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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상가 혹은 망상가

2회차 사운드 엔지니어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드라마

남궁건
작품등록일 :
2023.08.03 04:12
최근연재일 :
2023.10.15 12:25
연재수 :
55 회
조회수 :
39,666
추천수 :
677
글자수 :
361,205

작성
23.09.11 12:20
조회
606
추천
11
글자
16쪽

EP 2. 영원밴드

DUMMY

영원은 박호우의 손을 맞잡아 흔들었다.


“에디터님 감사해요!”

“그래. 축하해!”

“지하실 인테리어가 좀 바꼈네요?”

“아··· 기분 전환 겸···.”


진따같은 녀석을 보며 다리에 힘이 풀렸다.

나는 흐느적거리며 걸어가 소파에 몸을 던졌다.


“아저씨는 왜 저래요?”

“글쎄?”


영원과 박호우는 나를 이상한 눈으로 쳐다봤다.

마정도와 선우현은 마치 오랜 친구처럼 기쁨을 나누고 있었고.


‘짜증 나···.’


열 받아 죽을 지경이었다.

나는 그대로 새로 산 소파에 누웠다.

익숙한 가죽이 아닌 낯선 중고 소파 냄새가 내 코를 찔렀다.

그 와중에 누워있는 나를 영원이 뚫어져라 쳐다봤다.


‘그래도 사랑스러워.’


그녀로서는 더 할 나위 없이 기쁜 일일 것이다.

그랑컴퍼니는 이 시절 승승장구하던 연예 기획사였다.

훗날 그랑컴퍼니에 영원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해지고, 파이브 스틸러의 문호가 연기자로 성공한 비중이 대다수였다.

그러나 실상은 연예인들을 노예처럼 부리며 돈이 되는 일이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

블랙 기업, 그야말로 악덕 기업이다.

더불어 홍예화로 인해 알게 된 정보가 사실이라면.


‘차준석은 유력 정치인의 혼외자.’


마약 혐의를 덮을 정도로 거대한 권력을 가진 정계의 거물.


나는 박호우에게 오라는 듯 손짓했다.

하지만 녀석은 나를 향해 영원의 등을 밀었다.


‘저 새끼가 영원을 밀어!?’


순간 움찔하던 내게 영원이 다가왔다.


“아저씨, 어디 아프세요?”

“아니?”

“근데 왜···?”


영원은 말끝을 흐리더니 입이 툭 튀어나와 나를 쳐다봤다.


“뭐, 왜?”

“왜··· 축하 안 해주세요?”

“저리 가. 짜증 나니까.”


나는 과거에 그랬던 것처럼 못되게 굴었다.

본심과는 다른 말을 한 나는 아예 등을 돌려 누웠다.


“저리 가라니 너무하셔요···.”

“기분 안 좋아. 그러니까 걍 저리 가.”

“난 아저씨가 당연히 좋아해 줄 거라 생각했는데···.”

“하나도 안 좋아. 너한테 진짜 실망했다.”

“왜 저한테 실망을···?”


영원이 어떻게든 그랑컴퍼니와 계약하는 걸 말려야 한다는 생각과는 별개로 섭섭함이 느껴졌다.

이 아이들은 박호우가 쏟은 정성을 대체 뭐라고 생각했던 것일까?

더불어 나도 나름대로 잘해줬다고 생각했는데···.


그때 번쩍하며 무언가 떠올랐다.


‘내가 지금 뭐 하는 거지?’


무조건 잘해주기로 하지 않았던가.

나는 왜 과거처럼 투정을 부리는 걸까.


“일어나, 이 자식아.”


뭔가 떠오르려던 찰나, 박호우의 목소리에 뒤를 돌아봤다.

녀석은 나를 노려보고 있었고, 뒤에 있던 영원은 양손으로 얼굴을 가린 채 잔뜩 웅크리고 있었다.


“연주실로 따라와.”

“아, 너···. 우는 거 아니지?”


내가 영원을 달래려고 하던 순간 박호우가 거칠게 내 옷을 잡고 끌어당겼다.

