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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상가 혹은 망상가

2회차 사운드 엔지니어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드라마

남궁건
작품등록일 :
2023.08.03 04:12
최근연재일 :
2023.10.15 12:25
연재수 :
55 회
조회수 :
39,429
추천수 :
677
글자수 :
36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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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0.06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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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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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5쪽

EP 4. 서바이벌 오디션 국민밴드

DUMMY

잠시 후, 똥물이 찾아왔다.


“어르신, 찾으셨습니까?”

“어이 이쪽은 아주 싸가지 없는 놈이야. 서로 소개해.”


나는 그에게 고개를 숙였다.


“공백이라고 합니다.”

“남오수요.”


이름을 듣고서야 노인네에게 똥물이라고 불리는 이유를 알수 있었다.

그를 소개받아 통성명하자마자 영감의 집에서 쫓겨났다. 고약한 영감답게 조만간 연락을 준다는 말을 끝으로.


“쌔빠지게 왔더니만 나 참.”


남오수는 나를 보며 허탈해했다.

우리는 하는 수 없이 허기를 달랠 겸 초원정식을 찾았다.


“그냥 정식 드시면 될까요?”

“음? 그러시죠. 뭐.”


30대 후반에 다소 날카로운 인상의 그는 영감의 호출한 이유를 신기하게 여겼다.


“신기하군요.”

“뭐가 말입니까?”

“어르신이 사람을 소개해주고. 사람을 엄청 가리는 양반이거든요.”

“그렇습니까?”


이유야 어쨌든 지정주 덕에 골치 아픈 문제를 빠르게 해결할 수 있었다.

나는 그에게 의뢰할 일을 설명했다.


첫째. 그랑컴퍼니와 국민밴드 PD의 커넥션을 찾아라.

둘째. 그랑컴퍼니와 접촉한 언론사와 기자를 전부 뒤져라.

셋째. 최대한 많은 증거를 확보하라.


그는 의뢰를 수첩에 메모했다.

그때 김상무가 직접 카트를 끌고 왔다.

그런데 남오수가 움찔하며 그를 봤다.


“너 김상무잖아?”

“과장님?”


내가 오면 늘 직접 상을 차리던 김상무 역시 남오수를 보고 당황한 눈치였다.


“안 그래도 명단에서 너 지워졌길래 이상하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데서 일했냐?”

“아, 네···.”

“혹시 도움 필요하면 말해. 형이 다 카바 쳐줄 테니까.”

“감사합니다.”


남오수는 명함을 건넸다.

김상무는 얼른 상을 차리고 주방으로 사라졌다.

‘과장님’라고 언급한 거 보니 이 자와 뭔가 사연이 있어 보였다.

궁금한 게 많았지만 애써 함구했다.


식사를 마친 그는 좋은 소식을 전해주겠다며 헤어졌다.

나는 다시 초원 정식을 찾았다.

그리고 김상무에게 자초지종을 물었다.

우리는 하잔디가 종이컵에 타온 믹스 커피를 마시며 대화를 나눴다.


“상무님, 아까 저랑 같이 온 분이랑 같이 일했었어요?”

“아 그냥 한때 같이 생활하던 분입니다. 별거 아니에요. 사장님은 어떻게 알고 함께 오신 거예요?”

“그냥 심부름시킬 일이 있어서요.”

“그렇군요.”


생활이란 말이 아무리 봐도 꺼림칙한 게 궁금한 걸 참을 수 없었다.


“상무님, 혹시 조직에 몸담거나 그런 어두운 과거가 있는 거 아니죠?”

“뭐 비슷하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김상무는 커피를 마시며 피식 웃었지만, 하잔디는 모든 걸 알고 있는 눈치였다.


‘아내니까 알겠지. 역시 조폭 출신인가?’


아무래도 조직에 몸담았다는 건 조폭을 뜻하는 거고 생활을 했다는 것도 틀림없이 같은 의미 같았다.

그쪽 문화는 잘 몰랐지만, 더는 묻고 싶지 않았다.

솔직히 그의 인상이나 타투를 봤을 때 약간 의심되는 게 사실이었다.

그러나 김상무는 덤덤한 얼굴이었다.


“근데 사장님. 아까 왜 저 아는 채 안 하셨어요?”

“그냥 분위기가 묘해서요.”

“왜요, 사장님 혹시 제가 부끄러우세요?”


곤란할까 봐 아는 척 안 했을 뿐이었다.


“아니 그게 아니라 거기서 끼어들면 좀 이상하잖아요?”

“전혀 안 이상한데···. 오히려 사장님이 배려해주신 거 같아서 기분 이상한데요?”


김상무의 말에 섭섭한 마음이 들었다.

나름대로 지금까지 그를 배려해왔다고 자부했는데.

