 영원의 모습이 보였다.


“이런 씨발 양아치 새끼들이!?”

“아저씨!”


비명과 가까운 영원의 절규 소리.


“야? 이 새끼 뭐야?”


나를 돌아보는 녀석을 향해 연습 없이 목검을 휘둘렀다.


빠악!


눈이 돌아가 뵈는 게 없었다.

힘 조절이고 뭐고 없었고, 뚝배기가 깨지든 말든 알 바 아니었다.

얼른 문호를 구해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

완전히 자제력을 상실한 나는 그렇게 목검을 휘둘렀다.


그야말로 무아지경 상태.

달려드는 깡패들에게 일말의 망설임도 자비도 없었다.


“아저씨!”


영원의 목소리와 함께 피 칠갑을 한 문호가 다가왔다.


“형?”

“하아하아.”


정신을 차리고 보니 깡패들은 모두 널브러져 있었다.

비릿한 피 냄새가 내 코를 찔렀다.


‘저질렀다. 다행히 타이밍이 좋았어.’


문호는 안심이 되는지 눈을 찡그리며 웃었다.


“문호, 너 괜찮아? 피 많이 나는데?”

“네. 돌머리라 그런지 괜찮긴 한데···.”

“아무튼, 정말 고맙다. 원이랑 선우현은 괜찮아?”

“예, 괜찮은데··· 현이가 손을 다쳤어요.”

“이런···”


어쨌든 문호 덕분에 아이들은 무사했다.

하지만 영원의 부축을 받은 선우현은 왼손을 붙잡고 있었다.

그냥 깨진 병에 베인 줄 알았더니 그 정도 수준이 아니었다.


안타까운 마음도 잠시.

서둘러 뒤처리를 할 필요가 있었다.


“문호야, 애들 데리고 나갈 수 있겠어?”

“네. 그 정도야 뭐.”

“너희 핸드폰은?”

“다 박살 났어요···.”


깡패들이 이렇게 용의주도할 리가 없다.

예상대로 그랑컴퍼니의 사주를 받은 게 틀림없었다.


“괜찮아. 나가자마자 사람들한테 부탁해서 119 불러.”

“형은 어쩌시게요?”

“난 알아서 할 테니까, 빨리 나가!”

“형은요?”

“나가라니까!”


문호는 걱정되는 표정으로 아이들을 데리고 방을 나갔다.

나는 곧장 쓰러진 깡패들의 몸을 뒤졌다.

그리고 한 녀석의 양복 상의에서 칼을 찾았다.


정신을 차리니 드는 생각은 하나뿐.

잘못하면 다시 교도소로 갈 수도 있다는 생각이었다.

돈이 모든 걸 해결 할 수 있는 세상이지만 특수폭행은 다르다.

살아남을 조치를 취해야만 했다.


“젠장, 휴우···.”


스스로 자해를 하게 될 줄이야.

옆구리를 그은 칼을 쓰러진 놈의 손에 꼭 쥐게 만들었다.


“야! 공백, 너 뭐한 거야?”


익숙한 목소리에 깜짝 놀라 뒤돌아봤다.


‘설마 내가 자해한 걸 본 건 아니겠지?’


마정도는 새파랗게 질린 얼굴이었다.

그리고 배효빈도 숨을 헐떡이며 룸으로 들어왔다.


“오빠, 괜찮아?”

“공백아···? 너 옆구리에 피 나는 거 같은데?”

“피!? 오빠! 피나!”


마정도와 배효빈이 깜짝 놀라 다가왔다.

녀석이 내가 한 짓을 목격하지 못했다는 생각에 다소 안심했다.

그리고 살짝 긋는다는 게 생각보다 상처가 깊었는지 찌릿한 통증이 시작했다.



***



병원에서 긴급한 의료조치를 마친 나는 강남경찰서로 끌려왔다.

오랜만에 만난 고민성 형사는 나를 낯선 듯이 쳐다봤다.

하필이면 이런 일로 다시 경찰서를 찾을 줄이야. 나 역시 상상조차 못했다.


“그동안 너무 변한 거 같은데요?”

“흑화했죠. 저도 인정합니다.”


고민성 형사는 난감한 얼굴이었다.

그러고 보니 그를 만난 건 선우민 아저씨를 만난 이후 처음이었다.


“아무튼, 공백 씨? 병원에 입원해 있는 피해자 진술과 너무 다릅니다.”

“그 새끼들은 가해자고, 제가 피해자입니다.”