나는 그대로 녀석에게 끌려가 연주실로 들어왔다.

박호우는 경멸하는 표정으로 노려봤다.


“야? 너 영원이 좋아하는 거 맞아?”

“그게 무슨 상관이야!? 넌 안 서운해!? 우리가 걔들을 위해 어떻게 했는데?”

“난 하나도 안 서운해!”


녀석을 보며 ‘뭐 이런 병신이 다 있지’라고 생각했다. 조금 전만 해도 레이블을 차려 영원밴드를 키우겠다는 녀석이었다.


“너 이 새끼, 머릿속에 지우개 들었냐?”

“뭔 소리야? 욕하지 말고 말해!”

“네가 분명히 말했잖아! 레이블 차려서 영원밴드 키우고 성공시킬 거라고!”

“핏대 세우지마···. 왜 그렇게 결정적일 때마다 흥분해서 일을 그르쳐?”

“뭐!? 이 새끼가 진짜!?”


나는 박호우의 멱살을 잡고 이를 갈았다.

그런데 평소 같으면 바로 잘못했다고 빌 녀석이 아무렇지도 않은 듯 내 눈을 똑바로 바라봤다.


“말조심해. 밖에 네가 좋아하는 여자 있어.”

“씨발! 그게 대체 무슨 상관인데!?”

“왜 좋아하는 여자를 울리는데? 이건 아니잖아?”

“내가 울렸다고?”


나는 박호우를 잡고 있던 멱살을 놓았다.

녀석의 말이 하나도 틀린 점이 없었기 때문이다.

나는 또다시 영원을 울렸다.

마치 그 시절과 똑같이.


“그럼 넌 쟤들이 그랑컴퍼니랑 계약해도 아무 상관없단 말이야?”

“어쩔 수 없지 뭐···. 사업자도 안내고 지하실밖에 없는 우리보다는 나을 거 아냐.”


박호우의 말도 일리가 있었다.

그런데 무엇보다 화가 나는 건 나 자신이었다.

이대로 흘러가면 결과가 어떻게 될지 뻔히 알고 있는데 섣불리 나설 수도 없다.


“절대 안 돼. 무조건 말려야 돼.”

“왜?

“아무튼, 안돼. 우리랑 꼭 계약해야 돼.”

“그래도 그랑컴퍼니면 요즘 떠오르는 기획사잖아.”

“제발 내 말대로 하자. 응?”


나는 녀석의 손을 잡고 애원하며 말했다.


“그러다 너도 울겠다?”

“······.”

“그냥 좋아한다고 고백해. 고등학생이라서 그래? 조금만 참으면 20살이잖아?”

“절대 그럴 수 없어.”

“왜···?”


나도 박호우 말처럼 쉬웠으면 좋겠다.

하지만 어떤 미친놈이 자신이 죽인 거와 다름없는 여자랑 사랑을 나누겠나.

일말의 양심이 있다면 그건 말도 안 되는 소리다.

나는 어쩔 수 없이 그녀를 모질게 대할 수밖에 없다.


“빨리 나가서 달래줘.”

“아, 싫어!”

“네 가슴은 충분히 예뻐. 이 말 해주면 기분이 풀릴 거야.”

“난 분명 말했다. 무조건 그랑컴퍼니랑 계약 못 하게 말려.”


나는 박호우를 뒤로하고 연주실 문을 열었다.

그런데 문 앞에 영원이 서 있었다.


“영원아···?”

“아저씨?”


그녀는 큰 눈망울에 눈물을 머금고 있었다. 단 한 번 눈을 깜빡여도 주르륵 흘러내릴 것처럼.


머리로는 틀림없이 잘 알고 있는데, 가슴은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터질 듯한 이 감정을 감추려고 해도 감추기 힘들다.

어떡하든 행복하게 해주고 싶다.

그저 뒤에 숨어서 지켜보는 것만으로 충분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저 때문에 싸우셨어요···?”


영원의 눈에서 눈물이 뚝 떨어졌다.

아프고 눈물 흘리는 건 내 몫인데.

이 여자는 또 눈물 흘리고 있다.