그렇다고 해서 티를 내면 좀스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배려는 무슨···. 사실 제가 좀 내성적인 성격이라서요.”

“켁! 사장님이 내성적이라고요?”


김상무는 마시던 커피를 내려놓고 벙찐 표정을 지었다.

지켜보던 하잔디도 핀잔하는 투로 끼어들었다.


“그럴 리가? 사장님같이 뻔뻔하신 분이 어딨어요?”

“잔디 씨? 제가 뻔뻔하다고요? 상무님도 그렇게 생각하세요?”

“······.”


김상무는 굳이 대답하지 않았다.

하지만 아무리 봐도 아내의 말에 동의하는 표정이었다.


“내가 뻔뻔하구나. 태어나서 처음 알았어요.”

“뻔뻔한 게 아니라 거침없는 거죠. 잔디야, 사장님께 사과드려.”


김상무의 말에 하잔디는 얼른 고개를 숙였다.


“불쾌하셨다면 죄송합니다.”

“아니, 괜찮아요.”


고개를 갸우뚱할 수밖에 없었다.


‘환경이 바껴서 성격도 변한 건가?’


과거로 돌아와 당당하게 산다는 것만 생각했고 상대의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은 게 사실이다.

그리고 영원에게 더는 실수를 하기 싫어 술도 끊었다.

변한 것은 그게 전부라고 생각했다.


알다시피 나는 알콜 쓰레기였다.

하지만 자꾸 마시다 보니 면역이 생겼다.

퇴근 후 마시는 술은 나만의 해방구였다.

그래서 죽기 전 과거 시궁창 같던 삶에는 언제부턴가 술이 빠지는 날이 없었다.

기분 좋다는 이유로, 슬프다는 이유로, 짜증 난다는 이유로, 맛있는 안주가 있다는 이유로.

다양한 핑계를 대며 술을 즐겼다.

엄마가 돌아가시고는 거의 매일 마셨다.

급기야는 술이 없으면 잠을 이룰 수 없을 지경에 이르렀고.

그래도 정신을 못 차리고 있을 무렵에는 그나마 행복했다.

최악인 건 정신을 차리고 보니 반대로 영원이 맛이 갔다는 것이었다.


“상무님도 원래 술 안 드셨어요?”

“저는 잔디가 임신하고부터 안 마셨죠. 원래는 홀짝홀짝 잘 마셨습니다. 하하하”


김상무는 머쓱한 듯 머리를 긁었다.

갑자기 간디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자신 스스로를 바꿀 수만 있다면 세상도 바뀔 것이다.’


이 말이 내게 와닿은 적은 없었다.

늘 이 핑계 저 핑계를 대고 습관처럼 미루던 내게는 해당되지 않는 말이다.


과거로 돌아왔을 때는 늘 하던 대로 술을 찾았다. 그런데 어느 순간 돌아보니 술은 입에도 대지 않고 있다.

대신 습관처럼 화만 내고 있다.

최근 들어 생각한 거지만 내가 매일 화를 내는 이유는 하나뿐이었다.

처음에는 박호우와 마정도라는 발작 버튼 때문이라 생각했으나 틀렸다.

나는 틀림없이 미래를 바꾸기 위해서 발버둥 치며 화를 내는 것이다.

결국, 개소리라고 생각했던 마하트마 간디의 말은 사실이었다.

치열한 삶을 살다 보니 나도 어느새 엄청나게 변해있었다.


습관부터 성격까지 바뀌어버릴 정도로.



***



원래 흥신소라는 게 심부름센터처럼 구린 일을 도맡아 하는 건 줄로만 알았다.

하지만 지정주가 소개해준 똥물은 실로 대단한 사람이었다.


남오수의 차에서 서류를 확인하고 눈을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일주일도 안 돼 엄청난 정보를 안겨줬다.

의뢰했던 일 뿐만 아니라 그랑컴퍼니의 임직원 정보와 세부적인 자금흐름까지.


“이걸 전부 어떻게 아셨습니까? 아무리 그래도 이 정도까지 사생활 조사가 가능해요?”

“아, 다 통하는 조직이 있어요.”

“혹시 전직 형사셨습니까?”


남오수는 웃으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설마 국정원이라도 되나요?”


그는 다시 한번 피식 웃으며 담배를 내 뿜었다.


“설마 청와대?”

“아니요. 정보사요.”

“정보사···? 그건 또 뭔데요?”

“나 참, 미필이신 거 티 내는 거요? 정보사령부 말입니다. 국군정보사령부!”

“설마 거기 출신입니까?”

“뭐 그렇죠. 떠벌리는 일은 없어야 할 겁니다.”


그는 입 다물라는 듯 지퍼 잠그는 제스춰를 취했다.

살벌한 그의 표정에 오금이 저려 고개를 끄떡일 수밖에 없었다.