납치된 아이들을 구하기 위해 목검을 들고 갔지만 먼저 덤빈 건 깡패들이었다.

그리고 놈들 중 하나가 휘두른 칼에 맞은 후부터 나는 목검을 휘둘렀다.


“상대측은 공백 씨가 먼저 목검을 휘둘렀다고 합니다.”

“나머지는 변호사와 대화한 후에 진술하겠습니다.”

“미치겠네. 제대로 사고를 치셨어!”

“······.”


하고 싶은 말은 많았으나 입을 다물었다.

내가 짠 시나리오대로 거짓말을 한 후 묵비권을 행사했다.

내 목검에 맞은 피해자는 모두 12명이고 모두 입원한 상태다.

예상대로 모조리 골절상이다.

그런데 기다리던 김현욱은 오지 않았다.

비싼 백주를 실컷 퍼마신 그는 연락 두절이었다.

덕분에 유치장에서 하룻밤을 보냈다.


다음 날 아침, 고민성은 출근하자마자 나를 찾았다.


“공백 씨? 괜찮으세요?”

“봉합한 부위 터졌는데요?”

“네?! 젠장, 피 나잖아요?”


일부로 터트렸다.

사실 봉합 안 해도 될 정도였는데 나는 의사에게 떼를 쓰며 억지를 부렸다.

유치장에 있기 싫어 터트렸는데 따가워 죽을 거 같다.


결국, 곧장 다시 병원을 찾아 바로 입원했다. 하지만 내게 친절하게도 의경이 두 명이나 붙었다.


‘젠장. 김현욱 변호사는 어떻게 된 거야?’


유치장에서 잠을 못 이루고 밤을 새우다시피 한 나는 그렇게 잠이 들었다.


“우리 오빠 괜찮죠?”

“이러지 마세요. 변호사 제외하고는 접견이 안 됩니다.”

“오빠! 일어나봐! 잠깐만요. 전해야 될 말이 있다니까요?”


떠들썩한 소리에 눈을 떴다.

그러자 눈앞에는 김현욱 아닌 이진혁 변호사가 있었다.


“변호사님?”

“일어나셨어요?”

“김현욱 변호사는요?”

“제가 형사소송법 전문이라 김현욱 변호사가 보내셨어요.”

“그렇군요···.”


의경들이 진땀을 흘리며 막고 있는 여자는 배효빈이었다.


“오빠! 괜찮아?”

“괜찮으니까 걱정 말고 집에 가!”

“전부 무사하니까 오빠 걱정만 해! 알았지?”

“알았다고!”


나는 그녀를 안심시킨 후 이진혁에게 사건 경위를 설명했다.

경찰서에서 진술한 나만의 시나리오였다.


“어떻습니까?”

“잘하셨네요. 근데 그렇게 하지 않으셨어도 괜찮았을 텐데···.”

“네?”

“일단 문호라는 친구가 술병으로 머리를 가격당했고, 그 친구를 보호하려다 여자친구 손도 다쳤어요. 게다가 셋 다 현장으로 끌려간 걸 목격한 사람이 다수 존재하고요.”

“그게 제가 목검으로 특수폭행한 것과 상관있나요···?”

“어쨌든 공 대표님은 혼자 소속 아티스트를 구하러 간 상황이었고 상대방은 다수였습니다. 그것도 현직 조직폭력배로 신원확인 됐고요. 경찰서에서 조폭이고 관리대상이라는 거 확인했어요. 뭐 굳이 쌍방은 아니었지만 먼저 특수폭행을 일으킨 건 상대였으니까요. 아무튼, 대표님이 만든 시나리오대로 증언하겠습니다. 이렇게 된 이상 합의만 되면 별 탈 없이 끝날 거 같습니다.”

“헐···?”


갑자기 허탈했으나 이미 벌어진 일이다.

후회해서 뭐하겠냐마는 돌이켜 생각해봐도 그땐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다.


“제가 다 알아서 할 테니까 아무 걱정 마시고 회복하십시오. 근데 돈이 좀 많이 깨질 거 같은데요?”

“돈은 신경 쓰지 마시죠.”

“네. 그럼 대표님 몸조리 잘하십시오.”


이진혁이 돌아가고 의경에게 문호와 선우현이 무사히 치료 중이라는 말을 전해 들었다.

배효빈은 그 말을 전해줄 겸 나를 걱정해 찾아온 것이었다.



***



이틀 후, 나는 법적으로 다툼의 여지가 있다는 이유로 다시 강남경찰서 유치장 신세를 지게 됐다.

모든 게 잘 돌아간다고 생각했으나 역시는 역시였다.