가슴이 아려와 미칠 것만 같았다.


“신경 쓰지 마. 뭐라도 사올테니까 가지 말고 기다려.”

“아저씨?”

“부탁이니까 제발 울지 말고···.”

“예···.”


영원은 손목으로 눈물을 닦으며 입술을 파르르 떨었다.

손을 내밀어 꼭 안아주고 싶지만 차마 그럴 수 없었다.

그녀에게 등을 돌린 나는 곧장 지하실 문으로 걸어갔다.


쾅!


소파에서 숨죽인 채 지켜보던 마정도와 선우현은 마주 보며 어리둥절해 했다.


“이게 대체 무슨 일이람?”

“근데 방금 엔지니어님도 울면서 나간 거 맞죠?”

“공백이? 그럴 리가?”

“틀림없이 눈이 빨개가지고 눈물이···.”

“설마 진짜 호우랑 싸웠나···?”


마침 연주실에 나온 박호우가 영원을 다독이며 손수건을 건넸다.


“영원아, 눈물 닦아.”

“아저씨가 왜 저러는지 모르겠어요.”


박호우는 영원을 데리고 소파에 앉았다.


“공백은 너희들을 그랑컴퍼니에 뺏긴다고 생각하는 거 같아.”

“예?”


영원은 그제야 공백이 한 행동을 이해할 수 있었다.


“아저씨는 아무것도 모르세요?”

“아직 몰라···. 내가 얘기 안 했거든.”


소파에 기대있던 마정도는 허리를 세웠다.


“똑똑한 척은 혼자 다 하면서 지하실 이렇게 꾸며 놓은 거 보면 모르나?”

“일단 모른 체해. 백이 녀석이 무슨 생각인지 알고 싶으니까.”


영원은 뽀루퉁한 표정으로 박호우를 쳐다봤다.



***



“주문하신 햄버거 세트, 샐러드 나왔습니다.”

“감사합니다.”


나는 비닐봉지를 건네받아 매장을 나왔다.

마침 기다리던 전화가 걸려왔다.


“네, 변호사님.”

-참 별나다 별나. 일요일에 문자를 다 보내고.

“급한 일이라서요.”


나는 일요일 임에도 김현욱에게 문자를 보냈다.

다행히 생각보다 빠르게 그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왜 회계사가 마음에 안 들어?

“아니요. 변호사님이 추천하셨는데 그럴 리 없죠.”

-내가 변호사 하면서 별별 인간들은 다 봤는데 너 같은 인간은 처음이다. 자기 엄마를 감시하려고 회계사를 소개받다니.

“복지재단일수록 투명해야죠.”

-그래. 왜 전화 달라고 한 거야?


서두가 길었다.

나는 김현욱에게 지금 상황을 설명했다.

영원밴드 계약에 대한 자문을 부탁하기 위해서였다.


“제가 점 찍어둔 밴드가 있는데 매니지먼트와 계약할 때 저랑 함께 가서 계약서 검토 좀 해주세요.”

-뭐? 나보고 계약서 검토를 하라고?

“자문 부탁드립니다. 저한테는 아주 중요한 일이예요.”

-그게 언젠데?

“그건 다시 연락드릴게요.”


통화를 끊은 나는 박호우의 집 앞에 도착해 생각을 정리했다.

처음 연예 기획사와 매니지먼트 계약을 하면 잘 몰라서 표준계약서라는 말만 믿고 계약을 서두르기 마련이다.

가수든 배우던 희극인이든 연예계에 데뷔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 부풀어 제대로 된 검토를 하기 힘들다.

불공정계약의 피해자는 영원만이 아니었다.

파이브 스틸러에서 연기자로 데뷔한 문호 역시 재계약 과정에서 상당한 불협화음이 언론에 노출됐었다.


어차피 갑은 매니지먼트고 을은 계약한 연예인이다.

소송전으로 이어지면 보수적인 판사들은 대부분 소속사의 손을 들어준다.


생각을 정리한 나는 지하실로 들어갔다.

마치 내가 오기를 기다렸다는 듯 모두 소파에 앉아 있었다.


