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글 패러디]니그라토를 쓰러뜨리려는 소년의 모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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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분이 쓴 제 글에 대한 패러디입니다.
밑에서 '아우랑'이 나 니그라토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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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픽션입니다. 실존하는 단체, 인물, 지역은 전혀 관계없는 가상이라는 것을 미리 말씀드립니다.--
--그리고 대단히 작가 취향의 소설입니다. 근성있게 읽어주면 고맙겠지만 딱히 다 읽어도 되는 것은 아닙니다.--
--대단히 허황된 얘기입니다. 그러나 소설이 뭐 그런거 아니겠습니까. 촤하하.--
--개인적으로 아우랑님은 꼭 보셨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그는 어느 가난한 가정의 소년이었다고 한다. 정신병에 걸렸었고 몸이 쇠약하고 한가지 일에는 집중하지 못하는 그런 소년이었다고 한다. 그 소년은 힘든 삶 속에서도 자살따윈 생각도 안했고 여느 사람과는 다르게 효심이 깊은 소년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그 소년은.
위험했다.
그 소년의 꿈은, 좋게 말해서 세상을 평화롭게 하는 것이고 나쁘게 말해서 세상을 천편일률적인 강제 평화의 세상이었다.
그는 자주 말했다고 한다.
'부자들이 세상을 멸망시킬 거야...'
나는 그 말을 듣고 비웃었지만 세상은 그렇지 않게 되어 버렸다.
그는 어느 네티즌으로 시작해서 한국에 태어날 수 없는, 아니 태어날리가 없는 대문호가 되었다.
사람들은 그를 무라카미 하루키와 비교했으며 아쿠타가와의 재림이라 칭송했다.
그는 작가로 성공하여 어마어마한 부를 거머쥐었고 그 뒤를 이어 한국 문단을 입 안의 사탕처럼 멋대로 했다.
뒤를 이어 그는 정치가가 되겠다고 선포했고 한국의 현실을 교묘하게 조롱하고 자신과 같은 성격의 인물이 한국을 구원하는 내용의 소설을 썻고 이어서 그 소설은 베스트셀러라는 칭송을 넘어 국민 문학이라고 매스컴에 소개되었다.
그는 정치가로 성공하여 대단히 젊은 나이에 대통령이 되었다.
그의 첫번째 정책은 지금의 현실을 만들었다.
이름하여 '윤리적 세뇌 수술'.
그는 한국에 사는 모든 사람의 뇌속에 칩을 박아넣었다. 나쁜짓을 하지 못하고 모든 사람은 선을 추구하는 착한 사람으로.
그렇다. 그는 모든 사람을 착하게 만들었다.
이 말도 안되는 광기에 가득찬 정책을 놀랍게도 사람들은 따랏다. 그의 이름을 연호하며 그의 정책을 환영했다.
그렇지 않은 사람은 북한에 협력하는 반국가 단체, 반국가 인물로 규정하고 철저히 탄압하고 강제로 뇌속에 칩을 설치하였다.
그렇다. 모든 사람은 그렇게 되었다.
그러나...
나는 그렇지 않았다.
나의 뇌속에는 칩이 없다.
내 이름은 '우랑이'.
그가 만든 첫번째 클론이다.
그는 자식을 낳지 않았다.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마음에 드는 여인을 골라 결혼할 수 있었지만 그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나는 그다.
그가 나이다.
그런데 어째서인지 난 그를 이해할 수 없었다.
왜일까?
그는 항상 나를 찾아와 나와 함께 잠들었다.
그는 내 손을 꼬옥 붙잡고 침대에 누웠고 울다가 잠이 들었다.
'내가 이다지도 불쌍하다...'
라고 속삭이며.
어째서일까?
모든 것을 손에 넣었다고 할 수 있는 그가 그렇게 말했다.
난 물어볼 수 없었다.
용기가 없었다.
그 점은 그와 닮았을 지도 모르겠다.
그는 국민들의 앞에서는 카리스마 넘치고 대단히 혁신적이지만 인도주의적이고 온건한 사람이었다.
윤리적 세뇌수술로 인해서 범죄율은 급감했으며 사회의 분위기는 좋아져만 갔다.
그것이 거짓일지언정.
나는 교육받았다.
그렇기에 알고 있다.
그것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아무리 세뇌받은 자들이 나를 가르치고 나를 세뇌시키려고 하지만 난 겉으론 웃으며 넘어가도 그 세뇌에 현혹되진 않았다.
아마 아우랑과 닮은 점은 이게 아닐까.
스스로에게 연민의 감정을 가지며 그럼에도 살고자 하는 의지.
분명 그것또한 아우랑을 구성하고 있는 요소고 나 또한 그의 클론으로서 가지고 있는 것이다.
나는 그렇게 자라갔다.
그렇게 자라가는 도중 어느날이었다.
보름달이 떠오른 밤. 아우랑과 나의 침실로 들어져 오는 빛은 너무 밝았다. 창밖으론 겨울 바람이 창문에 가벼운 노크를 하고 떠나갔고 나와 아우랑은 평소처럼 침대에 누워 있었다.
"이봐 우랑아."
"왜?"
나이 차이가 현격히 나지만 그는 나에게 반말을 했고 나또한 그에게 반말을 했다.