“그럼 김상무는요?”

“우리 부대 취사병이었죠. 뭐.”


다행히 조폭이 아니었다.

자세히 물어보지도 않고 또 혼자 오해하고 있었다.


“정보사령부가 뭐 하는 조직인데요?”

“하, 기가 막혀서 정말···. 진짜 몰라서 묻는 겁니까?”

“네. 지퍼 잠글 테니 좀 알려주시죠. 앞으로도 저랑 쭉 볼 거 아닙니까?”

“하이고, 미치겠네.”


그의 친절한 설명을 듣고서야 정보사가 어떤 조직인지 알 수 있었다.

그제야 김상무가 그런 반응을 보인 게 이해가 갔다.

국정원 감독하에 있지만, 감청부터 위성까지 동원된 첩보 수집에 있어서는 끗발 나는 조직이었다.


“기무사가 대한민국 보안을 수호하는 방패라면 정보사는 반대로 창입니다.”

“그렇군요. 전혀 몰랐습니다.”


갑자기 남오수가 무서워졌다.

정보를 캐려고 출신 조직까지 이용하다니 독사 같은 인간이었다.

더불어 그는 내 재산정보까지 속속들이 알고 있었다.

넌지시 바라보는 그의 앞에서 도저히 표정 관리가 되지 않았다.


“공 사장님은 돈이 그렇게 많으면서 왜 어르신한테 100억을 꿨어요?”

“음···. 비밀입니다.”

“아무튼, 어르신이 알면 노할 텐데요?”

“비밀로 해주시라 믿습니다.”

“어르신이 다시 공사장님 정보 알려달라 하면 저도 어쩔 수 없어요?”

“말도 안 돼! 그건 완전 불법이잖아요!”

“불법을 의뢰하신 분이 무슨 불법 타령?”


여유분을 제외하고 비트코인에 몰방하지 않았다면 정말 큰일 날 뻔했다.

다행히 암호 화폐 정보까지는 모르는 거 같았다.


‘지피지기 백전불패’라고 했다.

남오수가 있는 한 그랑컴퍼니와 싸워도 위태롭지 않을 거 같았다.

그에게 정말 궁금했던 걸 맡겨도 해결해 줄 거 같았다.


“차준석이 유력 정치인의 혼외자라는 소문이 있던데 한번 알아봐 주시죠.”

“유력 정치인요?”

“그렇습니다. 누군지 알아봐 주세요.”


남오수는 재떨이에 담배를 끈 후 턱을 만지작거렸다.


“차씨 성을 가진 정치인이 있던가?”

“혼외자니 아버지는 차 씨 아닐 수도 있잖아요?”

“한번 알아보겠습니다. 가격만 잘 쳐주시면 아시죠?”


그는 이를 드러내며 엄지와 검지를 비볐다.

똥 씹은 표정으로 잘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떡이고 그의 차에서 내렸다.


집으로 돌아와 비밀의 방으로 들어왔다.

남오수가 전해준 자료를 바탕으로 백보드에 그림을 그렸다.


“으흐흐”


확실히 성격이 변한 게 틀림없었다.

이상하게 이럴 때마다 미친놈처럼 웃음이 나온다.

그렇게 그랑컴퍼니를 어떻게 요리해야 할 지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시간이 어떻게 가는 줄도 모르고.



***



“영원아! 빨리 이리와 봐!”

“응?”


선우현의 부름에 영원이 다가갔다.


“큰일 났어. 이게 뭐야? 댓글도 난리야.”

“뭐야!? 우리가 떡칠녀 밴드라고?”


영원은 모니터에 비친 인터넷 기사를 보며 경악했다.


『국민밴드, 대기실에서의 다툼.

메시아와 영원밴드의 신경전은 떡칠녀라는 게 쟁점이었다.』


“왜? 뭔데 그래?”


뒤늦게 배효빈까지 사태를 파악했다.


“말도 안 돼. 우리가 떡칠녀 밴드라고?”

“기레기 새끼 완전 맛 간거 아냐?”

“효빈아? 진정해.”

“내가 진정하게 생겼냐고? 우리가 왜 떡칠녀 밴드야?”


기사를 본 배효빈은 분을 삭이지 못했다.

선우현은 바로 핸드폰을 꺼내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그녀는 이내 고개를 가로저으며 재차 전화를 시도했다.


“효빈아. 공백 오빠 전화 안 받는데, 6층 올라가 봐.”

“싫어! 거기 정도 오빠도 있단 말이야.”

“빨리 가봐. 나중에 공백 오빠 알면 난리 날 거 같단 말이야.”

“아···. 맞아. 그 성질에 혼자 있으면 완전히 뒤집어엎을 거야.”


선우현의 말에 배효빈은 잠옷 바람인 것도 잊은 채 바로 현관문을 나섰다.