“햄버거 사 왔어.”

“······.”


영원과 선우현은 입이 툭 튀어나와 나를 응시했다.


“왜? 나 없을 때 물고 씹고 뜯었냐?”

“예? 아니요···.”

“원아, 햄버거 먹자!”


선우현은 빠르게 눈알을 굴리며 햄버거를 꺼냈다.

박호우와 마정도도 소파에 기댄 채 내 눈치를 살폈다.


“뭐야? 진짜 나 뒷담화 한 거야?”

“어···.”

“그럼 안 되냐?”

“참나··· 그래. 나만 악당이라 이거지?”


나는 소파에 앉아 박호우를 쳐다봤다.

지금은 내 마음을 모르겠지만 조금만 지나 보면 고마워하게 될 것이다.


“내가 전에 말한 변호사 있지? 든든한 후원자가 될 거라는.”

“아, 그랬었지.”

“그랑컴퍼니랑 계약할 때 나랑 그 변호사 동행할 거야.”

“켁! 콜록콜록···.”


햄버거를 먹던 영원이 사레들린 듯 기침을 해댔다.


“천천히 먹어···. 체할라.”

“아, 아저씨? 변호사라니요?”


영원은 내가 변호사를 언급한 것에 놀란 듯했다.

그때 박호우가 손을 들며 끼어들었다.


“영원아, 백이 말대로 해.”

“아, 예···.”

“그래. 내 말대로 해서 절대 손해 볼일은 없어.”

“당연하죠!”


영원은 콜라를 마시고는 나를 보며 히죽 웃었다.

아까만 해도 눈물을 뚝뚝 흘리던 아이가 언제 그랬냐는 듯 해맑게 웃다니.

나는 뭔가 수상한 기운을 느끼며 주위를 살폈다.


“혹시 몰카 설치한 거 아니지?”

“뭔 소리야?”

“헛소리 하지 말고 햄버거나 먹어.”


두 녀석이 부정했지만 나는 의심을 거두지 않았다.

하지만 아무리 주위를 둘러봐도 설치된 캠코더는 없었다.


햄버거를 먹으며 내가 변호사와 동행하려는 이유를 설명했다.


“대충 알아먹었지?”

“예!”

“그래. 공백, 네 마음대로 다해라.”


위기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했다.

김현욱의 자문을 받아 계약서를 검토하면 내가 모르던 비밀이 밝혀질 수도 있다.

그랑컴퍼니는 결론적으로 영원만 픽업했다. 그에 대한 의문이 풀릴 기회가 찾아왔다.

어떤 과정을 거쳐 영원만 픽업됐는지, 왜 멤버들과 사이가 엉망이 됐는지 모든 비밀을 밝힐 수 있다.


‘계약서에 답이 있다.’


나는 이참에 계약서 내용에 어떤 독소조항이 있는지 확인한다.



***



그랑컴퍼니는 동이 여자고등학교를 통해 영원밴드와 계약하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그 소식은 학교 측으로부터 선우민이 통보받아 영원과 선우현에게 전해졌다.

나는 선우민에게 앞으로도 학교를 통해 그랑컴퍼니와 소통하라고 부탁했다.

아이들에게 개별적으로 연락하면 뒷말이 나올 수 있다는 게 이유였다.


주말이 지나 3일 후, 마침내 그랑컴퍼니와 약속이 잡혔다.


“오빠, 오랜만? 이 아저씨는 누구셔?”


배효빈은 여전히 튀는 핑크색 머리를 날리며 인사했다.


“이분은 변호사님이시다. 인사드려.”

“안녕하십니까!?”

“얘 설마 네 여친이냐?”

“네?”


나의 극혐하는 표정을 본 김현욱은 그저 고개를 끄떡였다.

나는 김현욱, 배효빈과 동이 여자고등학교를 찾았다.


우리는 약속 시간보다 훨씬 일찍 학교에 방문했다.

도서관 사서 선생님의 안내로 우리는 약속장소인 정보면담실로 향했다.