우리는 하나이기에.
"내가 한 일들이...내가 하는 일들이...내가...할 일들이...옳은 것일까?"
"왜 그걸 나에게 묻지?"
"넌 나고, 나 또한 너니까."
그 말은 진실이지만, 나는 공감할 순 없었다.
그와 내가 다른 점이 있다.
클론이지만 다른 점이 있다.
모순이지만 난 그것을 안다.
그리고 그 또한 그것을 안다.
난 한참 동안 침묵을 지키며 누운 상태로 그를 쳐다보았다. 파리한 안색, 가느다란 팔과 다리. 이렇게도 여려 보이는 사람이 대통령을 하고 있다.
거짓으로.
"내 생각으론."
그는 내 눈동자를 바라보며 침묵을 지켰다.
"옳은 것 같아."
나의 대답에 그는 조용히 그리고 쓸쓸히 미소지었다.
"그렇지..."
그의 눈동자에 약간의 습기가 차올랐다.
그는 후련해진 표정으로 환하게 웃었다.
달빛을 받아 반짝이는 그 표정에 나는 입을 벌리고 말을 잊고 말았다.
내가 태어나고 단 한번도 본 적없던 아름다운 미소가 걸려있고 눈물이 흐르는 얼굴에는 어떠한 그림자도 슬픔도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살아오며 고통과 슬픔의 연속이었어. 대통령이 되고 나서도 그랬지 내 꿈은 윤리적 세뇌를 통한 사회의 변혁과 모든 사람의 행복이었어...그래도 그건...거짓이었어. 그게 옳고 그른걸 따지자는 게 아냐. 난 그런것 따윈 관심 없으니까...하지만...하지만 그것이 '거짓'이라면 난...내가 믿고 내가 지키고자 했던 모든 것이...거짓이 되어버리는 게 아닐까 싶었어. 그래서 난 너를 만들었어."
난 그의 말을 잠자코 들었다.
"나의 클론이라면...나와 생각이 똑같은 클론이라면...내가 했던 일들이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들이...그리고 앞으로 내가 저지를 일들이 옳다고 보여질까? 거짓이지만 옳다고 보여질까? 라고 생각했어...그리고...넌 내 기대에 찬 대답을 해주었어."
"난...너니까..."
난 거짓을 입에 담았다.
그는 웃었다.
"맞아 넌 나니까. 그러니까 맡길 수 있어."
"뭐를?"
"내가 사라지고 난 뒤를..."
"......"
난 아무말도 하지 못했다.
"짐을 내려 놓고 싶어."
잠시 눈동자를 감았다. 그리고 그의 모습을 떠올려 보았다.
그 일은 대단히 쉬웠다. 거울을 볼때마다 그를 볼때마다 난 둘을 똑같이 볼 수 있었으니까.
그리고 그는 항상 울고 있었다. 눈물을 삼키며 또한 오열하며 그는 잠이 들었다.
그의 상처는 대단히 깊었고 난 그것을 위로해줄 수 없었다.
난 클론이었지만 그의 경험까지 공유한 것은 아니었다.
그의 마음을 난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러나 공감할 순 있었다.
"싫어."
"뭐?"
아우랑은 놀란 얼굴로 나를 바라보았다.
"너와 난 함께하는 거야."
"...그게 무슨 소리야?"
"지금부터 나는 너를 쓰러뜨리기 위한 모험을 떠나겠어."
"모험을?"
"동료들을 모으는 거야. 너를 쓰러뜨리기 위한. 이 세상을 바꾸기 위한."
"하지만...하지만 그래선..."
"그래서 다른 사람 다 불행해도 너만 행복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거야."
아우랑은 벙진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그 또한 보지못한 표정이었다.
언제나 눈물만 흘리던 표정도 아니고
방금 처럼 시원하고 행복한 미소를 머금은 표정도 아니었다.
그것은 말 그대로 어린 아이가 새로운 장난감을 발견하고 완전히 놀란 그런 표정이었다.
기대하지 못했던 선물.
마치 산타크로스가 간밤에 주고간 선물을 아침에 발견하고 놀란 아이의 표정처럼.
그리고 그는 다시 웃었다.
"하하하! 하하하하하하! 우랑아! 우랑아!"
"그래! 내 이름은 우랑이다! 이 세계를 바꿀 용자다!"
"고맙다...그럼 기다릴께...언젠가 니가 나를 쓰러뜨리러 올 그 날을..."
아이처럼 그는 순수하게 웃었다. 과거의 고통도, 그의 삶속에 박혀든 생활고라는 날카로운 바늘도, 그가 선천적으로 안고 있던 자괴감도...
모두 털어버린 것처럼. 그의 삶에 없었을지도 모를 순수하고 해맑게 웃었다.
"기다려 아우랑! 내가 너를 쓰러뜨린다!"
"기다릴게...기다릴께 우랑아..."
그날 밤. 난 그의 품속에서 떠났다.
이제 난 동료를 모으러 갈 거다. 힘든 길이겠지만 그는 기다릴 것이다. 나를 기다려 줄 것이다.
언젠가 자신을 쓰러뜨려 줄 거라고.
난 웃었다.
그도 웃을 것이다.
매일 매일 찾아올 밤에도.
그는 싱글벙글 웃으며 기다릴 것이다.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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