“아저씨 알면 진짜 난리 날 텐데···.”


영원은 당황한 표정을 숨길 수 없었다.

이내 6층으로 올라갔던 배효빈이 헐레벌떡 현관문을 열고 들어왔다.


“아무도 없나 봐? 정도 오빠한테 전화해봤는데 낙원상가라는데?”

“뭐어!?”


잠시 후, 영원밴드 5층 숙소에 문호가 도착했다.


“오빠? 오빠도 공백 오빠 연락 안 돼?”

“응. 전화 안 받으셔. 대체 어떻게 된 거야?”

“우리가 떡칠녀 밴드래. 언론사도 한두 개가 아니고 댓글도 장난 아니야.”

“호우 대표님은 연락돼?”

“대표님이랑 지안이 둘 다 연락 안 돼.”

“이런···.”


문호는 다급한 사태에 책임자가 부재중인 상황에 인상을 찌푸렸다.


“백이 형이 화낼 것도 문제지만, 이건 아무리 생각해도 나 때문인 거 같아.”

“자기! 아니, 오빠 때문이라고?”

“문호 오빠가 왜?”


영원은 알 수 없다는 얼굴이었다.

문호는 선우현과 영원을 쳐다보다 입술을 깨물었다.


“내가 그랑컴퍼니에서 차지연 팀장이랑 안 좋게 나오는 바람에···.”

“그게 왜 오빠 탓이야? 찌질하게 구는 그쪽 소속사가 이상한 거지.”

“근데 정말 이 기사가 그랑컴퍼니 때문에 작성된 거야?”

“그냥 왠지 그런 느낌이 들어. 연예계 쪽이 원래 그렇거든. 처음부터 작당하고 흘리는 거지.”

“정말?”

“그럼 우리 어떡해?”


문호는 선우현과 영원을 쳐다보다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무래도 우리 호구엔터랑 레이블은 그랑컴퍼니에 완전 찍힌 거 같아.”

“진짜 나쁘다.”

“나 때문이야···.”

“오빠 제발 그런 생각하지마. 응?”


선우현이 문호에게 안겼다.

그 모습을 보며 영원은 인상을 찡그렸다.

공백에게 계속 전화를 걸던 배효빈이 화들짝 놀랐다.


“오빠? 자고 있었어? 지금 큰일 났어. 5층으로 내려와.”

“효빈아?”

“공백 오빠, 일어났어? 이제 됐어!”


배효빈은 그제야 안심하는 얼굴이었다.

그리고 이내 산발이 된 머리 꼴을 한 공백이 숙소로 들어왔다.

공백은 눈도 제대로 못 뜬 채 부스스한 얼굴이었다.


“왜? 나 오줌도 못 쌌는데?”

“오빠! 큰일 났어. 우리보고 떡칠녀 밴드래!”

“뭐? 어떤 새끼들이?”


배효빈의 말에 놀란 공백이 단춧구멍 같던 눈을 부릅떴다.

공백은 아이패드로 기사를 읽어보고는 기가 찬다는 듯 연거푸 헛웃음 지었다.

영원은 그의 곁에 다가가 팔뚝을 감쌌다.


“아저씨···. 일단 화내지 마시고 진정해주세요.”

“왜 화를 내? 진정할 것도 뭣도 없어.”

“예? 왜요?”


공백은 콧방귀를 끼며 모두를 응시했다.


“흐흐흐, 사실 전부 예상하고 있었어.”

“엥?”


그때 지켜보던 배효빈이 끼어들었다.


“영원이 비켜봐! 변태같은 웃음 진짜 좋아. 오빠 사랑해!”

“지랄하지말고 꺼져! 영원도 앵기지마.”

“저도 앵기지마요?”


공백이 뿌리쳐도 두 사람은 엉겨붙었다.

영원은 배효빈을 극혐하는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전부 예상했다는 공백을 보며 의문을 가졌다.


“지금까지 너무 순진하게 생각했다. 분명히 말한다. 너희 앞으로 뉴스 댓글이나 커뮤니티 같은 거 일절 금지야!”

“형!?”

“문호는 조용해.”

“네.”


공백은 문호에게 조용히 하라는 듯 검지를 세우고 말을 이었다.


“힘없는 정의는 무능이다. 그러니 앞으로 나는 힘을 쓸 거다.”

“예에!?”

“힘을 쓴다고요?”


뜬금없는 공백의 말에 모두 놀랐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정의라는 말은 절대 아님.”


급박한 상황임에도 공백은 여유 있게 웃어 보였다.

영원은 그 모습을 보고 넋이 나갔다.


‘아저씨, 정말 멋져. 아무한테도 안 줄 거야. 내거니까.’


이 남자는 자신과 친구들을 끝까지 지켜줄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

영원은 공백을 보며 전의를 불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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