그런데 차지연과 관계자가 우리보다 먼저 도서관에 도착해 있었다.


‘이렇게 빨리, 그것도 직접 오다니. 완전 몸이 달았군.’


차지연은 사서 선생님과 우리를 발견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우리는 그녀에게 다가가 인사를 건넸다.


“안녕하세요. 혹시 그랑컴퍼니···?”

“어서 오세요. 그랑컴퍼니에서 왔습니다.”

“안녕하세요. 영원밴드 키보드를 맡고 있는 배효빈입니다.”


배효빈은 차지연에게 깍듯하게 인사했다.

나는 번갈아 가며 핑뚝이와 꼿꼿이 허리를 세우고 있는 차지연에게 눈알을 굴렸다.


“그랑컴퍼니 전략기획 팀장 차지연입니다.”

“아이고, 높으신 분이 직접 오시다니 가문의 영광입니다!”


나는 아무것도 모르는 듯 그녀를 치켜세웠다.


“그쪽이 법정대리인이신가요?”

“법정대리인이 아니라 동네 오빠입니다.”

“저는 동네 오빠 삼촌이고.”


차지연은 우리를 슬쩍 훑더니 피식 웃었다.

나와 김현욱도 눈을 마주치며 히죽 웃었다.


잠시 후, 약속한 시간에 맞춰 영원밴드 세 명의 아이들이 도서관에 찾아왔다.


“아저씨!”


영원은 반갑게 손을 흔들며 달려왔다.


“동네 오빠라면서요?”

“오빤 줄 알았는데, 아저씨였네요.”


차지연은 나를 이상한 눈으로 쳐다봤다.


“오빠 맞아요.”


배효빈은 엉겨 붙으며 팔짱을 꼈으나, 나는 그러지 말라는 듯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럼 정보면담실로 가실까요?”


우리는 사서 선생님의 안내를 받아 정보면담실에 들어왔다.

영원과 선우현은 긴장된 표정이었으나 나지안은 의외로 덤덤했다.

부탁이니 공연도 그렇게 덤덤하게 해줬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배효빈은 내 옆에 앉아 생글생글 웃었다.


“영원밴드 모두와 계약하는 거 맞죠?”

“당연하죠. 모두 훌륭한 실력을 갖췄더군요.”


차지연은 당연하다는 듯 대답했다.

우리는 계약서 초안을 요구했고, 그랑컴퍼니는 준비한 서류를 건넸다.


“너희는 안 봐도 되니?”

“예.”


아이들은 관심 없다는 듯 모두 계약서 읽기를 거부했다.

나는 김현욱과 계약서 내용을 꼼꼼하게 읽기 시작했다.


1조부터 읽어본 계약 내용은 정상적이었다. ‘매니지먼트에게 권한을 위임하고 행사한다’ 대충 이런 내용.

수익 배분도 5:5로 큰 문제는 없었다.

계약 기간은 10년이었고, 계약 기간 중 다른 타 연예 활동이나 영리활동을 할 수 없다는 내용이 다였다.

훗날 계약 기간이 법정 최대 7년으로 변하지만, 이 당시 10년은 업계의 관행이었다.

손해배상에 관한 내용도 큰 무리 없어 보였다.

명예준수와 지적 재산권에 관한 것은 내가 잘 알지 못하는 내용이라 패스.

그리고 계약 해지에 관한 조항을 읽던 나는 피식 웃음이 터졌다.


‘찾았다!’


『제 7조 [계약의 해지]

갑은 계약기간 중 을에게 다음과 같이 계약 활동을 수행할 수 없는 사유가 발생하는 경우 본 예약을 즉시 해지할 수 있다.

1. 갑이 지정하는 연습 일정을 충족하지 않거나 소홀히 하는 경우

2. 소속 가수로서의 역량이 부족한 것으로 갑이 판단하는 경우』


이건 김현욱의 자문을 구할 필요도 없다.

나도 사운드 엔지니어를 하며 귀동냥으로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 조항을 보고 나는 명확한 답을 알 수 있었다.


‘영원 빼고 나머지는 모두 계약 해지 당했던 거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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