틀림없이 그랑컴퍼니에서도 손을 쓴 것이다.

그런데 의외의 인물이 구세주처럼 등장했다.

그의 등장 덕분에 나는 유치장 신세를 면할 수 있게 됐다.


“변호사님 작품입니까?”

“아니요? 저도 의아하네요? 공 대표님 말이 사실이었어요?”

“아닌데요?”


이진혁 변호사도 전혀 금시초문이라는 듯 고개를 가로저었다.

나는 해결할 일이 있다며 그를 로펌으로 돌려보냈다.


“형님, 괜찮으십니까?”

“내가 왜 네 형님이야?”

“형님? 헤헤, 백만 원은 언제 주십니까?”


다름 아닌 올드보이 ‘오대수’라는 이름을 쓴 그 웨이터였다.

그는 내가 먼저 깡패가 휘두른 칼에 다쳤다는 결정적인 진술을 했다.


그와 남은 문제를 처리하기 위해 따로 카페를 찾았다.


“히히, 백만 원 감사합니다.”

“너 이 새끼 대체 뭐야? 내가 칼에 찔린 거 어떻게 알았어?”

“저도 어떤 사람한테 부탁을 받은 거뿐인데요? 덕분에 보너스로 돈 좀 만졌어요.”


그는 단단히 재미를 본 듯 히죽 웃었다.


“어떤 사람이라니? 그게 누군데?”

“아, 잠시만요. 마침 전화 왔네요.”


오대수는 걸려온 전화를 받았다.


“네. 잘 해결됐어요. 네? 네, 지금 같이 있어요. ······형님, 바꿔 달라는데요?”


그는 내게 핸드폰을 건넸다.

나는 마른침을 삼키며 전화를 받았다.


“누구세요?”

-공백, 그동안 잘 지냈나?


어찌 이 목소리를 잊을 수 있겠나?

붉은 달이 뜬 그 날 밤 나를 난도질했던 녀석이었다.


“뭐야 너···? 설마 치킨 배달?”

-역시 최고의 사운드 엔지니어답게 귀가 좋아. 단번에 내 목소릴 알아듣는 군.


그제야 깨달았다.

나락을 향해 기어가던 내 발목을 잡아당긴 녀석이 누구였는지.


“설마··· 너도 돌아온 거냐?

-후후, 그게 궁금했나? 그래. 그렇다면 어쩔래?

“이, 이런 젠장!”

-후후후, 일말의 양심은 있는지 영원 곁에 꼭 붙어 지내더군. 왜? 과거의 잘못을 반성이라도 한다는 건가?


나는 오대수를 쳐다보다 작게 속삭였다.


“이 씨발 버러지 새끼···. 전부 지켜보고 있었던 거야?”

-재미있더군. 앞으로도 그렇게만 하라고.

“왜 날 도와준···!”

뚝.


끊어진 전화 통화에 핸드폰을 쳐다봤다.


[발신번호 표시제한]


나는 곧장 오대수를 쳐다봤다.


“올드보이, 너 대체··· 뭐야?”

“혀, 형님? 저··· 저도 정말 몰라요.”


내 얼굴이 볼만했는지 녀석은 완전히 질겁한 표정이었다.


날 죽였던 놈도 과거로 돌아와 있었다.

진정한 빌런이 등장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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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EP 2. 영원밴드 +1 23.09.02 957 15 15쪽
13 EP 1. 과거와 현재 +1 23.09.01 987 16 13쪽
12 EP 1. 과거와 현재 +1 23.08.31 975 19 14쪽
11 EP 1. 과거와 현재 +1 23.08.30 1,019 15 14쪽
10 EP 1. 과거와 현재 +1 23.08.29 1,110 16 13쪽
9 EP 1. 과거와 현재 +1 23.08.28 1,186 19 14쪽
8 EP 1. 과거와 현재 +2 23.08.27 1,262 21 14쪽
7 EP 1. 과거와 현재 +1 23.08.26 1,306 22 14쪽
6 EP 1. 과거와 현재 +1 23.08.25 1,423 17 15쪽
5 EP 1. 과거와 현재 +1 23.08.24 1,514 23 14쪽
4 EP 1. 과거와 현재 +1 23.08.23 1,582 27 14쪽
3 EP 1. 과거와 현재 +4 23.08.22 1,681 28 16쪽
2 EP 1. 과거와 현재 +2 23.08.22 1,823 27 15쪽
1 EP 1. 과거와 현재 +4 23.08.22 2,364 30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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